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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8 16:36:44

단분자 커터

단분자 커터
Monomolecular Wire / Monowire ( 형태일 경우)
Monomolecular Blade ( 칼날 형태일 경우)[1]
1. 개요2. 현실성?3. 현실에서4. 창작물에서
4.1. 예시

1. 개요

단분자를 사용하는 가공의 무기이다. 단분자(單分子)란, 분자 하나 두께 정도만 접촉하는 것으로, 이 방식을 사용한다면 분자 레벨로 얇은 날을 이용해 분자의 결합부분을 베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2] 다루는 방식에 따라서는 그것을 넘어서서 이론상 어떠한 물질도 강도에 관계없이 벨 수 있다고 한다. 도검의 원리는 좁은 면적에 강한 압력이 집중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3] 더군다나 두께가 정말 얇기 때문에, 처럼 뽑아내면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부수적 이점 또한 있다.

2. 현실성?

하지만 현실성은 그다지 없는 이야기. 단분자 수준의 두께를 가진 칼날이라면 사소한 원인으로도 날이 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50nm 이하 수준(대략, 원자가 100겹 이상 겹쳐진 두께이다.)의 박막을 예로 들면, 손부채질보다 약한 바람에도 박막이 찢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단단한 물체와 충돌하게 되면 충격에 의해 '날'이 상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압력은 베이는 물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베는 칼날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100nm 이하의 크기를 가지게 되는 물질들은 화학적인 반응성이 높아서, 빠르게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가령, 녹는점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산화되며, 산화되지 않더라도 공기중에 먼지나 기체 분자들을 흡착하게 된다. 때문에 현실에서 쓰이는 100nm 이하의 작은 물체들은 유리와 같은 산화물이거나, 진공 상태에서 보관 및 사용하거나, 반응성이 극도로 낮거나, 플라스틱 코팅을 하는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즉, 어떤 방법이든 무기로서 쓰기에는 무리라는 소리. 따라서 현실에서는 굳이 칼날을 만들기보단 그 반응성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물질을 살포하여 중독시키는 형태의 무기가 더 많이 연구된다.

무엇보다도 사용되는 절단용의 날이 분자 수준으로 얇아야 한다는 난점이 존재하기에(칼날의 끝 자체가 단분자이더라도 검신이 두꺼우면 그 마찰로 효과가 급격히 사라진다.), 현재의 기술로는 단분자 커터를 제조할 수가 없다. 존재 가능성 자체는 접어두고라도, 실제로 단분자 와이어가 존재한다면, 반데르발스 힘에 의해 접촉 직후 단분자 날과 물질이 결합하거나, 절단된 부위가 서로 인력에 의해 도로 붙어버려서 사실상 효과가 없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도 하고. 잘리더라도 표면이 더러워지거나 산화되기 전에 냅다 다시 갖다붙이면 도로 붙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검신 두께에 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흔히 사용되는 설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날 전체를 분자 레벨로 얇게 만드는 방법[4]과 날 표면의 마찰계수를 0에 가깝게 매끄럽도록 만들어서(그게 가능한지는 제쳐두고) 칼날의 끝만이 단분자이고 검신이 두껍더라도 마찰로 인해 효과가 급격히 사라지는 문제가 없도록 하는 방법이 구상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위처럼 이상적인 조건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일반 도검의 칼날 끝만을 단분자 수준으로 연마하기만 해도 비록 엄밀한 의미에서의 단분자 커터는 아니긴 하지만 기존의 도검보다 훨씬 위력적이긴 할 것이다. 숫돌로 날을 가는 것은 칼날의 끝을 좀 더 예리하게 깎아내는 것인데, 그렇게 잘 세운 날도 현미경으로 자세히 보면 엄청나게 무디고, 울퉁불퉁하다. 이 차원을 넘어서서 칼날 끝을 분자 수준에서 정렬시킬 수 있다면 놀라운 예리함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검신의 두께 덕분에 자연히 상처를 가르고 찢어버리게 되니, 반데르발스 힘에 의한 접합 가능성도 무마할 수 있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단분자 날 자체가 상처를 구워버리도록 저항이나 전기에 의한 고열을 발하거나, 상처를 어떻게든 벌려놓는 구조를 갖춘다면 반데르발스 힘에 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3. 현실에서

현실 세계에서 만들어진 것 중 이런 칼날에 가장 가까운 것은 흑요석으로 된 수술칼이다. 흑요석의 절삭성을 이용해 보기 위해 실험적으로 제작되었는데, 금속과 달리 기계적인 가공을 해도 원자의 결정 구조가 흐트러지지 않아서 칼날 끝부분을 아주 날카롭게 만들 수 있다. 제작된 칼은 두께를 3 나노미터까지 줄일 수 있었다. 흑요석은 화산에서 생산되는 천연 석영 결정이라, 칼날이 주된 구성요소인 이산화규소(SiO2)의 단위 격자 6개 길이밖에 안될 정도로 아주 얇다. 덕분에 절개 과정에서 칼날이 세포 사이를 미끄러져 들어가서 조직 손상이 최소화된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동물 실험에 사용했을 때 수술 후 회복 기간이 현저하게 짧아졌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단, 흑요석의 비교적 좋지 않은 내구성이 큰 단점이 되는데, 단순히 수술칼 교체 비용이 좀 더 많이 들어가는 정도가 아니라 깨진 수술칼 파편이 인체 내로 들어갈 수 있다는 등의 위험성 때문에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해 인간의 수술에는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한편 흑요석 수술칼보다도, 일반적으로 가공 가능한 가장 정밀한 소재 중 하나인 이산화규소(SiO2) 결정 소재로 만든 석영 수술칼이 보다 더 날카로운 수술칼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막연히 석영 수술칼보다 흑요석 수술칼이 우월하다는 것은 옳지 않은 주장이라는 것이다. 일반 유리(석영 유리)는 순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며 반면 흑요석의 경우 화산 활동으로 인해 수천 년에 걸쳐 자연적으로( 중력에 의한 분리) 결정부의 순도가 높아져 보다 순수한 실리콘 결정에 가까워진 것이지(이 때 가시광선에서 보이는 색상의 진함과 결정의 불완전성이 꼭 비례하진 않는다.), 흑요석이 단원자 실리콘 잉곳보다 우월한 소재라는 섣부른 판단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 흑요석 소재는 물리적으로 플린트 가공을 하면서 불완전한 것을 버리고 잘 된 것을 고르는 식으로 엄청나게 저가로 가공할 수 있고 따라서 실험과 연구를 위해서는 플린트 방식으로 확률론에 기대할 수 있는 기계적 가공의 정밀성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는 흑요석이 선택되는 것은 당연하나, 이것이 이산화규소 결정 소재로 만들어진 석영 수술칼에 대한 흑요석 수술칼의 우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반론의 요지이다. 만일 구조 강도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처럼 연성이 높고 질긴 물질을 이용해 기계적 가공만으로 수 개 원자 두께의 피막을 아주 얇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무기로서의 효용성은 없기 때문에, 탄소나노튜브 같은 물질의 사용이 제안되고 있다.

여담으로, 저런 특수하게 만들어진 흑요석 수술칼 같은 것을 제외하면 일상에서 가장 단분자 커터에 가까운 것은 면도기의 날이다.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지만 면도기의 면도날은 금속 가공 기술의 집약체로 불릴 정도로 정밀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며, 면도날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국가는 생각보다 별로 없다. 그래서 질레트와 같은 면도기 회사는 면도기를 떨이 수준으로 파는 대신 면도날로 장사를 한다. 안전면도기에 쓰이는 면도날을 사서 그 날카로움을 실험해보면 단분자 커터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비슷하게나마 알 수 있는데, 종이 정도는 마치 푸딩을 가르는 것마냥 아무런 저항도 없이 잘라낼 수 있고, 만일 각질 제거를 한다면 제거한 단면이 마치 유리처럼 빛을 반사하며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 창작물에서

사실, 이 개념을 구상한 존 브런너나 윌리엄 깁슨 등의 SF 작가들은 탄소나노튜브 등으로 만든 단분자 와이어의 형태를 주로 취급했다. 도검 형태로 구상하는 것은 비교적 근래의 일. 실제로 검신을 구성하기 위해 어느정도 두께가 있을 수밖에 없는 도검에 비해, 와이어 쪽이 더 그럴듯하게 보이기는 한다. 엄지손가락이 사실은 떼어낼 수 있는 사이보그 신체이고 손과 엄지 사이에 단분자 와이어가 연결돼 있어 이로 절단하거나 가롯테처럼 목을 조르는 무기로 쓰는 것이 클리셰.[5] 총몽에서도 튠드 버전 갈리의 보조무기 중 하나로 단분자 와이어가 등장했다.

이후 SF 계열에서 널리 등장하면서 만화나 게임 등의 창작물에서도 이를 차용하게 되었다. 만화의 경우 블랙캣,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가 대표적.

4.1. 예시

소설 묘사에 의하면 단분자 커터의 날 부분에 단분자 톱날로 구성된 미세하고 수많은 칼날들이 전기톱처럼 배열되어 회전하며 접촉하는 사물을 절삭하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 속 묘사에서도 단분자 커터를 작동시키면 톱날이 빠르게 회전하는 듯한 고음이 발생한다.
덕분에 암 슬레이브나 기타 대부분의 물질을 베는 데 큰 문제는 없으나 체인소 형태이기에 물질 하나를 베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다만, 람다 드라이버를 사용한 상태에서는 단분자 커터를 가볍게 휘두르는 것으로 적의 주 장갑을 단번에 베어내는 것도 가능했다.[13] 이는 물론 블랙 테크놀러지에 의한 것이다.


[1] Monomolecular(단분자) 대신 Monofilament(단섬유)로 쓰이는 용례도 있다. [2]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단분자(斷分子), 즉 분자를 자르는 것으로 잘못 아는 경우도 있다. 경우에 따라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3] 압력 = 힘 ÷ 접촉면적 인데 접촉면적이 무한소이면 작용하는 압력은 무한대 라는 원리. 2차원의 검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4] 다만 이 방법을 썼을 경우에는 검신 내구도가 종잇장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약해진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통상적으로 금속이 강도가 높다고 하는 이유는 하나의 원자가 다른 여러 개의 원자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 금속 결합 참조)인데, 그 결합 구조를 굳이 단분자 두께로 '펴' 버리면 모든 장점을 스스로 버리는 꼴이 되어 버리기 때문. 금속이 아니더라도 두께가 얇을수록 분자간의 결합구조가 약화되어 강도가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면마다 연결단자가 있는 정육면체 구조물을 가로세로로만 연결해 평면을 만드는 것과, 여섯 면 전체에 연결해 격자형 구조물을 만드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더 견고할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5] 다만 이 경우엔 두께가 단분자가 아니며, 절단이 가능한 단분자 와이어라면 애초에 말아서 수납이 불가능하다. [6] 미세한 톱날이 회전하며, 분자를 가른다. [7] 스페이스 마린의 제식 장비인데 이 단분자 커터의 STC를 찾아낸 가드맨 2명은 각각 행성 한개를 보상으로 받았다고 한다. [8] 집정관은 프로토스 기사단 내에서 엘리트로 꼽히는 고위 기사 둘이 희생해서 나오는 상당한 힘을 가진 존재다. [9] 정말 이름이 단분자 검이다. 공격력이 100이라 불곰을 제외한 모든 바이오닉 유닛은 한방. [10] 설정상 예리도를 사이오닉으로 유지키는 무기다. [11] 직설적으로 말하면, 현재 알려진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기술. [12] 영화 코드명J(Johnny Mnemonic)에서 등장한 레이저 채찍을 차용했다. 해당 영화의 주연 배우는 다름아닌 키아누 리브스로, 훗날 비디오게임 사이버펑크 2077 조니 실버핸드의 얼굴 모델과 성우를 맡게 된다. [13] 실제로 리 파울러는 보통의 금속검을 사용하는 엘리고르(풀 메탈 패닉!)를 운용했는데, 람다 드라이버를 사용 검접촉면에 역장을 걸어 닿는 물질을 뭐든지 베어버리는 능력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