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 최초의 순항전차로 분류된
A9 전차는 기동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한편 A9과 A10이 모습을 드러낸 1936년에
소련의 군사훈련을 참관하러 간 영국의 기갑부대 총감 마텔 소장은
BT시리즈의 우수한 기동성에 주목하고 그 근원인 크리스티형 전차를 도입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한다. 그에 따라
크리스티 현가장치를 기반으로 한 신형 순항전차 Mk.3(A13)가 1937년 모습을 드러낸다.
A13 전차는 크리스티 현가장치를 적용하고 보다 강력한 엔진을 장착해서 A9보다 우수한 최고 속력과 기동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최대 14mm라는 얇은 장갑이 문제가 되어 방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증가 장갑이 추가된 A13 Mk. II (순항전차 Mk. 4)가 등장한다.
크리스티 현가장치의 특성상 차체에
공간장갑이 상당이 많이 적용되었다. 크리스티 현가장치를 장착하기 위해 측면을 공간장갑으로 만들었고, 포탑의 전, 측, 후면에도 공간장갑으로 추가로 적용했다.
A13 Mk II(순항전차 Mk. IV)는 무늬만 순항전차였던
A10 전차와 동등한 수준의 방어력을 갖추고도 최고속력 48km/h를 기록해 나름 우수한 성능의 순항전차로서 기대를 받았다.
1939년에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영국이 참전하자 A9부터 A13 Mk.II까지 4종류의 순항전차 모두 실전에 투입되었다.
프랑스 전역과
북아프리카 전역, 그리스 등지에 투입되었는데, 4종의 순항전차들은 어느 전선에서도 독일군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프랑스에서는 너무나도 최신 전차라 생산품이 바로 지급되어 중요 부품이 누락되거나 했고 다른 순항전차의 숫자도 부족했기 때문에
Mk.6 경전차가 실질적 주력이였고 훈련이 부족한 등 운용에 애로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순항전차의 운용은 북아프리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북아프리카에서는 사막에서도 잘 작동하는 신뢰성과 당시 독일전차와 장갑(30mm)이 비슷하면서도 기동력이 좋아 호평을 받았지만 경장갑인 A9, A13뿐 아니라 나름 중장갑이라던 A10, A13 MK. III 역시 독일군의 초기형 대전차포에 손쉽게 파괴되며(역시 2파운더의 고폭탄 부재가 문제였다.) [1], 오히려 둔중하지만 중장갑인
보병전차인
마틸다 II가 독일군에게 진짜 위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