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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7 14:45:02

직각식사

파일:external/pds.joinsmsn.com/htm_2012022911215630103011.jpg
공군사관학교에서의 가입교 기간 동안
예비생도들의 모습으로 2010년대 초중반으로 추정된다.

1. 개요2. 방법3. 역사
3.1. 현재
4. 평가
4.1. 생도들의 반응4.2. 예비역들의 반응

1. 개요

팔과 목, 허리 등의 움직임을 직각으로 유지한 채로 식사를 하는 것.

2. 방법

얼굴은 전방을 향한 채로 수저[1]를 든 손은 오직 직각으로만 움직여야 한다. 입에서 직접 식판으로 숟가락이 가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집은 후 수직으로 들어올리고, 다시 입까지 수평으로 이동시키는 식이다. 다시 음식을 집을 때는 반대로 한다.

물론 반찬의 특성을 배려하거나 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딱딱하든 물렁하든 고체든 액체든 무조건 직각으로 움직여야 하므로 특히 국을 먹을 때 난리가 난다. 덕분에 국물의 경우 옷에 100% 떨어지므로 손수건을 턱받침으로 사용하는 센스까지 갖추어야 한다. 그나마 팁이라면 국을 그냥 안 받는 게 낫다. 최악의 경우는 라면 같은 국수류를 직각식사로 먹게 할 때이다. 들어올려서 식히기도 힘들고, 들어올린 면을 입까지 가져오는 과정에서 국물이 사방팔방으로 튄다. 또 아래로 처진 면을 입에 넣기도 어렵다.

국내 사관학교에서는 직각식사를 하는 이유를 복종심 함양, 올바른 자세 유지 및 체득, 급하게 식사하지 않도록 함 따위를 든다. 하지만 직각식사가 복종심 함양에는 효과가 있을 지 몰라도 그 외의 이유는 단순히 허리를 펴고 식사하도록 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효과이다. 또한 복종심마저도 부조리한 방식으로 형성되면 언제라도 반발심 등의 부정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즉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이룰 수 있음에도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부조리를 행하는 것일 뿐이다.

직각식사가 여러 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많은 반발을 샀다. 2010년대 중후반에 논란이 되면서 각 사관학교도 직각식사를 점차 폐지하였다. 2022년에 직각식사를 폐지하라는 국민제안에 국방부는 "현재 직각식사를 시행중인 사관학교는 없습니다." 라고 답변하였다.

3. 역사

유럽의 사관학교에서 초급장교 후보생들의 기강 및 식사 통일법을 잡기 위해 시작된 군사문화로서 6.25 전쟁 중 초급장교 양성을 지원하던 미군과 후일 교환학생 및 장교를 통해 한국에도 도입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군 기초군사훈련(사관학교, 무관후보생)에서 지켜야 하는 식사 군기다. 육해공 중에서도 공군사관학교가 제일 철저하게 시키는 걸로 유명했으며 더 나아가 과거에는 진주에서 훈련을 받는 사관후보생(현재 학사사관후보생)과 부사관후보생에게까지 직각식사를 시켰다는 말이 있었다.[2] 물론 지금 진주와 부사관 과정에서는 직각식사 자체가 사라졌다.


이 식사법은 유럽에서 유래했는데 유럽에서 귀족 지위는 장남에게만 부여되었기 때문에 차남이 귀족 신분을 유지하려면 사관학교에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온갖 가문에서 다 오다 보니 각 가문별로 식사예절 등이 달랐으므로 거기에서 오는 혼란을 막기 위해 직각식사가 도입되었다. 즉, 만들어진 취지는 좋았지만 전파과정에서 악의적으로 변한 셈이다.

그것이 미국을 포함해 여기저기로 퍼져나갔는데 한국에서는 미국 사관학교에서 존재하던 군사문화를 특히 식문화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3] 그대로 수입(?)한 것으로, 원조는 square meal이라고 한다. 직각식사를 한국에 도입한 장본인은 놀랍게도 6.25 전쟁 당시 미 제8군 사령관 및 유엔군 사령관을 역임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이다. 밴 플리트 장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1952년 진해에 4년제 정식 육군사관학교를 개교했는데 처음 사관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참고할 만한 게 없어서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의 제복부터 시작해서 모든 학교 문화를 그냥 그대로 이식했다. 그 와중에 웨스트포인트에서 실시하던 직각식사까지 도입했다.[4]

다만 서양 요리의 특성상 모닝빵처럼 나름 무게가 있는 빵이나 육류, 샐러드 등 잘 날아가지 않거나 흘리지 않는 고체류를 포크로 찍어 먹는 거라서 좀 귀찮은 정도이며 특히 액체류는 컵에 답긴 쥬스나 물 등 마실 것뿐이다.[5] 거기다 일단 한 입 넣고 나면 입 안에 있는 음식을 다 씹어 넘길 때까지는 포크도 못 잡게 한다. 애초에 더러워질 염려가 별로 없으며 밥과 같은 곡물음식처럼 날아갈 염려가 없기에 버려질 일이 없다. 영상을 보면 적당한 속도로 흘리지 않고 매우 깔끔하게 먹는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의 직각식사는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를 외치며 "1분 안에 먹으라"는 등 아주 빠르게 먹도록 재촉하는 부조리가 합쳐지면서 한식의 특성상 곡물 낱알 즉 쌀로 만들어진 밥과 국 때문에 숟가락을 사용하다 보니 직각으로 움직이다가 밥알과 국물이 운동 에너지에 따라 밥알이 날아가 튀거나 국물이 날아가 튀는 바람에 먹는 것보다 버려지는 것이 많은 것이다. 위 영상에서는 ㄱ자로 음식을 먹는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ㄷ자로 (음식을 퍼서 숟가락을 조금 올린 뒤, 팔을 뻗고->눈높이까지 올리고->다시 입으로 가져오며) 한다. 이 과정에서 국은 물론이고 밥이나 반찬이 많이 흘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선진국에서 실시한다고 면죄가 되는 게 아니라 똥군기는 똥군기 맞다. 애초에 선진국이라고 악습이나 똥군기가 없는 게 아니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인 관례라고 하면서도 아예 대놓고 똥군기라는 것을 인정한다. 영상을 보면 선임 생도가 아예 신입생도들의 위계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일부러 대놓고 힘들게 하기 위해서 시키는 거라고 설명하고 신입 생도에게 기본적으로 시키지만 처음 6주간만 시키며 본래 목적은 징계성 처벌을 위한 것이다.[6] 물론 저건 1970년대에 와서 개선된 거고 이전에는 1년 내내 시켰다고 한다(...).


미국해군사관학교 등에서도 직각식사가 계속 실시되고 있는데 영상의 10분 27초부터 볼 수 있다. 수병처럼 입고 있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 이들은 1학년 가입교생들이다. 정식 입학 후에는 저렇게 빡세게 안 하며 한국식에 비하면 시간도 넉넉히 주고 매우 온화하다.



비슷한 것으로 미 해군 OCS의 'Eating by the Numbers'도 있다. 상기한 직각식사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편인데 직각식사는 그나마 개인별로 자기 페이스대로 먹으면 되지만 이건 단체로 동일한 구령에 맞춰가며 먹어야 한다. 유튜브의 미국인들끼리도 이런 걸 왜 하냐, 이것도 엄연히 훈련이며 전통이니 존중해라 하며 왈가왈부가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동영상은 2010년대 초에 올라온 것인데 영상을 보면 영상 촬영자는 가족들로 보인다. 2010년 중후반부터는 업로드 된 동영상이 없는데 가족들에게 보여주지 않게 된 것인지, 이러한 똥군기가 없어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3.1.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되어 영상 자료 기록된 직각식사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예전에는 사관학교 외에도 학사장교후보생, 부사관후보생 일부 과정에서 직각식사가 존재했으나 다행히 이들 과정에서는 직각식사가 없어졌다.[7] 2015년 기준으로 없어진 것이 확실하다. 해군사관후보생 2014년에 시행하는 것이 포착됐다.

전술했듯 최소 2022년부턴 모든 양성과정에서 폐지됐다.

자매품으로 직선으로만 걷고 방향전환은 무조건 90°와 180°로 해야하는 직각보행이 있다. 둘 다 괴상하긴 하지만 그나마 이쪽은 제식군기 함양이라는 명분이 확실하고 보기에 따라서 미관상 나쁘지도 않으며 저런다고 음식물이 이리저리 튀고 흘리지 않기 때문에 욕은 덜 먹는다. 단, 이쪽도 몸 여러군데에 무리가 가는 방식이다.

4. 평가

4.1. 생도들의 반응

처음 입대한 사관생도들은 입소 후 처음 이런 짓거리를 맞닥뜨리게 되면 당연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라니까 어쩔 수 없이 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가혹행위 이상의 의미를 찾아낼 수 없다. 다 큰 청년들이 단체로 그러고 앉아 있는 것을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오겠지만 곧 웃지도 못하게 된다.

직각식사를 시키는 사관학교의 의도는 사실 이제 막 민간인이었다가 처음 군대에 온 임시입학 생도들에게 일부러 불편하고 어려운 제약을 만들어 훈련을 더 힘들게 하고 전시에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군인으로서 납득이 안 가는 명령에도 복종해야 된다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한 물리적, 정신적인 고문을 가하는 미해병대식 훈련법에 가깝다.

즉, 실제로 군기확립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군대에서 각잡기, 내무검열을 하고 미군 훈련소에서 교관들이 훈련병에게 딱히 잘못을 안 했어도 이유없이 윽박지르는 것과 같은 이유다. 같은 이유로 학교별로 다르지만 직각보행, 큰걸음, 실외 이동시 무조건 구보이동 등을 일부러 실시한다. 훈련을 지도하는 고학년 생도들과 훈육관들도 이러한 이유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시행해 왔다.

어떠한 음식이 나오든 올리면서 흐르고, 가져가면서 떨어지고, 간혹 입에 넣지 못했을 경우에도 반사적으로 숟가락을 뻗으며 앞사람에게 음식물을 날리는 등 처참한 광경이 연출되었는데 이건 애교에 불과하다. 만약 면이 나온다면? 포크 숟가락 뿐인데? 단, 면요리가 나올 경우 직각식사를 일시 해제해 주거나 임시입학 기간에 명절이 겹칠 경우 특별히 해제해주 는 경우도 있다. 사관생도뿐만 아니라 일반병 훈련기간에도 시행된 적이 있었다. 아마도 해당 훈련소 중대장 내지 대대장의 성향에 따라 시행되는 듯 하다.

직각식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굳이 식사시간에도 괴롭힐만한 이유가 되지 못하며 오히려 전투력 하락 요인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졸업까지 계속 하는 건 아니므로[8] 꾸역꾸역 버티다 보면 금세 잊어버리고 가혹행위조차 추억으로 포장하는 군대 특유의 악습 때문에 거의 문제 제기가 되지 않는다.

4.2. 예비역들의 반응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저런 추잡스런 짓을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예비역들도 남 일이라 관심이 적을 뿐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예비역은 "이게 대체 가혹행위랑 뭐가 다르냐?", "이런다고 총알이 피해가냐?", "이런 게 군기 확립에 도움이 되냐?" " 음식으로 장난치지 마라.", "사관생도가 무슨 유치원생이냐" 등 당연히 하나같이 쓸데 없는 일이라 부른다. 구타 가혹행위는 잡을 거라고 하는(혹은 그런 일에 앞장서야 할) 군 간부들이 정식으로 이 짓거리를 시키고 있으니까 말이다.

다만 캡틴 김상호[9]처럼 예비역 장교들 중에도 직각식사를 옹호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일부 장교 출신 유튜버 간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10] 옹호자 측은 직각식사가 악폐습임을 알았으면 입학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언급했고 이로 인해 댓글 여론은 비판으로 가득 찼으며 결국 수없는 논쟁 끝에 영상은 비공개 처리되었다.


[1] 부대에 따라 포크숟가락만 쓰기도 한다. [2] 학사사관후보생, 예전 사관후보생은 1994년 상반기 차수까지 엄연히 존재했다. 식사 후 전투복 상의의 몰골은 상상에 맡긴다. [3] 서양 요리는 수프를 제외한 국물 요리가 적고 고기나 빵과 같은 덩어리를 포크로 찍어서 먹기 때문에 음식물을 흘리는 일이 많지 않지만 한국 요리는 식사 때마다 높은 확률로 국 또는 찌개가 나오기 때문에 서양 요리를 먹는 방식 그대로 적용하면 버려지는 음식물이 많아진다. [4] 출처 : 천금성, '황강에서 북악까지'. [5] 기껏해야 수프인데 수프마저 크림이 들어가기 때문에 점도가 높아 한국 국요리처럼 막 튀지는 않는다. [6] 특별히 군기훈련을 줄려고 시킬 경우에는 일명 double square meal이라고 해서 음식을 찍어 먹고 나서 다시 한 번 찍어먹는 동작을 취하게 시킨다. [7] 공군 학사장교 과정은 1994년 상반기 과정 특별내무기간에 실시되었다가 이후 수저를 최단거리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순화되기 시작했다. [8] 물론 이런다는 것 자체가 무쓸모한 행위라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지만.... [9] 현재는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해 버렸다. [10] 이것은 출신 차이가 보일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직각식사 옹호자들은 보통 직접 경험을 해야만 했던 3사나 육사 출신 위주로만 발생했고 반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학군 및 학사 출신 예비역 장교들은 직각식사 자체를 똥군기 및 시간 낭비라고 비판했다. 꼭 예비역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현역 초급장교들 간 언쟁도 있을 정도다. 직각식사를 비웃는 학군 출신과 반박하는 생도 출신 간 갈등이 2010년대 초군반에 종종 벌어졌는데 그 언쟁의 원인이 위에 언급된 영상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