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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3 21:37:45

자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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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
2.1. 말괄량이, 태어나다2.2. 문도령에게 반하다2.3. 문도령이 하늘로 돌아가다2.4. 노비 정수남을 죽이다2.5. 서천꽃밭의 올빼미를 잡다2.6. 문도령과 재회하다2.7. 농업의 여신이 되다
3. 해석: 한국을 대표하는 농업 여신4. 현대의 평가5. 그 외

1. 개요

自請妃[1]

한국 신화 이세경본풀이에 나오는 여신이자 농업신. 원전은 제주도 설화며 한국 전역에서 일치하는 안락국 이야기와 같은 구조를 띤다.

자청비는 제주도 농업신 세 명 중 하나다. 상세경신 문도령, 중세경신 자청비, 하세경신 정도령으로 묶인 관계를 지닌다. 그런데 신화 속의 활약만 보면 진 주인공이며 농업신 세 명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다른 농업신들은 자청비의 남편과 일꾼에 해당한다. 이것은 남자들이 배를 타고 떠나면 여자들이 집을 지켰던 제주도의 생활상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 신화 최강의 먼치킨이자 왈가닥 여신으로도 유명하다. 무조신 바리공주와 겹치는 행적이 있어서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으나 분명히 다른 여신으로 구분된다. 바리공주는 저승과 상관된 신이고 자청비는 농업과 상관된 신이다. 두 여신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요소 바리데기 자청비
담당 죽은 영혼들을 저승으로 인도 농업 담당
성격 아무리 비참한 상황에서도 자애롭다. 매우 제멋대로 왈가닥이다. 씩씩하다.
남장 어쩔 수 없이 했다. 거리낌없이 자주 한다.
설화에서 거짓말, 그러니까 남장을 들킨다. 잘 안 들킬 뿐만 아니라 들킬 법한 상황에서는 둘러대거나 우기기도 잘한다.
동기 (자신을 버린) 부모를 위해 모험을 했다. (자신이 얻고자 하는) 사랑을 위해 모험을 했다.
행동 서천꽃밭에서 환생꽃들, 혹은 불사약을 가져온다.
돌아오는 와중에도 생명에 대한 연민을 느낀다.
서천꽃밭에서 소생꽃뿐만 아니라,
멸망꽃을 가져와 악당들을 학살했다.

넓은 시야로 이 둘을 비교해 보면, 대체로 자신이 목표를 위해 남장을 하고 모험을 떠나 서천꽃밭의 꽃으로 목적을 이룬 행적은 비슷하지만, 시야를 좁혀 세세한 점들을 본다면 이 둘은 오히려 상극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도 아주 다르다.

2. 줄거리

2.1. 말괄량이, 태어나다

김진국 대감 부부가 늦은 나이에 자식을 얻기 위해 은중절에 공양을 하러 가는데, 도중에 무광절 승려가 자기네 절에 오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고 사기를 쳐서 공양물을 죄다 털어갔다. 이 사실을 안 은중절 승려는 화가 나서 김진국 대감은 아들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저주를 내렸다. 무광절 승려에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외에도 공양을 가져오는데 너무 많은 거 같아서 좀 덜었는데, 그것 때문에 공양이 반 근 모자라서 아들을 얻지 못했다는 설도 있다.

결국 김진국 대감은 딸을 얻었다. 그런데 안사인 창본을 보면 이 대감 부부도 비범한 것이[2], 딸이면 어떠냐며 '자청하여 태어났으므로 이름을 자청비로 짓자'고 했다. 그렇게 태어난 자청비는 용모가 매우 빼어나게 아름다우면서도 기질이 대단히 활달한 말괄량이[3]였다.

어느 날, 자청비는 우연히 지상으로 공부를 하러 내려온 문곡성(文曲星)[4]의 아들인 문도령을 우물가에서 만났는데, 그는 대단한 미남이었다. 당연하게도 문도령에게 한 눈에 반한 자청비는 목말라하는 문도령에게 우물물을 바가지로 뜬 다음 버들잎을 띄워 주었다.

2.2. 문도령에게 반하다

문도령에게 반한 자청비는 부모님에게 찾아가 "글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자청비의 부모님은[5] 단칼에 거절했지만, 자청비는 "부모님 돌아가시고 제사상에 축문이라도 쓰려면 글을 배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그대로 집을 뛰쳐나와서(혹은 허락을 받고) 남장을 하고 자청도령이란 성의 없는 이름으로 문도령에게 접근했다. 당신 같은 도령이 어딨어[6] 문도령은 같이 공부를 하자는 말에 별 의심 없이 승락했고, 둘의 동문 생활이 시작된다.

문도령과 한방에서 잘 때, 자청비는 물 한 동이를 떠다가 두 사람 잠자리 사이에 놓고 붓대를 그 위에 걸쳐두면서 "잠을 자더라도 이 물동이를 건드려 붓대가 떨어지게 하는 정신이면 과거에 낙방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문도령은 붓대를 신경 쓰느라 잠을 설쳐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자청비는 맘 놓고 자서 자청비의 성적이 계속 좋았다.

또한, 문도령이 자청비를 여자가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다. 한번은 문도령이 '오줌 멀리 누기 시합'을 제안하자, 자청비는 재빠르게 대나무 통을 사타구니에 대서(또는 갈대나 대나무 촉 대롱을 꽂아서) 문도령보다 훨씬 더 멀리 오줌을 눈다.-!!!!!!!- 그걸 본 문도령은 자청비에 대한 의심을 거뒀다.

2.3. 문도령이 하늘로 돌아가다

동문수학한 지 3년, 문도령은 "이제 슬슬 결혼을 할 때가 되었으니 천상으로 올라오라"는 아버지 문곡성의 말을 따라 하늘로 올라갈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목욕하기로 하고, 자청비가 폭포 위쪽에서, 문도령이 아래쪽에 갔다. 위쪽에서 혼자 목욕하던 자청비는 마지막까지 제 정체를 몰라보는 문도령이 괘씸해서, 버들잎에 '3년 동안 같이 살아 놓고 자청비인지 자청도령인지 모르냐' 라고 써서 떠내려 보냈다. 그리고는 제 행동이 부끄러워서 먼저 돌아갔다.

문도령은 목욕 도중에 떠내려온 버들잎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져 돌아가던 자청비를 붙잡자 그녀는 남장을 벗어던지면서 고백(?)을 했고, 문도령은 결혼을 약속한 뒤 하늘로 올라갔다. 자청비는 집에서 얌전히(?) 문도령을 기다렸으나, 하늘로 올라간 문도령에게는 아무런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2.4. 노비 정수남을 죽이다

그때 자청비의 집에는 '정수남'이라는 남자 노비가 있었는데[7], 자청비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나 태어난 이후 계속 자청비네 집에서 노비 생활을 했다. 정수남은 남 몰래 자청비를 좋아했는데, 문제는 자청비가 문도령을 기다리며 독수공방을 하고,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 줄 것 같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정수남은 자청비를 강간할 계획을 세웠다.

정수남은 자청비에게 "뒷산에 며칠 있으면 문도령이 내려온단다"라며 거짓말을 했고, 자청비는 뒷산 꼭대기에 움막을 짓고 문도령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혼자 있는 자청비를 정수남이 덮치려고 하자, 자청비는 기지를 발휘하여 "수남아, 네가 하자는대로 다 해 줄 테니까 이러지 말고 우리 천천히 하자. 우선 내가 네 머릿니를 잡아줄게"하고 정수남에게 무릎베개를 했다.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한 정수남은 자청비의 무릎을 베고 눕고, 자청비는 정수남의 머릿니를 잡아주면서 움막을 만들 때 쓴 나무[8]의 껍질을 가늘고 길게 벗겨 나무침을 만든 다음 정수남이 무릎베개를 하고 잠든 사이 귀 밑을 나무침으로 찔러 살해했다.[9]

정수남을 살해한 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농삿일을 해주던 노비를 죽였다고 집에서 쫓겨났으며 오지 않는 문도령을 직접 찾아가기 위해 남장을 하고 세상을 떠돌아다녔다.[10]

2.5. 서천꽃밭의 올빼미를 잡다

자청비가 세상을 떠돌아다닐 때, 서천꽃밭의 꽃감관 사라수대왕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지 꽃밭에 올빼미가 날아와 꽃을 상하게 하는 것이었다. 꽃감관과 서천동자들의 힘으로는 이 올빼미를 잡을 수가 없었던 터라 널리 방을 붙여 올빼미를 쫓아주는 자에게 자신의 딸을 주어 사위로 삼겠노라고 공표했다.

자청비는 천상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서, 꽃감관의 과 혼약하기 위한 도전자의 신분으로 서천꽃밭으로 갔다.

서천꽃밭에 나타난 올빼미는 죽은 정수남의 화신이었으며 이를 깨달은 자청비는 주변 사람들을 다 물리친 다음 홀로 서천꽃밭에 앉아 옷을 다 벗고 올빼미를 유혹했다. 정수남의 화신인 올빼미는 저번에 당했던 일도 잊고 자청비의 가슴으로 파고들었으며 자청비는 미리 준비했던 나무침으로 올빼미로 변신한 정수남을 살해했다.

이렇게 해서 서천꽃밭의 사위가 된 자청비는 정수남을 환생꽃으로 부활시켜서[11] 집에 데려갔으나, 자청비는 부모에게 사람 죽였다 살렸다 하는 괴물 소리를 듣고 다시 쫓겨났다.

2.6. 문도령과 재회하다

꽃감관의 사위로서 일하던 자청비는 할 일이 있다며 슬쩍 빠져나왔고, 천신만고 끝에 하늘나라에 옷감을 짜서 보내는 할머니( 직녀)를 만났다. 옷감 짜는 할머니를 만난 그녀는 할머니의 옷감 짜는 일을 도우며 옷감마다 자신의 이름을 수놓아 보냈고, 하늘나라에서 빈둥거리며 자청비를 잊었던 문도령은 그제야 생각이 났던지 자청비를 찾아갔다.

자청비는 드디어 자신을 찾아온 문도령에게 "내가 꽃감관의 사위가 되어버려서 꽃감관의 딸이 안타깝게 되었으니 가서 보름만 있다가 오세요" 라고 대범하게 문도령을 꽃감관의 딸에게 보낸다.[12] 그런데 문도령이 세 달이 지나도록 꽃감관의 딸이랑 알콩달콩하느라 안 돌아와서 쳐들어와서 끌고 왔다.[13]

2.7. 농업의 여신이 되다

그 후, 천상의 악들에 의해서 문도령이 살해될 때 서천꽃밭의 소생꽃으로 살려냈고, 천상에 쳐들어오는 수만 명의 적들을 멸망꽃으로 쓸어버리는 활약도 했다. 그 덕분에 그녀는 최종적으로 천상의 거주자, 즉 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았으며 여성 영웅으로서 불에 달궈 시뻘겋게 된 작두를 타는 시련을 통과한 끝에 여신의 반열에 올랐다. 신화 본문을 보면 이 부분의 묘사가 엄청 처절하다. 자청비도 울고 문도령도 울고 그걸 시킨 문곡성도 운다. 한편 어떤 이야기에 따르면 마지막에 발이 베인 걸 월경 탓이라며 얼버무렸고, 덤으로 그걸 보며 비웃고 있던 선녀들도 월경하게 되었다고 한다.[14]

이때 문도령의 약혼녀였던 서수왕아기(서수왕의 딸)는 파혼한 후 홧병이 나 앓다가 죽었는데, 죽은 후 사람들에게 불화를 불러오는 새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추가되기도 한다.

여신이 된 그녀는 부귀영화를 누리며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는 시아버지 문곡성의 제안을 뿌리치고 농경신(경신)이 되기로 했다. 그리하여 문도령이 상경신, 자청비가 중경신, 정수남이 하경신이 되었다. 일단 서방님이니까 문도령을 상경신시켜 주고 두 번이나 죽여서 불쌍하니까 정수남도 하경신시켜 준 셈이다. 사실 설화에서 실제 세경신(농업신)은 자청비라고 볼 수 있다. 문도령은 백수였지만 남편이라고 이름을 올려준 바지사장이며, 정수남은 자청비의 명령에 따라서 일을 하는 일꾼에 해당한다.

3. 해석: 한국을 대표하는 농업 여신

그리스 신화 데메테르 같은 농업의 여신이다. 특별한 신체나 제단은 없으며, 밭에서 점심을 먹을 때 먼저 밥을 조금 떠서 던지며 " 고시래!"를 하는 것은 농신을 대접하는 행위라고 한다. 하지만 고시레는 자청비보다 폭넓게 발견되는 관습이기에, 둘은 서로 다른 신을 나타낸다는 해설도 있다. 자청비는 제주도의 척박한 농업 환경에 빗댄 여신이라는 해설이 우세하다.

문도령보다 덜 중요하게 숭상받는 경우가 있다. 문도령은 학자의 신 문곡성(文曲星)의 아들로서 농업에 필요한 역법, 천문학, 식물학 같은 고등 지식을 상징하며,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신앙 칠성신과의 연결고리도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자청비의 일꾼으로 등장하는 정수남은 올빼미로 변신하거나 본디 신분이 노비였다는 점에서 농업 사회의 노동력을 상징하는 신이라는 해석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수남이 농경신의 일원이 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의 농사 방법과 정수남의 신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는 현무암질 대지로 구성되어 물이 잘 모이지 않고 양분도 잘 빠져나가기 때문에 농사에 불리하다. 따라서 잡곡을 많이 길렀고, 특히 를 많이 키웠다. 당시 조는 밭에 그냥 뿌리는 식으로 파종했기 때문에 꼭 밟아주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때, 제주도에서는 밭에 소와 말을 풀어놓고 함께 밟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서 노동력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대지에 양분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휴경을 해야 했는데, 이때도 소와 말을 풀어놓고 기르면서 그 변을 이용해서 대지의 양분을 보충했다. 즉 제주도에서의 농사는 목축과 함께 이뤄진다는 것이다. 정수남은 새경신이면서도 목축을 담당하는 신으로 테우리[15]들의 신이기도 하다. 종합하면 제주도에서 농사는 목축과 따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정수남도 농경신의 일원이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현대까지 전해지는 농업신화의 주인공이므로, 자청비는 한국의 대표 농업신 중의 하나로서 인정하는 편이다. 대지와 출산을 통한 생산력을 나타내는 여신으로서 지닌 상징성 때문에 그녀의 위상은 낮지 않다.[16] 하인들에게 주는 새경은 그녀의 별칭인 세경신에서 유래되었으며, 때를 놓친 땅에 씨앗을 뿌린 것이 메밀의 유래가 되었다는 일화도 있다.

4. 현대의 평가

한국 신화에서 최고의 먼치킨이자 왈가닥 여신이다. 조선 시대 이후 정립된 지고지순한 여성이 아니라, 씩씩한 모습으로 온갖 사기를 쳐가며 세상을 주름잡는(?) 마성의 여인이라 이를 소재로 만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제주도의 지리 여건 때문인지, 동남아 신화들에 가깝다는 해설도 있다.

제주도 신화에는 이런 모습이 많은데, 제주도의 만 명이 넘는 신들의 어머니인 백주또 할망은 농삿일은 안 하고 남의 집 소를 도둑질한 남편에게 이혼을 선언하는가 하면, 감은장애기(a.k.a. 가믄장아기)는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게 누구 덕인지 아느냐?"라는 아버지의 물음에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건 바로 내 선그믓 덕이요" 하고 대답하기도 했다. 선그믓이란 여자가 임신할 때 배꼽 아래로 그어지는 갈색 선, 즉 임신선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여성의 생식기를 말한다. 이를 보통 출산의 뜻으로 해석한다.[17]

제주도의 여성상은 대개 가부장제의 한계를 넘어선 자주적인 여성인 경우가 많다. 제주도는 어업이 발달한 섬이고, 남자들이 배 타고 나가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못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다. 해녀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때문에 제주도 여성은 굉장히 강인한 편이었고, 대체로 타 지방의 여성상과는 좀 다르다. 따라서 제주도 설화 속에서는 남편은 보통 크기의 인간인데 부인은 진격의 거인급의 거인이거나 그런 식의 남자를 능가하는 강한 이미지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자청비는 제주도는 물론 한국 신화의 신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먼치킨으로서, 수라멸망꽃으로 적군 수만 명을 학살하거나, 소생꽃들을 이용하여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하는 설화에서 보듯이 대단한 영웅(!)에 들어간다. 서천꽃밭에서 자라는 꽃이 대단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자청비처럼 천상의 꽃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신은 없다.

한국 신화에서 서천꽃밭이랑 연관된 남신들은 꽃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꽃감관들도 꽃을 키우기만 할 뿐이며, 그것을 직접 사용하는 인물들은 여신 혹은 어린아이들이다. 아마도 시대에 따른 편견이거나, 여신들이 지닌 신화적 상징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워낙 천상의 꽃들을 사익에 따라서 잘 사용했기 때문에, 바리데기가 고작 소생꽃 세 송이를 얻으려고 치른 큰 희생에 생각하면 비교되는 점이 많다. 하지만 바리데기 공주 설화에서 강조되는 '희생정신'과 '죽음의 신성함'에 비하여 자청비 설화에서는 '진취성'을 강조하다 보니, 이야기 구조상으로는 당연한 매칭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신격이 높은 것은 바리공주인데, 생명과 영혼에 대한 신격을 획득하는 여신의 이야기에서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묘사라고 볼 수 있다.

농업 사회에서 연애와 사랑을 상징하는 여신이라는 해설도 있다. 설화에서 보여주는 남자, 여자, 종까지 가리지 않는 행보라든가, 대다수의 문화권에서 농업의 여신이 본래는 출산 능력(노동력 생산)까지 상징한다는 점을 보면, 농업 사회에서 여성의 소임을 보여 준다는 해설이다.

5. 그 외



[1] 일단 '자청해서 얻은 아이이니 자청비라 한다'는 묘사가 있긴 한대, 원래부터 한자 이름이었던 게 아니라, 고유어였는데 음차 표기에 끼워맞춘 해석이거나 특정한 사람의 피진일지도 모른다. [2] 보통 설화에서도 남존여비,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게 드러난다. [3] 성리학의 영향이 약한 사회에서는 여성이 이런 성격을 가졌다고 묘사되는 사례도 많다. 그것이 딱히 '남성답다'고 여겨지지도 않는다. 신화에서도 아프로디테 같은 여신이 이와 유사한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실제로도 서구 신화에는 이런 여성이 많고, 동남아 국가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다. [4] 칠성신 중 하나이자, 대학자 혹은 위인과 관련된 별이다. 강감찬이 문곡성의 화신이라는 설화가 있다. 태어난 날과 죽은 날 모두 유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5] 앞에서 딸이면 어떠냐면서 뒤에서 글은 안 된다는 게 모순으로 보이지만 한국 신화자체가 구전으로 전해내려온 것이라 개연성이 어긋나는 부분이 적지 않다. [6] 이름을 딱히 바꾸는 묘사가 없는 경우도 있고, 혹은 자청비의 남동생이라 둘러대기도 한다. # [7] 은중절 승려가 원래 김진국 부부에게 점지될 아들을 하녀에게 점지해 준 것이다. [8] 이세경본풀이 문서에 따르면 청미래덩굴로 만든 꼬챙이였다고 한다. [9] 판본에 따라 비녀로 귀를 관통시켜 살해했다는 설이 있으며 심지어 실수(?!)로 돌로 후두부를 내리쳐 살해했다고 나오는 판본도 있다. [10] 판본에 따라서는 용서를 구하기 위해 쌀을 골라내는 일을 하다가 개미가 쌀 한 톨을 가져가는 걸 보고는 개미를 밟아 쌀을 가져간 죄로 쫓겨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개미 허리가 잘록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11] 이 때 새사람이 되라면서 부활시켰더니 평소 게을렸던 정수남의 성품이 성실하게 변했다고 한다. [12] 꽃감관에게 사위를 들 때 남장을 했으며 자기가 문도령이라고 사기를 쳤다. [13] 문도령이 꽃감관의 딸의 아름다움에 홀려 자청비조차 잊고 헤롱대며 지내자, 화가 난 자청비는 문도령과 이혼하고 땅으로 내려와 혼자서 여신이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14] 판본에 따라선 자청비가 발에 베인 상처를 치마폭에 쓸어담게 되면서 그것이 월경의 시초라는 말도 있다. [15] 제주도에서 목동, 목자를 부르는 말 [16] 자청비의 주인공에 가까운 활약도 대지와 생산을 상징하는 여신이 맡은 소임을 강조한 결과라는 해설이 있다. [17] 물론 이 말을 그대로 옮기기 뭣한 아동/청소년용 도서에서는 "내 덕" "내 팔자 덕" "내 복 덕" 등으로 돌려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