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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24 15:22:18

윈슬로 부인의 진정 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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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이 앓이에 좋은 윈슬로 부인의 진정 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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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슬로 부인의 진정 시럽, 아이들의 이 앓이를 위한 어머니들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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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럽을 먹어 잠이 든 아이들은 부모가 퇴근할 때쯤 천사 같은 눈동자로 반겨줍니다"

영어: Mrs. Winslow's Soothing Syrup
한국어: 윈슬로 부인의 진정 시럽

1. 개요2. 만들어진 이유3. 대중의 반응4. 실상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1849년 미국 메인주 뱅고어에서 샬롯 윈슬로 부인(Mrs. Charlotte N. Winslow, 1789~1850)이 개발하고 사위 제레마이아 커티스(Jeremiah Curtis)와 벤자민 A. 퍼킨스(Benjamin A. Perkins)가 제조 및 판매한 특허약(Patent medicine).

이 시럽을 아이들에게 먹이면 5분 안에 잠이 들었기 때문에 19세기- 20세기 미국 유럽의 각 가정에는 반드시 있었던 필수약품이었다.

2. 만들어진 이유

1848년 윈슬로 부인은 젖니 때문에 아파하는 손자를 위해 치료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간호사 일을 하면서 배운 지식과 오랜 기간 연구 끝에 당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던 의약품을 이용해 시럽을 만들었고 1849년에 시장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3. 대중의 반응

1849년에 시럽이 시장에 나오자 대중들은 미친듯이 시럽을 구입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가난한 하류층 노동자들은 생활이 어려워 맞벌이를 해야만 했고 식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시럽을 먹여 아이들을 재운 후 일에 나갔기 때문이다. 가정뿐만 아니라 고아원 보육원 등 많은 아이들을 한꺼번에 돌봐야하는 공공시설 등에서도 아이들을 잠재우고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게다가 남북전쟁 시기에는 부상을 입고 돌아온 병사들이 진통제 대용으로 시럽을 사용했으며 시럽을 개발한 윈슬로 부인은 '어머니의 친구', '고통의 해방자'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

시럽을 팔던 약국들은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였고 심지어는 시럽을 구하기 위해 먼 지역의 약국까지 찾아간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인기는 유럽에까지 퍼져 수출할 정도였다. 이렇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던 진정 시럽은 1920년대까지 불티나게 팔렸으나 1911년 미국의사협회(AMA)에서 "아기를 죽이는 약(baby killers)"이라며 비난하는 성명을 내놓았고 1930년에는 미국 정부에 의해 완전히 금지되었다.

4. 실상

그 이유는 진정 시럽의 재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시럽의 정확한 구성은 몇번 바뀌었지만, 대체로 재료는 다음과 같았다.
모르핀 황산염 (65mg / 1 fl.oz[1]), 탄산나트륨, 회향 엑기스, 암모니아

이런 약을 아기에게 하루에 3번 티스푼으로 먹이는 것이 용법이었으니, 웬만한 성인 암환자보다 많은 양의 모르핀을 몸집이 작은 아이들에게 투여했다고 보면 된다. 이 진정 시럽의 효능 또한 사실 마약이자 독약인 모르핀을 과량 투여해 심장 박동, 호흡, 의식을 강제로 억제해 기절시키는 것이었다. 즉 아이들은 천사같이 잠든 게 아니라 하루종일 혼수상태에 빠져 모르핀 중독 증세로 목숨이 위태로운 것이었다.

이런 마약성 약물을 아이한테 먹이는 것도 위험한데 당시 가난한 사람들은 아이 간식 살 돈이 없어서 진정 시럽을 간식 대신 먹이는 식으로 남용하는 일이 많아서 반수치사량을 넘겨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자주 나타났지만 당시에는 질병과 가난, 영양실조로 인한 영아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가 사망하더라도 질병이나 영양실조로만 보았으므로 진정 시럽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시럽이 만들어진 19세기에는 마약의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아 의사들조차 아편, 코카인, 모르핀[2], 헤로인 등을 치료제로 사용했기 때문에[3] 간호사였던 윈슬로 부인도 당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마약인 모르핀으로 시럽을 만들었다.

이 사실이 1911년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진정 시럽을 포함한 10여개의 약물이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실제 금지 조치는 한참 뒤인 1930년에야 이루어졌다. # 그리하여 80여년의 영광을 받았던 진정 시럽은 끝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5. 기타

6. 관련 문서



[1] 미국 기준 29.57ml [2] 지금도 모르핀은 치료용으로 쓰긴 하지만 정말 극심한 고통에만 사용한다.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던 그 시절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3] 실제로 진정 시럽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감기 시럽의 원료를 보면 알코올, 카나비스, 클로로포름, 모르핀 등이 들어갔다고 적혀 있다. 화학박사 장홍제 교수는 이 감기약에 대해 "이걸 먹으면 기침을 할 수가 없어요. 그냥 혼절해 버리기 때문에..."라고 평하기도 했다. [4] 물론 그렇다고 부작용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는 있지만 부작용이 '아예' 없는 약이라는 건 없는 만큼 어디까지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만 알아두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