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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티마 언더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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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ima Underworld: The Stygian Abyss Ultima Underworld II: Labyrinth of Worlds

1. 개요2. 특징3. 기술적 혁신4.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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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울티마의 외전 시리즈.

루킹 글래스 스튜디오[1]에서 제작했으며 기술적으로나 구성면에서나 RPG 장르의 한 획을 그은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1인칭 시점으로 3D 던전을 탐험하는 롤플레잉 게임으로 흔히 최초의 이머시브 심 게임으로 인정받는다. 엘더스크롤 시리즈, 데이어스 엑스, 시스템 쇼크, 바이오쇼크 시리즈 등 후대 1인칭 롤플레잉 게임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SKC에서 정식 발매하였다. 1편 2편

2. 특징

울티마 VI: 거짓 예언자의 이후 시점이다. 제목 그대로 지하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으로 한치 앞이 안 보이는 배경이 대부분이라 분위기가 으스스하다.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잔뜩 짊어지고 무거운 갑옷과 무기를 장비하고 힘겹게 다니면서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내딛는 분위기가 일품이다.

몬스터를 포함한 모든 NPC가 세력을 이루며 플레이어에 대한 단계적인 친밀도가 갖춘다. 그래서 보통은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몬스터가 중립적인 상태로 배회하는 등 지하'세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많은 던전 크롤러 RPG는 초기 D&D의 영향을 받아 흥미로운 던전과 전투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대화 가능한 NPC를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았는데[2] 그런 매너리즘을 타파한 울티마 시리즈의 시스템을 계승해 우수하게 구현했다.

몬스터의 종류를 불문하고 플레이어에게 우호적이면 아군이고 적대적이면 적인 평등한 시스템이다. 매료 마법으로 대화 가능한 타입의 적대적 크리처의 우호도를 올리면 대화를 할 수 있으며,[3] 우호적인 크리처를 공격하거나 물건을 훔치다 들키면 단체로 덤벼든다. 심지어 메인 퀘스트 진행에 필수적인 NPC도 얼마든지 적으로 돌리고 죽여버릴 수 있다.[4] 이러한 점은 무분별한 폭력성을 꺼리는 워런 스펙터의 성향이 반영된 것인데, 매뉴얼에서도 언급하는 초반에 나오는 거대쥐가 이를 보여준다. 거대쥐 옆에는 가죽옷과 음식이 있는데, 쥐에겐 필요없는 가죽옷을 집어가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음식을 훔쳐가려고 하는 걸 발견하면 화가 나서 공격한다. 만약 쥐가 안 보는 사이에 음식을 훔치면 공격하지 않는다. 던전에 보이는 모든 몬스터에게 반드시 폭력을 행사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몬스터들도 반드시 플레이어를 적대하고 선제공격해 오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자유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주요 NPC는 공격할 수도 없는 무적이고, 적을 중립이나 우호 관계로 만들 수 없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스토리는 당시 기준으로도 단순하고 직선적인 편이라 당대 RPG 비평가로부터 지적받았고,[5] 핵심 개발자 더그 처치(Doug Church)는 "울티마 언더월드는 롤플레잉 게임이라기보다는 던전 시뮬레이터"라 말하기도 했다.

벽, 상자, 문 등 던전을 이루는 각종 사물도 단순 배경이 아닌 오브젝트로 취급해 커서로 벽이나 바닥을 클릭하면 간략한 설명과 함께 감정결과가 나온다. 무기나 장비 뿐 아니라 빈 병, 음식, 보석 등 자잘한 아이템도 내구도가 적용되며[6] 잠긴 나무 문을 열쇠로 따는 대신 때려부수고 진행할 수도 있다. 다만 중요한 이벤트 아이템이나 침낭 등의 필수 생존 물품은 파괴되지 않는다. 울티마 언더월드 2에서는 파괴 가능한 물품이 더 늘어난다.

일부 마법 이펙트와 화살 및 돌멩이도 오브젝트 취급한다. 예로 매직 미사일을 날리거나 화살을 쏜 후 바로 시간정지 마법을 쓰면, 날아가던 투사체가 공중에서 멈춘 상태로 있고 여기 닿으면 대미지를 입는다.

1993년 출시한 울티마 언더월드 2(Ultima Underworld II: Labyrinth of Worlds)는 전작보다 낫다는 평도 있는 반면, 무리하게 세계를 확장했다는 평도 존재한다. 또한 2편에서 쓰인 브리타니아 성의 레벨 디자인은 허브 월드 디자인의 시초이기도 하다.

1편의 경우 유니티 엔진으로 리메이크판이 완성되었다.

3. 기술적 혁신

울티마 언더월드 이전에도 던전 마스터(1987)나 주시자의 눈(1991)처럼 1인칭 롤플레잉 게임이 존재했으나[7] 이들은 미리 만들어 둔 이미지를 조합해 1인칭 시점의 그래픽을 그리는 형태로, 진짜 3D 게임은 아니었다. 반면 울티마 언더월드는 삼각 폴리곤과 텍스쳐 맵핑을 동시에 사용해 몰입감 있는 실시간 3D 환경을 구현했다. Stellar 7 등 언더월드 출시 이전에도 삼각 폴리곤과 텍스쳐 맵핑 중 하나만 사용한 게임은 소수 존재했으나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사용한 게임은 없었다. 삼각 폴리곤으로 구성한 울티마 언더월드의 3D 세계는 경사면과 높낮이가 존재하고 플레이어가 위아래를 자유롭게 볼 수 있으며, 층 위의 층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초창기의 3D 폴리곤 기술의 한계로 폴리곤을 여러 각도로 돌리면 깨져보이는 문제점 때문에 벽면 타일맵은 90도 내지 45도 각도로만 배치했다. 바닥 타일맵은 깨져도 티가 덜 나는지 다양한 경사각이 보인다. 또한 텍스쳐 맵핑이 워낙 무거운 기술이었던 관계로 울티마 언더월드는 Z축을 무시하고 텍스쳐 좌표를 계산했으며 그에 따라 텍스쳐가 플레이어의 시야 쪽으로 심하게 왜곡되어 보인다. #[8] 횃불을 들거나 빛 마법을 사용하면 주변이 밝아져 시야가 더 잘 보이는 등 원시적인 라이팅과, 점프하거나 높은 공간에서 떨어지거나, 아이템을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다 벽에 부딪치면 튕기는 등 간단한 3D 물리 효과도 적용했다. NPC까지 입체로 구현하기엔 무리였기에 Z축에 서있는 평면적 스프라이트를 사용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을 통해 울티마 언더월드의 던전은 입체적인 구조로 레벨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위에 섬세하게 덧입혀진 현실적 상호작용 덕분에, 울티마 언더월드는 실존하는 공간을 탐험하는 듯한 시뮬라르크적인 몰입감을 불러와 이머시브 심 장르의 개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울티마 언더월드는 존 카맥이 텍스쳐 맵핑 게임을 만드는 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이드 소프트웨어의 90년대 성공가도를 다룬 책인 《둠: 컴퓨터 게임의 성공 신화 존 카맥 & 존 로메로》에서는 1991년, 존 로메로가 울티마 언더월드의 디렉터 폴 노이라트(Paul Neurath)와 대화한[9] 내용을 존 카맥에게 말해줬고, 존 카맥은 '나는 그것보다 더 빠른 걸 만들 수 있다'며 카타콤 3D를 만들었다고 기술한다. 반면 폴 노이라트는 존 카맥이 1990년 소비자 가전쇼( CES)에서 울티마 언더월드의 테크 데모를 봤다고 말한다. 그러나 존 로메로는 2023년 출간한 자서전 《DOOM Guy: Life in First Person》을 통해 노이라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잡았다. 존 카맥은 매일 일만 했으며 1991년에 열린 캔자스페스트 이전에는 어떠한 쇼에도 가본 적 없다고 전했다. 울티마 언더월드는 카타콤 3D보다 4개월 늦었으나 울펜슈타인 3D보다는 6주 앞서 발매되었다.

그러나 카타콤 3D와 울펜슈타인 3D은 빠른 렌더링을 위해 레이캐스팅(raycasting)을 이용한 방식을 사용해 주로 Pseudo 3D라고 불리는 눈속임을 이용한 2.5D로 구현되었다. 엔진 상에 Z축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 층 위의 층이 존재할 수 없고, 경사면도 존재할 수 없다. 플레이어는 바닥에서 붙어서만 움직일 수 있었으며 시야각을 상하로 돌리게 될 경우 레이캐스팅 연산에 의해 렌더링되는 텍스쳐와 각도가 안 맞아 2.5D 눈속임이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 시야각은 항상 정면만 바라볼 수 있었다. 모든 레벨도 단층이며 90도 각도의 격자벽만 존재한다. 사실상 기술적으로도 Z축이 존재하지 않고, 게임 플레이 면에서도 Z축의 의미가 전혀 없기 때문에 3D처럼 보이는 2D 게임에 더 가까운 게임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울티마 언더월드와 울펜슈타인 3D를 직접 해보면 이 두 게임의 던전은 다가오는 입체감이 매우 다르다. 1년 반이 지나 1993년에 나온 도 기술적인 면에서 완전한 3D는 아니었다는 점[10]을 감안하면 울티마 언더월드의 3D 기술은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이었다.

다만 이를 울티마 언더월드가 우월하고 다른 게임이 열등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울티마 언더월드는 진짜 3D 영상을 구현하는 대신 실제 게임이 그려지는 영역은 매우 좁았으며 시야도 매우 가까운 것만 볼 수 있었고 초당 프레임률 역시 낮았다. 반면 카타콤 3D와 울펜슈타인 3D는 진짜 3D는 아니지만 충분히 3D처럼 보이는 그럴듯한 던전을 구현하면서도 전체화면에 준하는 렌더링 면적과 높은 프레임률로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1인칭 슈팅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다.

4. 영향

이머시브 심의 시초로서 루킹 글래스와 그 제작진이 만든 시스템 쇼크는 물론, 다른 회사 게임인 데이어스 엑스, 바이오쇼크, 그리고 엘더스크롤 시리즈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11]

디센트 시리즈의 주요 개발자인 마이클 쿨라스와 맷 토쉴로그는 루킹 글래스 재직 시절 이 게임의 개발에 참여하였다.

툼 레이더는 울티마 언더월드처럼 3D 던전을 탐험하는 게임을 3인칭 게임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되었다.

울티마 언더월드의 정신적 계승작으로 악스 파탈리스가 있다. 제작사 아케인 스튜디오 워렌 스펙터가 구현하고자 한 이머시브 심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했고 이를 더욱 개선해 이후 디스아너드 시리즈 프레이(2017)와 같은 이머시브 심 게임을 만들었다.

2018년 11월 16일, 아더사이드 엔터테인먼트가 '언더월드 어센던트'를 발매했다. 울티마 언더월드의 디렉터 폴 노이라트와 리드 디자이너 팀 스텔마크(Tim Stellmach)가 그대로 참여하고 울티마 언더월드의 아버지 워렌 스펙터도 깊게 관여해 최고의 정통성을 갖추었으며 2015년 2월 킥스타터로 86만 달러를 모금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출시 이후 메타크리틱 32점 등 처참한 평가를 받고 흥행도 저조했다. 게임 시스템이나 물리 엔진은 좋았으나[12] 버그와 최적화가 심각한 수준이었고, 전진형 스테이지 클리어 구성으로 울티마 언더월드에서와 같은 던전 탐험을 기대한 이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게임 레볼루션의 리뷰 프레이(2017) 디스아너드 같은 게임과 비교해 작위적이고 관습적인 퍼즐 디자인과 창발적 플레이가 발휘되기 힘든 단순한 디자인과 상호작용을 비판하며 이머시브 심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 혹평했다.


[1] 당시 블루 스카이 프로덕션 [2] 심할 경우 벽에 심어져 있거나 의자에 처박아 놓은 이벤트 트리거처럼 취급했다. [3] 중요한 NPC가 적대적으로 변해도 매료 마법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고, 그냥 적으로 나오는 도적 A도 매료 마법으로 우호도를 올려 일상 대화와 간단한 거래가 가능한 일반 NPC로 만들 수 있다. [4] 다만 이렇게 될 경우, 퀘스트의 진행은 막힌다. [5] 사실 당시 다른 게임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혁신적으로 구현한 게임 세계에 비해 스토리는 대단치 않았다. 동시기의 울티마 7에 비교하면 더욱 그랬다. [6] 아이템을 바닥에 놓고 라이트닝 마법으로 지지면 시커멓게 타다 만 쓰레기가 된다. 적을 상대로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면 그 옆에 있는 아이템도 망가진다. [7] 이쪽 기원을 따지고 올라가면 아칼라베스: 파멸의 세계(1979)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칼라베스를 비롯한 울티마 초기 시리즈는 필드는 탑뷰 형태였지만 던전은 간단한 선으로 구성된 1인칭 시점이었다. [8] affine texture mapping. PS1 게임도 이런 문제가 있어 일부 게임은 아예 텍스쳐를 입히지 않기도 했다. [9] 존 로메로는 울티마 시리즈 개발사 오리진 시스템즈를 통해 업계에 발을 들여 그쪽 개발자와 친분이 있었다. [10] 역시 여전히 레이캐스팅을 이용했지만, 전체 레벨을 작은 섹션으로 쪼개서 서로 다른 높이로 보이게 한 것으로 # 플레이어가 바닥에 붙어다니진 않고 높이가 있으며 점프도 가능하다. 단 층 바로 위에 또다른 층이 존재할 수 없고, 경사면을 구현하려면 섹션들을 극도로 자잘하게 나눠야 했기에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했으며 시야 각도를 상하로 돌리면 화면이 뒤틀려서 항상 고정적으로 정면을 바라보게 만드는 등 완전한 3D 공간에선 당연히 가능해야 하는 것들이 불가능했다. [11] 울티마 언더월드 2와 시스템 쇼크의 개발자인 마크 르블랑(Marc LeBlanc)은 2014년 인터뷰에서 만약 시스템 쇼크의 개발사인 루킹 글래스가 더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면 울티마 언더월드 3편을 개발했을 것이고, 그 모습은 "루킹 글래스 스타일로 만들어진 엘더 스크롤 같았을 것(I imagine the game would have looked alot like an Elder Scrolls game, but in more of a LookingGlass style)"이라고 답변한 적이 있다. [12] 예를 들어 게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목제 오브젝트와 상당수의 목제 배경은 불에 타고 불이 옮겨 붙어 횃불 하나로 불장난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