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파초선( 芭 蕉 扇)은 파초잎 모양으로 만들어진 부채를 말한다.2. 서유기에서의 파초선
고전소설 《 서유기》의 등장인물이자 우마왕의 마누라인 나찰녀 혹은 철선공주의 아이콘인 보패. 파초잎으로 만들어진 큼지막한 부채의 형상이다. 이래저래 무시무시한 보배라 우마왕은 마누라님한테 꼼짝도 못하고 어쩌다가 한 번씩 빌고 빌어서 파초선을 빌려가는 신세다.여의봉처럼 크기 조절이 가능한 듯 한 부채로[1] 한 번 부치면 강풍이 일어나고, 두 번 부치면 비가 내리고, 세 번 부치면 태풍이 일어나는 부채다. 제아무리 강력한 화염을 내뿜는 화염산이라도 마흔 아홉 번을 부치면 불길을 싸그리 잡아버린다고 한다.[2] 그 성능이 어느정도냐면 화염산의 불을 끄기 위해서 파초선을 빌리기 위해서 온 손오공조차도 나찰녀가 부채 한 번 휘두르자 휙하고 날아가버렸다. 파초선은 한번만 휘둘러도 사람을 8만 4천리[3]나 날려버리는 무시무시한 무기인지라 제아무리 손오공이라도 버틸 수가 없기에 며칠동안 5만리[4]나 날아가 가까스로 소수미산 산꼭대기를 붙잡고 멈춘 것. 소수미산은 지난날 황풍마왕을 제압할 때 도움을 줬던 영길보살의 거처이다. 그러나 날려버렸다 뿐이지 대미지는 없어서, 손오공은 오랜만에 영길보살을 다시 만나 지난번에 빌린 비룡장 대신 이번엔 정풍단을 빌려 다시 나찰녀와 맞붙으러 간다. 이 정풍단은 지니고 있으면 제아무리 강한 바람에도 끄떡도 하지 않는 보물로, 그래서 삼매신풍이라는 강력한 바람을 쓰는 황풍마왕도 이걸 가진 영길보살에게 찍 소리도 못하고 있었던 것. 파초선의 바람도 정풍단을 지닌 손오공에겐 미동도 일으키지 못했고, 겁이 난 나찰녀는 문을 걸어잠그고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손오공은 이미 슬쩍 숨어들어왔고, 날벌레로 변해 그녀에게 일부러 먹혔다.
나찰녀의 뱃속으로 들어간 손오공이 난동을 피우자 나찰녀는 고통스러워하며 파초선을 내놨다. 그러나 사실 이건 가짜 파초선으로, 그걸 모르고 화염산에 돌아온 손오공은 불난 산에 부채질을 했다가 불이 더 커져 다리털을 몽땅 그슬린다. 진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작게 만들어 숨겨두고 있었다.
결국 손오공은 아예 우마왕으로 둔갑해서 나찰녀를 찾아갔고, 오랜만에 온 남편인 줄 알고 좋아서 술을 마시던 나찰녀는 취한 채로 파초선을 꺼내줬다가 뺐겨버렸다. 그런데 손오공은 도로 작게 만드는 방법은 미처 못 듣고 커다란 채로 들고 돌아가다가 저팔계로 둔갑한 우마왕에게 도로 빼았겼다. 결국 가까스로 우마왕을 붙잡은 뒤에야 화염산에 돌아왔고, 마흔 아홉번을 연거푸 부친 것으로 화염산의 불을 완전히 껐다. 원래는 요괴인 나찰녀가 또 악용할까봐 돌려주지 않으려 했으나, 나찰녀가 속죄하고 불가에 귀의하겠다고 하여 돌려줬다.
여담으로 금각은각형제가 쓰는 물건 중에도 파초선이 있다. 그런데 그 녀석들이 쓰는 건 이것과는 달리 태상노군이 쓰던 것으로 정 반대로 불길을 일으키는 부채다. 한자까지 똑같고 해서 은근히 헷갈리게 하는데, 일단 각각 원래 주인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물건이므로 별개의 물건인 건 확실하다. 금각은각형제의 파초선은 불을 일으키는 것 외에도 독각시대왕이 훔쳤던 금강탁의 상성 보배라는 설정이 있다.[5] 독각시대왕이 이것까지 훔쳤다면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태상노군이 말한다. 일반적인 용도는 팔괘로의 불을 지피는 것인데, 화염산의 불이 사실 팔괘로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간접적으로 두 파초선이 연관이 되긴 했다.
3. 이외 매체에서의 파초선
- 갓 오브 하이스쿨에서는 우마왕이 사용한다. 근데 성능이 흠좀무한게 한번 휘두르니까 미후왕의 성을 박살내고 한번더 휘두르니까 도시하나를 싸그리 날려버렸다. 하지만 원전에서는 한 번 부치면 일어나는 강풍만으로 사람을 8만 4천리를 날려버리는 바람을 일으키는데 그 위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약할지도 모른다.
- 겟앰프드에서는 악세서리로 등장하며, 이 파초선의 색상과 일부 기술을 변형시켜 우려먹기로 탄생한 황금파초선도 등장한다.
- 날아라 슈퍼보드에서는 초대형 공업용 선풍기로 등장했다.
- 록맨 X8에서는 제로의 무기 중 'B 팬'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B 팬은 '바쇼우 팬(부채)'의 약자이며, 바쇼우는 파초(芭蕉)의 일본식 발음이다. 뉴트럴 포즈에서 적의 탄환을 튕겨낼 수 있으며, 직접튕겨내면 신속하게 되돌린다. 리치는 세이버보다 약간 짧으며, 공격 동작은 제트 세이버와 동일하며 공격 횟수는 제트 세이버의 기본 공격 횟수와 동일한 3타.
- 이터널 리턴에서 전설, 초월 등급 장식으로 등장한다.
- 천하제일상 거상에서는 과거 게임 초창기 시절에 필수 아이템이었던 적이 있다. 정확히는 고급파초선이지만.
- 테일즈런너에서는 신캐릭터 손오공이 추가되면서 이벤트 스토리 관련으로 나온다. 우마왕을 쫓아가기 위해 불길을 끌 파초선을 빌리러 나찰녀를 찾아가는 '파초선을 찾아서' 맵을 달리게 된다. 골인지점에 이르면 나찰녀는 파초선을 이미 봉인해두었다며 비웃는데, 이후 전개를 보면 결국 런너들이 파초선을 얻는데 성공한 모양이다. '우마왕의 도주' 서바이벌 맵에서는 도주하는 우마왕을 런너들이 쫓아가고 그 뒤를 파초선을 빼앗겨 분노한 나찰녀가 쫓아가는 모양새가 된다.
- 헬퍼에서는 서양지부에서 이것을 가져가 우산으로 개조하여 바람의 신이 컨셉인 파주주가 쓴다. 이름하여 파초산(傘)(...). 서유기의 설정을 따라 접이식 우산의 1단[7], 2단, 3단의 매커니즘이다.
[1]
처음 철선공주가 보여주었을 때는 혀 아래에 물고 있었다. 살구잎 만한 크기였다고. 작중에서는 특수한 방법으로 숨을 불어넣으면 커지고, 주문을 외우며 살살 비틀면 작아지는 식으로 묘사된다.
[2]
그러나 손오공 일행이 지나기 전까지 나찰녀는 한 해에 한 번 사람들이 온갖 공물을 바치면서 부탁을 하면 딱 세 번만 부쳐주는 것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었다. 이 정도로도 불길이 상당히 사그라들어서 1년간 농사를 지을 정도는 된다고. 그래서 화염산 지역 사람들은 파초선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나찰녀를 별칭인 철선공주에서 한 단계 더 높인 호칭으로 철선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3]
3만 킬로미터가 넘는다.참고로 지구 둘레는 4만 킬로미터. 그래서 돌아올 때는 날아간 거리보다는 가깝다.
[4]
무려 19,636.3636km이다. 딱 지구 반대편까지만 날리는 수준. 이것도 그나마 손오공이니까 이쯤에서 버텼지 평범한 사람은 얄짤없다고.
[5]
오행에서는 화극금이다.
[6]
후반부 촉 공략을 할 경우에는 이쪽이 더 유리하다. 산지 지형 위주로 필드가 구성되기 때문. 다만 오와 싸울 땐 하등 좋을 게 없다.
[7]
1단은 그냥 우산의 봉을 펴는 것 뿐이라 바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