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2-18 19:08:20

조리개

사진 노출
3요소
감도 조리개 값 셔터 속도
<nopad>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473px-Aperture_in_Canon_50mm_f1.8_II_lens.jpg
캐논 렌즈의[1] 조리개와 전자식 구동 장치
파일:external/blog.fotolia.com/Fotolia_86633057_S_copyright.jpg
조리개를 나타내는 픽토그램
1. 개요2. 상세3. F값
3.1. 스탑 단위
4. 심도 표현5. 조리개에 따른 광학 현상
5.1. 비네팅 효과5.2. 빛 갈라짐5.3. 초점 이동
6. 렌즈의 스펙
6.1. 실제 제품에서의 조리개 값6.2. 빠른 조리개는 곧 고성능 및 고화질인가?

[clearfix]

1. 개요

aperture

카메라의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인간의 홍채와 같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

2. 상세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조리개의 구멍은 안구 동공처럼, 직경이 넓어지면 빛이 많이 들어오고, 좁아지면 빛이 적게 들어온다. 태양을 바라보면 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눈을 거의 감게 되는 반면 야간에는 빛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므로 눈을 크게 뜨는 것과 같다. 여기에서 눈을 조리개로 바꾸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2] 즉 '조리개를 조인다'는 것은 눈을 가늘게 뜬다는 것과 비슷하며 '조리개를 푼다'는 눈을 크게 뜨는 것과 비슷하다.

일반적인 카메라 렌즈에서 조리개는 여러 장의 날을 겹쳐서 원에 가까운 다각형을 이루는 형태로 만들어지며, 날이 조여지는 각도를 조절하기 용이하게 구성되어 있다. 렌즈를 통과한 빛망울의 모양은 조리개의 모양과 같은 다각형에 가까워지는데, 조리개의 형태를 좀 더 세심하게 만들어 최대 개방에서 2-3스탑 정도를 조였을 때에도 원형을 유지하는 조리개를 특히 원형 조리개라고 부르며 렌즈 스펙에도 표기해 주는데, 빛망울을 더욱 그럴싸하게 보이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조리개를 많이 조였을 경우 빛이 조리개 날의 숫자에 따라 여러 개의 줄기로 갈라지는데[3], 야경 사진을 촬영할 때 주로 이용한다.

3. F값

조리개의 광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표기로는 F값이 있다.
<nopad> 파일:namu_조리개_F값_개요.svg
위 그림과 같이 디지털 카메라 렌즈계가 단 하나의 볼록 렌즈라고 가정해보자. 그럴 경우 광선 추적을 통해 조리개에 대한 상[4]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을 입사동이라 한다.

이 입사동의 직경을 [math(R)]이라 하고, 렌즈의 초점거리를 [math(d)]라 하자. 그러면, F값 [math(f)]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f=\frac{d}{R}
\end{aligned} )]

F값을 표기할 때는
[math( f/1.4)]

와 같이 하는데, 요즘 시대는 ƒ1.4[5], F1.4[6][7], F/1.4, 1:1.4 등 여러 표기가 혼용되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같은 초점 거리일 때, 조리개의 직경이 커질 수록 F값은 반비례하여 작아지며, 그 반대의 경우 커진다.
<nopad>파일:namu_조리개_F수_면적변화.svg

즉, 초점 거리가 같다는 조건 하에 F값이 작을수록 조리개는 더 개방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F값이 감소할수록 조리개의 직경이 커지므로 더 빛을 센서나 필름이 받아들일 수 있어 사진이 밝게 나오는 경향이 크다.

조리개에 통과하는 빛의 양은 입사동의 면적에 비례한다. 따라서 초점 거리가 고정될 때, 입사동의 면적이 2배가 되면, 통과하는 빛의 양은 2배가 되는데, 입사동의 면적은 입사동의 직경의 제곱에 비례한다. 따라서 입사동의 직경이 [math(\sqrt{2})]배 증가하면, 입사동의 면적은 2배가 되는데, 즉, 빛의 양이 2배 증가하면, F수는 [math(1/\sqrt{2})]배 감소한다. 후술하듯, 이 값은 무리수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기 힘들어 그 근삿값인 1.4를 사용하는데, 즉, F수가 1.4배 증가하면, 빛의 양이 2배 증가한다.

더 나아가, F값이 [math(\sqrt{2})]배 증가하면, 조리개의 직경은 [math(1/\sqrt{2})]배 감소하므로, 크기가 [math(71.4\,\%)] 감소한다.

3.1. 스탑 단위

스탑 단위로 나타낼 때, 조리개는 셔터 속도 감도와 달리 제곱근의 값으로써 1.4배, 즉 [math(\sqrt{2})]배 증감되는 것이 한 스탑이다. 구경이 1.4배 줄어들면 면적은 그의 제곱으로 2배 줄어들어 통과하는 빛의 양이 절반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스탑 단위의 조리개 값은 다음과 같다. 숫자가 낮을 수록 조리개를 푼다 라고 하고 숫자가 높을 수록 조리개를 조인다 라고 한다.
파일:namu_조리개값_1스톱.webp

다른 두 가지 요소의 항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조리개값의 조절도 1/3스탑 단위로 세분화되어 활용되고 있다.

1/2스탑 단위의 ƒ/1.0-22 범위 내 조리개값은 다음과 같다.[8]
파일:파일:namu_조리개값_1_2스톱.webp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3스탑 단위의 ƒ/1.0-22 범위 내 조리개값은 다음과 같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9]
파일:namu_조리개값_1_3스톱_neewNNNNNN.webp

4. 심도 표현

파일:하위 문서 아이콘.svg   하위 문서: 피사계 심도
,
,
,
,
,
#!wiki style="display: inline; display: none;"
, }}}
조리개를 조절하는 것으로 노출과 함께 피사계 심도가 조절된다. 피사계 심도란 '초점이 맞는 범위'이다. 흔히 아웃포커싱[10]을 시킨다는 것은 얕은 피사계 심도를 만들어 촬영대상은 초점이 맞아 또렷하게 표현되고, 심도를 벗어난 영역은 포커스가 맞지 않아 뿌옇게 변하는, 흔히 말하는 '뽀샤시' 효과가 표현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리개값이 낮을수록, 초점거리가 길수록 얕은 심도를 얻을 수 있다.

근시인 사람들은 안경/렌즈를 이용하지 않을 때 눈을 가늘게 뜨면 멀리 있는 물체를 보다 또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데, 이는 조리개를 조여서 피사계 심도를 확보하는 것을 인간의 신체로 체험하는 것이다. 근시인 사람의 안구는 초점이 카메라에 근접하게 고정된 렌즈와 같으므로 멀리 있는 물체를 식별하기 어렵지만, 눈을 가늘게 뜨면 물체의 윤곽을 보다 확실하게 식별할 수 있다. 비슷한 원리를 이용하여 렌즈 없이 근시 원시 등을 가진 사람이 보다 선명한 상을 얻을 수 있는 핀홀 안경이라는 장치도 있다.

배경 흐림은 조리개값 뿐만 아니라 센서의 크기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센서의 크기가 다르다면 흐림의 효과도 다르다. APS-C 카메라보다 풀프레임 카메라의 흐림 효과가 더 강한 이유이다. 흐림은 렌즈의 특성과 촬영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센서의 크기 차이만큼 발생한다. 예를 들어 1.5배 작은 APS-C 카메라는 풀프레임 카메라보다 1.5배 흐림이 적게 발생한다. 간편하게 계산하면 APS-C 카메라에 ƒ/2.6 렌즈를 장착한 것과 풀프레임 카메라에 ƒ/4 렌즈를 장착한 것이 비슷한 흐림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으나, 피사계 심도를 결정하는 변수는 여러 가지이므로 엄밀하게는 옳은 표현이 아니다.

센서 크기와 배경 흐림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자면 센서 크기가 배경 흐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같은 85mm ƒ/1.8 렌즈를 쓴다면 같은 마운트의 풀프레임 센서와 크롭 센서에서 배경 흐림은 완전히 같다. 다만, 크롭 센서이기 때문에 같은 촬영거리에서 크롭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11]

크롭 센서에서 85mm ƒ/1.8(유효규경 47.2)과 유사한 화각에서 유사한 배경 흐림을 내는 렌즈가 56mm ƒ/1.2(유효구경 46.6)인 것이다. 크롭에서 56mm 렌즈가 풀프레임 환산 85mm 렌즈와 유사한 화각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 배경 압축은 85mm이다. 배경 흐림은 피사체로부터 거리와 상관이 크고, 게다가 크롭은 풀프레임 대비 배경흐림이 덜하기 때문에 동일한 환산 조리계값과 거리를 갖는다면,[12] 배경 흐림 역시 같을 것이다.

5. 조리개에 따른 광학 현상

5.1. 비네팅 효과

<nopad> 파일:namu_조리개_비내팅_대지 1_대지 1.webp
그림과 같이 카메라 렌즈계가 1개의 볼록 렌즈로만 이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전방 조리개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제, (A)를 주목해보자. 이때, 물체의 중앙부에서 나온 광선 원추보다 물체의 주변부에서 나온 광선 원추가 훨씬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변부로 갈수록 광량 저하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비네팅 효과라 부르는 주변부 광량 저하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제 (B)와 같이 조리개를 조금 조았다고 생각해보자. 그 경우 중앙부와 주변부의 원추가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A)보다는 주변부 광량 저하 현상이 감소될 것임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조리개를 풀수록 비네팅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

5.2. 빛 갈라짐

다음과 같이 작은 사각형 조리개에 아주 작은 점광원을 투과하면, 회절로 인해 빛이 갈라진다.

파일:namu_조리개_빛갈라짐_사각조리개.webp

따라서 한 변에 대하여 한 개의 상하로 빛이 갈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확장하면, 조리개 모양에 따라 어떻게 빛이 갈라질 건지는 다음과 같이 추측해볼 수 있다.
<nopad>파일:namu_조리개_빛갈라짐_조리개모양에 따른 빛갈라짐.webp

여기서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짝수개의 변을 가진 조리개는 변의 수만큼의 빛 갈리짐이 나타나나, 홀수개의 변을 가진 조리개는 변의 수의 두 배 만큼의 빛 갈라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보통 원형 조리개라 하기 때문에 빛 갈라짐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원형 조리개는 최대개방 부근에서만 원형을 유지하고, 조리개가 조아지면 조리개 날 수의 해당하는 변을 가진 다각형 조리개로 변하므로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다.

빛 갈라짐은 광원이 셀수록, 집중되어 있을수록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빛 갈라짐은 야경 등에서 사용된다. 아래는 실제 야경 촬영 중 나타난 빛 갈라짐이다.

파일:namu_빛갈라짐_예시.webp

이 빛 갈라짐은 렌즈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에, 어떤 렌즈는 좋은 빛 갈라짐을 가졌다고 칭송받는 반면, 어떤 렌즈는 좋지 않다고 평가절하당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이 빛 갈라짐은 보케와는 상극을 띠는 현상이기 때문에 보케에 집중한 소니 렌즈들이 빛 갈라짐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5.3. 초점 이동


파일:namu_조리개_초점이동.webp

마지막으로 살펴볼 조리개에 따른 광학적 현상으론, 초점 이동(focus shift)이 있다.

렌즈 요소의 주변부로 갈수록 곡률이 커지기 때문에 스넬의 법칙에 따라 통과한 광선을 더 많이 굴절시킨다. 반대로, 렌즈 요소의 중앙부로 갈수록 곡률이 작아지기 때문에 통과한 광선은 덜 굴절시키게 된다.

따라서 조리개를 조음에 따라 투과되는 광선은 중앙부에 집중된다. 이에 따라 초점면이 최대개방때보다 멀리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다루는 초점 이동이다.

이 현상은 접사 영역에서 문제가 되는데, 보통의 AF 시스템은 최대개방의 상에 따라 그 초점면을 조절하고, 촬영 순간 조리개가 조아져 촬영된다. 따라서 최대개방일 때 맞았던 초점면이 조리개를 조을 때는 뒤로 이동하므로 통칭 후핀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나 접사 영역의 경우 피사계 심도가 매우 얕기 때문에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

6. 렌즈의 스펙

파일:lens.png
카메라용 렌즈 관련 용어
{{{#!wiki style="margin:0 -10px -5px; min-height:calc(1.5em + 5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초점 거리에 따른 구분
광각렌즈
(-35mm)
표준렌즈
(35-70mm)
망원렌즈
(70mm-)
용도에 따른 구분
매크로렌즈 · 틸트-시프트렌즈 · 어안렌즈
별명에 따른 구분
계륵렌즈 · 백통렌즈 · 대포렌즈 · 만두렌즈 · 여친렌즈 · 카페렌즈
렌즈의 성능 이론
F값 · 조리개 · 피사계 심도 · 보케 · 수차 · 비네팅 효과 · 빛 갈라짐 · 렌즈 플레어 · 할레이션
특수렌즈
비구면렌즈 · 저분산렌즈 · 형석렌즈
기타
번들렌즈 · 고급형 렌즈 · 초음파 모터 · 손떨림 보정 }}}}}}}}}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렌즈의 경우 제품명에 개방할 수 있는 최대의 조리개값을 명시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캐논의 렌즈의 경우 렌즈 제작시 고정형보다는 가변형이 제작이 쉽기에 고정형 조리개는 가격이 조금 나간다.

뒤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이 조리개는 사진의 피사계 심도를 결정하므로 얕은 피사계 심도의 사진을 원할 시에는 최대 조리개값이 작은 것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해당 경우의 경우 조리개 직경이 커져야 하므로 렌즈의 크기가 대형화되므로 렌즈 제작 단가가 높아 가격이 비싸지는 이유가 된다. 또한 렌즈의 크기에 대형화에 따른 수차 해결을 위해 여러 특수 렌즈를 넣기에 이 또한 가격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낮은 조리개값 특히, ƒ/1.4 이하의 경우에는 고급형 렌즈에만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높은 품질의 부드러운 보케를 원한다면 원형 조리개와 날수가 많아 8매 이상의 조리개날로 구성된 렌즈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

많은 수의 빛갈라짐을 원한다면, 홀수개의 조리개날[13]로 구성된 렌즈를 사는 것이 유리하며, 빛갈라짐은 렌즈 별로 다른 느낌으로 나타나므로 꼭 비교해보며 구입하여야 한다.

한국에서는 F값이 낮은 렌즈를 '밝은 렌즈' 라고 하지만 이는 찍은 사진의 밝기가 밝아 보이지 않느냐는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단어 선택이다.[14] 영어권에서는 '빠른 렌즈' 라고 부르는데, 구경비가 낮은 렌즈는 같은 노출값에서 더 빠른 셔터 속도를 선사하므로 적절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F값은 렌즈의 투과율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이므로 실제 노출이 중요한 영상용 렌즈에서는 T값(transmittance)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러 장비의 노출을 동일하게 맞출 경우 개별 렌즈의 투과율을 반영해 둔 T값을 사용해야 결과물의 노출을 통일할 수 있다. 보통의 사진용 렌즈는 60-90% 이상의 투과율을 가지므로 T값을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으나[15], STF 등의 일부 특수 렌즈는 설계상의 F값과 투과율의 차이가 클 수 있다.

6.1. 실제 제품에서의 조리개 값

일반적인 스틸사진용 렌즈의 조리개값은 ƒ/1.2-1.4보다 밝은 것이 드물며, 가끔 ƒ/1.0이 가장 밝은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조리개값은 유효구경과 초점거리의 비율에 불과하므로 수치적인 한계는 없다. 공돌이를 많이 갈아넣으면 더욱 빠른 렌즈도 당연히 만들 수 있다. 스틸사진이 아닌 구식 영상 카메라나 CCTV 등에 쓰이는 렌즈들은 ƒ/0.95, ƒ/0.85, ƒ/0.75, ƒ/0.7 등의 놀라운 조리개값을 가지기도 한다.[16]

DSLR이나 미러리스 등에서 사용하는 교환식 렌즈들에서 표준-준망원 영역대의 단렌즈는 ƒ/1.2에서 ƒ/1.8 정도의 조리개값을 갖는다. 그러나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밝은 조리개가 큰 구경을 요하기 때문에 렌즈를 만들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워지며, 때문에 조리개값도 어두워지게 된다. 줌렌즈에서는 일반적인 광각, 표준, 망원 영역을 담당하는 제품들 중 전 영역 ƒ/2.8의 밝기를 갖는 것이 가장 고급으로 여겨지며, 그보다 빠른 조리개의 제품은 아주 드물다. 올림푸스는 2013년까지 DSLR용으로는 가장 빠른 줌렌즈였던 ƒ/2.0의 표준줌과 망원줌 렌즈를 제조하였다. 이 기록은 시그마가 APS-C 포맷용의 18-35mm ƒ/1.8 렌즈를 발매하면서 깨지게 되었으며,ƒ/1.8이나 ƒ/2.0 개방값의 줌렌즈들이 몇 기종 출시되어 있는 정도이다. 렌즈 고정식 하이엔드 카메라에서는 더 밝은 줌렌즈를 장착하기가 자유로운 편이며, ƒ/1.4-1.8 정도에서 시작하는 가변 조리개의 줌렌즈가 보급되고 있다. 폰카 또한 물리적 제약으로 작은 판형에 의지하므로, 보통 ƒ/2.0 이하의 빠른 렌즈를 탑재하여 광량을 확보한다.

교환식 렌즈 시장에서 보통 ƒ/1.2-1.4 정도가 가장 빠른 축에 들어가나, 라이카 Noctilux, 보이그랜더 Nokton 등의 일부 단렌즈들은 ƒ/0.95까지 구현하고 있다. ƒ/1.0 혹은 그 미만의 사진용 렌즈가 생산된 것은 의외로 오래 되어, 50-60년대에는 캐논에서도 L39(스크류 마운트)의 50mm ƒ/0.95 렌즈를 생산한 적이 있다.

최고의 밝기를 가진 것으로 역사에 남은 카메라용 렌즈라면 1966년도에 10개만 생산된 칼 자이스의 Planar 35mm, 50mm ƒ/0.7을 들 수 있다. 미국 NASA가 아폴로 달 착륙 계획 중 달의 뒤쪽 어두운 부분을 찍기 위한 카메라용 렌즈를 칼 자이스에 특수 주문한다. 칼 자이스는 이 조리개 ƒ/0.7짜리 렌즈를 10대 생산하여 6대를 나사에 공급했고, 3대는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에게, 그리고 남은 1대는 칼 자이스 자신들이 소장했다.

또한, 칼 자이스가 만든 렌즈 중에는 Super Q Gigantar 40mm ƒ/0.33라는 엽기적인 렌즈가 있는데, 이 렌즈는 한창 밝기경쟁이 치열하던 1960년도 칼 자이스가 타 메이커를 놀래킬 생각으로 잡다한 렌즈부품들을 조합해만든 가짜 렌즈이다. Q는 독일어 Quatsch '농담, 헛소리' 의 뜻을 담고있으며, 당연히 촬영에 사용할 수는 없는 렌즈이다. 이 '렌즈'는 2011년 경매에서 8만 불에 낙찰되었다.

6.2. 빠른 조리개는 곧 고성능 및 고화질인가?

조리개값이 낮을수록, 즉 빠른 조리개일수록 렌즈는 커지며, 제조의 난이도도 상승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조리개값이 낮은 렌즈들이 고급 렌즈가 되며, 화질과 성능도 어느 정도 그 등급에 상응하도록 신경쓰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카메라 회사에서는 135포맷 기준으로 24-200mm 정도의 구간에서 단렌즈의 경우 ƒ/1.4-1.8, 줌렌즈의 경우 ƒ/2.8 정도의 조리개를 가진 렌즈들을 최상위로 라인업하고 있다. 즉, 조리개값이 낮은 렌즈들은 화질 및 성능도 우수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제조사의 마케팅 전략에서 기인하는 것이지, 빠른 조리개값 그 자체가 화질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조리개값이 1스탑 빨라지면 아주 단순히 계산해도 렌즈가 가로, 세로, 높이 모두 1.4배씩 커져야 하는데, 실제 제품들에서는 무게와 부피가 거의 두 배 정도 커지는 정도이다. 또한 근래 들어 이미지 센서의 고화소화가 진행됨에 따라 렌즈에도 더 높은 광학 성능이 요구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같은 초점거리와 조리개라고 할지라도 최신 렌즈들은 점점 크고 무거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개방조리개값을 포기하고 가벼운 조합을 꾸려 기동성을 추구할 수도 있으며, 느린 조리개의 렌즈들도 조리개값을 타협했을 뿐 해상력은 준수한 수준으로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몇 렌즈들은 조리개값이 어두워도 큰 문제가 되지 않거나,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마크로(접사) 렌즈가 있는데, 마크로 렌즈는 짧은 작업거리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깊은 심도를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 일반적인 렌즈에서는 팬포커스가 되는 정도를 넘어 회절이 일어나므로 꺼려지는 조리개 구간에서도 심도가 충분히 깊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리개 개방치를 넓히는 것보다는 왜곡이 적으며 해상력이 높은 묘사 특성을 중시하며, 근거리 촬영시에 일어날 수 있는 화질 문제를 보정하는 것이 우선으로, 줌렌즈들처럼 ƒ/2.8 정도가 일반적인 최대 개방치이다. 한편 망원렌즈의 경우 초점거리가 수십 cm에 이르게 되므로, 조리개의 직경도 크게는 십여 cm에 육박하게 된다. 따라서 300-400mm 정도에서는 ƒ/2.8만 되어도 굉장히 빠른 조리개로 취급되며, 초점거리가 더 길어지면 ƒ/4-5.6보다 빠른 렌즈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또한, 조리개값이 밝아질수록 주변부와 중앙부 간의 선예도와 밝기차가 더욱 심해지게 된다. 많은 렌즈 제조사에서 조리개값이 낮은 렌즈가 화질이 좋은 렌즈로 취급되도록 개발하고 있지만 중앙부 대비 주변부 화질의 열화는 쉽게 해결하기가 어렵다.

[1] EF 50mm ƒ/1.8 II [2] 역할은 유사하지만, 홍채를 본떠서 조리개를 고안한 것은 아니며, 카메라 또한 사람의 눈을 본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두 가지는 잘못 알려진 상식으로, 다만 안구와 카메라의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빗대서 설명하는 것이다. [3] 조리개 날이 짝수일 경우 조리개날의 숫자, 홀수일 경우 날 숫자의 두 배 [4] 이 상은 곧 센서면을 향해서 본 조리개의 상이다. [5] Apple의 디바이스들이 이 표기를 사용한다. [6] 삼성 갤러리에 이 표기가 사용된다. [7] 요즘 렌즈 모델 표기에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다. [8] 소수점 2번째 자리로 끊으면 1.00 - 1.19 - 1.41 - 1.68 - 2.00 - 2.38 - 2.83 - 3.36 - 4.00 - 4.76 - 5.66 - 6.73 - 8.00 - 9.51 - 11.3 - 13.5.... [9] 역시 소수점 2번째 자리로 끊으면 1.00 - 1.12 - 1.26 - 1.41 - 1.59 - 1.78 - 2.00 - 2.24 - 2.52 - 2.83 - 3.17 - 3.56 - 4.00 - 4.49 - 5.04 - 5.66 - 6.35 - 7.13 - 8.00 - 8.98 - 10.08 - 11.31 - 12.70.... [10] 외국에서 이를 표기할 때는 "Out of focus" 라고 표기한다. [11] 이에 대해선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같은 배경흐림으로 찍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크롭된 이미지는 배경흐림 역시 크롭되어 ƒ/1.8의 경우 ƒ/1.8[math(\times)]1.5 혹은 ƒ/1.8[math(\times)]1.6 즉 ƒ/2.7 혹은 ƒ/2.88 정도의 배경 흐림을 갖게 된다. [12] 예를 들자면 크롭 56mm ƒ/1.2와 풀프레임 85mm ƒ/1.8은 비슷한 흐린 정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13] 짝수개의 경우 조리개의 날수와 빛갈라짐의 개수가 동일하지만, 홀수개의 경우 조리개의 날수의 2배만큼 나타난다. [14] 실제로 카메라에 입문한 사람들이 단렌즈를 처음 구입하고 나서 '사진이 밝아진 것 같다'는 리뷰를 쓰는 일이 적지 않다. 노출 3요소의 상관 관계보다 '밝은 렌즈'라는 용어를 먼저 접한 경우 실제로 일어나는 오해이다. [15] 단 여전히 렌즈 코팅의 품질 등에 따라서 투과율이 꽤 낮은 렌즈도 많다. 예를 들어 빠른 조리개값을 내세워 Speedmaster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 Mitakon의 렌즈들은 이름에 맞지 않게, ƒ/0.95의 조리개값을 가지고도 T스탑은 T1.5 부근이다. [16] 이들은 화질이 낮고 초점링이나 조리개링의 만듦새도 사진용 렌즈에 비해 질이 낮고 사용하기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이런 렌즈들도 카메라에 물릴 수있게 되어 독특한 결과물로 각광받았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