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残酷な神が支配する A Cruel God Reig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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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e63f33,#010101><colcolor=#ffffff,#dddddd> 장르 | |
작가 | 하기오 모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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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권 17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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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 소녀만화계의 거장 하기오 모토의 장편만화. 1997년 1회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우수상 수상작. 1992년에 연재를 시작해 2000년에 완결되었다. 제목인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는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작품 속에 나오는 문장에서 따 왔다.제르미라는 평범한 소년이 성폭력에 의해 걷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과 거기에서 헤어나오려는 몸부림을 그렸다. 주요 인물인 제르미, 그레그, 이안이 모두 남자이기 때문에 BL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반적인 LOVE를 해석하는 시각으로는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 이 작품은 BL보다는 가정내 폭력, 성폭력, 트라우마, 그리고 다양한 트라우마를 지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극적인 연출과 섬뜩하도록 심도 깊고 충격적인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수작. 작품이 처음 발표된 지 20여년이 다 되어가지만 지금 읽어 봐도 그 충격의 강도는 덜해지지 않는다. 어지간한 멘탈갑인 사람들도 심신이 피폐해진다고 평할 정도인데, 쿠크다스 멘탈인 사람들이 이걸 보면 그 충격이 장난 아니기로 유명하다(...).
잔혹한 천사의 테제의 제목은 이 만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2. 줄거리
제르미는 미국 보스턴에서 어머니 산드라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건강하고 평범한 소년이다. 제르미가 여자친구인 비비안과 7월에 케이프코트에 여행을 갈 계획을 세우고 있을 무렵, 화랑의 점원으로 일하고 있던 산드라는 화랑에 전시해 둔 남편의 유품인 벚꽃 날밑에 관심을 보이는 부유한 엘리트 영국인 신사 그레그를 만난다. 산드라는 그레그의 퍼붓는 애정과 선물 공세에 넘어가 순식간에 그레그와 사랑에 빠져 이내 약혼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완벽한 신사인 줄 알았던 그레그는...3.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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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 버틀러
어머니인 산드라와 둘이서 보스턴에 살고 있던 평범한 15세 소년. 작중에서 ' 플라톤이 사랑한 그리스의 미소년 같다', '속눈썹 사이가 솜털로 메워져 있다'는 묘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상당히 미소년이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나약하고 의존적인 성격의 어머니 산드라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는데, 이 때문에 그레그의 사냥감이 되고 만다.[1] 봉사 활동을 하며 여자친구인 비비안과 7월에 케이프코트로 여행을 갈 계획을 세우는 평범한 미국인 소년이었지만...
산드라와의 결혼을 빌미로 그레그가 협박을 하는 바람에 그에게 강간당한다. 그후 여자친구인 비비안에게 말실수를 해서 헤어지고 병약한 산드라에 대한 염려 때문에 모친과 함께 그레그의 집이 있는 영국으로 간 뒤 완전히 그의 노리개가 된다. 거부하면 산드라에게 모든 사실을 알릴 거라는 그레그의 협박 때문에 감당하기 얼러운 수준의 지독한 학대를 참는다. 이 와중에 성당에 오르간을 치러 온 음대생 나디아를 연모하지만 나디아는 그레그의 장남 이안에게 마음을 준다. 급기야 그레그가 채찍질까지 하기 시작하자 마음을 기댈 데가 없어진 제르미는 은퇴한 심리상담사를 찾아가 거기서 말 못하는 소녀 발렌타인을 만난다. 자신이 당하는 학대를 털어놓은 제르미는 상담가와 함께 그레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지만[2] 심리상담사가 죽은 뒤 학교에서 성추행하려는 선배와 싸움을 벌 제르미는 정학처분을 받고 그레그는 이를 핑계로 보스턴 여행을 취소한다. 보스턴에 돌아가면 도망치려 했던 제르미는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그레그의 차 브레이크를 몰래 고장내고 그레그는 차사고로 죽는데 문제는 그 때 차에 산드라가 동승하여 함께 죽었다는 것.
이안은 그레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제르미가 미소를 짓는 것을 보았으며 장례식장에서 넋이 나가 혼잣말을 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사고에 의혹을 가지게 된다. 이안이 사고에 대해 끈질기게 추궁하자 제르미는 고백을 하느니 이안을 죽여버리기로 하고 이안과 외딴곳에 있는 보트 창고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만나기로 한 날 산드라의 숨겨진 일기를 발견하는데 일기에는 산드라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적혀있었다 (산드라 항목에서 서술.).살아갈 의지를 완전히 상실한 제르미는 충동적으로 이안에게 '그레그와 더 이상 섹스하기 싫어서 그를 죽였다'고 고백한 뒤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려고 한다. 이안이 구해 살아난 뒤 그레그에게 당한 성학대와 산드라의 묵인을 폭로한다. 이후는 이안 항목에서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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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롤랜드
영국 출신의 신사이자 부자인 미중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수재로 자신과 타인에게 엄격한 로맨티스트로 등장했으나...
이런 모습은 모두 가면이고 진실은 위선적이며 기만적이고 끔찍한 새디스트.[3] 사망한 전처 리리야와의 사이에 두 아들 이안과 매트를 두고 있다. 보스턴에서 우연히 죽은 아내의 유품과 한 쌍인 벚꽃무늬 칼받침을 발견하고, 이를 사려하는 과정에서 판매직원인 산드라와 산드라의 아들 제르미를 만나게 된다. 산드라에게 애정과 선물공세를 퍼부어 2주만에 약혼까지 하지만 이는 제르미를 붙잡기 위한 미끼였다. 사실 첫 화를 유심히 보면 처음 만난 제르미를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처음 관심을 보인 것도 산드라가 아닌 제르미. 산드라가 자신에게 푹 빠진 것을 이용해 제르미에게 성관계를 강요하였다. 제르미가 이를 거부하자 산드라에게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해 결국 산드라와의 화해를 조건으로 제르미를 강간한다. 영국에 따라오지 않으려는 제르미에게 "너와 있었던 일은 한 때의 실수이니 잊어 달라."며, 제르미로 하여금 이제 그 일에 대한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다는 착각을 하도록 유도했다. 계획대로 제르미가 영국에 오자 태도를 바꿔 그의집에 온 첫날부터 다시 강간하며, 이후 반년 동안 죽을 때까지 산드라를 빌미로 제르미를 성학대하고 폭력을 휘둘렀다. 제르미에게 사랑은 지배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는 관념을 세뇌시킨 장본인. 심지어 그는 죽은 후에도 제르미의 환각으로 꿋꿋하게 등장한다!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제르미 앞에서만 보인 모습이며, 타인 앞에서는 완벽한 사업가이자 지역 유지, 상류층 인사로서의 모습만 보였다.[4][5]
실은 그레그도 상처와 좌절로 얼룩진 사람이라는 것이 작품이 진행되면서(그가 죽은 후에) 드러난다. 둘째 아들인 매트를 끔찍이 미워했는데 이는 어릴 적의 자신의 처지와 매트의 처지가 닮았기 때문이었다. 매트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한 말조차 자신이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들은 말과 똑같은 것. 불행한 가정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을 이루리라 맹세했지만 아내인 리리야의 불륜과 자살, 아들인 이안의 가출 등으로 인해 그 소망은 처참하게 박살나 버렸다. 그가 제르미와 산드라에게 집착한 건 이 모자를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과 상처를 보상받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제르미에게 저지른 악행이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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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롤랜드
그레그와 전처인 리리야 사이의 자식으로 어머니를 많이 닮은 장발의 미남이다. 공부도 잘하고 복싱에 능해서 자신과 체급이 다른 선수(물론 둘 다 아마추어다.)와도 싸워 이길 정도로 엄친아지만 학교인 모딘에서는 두려움의 대상. 거침없는 성격에 가출과 폭력사건으로 유급을 했기 때문인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마피아의 여자를 건드렸다가 보스에게 총을 맞았다는 등 말이 많지만 사실은 연상의 여자와 동거했다가 그 남자의 전 애인이 돌아오는 바람에 칼부림이 날 뻔해, 겁에 질린 여자가 쏜 총에 배를 맞은 것. 이 여자의 전 애인이 복싱선수였기 때문에 복싱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6] 그레그의 사고가 나기 전에는 새로 생긴 형제인 제르미와 잘 지내보려고 노력했으며 나름대로 좋아하고 있었다. 제르미도 이안에게 호의를 갖고 있었다.
그레그와 산드라가 차 사고로 죽은 뒤 제일 먼저 제르미를 의심한 사람이다. 집요하게 제르미를 추궁하지만 그 결과 끔찍한 진실을 마주한다. 완벽한 신사이고 존경받는 사업가인 아버지가 제르미를 지속적으로 강간했다는 진실에 혼란스러워하다가, 제르미의 등에 난 채찍자국 외에는 물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자 제르미의 고백을 완전히 부인해 버린다. 이에 절망한 제르미는 보스턴으로 떠나버렸고 뒤늦게 제르미가 말했던 모든 증거들-제르미를 때린 허리띠, 묶은 데 쓴 밧줄, 가면, 사진, 패티큐어-을 비밀장소에서 발견하고[7] 비로소 제르미의 고백을 부정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시험도 팽개치고 보스턴으로 제르미를 찾아간다.
그러나 이미 제르미는 거리의 싸구려 남창이 되어 있었다. 끈질긴 설득 끝에 제르미를 런던으로 데려오지만 그는 이안의 계획대로 갱생하기는커녕 가벼운 마약과 매춘을 계속하고 이안을 유혹하는 등 계속 사고를 쳐 오히려 이안을 지치게 만든다.[8] 결국 폭발한 이안은 제르미와 싸우다가 "너는 내가 있는 곳까지 추락하지 못해!"라는 제르미의 말에 충동적으로 성관계를 갖고, 자신이 이전부터 제르미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여자친구인 나디아와도 헤어진다.
이후 수많은 싸움과 번민 끝에 제르미는 자신이 이안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지만 상태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발렌타인과 에릭의 일을 알게 되면서 이안을 자신의 공범자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안 또한 무너져 버린 아버지에 대한 신념과, 제르미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이 죽은 그레그 대신 제르미를 지배하고 파괴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제르미를 만난 후 그가 겪게 된 사랑은 여태까지 했던 행복하고 부드러운 감정이 아니라 괴롭고 잔혹한 것이었고, 그것은 바로 제르미가 이제껏 겪어 온-그레그가 가르친-사랑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이안은 환각 속에서 제르미의 공범이 되기로 결심하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쓰러져 버린다. 이 일을 계기로 이안과 떨어져 모딘에 복학한 제르미는 이안과 심적 거리를 두려 하고, 그의 자립은 잠시 성공하는 것 같았으다. 12월 25일 그러나 제르미의 생일이자 제르미가 그레그와 산드라를 죽인 날이 돌아 오자 제르미는 다시 정신적 조난 상태에 빠지고 이안은 제르미와 단 둘이 그 조난 상태에 동참하게 된다. 이후 이 조난은 매년 되풀이되어,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한 두 사람을 이어 주는 끈이 된다.
자전거 여행 도중 린 포레스트 저택으로 돌아가 제르미와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누고, 제르미가 산드라의 무덤 앞에서 모든 것을 말한 후, 2년이 지나 마음의 상처가 천천히 나아가는 제르미와 이안이 살아가는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지며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는 끝을 맺는다. 현실적으로 부모의 사망, 성학대,매춘, 마약 등의 상황을 2-3년만에 희망을 볼 정도로 극복하는 것은 대단히 빠르게 회복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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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라
제르미의 어머니. 금발의 미인이며 나약하고 의존적인 성격을 지녔다. 이는 할리우드 여 배우 지망생인 어머니가 그녀를 낳고 남자와 함께 집을 나간 뒤, 옛날식 교육을 받은 산드라의 할머니 밑에서 자라 의존적인 성관념을 주입당했기 때문. 이 할머니는 아장아장 걷는 제르미에게 어서 자라 할머니를 지켜달라고 한다. 제르미가 어릴 때 남편과 사별하고 둘이서 살아 왔다. 연인이 생겨도 제르미 때문에 번번히 헤어졌으며, 그 때문에 손목을 긋기도 했으나, 그 상처의 깊이가 얕은 것[9]을 보면 정말 죽을 생각이었다기 보다는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와의 약혼이 깨지자 또 자살소동을 일으켜 제르미를 궁지에 빠뜨린다. 다정한 로맨티스트인 그레그가 베푸는 애정공세와 물질적 혜택에 몹시 행복해한다. 제르미는 그런 산드라의 행복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그레그의 성학대를 혼자서 참는다. 그레그와 재혼한 후 아들 제르미와 함께 영국의 린 포레스트 저택으로 가서 살다가 12월 25일, 그레그가 탄 차에 동승하는 바람에[10] 사고에 휘말려 즉사한다.
거기에서 끝났으면 그나마 나았으련만, 제르미는 산드라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일기장을 통해 산드라는 제르미가 그레그에게 성학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모든 것을 모르는 척 묵인했으며 제르미를 질투하기까지 했다[11]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야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계기를 준다. 제르미는 오로지 산드라를 위해 지독한 성학대를 참아왔건만 정작 산드라는 모든 걸 알면서도 제르미를 배반한 것이다.[12] 한마디로 그녀는 자신을 사랑한다 믿었던 그레그가 제르미를 갖기 위해 이용하고 배신한 피해자였으나 아들이 당하는 정신적, 육체적 학대와 괴로움을 외면한 방관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하다. 제르미는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산드라에 대한 죄책감과 배신감에 크게 괴로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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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
그레그의 전부인인 리리야의 언니. 천사처럼 아름다웠던 리리야와는 달리 큰 체구와 빨간 머리를 지닌 중년 부인이다. 리리야가 매트를 낳으면서 죽어서 매트를 엄마 대신 키웠기 때문에 매트와는 거의 모자관계에 가깝다. 큰 조카 이안 또한 나타샤와 사이가 꽤 좋은 편으로 그녀가 아버지와 결혼하길 바라기도 했었다. 리리야가 죽은 뒤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10여년간 그레그에게 성적 학대와 폭력을 참아야 했다. 그 때문에 그레그가 산드라를 학대하지 않을까 걱정했고 제르미가 성학대를 받는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았다. 그러나 그레그가 제르미가 떠나면 대신 매트를 매일 때리겠다고 협박하자 매트를 위해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 때문에 제르미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제르미에게 심리학책을 빌려주는데 이 책의 저자가 제레미가 찾아간 심리학자이다. 그레그는 리리야를 남자에 미친 불륜녀로 묘사하고, 나타샤는 리리야의 불륜 애인은 그레그의 망상에 불과한 존재였다고 말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각각 절반씩은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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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야
그레그의 첫번째 부인. 러시아 출신 이민자이며 대단한 미인이었다. 약혼자가 있었으나 그레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그레그와 그레그가 원하는 성모와 같은 아내로 살려고 노력했고 몹시 까탈스러운 시어머니까지 모셨다. 그러나 그레그의 유학 때문에 함께 간 보스턴에서 전 약혼자였를 만나는데 그레그는 이를 불륜으로 의심한다. 이 때문에 고민하는 리리야에게 나타샤는 철저히 부정하라고 조언했고, 이는 그레그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것이었다. 전 약혼자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나날이 심해지는 그레그의 히스테리에 시달린 그녀는 결국 임신한 채 그레그가 보는 앞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만다. 세상을 떠난 리리야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매트이며, 그레그에게 매트는 리리야에 대한 자신의 죄책감과 아내의 부정에 대한 분노를 상징하는 아이였으므로 그는 매트를 사랑할 수 없었던 것이다.
최종권에서 밝혀지는데 사실 불륜을 저질렀었다. 그리고 이를 그레그에게 알린 것은 이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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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정신적 충격으로 말을 못하게 된 소녀.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깎고 있으며 제르미가 심리상담가를 찾아 왔을 때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었고 제르미가 당하는 학대를 알고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약을 건네주기도 했다. 심리상담가가 죽은 뒤에는 그의 딸 제니아와 함께 그녀가 스톡홀름에서 운영하는 집에서 살고 있다.
쌍둥이 오빠인 에릭과 어려서부터 깊은 애착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둘은 철이 들 때까지 한 침대를 썼다. 성관계가 뭔지도 잘 모르는 13살에 에릭과 얼떨결에 관계를 맺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겁을 먹은 나머지 '아이만 없어지면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이를 베개로 덮어 질식사시켜 버렸다. 그러나 아이는 없어지는게 아니라 죽어 버렸고, 발렌타인은 그 후 말을 하지 않게 되었으며 에릭과는 떨어져 지냈고 에릭이 편지를 보내도 답장을 보내지도 않았다. 아기는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을 제외한 주변에는 조산이라 일찍 죽었다고 알려졌다. 태어나면 양자로 다른 곳에 보내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제르미의 주선으로 에릭과 그의 아내인 뽀삐와 만나게 되었으며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에릭에게 자신이 저지른 죄(아이를 죽인 것.)를 고백하자, 에릭은 "나도 똑같이 했을 거다, 발렌타인이 나쁘면 나도 나쁘다, 발렌타인이 죽인 거면 나도 죽였다."고 말한다. 그 후 발렌타인은 제르미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순진무구한 신(에릭)을 살인의 공범자로 만들 수 없으며, 만일 에릭의 용서를 받아들이면 자신은 무의식에서 죄책감 없이 그 때 죽였던 아기를 죽이게 될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발렌타인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은 죄가 없는 에릭과 동일시였던 것. 그 후 발렌타인은 다시는 에릭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의 죄를 고해하고 용서받는 것이 아니라 죄를 죽을 때까지 자신 안에 가지고 살아가며 죄가 없는 에릭이 아닌 죄를 저지른 발렌타인이라는 한 인간으로서 자립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또한 에릭과 뽀삐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이후 제르미와 교류를 이어가며 나름대로 잘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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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제르미가 단체 심리상담에서 만난 17세 소년. 발렌타인과 똑같이 생긴 발렌타인의 쌍둥이 오빠이다. 어릴 적에는 에릭이 말을 하지 않고 발렌타인이 말을 하는 아이였다. 에릭이 피아노 선생에게 성학대를 당했을 때 곧장 얘기했지만 부모가 믿어주지 않았고,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아이들 말을 믿어주지 않은 걸 후회해서 발렌타인과 에릭을 떼어놓고 재우지 못했다.
자폐증으로 추정될 정도로 상식이 상당히 결여된 소년으로 남의 집에 가서 맘대로 목욕을 하는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아버지의 친구의 딸인 뽀삐와 15살에 일치감치 결혼해 에보니라는 갓난애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발렌타인을 그리워해서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가득 써 놓기도 했고, 마침내 제르미의 주선으로 발렌타인을 만났을 때는 극도로 흥분해서 달려든다. 발렌타인이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고백할 때 그는 발렌타인에 대한 순수한 애정으로 "나도 똑같이 했을 거다, 발렌타인이 나쁘면 자신도 나쁘다, 발렌타인이 죄를 저질렀다면 자신의 죄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이후로도 발렌타인을 잊지 못하지만 아내인 뽀삐와의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며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 참고로 뽀삐는 발렌타인이 낳은 아기에 관한 건 에릭과 발렌타인의 엄마에게 들어 대강은 알고 있었고 발렌타인과 대면했을 때에 그 아기와 관련된 사정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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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아
이안의 여자친구. 파이프 오르간 연습을 하기 위해 모딘 내의 성당에 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제르미와 이안을 알게 되는데 잘생긴 로맨티스트인 이안과 연인 관계가 된다. 불행한 사람에게 필요 이상으로 공감하는 버릇이 있으며 본인도 이를 인정한다. 부모님은 별거 중이며 어머니 클레어가 연인 로렌초를 공공연히 데리고 다니는 것을 창피하게 여긴다. 어머니에게 일방적으로 미움받으며 본인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해보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고양이 옥타비안을 기르고 있다. 이안이 제르미에 대한 애정을 자각하자마자 차이고, 어떻게든 다시 잘 해 보려고 하지만 또 실패. 새로 사귄 연인과도 잘 되지 않고 크리스마스에 이안과 약속을 잡았더니 제르미의 조난 때문에 버림받는 등 불쌍한 인물. 마지막에는 전혀 뜻밖의 인물과 이어져 결혼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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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제리
나디아의 동생으로 외모는 언니인 나디아와 비슷하다. 제르미와는 그룹 상담으로 만난다. 어릴 적에 한 수술의 영향으로 자살 시도를 반복하게 됐다. 아픈 건 싫어서 되도록 덜 아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의 과보호에 싫증내고 있으며, 어린 아이 같은 태도로 제르미를 곤란하게 하는 한편, 솔직한 모습으로 인해 어느 정도 제르미에게 안도 비슷한 감정을 일으키기도 한다. 약물 중독자인 사촌 파스칼과 같이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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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나디아와 마제리의 어머니. 발레 강사로 다 큰 딸 둘을 둔 어머니같지 않게 젊은 외모에 무서워 보이는 화장을 하고 다닌다. 애인인 로렌초를 데리고 다니는데 로렌초는 양성애자로 클레어의 조카 파스칼과도 그렇고 그런 사이이며 마제리의 보호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둘째딸 마제리는 지나칠 정도로 과보호하는 한편 큰딸 나디아에게는 뚜렷한 이유 없이 노골적인 적대와 혐오를 드러내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마제리의 익사 사고 후 드러난 과거에서 그 이유가 나오는데, 어릴 적 어머니의 입원 때문에 돌봐 줄 사람이 없자 부모가 언니와 남동생은 조부모 집에, 그녀를 친척 집에 잠시 맡겼는데 그 때 사촌들에게 학대를 당한 것이다. 친척 중 둘째는 낮에 그녀를 때리며 괴롭혔고 첫째는 밤중에 옷을 벗기고 몸에 이물질을 삽입했는데 마제리가 항문 내시경 수술을 받을 때 그걸 참관하던 도중 트라우마가 되살아나 마제리와 학대받았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동일시한 나머지 이후 마제리를 과보호하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마제리에게 끔찍했던 수술 때의 기억을 일깨우는 말을 하는 나디아(나디아 본인은 전혀 의도치 않은 것이었지만...)에 대한 적대감도 비슷한 맥락에서 추측 가능.[13] 겉으로는 그런 트라우마가 전혀 드러나지 않게 도도하고 강인해 보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트라우마를 감추는 갑옷과 같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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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롤랜드
이안의 남동생. 부모보다는 이모 나타샤를 많이 닮았다. 죽은 리리야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나타샤가 갓난애 때부터 매트를 키웠으므로 나타샤를 엄마같이 생각하며 매우 따른다. 이안처럼 그레그의 친아들이 맞지만 어머니가 불륜을 저지르던 시기에 잉태되었다고 의심한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은연중에[14] 심적인 냉대를 받는다. 본인도 아버지를 매우 어려워하며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게 맞은 기억도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본인도 슬프지 않다고 말했다) 이안보다 집안에 대해 훨씬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레그의 죽음 이후 나타샤의 헌신적인 애정과 보살핌 덕분에 동물을 매우 좋아하고 목소리가 큰 청년으로 잘 성장해간다.
[1]
제르미가 그레그에게 성학대를 당하기 전 회상하는 대부분의 장면은 산드라가 손목을 그었을 때와 같은 그의 어머니에 관한 나쁜 기억이다. 손목을 긋고 피가 멈추지 않는다 어린 아들을 깨워 보여준다.
[2]
심리상담사는
살인계획을 세우는 동안에는 그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므로, 즉 제르미의 살인을 막고자 살인 계획을 세우자고 한 것이지 정말로 살인을 하자는 의도가 아니었다. 여담으로 실제 심리상담에서 쓰이는 기법으로
자살이나 살인 등 극단적 방법을 꾀하는 상담자의 경우, 다음번 상담이 있을 때까지 자살시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거나 하는 식으로 피치 못할 불상사를 막고 시간을 버는 것이다. 그는 제르미에게 성학대 사실을 고백하도록 권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상담을 미처 끝마치지 못한 채 노환으로 급사했고, 결국 이는 절망한 제르미가 살인을 저지르는 계기가 되었다.
[3]
그의 행적으로 볼 때 새디스트 성향 뿐 아니라 도미넌트 성향도 겸하고 있는 듯 하다. 사디즘은 성적 대상에게 고통을 줌으로서, 도미넌트는 지배함으로서 성적 쾌락을 얻는데 그는 작중 제르미를 향한 지배욕구와 정복욕을 여러 차례 드러낸 적이 있기 때문. 처음 제르미를 강간할 당시 그레그는 그의 몸을 정복할 영토 또는 함락할 성에 비유한다. 또한 비비안처럼 제르미가 관심 가지는 존재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4]
제르미가 그레그의 성학대 사실을 이안에게 고백했을 때, 그레그가 다소 이중적인 인간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이안조차도 "아버지처럼 존경받는 사람이 그럴 리가 없다."고 부정할 정도. 타인의 앞에서 얼마나 철저한 가면을 쓰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5]
그의 이중성은 아주 초반에도 등장한다. 갑작스런 이별 통보로 인해 절망한 뒤 급성알코올중독과 가스 흡입으로 입원한 산드라를 찾아올 당시의 이중적인 면모는 소름끼칠 정도다. 산드라를 면회한 후 병실 밖 의자에서 애통함에 우는 척을 하는데 제르미는 그가 진심으로 후회와 죄책감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줄 알았다. 물론 과거 아내의 자살로 인해 트라우마가 있으니 산드라의 자살 소동에 충분히 동요했을 수 있지만, 제르미가 병실 밖으로 나오자 태도를 싹 바꿔 약속은 서로 지켜야 한다며 그를 세이람에 데려가 강간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비틀린 사람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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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안은 배꼽이 두개다. 하나는 원래 있던 것, 하나는 그 옆에 총맞은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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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의 연출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이안은 그레그의 서재에서 회상을 하다가 우연히 비밀 서랍을 발견하게 된다. 어릴 적 이안은 거기서
십자군에 관한 책을 읽다가
소년 십자군에 대해 보고 "이 애들은 어떻게 됐을까?"라고 그레그에게 묻는데, 그레그는 "나중에 네가 커서 가르쳐 주렴."이라고 대답한다. 그 회상 직후 발견한 비밀 서랍에는 그레그가 제르미를 학대한 증거품들이 나온다. 그리고 더 이상 언급되지는 않지만, 실제로 역사 속의 소년 십자군은 어른들의 속임수에 넘어가 대부분 죽거나 노예로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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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형적인
PTSD 증상으로 보인다. 성적 학대를 당했는데 어째서 성행위를 기피하지 않고 도리어 매춘을 할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트라우마로 인해 난잡한 성생활을 하는 것은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는 자존감과 직결된 문제로 학대 당시 자신의 의지가 완전히 묵살당함으로서 자신을 쓸모 없는 존재로 여기게 되며, 그 상황에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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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시도한 발렌타인의 손목을 보고 제르미가 어머니의 손목에 있는 상처는 티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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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산드라가 그레그의 차에 탄 이유는 제르미의
보스턴 여행에 대해 좀 더 확실히 말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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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의 비서인 데비에게 아무 이유 없이 폭언을 퍼붓거나 그녀와 그레그가
불륜을 한다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는데, 데비는 제르미와 똑같은
흑발
곱슬머리다. 자신의 아들이 남편에게 성학대를 받고 있단 사실을 모른척 하는 와중 제르미에게 화를 낼 수는 없으니 데비에게 제르미를 투영하여 분노와 질투심을 쏟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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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현실에서도 배우자 또는 연인이 자식에게 가하는 폭력이나 학대를 묵인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심지어 자신의 배우자 또는 연인을 빼앗았다는 질투심과 배신감에 사로잡혀 학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원망해서 괴롭히는 경우도 자주 있다. 산드라의 경우에는 앞에 서술한 남자에게 의존적인 성향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그녀가 제르미를 사랑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또다시 보호자 없이 혼자 살아야 하는 것이 무서워 생긴 문제이다. 전남편의 사망 이후, 제르미에게 사실상 자신의 보호자 역할을 맡겨왔던 묘사를 보면 마치 제르미가 그녀의 연인이나 남편처런 보인다.[15] 언제나 그녀의 의존증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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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이전에도 이미 어느 정도 편애가 존재했던 것으로 봐서 그저 둘의 성향이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서로 반대의 성격이기 때문에 상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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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골적인 냉대지만 나타샤를 제외한 주위 사람들이 '매트가 말썽꾸러기라 그런 것'이라고만 생각할 정도로 그레그는 교묘하게 굴었다.
[15]
제르미가 그레그를 따라 영국에 가지 않기 위해 산드라를 설득하려 하지만 그녀는 불안한 반응을 보인다. 과거 그녀의 자살 소동으로 인해 제르미를 입양하려 했던 고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대단히 히스테릭하게 반응하며 남편의 누나가 언제나 제르미를 빼앗으려 했다는 불평을 털어놓는데, 이 대목은 산드라가 얼마나 제르미에게 의존적인지를 알 수 있다. 사실 이때라도 제르미를 양자로 보냈더라면 그 모든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물론 제르미가 영국에 오지 않으면 그레그는 산드라와 결혼하지 않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