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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6 07:35:52

자존감

자긍심에서 넘어옴
1. 개요2. 자존감에 대한 인식 확산
2.1. 미국 양육 태도의 변화
3. 자존감의 유형
3.1. 높은 자존감3.2. 낮은 자존감3.3. 안정적 자존감과 방어적 자존감3.4. 나르시시즘과 부풀려진 자아
4. 자기계발서, 인터넷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자존감5. 과학 이론
5.1. 사회 관계 측정 이론 (Sociometer theory)
6. 비판
6.1. 자존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6.2. 반성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6.3. 옳지 않은 표현인가, 아닌가?
7. 기타
7.1. 자긍심 함양의 문화적 차이
8. 관련 문서

1. 개요

자아 존중감() 혹은 줄여서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고 가치있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마음을 말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자기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냐는 의미. 일상적 활용으로는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 정도로 사용된다.

자존감이 높으면 자신의 행복에 유리하며, 낮으면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높은 편이다.

평균적으로는 여성보다 남성의 자존감이 더 높은 편이다. 그래서 여성들이 외모 관리에 더 신경을 쓴다. 다만 이는 평균일 뿐이므로 모든 여성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자존심과 철자는 비슷하지만 용법상 차이가 있다. 자존심은 타인이 자신을 존중하거나 받들어 주길 바라는 감정을 의미하지만 자존감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감정의 의미로 쓰인다. 가지면 긍정적으로 보는 자존감과 달리 자존심은 나를 돌아보지 않고 타인의 경의만을 바라는 인간상을 의미하는 이기적 이미지로 사용된다.

이런 말을 만든 과정은 영어 self-esteem이라는 단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Self를 자아로 esteem을 존중으로 해석하고 감정을 뜻하는 접미사 感을 붙여서 만든 조어로 추측된다. 영어에서 "self-esteem"라는 단어 자체는 심리학 용어로서 1890년경부터 쓰였다. 즉, 전문어와 일상어의 차이와 한국어의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는 전혀 다르다. 또한 이들은 영어로 'Self-Esteem'과 'Pride'의 차이를 나타낸다.

자존감은 심리학적으로 두 가지 경우들로 나눌 수 있다.
일본어에서는 ‘Self-Esteem’을 자존심(自尊心)이라고 한다. 자존감이라고 실제 일본인 앞에서 말하면 처음 들어보는 단어라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

2. 자존감에 대한 인식 확산

1970년대부터 주로 서구 선진국 정부와 각종 단체로부터 자존감의 중요성이 지지를 얻어 자존감 운동(self-esteem movement)이라고 불릴 정도 자존감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산되었다. 집단주의 사회로 불리던 일본에서의 연구에서는 자존감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이 현상은 특정 서구 개인주의 사회에만 국한되었다. #


이 운동의 기본적인 태도는 낮은 자존감이 개인적, 사회적 문제 근원이라는 것이다. 이 운동의 주역, 심리학자 나다니엘 브랜든(Nathaniel Branden)은 불안과 우울증, 친밀감이나 성공에 대한 두려움, 배우자 구타 또는 자녀 성추행에 이르기까지 낮은 자존감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 심리적 문제는 찾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많은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낮은 자존감으로 보았다.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던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존 바스콘셀루스(John Vasconcellos)는 1986년 캘리포니아에서 자존감과 개인 및 사회적 책임에 관한 태스크 포스(Task Force on Self-Esteem and Personal and Social Responsibility)를 구성하고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2.1. 미국 양육 태도의 변화

이 운동은 미국 가정의 양육 태도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연구에 따르면 따뜻하고 지지적인 양육 방식이 아동의 높은 자존감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되었고, 이러한 양육 방식은 자존감 발달에 어떤 인과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되어 아이의 생애 초기 부모의 태도가 자존감 발달의 주요 원천으로 알려졌고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아이가 보살핌과 존경을 받고 있다는 안정적인 감각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된다고 믿어졌다. 또 자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의사 결정에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원하는 성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건강한 자존감에 기여하는 어린 시절의 경험: 경청, 존중하는 말, 적절한 관심과 애정, 성취 인정, 실수나 실패 인정 및 수용.
낮은 자존감에 기여하는 어린 시절의 경험: 가혹한 비판, 신체적, 성적 또는 정서적 학대, 무시, 조롱 또는 놀림 또는 항상 완벽할 것으로 기대됨.

이러한 20세기 말 양육 태도 변화 이후에 미국으로 이민 간 아시아계, 히스페닉계, 중동계, 동유럽계 부모들은 전통적인 권위주의적 양육 태도를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과 백인 부모와 차이를 말하는 유머나 인터넷 밈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육아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미국에서 나온 학술 자료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에 따라서 한국에서도 아이를 존중하는 양육 태도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아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혼내는 것을 꺼리는 양육 방식이 오래전부터 존재하기도 했다.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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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부모와 아시아 부모의 차이에 대한 인터넷 밈 [1]

3. 자존감의 유형

3.1. 높은 자존감

3.2. 낮은 자존감

자긍심이 낮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관련 평정 척도상에서 전체 표본의 하위 33%에 속함을 의미한다. 주로 활용되는 척도는 "Rosenberg's Self-Esteem Scale" 이다.

자존감 높이는 방법

3.3. 안정적 자존감과 방어적 자존감

안정적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격려 없이도 긍정적인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방어적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은 자존감이 깨지기 쉽고 비판에 취약하다. 그런데 두 유형의 사람 모두 로젠버그 자아 존중감 척도에서 긍정적인 자존감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방어적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잠재의식적인 자기 의심과 불안감을 내면화하여 비판을 받는 것에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사람은 높은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자 한다.

3.4. 나르시시즘과 부풀려진 자아

나르시시즘은 자신에 대한 과도한 사랑을 나타내는 성향이다. 자기 가치에 대한 부풀려진 인식이 특징이다. 나르시시즘 성향과 자존감 사이에는 중간 정도의 상관관계만 있다. 즉, 자존감이 높고 나르시시즘 성향은 낮을 수 있고, 자존감도 높고 나르시시즘 성향도 높을 수 있다. 특히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우월감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나르시시즘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과장된 존중 외에도 권리, 착취, 지배와 같은 특성이 있다. 나르시시스트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자신이 남들보다 더 특별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4. 자기계발서, 인터넷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자존감

자기계발서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보편화되면서 인터넷상에는 서로 형태가 비슷한 자존심과 자신감, 자존감을 이렇게 구별하는 포스팅도 볼 수 있다.
넌 자존심도 없냐?
걘 자존심이 너무 세.
얘는 자존심이 있다.(X)
너의 자존심이 보기 좋다.(X)
그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다. - (긍정적인 뜻으로도 쓰일 수 있다.)
너는 자신감이 있다.
걔의 자신감이 보기 좋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 (부정적인 뜻으로도 쓰일 수 있다.)
원래 자존감이 낮은 애들이 그러잖아.
자존감을 키워야 대인 관계가 좋아진다.

한편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자기계발서의 용례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구별하고 있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모두 자신을 좋게 평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자존심은 타인과의 경쟁 속에서 얻는 긍정이며 자존감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긍정이다. 이에 따라 자존심은 끝없이 타인과 경쟁해야 존재할 수 있으며 패배할 경우 무한정 곤두박질친다. 반면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확고한 사랑과 믿음이기에 경쟁 상황에 따라 급격히 변하지 않는다.

이에서 알 수 있듯, 자존심과 자존감(self-esteem)의 근본적인 차이는 믿음(belief)에 있다. 널리 알려진 것과 같이 자존감과 자존심은 서로 대립되거나 연결되는 개념이 아니며 오히려 (다소의 오해를 감수한다면) 별개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용이하다.

거기다가 여러 반례들이 있다.
따라서 자기계발서에서 쓰이는 '자존감'의 주관적인 정의는 이와 같이 말할 수 있다.
자신과 타인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마음.

엉터리 정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자존감이 타인보다 높은 사람에게 생기는 불이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자존심이 타인보다 강한 사람과는 달리 자존감이 높은 사람에게는 단 하나의 불이익도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정도로 정의를 해보면 자기계발서에서 '자존감'에 대해 논할 때 나오는 거의 모든 용례를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자존감이 높으면 당연히 타인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여기서 말하는 자존감이란 사회적 지능과 경제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자부심과 자존감은 서로 다른 뜻이라는 블로그 포스팅이나 자기계발서를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링크), 학계에서 쓰는 정의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으니 읽을 때 주의를 요한다.

5. 과학 이론

5.1. 사회 관계 측정 이론 (Sociometer theory)

사회 관계 측정 이론은 자존감이 개인이 지각한 자신의 사회 관계를 반영하는 척도라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즉 만약에 누군가가 원만한 사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는 자존감이 높을 것이고, 반대로 사회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최소한 자신이 원만하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자존감이 낮을 것이라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16] 이 이론은 인지 행동 치료의 선구자인 앨리가 처음 아이디어를 제공한 후 2000에 Leary가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제시한 이론인데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회 관계 측정 이론은 과거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 협동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 서로 사회적 관계를 단단히 유지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러기 위해 자존감을 개발하여 자존감이 떨어지면(=사회적 관계가 약해지면) 자존감을 보충하도록 사회적 관계를 강하게 하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몇몇 연구들은 실제로 이들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어떤 연구에서는[17] 자존감이 낮을수록 사람들이 타인이 자신을 수용하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fMRI 연구 결과[18] 사람들은 타인에게 거절당할 경우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회 관계 측정 이론은 자존감의 크기와 자존감 불안정성(self-esteem instability:자존감이 변동하는 정도) 사이에 부적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메타 분석 결과 사실로 나타났다.[19] 이외에도 많은 연구가 사회 관계 측정 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존감=내 사회적 관계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피진스키와 연구자들은[20] 사회 관계 측정 이론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들이 다른 이론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피진스키가 미는 이론인 공포 관리 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TMT)에 따르면 자존감은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가치인데, 자신이 타인에게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면 당연히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자존감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사회적 관계가 불안정한 히키코모리보다는 사회적 관계가 원만한 정상인들이 자존감이 더 높은 게 당연하다. 게다가 피진스키는 사회 관계 측정 이론을 지지한 연구들이 모두 개인에게 의미 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했다고 강조한다. 즉 위의 연구들에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정확하게 자기 자신의 가치과 관련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만 영향을 받았다는 것. 이는 상당히 중요한데 실제로 사회 관계 측정 이론에 따르면 주변 사람에게 무시당하거나 욕먹으면 자존감이 떨어져야 하지만, 인터넷 등지에선 남에게 먹은 욕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관종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위의 논문을 작성한 저자들은, 이런 면에서 자존감을 사회적 관계만으로 설명하는 사회 관계 측정 이론보다는, 자신의 가치라는 면에서 자존감을 설명하는 공포 관리 이론이 더 뛰어난 이론이라고 밀고 있다. 저자들의 관점을 지지할지는 개개인의 자유지만, 사회 관계 측정 이론이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한계 또한 가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6. 비판

6.1. 자존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제 와서 이런 충고를 드리는 것이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자긍심 같은 건 잊어버리세요. 대신 자기 통제(self-control)와 자기 수양에 더 집중하세요. 최신의 연구에 따르면, 이 두 가지가 여러분 개인이나 우리 사회에게 더 이롭습니다."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 Baumeister), 2005[21]

6.2. 반성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을 부정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런 것이 지속되면 잘못을 했을 때 스스로 반성하지 않는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쉽게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반성을 위해서 반드시 자기 존재를 부정적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시험 성적이 낮은 아이게 "너는 참 멍청하다", "너는 게으르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너는 참 훌륭한 아이인데 왜 성적이 낮게 나올까?"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 개인의 존재가 가치가 낮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건에 대해서 국한해서 비평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무가치하거나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는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소중한 사람임을 언급해 주는 것이다. 특정 행동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동시에 자기 존재는 비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특정 행동과 자기 존재를 동시에 비판하면 극심한 우울과 분노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동반되는데 이것이 강력한 감정적 변화를 동반하므로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된다고 착각하기 쉽다. 예를 들면 "너는 참 멍청하다. 그러니 성적이 낮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극도의 우울감을 동반하기 때문에 공부라는 분야 전체를 두렵고 부담스러우며 자신감이 떨어지는 분야로 만들어버릴 수가 있다. 지하철에서 공황 발작을 일으킨 사람이 지하철뿐만 아니라 기차도 싫어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높은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반성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사건에 국한해서 비판하면서도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부정적인 행동을 나답지 않은 행동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6.3. 옳지 않은 표현인가, 아닌가?

정신과 전문의 李修景(이수경) 씨는 성폭력 피해자의 후유증으로 자기 학대, 죄책감, 세상에 대한 공포, 낮은 자존감과 이에 따른 사회적 기술 부족, 억압된 분노.적개심, 신뢰를 맺는 능력 부족, 역할 혼돈 등을 들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애착 관계 형성과 성폭력 발생의 귀책이 가해자에게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995년 10월 4일 연합뉴스 기사 기사 원문

한때 불었던 자기계발서 열풍 속에서 자존감의 개념 및 의미가 널리 사용되었지만 자기계발서 유행에 반하는 여론을 중심으로 자존감이란 단어가 오히려 번역 과정에서 생긴 잘못된 표현이라거나 자기계발서가 지어낸 신조어라는 주장이라며 자주 지적했다. 하지만 자존감이라는 단어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고 딱히 self-esteem과의 연관성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인용문에서 보이듯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2000년대 이전부터 쓰여오던 단어이다. 그런다고 단순히 대충 쓰는 용어도 아니었던 것이, 1990년대에 발간된 심리학/ 의학 등의 논문에서도 쓰이던 표현이었으며[29], 방송대에서 1999년 출판한 교육심리학 도서에도 언급이 되어 있는 용어이다. #[30] 기반이 되었을 단어인 '자아존중감'은 자존감보다 더 많은 검색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또한 단어 활용이 정착된 2010년 이후로는 학술, 업계 쪽 사람들도 스스럼없이 쓰고 있는 중이다. 또한 한국심리학회 사이트에 있는 용어 사전에서 역시 collective self-esteem를 집단 자존감으로 번역하는 등,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쓰이고 있는 상태이다.

2015년 이후로는 사전에서도 인터넷 사전을 위시하여 등재되고 있고, 국립국어원 역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단어이나 존중하다에 -감이라는 단어를 붙인 조어로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법상으로도 큰 문제는 없는 셈.

결론적으로 자기계발서가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미친 영향은 학술, 전문 용어 정도로 간간이 쓰였던 단어를 일상 언어화시킨 것이지, 아예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었거나 학술 용어를 멋대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7. 기타

7.1. 자긍심 함양의 문화적 차이

상기했듯이 1970~1990년대에 북미권의 수많은 가정들에서는 "우리 아이 자존감 키워주기" 가 최대의 핫이슈가 되었었다. 물론 그 당시의 교육 관행이 오늘날까지도 어느 정도는 잔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게나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중요하게 취급된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이전에는 의외로 서양에서도 자녀가 뭘 하든지 무조건 칭찬해 주거나 자녀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처럼 취급하는 경향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1930~1940년대 서구권 육아 지침서에는 "만일 당신의 자녀가 떼를 쓰면, 세상이 자기들 맘대로 그리 만만하게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철저히 깨닫도록 해 주어라." 라는 문구가 버젓이 있었을 정도였다.

동아시아의 경우 뜻밖에도 의도적으로 자녀의 자긍심을 깎아내리는 문화적 특징이 과거에 존재했었다. 자기 자녀를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동아시아의 문화적 특징은 서구 연구자들에게 줄기차게 연구되어 왔으며,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극복되긴 했지만 일부 노년층들 사이에는 아직 잔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문화 심리학 계통의 서구 연구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비하 → 타인의 추켜세움 과정 불문율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잠재적 역기능이 최소화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즉 공동체적인 가치와 질서를 개인이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부모가 낮추고 타인이 높이는 전략을 채택한다는 것.[33] 참고로 이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곳은 바로 중국.

하여간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이런 식으로 자녀를 소개했다간 자칫 자녀의 앞길을 망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34]

소개가 아닐 경우에도 이러한 문화적 맥락은 여전히 작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빼어난 미모를 지닌 될성부른(?) 어린이에게 유치원 선생님이 일부러 " 너 못생겼어! 아유 못생긴 녀석!"이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35] 이 역시 이 아이가 훗날 " 나 좀 잘생긴 듯? 후훗~" 하면서 민폐를 끼치지 못하게 하고 겸손함을 갖게 하려는 의도이지만, 많은 현대인들의 관점에서는 쉽게 이해되기 힘든 양육 방식일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이러한 의도적인 깎아내리기는 문화충격까지도 초래할 수 있을 정도이다.

8. 관련 문서



[1] 백인 부모는 아이에게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아시아 부모는 잔소리를 한다는 내용. [2] 특히 흉악범을 포함한 폭력형 범죄자. [3] Greenberg, J., Solomon, S., Pyszczynski, T., Rosenblatt, A., Burling, J., Lyon, D., ... & Pinel, E. (1992). Why do people need self-esteem? Converging evidence that self-esteem serves an anxiety-buffering fun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3(6), 913. [4] 명품 치장은 자존감을 높이는 강력한 방법 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무의식적으로 남들이 갖고 있는 명품과 비교하면서 자존감이 다시 떨어지고, 점점 더 비싸고 좋은 것을 원하게 된다. [5] 이와는 반대로, 자기혐오의 방향으로 표출될 경우 지나칠 정도로 외모에 관심을 끊기도 한다. 자신이라는 존재는 추하고 보잘것없으며, 겉모습을 꾸미더라도 여전히 자신은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 [6] Sommer, K. L., & Baumeister, R. F. (2002). Self-evaluation, persistence, and performance following implicit rejection: The role of trait self-esteem.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8(7), 926-938. [7] Shrauger, J. S., & Rosenberg, S. E. (1970). Self‐esteem and the effects of success and failure feedback on performance. Journal of Personality, 38(3), 404-417.; Shrauger, J. S., & Sorman, P. B. (1977). Self-evaluations, initial success and failure, and improvement as determinants of persistence.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45(5), 784. [8] 쉽게 말하자면 역경에 처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실패를 경험했을 때 좌절감을 올바르게 잘 극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9] "내가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실패하면 나는 정말 존재 가치가 없으니까,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도록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어"의 동기로 인해 발생하는 인지적 전략이다. 시험 전날부터 반의도적으로 자기 컨디션을 망치거나 게임을 하고, 시험을 망친 뒤 '이유가 있어서 시험을 못 본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10] Tice, 1991; Tice & Baumeister, 1997. [11] 이런 인식 때문에 인싸, 아싸 등의 표현이 생겨난 것이다. [12] Brockner, 1984. [13] 이와 반대로, 자아 존중감이 너무 떨어져서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도 못 믿는 것이다. [14] 물론 자기가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뜻은 'xx 집단의 소속된 자랑스러운 나가 아닌 단순히 xx 집단만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15] 실제로 정신분석학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이다. [16] Leary, M. R., & Baumeister, R. F. (2000). The nature and function of self-esteem: Sociometer theory. Advances in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32, 1-62 [17] Anthony, D. B., Wood, J. V., & Holmes, J. G. (2007). Testing sociometer theory: Self-esteem and the importance of acceptance for social decision-making.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3(3), 425-432 [18] Eisenberger, N. I., Inagaki, T. K., Muscatell, K. A., Haltom, K. E. B., & Leary, M. R. (2011). The neural sociometer: brain mechanisms underlying state self-esteem.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23(11), 3448-3455. [19] Okada, R. (2010). A meta-analytic review of the relation between self-esteem level and self-esteem instability.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8(2), 243-246. [20] Pyszczynski, T., Greenberg, J., Solomon, S., Arndt, J., & Schimel, J. (2004). Why do people need self-esteem? A theoretical and empirical review. Psychological bulletin, 130(3), 435. [21] 주요 저서로서 국내에도 번역된 《 소모되는 남자》 가 있다. [22] J.M.Twenge & W.K.Campbell, 2001. [23] L.E.Berk, 2005. [24] "결과에 대해 칭찬하기 vs 과정에 대해 칭찬하기"와는 관계가 없는 연구임에 유의할 것. 낙제 학생에게 자긍심을 높이고 "당신은 가치 있는 학생입니다" 와 같은 위로를 전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이다. [25] Forsyth, Lawrence, Burnette, & Baumeister, 2007. [26] D.G.Myers, 《사회심리학》(11th ed.), p.64. [27] Baumeister et al., 2003. [28] Dawes, 1994; 1998. [29] 성취관련 스트레스 경험 후 완벽주의와 자존감이 우울발생 및 지속에 미치는 영향, (The) effects of perfectionism and self-esteem on immediate depressive reaction and enduring depressive reaction after experiencing achievement-related stress, 김연수, 학위논문(석사, 가톨릭대학교) [30] 대학 교재에서 까지 등장하는 용어이면 비교적 최신의 용어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90년대 후반이라면. [31] 실제로 코망쇠 형제로 잘 알려진 오원석 화백의 만화일기 시리즈에서 바로 이 용례가 등장한 적이 있다. [32] 이런 말에는 '날 생각해서 해주는 말일 텐데 또 스스로 자존감만 깎아내리고 있네 역시 난 구제불능이야' 라며 더욱 부정적인 영향의 위험이 있다. [33] 즉 위의 사례에서 사장은 관습적으로 "아유, 아닙니다. 이 친구가 그래도 맡은 일을 금세 배워서 곧잘 해 주니 회사에 크게 도움이 되는걸요." 라고 답례하게 된다는 것. [34] 나이가 어릴수록 자라면서 점점 더 아이가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므로 자존감이 낮아질 위험이 높은데 특히 부모 이외에 다른 사회(대표적으로 학교 친구 등)와 접촉 시간이 적을수록 아이에게 자신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게 된다. [35] 물론 이들도 주변 어른들이나 해당 어린이의 부모님에게는 아이의 외모에 대한 칭찬을 한없이 늘어놓곤 한다. 그런데 진짜로 아닌 경우가 있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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