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with the Twisted Lip
1. 개요
셜록 홈즈의 모험 수록 작품. 사건은 1889년 6월 19일 금요일 밤에 시작한다. 왓슨의 아내 메리 모스턴의 친구인 케이트 휘트니가 왓슨의 집에 찾아와, 남편 아이자 휘트니가 아편굴에 가서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으니 제발 끌고 와달라고 부탁한다. 아이자 휘트니의 주치의였던 왓슨은 그를 찾아 아편굴로 향하는데, 놀랍게도 그곳에서 노인으로 변장해있는 셜록 홈즈와 조우한다. 아이자 휘트니를 끌어내 마차에 태워 집으로 보낸 후 왓슨은 홈즈와 이야기를 나눈다.홈즈는 네빌 세인트클레어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 네빌 세인트클레어는 휴 분이라는 부랑자가 빌린 아편굴의 방에서 실종되었는데, 실종되기 직전 아내인 세인트클레어 부인에게 목격되었다. 하지만 휴 분은 세인트클레어가 그 방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월요일 날 실종된 세인트클레어가 걱정하지 말라고 쓴 내용의 편지가 그의 부인에게 배달되기까지 하는데….
이 단편에서 메리 모스턴이 남편을 "제임스"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문에 존 H. 왓슨 박사의 풀네임이 '존 해미쉬 왓슨'이라는 설이 제기되었다. 제임스(James)의 스코틀랜드식 바리에이션이 해미쉬(Hamish)이기 때문이다.[1]
2.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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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자 휘트니
고 엘리아스 휘트니의 동생으로, 세인트 조지 신학 대학의 학장. 대학에 재직중일 때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드 퀸시De Quincey의 수필)을 읽고 시험삼아 아편을 피웠다가 그만 완전히 중독돼서 몹쓸 귀족으로 전락해버렸다. 왓슨이 주치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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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휘트니
아이자 휘트니의 아내. 남편이 약쟁이가 돼버려서 고생 중. 존 왓슨의 아내 메리와 학교 동창이라 그 전에도 여러 차례 왓슨 부부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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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빌 세인트클레어
37세의 신사. 1884년 5월 리 거리에 이사를 왔다. 유복한 남자로 여유있게 살았으며, 1877년에는 양조업자의 딸과 결혼해서 두 아이를 두었다.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몇몇 회사에 관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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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분
아편굴의 세입자로, 성냥 행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그냥 거지. 한쪽 다리를 저는 불구자이며, 얼굴은 흉터로 일그러지고 입술은 삐뚤어진 볼품없는 남자이지만, 인상적인 외모와 행인들이 놀리는 말을 척척 받아치는 재치 때문에 의외로 많은 수입을 거두고 있다. 세인트클레어 부인이 네빌 세인트클레어를 목격한 방에 있었지만, 자신은 세인트클레어를 본 적도 없으며 부인이 헛것을 본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단 살인 용의자로 유치장에 감금된다.
3. 스포일러
진상은 네빌 세인트클레어 = 휴 분이었다.
네빌의 부친은 체스터필드에서 교장을 지낸 사람으로, 네빌 역시 좋은 교육을 받고 극단에서 배우로 일하다가 런던에서 석간 신문의 신문기자가 되었다. 그때 구걸에 관한 기사를 쓰기 위해 극단 시절의 경험을 살려 거지로 변장해서 직접 구걸을 했는데, 일곱 시간만에 무려 26실링 4펜스를 벌었다.[2] 물론 그때는 취재가 목적이었기에 기사를 쓰고 난 후엔 한동안 그 일을 잊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빚 보증을 잘못 서서 25파운드라는 큰 돈을 물어내야 할 상황이 오자, 그 때의 일이 기억난 네빌은 채권자에게 보름만 말미를 달라고 사정해서 시간을 번 뒤, 구걸로 고작 열흘만에 그 빚을 모두 갚아버렸다. 이렇게 되자 제대로 돈 맛을 본 네빌은 아둥바둥 일해서 일주일에 고작 2파운드밖에 못 버는 기자생활을 할지, 계속 거지 행세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처음에는 구걸로 돈을 번다는 게 내키지 않아 갈등했지만, 결국 돈의 유혹에 져버려서 기자를 때려치고 아예 거지로 전업해버렸다.
휴 분으로 분장한 네빌은 독보적인 실력의 변장을 했을 뿐만 아니라 좋은 머리로 재치있는 화술을 갈고 닦았기 때문에 수익도 점점 늘어나[3] 결국 상당한 재산을 모으게 되었다. 그 돈으로 교외에서 집을 사고 결혼도 했지만, 부끄러운 나머지 아내와 자식에게는 자신의 진짜 직업을 숨기고 있었다. 사건이 벌어진 그 날도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던 중에 별 생각없이 창 밖을 내려봤다가 길을 가던 아내를 목격하고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질러버린 것이었다.
네빌은 급히 다시 변장을 해 휴 분이 되어 아내도 속여넘겼지만, 옷이 발견되면 들킬 것이라 생각해 웃옷을 서둘러서 버렸는데 이때 손가락을 다쳐 창틀에 핏자국이 생기고 말았다. 이후 경찰과 함께 들이닥친 아내에게 어찌저찌 시치미를 떼던 중 아내가 탁자 위에 놓인 장난감 블록 세트를 눈치챘고[4], 이에 네빌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이 때다 싶어 바로 체포되었다.
그 때문에 살인범으로 몰려서 체포당했지만 가족들에게 정체를 들키는 것이 죽는 것보다도 싫었기 때문에 유치장에서도 씻는 걸 거부하며 최대한 정체를 숨겼다. 다만 아내가 걱정할 것을 염려해 아편굴의 지배인인 인도인을 통해[5] 편지를 몰래 부쳤으나, 인도인에게 경찰의 감시가 붙어 있었기 때문에 편지는 늦게 도착했다.
셜록 홈즈는 유치장에 들어와 커다란 스폰지로 얼굴의 분장을 씻어내 그의 정체를 밝혀냈다.[6] 결국 두 번 다시 구걸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 일을 공개하지 않고 덮어두기로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왓슨이 출판해 버렸다는 것은 결국… 다만 왓슨이 가명을 쓰고 적당히 훼이크를 섞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몇몇 사건에 당사자가 요절했거나 외국으로 나갔기 때문에 공개한다는 식의 설명이 달려 있는 걸 보면 이 사건도 그랬을지도 모를 일.[7]
4. 여담
- 아편굴에 잠입해 있던 홈즈가 왓슨에게 '수사하러 온 거지 진짜 아편중독 된 건 아니다'라고 변명하는 장면이 있다. 아무래도 전과( 코카인)가 있어서 신경쓰였던 듯. 이 에피소드 때문에 홈즈가 아편까지 한다 오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소설에서는 코카인과 모르핀만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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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판 셜록 홈즈에서는 주석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홈즈가 문질렀을 때는 얼굴이 엉망이었다가, 나중에 따로 분장을 지우고 나서야 맨 얼굴로 나오게 된다.
- 런던 베이커 가의 셜록 홈즈 박물관에는 입술 비뚤어진 사나이의 모습을 밀랍 인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 왓슨이 케이트의 남편을 찾으러 마약굴에 갔다가 셜록을 발견하는 장면은 셜록(BBC)의 시즌 3 에피소드 3 ‘마지막 서약’ 에피소드 초반부에서 활용되었다. 원래 찾으려 했던 사람은 이웃 부인의 아들이었다는 것이 차이점.
[1]
사실
아서 코난 도일은 왓슨의 미들네임이 H로 시작한다는 것만 정해놨을 뿐이고, 이 장면은 코난 도일 본인이 실수라고 인정했으나, 그 어떤 오류도 오류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극성맞은
셜로키언들(...)이 기가 막히게 끼워맞춘 거다.
[2]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30만원 정도.
[3]
본인 입으로 말하길 1년에 7백 파운드 이상 벌었다고 하는데, 공식적 직업이 수학 교수인
제임스 모리어티의 표면적 연봉이 7백 파운드 정도라고 언급된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대충 1억 4천만원이다. 구걸로만 교수 연봉, 억대 연봉을 달성한 셈.
[4]
그 날 네빌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사 주기로 했던 선물이었는데, 네빌이 미처 숨기지 못했던 것. 아내 입장에서는 이 부랑자가 자신의 남편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5]
네빌을 제외하고 네빌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비밀이 샐 것을 우려한 네빌이 입막음비를 포함해 방세를 두둑히 주고 있었기 때문에 네빌과 한 편이었다. 인도인 입장에서도 네빌의 비밀이 새어나가면 돈을 못 받게 될테니 밝혀져서 좋을 것 없었다.
[6]
주석판에 "분장을 지우려면 콜드 크림을 아주 꼼꼼히 바를 필요가 있다. 비누나 물로 지우려고 했다가는 큰 낭패를 당하게 될 것이다. 실은 비밀을 실토하는 동안 엉망진창으로 얼룩진 얼굴을 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라는 지적이 있다. 다만 중요한 건 '휴 분의 얼굴은 사실 분장이다'라는 사실을 밝혀내는 거니까, 일단 분장이 대충 뭉개지기만 했으면 몰골이 어땠는지는 별로 상관없다.
[7]
사실 런던 한복판에서 조용한 교외지역에 거주하던, 지역 사회 내 부유한 시민 하나가 평소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런던 내 유명한 마약굴에서 실종되었다가 며칠 후 돌아왔다면 기소 이전이라 언론에는 공개가 안 되었다고해도 지역 사회 내 가십거리가 될 여지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