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color=#ffa200><colbgcolor=#000> 이나리우스 Inari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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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
성역의 아버지 빛의 아버지 선지자 |
종족 | 천사 |
성별 | 남성 |
소속 | 드높은 천상 → 독자적 행동(이탈, 영구제명[1]) |
가족 |
릴리트(배우자,
적) 라트마(아들) |
등장 |
디아블로 3: 영혼을 거두는 자(언급) 디아블로 4 디아블로: 죄악의 전쟁 |
성우 |
게이브 쿤다
# 정성훈(디아블로 3), 윤용식(디아블로 4) 불명(디아블로 3), 츠루오카 사토시(디아블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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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디아블로 시리즈의 등장인물. 설정 자체는 디아블로 1부터 존재했으나, 블리자드가 으레 그렇듯 시간에 따라 크고 작은 변경이 많이 이루어진 캐릭터이다.2. 작중 행적
2.1. 디아블로 1
Angel Inarius, was proud of his beauty and boasted loudly of his purity and worth. His thoughts became so clouded that he believed himself to be above both Angel and Demon, and he left the High Heavens to form his own dominion. He constructed a great cathedral of mirrored glass and crystal, and followers flocked to him, drawn by his numinous charm and wealth. Once Inarius had gathered a seizable army, he decided to prove his power.
Inarius first laid siege to an infernal temple devoted to the worship of Mephisto, but made the foolish mistake of overestimating his prowess. The armies of Inarius laid waste to the temple and killed the dark monks that dwelled within. The Three Evils had considered the vain warrior a mere nuisance and amusement until this time, but this was an insult that they could not bear.
Mephisto himself is said to have appeared at the cathedral of Inarius. He laid waste to the church and the surrounding countryside. The Lord of Hatred took the proud archangel and his followers captive. He bound Inarius with tremendous chains and slowly tore the wings from the back of the angel. Great barbed hooks were then used to stretch out the once glowing skin and his features were distorted by vile powers. Many of the followers of Inarius were given as gifts to Baal and Diablo, but the rest were molded to match the bloated image of the now crippled angel. To this day, Inarius is said to be trapped in Hell within a chamber of mirrors, his eyelids torn from his face as he is forced to gaze upon his misshapen form for all eternity. His misguided followers now serve as Hell's taskmasters, taking the anguish of their lost glory out upon the bodies of others.
(전략) 천사 이나리우스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순수함과 가치를 열렬히 과시했다. 그의 판단은 너무 흐려져서, 스스로가 천사와 악마 모두를 능가한다고 믿었기에, 드높은 천상을 떠나 자신만의 영역을 형성했다. 그는 유리 거울과 수정으로 된 거대한 대성당을 지었고, 그의 무수한 매력과 부에 이끌려, 추종자들이 그에게 모였다. 이나리우스는 상당한 규모의 군대가 소집되자, 그의 힘을 증명하기로 결심했다.
이나리우스는 우선 메피스토 숭배에 헌신하는 지옥의 신전을 포위했지만,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다. 이나리우스의 군대는 신전을 폐허로 만들고 그 안에 거하는 암흑 사제들을 죽였다. 세 악마는 이 허영심에 찬 전사를 지금까진 그저 성가신 장난거리로 여겼으나, 이번 건은 그들이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
메피스토가 직접 이나리우스 대성당에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그는 교회와 주변 근교를 초토화시켰다. 증오의 군주는 오만한 대천사와 그의 추종자들을 포로로 잡았다. 그는 이나리우스를 막대한 쇠사슬들로 묶고 천사의 등에서 천천히 날개를 찢었다. 그리고 나서는 가시돋친 거대한 갈고리로 한때 빛나던 피부를 뜯어냈고 그의 외모를 사악한 힘으로 일그러뜨렸다. 이나리우스의 추종자들 중 상당수는 바알과 디아블로에게 선물로 주어졌지만, 나머지는 지금은 불구가 된 천사의 부어오른 형상에 걸맞게 성형되었다. 오늘날까지도 이나리우스는 지옥의 거울의 방 안에 갇혀 영원히 자신의 뒤틀린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도록 얼굴에서 눈꺼풀이 벗겨져 있다고 한다. 그의 잘못 인도된 추종자들은 이제 지옥의 감독관으로 종사하며, 자신들의 잃어버린 영광에서 나오는 고통을 타인의 육체에도 나눠주고 있다. (후략)
디아블로 1 매뉴얼
도살자(디아블로 시리즈)의 기원으로 언급되는 설정상 캐릭터. 다만 상기된 이나리우스와 오버로드의 기원에 대한 설정들은 후술되겠지만 현재 디아블로 세계관 상 폐지된 설정이며, 개략적인 뼈대만 남아 새로 정립된 이나리우스의 설정의 바탕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설정 변경으로, 이나리우스에게서 피부와 눈꺼풀을 뜯어냈다는 묘사 때문에 3편의
티리엘처럼 날개가 찢긴 시점에서 육신이 생긴 것인지
이주알처럼 빙의시키고 고문한 것인지 등 팬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지만 이주알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듯 1편 발매 때는 천사들도 그냥 육체가 있는 종족이었다.Inarius first laid siege to an infernal temple devoted to the worship of Mephisto, but made the foolish mistake of overestimating his prowess. The armies of Inarius laid waste to the temple and killed the dark monks that dwelled within. The Three Evils had considered the vain warrior a mere nuisance and amusement until this time, but this was an insult that they could not bear.
Mephisto himself is said to have appeared at the cathedral of Inarius. He laid waste to the church and the surrounding countryside. The Lord of Hatred took the proud archangel and his followers captive. He bound Inarius with tremendous chains and slowly tore the wings from the back of the angel. Great barbed hooks were then used to stretch out the once glowing skin and his features were distorted by vile powers. Many of the followers of Inarius were given as gifts to Baal and Diablo, but the rest were molded to match the bloated image of the now crippled angel. To this day, Inarius is said to be trapped in Hell within a chamber of mirrors, his eyelids torn from his face as he is forced to gaze upon his misshapen form for all eternity. His misguided followers now serve as Hell's taskmasters, taking the anguish of their lost glory out upon the bodies of others.
(전략) 천사 이나리우스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순수함과 가치를 열렬히 과시했다. 그의 판단은 너무 흐려져서, 스스로가 천사와 악마 모두를 능가한다고 믿었기에, 드높은 천상을 떠나 자신만의 영역을 형성했다. 그는 유리 거울과 수정으로 된 거대한 대성당을 지었고, 그의 무수한 매력과 부에 이끌려, 추종자들이 그에게 모였다. 이나리우스는 상당한 규모의 군대가 소집되자, 그의 힘을 증명하기로 결심했다.
이나리우스는 우선 메피스토 숭배에 헌신하는 지옥의 신전을 포위했지만,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다. 이나리우스의 군대는 신전을 폐허로 만들고 그 안에 거하는 암흑 사제들을 죽였다. 세 악마는 이 허영심에 찬 전사를 지금까진 그저 성가신 장난거리로 여겼으나, 이번 건은 그들이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
메피스토가 직접 이나리우스 대성당에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그는 교회와 주변 근교를 초토화시켰다. 증오의 군주는 오만한 대천사와 그의 추종자들을 포로로 잡았다. 그는 이나리우스를 막대한 쇠사슬들로 묶고 천사의 등에서 천천히 날개를 찢었다. 그리고 나서는 가시돋친 거대한 갈고리로 한때 빛나던 피부를 뜯어냈고 그의 외모를 사악한 힘으로 일그러뜨렸다. 이나리우스의 추종자들 중 상당수는 바알과 디아블로에게 선물로 주어졌지만, 나머지는 지금은 불구가 된 천사의 부어오른 형상에 걸맞게 성형되었다. 오늘날까지도 이나리우스는 지옥의 거울의 방 안에 갇혀 영원히 자신의 뒤틀린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도록 얼굴에서 눈꺼풀이 벗겨져 있다고 한다. 그의 잘못 인도된 추종자들은 이제 지옥의 감독관으로 종사하며, 자신들의 잃어버린 영광에서 나오는 고통을 타인의 육체에도 나눠주고 있다. (후략)
디아블로 1 매뉴얼
2.2. 디아블로 2
등장은 물론 언급도 없다. 다만 릴리트가 등장. 그러나 이때 릴리트는 안다리엘의 어머니이자 서큐버스들의 여왕이라는 설정으로 나온데다 차후 발매된 죄악의 전쟁 3부작에 따르면 이때 릴리트가 성역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설정붕괴기 때문에 이 역시도 폐지된 설정이다. 애초에 디아블로 2 오리지널 출시 시점에는 릴리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확장팩이 나오고 4년 뒤에야 혼돈계 이벤트가 추가되며 급조된 설정인 만큼, 이때의 릴리트는 이나리우스와 완전 무관하다.2.3. 디아블로: 죄악의 전쟁 3부작
본격적으로 설정이 정립되며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진다. 현시점 이나리우스의 설정은 여기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이나리우스는 드높은 천상의 일원들중에도 돋보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앙기리스 의회의 준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외형도 아름다워 순수한 빛과 소리로 구성된 은발은 장엄한 갈기 같고, 흰 불꽃으로 된 날개는 빛의 호수가 물결치는 것 같았다고 묘사된다. 그러나 이런 천사로서의 위용과는 별개로 이나리우스 자신은 드높은 천상과 불타는 지옥의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한 분쟁에 질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메피스토의 딸인 릴리트라는 악마를 비롯해 자신처럼 영원한 분쟁에 환멸을 느끼는 천사와 악마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릴리트와 의기투합하여 천상과 지옥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던, 창조의 힘이 담긴 세계석을 혼돈계에서 훔쳐내 천상도 지옥도 아닌 외부 차원으로 도망쳐 성역을 창조하였고, 뜻을 같이하는 소수의 천사와 악마들도 이 둘을 도우며 함께하였다. 성역이 창조될 때 세계석을 보호할 수 있도록 훗날 아리앗 산이라 불릴 거대한 지형을 일으켜 그 봉우리 안의 깊은 곳에 세계석을 안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나리우스는 동지들 몰래 자신의 정수를 세계석에 묶었고 이를 통해 성역에서라면 대천사와 대악마들에 버금가는 힘을 얻게 되었다. 이로써 성역은 이나리우스와 릴리트의 의도대로 천사와 악마가 공존할 수 있는 세계로 창조되어 번영하게 된다.
이나리우스는 네팔렘을 보존하는 대신 릴리트를 공허[3]로 추방한다. 이는 이나리우스가 릴리트와 사랑을 나눌 때 '자신이 릴리트를 해하지도, 남들이 해하게 두지도 않겠다'고 맹세한 것을 지킨 나름의 배려였으나 앞서 공허의 각주를 보면 알 수 있듯 오히려 공허에서 크게 고통받은 릴리트는 마음 깊이 지독한 원한과 증오를 품게 된다. 릴리트를 추방한 후 이나리우스는 세계석을 조작해 네팔렘의 힘을 여러 세대에 걸쳐 서서히 약해지게 만들었다. 일부 네팔렘은 이 조치에 반발했으나 이나리우스는 세계석을 통해 강화된 힘으로 저항을 진압했고, 결국 네팔렘들은 성역 곳곳으로 뿔뿔이 도망친다. 이후 수천 년의 시간이 흐르며 네팔렘의 자손들은 현재의 인간으로 약해지게 되었으며, 이나리우스도 인간으로 변장하거나 하며 그들 사이에 숨어 성역을 거닐면서 자손들을 지켜본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천사와 악마와 네팔렘 이야기가 인간들에게 전설로 여겨질 무렵 비제레이의 제레 하라쉬가 우연히 악마소환에 성공한 후[4] 하급 악마들과 접촉한 것을 계기로 불타는 지옥에 성역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고, 마침내 세계석의 행방과 영원한 분쟁의 변수가 될 인간의 가능성을 발견한 대악마 삼형제는 성역에 '삼위일체단' 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창설하여 타락을 퍼트리기 시작한다(기원전 약 1880년). 그리고 삼위일체단의 정체가 악마들이 꾸민 음모임을 알아챈 이나리우스는 자신도 인간의 형상을 취해, '예언자'라 자칭하며 '빛의 대성당'이라는 종교를 창설하여 신도들을 모은다. 이나리우스의 인간 형상은 어깨까지 내려오는 푸른빛과 은빛으로 빛나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수려한 미청년으로 인간들을 본능적으로 매료시키고 무릎꿇리는 힘이 있었기에 빠르게 위세를 불릴 수 있었고, 삼위일체단과 성역의 주권을 두고 대립하게 된다(기원전 약 1820년). 이러한 와중에 울디시안 울디오메드가 휘말리며 죄악의 전쟁이 시작된다(기원전 1809년). 디아블로 1편은 '케지스탄력 1258년'을 배경으로 하니 게임 본편에서는 3천년도 더 전의 시점이다.
- [ 소설 스포일러 ]
- 3부작의 주인공인 울디시안은 사실 이나리우스와 릴리트의 아들
라트마의 직계 후손이다. 일체의 종교를 혐오하던 그가 빛의 대성당과 삼위일체단 간의 분쟁에 휘말리며, 살인 누명을 쓰고, 기적같은 이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 모두가 울디시안 곁에 릴리아라는 모습으로 위장해있던 릴리트의 안배였다. 공허에서 운좋게 탈출한 릴리트는 여전히 천상과 지옥의 영원한 분쟁을 네팔렘으로 종식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인간들의 잠재력을 억누르던 세계석의 구조를 살짝 건드려 그 영향력을 축소시킨 뒤 겸사겸사 이나리우스의 계획도 망칠 겸 친족인 울디시안을 시작으로 인간들을 다시 네팔렘으로 각성시키고 자신의 수족으로 부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한편 이나리우스도 릴리트가 돌아온 것을 눈치챈다. 그러나 한동안은 울디시안 일행과 삼위일체단의 충돌 및 그 과정에서 울디시안이 릴리트를 떨쳐내고, 지나는 도시의 민간인들에게 네팔렘의 힘을 일깨워주며 '에디렘(깨우친 자)'이라 자칭하는 제법 큰 집단으로 불어나는 것을 지켜보며 관망한다. 그러다 울디시안의 동생 멘델른과, 울디시안의 조상으로써 음모에 휘말린 후손 일행을 돕고 있는 라트마를 만나 그들을 굴복시키려고 했지만 그 의지를 확인하고 릴리트에 이어 울디시안이 세계석을 건드려서 그 구조를 바꾸었다는 것을 알자 일단 물러난다. 이 과정에서 산봉우리 하나를 가볍게 부숴버렸지만, 라트마는 이것조차도 이나리우스의 힘의 극히 일부라고 평한다.
이때 작중에서 묘사되는 이나리우스의 언행은 굉장히 극단적인데, 성역의 인간들을 '자신이 존재를 허락하고 있을 뿐인 미물' 정도로 취급하며 성역이 완전무결해지기 위해서라면 싹 쓸어버린 뒤 새로 창조할 수도 있다는 오만한 태도를 보인다. 멘델른과 라트마를 놔두고 물러난 것도 다른 이유가 아니라 여차하면 성역 자체를 다시 창조하면 그만인데 굳이 지금 저 둘에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나중에는 삼위일체단과 울디시안 건이 정리되면 '성역을 새로운 드높은 천상으로 꾸미겠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후 삼위일체단은 울디시안과의 충돌 과정에서 '절대자'(대주교)로 암약하던 루시온 및 지도층이 줄줄이 죽거나 패주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이를 릴리트가 절대자로 위장한 뒤 슬쩍 접수하여 울디시안 일행을 손에 넣기 위한 수단으로 써먹다가, 한편으로는 울디시안 곁의 세렌시아에 빙의해선 라트마가 울디시안을 아리앗 산으로 데려간 동안 에디렘 사이에 타락을 퍼트리는 등 여러 흉계를 획책한다. 그러나 애초에 어느쪽이든 철저하게 속일 생각은 없었기에[5] 라트마와 이나리우스는 물론 삼위일체단의 아스트로가도 그 정체를 눈치채고 주인인 디아블로에게 보고해 성역에 개입시키는 계기가 되는 등 사방에서 어그로를 끌어모으다, 최종적으로는 울디시안에 의해 릴리트는 축출되고 삼위일체단이 붕괴되면서 릴리트도 끝장난다. 울디시안에 이어 확인사살을 하러 온 라트마도 릴리트의 기운이 사라진 걸 확인하지만…사실 릴리트는 근처 시체에 빙의해 죽은 척 위장한 것이었고 다음 흉계를 꾸밀 생각이었다! 그러나 울디시안과 라트마를 속일 수 있었던 건 다름아닌 이나리우스가 몰래 그녀를 감춰주었기 때문이었다. 이나리우스는 릴리트에게 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맹세를 나름대로 지키면서도 손수 그녀를 처벌하려 했던 것. 또다시 공허로 추방당할 처지에 놓인 릴리트는 악을 쓰다가 결국 절규와 저주를 퍼부으며 퇴장한다.
이제 삼위일체단도 처리했으니, 이나리우스는 울디시안의 꿈에 나타나 그를 굴복시키려 시도하나 오히려 그의 결사적인 반격에 겪어본 적 없을 정도로 죽음에 근접하는 경험[6]을 했다가 큰 충격을 받는다. 이에 반드시 울디시안의 존재 자체를 성역의 역사 자체에서 지워버려야 한다고 판단해 대성당의 권위를 이용하여 에디렘들을 삼위일체단 급의 사이비 종교라는 소문을 조장해 배척받게 하거나, 암살자를 보내고, 디아블로와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는 등 울디시안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나 모두 실패한다. 그러던 중 결국엔 드높은 천상까지 성역을 눈치 채게 되고, 그간 성역을 숨겨왔던 트래그울조차 이젠 시간벌이만 겨우 할 수 있는 사태에 이르니 천사와 악마 모두가 성역을 노리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 라트마는 성역의 멸망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이 울디시안과 이나리우스가 손을 잡아야 한다며 울디시안 일행을 설득하고 중재를 위해 이나리우스를 찾아가 동맹을 제시하지만 이는 무시당한다. 천사가 성역의 존재를 확인하고 갔다는 사실도 믿지 않으려 들고, 설령 수천의 티리엘이 와도 세계석의 힘이 있는 성역에선 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하며, 이미 디아블로와 동맹을 맺었다고 떠벌이는 이나리우스를 보며 라트마는 아버지가 완전히 미쳤다는 걸 직감하나 어떻게든 설득을 이어나가려다 그 역시 공허로 추방당하고 만다.[7]
결국 이나리우스는 빛의 대성당의 광신도 군대를 이끌고 울디시안이 이끄는 에디렘들과 싸우게 된다. 천사의 모습과 힘을 온전하게 드러내며 울디시안을 몇번이고 마구 몰아붙이지만, 치명타를 계속해서 날렸음에도 고통스러워 할지언정 의지를 잃지 않고 계속 싸우는 울디시안에게 점점 밀린다. 격전의 와중 마침내 성역에 천상의 군대와 지옥의 마귀들이 도래하기 시작하자 경악하는 울디시안의 빈틈을 노리려 했으나, 성역 멸망의 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상황에도 정신 못차리는 이나리우스를 보고 울분이 터진건지 그 순간 울디시안은 초월적인 힘에 완전히 각성하게 되고 이나리우스와 세계석과의 연결을 강제로 끊어버리면서 이나리우스는 힘을 잃고 구속된다. 이후엔 초월적 존재가 된 울디시안이 모든 천사와 악마를 제압한 뒤 성역에서 배제해 버릴 때 휘말린다.
울디시안이 자신을 희생해 성역을 안정화시키며 모든 게 끝난 뒤엔, 앙기리스 의회가 성역의 존속 여부와 이나리우스의 처우를 두고 회의하던 중 돌연 찾아온 메피스토가 천상과 지옥의 평화 협정을 제안[8]하는 일련의 후일담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악마들이 평화 협정을 지킨다는 보증의 대가로 이나리우스는 메피스토의 요구에 따라 포로로 넘겨지게 된다.
이나리우스가 지옥으로 끌려가면 끝없는 고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건 자명했지만 티리엘은 모든 운명을 그 스스로 자초했으니 어쩔 수 없다며 일축하고, 결국 앙기리스 의회가 메피스토의 제안을 받아들임에 따라 평화 협정과 이에 따른 성역에 대한 불가침 협정이 성립된다. 그렇게 성역은 (표면적으로는) 천사와 악마의 위협에서 안전하게 되었지만 정작 성역의 창조주인 이나리우스는 3천년이 넘게 지옥의 악마들에게 고문을 당하게 될 끔찍한 운명에 처하고 만 것이다.
2.3.1. 기존 설정과의 비교
그간 팬덤에서는 1편 매뉴얼에 있던 설정을 잘 리파인해서 소설의 설정으로 삼은 정도로 여겨졌으나, 세세히 짚어보면 완전히 갈아엎었다고 할 정도로 설정 변화가 많다.-
성역 설정의 정립
1편은 세계석도 혼돈계도 설정에 없던 시절인 만큼 처음부터 천상, 지옥, 인간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이었다. 천사와 악마들도 인간들의 존재를 진즉에 알고 있었고, 영원한 분쟁의 변수로서 인간들을 포섭하기 위해 모습을 위장한 천사들과 악마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찍이 암약하고 있었으며 인간을 타락시키는데 은밀함보다 대놓고 공포를 조장하는게 더 효과적인걸 깨달은 악마들이 점차 적극적으로 준동한다는 것이 1편 매뉴얼에 쓰여있던 설정. 이를 다 폐지하고 세계석, 창세 신화, 창조주 이나리우스와 릴리트, 천상과 지옥으로 부터의 은닉 등 다양한 살이 붙어 새로운 설정으로 쓰여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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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우스의 행적 변경
이나리우스가 천상과 지옥의 끝없는 갈등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고 언급되는 만큼, 자기 과신이나 허영심으로 메피스토를 자극했다는 1편의 설정과는 맞지 않는다. 물론 이나리우스가 처음부터 영원한 분쟁에 회의적이었던건 아니고, 메피스토의 딸인 릴리트와 만날 계기가 있었을 테니 지옥과의 전쟁에서 증오의 영역을 침공했었다는게 은연중에 암시되지만, 막판에 이나리우스를 포로로 요구하던 메피스토도 딱히 사적인 원한을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1편 설정처럼 객기를 부린 것은 아닐듯. 메피스토의 포로가 된 것도 메피스토가 몸소 성역에 강림해 이나리우스와 추종자들을 응징한 것이 아닌 전후 처리 협상을 통해 앙기리스 의회에게 이나리우스 한명만을 넘겨받은 것으로 바뀌었다. 그럼 큰 원한이 없는데도 메피스토가 굳이 이나리우스를 포로로 요구한 셈인데, 메피스토 입장에서는 자기 딸과 눈이 맞아 수천년간 도피생활을 한게 이나리우스이니 이해가 안되는 처사는 아니다.
또, 1편의 설정 때문인지 이나리우스가 오랜 고문으로 타락했거나 최소 불구가 됐을 것이라는게 팬덤에선 오피셜로 통하고 있었는데, 4편 트레일러에서 온전한 천사의 형태를 유지한 채 나오는 걸 보면 여기도 설정 변경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오버로드 계열 악마들의 기원 변경
이나리우스를 따라 성역으로 도피했던 다른 천사와 악마들은 릴리트가 모두 죽여버렸고, 빛의 대성당 신앙의 광신도들도 울디시안이 자기희생을 통해 현실 개변+희생자 부활을 성역 전체에 시전했고 앙기리스 의회가 모든 네팔렘들의 기억까지 지워버려[10] 모든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리셋시키며 없어져 버렸으니 지옥으로 같이 끌려갈 추종자가 존재하는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디아블로1 출시 당시와 달리 도살자[11], 대장장이[12], 헤파스토스[13]를 비롯한 오버로드 계열 악마들은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누더기 골렘 제조방식 비슷하게 여러 악마들의 육신 조각을 기워 만든 존재로 설정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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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된 이나리우스와 릴리트
이로서 2편의 혼돈계 이벤트에서 릴리트가 등장하는건 물론이고 당시의 설정들도 전부 정사가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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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종족을 능가하는 천사와 악마의 혼혈
네팔렘=인간
디아블로 2 당시에는 아마존에게 네팔렘 다신교 신앙이 있다는 것과, 아리앗의 수호자들이 자신들을 고대의 네팔렘으로 자칭하는 정도로만 언급됐기에 디아 세계관에서 고대 인류를 언급하는 고유명사 정도로 여겨졌으나, 죄악의 전쟁과 케인의 기록을 통해 기원과 세계관 상 입지가 크게 푸쉬됐다. 후속작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을 띄워주기 위한 빌드업이었겠지만, 2편의 바알이 명색이 대악마라면서 수호자들과의 싸움을 피했다는 설정이나 실제 인게임 난이도도 바바리안 삼인방이 바알보다 더 어려웠던게 아귀가 맞아들어가는 의외의 결과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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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변경이라기엔 뭐하지만, 천사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능력자라느니 전직 앙기리스 의회 소속이었다느니 하며 배경 설정으로는 띄워주는데 비해 정작 죄악의 전쟁 시점에서의 이나리우스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박하다. 정확하게는 능력은 그런 설정들에 걸맞게 강력하게 묘사되지만 이게 천사인지 악마인지 헷갈릴 정도로 인성이 나쁘다.(…)
이나리우스가 성역에서 가장 월등한 존재여야 하며 성역은 자신의 뜻대로만 굴러가야 한다고 작중 내내 아집을 부리는 모습은 1편 설정의 자만심과 이어지는 부분이라 쳐도, 아내인 릴리트는 자신을 공허로 추방한 것을 악독한 처사라고 여겨 이를 갈며, 아들인 라트마는 이나리우스가 자신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알고있기에 껄끄러운 관계였다가 막바지에는 미쳤다고 여기게 된다. 심지어 성역이 창조되었기에 존재할 수 있는 트래그울과 네팔렘들조차 성역의 창조주인 그를 두고 "(릴리트보다) 이나리우스는 더 교활하다"고 언급하는데 하나같이 천사에 붙을만한 표현들이 아니다. 태초부터 적대관계였던 악마들의 평가는 말할 것도 없고. 성역을 관찰하고 있던 티리엘마저 이나리우스가 디아블로와 손을 잡은 걸 알자 학을 떼고 과거의 동지라는 정마저 막판에 손절해 버렸으니 디아블로 세계관에 존재하는 모든 세력에게 밉보인 셈.
과거 설정에서는 자만심 때문에 파멸을 자초했을지언정 나름 고귀한 천사였다면 죄악의 전쟁 3부작에선 직접적인 타락만 안했다지 사실상 타천사 수준의 막장 취급인데[14] 4편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2.4. 디아블로 이모탈
2023년 6월 업데이트된 고대인의 요람 스토리에서 릴리트와의 부부관계가 파탄난 이후의 후일담이 언급된다. 두 부부의 관계가 파국으로 끝난 후 그는 인간들 중 자신의 피를 짙게 물려받은 자들인 이나리들에게 요람에 봉인된 힘을 지키도록 했고 오직 이나리들만 접근을 허락했다. 그전에는 이나리와 릴린이 평등하게 공존했지만, 이후로 이나리는 릴리트의 피를 짙게 물려받은 릴린을 천대했고, 두 세력이 갈등하는 와중에 디아블로를 숭배하는 공포의 이교도가 요람을 습격하여 힘을 강탈하려 하자, 플레이어 일행이 이를 저지하려 나서게 된다. 게헤리트와 자탐이 이야기할 때 릴린은 자기밖에 모르고 이나리는 타인을 위하는 척만 하며 자신들이 세운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는데 왠지 릴리트와 이나리우스의 나쁜 점도 물려받은 듯하다.로딩 화면을 보면 이나리우스와 릴리트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거대한 동상이 존재하며, 아버지 이나리우스, 어머니 릴리트라고 불리며 숭배받고 있다. 릴린 한 명이 다른 사람의 위치를 추적하는 피의 마법을 쓸 때 '어머니 릴리트시여, 저희를 인도하소서.' 같은 주문을 외우기도 한다. 이나리우스가 당시에는 이미지 관리를 잘했는지 꽤 좋게 기억되고 있으며 릴린 한명이 '아버지 이나리우스는 이런 무도한 만행을 용서하지 않으실 겁니다!' 같은 말을 한다.
2.5. 케인의 기록, 디아블로 3, 티리엘의 기록
케인의 기록에서의 삽화 |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등장한 초상화 |
"이나리우스는 악마의 마음속을 진정으로 들여다본 최초의 천사였습니다."
"이나리우스는 천사와 악마의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드높은 천상을 자의로 떠난 천사는 거의 없습니다. 이나리우스는 성역을 만든 순간부터,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다시는 환영받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나리우스는 최초의 네팔렘이 자라나는 것을 예의 주시했습니다. 훗날 라트마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는 그의 아들, 리나리안은 아버지의 금욕주의를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네팔렘의 힘이 위협이 되자, 이나리우스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을 약화시키려 했습니다."
"이나리우스는 성역을 창조한 죄로,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고통받는 벌을 받았습니다. 그에게는 심지어 죽음의 자유조차도 주어지지 않았죠."
이나리우스의 은총 세트에서의 언급
이나리우스의 전서"이나리우스는 천사와 악마의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드높은 천상을 자의로 떠난 천사는 거의 없습니다. 이나리우스는 성역을 만든 순간부터,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다시는 환영받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나리우스는 최초의 네팔렘이 자라나는 것을 예의 주시했습니다. 훗날 라트마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는 그의 아들, 리나리안은 아버지의 금욕주의를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네팔렘의 힘이 위협이 되자, 이나리우스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을 약화시키려 했습니다."
"이나리우스는 성역을 창조한 죄로,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고통받는 벌을 받았습니다. 그에게는 심지어 죽음의 자유조차도 주어지지 않았죠."
이나리우스의 은총 세트에서의 언급
직접 등장하지는 못하고[15] 확장팩에서 추가된 강령술사 세트 아이템이나 5막에서 습득할 수 있는 기록에서 간간히 언급된다. 1편 설정이 아닌 죄악의 전쟁 3부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 가능.
케인의 기록과 티리엘의 기록에는 죄악의 전쟁 3부작의 설정이 요약 정리되어 언급되고 있다. 설정 변경은 없으나 추가된 설정이 약간 있다.
- 죄악의 전쟁에서는 천상을 탈주하기 전 이나리우스를 "한때 앙기리스 의회의 일원이던, 천상의 군대의 지휘관이던[16]" 정도로만 언급해서, 팬덤에서는 그럼 이나리우스가 천사들의 총지휘관이었던 거냐, 원래 앙기리스 의회는 6명이었는데 이나리우스가 나가 5명이 된 건지 아니면 5명에서 이나리우스가 나가고 후임이 들어온 건지 등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앙기리스 의회에는 준회원의 자격으로 참여해 6자회담 체제였고 당시 직위는 의회의 고문이자 티리엘의 부관 중 하나로 확정되었다. 천상의 군대의 지휘관이었다는 것은 직속 사병들이 있었다는 의미일 듯.[17]
- 성역을 창조한 목표가 일시적으로나마 평화를 얻고싶어서라는 이유였고, 언젠가 천상에게 들키는 것을 피할 수 없으니 영원히 도피처로 삼지는 못할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고 한다.[18] 죄악의 전쟁에서 성역을 자신만의 드높은 천상으로 재창조하겠다고 하던 것과는 괴리감이 있는데 성역 창조부터 죄악의 전쟁까지도 까마득한 간극이 있으니 그 사이에 생각이 바뀌었다 치면 설정 변경은 아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죄악의 전쟁 막바지에 이나리우스의 추종자가 있을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또 오버로드가 이나리우스의 추종자들이 타락해서 된 악마임을 암시하는 기록을 인게임에 넣어놓아서 블리자드는 참 설정 관리를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증명하기도 했다.
2.6. 디아블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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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4에서 키 아트 |
====# 출시 전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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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이 오리라'에서 |
2022년 12월 9일 더 게임 어워드에서 발표된 출시 예고 시네마틱에서는 어떻게 풀려난 모양인지[20] 자신을 섬기는 수녀장[21][22][23][24] 프라바와 추종자들의 군대 위에서 날개를 펼치며 나타나 빛의 파동으로 악마들의 모습을 비추고, 릴리트를 해하지 않겠다는 맹세는 집어치운 것인지 전투가 한창일 때 릴리트를 포착하자 전장으로 직접 뛰어들어 릴리트를 향해 창을 던지며 위의 대사를 읊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본작에서 이나리우스를 구출하는 과정이 전개되어 지옥에 맞설 것으로 예상되나[25] 영상에서 나온 이나리우스 휘하의 무장한 추종자들이 몬스터로 디자인되고 있던지라 4편 초안에서는 플레이어와 적대 관계로 나올 계획이었던 듯 하다. 링크의 업데이트가 개재되고 한달 뒤 블리자드 성추행 논란이 터지며 개발팀 인원 다수가 물갈이된지라 설정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소설에서 최종 보스로 등장했던 적이 있던 만큼 여전히 적성 세력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26] 아니면 플레이어가 이나리우스를 구출하더라도 사이가 틀어져 적대 관계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새롭게 공개된 이나리우스의 갑옷 디자인이 인상적인데, 다른 대천사들과 달리 그의 현재 감정을 드러내듯 갑옷에 분노에 가득 차 비탄과 고통에 신음하는 듯한 얼굴상이 여럿 박혀있다. 하다못해 극단적으로 비뚤어졌던 말티엘조차도 날개형상이 바뀌었을지언정 갑옷은 절제되고 실용적이었는데, 이나리우스의 경우에는 휘황찬란한 날개나 후광과는 다르게 갑옷의 모양새나 천의 상태를 보면 여기저기 찢어지고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처절함이 강조되는 그의 외형을 볼 때 적이 되든 아군이 되든 성격에 극단적인 변화가 왔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27]
시네마틱에서 천사가 결투가 아니라 전장에서 전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인데, 임페리우스나 티리엘이 대악마를 상대로 고전했던 이전 연출과는 다르게, 이나리우스는 악마 군대 한가운데에 뛰어들어도 악마들이 접근조차 못하는 매우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28] 다만 여기서 이나리우스가 상대한 것은 대악마가 아니라 (군대라도) 몰락자 같은 일반적인 악마 졸병들이다. 일반 악마들을 상대로는 다른 대천사들도 일방적으로 학살했다. 좋은 예로 임페리우스의 경우, 게임 내에서 강림하는 것만으로 일반 악마 따위는 무더기로 소멸시켜버렸다. 필멸자가 된 티리엘 역시 예전 천사였을 때엔 저런 하위 악마들은 감히 자신과 대적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손쉬운 상대였다는 한탄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악마 군단 전체를 상대하면서, 존재 자체만으로 지옥 한가운데에 햇빛이 드는 듯한 광채를 뿜어내는 것은 물론, 가벼운 손짓 한번에 악마군단 전체의 시야를 일시적으로 멀게 하며, 착지할 때도 악마 수십마리를 움츠러들게하며 지옥 지면에 균열을 일으키는 등 네팔렘들의 아버지다운 무력을 선보인다.[29]
데리고 온 군대를 보아 과거 빛의 대성당을 재건한 것으로 보인다. 사제가 지옥 불표면에 자신의 발바닥이 타던 말던 걸어가거나, 악마 군단의 돌격 앞에서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30] 등을 보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다시 광신적인 집단으로 만든 듯 하다. 디아블로 4 시점에서 성역의 인류가 말티엘의 영혼수확 사태로 인해 절반 이상이 몰살당했기에 이나리우스처럼 강력한 존재가 나타나 기도에 응하며 보호를 약속했다면 추종자들을 모으기 쉬웠을 것이다.
2.6.1. 본편
Your kind are weak, and this world has been wasted on the crusade of the unworthy.
너희 인간은 나약하다. 그리고 이 세계는 하찮은 자들의 성전에 헛되이 쓰였지.
너희 인간은 나약하다. 그리고 이 세계는 하찮은 자들의 성전에 헛되이 쓰였지.
작중에선 이미 증오의 영역에서 나온 상태이며 프라바의 요청에 의해 이나리우스의 축복이 필요해진 주인공이 설화석고 수도원에서 이나리우스를 직접 알현하게 된다. 스포일러 주의 참고로 설화석고 수도원에 가면 이나리우스의 행적을 묘사한 태피스트리가 존재하는데 얼마나 우상화를 했는지 알 수 있다.
성역의 창조자 | 믿음의 머리 | 인류의 아버지 |
이나리우스를 앞에 두고 벙쪄있는 주인공를 보고 고작 그딴 태도로 자신을 알현할 생각이냐는 핀잔부터 준다. 별 수 없이 주인공이 제대로 무릎을 꿇어 예를 갖추면 그제서야 오만한 태도로 대화를 이어가나 결국 주인공의 설득에도 이나리우스는 주인공을 하대한 뒤 축복없이 되돌려보낸다.[31]
하수인들인 빛의 대성당의 도가 넘친 광신에 걸맞게, 1막에서 등장한 이나리우스는 네팔렘의 아버지라고 무작정 추종하기엔 신뢰할 수 없는 면이 많다는 것을 드러낸다. 복수심에 눈이 멀어 릴리트를 죽이기 위해 라트마가 가지고 있는 지옥으로 향하는 열쇠를 가지려 하는데, 아들인 라트마가 열쇠를 내어주지 않자 창으로 살해했음이 암시되는 등 과격한 면모를 내비친다.[32]
이나리우스는 자신이 구성한 광신교도들을 이끌고 불타는 지옥으로 쳐들어가 쑥대밭으로 만들고 악마들을 죽인다면 드높은 천상의 형제들이 자신을 용서하고 돌아오는 것을 허용해줄 것이라며 라트마를 설득하려 들었지만, 그것은 이나리우스 개인의 신변을 위한 것일 뿐 성역과 네팔렘들의 안위에 대해선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아 라트마는 그 결정이 성역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재앙이 될 뿐이라며 거부한다.[33] 아이러니하게도 이나리우스의 저런 태도는 과거 이나리우스 자신이 릴리트를 성역에서 내쫓았던 이유이기도 했는데 릴리트는 네팔렘을 육성해 불타는 지옥과 드높은 천상 모두를 없애려 들었고 이나리우스는 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용납하지 못해 그녀를 내쫓았는데 이번엔 이나리우스가 네팔렘의 후손인 인간으로 양성된 군대로 불타는 지옥을 공격하려는 것이었다.
지옥으로 가는 열쇠를 요구하는 이나리우스에게, 라트마는 구렁이를 통해 누군가가 자신의 시신에서 지옥의 열쇠를 가져가는 미래를 보았으니 그게 정말 당신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한 번 해 봐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릴리트가 라트마의 시신을 마주하고선 자신도 모성애가 있었는지 아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한 반면, 이나리우스는 자식살해를 한 건 물론 별 죄책감없이 열쇠를 주지 않은 라트마를 탓하기만 한다. # 이 때문에 호라드림인 로라스 나르[34]나 동행하게 된 네이렐도 이나리우스를 신뢰하긴 어렵겠다고 판단한다. 이나리우스가 2편과 3편에서 인류의 보호자 혹은 선지자 역할을 했던 티리엘과는 사뭇 다른 캐릭터성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1막에서 릴리트와 이나리우스는 서로 성역에 자신을 우상으로 한 교단을 만들어 필멸자들을 지배하고 자신의 욕망을 관철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성역을 둘러싼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원했던 것과 내가 필요했던 것이 판이하게 달랐지" 라고 말하며[35] 불타는 지옥과 드높은 천상의 끝없는 전쟁에서 도피를 원했던 이나리우스와 네팔렘의 힘을 사용해 영원한 전쟁을 한번에 끝내려 했던 릴리트와 연결해보면 의미심장한 부분이지만, 라트마와의 대화나 주인공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무늬만 천사지 거의 성격파탄자라고 볼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상술했다시피 이나리우스는 '내가 불타는 지옥에 쳐들어가서 한바탕 제대로 악마들을 죽이면 드높은 천상에서 날 다시 받아주겠지?' 하는 말도 안 되는 망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예언도 한 몫 했다. 라트마가 봤던 예언인 "그러더니 빛의 창이 나타나 증오의 심장을 꿰뚫고, 사슬에 묶여 있던 자가 풀려났다." 라는 문장을 이나리우스의 무기로(빛의 창) 릴리트의 심장을 뚫어 죽게 만들면(증오의 심장을 꿰뚫다), 성역에 갇혀있는(사슬에 묶여있던) 자기 자신이 천상으로부터 부름 받을 것이라 해석한 것. 그 티리엘도 성역의 필멸자들을 불타는 지옥으로부터 지켜낸다는 사명감으로 날개를 버린 직후 네팔렘과 함께 드높은 천상을 구했음에도 필멸자가 됐다는 이유로 천사들의 백안시 끝에 다시 성역으로 하천하여 필멸자로 살아가기로 결정한 것을 생각하면 참 부질없는 망상이지만.
이후 5막에서 릴리트의 심복 엘리아스가 죽은 후, 빛의 수도원에서 참회의 기사단을 규합해 지옥으로 진군할 것을 선포했다. 그의 연설을 들은 로라스 나르는 융통성 없는 너 같은 놈의 도움 따윈 필요없다고 일갈하고 이나리우스는 도난이 가진 메피스토의 푸른 영혼석을 보고는 그것을 빼앗아 아직도 세계석의 조각 따위에 으스대냐면서 비웃고는 릴리트는 자신의 손으로 죽을 것이라고 허세를 부린다.
그는 "빛의 창이 증오의 심장을 꿰뚫으리라"는 예언을 쫓고 있었고, 빛의 창을 자신의 무구로, 증오의 심장을 릴리트라고 생각하였다. 이 예언을 자신이 이룩하면 드높은 천상에서 그를 다시 인정하고 받아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지옥에 가려고 라트마에게 열쇠를 요구한 것도 성역을 위함이 아니라 릴리트를 죽여 공적을 쌓아 드높은 천상에 복권되기 위함이었다. 기사단의 앞에서 연설하면서 전투에서 죽으면 드높은 천상으로 가게 되리라고 약속하는데 알다시피 드높은 천상은 인간들의 사후 세계가 아니라 그저 천사들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성역과 분리된 다른 차원에 불과하다.[36] 하물며 성역에서 죽은 인간들의 영혼도 고통받는 모습이 수없이 묘사된 마당에, 악마들의 고향인 불타는 지옥에서 죽은 인간의 영혼은 생전 행적 상관없이 천상은커녕 지옥에 그대로 갇혀 더 가혹한 운명을 맞을 게 뻔하다. 공적을 통해 천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만 신경쓰고, 성역의 것들을 손가락 때만큼도 못하다고 여기던 이나리우스다운 기만이었던 셈이다.
이후 예정대로 참회의 기사단을 이끌고 불타는 지옥으로 진군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인공 일행이 도착했을 때 기사단은 이미 전멸했고 몇몇 생존자만이 시체 더미에서 광인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는 상태. 가까스로 살아남은 프라바는 아직 이나리우스가 릴리트를 쫒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어디에서도 이나리우스는 보이지 않는다. 고통의 첨탑에 진입한 주인공이 바닥에 놓인 피의 꽃잎을 조사하자 그의 마지막 행적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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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속삭임 |
출시 예고 시네마틱에서 보였던 것처럼 사제와 기사단을 앞세워 악마 잡몹들을 쓸어버리고, 그렇게 전투가 시작되자 기사단은 그대로 버려두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악마들을 뿌리치며 집요하게 릴리트만을 쫒으며 고통의 첨탑으로 들어간다. 고통의 첨탑으로 진입한 이나리우스는 어둠 속에 숨어있는 릴리트와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다. 이미 자신은 성역과 그 피조물들을 흉물로 생각하기에 어찌 되든 상관없으며, 자신의 목표는 오로지 릴리트를 죽이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천상으로부터 용서를 받아 천상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이후 이나리우스는 릴리트의 기척을 파악하고 창으로 선공을 가하지만 메피스토의 정수를 어느 정도 흡수한 상태의 릴리트는 오히려 자신의 날개로 창을 부순 후, 천상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하나밖에 없는 아들 라트마까지도 죽인 것을 원망하듯이 언급한다.[37] 이 말에 그는 끝까지 천상을 위해 옳은 일을 한 것이라는 궤변을 펼쳤고, 릴리트가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듯 천상은 너를 원하지 않는다고 쐐기를 박자, 극도로 분노하며 부러진 창을 내질러 릴리트의 배를 꿰뚫어버린다. 하지만 릴리트는 죽지 않고 힘겹게 "누구를 제물로 바치던, 침묵이 그들의 답이다" 라고 답했고, 그런 릴리트의 말대로 천상으로부터 어떠한 기척도 느낄 수 없음에 좌절한다.[38]
하지만… 분명 모든 걸 바로잡았건만. 대체 뭘 더 해야하는 겁니까? 알려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천상으로의 집착이 허튼 꿈이었음을 알게 된 이나리우스는 실성한 듯 절규하고 그 틈에 릴리트는 자신의 배를 꿰뚫은 창을 뽑아내어 정신이 나가있는 이나리우스를 뒤에서 찔러버린다. 창에 뚫린 이나리우스는 비명을 지르며 천상에 도움을 구걸해 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릴리트는 이나리우스의 날개를 붙잡아 뒤에서 파괴시킨다. 날개를 잃자 이나리우스는 마지막으로 빛을 뿜어내며 최후를 맞게 되고[39] 이후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린 이나리우스의 빛나는 잔해는, 배경에 기둥처럼 뒤섞여 있던 절규하는 석상들에게 서서히 붙잡혀가며 '지옥을 벗어날 수 없다'는 릴리트의 말처럼 지옥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처참한 종말을 맞는다.이렇게 이나리우스가 허망하게 죽는 바람에 첨탑 밖에서 한창 악마들을 밀어붙이고 있던 참회의 기사단도 첨탑에서 들려오는 이나리우스의 마지막으로 내뿜은 빛이 사라지는 모습에 그가 죽었음을 직감하고 전의를 상실하며,[40] 전세가 뒤집혀 악마들에게 학살당해 방랑자가 불타는 지옥에 올 시점에는 프라바와 극소수 만이 살아남았다.[41]
2.7. 디아블로 4: 증오의 그릇
이미 본인은 사망했기 때문에 프라바가 언급만 몇마디 했다. 이나리우스의 죽음 이후 빛의 대성당은 지옥에서 살아남은 참회의 기사단 중 극단적인 분파인 그을린 기사단이 장악했다. 그마저도 영혼석을 들고 달아난 네이렐을 집요하게 추적하다가 방랑자에게 궤멸당했다.3. 평가
릴리트: 왜지, 이나리우스? 원하는 게 대체 뭐길래?
이나리우스: 내가 응당 있어야할 곳은 천상이다.
릴리트: 그것 때문에 우리가 창조한 모든 걸 파괴하겠다고?
이나리우스: 성역은 흉물에 불과하다![42]
릴리트: ... 우리의 아들도?
이나리우스: 난 옳은 일을 한 거다. 천상이 바라는 대로…
릴리트: (한숨)그래서… 천상이 만족하던가? 아니겠지. 천상은 널 원치 않으니까.
이나리우스: 이제 끝이다. 네 죽음으로 모든 게…
릴리트: 아니. 우린 선택을 내렸고, 그 선택 때문에 용서받지 못할 거다. 네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든, 누구를 바치든 말이다. 침묵이… 그들의 답이지.
이나리우스: 내가 응당 있어야할 곳은 천상이다.
릴리트: 그것 때문에 우리가 창조한 모든 걸 파괴하겠다고?
이나리우스: 성역은 흉물에 불과하다![42]
릴리트: ... 우리의 아들도?
이나리우스: 난 옳은 일을 한 거다. 천상이 바라는 대로…
릴리트: (한숨)그래서… 천상이 만족하던가? 아니겠지. 천상은 널 원치 않으니까.
이나리우스: 이제 끝이다. 네 죽음으로 모든 게…
릴리트: 아니. 우린 선택을 내렸고, 그 선택 때문에 용서받지 못할 거다. 네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든, 누구를 바치든 말이다. 침묵이… 그들의 답이지.
"이나리우스에게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그 천사는 내 포로였지. 나는 녀석의
진정한 모습을 봤다. 이나리우스와 릴리트는
네 생각만큼 다르지 않다. 이나리우스는 내 포로가 되었을 때
이미 증오로 가득했다. 나는 그저 그 분노를 정제해준 것 뿐이다. 녀석은 성역으로 탈출했을 때 그 분노도 함께 가져갔다."
메피스토
메피스토
자신의 허튼 꿈과 정반대인 현실을 이미 깨달았음에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끝까지 현실을 부정하는 이나리우스의 모습에서 이나리우스의 드높은 천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사단에 '참회'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도 드높은 천상에 대한 참회였으며, 그것도 자신의 기준에 따른 참회였을 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여담으로 네베스크에서 오스웬이 잠이 들어버린 방랑자를 수레에 실어 도살장으로 옮기는 장면에서 자막으로 나온 라트마의 예언 중 "아버지는 자기 아이를 장작에 불태웠고" 문구는 이나리우스가 빛의 대성당의 신도들을 비롯한 성역의 인간들을 자신의 드높은 천상으로의 복권을 위한 버림패 장기말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 이나리우스가 릴리트를 죽이기 위해 이끌고 온 병력 대부분이 이나리우스 사후 불타는 지옥에서 악마들에게 꼼짝없이 살해당한 것에 대한 암시라 할 수 있다.
애초에 영원한 분쟁에 진저리치며 릴리트와 손잡고 자신과 뜻이 같은 천사와 악마들을 규합해 세계석을 훔쳐 달아나 성역을 만들면서 드높은 천상을 먼저 배신한 쪽이 이나리우스이며 이나리우스와 가장 가까이 지내던 티리엘조차 이런 이나리우스에게 실망하여 죄악의 전쟁이 끝나고 휴전 협상에서 그를 불타는 지옥으로 보내달라는 메피스토의 요청에 응했을 정도로 드높은 천상에서는 이나리우스에 대한 시선이 최악이었다.[43] 심지어 지금은 악마와 성역이라면 진절머리를 내는 임페리우스가 앙기리스 의회의 수장으로 있는데다가 임페리우스는 한때 신뢰하던 전우였던 티리엘에게마저 성역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솔라리온을 휘두를 정도로 강경한 반응을 보였는데, 악마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해 대형 사고를 여러 번 친 이나리우스가 드높은 천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눈뜨고 봐줄 리가 없다.[44]
재밌는 부분은 이나리우스에 관한 예언은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전부 이뤄졌다는 것인데, 우선 이나리우스가 쓰던 창은 '빛의 힘이 담긴 창'이었는데 이나리우스의 심장(마음)은 드높은 천상으로의 복귀라는 망상과 자신을 비참한 신세로 전락시킨 릴리트에 대한 증오로 가득했다. 즉, 빛의 창이 증오의 심장을 꿰뚫는다는 예언은 이나리우스의 무기에 이나리우스가 심장 부분을 꿰뚫려 사망함으로써 들어맞았고, 그 누구보다 드높은 천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지만 상술한 세계석을 훔쳐 성역을 만든다는 대죄를 짓는 바람에 이조차 이룰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으로 인하여 드높은 천상의 수정 회랑에서 그의 능력과 직책을 가진 새로운 천사가 태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나리우스가 죽은 뒤 다시 태어남으로써 천상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45]
사실 앙기리스 의회의 준회원으로 대천사보단 못하지만 준회원 자격을 얻을 만큼 천사들 중에선 상당히 강한 존재로 능력은 뛰어났으며 티리엘의 또 다른 부관인 이주알이나 말티엘의 부관인 우르자엘보단 강한 걸로 보인다. 의도가 성역에 대한 온전한 지배권을 확립하기 위함이었다고는 해도 릴리트의 배신을 수습하고, 드높은 천상으로부터 성역을 숨겨 보호했으며, 불타는 지옥이 성역을 눈치채고 삼위일체단과 루시온을 앞세워 인간들을 지옥의 병사들로 사용하려는 걸 견제하여 막아내었으니 이나리우스가 성역의 보존에 크게 공헌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죄악의 전쟁에서부터 부정적인 묘사들이 늘어났다. 원래부터 성역에 대해 고압적이던 이나리우스는 자신이 창조한 성역의 지배권에 집착하다가 지옥으로 끌려가는 파국을 맞이했다.[46] 디아블로 4 시점에서는 고문의 여파로 사실상 미쳐버린 채 하루 빨리 성역을 떠나 천상으로 돌아가기만을 갈구했으며, 그 과정에서 성역이 어떻게 되든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도 신도들을 장기말로 써먹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등 추악하고 위선적인 면모가 강조되었다.
아들인 라트마가 그런 사고 방식은 옳지 않다고 이나리우스를 맹비난하며 그만둘 것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라트마를 릴리트와 마찬가지로 공허로 추방해버렸으며[47] 울디시안 역시 이나리우스에게 너나 릴리트나 나쁜 것이 다를 게 없다며 비난한다.[48] 심지어 동급으로 취급받는 릴리트조차 용서받지 못한다는 진실을 외면하면서까지 억지로라도 천상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이유로 아들인 라트마를 죽인 이나리우스에게 진심으로 경멸을 느끼며 이나리우스에게 진실을 마주보게 함으로써 희망을 박살내버리는 복수를 했을 정도이니 말을 다한 셈.[49] 이는 천상과의 거래를 집행하고자 이나리우스를 지옥으로 인질로서 끌고 갔던 메피스토의 평가 또한 다를바가 없는데, 메피스토가 설명하길 이나리우스를 고문시킬 목적으로 지옥으로 끌고 왔건만 막상 그의 이면을 잘 살펴보니 자신들과 같은 악마와도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증오심과 이기심만 가득했다는 판단이 나올 정도였다며 4편의 주인공에게 혀를 내두르는 모습을 보였으니 말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명색이 앙기리스 의회의 전 준회원에 성역의 창조자 중 하나라지만 어째 본편에서는 전투력에서나 정신력에서는 대천사들과 큰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죄악의 전쟁에서의 묘사와는 딴판인데, 그의 새로운 힘의 근원이었던 세계석과의 연결이 영영 끊어져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능한 수준으로 각성하기 전이었지만 가장 강력한 네팔렘 울디시안과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고, 릴리트를 간단하게 공허로 추방했던 모습과 다르게,[50] 릴리트가 메피스토의 정수로 강해진 것으로 인해 역으로 농락당하며 처참하게 죽었다.
이나리우스의 왜곡된 생각과 오만함은 결국 그가 지옥에서 탈출한 순간부터 파멸과 죽음으로 그를 몰아넣었으며 그가 성역에 자리잡고 성역의 아버지로 떠받들여질 만한 고결함이나 대의명분을 갖춘 인물이 아님이 본편 전체에 걸쳐서 표현된다. 말티엘 사건 이후 황폐화된 성역의 구원자 따위가 아닌, 그저 억겁의 세월 동안 불타는 지옥에서 고문당한 것에 대한 복수심과 천상으로의 귀환에 대한 갈망만을 가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미약한 존재에 불과함을 릴리트에게 조롱당하면서 처참히 최후를 맞이한다. 릴리트를 죽이면 드높은 천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이나리우스의 허황된 생각처럼 그를 떠받드는 군대와 신도들도 불타는 지옥의 악마들에게 학살당하면서 이나리우스는 그 존재 자체가 과장됐음이 드러나게 됐다.[51]
날개가 파괴되며 최후를 맞는 이나리우스의 모습은 전작에서 스스로 날개를 포기하고 천사에서 필멸자가 된 자신의 전 상관이자 친구이며 의형제인 티리엘과도 대조된다. 티리엘이 성역에 개입한 행동은 드높은 천상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나리우스처럼 천상의 뜻을 거스른 독단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천사의 본질과 책무를 내팽개치고 성역의 인간을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부려먹은 이기적인 이나리우스와 달리, 티리엘은 천사의 본질과 책무를 지키며 성역의 필멸자들을 대악마들로부터 지키기 위한 지극히 이타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날개를 스스로 버렸다. 게다가 티리엘은 천사의 불멸성과 날개를 스스로 버리는 순간에도 자신의 뜻을 당당하게 관철하고 필멸자가 되어서도 그 고결함을 유지했는데, 이나리우스는 끝끝내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천상에 목숨을 구걸하면서 날개가 파괴되며 그대로 죽어버렸다.
날개가 파괴되었으니 아마도 티리엘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천사가 아닌 필멸자로 취급되는 것으로 추측되며[52][53]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이나리우스는 부활이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며, 동시에 사망한 곳이 하필 불타는 지옥이니 그의 영혼은 지옥을 벗어날 수 없다는 릴리트의 말대로 불타는 지옥에 갇혀 영원토록 고통받을 것이다.[54] 이나리우스가 아직도 천사였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예전처럼 탈출할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릴리트에 의해 날개가 파괴되어 천사가 아닌 필멸자가 되었을 테니 부활이나 불타는 지옥에서 탈출할 가능성은 처음부터 0%이며 이주알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악마로 개조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반영하는 건지 날개가 사라지는 연출도 티리엘과 전혀 다른데, 티리엘이 날개를 스스로 포기할 때는 날개가 모양새와 색상을 유지한 채로 서서히 사라지는 반면, 릴리트가 이나리우스의 날개를 파괴할 때는 릴리트의 손이 쥐고 있는 부분부터 시커멓게 썩어들어가기 시작해서 이나리우스의 몸통에 달린 날개 뿌리 부분까지 썩는다.
3.1. 게임 외적 평가
이나리우스는 천사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한참 다른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나와 일부 플레이어들을 당황시키기도 했으나, 천사가 곧 선은 아니라는 디아블로 세계관에서 이미 인간을 적대하는 임페리우스와 말티엘이라는 선례도 있기에[55] 스토리에 관심을 가진다면 무리없이 납득할 수준이다. 그럼에도 디아블로 4의 스토리의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원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죄악의 전쟁 때부터 변경된 설정으로 미친 놈 낙인이 찍혔고, 수천 년 간 고문까지 받았으며, 본편에서도 계속 제정신이 아닐 거라는 언급이 주기적으로 나오는 것도 모두 놓치지 않은 시리즈의 팬들에게도 평가가 썩 좋지 못한 이유는 이나리우스가 온전한 천사의 모습을 유지하고 나온 데다가 단순히 미쳤다기엔 '빛의 창이 증오의 심장을 꿰뚫으리라'는 예언을 추구하는 행보가 일관적인 것처럼 묘사되기 때문이다. 모든 측면에서 이나리우스가 드높은 천상에 돌아갈 가능성이 없는걸 알 수 있는 유저들조차 '뭔가 이나리우스에게 반전이 있나?'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 무렵 그 허망한 결말에 '진짜 뭐가 없다고?'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렇게 끝낼 거였다면 이나리우스의 갑옷만이 아닌 날개 등에도 눈에 띄는 변형이 생기거나, 언행의 지리멸렬함이 부각되는 등 이나리우스가 모습만 온전할 뿐 실은 정상이 아닌 것을 더 어필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56]
- 이나리우스의 변경된 배경 설정상으로든, 인게임상에서의 막나가는 행보에서든 플레이어와의 갈등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때문에 액트 보스 등의 사생결단은 아니더라도 이나리우스와의 접전이 있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가 적잖게 있었다. 시리즈 최초로 타락하지 않은 천사와의 보스전이 있을까 없을까를 점치던 유저들에게 허무하게 멘붕하다가 릴리트에게 썰려서 시네마틱으로 끝나버린 이나리우스의 결말은 몹시 김빠지는 모양새가 되어버린 것.
천사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할 법한 보편적인 선을 대표하는 이들이 아니라 각자가 지향하는 가치관에만 충실하고 그 외엔 무관심하거나 철저히 배제하는 극단적인 종족[57]으로 나오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독특한 세계관에 더해 크고 작은 설정 변경들을 거친 이나리우스는 세계관 상으로는 순결한 천사임에도 다른 창작물의 어지간한 타천사보다도 질이 나쁘고, 삼천년이 넘는 고문 속에서 끝없이 후회하면서 자신 만의 망상에 사로잡혔지만 그 외의 판단력과 천사로서의 본질은 지켜낸 강한 의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모순적이고 특이한 캐릭터성이 정립되었다.[58][59]
이나리우스와 관련한 연출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전 시리즈부터 많은 설정이 쌓여왔음에도 시리즈 네번째 작품에서야 처음으로 출연하는 만큼, 이런 캐릭터성이 유저들에게 잘 전달되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적절한 묘사들이 수반되었어야 했을 것에 아쉬움을 표한다. 입체적인 캐릭터로 매력있게 그릴 수 있었음에도 반전 없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뻔한 모습이나 출연시간 등 유저들에겐 여러모로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아무리 이나리우스가 속 빈 강정같은 얼간이였다곤 하지만 나름 충분히 비중을 크게 가질 수 있었고 더 오래 갈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임에도 진짜로 그냥 속 빈 강정에 불과한 얼간이라는 점만 보여진 채 너무 빨리 소모되듯 죽어버렸다.[60]
결론적으로, 이나리우스는 그 동안 소설 등으로 나름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가지고 매력적인 빌런 캐릭터가 될 수 있었으나, 4편에서는 비중이 그다지 높지 못했던 데다 릴리트의 손에 허망하게 최후를 맞이하며 블리자드 스스로 세계관에 있어 중요한 캐릭터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되었다.[61] 차분한 태도를 보이면서 방랑자를 이용해 귀찮은 릴리트와 이나리우스 자신을 제거하고 본편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되어 확팩에서 부활 떡밥을 남긴 메피스토가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죄악의 전쟁을 포함해 이나리우스가 그 동안 보인 행적을 보면 이게 천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행적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며 4편에서도 꾸준히 이나리우스는 제정신이 아니고 문제가 많다는 식으로 묘사되기는 했기에 이렇게 허망하게 퇴장하는 것도 마냥 개연성이 없다고만은 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전체적으로 보면 설정과 성격에 맞는 행적으로서 개연성은 있다. 진짜 문제는 설정상 성역의 아버지라는 소리를 듣는 중요한 인물이면서도 그간 게임 본편에는 등장 못 하고 소설 등에만 나와 디아블로 세계관을 나름 깊게 판 사람만 아는 캐릭터였던 그가, 겨우 게임에 등장하자마자 플레이어에게 큰 영향을 못 끼치고 퇴장해 버린 것이 문제인 것이다.[62] 소설 등 외적인 컨텐츠를 즐기지 않고 게임 시리즈 위주로만 플레이한 유저가 보기엔 갑툭튀해서 뭔지 모를 집착을 하다 멋대로 죽어버린 설정놀음 캐릭터가 되어버린 셈.[63][64]
이러한 비판에 직면한 한편 이나리우스라는 천사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디아블로 4의 시도는 인상적이었다고 할 만하다. 천사라는 캐릭터를 오만하고 독선적인 캐릭터로 해석하면서 디아블로 4가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은 반대되는 릴리트와 주요 인물인 로라스 나르, 도난처럼 단순한 악마가 아닌 자식인 인간에 대한 모성애를 지닌 악마, 과거 티리엘과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술 주정뱅이의 모습을 가진 호라드림, 영웅으로 칭송받지만 한편으론 비밀을 지닌 팔불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는 도난과 같이 인물들을 복합적으로 다루고자 노력한 일면이 보이며 이러한 시도는 디아블로 4 본편 전체로 놓고 볼 때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이나리우스라는 인물로 한정 짓자면, 이나리우스는 게임 본편의 스토리 팀이 마냥 자신들의 캐릭터 해석대로 캐릭터 성을 구성할 수 없었고 미디어 믹스와 전편에서 이미 여러차례 등장한 바 있어 기대를 받고 있던 캐릭터였다. 다루는 데 있어 어느 정도 부담감이 따르는데 디아블로 4 본편에서 캐릭터들이 마냥 주인공의 액세서리로 조력자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욕망과 행동 근거를 가지고 움직인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결국 스스로의 망상에 매몰되어 자멸한다는 결말은 어색하지 않았다.
플레이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개심하여 티리엘처럼 조력자가 되어주지 못한 것은 전편과는 다르게 마냥, 인물들이 주인공을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주인공에게 깊이 의존하는 서사로 구성하지 않고자 했던 의도가 크게 드러난 결과로 볼 수 있다.[65][66]
4. 여담
1편 항목의 호칭을 보면 알 수 있듯 이나리우스의 초기 설정은 앙기리스 의회의 다섯 대천사와 더불어 대천사(Archangel)였다. 그러나 후속작에서 앙기리스 의회의 설정 추가 과정에서 티리엘의 자문관 및 앙기리스 의회의 준회원으로 설정이 변경되어 일개 천사가 대천사들의 눈을 속이고 릴리트와 접선하고 어떻게 세계석을 훔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세계석을 다루는 법은 지옥의 대악마들도 모르며 대천사들과 그의 최측근인 부관들만이 알고 있던 것인데 설정이 바뀐 게 아니고서야 성역을 만든 것 자체가 설명이 안 된다. 안다리엘도 2편에선 릴리트의 딸이라는 설정이었다가 나중에 타타메트의 머리에서 태어난 일곱 악마 중 하나로 바뀌는 등 블리자드가 설정을 뒤집는 건 한두 번이 아니긴 하다.죄악의 전쟁에서 묘사되기를, 티리엘이 천사로서는 처음으로 성역의 존재를 알고 이나리우스가 저지른 일에 대해 실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천상에 성역을 알리지 않은 것과 이나리우스가 메피스토한테 끌려가기 전에 너의 모든 운명은 네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란 말을 하는 등 꽤나 사이가 돈독했던 듯하다. 심지어 소설에서 라트마가 트래그울에게 티리엘의 위험성을 경고할 때 티리엘이 내 삼촌뻘이라고 언급하는 장면도 나와 진짜 친형제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이후 디아블로 3 개발자가 말하길 '천사들은 아누에게서 파생된 존재들인 만큼 특별히 형제 자매 구분이 없다'라고 말했기도 했고 디아블로 3 작중에서 티리엘이 대천사들을 자신의 형제자매들이라 언급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친분의 의미에서 그런 말을 했을 듯하다. 임페리우스도 티리엘을 형제라고 부른다. 외국에서는 brothers and sisters는 같은 집단에 속해있으며 그 인연이 아주 오래된, 이를 테면 소울메이트 사이에서도 이런 말을 한다.
상당히 뒤틀린 성격으로 어떻게 천사인지 의문스러울 정도지만, 3편에서 아드리아가 네팔렘에게 경고하기도 했고 실제로 성역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도 그러했듯 사실 드높은 천상과 천사들은 선하고 정의로운 존재일 뿐 인간에게 우호적인 존재는 아니다. 특히 이나리우스는 수천 년 동안 악마들에게 고문받았던 상태다. 정의의 대천사 티리엘 역시, 앙기리스 의회에서 최종 결정이 티리엘의 투표권에 달렸을 때 울디시안의 희생에 감명받지 않았다면 '있어서는 안 될' 성역의 멸절에 투표할 작정이었다. 또한 말티엘 역시 네팔렘의 안에는 악의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이유[67]로 네팔렘의 말살을 추구한 것이었고 임페리우스도 성역과 인간을 부정한 존재로 본다. 거기다 성역 보존에 투표해준 이테리엘 역시, 실제로는 단지 천상의 몰락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변수를 위하여 성역에 투표했던 것이 본심이다. 아우리엘은 천성이 희망에 가득 차있고 자비롭기 때문에 성역 보존에 투표했을 뿐. 디아블로 3의 전설 도검 증오의 조각 플레이버 텍스트에서 메피스토가 네팔렘들을 사생아라고 표현하는데, 실상 천사들의 시선도 원래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디아블로 4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확실히 앙기리스 의회의 다섯 대천사들보다는 급이 낮은 천사라는 묘사가 많이 나왔다. 일단 전투력 면에서 훨씬 뒤떨어지고[68] 기복이 있을지언정 매사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대천사들과 비교해서 눈에 띄게 감정적이고, 개인의 욕망에 매달리며, 욕망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이 속한 세상을 배신할 수 있으며 자신의 아들까지 잔인하게 죽이는 성정으로 미루어보면 천사보다는 악마에 더 가깝다고 느껴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네베스크 마을의 교회 안에서 릴리트에게 현혹된 주민들에게 살해당한 나이 든 목사가 설교할 때 언급했던 아버지가 바로 이나리우스이다.
오버워치 2 2023 할로윈 시즌에 맞춰 파라의 스킨으로 출시하였다. 이벤트 모드 스토리에선 디아블로 스토리와는 다르게 필멸자들과 손잡고 릴리트를 무찌르고 속박에서 풀려나 천상으로 승천하는 황당한 전개가 된다.
린던이 디아블로 4에서 플레이어랑 만담을 할 때 '이나리우스가 지옥에 갔다 돌아올 노릇이군.' 이라는 말을 한다. 대충 환장할 지경이란 의미다.
같은 식구의 FPS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와 디아블로 4의 콜라보를 통해 멀티플레이 전용 캐릭터로 카메오 출연했다. 앙숙인 릴리트 또한 같이 출연했는데, 캐쥬얼 FPS라는 특성 상 둘 모두 원작과는 달리 필멸자들의 무기에 픽픽 죽어나가는 웃픈 모습을 볼 수 있다.
설정집 프라바의 기록에 따르면 이나리우스는 빛의 대성당 신도들에게 죄악의 전쟁 시기에 빛의 대성당이 삼위일체단과 싸워서 이겼으나 이나리우스가 배신당해 지옥에 끌려갔다고 가르치며 역사왜곡을 했던 걸로 보인다.
프라바가 프라바의 기록을 집필하면서 고해 신부 볼크에게 여러 종교의 오래된 문헌들을 수집해서 가져올 것을 요청했다. 이때 죄악의 전쟁 당시 이나리우스가 처음 빛의 대성당을 결성했을 때 신도들에게 가르쳤던 교리가 적힌 문서들을 얻었다. 본편 시대의 빛의 대성당은 이나리우스의 가르침 외에 다른 종교와 전통은 전부 박멸의 대상이고, 프라바도 책을 집필하는 목적이 적을 알아야 적을 이기니 다른 종교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문서에 적힌 빛의 대성당의 교리는 본편 시대의 교리보다 훨씬 평화적이고 화합적이라 프라바와 볼크가 자신들이 알던 아버지 이나리우스의 가르침과 너무 다르다며 당황하기도 했다. 프라바는 곰곰히 생각할 때 죄악의 전쟁 시기와 현 시대의 상황이 달라서 그랬던 것 아닐까 추측했다. 나쁘게 말하면 이나리우스는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양반이라고 할 수 있다.
빛의 길을 걷는 자는 관용을 보여주니라. 관용은 악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정의로운 마음은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관용은 악의 존재를 인정하되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관용은 빛 안에 거하는 모든 이를 받아들인다.
빛 안에서 걷는 자는 협동을 추구하니라. 협동이 누군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을지라도 그것이 누군가가 가진 것에 대한 위협은 아니다. 협동은 연금술사의 도가니처럼 가진 것을 공유함으로서 모든 것을 더 넓히고 노력의 결과를 늘리는 것이다.
빛의 길을 걷는 자는 통합을 추구하니라. 통합은 누군가가 가진 걸 뺏는 게 아니다. 통합은 다른 이들을 같은 목표로 포용하는 것이다. 통합은 자유롭게 주어지고 수용되니라. 통합 안에서 빛으로 모든 이를 하나로 연결해 모든 이가 더 위대해지리라.
-예언자의 서-
빛 안에서 걷는 자는 협동을 추구하니라. 협동이 누군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을지라도 그것이 누군가가 가진 것에 대한 위협은 아니다. 협동은 연금술사의 도가니처럼 가진 것을 공유함으로서 모든 것을 더 넓히고 노력의 결과를 늘리는 것이다.
빛의 길을 걷는 자는 통합을 추구하니라. 통합은 누군가가 가진 걸 뺏는 게 아니다. 통합은 다른 이들을 같은 목표로 포용하는 것이다. 통합은 자유롭게 주어지고 수용되니라. 통합 안에서 빛으로 모든 이를 하나로 연결해 모든 이가 더 위대해지리라.
-예언자의 서-
그리고, 지금의 교리와 너무나 다른 이 책을 본 프라바는 볼크(Volk)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초대 빛의 대성당의 가르침이 적힌 이 예언자의 서에서 이 구절을 없애버려라. 우리가 알고 있는 가르침과 너무나 다르구나."
이나리우스가 남긴 그나마 긍정적인 유산은 이렇게 그의 추종자들에게 거부당했다. 다만 100% 거부한 건 아니라서 프라바는 일단 개인적으로 이 구절을 따로 적어두고 좀 더 고민하고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1]
세계석을 빼돌려 성역을 창조한 일로 드높은 천상으로부터 의절당한데다, 거기다 울디시안을 제거하기 위해 디아블로와 손을 잡았을 때는 한 때 그의 상관이자 전우였던 대천사 티리엘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고 죄악의 전쟁 종결 이후 메피스토의 요구에 따라 이나리우스의 신변이 메피스토에 넘기는 형식으로 제명당해(이 때는 티리엘 마저도 네 스스로 죄를 지었으니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메피스토에게 신변이 넘겨지는 걸 반대하지 않았다) 드높은 천상으로 영구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다.
[2]
여기까지만 보면 악마치고
모성애가 깊은 것 같겠지만, 정작 이후 죄악의 전쟁 본편 시점에서는 릴리트가 자신이
네팔렘의 운명을 손에 쥔 유일한 자, 모두의 지배자가 되고자 나선 것으로 드러난다. 이때 학살당한 천사와 악마들은 원한이 사무쳤는지 작중 시점까지도 고대 네팔렘 유적 등지에서 원혼이나 환영으로 나타나게 되었으며, 강령술사의 재능이 없는 현지인들에겐 토착 정령의 해코지 등으로 여겨져 꺼리는 장소가 된다.
[3]
작중에서는 모든 존재로부터 아득히 먼 곳(the remotest part of existence)이라 언급되며, 빛을 포함해서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無로 묘사된다. 성역이 창조되기 전의 천상과 지옥의 외부 차원에 속하는 영역인지는 불분명. 이곳에 들어온 트래그울과 멘델른은 지옥 같은 공허, 영원한 저주, 죽는 것보다 더한 공포 등등으로 표현한다.
[4]
원래 마법학자 탄생 초기부터 비제레이는 소환술이 전공 분야였고 성역 밖의 세계에 영혼들이 존재한다고 믿어서 이들을 소환하는 법과 소통하는 법을 연구했고, 이를 위해서 강령술과 자연마법(강령술, 자연마법, 신성마법은 네팔렘 시대부터 이미 있었다)을 조사하기도 했다. 당시 비제레이 마법학자의 칭호도 Socerer가 아니라 Conjurer였다. 하라쉬도 죽은 자기 가족이 보고 싶다는 게 이유 중 하나였지 악마가 나올 줄은 몰랐다. 악마 소환도 그냥 우연히 성공한 거고 하라쉬 본인은 악마를 꺼림칙하게 생각했는데 비제레이 지도자가 그의 의사를 무시하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악마 소환술을 연마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디아블로 4 증오의 그릇에서 혼령계 설정이 추가되어서 비제레이의 마법학자들의 생각은 사실로 판정되었지만 케인의 기록에서 제레 하라쉬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혼령계 설정이 없었다.
[5]
에디렘 즉 네팔렘들은 다 잃어도 다른 인간을 또 각성시키면 그만 취급이고, 삼위일체단은 릴리트 자신을 증오하는 아버지 메피스토의 입김이 닿은 집단인 만큼 작정하고 자멸시키고 있었다.
[6]
디아블로 시리즈의 천사는 순수한 빛과 소리로 구성된 존재인 만큼 육신의 죽음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가 없는 우주의 공허'를 체감하며 존재의 근간이 순간 흔들렸다.
[7]
이에 트래그울이 멘델른을 공허에 파견하여 라트마는 겨우 구출된다.
[8]
물론 진짜 휴전을 원해서가 아니라 철저한 기만에 불과했으며, 이는
디아블로 시리즈 본편에 걸쳐 드러난다. 다만 기원전 1809년부터 죄악의 전쟁 종결 이후부터 기원후 964년 대악마들의 추방 사이의 기간에는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지켜졌고, 아주 드물게 악마들이 성역에 개입한 것도 굉장히 교묘하고 간접적으로 이뤄졌다. 비제레이가 기원전 264년부터 기원전 203년 사이의 기간 동안 악마를 소환한 것도 최소한 악마들이 먼저 소환해달라고 요청한 건 아니다. 대악마들의 추방도 조약에 어긋나지 않게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서 성역으로 오게 되었다는 형식을 취하기 위해서 대악마들이 의도한 것이다. 티리엘이 직접 칼들고 디아블로 3형제와 싸우지 않은 것도 이들이 형식적으로는 조약을 파기했다고 보기 애매해서 자신이 직접 개입하는 순간 천사들이 먼저 파기했다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알이 아리앗 산에 군대를 이끌고 온 순간부터는 그 형식조차 대놓고 위반한 상황이 되어 조약은 종이 쪼가리가 되었다.
[9]
근본적 이유는 2편까지 제대로 설정이 잡힌 네임드 천사가 티리엘 뿐이었기 때문. 그 외 이나리우스는 지옥에 끌려간 시점이고
앙기리스 의회의 나머지 4대천사는 죄악의 전쟁에서 정립되었다.
[10]
라트마와 멘델른 제외. 이 둘은 트래그울의 영향으로 기억을 보전했다.
[11]
디아블로 1, 디아블로 3(1막), 디아블로 4(던전 및 필드에서 무작위로 출현).
[12]
디아블로 2(1막).
[13]
디아블로 2(4막).
[14]
다만 어찌보면 모티브에 충실했다고 할 수도 있다. 네팔렘들의 모티브는 에녹서에서 천사
아자젤과 그가 이끄는 천사들이 신의 명령을 어기고 인간과 정을 통해 얻은
네피림인데, 이후 아자젤은 보통 타천사로 취급되니 그와 포지션이 겹치는 이나리우스도 타천사에 가깝게 묘사되었을 수도.
[15]
블리자드 스토리 작가였던
믹키 닐슨의 인터뷰에 따르면 메피스토가 죽은 3편 시점에도 이나리우스는 그의 영지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계속 고문을 받고 있다고 한다.
[16]
once of the Angiris Council, once a commander of the Heavenly Hosts
[17]
사실 죄악의 전쟁 3부작에서도 보는 이에게 가장 두려운 모습으로 비치는 디아블로가 이나리우스에게는 티리엘의 형상으로 비쳤다는 것이나, 이나리우스를 무력화시킨 직후의 울디시안이 티리엘을 마주하고는 이나리우스보다도 강하다고 느끼는 등 이나리우스가 강력한 천사라고는 해도 세계석의 힘이 없다면 앙기리스 의회의 대천사들보다는 급이 낮다는 묘사가 여러번 나왔다. 불필요한 오해를 설정 추가로 종식시켰다고 보면 될 듯.
[18]
사실은 이런 묘사가 이나리우스의 성격이 어찌보면 천사의 본질적인 특징일 수도 있는데, 단순히 선VS악 구도를 내려놓고 생각 해 보면 천사라는 존재는 본래 인간의 시각이나 가치관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탈한 존재라는 특징이 있고 악마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한 소유욕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나리우스가 성역을 창조할 때 비교적 작은 동기를 행동에 옮겼던 만큼 그만큼 성역이라는 현실 자체에 큰 애정이나 소유욕이 없고 거기서 파생된 네팔렘들 역시 부성을 느낄 이유가 딱히 없는 것이다. 이나리우스 입장에선 그냥 쉴 곳이 필요해서 도피하는 느낌으로 실험삼아 만든 현실이 성역이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초탈한 입장인 반면 릴리트의 경우는 완전히 반대로 후손들인 네팔렘에게 아주 강한 모성과 집착을 가지고 있다.
[19]
이 대사는 정작 본편에선 삭제되었다. 본편에선 이나리우스가 릴리트에게 창을 던질 때
폭군 한 마리가 대신 방패막이가 되었다.
[20]
사실 3편까지 오면서 지옥에서 주인공들이 들쑤시고 다니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나리우스가 붙잡혀있던 지역이 그 언제쯤에 함락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21]
여기서 프라바가 "그분의 이름으로 우린 용맹히 싸울 것이니, 빛에 축복 있으라."라고 말하는데, "그분"인 이나리우스는 바로 머리 위에 있다. 이는 원문 "May we fight true…in his holy name. Blessed, he the light."의 "his"를 단순히 '높으신 분'에게 쓰는 표현인 "그분"으로 번역한 것인데, 원래는 (성경에서 신을 3인칭으로 표현하듯이) "주" 혹은 "주님"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알맞다. 최초 시네마틱 영상에서 "Blessed mother"를 "성모이시여"가 아니라 "나의 어머니시여"라고 번역한 것처럼, 종교적인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종교색이 옅은 어휘를 고른 번역으로 보인다. 대놓고 the lord라고 표현되는 자사의 타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대사들을 '군주님'이라고 번역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22]
정작 삼위일체는 그대로 들먹인다.. 결의의 영 디알론-디아블로,창조의 영 발라-바알,사랑의 영 메피스-메피스토
[23]
우연인건지 의도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삼위일체론에서 설명하는 신의 3위격의 성질과 비슷하다. 별 생각 없이 공포의 반대로 결의라는 단어를 채택했겠지만, 결의의 뜻은 마음을 굳게하여 뜻을 편다는 것인데, 이는 창세의 계획자인
성부와 매칭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파괴와 증오의 반대로 창조와 사랑을 택했겠지만 공교롭게도
성자 예수는 세상의 창조자(요한복음 1장 3절),
성령은 성부와 성자,성령 자신, 그리고
야훼와 피조물을 잇는 사랑의 끈(골로새서 3장 14절)이기 때문
[24]
정작 삼위일체단의 서열(디알론-발라-메피스)과 달리 대악마 서열은 메피스토-바알-디아블로
[25]
릴리트가 성역으로 돌아오자 그 대항마로 이나리우스를 구출한 것으로 추측된다. 혹은 반전으로 이나리우스가 악역이라면 대항마로 릴리트가 소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라트마, 릴리트, 이나리우스 가족이 최초로 게임에서 모이게 된다.
[26]
이 경우에는 아마 자력으로 탈출했을 것이다.
[27]
고문 끝에 타락해버린 이주알이 있듯, 이나리우스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고문받아왔기에 타락하지 않았을지언정 정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28]
이나리우스가 악마들 한복판에 뛰어든 이후 릴리트를 찾는 동안 이나리우스 시선에서 악마들을 둘러보는 구도가 있는데 이 때 악마들의 표정을 보면 죄다 겁에 질려있다. 워낙 압도적인 살기를 내뿜으니 악마 잡졸들 입장에선 감히 공격 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듯. 인게임 시네마틱에선 그래도 얕잡아본 악마 몇 마리가 달려들지만 무기를 땅에 꽂아서 축삼아 한 바퀴 빙글 돌면서 날개로 죄다 순삭해버리고, 위의 릴리트에게 창을 던지는 장면은 폭분 비스무레하게 생긴 악마가 대신 맞는다. 이어서 이나리우스 vs 폭군의 전투로 이어지는데 덩치 차이 때문에 약간 고전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잡몹 악마들보다 느렸을 뿐 최대한 빠르게 쓰러뜨리는 데 성공한다.
[29]
묘사를 보면 대천사에 준하는 존재라는 명성에 걸맞게 악마 군단 같은 것 신경 쓰지도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나리우스의 광신도 군대는 그저 악마 잡졸들을 대신 상대하게 데려왔고, 본인은 시종일관 릴리트에만 신경쓰고 있다.
[30]
그녀가 기도하기 위해 엎드리자마자 뒤에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창을 내질렀기 때문에 돌격해오던 악마들은 그 즉시 창에 꿰뚫려 꼬챙이가 되었다.
[31]
이후 주인공은 다시금 빛의 대성당에 되돌아가 프라바와 이야기하게 되는데, 자초지경을 들은 프라바는 "그만하면 허락받은 셈이죠, 적어도 이나리우스님이 당신을 죽이진 않았잖아요?" 라고 답하곤 이나리우스 대신 축복을 내려준다. 작중에서도 이나리우스와 알현하여 돌아오지 못한 자도 있다고 언급하니, 어쩌면 프라바의 말대로 살려보내는 것 자체가 자비(축복)을 베푸는 것일지도 모른다.
[32]
설화석고 수도원의 관리인인 '형제 올린'이 이나리우스가 성역의 깊은 곳으로 갔다는 얘기를 하는데 아마 릴리트가 돌아온 것을 감지하고는 그 때 라트마를 만나러 갔으나 라트마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자 죽여버린 것으로 보인다.
[33]
하지만 추방 당시의
티리엘의 팩트폭력이나 3편 이후 드높은 천상의 상황이 어찌 되었던 간에 릴리트와 함께 세계석을 훔쳐 성역을 만든 것만 봐도 드높은 천상 입장에서 이나리우스는 정상참작이 불가능한 중죄, 한마디로 대역죄를 저지른 인물인데 그런 그를 다시 받아줄지는 의문이다.
[34]
호라드림으로 오랜 세월 성역을 지켜온 로라스는 이나리우스가 메피스토의 고문으로 정신이 나가버렸다고 말하며 이 때문에 릴리트와 지옥에 집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35]
상술한 것처럼 성역을 창조한 것에 대한 자조적인 대사가 많은데 이나리우스의 목표가 공을 세우고 드높은 천상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고려하면,
괜히 성역을 만들고 도피해서 그 고생을 했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36]
디아블로 시리즈의
드높은 천상은 다른 대부분의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천국과 달리 죄악을 저지르지 않은 인간이 죽으면 가는 사후세계가 아니라 디아블로 시리즈에서의 인간계인 성역와 별개로 존재하는 세계이자 하나의 국가로 묘사된다.
[37]
이 때 릴리트의 감정표현 연출이 압권인데, 라트마의 시체를 발견했을 때와 더불어 릴리트는 아들이었던 라트마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
[38]
릴리트도 이걸 알고 있어서 이나리우스를 향해 돌아서며 '찔러나 봐라' 하듯 대놓고 배를 내줬다.
[39]
이 와중에도 기사단은 폭군 하나를 전술적으로 몰아붙여 쓰러뜨리고 악마 군단을 패퇴시키며 선전하고 있었으나 이나리우스의 빛이 사라짐을 깨닫고 공포심에 전열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악마 군단 역시 기사단에게 밀리다가 갑자기 고통의 첨탑에서 폭발하듯이 뿜어져 나오는 빛이 이나리우스의 빛이 사라져 가는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됐는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기사단을 향해 돌아본다.
[40]
반면 참회의 기사단에게 밀리고 있던 악마들 역시 자신들의 뒤에 있는 첨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챘는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참회의 기사단을 향해 천천히 돌아보기 시작했다.
[41]
사실 이나리우스는 프라바 및 참회의 기사단을 도와 주변을 완전히 제압한 뒤 릴리트 혼자 남았을 때 그녀를 치는게 훨씬 안전한 길이었다. 참회의 기사단은 방진을 치고 굳건하게 악마들을 상대하고 있었고, 이나리우스 본인이 드잡이를 해야했던 거대한 폭군 같은 악마도 제압했다. 더욱이 이나리우스의 빛 덕분에 공포를 느끼지 않고 있었다. 이나리우스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보조만 잘해줬어도 전투에서 승리하고 고통의 첨탑 주변을 정리하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었다.
[42]
웃지 못할 사실은 이 발언처럼 그렇게나 성역을 혐오하고 흉물 취급하던 이나리우스 본인이야말로 바로 릴리트와 함께 성역을 창조했던 시조였다는 것이다. 천상과 지옥 간의 전쟁에 지쳐 본인이 싸움을 끝내기를 갈망하고 릴리트와 인연을 맺고 창조한 세계를 결국
본인이 싫증을 내면서 멸망시키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 따로 없는 셈.
[43]
그리고 그 세계석이 남아있으면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었겠으나, 세계석은 바알의 수작질에 타락하여 결국 티리엘이 육신의 소멸을 각오하고 파괴했기에, 이미 이나리우스가 용서받을 조건은 남아있지 않았다.
[44]
애초에 드높은 천상은 천사들이 의지를 전한다기 보다는 회랑을 비롯한
아누의 유산이 그 의지에 답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아누가 남기고자 했던 그 어떠한 미덕을 따르는 행동도 하지 않았던 이나리우스가 다시금 선택을 받기는 만무했다.
[45]
천사들은 기본적으로 불멸이고 죽는다 해도 드높은 천상에서 부활한다. 단, 천사로서의 역할이나 정체성을 저버린 천사들이 죽으면 부활하지 못하고, 그 역할을 대신할 새로운 천사가 수정 회랑에서 새로이 태어나게 된다. 천사의 역할을 저버린 말티엘과 천사의 정체성을 버린 티리엘이 좋은 예로, 말티엘은 부활하지 못하고 소멸했으며, 티리엘도 필멸자가 된 이상 죽으면 다시 부활하지 못할 운명이다. 이건 오래 전에 세계석을 탈취하여 드높은 천상을 배신한 이나리우스도 마찬가지로서, 앞으로 새로 태어날 천사는 이나리우스이되, 기존의 이나리우스가 아니며 그 자아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46]
이나리우스의 집착은 성역의 소유권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성역 내 자신의 권위와 세계석으로 얻는 권능에 대한 집착이다.
죄악의 전쟁 소설에서 이나리우스는 수 틀리면 언제든지 싹 다 갈아엎고 다시 만들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성역에 별다른 집착이 없었으며 자신이 창조한 세계 내에서 절대자로서 군림한다는 권력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장 성역을 지워버리기엔 곤란한 문제들이 여럿 터진 바람에 그걸 해결하던 과정에서 울디시안의 각성으로 인해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을 뿐이다.
[47]
공허에 영원히 갇히진 않았고 울디시안의 동생인 멘델른이 구해주었다.
[48]
게다가 이나리우스가 세계석을 빼돌려 성역을 창조한 것은 훗날
말티엘이 아드리아가 딸 레아를 끝까지 이용해 먹고 버린 것과 더붙어 죽음의 천사로 전향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는데, 말티엘은 세계석이 사라지게 된 이후로 세상 만사에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성격으로 변하여 성역과 네팔렘이라는, 원래대로라면 있을 수 없는 변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성역으로 빼돌린 세계석이 훗날 파괴의 군주
바알에 의해 오염되어 티리엘이 세계석을 파괴한 이후 홀연히 드높은 천상에서 모습을 감추게 되고 이후 말티엘은
검은 영혼석에 디아블로가 봉인되자마자 곧바로 자기 휘하의 죽음의 천사 군단들을 이끌고 나타나 성역을 공격, 검은 영혼석을 통해 성역 인구의 절반을 몰살시키는 엄청난 대재앙을 일으켰다.
[49]
심지어 자신이 악마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인 라트마에 대한 모성애는 진심이었던 릴리트가 이나리우스의 라트마 살해를 추궁할 때도 자기합리화로 변명하는 이나리우스의 태도에 슬픔이 묻어나는 얼굴이 경멸로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50]
아예 울디시안이 본질적으로 이나리우스가 릴리트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도 나온다.
[51]
아이러니하게도 릴리트에게 일방적으로 농락당한 이나리우스와 다르게, 그가 장기말 정도로 여긴 참회의 기사단은 그의 죽음으로 사기를 잃고 전세가 뒤집히기 전까지는 오히려 악마들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52]
사실 물리적으로 날개가 파괴된 것보다도 오래 전에 천상을 배신하고 죄악의 전쟁 당시 디아블로와 영합했던 것이 더 큰 문제다. 천상을 배신하고 더 나아가 악마들과 영합하여 천사의 정체성을 버린 천사는 죽어도 부활하지 못한다. 그나마 날개가 남아 있어서 천사의 권능을 사용해왔지만, 이제는 그 날개마저 릴리트가 파괴시킨 것.
[53]
만약 물리적으로 천사를 필멸자로 만들어버린다면, 영원의 분쟁에서 악마가 너무 유리해진다. 기회만 잘 잡으면 앙기리스 의회의 대천사마저 필멸자로 만들어버릴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즉, 티리엘이나 이나리우스, 그리고 말티엘처럼 스스로 천사의 정체성을 버리고 그 날개마저 버려야 필멸자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티리엘의 경우, 성역의 필멸자들을 불타는 지옥의 악마들로부터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천사의 정체성을 스스로 버리고 필멸자가 된 사례이다.
[54]
이나리우스가 완전히 파멸했다는 암시인건지 릴리트를 처치하여 캠페인을 완료한 후, 빛의 대성당 최고 던전을 완료하고 나서 키요바샤드의 빛의 대성당 앞에 있는 게임의 난이도인 세계 단계를 변경시켜주는 세계 단계 조각상을 클릭해 세계 단계를 악몽 난이도로 변경하면 모험가 난이도에서는 그냥 석상이지만 베테랑 난이도에서는 온갖 금은보화로 가득 채워지고 치장되어 있는 이나리우스의 모습을 한 조각상이 악몽 난이도부터는 검은 연기와 함께 위에서 아래까지 검은 살덩어리가 가득 들러붙은데다 동시에 조각상 아래에는 악마에 의해 오염된 구역에서 보이는 수많은 거미(혹은 벌레)의 다리들이 여러 개 돋아나 움직이며 꿈틀대고 있다. 고행 난이도에서는 아예 조각상 아래가 화산처럼 생긴 바위같은 것 위에서 지옥불로 추청되는 불길에 휩싸여 화톳불처럼 연기를 내뿜으며 활활 타고 있다.
[55]
허나 임페리우스와 말티엘은 천사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악마와 그것들이 품고 있는 사악함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인간들을 적대할 뿐 개인의 기복을 제외하면 언제나 드높은 천상의 안위를 위해 싸웠다는게 차이점으로,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을 혐오하며 자신이 배신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매달리는 이나리우스와는 결이 다르다.
[56]
이나리우스가 온전한 천사의 모습을 한 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 이나리우스는 드높은 천상을 저버린 탓에 빛을 잃었고, 새로운 힘의 원천인 세계석과도 분리되었으며, 메피스토에게 고문을 당하느라 날개며 눈꺼풀이며 피부며 모두 잃은 상태다.(그나마 이건 1편 당시 설정이라 엎어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따라서 (메피스토의 감옥에서 탈출한 것과는 별개로) 이나리우스는 (스스로 하천한 티리엘처럼) 천사의 형상을 취할 수도, 빛의 힘을 사용할 수도 없다. 차라리 이나리우스가 환영으로 모습을 숨기던가, 전작의 말티엘처럼 몰래 빛의 대성당 신도 등 인간을 숙주 삼아 인간 안에 있는 빛을 취한다든가하는 설명이라도 있어야 했다.
[57]
대표적인 예가
임페리우스로, 그가 관장하는 용기는
아즈모단이 관장하는
칠죄종의 하나인 분노와 밀접하기 때문에 태초의 아누조차 완전히 분리해내지 못할 정도라 임페리우스는 용기와 분노가 양립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 설정이다. 그런 임페리우스는
3편 확장팩 보스로 출시될 뻔 했지만 타천사로 취급되기는 커녕 앙기리스 의회의 일원으로 문제없이 활동하고 있다. 다만 임페리우스는 확장팩 기획 과정에서 '용기와 공존하는 분노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일을 그르치거나 호승심에 사로잡혀 방심하는 위험한 캐릭터'에서 '성역을 탐탁찮아 하긴 하지만 말티엘의 성격 변화를 바라보며 분노를 삭히고 호승심을 다소 누그러뜨린 지친 전사'로 캐릭터성이 변화했기 때문에 변화된 설정이 유지될 수만 있다면 앙기리스 의회에서도 과거보다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을 수 있다.
[58]
디아블로 세계관에서는 악마가 아무리 회개하고 옳은 일을 추구해도 끝내 내면의 악마성을 완전히 버릴 수 없고, 반대로 천사는 아무리 타락해도 최후까지 마지막 천사성은 타락하지 않는다. 전자는 성역을 위한답시고 하는 행위가 온갖 악행들인 릴리트가 보여줬다면, 후자는
헛짓거리만 해대면서도 천사답게 천상을 갈구하는 태도를 끝내 버리지 못 하는 이나리우스가 보여줬다. 더불어서 이나리우스는 본인이 의도하지는 않았어도, 본인이 세운 빛의 대성당은 성역 여러 곳의 치안을 유지했다.
[59]
단 한 명, 아예 영혼을 끄집어내 악마 육신에 빙의시키는 극단적인 고문을 당한
이주알은 디아블로의 부름에 응할 정도로 타락했다. 수정회랑에서 대체할 천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본질조차 악마가 된 셈. 어쩌면 이나리우스는 이 정도 고문까지는 피해갔기에 어느 정도 육신과 정신을 보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60]
똑같이 소인배 취급받던 임페리우스가 확장팩에서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며 여론을 반전시킨 전적을 생각하면, 이나리우스도 최소한 뒷이야기에서라도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정말 자기 정체성도 지키지 못하고 자포자기로 초대형 사고 여러번 쳤다가 이게 아닌가벼라고 자신의 과오를 편리한 대로 물리려고 한 멍청이가 된다.
[61]
사실은 아무 것도 못하고 허망한 최후로 끝나지만 않았으면 이런 논란은 없었을 텐데 너무 허망하게 죽어버렸다. 적어도 흑화해서 폭주하다가 갱생하고 환생한 말티엘이나 네팔렘 손에 추하게 인과응보적으로 죽든, 회개해서 네팔렘을 돕다가 장렬하게 전사하든 게임 시나리오라면 플레이어의 영향이 닿는 선에서 결말이 났어야 했다는 것이 주된 비판의 요지다.
[62]
세계관 전체로 보면 이나리우스는 성역을 창조하였으나 어찌어찌해서 지옥으로 끌려갔고, 수천 년간 고문을 받아 변질되고 망상에 빠진 끝에 결국 한 때의 동반자였던 릴리트의 손에 살해당하는 등 나름대로의 흐름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세계관 전체가 아니라 게임 본가의 스토리로만 보면, 언급도 그리 많지 않았던 천사가 갑자기 직접 등장해서는 악마를 죽이는 것에 집착하다가 플레이어랑은 크게 엮이지도 못하고 죽었다. 이처럼 게임에 직접 등장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배경 지식의 유무에 따라 캐릭터와 스토리의 개연성이 달라져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소설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도 모처럼 등장한 중요 캐릭터이니 만큼 플레이어와 어떤 식으로든 엮이길 기대했던 점도 있었다.
[63]
위의 이나리우스 행적 부분에도 나와 있지만, 이나리우스든 릴리트든 게임 본편에는 사실상 나온 적이 없는거나 다름없던 캐릭터고 이들에 대한 설정 태반은 소설인 죄악의 전쟁 3부작을 읽어야 알 수 있으며 게임 위주로 즐겨 온 유저 입장에서는 알 턱이 없는 캐릭터인데, 4편에 갑자기 핵심 인물이라고 나왔다가 급히 퇴장해버렸다. 심지어 한국은 죄악의 전쟁 소설이 디아블로 3 출시를 1년 앞둔 2011년에 정식 출간되었기에
설정덕후가 아닌 이상에야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64]
이는 현 시점 블리자드가 스토리성에서 매우 욕을 먹고 있는 부분인데 블리자드는 와우의
격전의 아제로스가 망가져가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유난히 캐릭터들, 특히 주요 캐릭터들을 원 스토리는 차치하고 스토리 팀이 자기 맘대로 주무르다 망하기를 반복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65]
전편과 달리 인물들이 주인공에게 크게 의존하고 네팔렘 중심으로 서사가 구성되지 않은 것은 스토리 팀 역시 큰 인기를 얻은 디아블로2 의 스토리를 따르고자 했던 상업적인 판단이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전지전능했던 3편의 네팔렘에서 벗어나 주인공의 능력을 한정짓고 악마와 천사가 각자의 욕심대로 성역을 재정의하고자 하는 것에 주인공인 방랑자가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예정된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결말로 봤을 때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 이나리우스의 죽음은 서사 구성에서 필연적이라고 볼 만하다.
[66]
디아블로 2의 스토리가 재해석되면서 코어팬들은 디아블로 3처럼 주인공이 지나치게 전지전능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해왔고 디아블로 2의 서사 구성에서 매혹적인 부분은 주인공이 어둠의 방랑자의 발자취만 간신히 뒤따르면서 불어닥친 재앙을 뒤로하고 행적을 따르는 데만 급급했던 절망적 분위기였다고 언급해왔다. 스토리 팀은 이 부분에서 디아블로 4의 스토리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본편의 어둠의 방랑자는 릴리트였으며 그 뒤를 따르면서 방랑자는 성역의 어머니가 뿌린 재앙의 씨앗에 기겁하고 성역의 아버지가 자식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것에서 회의감을 느끼게 되며, 결국 본편은
네이렐이 돌발행동을 하면서 디아블로 1편의 엔딩을 연상시키는 결말로 이어졌다.
[67]
또한 성역과 네팔렘 때문에 세계석이 타락하고 끝내 파괴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68]
임페리우스가 폭군 따위와 드잡이질을 벌이는 일이 상상이나 가능한가? 게다가 이미 전작에서 임페리우스가 강림하는 것만으로도 근방에 있던 악마들이 모조리 불타 즉사하는 모습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대천사들은 세세한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악마(Prime Evil)와 동급이고, 이들 중 가장 전투력이 강한 임페리우스와 디아블로는 (3편처럼 특수상황이 아닌 이상) 티격태격하는 라이벌이다. 디아블로는 커녕 메피스토의 딸 릴리트에게도 농락당한 이나리우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