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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6-17 10:57:05

게임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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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여명기의 혼란

1. 개요

한국 최초의 게임잡지. 창간호는 1990년 8월호. 가격은 2,000원.

사실 국내 최초로 잡지에 수록된 게임공략은 컴퓨터학습 1983년 11월호의 제비우스 공략이며 컴퓨터 잡지들과 일부 만화 잡지에 한해서 게임에 대한 특집 기사나 코너를 만든 적이 있었지만 게임만을 전문으로 하는 잡지로는 최초.

언어 등의 문제로 벽에 부딪혔던 한국 게이머들에게 희망을 제시해 준 잡지였다. 1990년대 초기에는 게임을 구할 루트가 전국에 몇 곳 없던 소프트하우스에서 카피받거나 게임기도 다루는 완구점에서 사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 잡지가 처음 나올 당시의 게임 시세는 보통 재미나에서 나온 복제 롬팩이 8000원, 메가롬팩이 3만원에서 5만원, 5.25인치 2HD 플로피디스크 복사 1장당 1,000원 선이었다. 1990년 당시 짜장면 한그릇이 평균 2000원, 소주 한병이 500원 정도였으니 2010년 기준으로 계산하려면 대충 1.5에서 2배정도 올려주면 된다. 그런 상황에서 표지랑 이름만 보고 게임을 잘못 골랐다가는 당시 기준으로도 끝장나게 재미없는 게임이나 너무 어려워서 할 수 없는 게임, 혹은 일본어만 화면 한가득 나오는 이해할 수 없는 게임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어떤 게임이 재미있어 보이는지, 혹은 어떤 게임을 피해야 하는지와 같은 정보는 당시의 게임 키드들에게 매우 절실했다.

당시에는 게임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루트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아니 개인적인 친분으로 교류를 가지는거 말고는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 잡지를 통해 록맨 시리즈의 패스워드 등을 알게 된 사람도 많았다. 특히나 언어 문제로 콘솔용 RPG나 시뮬레이션 게임 등을 접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열어보여준 계기나 다름없었다. 그 외에도 당시 패미통을 비롯한 일본 잡지의 특집 기사나 공략들을 번역하여 독자들에게 게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었다.

초기엔 PC 게임과 비디오 게임을 토탈로 다눴으나 점차 비디오 게임 잡지로서 성향을 굳히게 된다. 창간호의 편집자 인삿말 등을 읽어보면 불건전한 오락실의 유혹에서 청소년들을 구제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밝힌 바 있었다. 게임 내용 말고도 연예인 인터뷰를 비롯 읽을 거리도 그럭저럭 있었던 잡지. 이 잡지의 성공으로 이후 게임챔프, 게임뉴스 등을 비롯한 다른 잡지들이 속속 창간되었다. 각종 게임 음악을 재편곡한 음악 테이프나 CD를 창간기념 선물로 끼워준다던가 스트리트 파이터 가두쟁패전의 축약본을 끼워준다던가 스트리트 파이터 2의 공략 무크지 두 권 분량을 통째로 번역해서 부록으로 준다던가 하는 기이한 일도 자주 벌였다. 저작권 같은 건 당연히 무시.[1]

덤으로 몇 페이지 안되지만 일본 애니 소식도 당시에는 알찬 정보였다. 인터넷도 없고 기껏해야 일어판 뉴타입이나 아니메쥬같은 잡지를 사봐도 언어 때문에 제대로 이해가 안가던 시절, 게임지에 나온 몇 페이지 애니 리뷰 및 신작 소식이나 정보는 무척 알찬 정보였다. 가끔은 애니메이션을 줄거리를 여러 장면과 같이 몇 회에 걸쳐 다 소개도 하고 가끔은 미국이나 프랑스 애니 소식도 싣기도 했다.

창간한 1990년에는 슬기돌이라는 자체 제작 MSX용 퀴즈 게임의 하이스코어 경진대회도 열었던 흑역사가 있다. 그런데 이게 좀 이상한 게 대회의 참가 방식이 해당 팩을 구입한 후 하이스코어가 기록된 롬팩을 보내는 형식이었다. http://comandgame.tistory.com/130 결국 대회는 유야무야되었고 슬기돌이 이야기는 3개월도 안돼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러나 망조가 든 뒤부터는 점점 공략 질도 이상해지고 내용도 빈약해지다가 결국 쥐도새도 모르게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심정으로 거의 폐간 직전 몇개월전에는 잡지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매직 더 개더링 관련 기획기사 같은거도 넣고 심지어는 엘프에서 나온 성인용 게임들에 나오는 헐렁헐렁한 여성 캐릭터들의 그림등을 잡지 중간에 떡하니 끼워 넣는 등등의 일을 벌였지만...

마지막으로 나온 책은 1997년 8월호로 무려 7년을 버틴 잡지로 게이머즈에 이어 롱런한 비디오 게임잡지 2위에 랭크되어 있다.

따지고 보면 초창기부터 공략의 질이 좀 이상했는데...

2. 여명기의 혼란


들리는 말에 따르면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이었고, 게임 잡지에서 공략을 한다는건 말 그대로 알바... 당시 게임월드측에서 공략 기사를 작성한 사람에게 제공한 공략비가 겨우 밥 사먹고, 교통비 쓰고 나면 한푼도 남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대체로 학생들이 게임도 하고 돈도 번다는 생각에 혹해서 아르바이트로 공략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 말이 사실이면 공략의 질이 들쭉날쭉한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지만 당시의 게임 환경을 생각해보면 착취라기보다는 '그 시절에는 별일이 다 있었지'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추억 정도로 봐주자.

단 1990년대 초반을 기준으로, 당시의 환경이 아주 열악한 수준은 아니었다.

공략비는 페이지 당 만원~2만원 사이였는데, 당시 물가를 감안하면 아주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은 금액도 아니었다. 또한, 당시 게임 공략 용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비디오프린터라는 기계를 사용해야 했는데 (말 그대로 게임 화면을 저장해서 사진으로 인화해 내는 기계), 필름값도 만만찮게 드는 기계였던 만큼 공략 자체의 원가가 많이 들어가기도 했다. 원가가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임금을 적게 주는 게 바람직한가는 별개의 문제겠지만.

또한 공략이 없는 날이라도 놀러가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략실이 있었고, 공략실에는 당시의 거의 모든 게임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공략실에서 놀고 있으면 밥도 얻어먹을 수 있었고, 당시에 흔치 않았던 비디오게임 매니아들끼리 모일 기회도 있었기 때문에, 그냥 적당히 돈 받으며 취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환경.


[1] 그래도 이당시 줬던 게임 음악 CD들은 남상규라든지 TeMP 등등 편곡자 면면도 화려한데다 내용도 수준급이어서 게임 음악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레어템 취급받고 있다. [2] 단, 도중 중단이라기 보다는 자세한 설명이 아닌 가야할 곳들의 장소 사진 나열과 사진 밑에 간결하게 설명을 덧불이는 식으로 마지막까지 마무리는 했다. [3] 당시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CD-ROM²의 대용량을 활용한 PC 엔진판을 팔콤 게임의 스탠다드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래서 만트라가 제작한 이스 2 스페셜 또한 PC 엔진판 이스 + 천공의 신전 애니메이션의 섞어찌개 느낌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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