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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1 19:47:30

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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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어원3. 시미터의 형태4. 시미터에 대한 편견
4.1. 참고
5. 픽션 속의 시미터 사용자6. 관련 문서7. 그 외의 뜻

1. 개요

파일:external/pds20.egloos.com/b0068991_4befc2e3723bb.jpg

Scimitar

중동/ 중양에서 기원한 곡도를 일컫는 말.[1] 흔히 초승달처럼 휘어있는 곡률이 큰 중동제 곡도라고 말하지만……. 한자로는 신월도(新月刀)라고 표기한다.[2] 사실 신월도라는 명칭은 21세기 들어서 사용빈도가 늘어났고, 20세기 후반까지 한국에서는 반월도(半月刀)라는 표기가 더 많았다. 왕왕 언월도라고 표기하는 예도 있지만, 언월도라고 하면 청룡언월도에서 파생된 이미지가 강하고, 무기 자체도 대도의 일종으로서 장병기의 인상이 강하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2. 어원

사실 시미터라는 영단어는 역사적인 근원이 확실한 도검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며, 심지어는 중동의 말도 아니다. 중동에서는 이 단어를 쓰지 않았다.

일단 윌리엄 셰익스피어, 에드먼드 스펜서, 벤 존슨 같은 극작가나 시인들이 이 단어 scimitar의 고어형/변형 스펠링을 사용한 바가 있다(scymitar가 옛 스펠링으로 보편적). 그러니 대략 엘리자베스 1세 시대(1558–1603)의 영어권에서는 이미 시미터라는 단어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져 사용되었다고 추측 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단어라면 대중에게 이해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니까 시인이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 대개의 사전에서는 1540~50년대 정도가 시미터라는 단어가 도입된 시기로 추정하고 있다.

영단어 시미터의 기원이 되는 것은 이탈리아어의 scimitarra, salvaterra, 프랑스어의 cimeterre나 semitarge, sauveterre 등으로 여겨지는데, 현대 영어의 scimitar 스펠링은 이탈리아어의 scimitarra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허나 막상 영어에 영향을 준 그 단어들도 정체가 모호하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는 cimaterra는 바스크 말에서 온 것으로 날카로운 칼날을 뜻하는 단어이고, cymitharra는 오스만 제국 예니체리가 사용한 도검을 가리키는 단어였다는 추론으로 어원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나, OED도 이 추정을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중동의 영향이 강하던 튀르키예 지방과의 접점이라는 가정은 제법 그럴듯하고 오스만과 유럽이 접촉하는 때와 시미터라는 단어가 로망스 언어 계열에 소개되는 때의 시대적 배경도 맞아떨어지지만, 막상 튀르키예 쪽에서는 유사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스만의 곡도를 유럽인들이 시미터라고 부른 것은 확실하고, 단지 어원으로 삼기에는 근거가 부족할 따름)

페르시아의 샴쉬르를 말하는 šamšīr, šimšīr, šafšēr, šifšēr의 sham-이나 shim- 발음이 옮겨간 것, 또는 그리스말에서 야만족 검을 가리키는 sampsera가 변형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이것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라서 신빙성은 좀 그렇다.

3. 시미터의 형태

유럽인들이 시미터라고 싸잡아 부르는 도검들은, 유럽 외 지역에서는 저마다 부르는 명칭이 따로 있다. 아라비아의 saif, 페르시아의 shamshir, 인도 지방의 talwar, 아프간 지방의 pulwar, 모로코 지방의 nimcha, 튀르키예의 kiliç, 몽골의 ild, 중국의 dao까지 유럽에서는 시미터라고 싸잡아부른 적이 있다.

그리고 사실 이런 단어들은 그냥 그 지역 말에서 보편적인 의미의 '도검'을 가리키는 말이고, 그래서 곡도가 아닌 것도 흔하다. 예를들어 아랍어의 사이프는 말 그대로 sword 그 자체이며, 중세 초중기까지만 해도 보편적인 saif는 직선형 양날검이었다. 샴셔 역시 마찬가지로 직검과 곡도를 포함하며, 튀르키예의 kilij 역시 그냥 도검이란 말이니 튀르키예산 도검은 다 kilij로 부를 수 있다.

그래서 대충 아무거나 중동삘이 날듯말듯 그럴싸해보이지만 역사적 고증이 없는 제멋대로 만든 판타지 곡도에다 시미터라고 이름붙였더라도, 그거 시미터 맞다. 중동제 곡도 아무거에나 대고 시미터라고 해도 (적어도 서양인 기준으로는) 맞는 말이다. 반면에 shamshir나 talwar, kilij 등의 중동 도검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질을 가진 진짜 시미터라고 따로 분류할만한 도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다. 시미터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기준이 없기 때문에, 시미터의 형태가 반드시 이렇다 라고 말하거나 시미터와 샴셔가 서로 다른 것/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보짓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샴셔와 어떤 시미터는 동일하게 생겼을 수도 있지만, 어떤 샴셔와 어떤 시미터는 전혀 다른 물건일 수도 있다

사실 이는 대부분의 도검류 명칭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문화권에는 생활 도구로도 널리 쓰이는 '짧은 칼' 에 대비되는 전사 계층을 위한 무기이자 권위의 상징인 '긴 칼'이 있고, 각기 그 문화권의 언어로 이 긴 칼을 가리키는 고유한 명칭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권 대부분에서 유행하는 도검의 형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 있지만, 한 시대에 널리 사용되는 도검의 형태는 <그 시대의 상황> 에 적절한 한두가지 형태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과거의 전사들과 현대 호사가들의 인식의 차이가 갈리는 것인데, 과거의 전사들은 긴 칼은 그냥 긴 칼이라고 불렀던 것과는 달리 세계 각지에서 온갖 시대에 사용되던 다양한 도검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볼 수 있는 근현대의 호사가들은 특정한 문화권의 언어로 '긴 칼'을 지칭하는 명칭을 보면 그것이 곧 그 문화권에서 사용되던 형태의 도검을 가리키는 명칭이라고 인식하기 쉬운 것. 말하자면 중세의 아랍인/페르시아인이 아밍 소드 롱소드를 보고 "이것은 유럽인들이 쓰는 사이프/삼셔다. 그리고 이걸 들고 다닌 걸 보니 너는 이교도 침략자가 분명하다. 죽어라!" 라고 인식하더라도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현대의 도검 연구자나 매니아들은 유럽식 도검과 중동식 도검을 <다른 것>으로 인식하고 각각에 별개의 명칭을 붙여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보면 <시미터> 라는 개념은 도검을 박물학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초기에 탄생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16세기 중반의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도검(직선형 양날 도검)과 동쪽 다른 문화권에서 즐겨 쓰는 도검(휨각이 큰 곡도)가 형태적으로 많이 다름을 인식하고, 이러한 도검을 자신들의 도검(롱 소드)와 구별하여 <시미터> 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과학적 방법론에 의한 박물학적 분류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던 시기였기에 이 개념이 특정 문화권의 특정 언어에 의한 특정 표현과 정확하게 대응되지 않고, 그냥 중동이나 동양에서 쓰는 곡도를 싸잡아 대강 정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

즉, 시미터는 중동이나 오리엔탈 도검(특히나 곡률이 큰 곡도류)에 대한 유럽인들의 편견으로 만들어진 허상, 내지는 그냥 중동 곡도를 유럽식으로 싸잡아 부르는 편의 상의 명칭일 뿐이다.

4. 시미터에 대한 편견

제3차 십자군 원정중, "사자심왕 리처드 1세와 이슬람 군주 살라흐 앗 딘이 서로 만나서 회담을 했는데, 리처드가 직선형의 장검으로 강철 창대를 절단내는 시범을 보여주자 살라딘은 비단 방석을 던지고 곡선형의 시미터로 부드럽게 베어내는 것을 보여주었다" 라거나 " 십자군이 중동으로 갔을때 이슬람 이교도들이 악마의 초승달처럼 생긴 칼(=시미터)을 휘두르더라" 라며 시미터를 본 십자군들이 "악마의 칼"이라고 꺼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고 19세기에 쓰인 역사소설에서 나온 이야기다. 애초에 시미터는 중세 시대에 존재치도 않았던 단어인데다가, 중동에서도 11~13세기까지는 대개 직선형 을 쓰거나, 칼 끝 정도만 휘어있는 것을 사용했다. 휘어있는 곡도가 중동과 유럽에 강력하게 전파된 것은 곡도를 기병도로 사용하던 몽골이 13세기 유럽과 중동에서 설쳐대면서 전해진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아라비아 saif, 페르시아 shamshir, 인도 talwar, 아프간 pulwar, 튀르키예 kilij, 맘루크 검(Mameluke sword), 유럽 sabre와 cutlass는 모두 몽골의 만곡도에 영향을 받은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십자군을 배경으로 한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는 살라딘과 이슬람군은 곡도가 아닌 직선형의 검을 들고 싸운다.[3] 그러나 킹덤 오브 헤븐에서 주인공과 처음 맞붙는 무슬림 전사는 곡도를 들고 싸운다.

중동에서 항상 시미터를 썼을거라는 이미지는 신밧드 이야기 같은 것이 만들어낸 오류이기도 하다. 《 천일야화》에서는 8세기 인물인 압바스 왕조의 칼리프 Hārūn ar-Rashīd가 등장하기도 하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지만[4], 훗날 10세기 경, 인도와 페르시아 아랍 권의 이야기가 섞이고, 바그다드에서 기록된 것도 있으며 중세 이집트 설화까지도 섞이면서 14세기 카이로에서 정리한 적이 있고, 후대에 이것을 수집해 영어로 번역한 리처드 버튼 경은 19세기의 인물이었다. 즉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서 개정이 일어난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이야기꾼과 기록자들의 세부 디테일이 달라졌음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특히, 휘어진 시미터의 모습은 이슬람교의 상징인 초승달을 연상하게 하고, 크로스가드가 달린 직선형 장검의 모습은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연상하게 하기 때문에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의 대비와 대립을 보다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있었을 것이다.

4.1. 참고

5. 픽션 속의 시미터 사용자

6. 관련 문서

7. 그 외의 뜻



[1] 후술하겠지만 이 정의는 상당히 모호하다. 애초에 시미터라는 말 자체도. [2] 중국식 음역도 어느 정도 가미된 이름일 것이다. [3] 정반대의 경우로 영화 13번째 전사에서 아랍인 주인공(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연기)이 바이킹들과 함께 원정을 가면서 바이킹의 직선검을 밤새 갈아내어 가벼운 곡도로 만들어 쓰는 장면이 있다. 시기를 고려하면 당연히 고증오류. [4] 이 시기 페르시아와 아랍에서는 직선형 검을 썼다. [5] 시즌8부터 [6] 레이피어와 같이 이도류로 사용한다. 근데 컵가드는 세이버인데, 크기는 시미터다. [7] 3편에서는 사용 장비로 나오고, 4편에서는 마법으로 소환하여 사용한다. [8] 레드가드 족의 전통 무장으로 나온다. 다른 종족들은 흑인들이 휘어진 칼 쓴다고 신기해한다.그리고 나중에 그 시미터 중에 누군가가 타고 있는 배에도 하나 있는데... [9] 과거 인물이라서 쓰는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가 남긴 유니크 드웨머제 시미터인 트루플레임이 있다. [10] 칼의 모양은 곧지만, 일단 완구상의 설명은 'Electron Scimitar' [11] 갑옷을 걸칠 때만 해당되며, 갑옷 장착 전엔 평범한 장검의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