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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ロマンポルノ일본의 닛카쓰(日活) 영화사가 제작한 에로티시즘 짙은 일본 영화들을 일컫는 말. 노출 수위나 내용은 에로 수준이며, 연기가 아닌 직접 성관계를 하거나 성기 노출은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포르노가 아니라 ‘소프트코어 포르노(Softcore Porn)’에 해당된다.
성적인 수위가 매우 높은 작품도 있지만[1] 닛카쓰에서 로망 포르노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감독들에게 "섹스 신을 넣으면 그 외엔 아무거나 해도 좋다." 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탓에 섹스는 곁다리고 실험적인 연출이나 스토리를 시도한 예술 영화도 꽤 많았다. 일명 전혀 안 꼴리는 로망 포르노 영화도 꽤 있었다. 또한 브랜드 명이 이래서 로망 포르노 출연 배우들을 포르노 배우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여배우들은 엄연히 영화, 드라마도 겸업하는 양지의 배우들이었다. 실제로 몇몇 배우는 이런 영화에 나오는 걸 꺼렸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맹이가 있는 작품이었다는 점, 실제 성교는 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AV 같은 포르노에 출연하는 배우들에 비하면 인식이 좋은 편이었다. [2]
1970-80년대에 만들어진 일본의 에로영화들을 모두 로망 포르노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간혹 보이지만, 로망 포르노라는 말은 영화사 닛카츠가 만든 에로 영화의 고유 명칭 내지는 닛카츠가 만든 에로 영화의 브랜드에 더 가깝다. 일본에서 에로 영화를 통칭하는 말로는 핑크 영화가 있는데, 이 말도 쓰는 사람에 따라 에로 영화 전체를 통칭하기보다는 소규모 영화 제작사들이 만든 저예산 에로영화만을 일컫는 말로 쓰는 경우가 많긴 하다. 비슷하게 1970년대 토에이에서는 자사에서 제작한 에로 영화들을 '토에이 포르노(東映ポルノ)'라고 불렀다. '토에이 포르노' 영화들은 서구에 컬트팬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들은 '토에이 포르노' 영화들을 '핑키 바이올런스(Pinky Violence)'라고 통칭한다. 그리고 시기를 따져보면 토에이가 닛카츠에 앞서서 이런 장르의 영화들을 먼저 제작했다.
1960년대까지 액션 영화를 중심으로 잘 나가던 닛카츠 영화사는 1970년대 들어와 도산 직전의 상황에 처했고, 그런 상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1971년부터 로망 포르노란 이름을 내걸고 기존 영화보다 저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에로 영화를 양산하면서 처음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닛카츠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나 다름없었고 아주 작은 규모의 예산으로 만들었지만, 기존에 일본에서 만들어지던 에로 영화들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예산이 투입된데다 썩어도 준치라고 이전까지 닛카츠가 일본 유수의 메이저 영화사로서 영화들을 만들어온 공력이 있다보니 전체적으로 이전에 있던 일본의 에로 영화들보다 비교적 완성도가 좋은 작품도 꽤 많았다. #
게다가 닛카츠에서는 로망 포르노 전용 영화관을 만들어 이를 이용한 지속적인 배급을 시도했고, 이런 점들 덕분에 당시 일본에서 로망 포르노는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2020년대에 봐도 지금의 일본 영화보다 연기력이나 작품성이 의외로 괜찮은 로망 포르노의 수작들도 꽤 있다. 그래서 일본 영화에 관심이 많은 한국의 시네필들은 "요즘 나오는 일본 영화들은, 로망 포르노 만들던 시절보다 연출의 수준이나 연기력이 형편없는 작품들도 많아진 것 같다." 라는 날카로운 평을 하기도 한다.
1980년대 초까지 왕성하게 만들어지던 로망 포르노는 1980년대 들어와 비디오가 보급되고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 AV가 널리 퍼지면서 인기가 급격하게 식어갔고, 결국 닛카츠는 1988년 로망 포르노 제작 종료를 선언했다.
로망 포르노가 커리어 대표작으로 꼽히는 감독으로는 쿠마시로 타츠미, 타나카 노보루, 소네 추세이가 꼽힌다.
한국 영화계에도 영향을 많이 주었는데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에로 영화 수위가 어느 정도 풀리면서 에로 영화가 잔뜩 나왔는데 이때 나온 에로 영화는 이 로망 포르노의 연출이나 내용을 따온 게 많았다. 예로 애마부인이라던가. 다만 한국도 점차 자극적인 에로 영화, 포르노를 추구하게 되면서 이러한 실험적인 에로 영화는 사장되었다.
2. 대표작
- 빨간 머리의 여자 (赫い髪の女, 1979) - 평론가들이 로망포르노 중에서 최고의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곳이 일본 독립 영화 제작의 최고봉 아트 시어터 길드(ATG)다. 키네마 준보에서도 극찬했으며, 일본 아카데미상의 감독상에 노미네이트 됐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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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뱀 (花と蛇, 1974) - SM물의 고전이며, 많은 설정이 이후 나온 AV로 계승되었다.
2004년에 만들어진 리메이크 작도 있는데, 전직 그라비아모델이었던 영화배우 스기모토 아야(杉本彩)가 나온다. 이후로도 계속 3편까지 시리즈로 나왔다.[3]
-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의 한국에서는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제목의 일본 로망 포르노 영화가 은근히 인기가 있었다. 당시 야한 비디오를 틀어주는 만화방에서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이석원이 밴드명을 지을 때 학창시절에 만화방에서 본 그 영화 제목이 생각나서 그대로 밴드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작품명은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나카하라 슌 [4]의 '우노 코이치로의 자매 이발관'이라는 게 정설이다.
3. 여담
- 닛카츠는 저예산 다량 생산으로 로망 포르노를 만들면서 상영 시간 동안 정해진 만큼의 섹스 장면만 나오면 내용은 감독 마음대로 만들게 했고, 이런 제작 방식은 곧 다른 영화사로 퍼져 젊은 영화 감독들이 온갖 시도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그래서 1980-1990년대에 일본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영화 감독들의 초기작을 찾아보면 로망 포르노 또는 핑크 무비가 나오는 일이 종종 있다. 고다르를 위시한 누벨바그를 실험해버린 구로사와 기요시, 오즈 야스지로를 상당한 수준으로 오마쥬해 포르노임에도 자신의 데뷔작 변태가족, 형의 신부를 일본 영화 걸작선 목록에 당당히 올리고 나중에 쉘 위 댄스(1996)를 감독한 스오 마사유키 , 1980년대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소마이 신지, 적군파와도 연을 맺었던 사회파 영화감독 와카마츠 코지 등이 이렇게 커리어를 시작한 감독들이다.
- 명칭에 포르노란 말이 들어가지만 음부를 그대로 노출한다거나 실제 섹스 장면을 촬영하거나 한 건 아니며 보통 에로영화 수준의 수위를 보여준다. 다만 1985-1988년 3년간 로망X라는 이름으로 공개한 작품들은 여배우들이 실제 섹스를 하였다.
- 이 당시에 활동했던 여배우들은 딱히 에로 영화만 찍는 배우가 아니었으므로 슈퍼전대 시리즈 등 특촬물에도 여럿 출연했다. 대표적으로 초전자 바이오맨에서 파라로 나왔던 아스카 유코와 광전대 마스크맨에서 이아루 공주 & 이가무 왕자 역을 맡았던 아사미 미나.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들이 AV배우 출신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5] 이나즈맨 F는 거의 매 화 로망 포르노 출연 여배우들이 게스트로 나왔다.
- 노출 연기가 있기에 AV 출신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
- 2016년 니캇츠는 로망 포르노 재건 프로젝트(Roman Porno Reboot Project)를 시작했다. 로망 포르노의 재건을 내걸고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감독을 섭외해 총 5편의 ‘신’ 로망 포르노 영화를 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감독 중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유키사다 이사오, 나카타 히데오, 소노 시온 등이 포함되어 있다. #
[1]
한국과 일본의 성에 대한 관념 자체가 다른 탓에 배우들이 직접 성교만 안 했다 뿐이지 진짜 말도 안 되는 수위의 작품도 존재한다.
[2]
일본은 오랜 전통의 연극
가부키도 '누레바'라는 성교 장면이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배드 신을 해도 연기자로서 언젠가 거쳐가야 할 단계로 본다. AV 배우처럼 작품성도 별로 없는 작품에서 성교까지 직접 해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3]
마지막 후속작으로는 '
꽃과 뱀 : 더 제로'라는
잠입수사관물이 있다.
[4]
훗날
요시다 아키미의 벛꽃 동산을 영화화해 호평을 들었다.
[5]
다만 파격적인 걸 좋아하는
타카테라 시게노리 프로듀서의
격주전대 카레인저,
전자전대 메가레인저는 진짜로 AV 배우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