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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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0번의 저주?
2.1. 원인
갈락티코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의 21세기 첫 감독이었던 비센테 델 보스케 이후로는 한 감독이 3년 이상 한 팀을 컨트롤 했던 사례가 주제 무리뉴, 지네딘 지단밖에 없을 정도로 감독 자리가 불안했기 때문에, 이른바 세계 최고의 클럽팀이라는 이름값과 달리 감독들은 실리주의 안정 지향의 감독이 많은 편이었다. 이런 성향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들어오면서 가속화 되었다. 호날두가 있었을 때 공격 전술은 아래 다섯 문장으로 요약이 가능했다.1. 수비수가 볼을 끊는다.
2. 미드필더나 풀백에게 볼을 준다.
3. 중앙 공격수 혹은 다른 사이드 윙어에게 볼을 준다.
4. 호날두에게 볼을 넘긴다.
5. 득점
레알이 호날두의 팀이 되면서 실력과 상관없이 스탠다드 타입의 No.10 선수는 공을 만지기 어려웠었다. 야구와 달리 축구에서는 선수와 팀의 성향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 다만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와 같은 중요한 롤을 맡는 플레이메이커들이 영입되면서 이런 현상은 거의 사라졌고, 18-19 시즌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레알에서 10번 타입의 선수가 받는 제약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2.2. 예시
- 호비뉴(2005~2008): 호비뉴는 첫 해 14골을 넣었지만, 회장의 교체 이후 레알과 플레이 스타일이 잘 맞지 않아, 주로 교체로 나왔다. 그러다 마지막 해 코파 아메리카에서 6골을 넣고, 이를 눈여겨 본 베른트 슈스터 감독 밑에서 기회를 잡는 듯 했지만, 레알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기 위해 호비뉴+현금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이 트레이드는 실패했고, 상처받은 호비뉴는 재계약을 포기하고 맨시티로 이적했다. 이후 호비뉴가 성장은 커녕 퇴보하면서,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좋은 선택이 되었다.
- 베슬리 스네이더(2007~2009): 이적 초반에는 괜찮은 활약을 보이다가 리그 적응에 실패했고, 2008년 프리시즌 에미레이츠컵에서 큰 부상을 당해 두 번째 시즌에는 있는듯 없는듯 보내고, 결국 갈락티코스 2기로 데려온 카카에게 주전을 뺏기며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로 이적했다. 그리고 인테르에서 트레블을 달성하고 발롱도르 유력 후보에까지 오르며 최고의 활약을 보이다가 다시 폭망하며 전술이 선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시즌 | 클럽 | 소속 리그 | 리그 | FA컵 | 대륙 대회 | ||||||
경기 | 득점 | 도움 | 경기 | 득점 | 도움 | 경기 | 득점 | 도움 | |||
2007-08 | 레알 마드리드 CF | 라리가 | 30 | 9 | 7 | 2 | 0 | 0 | 5 | 0 | 1 |
2008-09 | 레알 마드리드 CF | 라리가 | 22 | 2 | 2 | 2 | 0 | 0 | 4 | 0 | 0 |
- 라사나 디아라(2009~2012) : 스네이더 이적 후 6번에서 10번으로 바꿔 달았다. 디아라의 레알에서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디아라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이다보니 레알 팬들에게도 오히려 5번이나 6번이 어울리는데 10번을 단 건 위화감이 크게 느껴진다는 평가를 들었으며 당시의 팀 상황과 겹쳐 레알 마드리드의 암흑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10번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10/11시즌 이후 메수트 외질에게 10번을 넘겨주고 24번으로 다시 등번호를 바꿨다.
- 하메스 로드리게스(2014~2017): 첫 시즌에는 중간에 부상이 있기는 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네딘 지단 부임 이후로 성적과 출전 기회가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실력이 출중함에도 특급 조커 취급을 받았다. 결국 출전 시간에 불만을 가져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 이적했다. 2시즌 간의 임대 끝에 다시 레알 마드리드에 복귀했으나, 폼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채 2020년 여름에 에버튼 FC로 이적했다.
시즌 | 클럽 | 소속 리그 | 리그 | FA컵 | 대륙 대회 | 종합 | ||||||||
경기 | 득점 | 도움 | 경기 | 득점 | 도움 | 경기 | 득점 | 도움 | 경기 | 득점 | 도움 | |||
2014-15 | 레알 마드리드 | 라리가 | 30 | 13 | 13 | 6 | 3 | 2 | 10 | 1 | 3 | 45 | 17 | 18 |
2015-16 | 레알 마드리드 | 라리가 | 26 | 7 | 8 | 1 | 0 | 2 | 5 | 1 | 0 | 32 | 8 | 10 |
2016-17 | 레알 마드리드 | 라리가 | 22 | 8 | 6 | 3 | 3 | 4 | 8 | 0 | 3 | 33 | 11 | 13 |
2.3. 예외
- 메수트 외질(2010~2013): 첫 시즌인 2010-11 시즌 유럽의 어시스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10번을 달기 시작한 2011-12 시즌에는 라리가+유럽 어시스트 1위를 달성했다. 찬스 메이커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3시즌동안 100개에 가까운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카카의 부진을 잘 매꾸며 성공적인 10번 사례가 되었다. 다만 체력적 한계가 있어 압박 시 지나치게 사이드로 빠지는 단점이 있었으며, 카를로 안첼로티 부임 후 앙헬 디마리아의 뛰어난 활약과 루카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한 중원 구성, 가레스 베일의 입단 등으로 인한 여러 이유로 인해 2013년 여름 이적시장 마지막날에 아스날 FC와 링크되더니 이적이 성사되면서 레알 마드리드와의 동행이 종료되었다.
- 루카 모드리치(2017~현재): 원래 10번을 달고 싶어했지만 그 번호는 주인이 있어서 결국 1+9=10을 의미하는 19번을 달았고, 이후에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10번을 달면서 모드리치는 10번을 달지 못했다. 그러나 2017-18시즌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 이적하면서 공석이 된 10번을 마침내 모드리치가 달았고, 이 시즌 우승 포함 챔피언스 리그 3연패[1]를 이루어내며 레알 마드리드 중원의 핵심이자 진정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거기에다가 챔피언스 리그 3연패의 성적을 거두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조국의 준우승을 이끌어내며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어 골든볼을 수상했고, 그 해 기어코 발롱도르를 10년 넘게 독점한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치고 2018년 발롱도르를 수상하면서 메날두를 제외한 2010년대 유일한 발롱도르 수상자가 되었다. 그러다 2018-19 시즌부터 폼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2019-20 시즌에도 초반에는 실책성 플레이가 잦은 모습을 보이며 노쇠화가 찾아오는 듯했으나,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성장 덕에 적절하게 로테이션이 가동되면서 폼이 다시 올라와 라리가 우승에 기여했다. 2020-21 시즌에는 시즌 초반 엘 클라시코에서 네투 무라라를 농락하는 골을 넣은 이후로 계속 좋은 활약을 하며 다시 축구도사 시절을 찾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왔고, 2021-22 시즌에도 레알 중원의 마에스트로로 활약하며 라리가+챔스 더블까지 이끌었다. 2022-23 시즌에도 모드리치 선발에 경기력이 크게 차이날 정도로 10번의 저주는 옛말이다.
3. 여담
- 비슷한 예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 FC의 아스날 9번의 저주, 첼시 FC의 9번의 저주가 있다.
- 아이러니하게도 루카 모드리치에 의해 10번의 저주가 끝나자마자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적 이후 마리아노 디아스, 에덴 아자르를 통해 7번의 저주를 갖게 되었다. 다행히도 이쪽 역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7번을 물려받은 2023-24 시즌[2]에 리그-UCL 더블을 이끌면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1]
15-16 시즌~17-18 시즌.
[2]
사실 전반기에는 부상과 함께 부진했으나 후반기에는 꾸준하게 맹활약을 했다. 오죽하면 발롱도르 배당률에서 전반기에 레알 마드리드를 멱살잡고 이끈 팀 동료
주드 벨링엄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