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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언어별 명칭 | |
한국어 | 깐풍기 |
영어 | Kkanpunggi |
중국어 | 乾烹鷄(번체)/干烹鸡(간체) |
닭고기에 녹말물을 묻혀 튀긴 뒤에 고추기름과 마늘, 생강을 기본으로 한 매콤한 소스 양념에 채소들을 곁들여 볶아 만든 한국식 중화 요리. 소스에 따라선 두반장이 들어가기도 한다. 고기를 튀겨서 소스에 볶아내는 조리법은 탕수육과 거의 같지만, 식초의 신맛은 적고 간장과 설탕, 고추, 후추의 매콤달콤짭짤한 풍미를 더해 먹는 요리라는 차이점이 있다.
명칭인 '깐풍기(乾烹鷄)'는 산동 방언으로 읽은 한자어이며, 이를 한국식 한자음으로는 마를 건(乾), 삶을 팽(烹), 닭 계(鷄) '건팽계'이다.
라조기라고도 부르는 중국의 '라자오지(辣椒鷄 랄초계)'와 비슷한 형태지만, 그 맛과 조리법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한국식 중화 요리로[1]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이연복은 깐풍기는 중국에서 보기 힘든 음식으로 한식에 더 가까운 요리라고 설명한다. tvN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 편에서 깐풍기를 중국인에게 팔았는데 그 누구도 중국 음식으로 보지 않았으며,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듯 낯설어했다. 손님들은 중국식 한국 음식이지만 이건 그냥 한국 음식이라는 말들을 나누었다.
2. 상세
1990년대 말 ~ 2000년대 이후에는 중화요리집의 메뉴 간소화나 대량생산된 반조리 탕수육의 도입으로 인한 가격 하락 추세로 현재는 안타깝게도 완벽하게 탕수육에 밀려버린 마이너한 메뉴가 되었으나, 사실은 옛날부터 탕수육, 팔보채와 함께 (한국식) 중화요리를 대표하는 메뉴였다.그래도 지금도 중화요리 중에서는 탕수육 다음 정도로는 인지도가 있는 편이지만, 그 입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심지어 깐풍기라는 요리는 이름만 들어봤지 한 번도 안 먹어봤거나 아예 깐풍기 자체를 알지도 못하는 1990년대생 이후 세대들도 심심치 않게 있는 편이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깐풍기는 중화요리집에서는 술안주로 흔하게 먹었던 메뉴이며, 특히 백주 같은 독한 술은 물론이고 맥주와도 상성이 아주 좋은 관계로 지금도 중·노년층 중에서 깐풍기와 고량주 조합을 선호하는 분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중국집에서는 탕수육보다는 좀 더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탕수육은 돼지고기 요리고, 깐풍기는 닭고기 요리이므로 이 두 음식의 관계를 대체품이나 상위호환 같은 느낌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 싶지만, 실제로는 가격 때문에 왠지 모르게 탕수육의 상위호환 느낌으로 여겨지는 편. 재료 원가가 높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자주 나가는 요리는 아니므로 고추잡채나 마파두부 비슷한 이유로 가격이 고가인 듯한 느낌도 있다. 다만 요즘은 깐풍기도 탕수육처럼 대량 생산이 시작되어 그 가격이 점차 하락하는 추세이며 냉동 깐풍기도 많이 나온다.
탕수육만큼이나 대한민국 중식계에서 대중적인 요리지만, 생각보다 잘 하는 업소가 많지 않은 편이고, 깐풍기를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로 강조하는 업소도 드문 편이다. 심지어 실력이 어정쩡한 업소에서 주문하면 왠지 양념치킨의 열화 버전 같은 것을 내놓고 깐풍기라고 우기는 경우가 2000년대 이후 들어 매우 흔해졌고,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수준인 경우도 많이 있다. 애초에 자장면, 짬뽕, 볶음밥과 같은 기본 식사 메뉴 외에 소위 요리류라는 메뉴는 탕수육 외에 제대로 신경 써서 하는 중식당은 프리미엄 느낌의 식당 외에는 매우 드물며, 일반 동네 중국집에서 제대로 된 레시피로 만든 깐풍기를 만나면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야 할 수준이다. 간짜장과 비슷하게 안 하는 집은 드물지만, 잘 하는 집은 찾아다녀야만 하는 입지가 되었다.
유사 깐풍기의 유형은 몇 가지가 있지만, 닭고기를 튀겨서 맵고 걸쭉한 소스에 버무려서 나오는 집이 가장 많은데, 이 음식의 한자 명칭인 '乾烹鷄'만 보아도 '물기 없이 마르게 볶아내는 닭고기'라고 풀이되므로, 걸쭉한 양념에 볶아져 나오는 건 완전히 잘못된 방식이다. 이 정도면 깐풍기가 아니라 닭강정이라고 불러야 할 수준. 이들 업소에서 물녹말을 쓰는 이유는, 튀김 상태나 양념 맛이 좋지 않더라도 상당히 많이 감춰지기 때문. 즉 차오판에 짜장 소스를 부어 내놓는 것처럼, 실력이 모자란 것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편법이 고착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위 정도면 다행이겠지만, 매운맛을 낸다는 특성상 너무 과도하게 매운맛을 첨가한데다, 튀김 솜씨도 부족해서 튀김옷이 양념치킨보다도 더 두꺼워진 바람에 눅눅한 맛이 입에서 퍼져 나오는 지뢰급 업소도 적지 않다. 또한 어떤 곳은 탕수육 양념에다 닭고기 튀김을 버무려 깐풍기라고 내오기도 한다. 제대로 된 깐풍기는 바삭하게 튀긴 닭고기 조각을 매운 소스에 마르게 바싹 볶아서 나와서 바삭함이 남아 있는 튀김옷에 매콤달콤짭짤한 소스가 스며들어 잘 어우러진 맛이 난다. 여기에 볶을 때 마무리로 식초를 뿌리기 때문에 시큼한 끝맛도 있어 기름진 요리임에도 매운맛+단맛+신맛이 아주 적절하게 섞여있기 때문에 잘 물리지 않아 술 안주로도 애용된다.
일본에선 'サワー チキン(Sour Chicken)'이라 불린다. 중국식 한국 요리로 'カンプンギ'도 알려져 있으나, '중화요리가 아닌 한식'으로서는 잘 취급되진 않는 편이다.
중국집에서는 메인 요리들 중 탕수육 다음으로 주문 빈도가 높은 식품이며, 보통 여럿이서 밥 종류나 면 종류 등의 각자 먹을 식사 메뉴와 함께 다 같이 먹을 요량으로 탕수육 혹은 깐풍기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근래 들어서는 깐풍기 전문점임을 내세우는 가게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대량 생산에 힘입어 예전보다 비교적 저렴해진 가격에 괜찮은 퀄리티의 깐풍기를 맛볼 수 있는 가게들도 생겨나서 과거에 비해선 좀 더 접근성이 좋아졌다.
3. 유사한 요리
닭고기 대신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사용하면 깐풍육/깐풍우육이 되며, 깐쇼새우와 비슷한 느낌으로 중새우를 튀겨내어 깐풍기 소스에 볶아 깐풍기처럼 만들어 내는 깐풍 새우도 최근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매운 닭튀김 요리'라는 비슷한 컨셉트를 공유하면서 깐풍기보다 더 마이너한 한국식 중화요리인 라조기와의 차이는 라조기는 튀긴 닭을 단맛이 없는 매콤짭짤한 녹말 소스에 버무려 나오지만 깐풍기는 매콤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소스에 물기 없이 마르게 볶아서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원형인 라즈지는 튀긴 닭을 단맛이 없는 매콤짭짤한 소스에 물기 없이 볶아서 나온다고 하니 이 라즈지가 어떤 식으로 한국에서 변화를 겪었는지를 이 두 요리를 통해 가늠이 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중국 현지에서 깐풍기 비슷한 음식을 먹고 싶으면 메뉴에서 궁보계정(궁바오지딩)을 주문하면 된다. 참고로 궁보계정은 미국에서는 '쿵파오 치킨(Kung Pao Chicken)'이라고 부르니 영어권에서는 쿵파오 치킨을 찾아 주문할 것. 물론 궁보계정과 깐풍기는 엄연히 맛이 다르며, 중국에서 먹는 궁바오지딩은 전형적인 사천 요리 맛이, 미국에서 먹는 쿵파오 치킨은 미국식 중화 요리 맛이다.
미국식 중화 요리의 일종인 제너럴 쏘 치킨(General Tso's Chicken)도 깐풍기와 매우 비슷한 음식이다. 깐풍기처럼 마르게 볶은 것이 보통이나, 주방장에 따라 순살 양념 치킨과 비슷한 물건까지 있으며 또한 소스도 케첩 등이 들어가고 단맛을 강조하는 등 바리에이션이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프로 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로 2013년까지 있던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도 깐풍기를 좋아하는 듯 하다. 특히 주키치는 처음 먹어본 음식에 매운 맛에도 불구하고 맛있다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 접시를 다 비웠다고 한다.[2] 사실 한국의 깐풍기보다 미국의 중국 음식점에서 파는 'Dry Fried Chicken'이라는 메뉴가 깐풍기의 원형에 더 가깝다.
태국의 닭고기 튀김 요리인 까이 팟 맷 마무엉도 깐풍기랑 정말 흡사한 요리다. 태국식 깐풍기로 유명하며, 국내의 태국 식당들에서도 어지간한 곳들은 이 요리를 판다.
인접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치킨 중에서는 BHC의 간장치킨인 맛초킹(구: 루팡 치킨)이 깐풍기와 매우 비슷하다. 간장 양념 치킨이라곤 하지만 소스의 점도가 높고 고추 기름과 그냥 고추가 첨가되어 매콤하다 보니 매우 비슷한 느낌을 준다. 뼈 있는 깐풍기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뼈 있는 버전과 뼈 없는 버전이 둘 다 비슷한 셈이며 위의 잘 못하는 중국집, 주점들보다 낫다는 평도 있다. 단, 맛초킹은 유린기(간장 소스를 곁들임)에 더 가깝다는 평도 있다.
다사랑치킨의 화살치킨도 깐풍기와 치킨의 중간스러운 느낌의 메뉴. 순살 후라이드 치킨을 튀켜서 매운 동남아 고추( 프릭끼누)와 마늘을 넣은 깐풍소스에 마르게 볶아나오는 메뉴이다. 맛초킹보다 더 깐풍기에 가깝다는 평가를 들으며 정말 술 안주와 잘 어울리는 메뉴지만 다사랑 자체가 전성기에 비해 사세가 크게 줄어들어 충청도/ 전라도 지역 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로컬 브랜드가 되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먹어보기 어려운 것이 단점.
노랑통닭에서도 깐풍치킨을 판매하는데, 상당히 맛이 좋고 소스가 걸죽하지 않게 마른 느낌으로 묻어있다.
비비큐치킨에 '황올한 깐풍치킨'이라는 이름의 깐풍기 비슷한 요리가 있다. 맛은 상당히 괜찮지만 비비큐답게 비싼 가격이 단점.
충청북도 일대에 깐풍 치킨으로 유명한 '깐치호'라는 체인도 존재한다.
4. 조리법
준비할 재료 : 닭고기, 대파, 양파, 고추, 생강, 마늘, 고추기름, 굴소스, 간장( 노추), 식초, 녹말, 계란, 소금, 후추, 설탕 |
- 우선 뼈가 씹히지 않게 닭고기 살을 발라낸다.[3] 귀찮으면 아예 뼈 없는 닭고기를 구입해도 좋다. 일반적으로는 닭 정육(닭다리의 뼈를 제거한 것)이나 안심을 주로 사용한다. 가슴살은 지방이 부족해서 부적합. 업소에서는 브라질이나 태국산 닭다리 정육으로 조리하는 업소가 대부분이다.
- 녹말 가루에 계란 흰자를 넣고 튀김옷을 만들어 밑간을 한 닭고기에 튀김옷을 묻혀 두세 번 정도 튀겨낸다. 가정집은 화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리 시간이 오래 걸려 튀김옷이 딱딱할 정도로 바삭해야 소스 입히는 중에 눅눅해지지 않는다. 조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3번 튀기는 것이 바람직하다.[6][7]
- 후라이팬에 고추기름을 넣고 다진 마늘, 생강, 파를 볶아 향을 낸다. 이때 타지 않게 볶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 양파, 고추를 다져서 후라이팬에 넣고 간장, 식초, 청주를 넣고 물녹말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다.[8]
- 소스가 자작해지면 두세 번 튀긴 닭튀김을 재빠르게 버무려낸다.
5. 기타
순풍산부인과에서 박영규가 줄창 부르짖던 음식이다. 30~40대 중에는 순풍산부인과를 계기로 존재를 알았다거나, 호기심에 주문해봤다가 맛들렸다는 사람들도 적잖게 있다. 반대로 말하면 이미 그 시절부터 깐풍기라는 요리를 모르는 사람이 적잖게 있었다는 말.조형기가 소싯적 <형기네 깐풍기>라는 이름으로 깐풍기와 탕수육, 치킨을 전문으로 하는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차린 적이 있다. 현재는 조형기도 오래 전에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로 지점도 대부분 사라졌으나 브랜드는 남아서 광주광역시 신가동 #과 경상북도 영주시 가흥동 #만 남아 명맥을 잇는 중이다.
정형돈이 굉장히 좋아하는 음식으로, 총각 시절 혼자 너저분하게 살던 집을 무한도전에서 급습한 회차가 두 번 있었는데 두 번 다 깐풍기를 시켜먹은 흔적이 있었다. 건강을 소재로 한 무한도전 닥터스 편에서도, 먹고 싶은 음식 10가지를 고르게 되자, 치킨에 이어 깐풍기를 두번째로 선택하고 한 조각 집어먹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군 병영식에도 가끔씩 나온다. 탕수육이나 짜장면 같은 다른 중화요리도 마찬가지지만, 당연히 짬밥인 만큼 퀄리티는 중국집의 그것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그나마 소규모 부대면 좀 더 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서 낫지만, 대규모 부대는 어림도 없다.)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지만 짬밥 특성상 조리병의 실력에 따라서는 튀겨도 맛없을 수가 있다는 것을 증명당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군대 닭튀김 요리를 응용해서 만드는데, 강한 마늘향과 고추기름향이 특징이다.
6. 관련 문서
[1]
닭을 튀겨 소스를 첨가하는 요리 자체는 지역마다 다양하게 있다. 라조기가 맵고 짜며 달지 않은 반면, 깐풍기는 매콤달콤한 느낌이 강하다.
[2]
다만
짬뽕만큼은 도저히 못 먹겠다고 한다.
[3]
원래는 뼈 있는 치킨마냥 뼈가 있는 깐풍기를 내는 가게들도 많이 있었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찾아보기 힘들며, 웬만한 중화요리 전문점에서도 뼈를 발라낸 버전을 취급하는 편이다. 뼈가 붙어있는 깐풍기는 아주 나이 드신 오너 쉐프가 운영하는 오래된 가게에서나 매우 드물게 볼 수 있어 이 분들이 은퇴하시고 나면 그나마도 보기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80년대 이후 세대들 중엔 깐풍기에 뼈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놀라는 경우도 많다.
[4]
누린내 나는 고기를 우유에 담그면 우유의 유지방이 고기의 냄새를 흡수하여 잡내를 없애준다.
[5]
이 과정에서 생강즙, 마늘즙, 양파즙, 허브류와 함께 재웠다가 조리하기도 하는데, 생강즙과 마늘즙은 고기 냄새를 없애주고 양파즙은 고기를 연하게 해주고 허브류는 풍미를 더해준다.
[6]
닭고기를 튀기는 과정에서 튀김옷 때문에 간혹 두 고기가 붙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억지로 떼어내려 하면 안 된다. 먼저 튀긴 고기가 어느 정도 딱딱해진 후 툭툭 쳐서 떼어내야 한다.
[7]
튀김옷에
카레 가루를 넣거나 스파이스나 허브를 넣어 향을 더할 수 있다.
[8]
물녹말을 넣지 않고 만들기도 한다. 위에도 나와 있지만 원래 마를 건(乾) 자를 쓰는 요리로, 달콤짭짤 매콤한 양념이 바삭한 튀김옷에 살짝 스며들 정도로 만드는 것이지 탕수육이나 라조기처럼 걸쭉한 국물이 생기게 조리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