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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의 한 마을 신목에 쳐 놓은 금줄. |
1. 개요
금줄( 禁-)은 삿된 것을 금한다는 의미로 쳐 놓는 줄로, 일상적인 공간과 비일상적인 공간 사이 경계를 상징하는 줄이다.동북아시아의 샤머니즘이 발달한 국가에서 발견되지만 재료는 나라마다 다르다. 한국에서는 대개 짚으로 삼는 새끼줄을 금줄로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새끼가 오른쪽으로 꼬는 오른새끼인 반면, 금줄은 왼쪽으로 꼬는 왼새끼이다. 로프 업계 쪽의 용어를 빌린다면, 일반적인 새끼는 S꼬임, 금줄은 Z꼬임으로 만든다. 금줄에는 종이나 실 등을 매다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방향과는 반대로 새끼를 꼬아서 금줄을 걸어둔 곳이 '비일상적인' 공간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일본에서는 금줄을 시메나와(しめ縄)로 부르며, 고헤이를 접어서 단다.
주로 한국에서는 서낭당에서 금제(禁制)용으로 사용하며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남녀에 따라 남자아이일 때는 고추, 여자아일 때는 솔잎, 숯 등을 매달기도 한다. 참고로 고추, 솔잎, 숯 등은 살균력이 있는 물질인데, 옛날에는 산후조리를 잘못해 죽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저런 살균력이 있는 것으로 금줄을 했을 거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산후 금줄의 설치는 외부인에게 자녀 출산 소식을 알리고 아기의 면역력이 약한 시기에 외부인이 출입을 제한하도록 하여 영아 사망률을 낮추는 용도도 있었다. 이와 같이 산모가 있는 장소는 물론, 누군가가 죽은 초상집 (죽은 후 시간이 지난 시신이 있는데다 어쩌면 병으로 죽었을지 모를), 병자가 있는 집, 전염병이 도는 지역 등 당시로서는 미신적 의미지만 현대의 관점에서는 유의미한 격리의 용도로 사용된 경우가 많다. 또, 조선시대때는 금줄이 매달려있는 집을 보면 이웃들이 떡을 들고 축하를 하러 와주었다. 그러므로 금줄은 자신의 집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이웃들에게 알리려는 의도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금줄 자체를 신성시하다 보니 금줄을 두고 여러 가지 속신과 금기가 생겼다. 금줄을 친 당산나무를 범접하면 몸이 상하거나 죽는다는 속신이 있다. 함경도에는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릴 경우 물건에 붙은 악귀를 떼어내기 위해 물건에 왼새끼를 매어서 던져 버리는 관습이 있었다. 금줄을 친 집을 출입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비록 가족이라 할지라도 부정(不淨)에 노출된 경우에는 출입을 삼가야 한다. 부정에 노출된 경우란 상(喪)을 당한 사람을 보거나 초상집에 다녀 온 사람, 상여를 본 사람, 동물을 죽였거나 사체를 본 사람, 병자·거지·백정 등을 말한다. 만약 실수하여 출입하면 산신(産神)이 노하여 아이가 죽거나 중병에 걸리고 산모의 모유가 끊긴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일에 노출되면 최소한 일주일을 바깥에서 지내다 들어와야 나쁜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한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출산한 집의 금줄을 무시하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 손이 오그라든다고 하여 이를 절대 어기지 않는다. 서울 지역에서는 금줄을 치기 위해 문기둥에다 못을 박으면 갓난아기에게 눈병이 생긴다 하여 함부로 못을 박기를 매우 꺼린다.[1] 이와 같이 보듯 금줄은 당시로서는 알지 못할, 위생적 이유로 인한 질병의 창궐을 예방할 수 있는 선을 긋는 역할을 하였다.
그 외에도 선돌에 감거나, 장승에 감거나, 사용할 수 없는 우물에 감거나 장을 담고 난 뒤 장독대에 감거나 한다.
넘어가면 부정을 탄다고 하는데, 넘어간 사람은 둘째 치고 안에 있던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안동 지역에서 전래되는 하회탈의 전승에서 탈을 만들던 도령을 사모한 처녀가 금줄을 넘어갔더니 도령이 피 토하고 죽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때 미완성이 되어 턱 부분이 없는 탈이 이매탈이라고 한다.
2. 관련 문서
[1]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한국민속신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