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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6 22:44:00

입스

국소성 이긴장증에서 넘어옴

1. 개요2. 용례3. 설명이론4. 입스 치료법5. 관련 인물6. 창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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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입스(yips)란 압박감이 느껴지는 시합 등의 불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근육이 경직되면서 평소에는 잘 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하술한 바와 같이 본래 골프를 통해 유명해진 용어이지만, 최근에는 야구와 같은 타 스포츠에서도 자주 쓰인다.

모터스포츠 선수들도 입스를 겪는다. 오토바이 레이서가 코너링 중 전복 사고를 일으키면 이후 한동안 코너링을 이전만큼 공격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은 잘 알려진 현상이다. 카레이서는 서킷에서 충돌 등 큰 사고를 경험한 후 한동안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자기도 모르게 감속을 한다고 한다.

피아니스트, 기타리스트 등 음악가들 역시 입스를 빈번하게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용례

본래 입스(yips) 혹은 '국소성 이긴장증'이라는 용어는 신경의학계에서만 사용되었고, 그만큼 대중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졌다. 용어의 유래 역시 다양한 가설만 있을 뿐,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을 정도이다.[1] 그러나 스코틀랜드의 전설적 골퍼인 토미 아머(Tommy Armour)[2]가 1927년 쇼니 오픈(Shawnee Open) 첫 홀에서 23타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둔 뒤 "입스가 온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 덕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야구 선수가 뭔가 날아오는 것에 입스를 느껴 공을 치거나 던지거나 받을 수 없게 된다든가, 미식축구 선수가 부딪치는 것에 입스를 느껴 돌진을 못한다든가, 체조 선수가 덤블링 실수로 부상을 당해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든가 하는 증상을 보인다. 피아니스트나 기타리스트는 손가락이 순간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연주를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게 된다.

단순한 슬럼프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데 슬럼프는 어떠한 이유로든 '성적이 제대로 안나오는 현상'을 통칭하는 것이라면 입스는 그보다는 지엽적이다. 슬럼프에 빠지는 원인으로는 신체적, 환경적, 정신적 요인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입스는 그러한 슬럼프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보통 입스를 슬럼프의 정신적인 원인으로 보는데, 엄밀히 따지자면 복합적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정신적인 문제로 슬럼프가 올 때는 사전에 심장이 지나치게 두근거리거나 손이 떨리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서 평정심을 잃고 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흔히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입스는 정신적 요인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근육'의 문제라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입스의 원인이 되었던 불안이나 압박 등의 요인이 해소된 상황에서도 몸이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느껴지거나 정신은 멀쩡한데 자기 뜻대로 근육이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입스로 인한 슬럼프는 입스를 유발하게 되는 정신적인 요인과 그로 인해 근육에 문제가 생긴 신체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야구의 투수 한정으로는 입스라는 표현 대신 블래스 신드롬이라는 명칭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KBO 리그 선수들 사이에서는 쪼당(일부 선수는 발음이 비슷해 마이클 조던이라고도 한다)[3], 닭발이라는 은어로 부른다. 여담이지만 MLB에서는 입스에 걸린 선수가 있다면 선수들끼리 서로 전염될까봐 입스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어 '그것'이라던가 '괴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3. 설명이론

입스는 선수들이 시합 상황에서 압박감을 느끼며 불안이 커질 때 주로 나타나기에 입스에 대한 연구는 불안 이해에 중점이 놓여져 왔다. 증가된 불안이 어떻게 입스를 일으키는지 설명하는 이론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먼저 방해(distraction) 이론에서는 압박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수하거나 잘못되면 어떡하지?’ 등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처리하느라 정작 기술수행에 필요한 주의력이 방해 받아 입스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경쟁이론인 자기초점화(self-focus) 이론에서는 불안과 압박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정확하게 기술수행을 해 보려고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의 세부적인 절차에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그러다보면 이미 숙련되어 있는 동작의 자동화 과정이 깨지면서 입스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방해이론과 자기초점화 이론에서는 불안이 증가하면서 주의집중 문제가 발생해 입스가 일어난다고 설명해 주지만 이런 주의집중 문제를 촉발하는 불안이 왜 증폭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자기-제시(self-presentation) 이론에서는 불안에 취약한 성격적 특성을 가진 선수들이 입스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자기-제시(self-presentation)란 자신의 이미지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행동을 뜻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지에 민감해질수록 자기-제시의 영향을 더 받게 된다고 한다.

운동선수는 경쟁상황에서 실패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까봐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면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 걱정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불안이 커지면서 입스에 취약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4. 입스 치료법

입스를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방법은 크게 4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암묵적 학습법이다. 암묵적 학습법은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 초점화를 통해 동작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도록 동작을 처음 배울 때부터 암묵적인 지식으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이미 기술 습득을 마친 선수들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일 수 있다.

둘째, 적절한 불안감을 유지한 상태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것이다. 입스 예방효과가 있다는 일부의 연구 보고가 있었지만 후속 연구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해결 중심 접근이 있다. 해결 중심 접근은 인지 재구성 기법, 이미지 트레이닝, 그리고 루틴 연습 등의 다양한 인지행동치료 전략을 적용해 선수 개개인의 상황과 요구에 맞추어 개별적 접근을 하는 치료법이다. 2011년 영국 웨일즈 대학 연구팀에서 진행한 해결중심 접근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의 입스가 완화되었다는 고무적인 결과가 보고되었다. 하지만 증상 완화에만 1년 가까이 소요되었고 치료를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도 70% 가까이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최면 접근이 있다. 스포츠 최면 접근은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을 위협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성격적 취약성의 무의식 원인을 탐색하고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2018년 국내 가톨릭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스포츠 최면을 적용한지 2주만에 참여자의 불안과 입스 증상이 5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의미한 증상 개선을 보고한 선수들의 비율도 8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KCI등재 학술지인 한국스포츠학회지 제16권 제4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5. 관련 인물

6. 창작물

스포츠를 소재로 한 창작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이다.
의외로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고전 애니메이션인 달려라 번개호(1967년작)이다. 주인공은 카 레이서인데, 어떤 계기로 고속 주행 중 사고에 대한 공포심을 품게 되어 더 이상 레이스를 할 수 없게 된다. 그 공포심을 이겨내는 것이 해당 에피소드의 결말이었다.


[1]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이 순간적으로 멈추는 증상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나, 이 역시 가설 중 하나일 뿐이다. [2] 골프용품 브랜드명으로 잘 알려진 그 선수이다 [3] 물론 실제 조던은 입스와 거리가 가장 먼, 역대급 강심장 선수였다. [4]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김성근 감독 시절 불펜 피칭장에서 투구할 때 투구한 공이 천장에 맞고 다시 본인에게 돌아오자 김성근이 "넌 혼자 피칭해도 되겠다."라고 했다고 한다. 셀프 피칭이 가능한 오모시로이한 투수 [5] 2020년 8월 26일 SK vs 롯데 10차전 해설 [6] 이후 나원탁도 같은 이유로 투수로 전향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