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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18 20:40:26

이타노 서커스

1. 개요2. 상세3. 특징4. 배경5. 기타6. 이타노 서커스가 등장하는 작품
6.1. 이타노 본인이 만든 경우6.2. 이타노가 인정한 경우6.3. 유사 이타노 서커스6.4. 다른 작가의 경우
7.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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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板野サーカス, Itano Circus

애니메이션의 연출기법 중 하나. 창시자는 일본 애니메이터 이타노 이치로.

2. 상세

원래는 이타노 이치로가 그려낸 메카닉 액션 묘사의 통칭이었다. 이타노가 그려낸 메카닉들은 마치 서커스를 하듯이 움직인다는 게 그런 말이 붙은 이유. 원래부터 이타노의 액션은 부드럽고 자연스럽기로 정평이 있었으나 전설거신 이데온 코가와 토모노리로부터 '그림을 카메라가 찍는다고 생각하고 그려봐라' 라는 조언을 받고 29화에서 미사일이 곡선으로 회전하고 카메라 앵글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연출을 창시해낸다. 많은 사람들이 미사일을 그리는 작화 기술로 착각하지만 이타노는 항상 이 기술의 핵심은 카메라 워크에 있다고 했다. 이타노 이치로도 미사일은 디테일하게 그리지 않았으며 화면에 보이는 건 대부분 미사일의 추진 연기고, 무라키 야스시의 경우는 아예 미사일보다는 레이저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당시 육중함이나 비장함 등 분위기 묘사에 중점을 두던 종래의 전투씬과는 다른, 속도공간에 중점을 둔 메카 움직임과 기동이었다. 이런 묘사는 충격을 불러왔고, 그 이후엔 특히 이데온에서 나온 식의 액션에 이타노 서커스란 호칭이 붙게 되었다. 이 호칭은 본래 업계인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던 호칭이었지만 메카 디자이너 미야타케 카즈타카(宮武一貴)가 마이 애니메(マイアニメ)란 애니메이션 잡지 1982년 11월호의 인터뷰에서 "저희들은 '이타노 서커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이라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업계 외부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호칭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 사이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서 동년 12월호에서는 특집 기사가 게재되기도 했다. '서커스'란 이름은 겐다 미노루가 하던 곡예비행이 겐다 서커스(源田サーカス)라고 불렸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타노 서커스를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업계 후배들이 공중전, 특히 미사일 궤적 연출에 흔히 차용해서 써먹고 있다. 하지만 이타노 이치로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 이외에 이타노 서커스를 완벽하게 구사해내는 애니메이터는 안노 히데아키,[1] 고토 마사미, 무라키 야스시 3명 정도'만 공인되고 있다. 미사일이 곡선으로만 휘면 무조건 이타노 서커스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카나다 요시노리가 한참 전부터 보여준 연출로 그렇게까지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이타노 서커스는 카메라 앵글과 폭발 신을 포함한 종합적인 연출을 말한다.



실제로 그가 1983년에 원화가로 참여한 《 DAICON IV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보면 이타노가 생각하는 '완벽함'이 무엇인지 대충 살펴볼 수 있다. 바니걸 소녀가 칼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전투기와 에어쇼를 벌이는 장면을 시작으로, 미사일 연출과 각종 회피 기동 장면 등 대놓고 이타노의 연출과 다른 사람들의 연출 사이에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3:45경 나오는 미사일 연출은 다른 이타노 서커스보다 훨씬 절제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이는 짧은 시간 동안의 가시성을 더 중시한 결과. 이를 통해 이타노 서커스가 단순히 현란한 동세와 물량으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컷의 종합적인 균형 배분에도 신경 쓰는 섬세한 연출 작업임을 이미 오래 전에 증명해 보인 것이다.

3. 특징

간단히 다시 말해 A와 B라는 물체가 있을 때, A가 B를 피해 고속으로 움직인다A를 쫓기 위해 B가 고속으로 움직인다그리고 A와 B를 쫓기 위해 카메라 역시 고속으로 움직인다 같은 식이다. A가 B와 거리를 벌리는 순간과 B가 A를 따라잡는 순간의 거리를 카메라 앵글이 마치 고속으로 따라가는 듯한 연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실 영상 초반부는 체감이 잘 안되는데 특히 영상의 1분 8초 즈음의 급강하 장면이 배경이 밝아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잘 나타내준다.

이 표현은 궤적 및 원근감 표현, 주관적 시점 등 현란한 움직임으로 인해 굉장히 넓은 공간을 움직여다니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배경자체는 거의 변함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애니메이션의 액션 씬은 물체의 움직임보다 앵글의 변화에 더 박진감이 넘치는 표현이 가능하지만 매 프레임마다 배경을 새로 그려야하는 작업량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특히나 TV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앵글 변화를 주는 연출은 실력보다 시간이 문제라 클로즈업이나 섬광에 의한 동작 생략 및 배경 무시, 배경을 일정 방향으로 반복해 움직임을 크게 주려는 기법 등이 쓰인다.

이타노 서커스는 이런 액션씬을 풍성하게 하는 연출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이 대상과의 거리에 따라서 물체표현도 달라지는 것이다. 고정 씬에서 이런 식의 연출을 사용한 적은 많았지만 이타노 서커스는 움직이는 물체에 적극 사용한 것이다. 가까이 있는 물체는 광각렌즈로 비춘 모습으로,[2] 멀리 있는 물체는 망원렌즈로 비춘 모습을 살정하고 그려진다. 또한 대상이 피탄되었을시 맞은 부위나 폭발하는 기체의 구조, 폭발 원인[3] 등을 따져서 폭발장면을 연출한다. 온갖 것들이 빠르게 날아다닌다고 무조건 이타노 서커스는 아니고 카메라의 앵글과 렌즈의 묘사까지 고려해야 이타노 서커스가 나오는 것이다.

어찌보면 사기 연출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숙련된 기술을 요하기에 실 사용은 힘들다. 최근에는 작화제작을 하는 쪽에서는 3D그래픽으로 대체를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마크로스 제로 이후의 마크로스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3D그래픽으로 제작되었다). 심지어는 창시자인 이타노 이치로도 '이걸 손으로 그리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라면서 3D로 이행해버렸다.[4] 이를 3D로 바꾸면 2D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시간과 인력 절감이 된다. 그림으로 그리면 몇백장은 그려야되지만 CG로 하면 미사일 날아가는 궤도 잡아주고 카메라 앵글만 직접 돌려주면 똑같은 영상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2D로 구현할 때 도움이 된 비유[5]가 난이도 문제로 실제 적용된 셈.

4. 배경

이타노 이치로는 고등학교 시절 인조인간 키카이다에 푹 빠져 있었는데, 이 작품의 악역인 하카이다가 타고 다니는 로켓 런처 장착형 오토바이를 따라해 불꽃놀이용 화약를 설치한 채 달리면서 불꽃을 쏘는 '하카이다 놀이'를 하며 놀았다. 실제로 달리면서 불꽃놀이 로켓을 발사해보았더니 생각보다도 로켓의 속도가 느려서 오토바이로 로켓을 따라잡을 정도였는데, 이 때 단순히 직선운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로켓이 생각보다 복잡한 움직임을 보이며 날아가는 것이 굉장히 인상에 남았다고 한다. 이 경험이 훗날 이타노 서커스의 바탕이 되었다고.

당연하지만 저렇게 위험하게 놀면 다칠 공산이 크고, 이타노 이치로도 다쳐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후 혹성로보 단가드A의 동화가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타노 이치로는, 착실하게 기본기를 쌓은 뒤 기동전사 건담 비트 액션과 각종 폭발씬/근접전 등의 연출을 통해 토미노 요시유키의 큰 신임을 얻어 전설거신 이데온의 원화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 때 압도적인 파워를 지닌 이데온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인 움직임을 벌이는 적 메카닉의 절박함을 그려내려고 궁리를 했고, 단가드A와 건담에서 쌓았던 속도감과 동세를 강조하는 움직임을 조합해 훗날 이타노 서커스라 불리는 전설적인 클리셰를 본격적으로 정립하게 된다.

5. 기타

3D쪽에서는 제작자 오렌지가 이타노 만큼은 아니더라도 CG로 이타노 서커스를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여담이지만, TV Tropes를 비롯한 양덕후들은 Macross Missile Massacre 라고 부르는 듯하다.

미사일이 정신없이 날아다닌다는 이타노 서커스의 특성 때문에, 가끔 애니메이터들이 장난삼아 미사일에 해괴한 그림을 그려넣기도 한다. 아래의 장면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에 나온 장면이다.

파일:attachment/Macross0_2.jpg
버드와이저 캔.

파일:attachment/Macross1_4.jpg
산토리사의 주류인 타코하이 캔.

애니메이터 SUEZEN이 장난으로 그려넣었다고 하며 마크로스 F에서는 일부러 깡통 캔을 그려넣는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현실 무기 중에서는 아이언 돔 2021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위기 당시 수백발이 넘게 쏟아져오는 적탄을 요격하기 위해 이타노 서커스의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른나라 미사일들도 수십발 넘게 연속발사하는건 가능하나, 그 정도로 치열하게 미사일을 쏴댈일이 현재까지는 중동의 이스라엘 근처에서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6. 이타노 서커스가 등장하는 작품

이타노 서커스는 단순한 연출 기법이나 클리셰 따위가 아니기 때문에 인정되는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때문에 수많은 작품들이 이곳에 적힌 후, 수정되었다. 확실히 이타노 서커스라고 부를수 있는 작품만 기재하기 바람. 페이트 제로나, 천원돌파 그렌라간, 기동전사 건담 00 등등 다수의 메카물에 나오는 미사일 액션, 공중전 씬은 이타노 서커스보다는 카나다 요시노리 스타일에 가깝다. 마크로스 프론티어 TVA 역시 이타노 이치로가 참여하지 않아서 액션씬의 질이 떨여졌고 이타노 서커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단순하게 서로 공중에서 치고 박거나 날아다니면서 쫓는것을 이타노 서커스라 부르지 않는다는 것도 명심하자.

6.1. 이타노 본인이 만든 경우

6.2. 이타노가 인정한 경우

이타노 자신이 카메라 워크까지 자신을 계승했다고 말한 제자들인 안노 히데아키, 고토 마사미, 무라키 야스시 3인이 담당한 경우이다. 이타노 이치로와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6.3. 유사 이타노 서커스

미사일이 여러발 발사되고 화면이 돌아가는 것까진 같지만 카메라 워크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잘 보면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단순한 오마주로 보고 이타노 서커스라 보지 않는 팬도 있다.

6.4. 다른 작가의 경우

7. 관련 문서



[1] TVA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에는 메카반에 참여해서 3개월간 원화를 그렸다. 그 시기 이타노 이치로의 집에서 신세를 진 적이 있다. [2] 따라서 이타노나 이타노가 인정한 3인의 이타노 서커스는 물체가 화면 가까이에 있을 때 그 형체가 왜곡된다. 유사 이타노 서커스는 이런 게 없다. [3] 직격인가, 충격파로 인한 피해인가, 유폭인가 등등. [4] 실제로 이걸 생으로 다 작화하던 이타노 이치로와 고토 마사미는 과로로 건강을 해쳤다. [5] '그림을 카메라가 찍는다고 생각하고 그려봐라' [6] 1:07 ~ 1:22, 2:40 ~ 2:53 해당 구간에서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