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音 節 / Syllable연속적인 말소리를 '하나의 종합된 음'이라는 느낌이 나는 분절단위로 나눌 때, 그 단위를 이르는 말. 예를 들어 '국화'는 [구콰]라고 발음되며, [구콰]는 다시 [구]와 [콰]라는 두 개의 덩어리로 쪼갤 수 있다. 이 두 덩어리는 각각 '하나의 종합된 음'이라는 느낌을 주는 최소단위이므로 각각 음절이라고 하며, 따라서 '국화'는 2음절어다. 음소· 음성보다는 큰 단위이지만 단어· 어절보다는 작은 단위이다.
표음문자 중에서 음절단위로 표기하는 문자를 음절문자라고 한다. 한국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음절문자로는 일본에서 쓰는 가나가 있다.
2. 구조
2.1. 보편적 체계
보편적으로 음절 한 단위는 두음(頭音, onset)·음절핵(音節核, nucleus)·말음(末音, coda)으로 나눌 수 있다.그러나 두음, 음절핵, 말음이 구성하는 상위구조는 언어에 따라 다르다.
- 두음-운(onset-rhyme[1]) 구조: 영어의 경우 음절핵과 말음을 합쳐서 운(韻, rhyme[2])을 구성한다.
- 음절체-말음(body-coda) 구조: 한국어의 경우 연구자에 따라 두음과 음절핵을 합하여 음절체(body)를 상정하고 그 뒤에 말음이 붙는 것으로 가정한다.
- flat tree: σ로부터 ternary branching하는 분석도 존재하고 주로 음성학에서 기본가정(default hypothesis)으로 채택한다.
2.1.1. 두음
한국어의 '초성'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음절핵 앞에 오는 음을 말한다. 보통 자음이나 자음군(consonant cluster)이 두음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어나 일본어 같이 음절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언어들은 한 음절에 하나의 두음밖에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영어나 러시아어 같이 다채로운 어두자음군을 허용하는 언어들도 있다. 예를 들어 영단어 strike(/stɹʷaɪk/, 치다), brain(/bɹʷeɪn/, 뇌), skate(/skeɪt/, 스케이트를 타다)나 러시아어 단어 ствол(/stvoɫ/, 나무 줄기), два(/dva/, 2), скрип(/skrʲip/)는 모두 두음으로 둘 이상의 자음을 가지는 단어들이다. 한편 한국어나 영어 같은 언어는 음절이 두음을 반드시 가져야 할 필요가 없는 반면(이를 zero onset이라고 한다), 아랍어를 비롯한 셈어파는 두음이 거의 필수적이기도 하다. 보통 이런 언어에서 한국인이 듣기에 zero onset인 것 같은 음절은 실제로는 성문 파열음(/ʔ/)이나 인두음(/ʕ/)을 음소로서 가진다.2.1.2. 음절핵
줄여서 '핵'이라고도 한다. 한국어의 '중성'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음절의 중심을 이루는 부분이다. 대개는 단모음, 이중·삼중 등의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언어에 따라 자음이 음절핵으로 올 수 있다. 이때 음절핵의 기능을 하는 자음을 '음절을 형성하는 자음'이라고 하여 성절 자음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영어의 모음 중 하나인 /ə/(schwa)는 종종 약화되어, 음절핵의 자리를 해당 모음이 있는 음절의 자음에게 양보하곤 한다. button(/ˈbʌ.tən/), needle(/ˈniː.dəl/) 같은 단어의 두 번째 음절은 앞의 표기에서는 'ə+자음' 형태로 되어 있지만, 발음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모음 없이 자음으로 발음이 가능하다. 즉 [ˈbʌ.tn̩], [ˈniː.dl̩]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사례는 자유 변이(free variation)의 범주에서 일어난다고 분석할 수도 있고, 영어에도 광동어나 체코어 등과 같이 성절 자음이 음소로서 존재한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3] 또한 위 사례는 성절 자음으로 올 수 있는 자음이 비음과 유음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미야코어나 중국어처럼 마찰음이 성절 자음으로 오는 것도 가능하다.모든 음절은 음절핵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이는 두음이나 말음은 음절을 형성하는 데 있어 '범세계적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음절핵의 경우 없으면 음절이 성립되지 않음을 뜻한다. 이는 한국어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한국어의 음절구조에서는 모음(혹은 활음+모음)이 음절핵 역할을 하는데, 이를 V(vowel)라고 칭하고 초성이나 종성을 C(consonant)라고 칭한다면, 한국어의 음절은 항상 V, VC, CV, CVC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 즉 한국어에서는 모음이 있어야만 음절을 형성한다.
또한 음절핵은 보통 공명도가 높으며 길이를 늘이거나 강세를 주기 편하기 때문에, 라임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2.1.3. 말음
한국어의 '종성(받침)'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음절핵 다음에 오는 음을 말한다. 두음과 마찬가지로 자음이나 자음군이 말음 역할을 할 수 있다. 상당히 많은 언어는 말음을 허용하지 않거나, 말음에 올 수 있는 자음이 두음에 비해 제한되어 있는데, 이것에 관한 규칙을 '말음법칙'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현대 한국어는 초성에 올 수 있는 음소의 가짓수가 19가지이지만, 종성에 올 수 있는 음소의 가짓수는 7가지에 불과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언어도 많이 있는데, 영어의 경우 초성에 올 수 있는 음소들 중 /h/와 활음 /j/, /w/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종성에 올 수 있다. 한편 두음이나 말음에 자음군을 허용하는 언어의 경우 두음에 올 수 있는 자음군과 말음에 올 수 있는 자음군의 종류가 다른데, 이는 음소의 울림도와 관련이 있다. 울림도에 관해서는 ' 음절의 구분' 문단에서 자세히 다룬다.2.1.4. 초분절 요소
超分節 要素, suprasegmental features개별 단위로 쪼갤 수 없지만 음절의 구성 요소로 기능하는 자질들을 말한다. 국어학에서의 '운소'(韻素)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성조, 강세, 음의 장단, 억양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2.2. 고대 중국 음운학에서
고대 중국 음운학에서는 음절을 분석할 때 두음·음절핵·말음의 방식이 아니라, 성모(聲母, initial)·운모(韻母, final)·성조(聲調, tone)로 나눈다.2.2.1. 성모
일반적인 체계에서의 '두음'을 말한다. 조음 방법에 따라 순음(脣音: 양순음), 설음(舌音: 치경 파열음), 아음(牙音: 연구개음), 치음(齒音: 치경 마찰음), 후음(喉音: 성문음)으로 구분하였고, 성대의 울림에 따라 전청음(全淸音: 무성 무기음), 차청음(次淸音: 무성 유기음), 전탁음(全濁音: 유성 파열·파찰·마찰음), 차탁음(次濁音: 유성 비음)으로 구분하였다.성모의 가짓수는 중국어의 방언에 따라 다양한데, 많게는 30가지가 넘어가기도 하고( 오어의 일부 방언), 적게는 20가지가 채 안 되기도 한다( 민남어, 광동어). 대신 성모의 가짓수가 적은 방언들은 보통 음절의 다양성이 운모에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민남어의 한 부류인 조주화(潮州话)는 성모가 15가지에 불과하지만 운모가 80~90가지에 이른다. 표준 중국어의 성모의 가짓수는 21가지로, 딱 중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2.2.2. 운모
음절에서 성조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성모를 제외한 나머지를 말한다. 개음·운복·운미로 세분할 수 있다.-
개음(介音, medial)
성모와 운복 사이에 끼어 있는 반모음(활음, /i̯/, /u̯/)을 뜻하며, 말 그대로 '끼어 있기' 때문에 개음이라고 부른다. 상고한어에서는 /r/과 같은 유음도 개음 역할을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후기 중고한어를 사용하던 시기에는 라임을 맞추기 위해 음절의 구조를 연구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운도(韻圖, rhyme table)이라고 하는 꽤나 정교한 음절 체계표가 만들어졌는데, 개음이라는 개념이 어렴풋이 나오기 시작한 시기는 이때라고 할 수 있다. 운도에는 등호(等呼)라는 개념이 있는데, 간략하게 말하자면 등(等)은 개음 /j/, 호(呼)는 개음 /w/와 관련이 있다. 이후로 중국어의 음운 체계가 변화면서 '등호'는 '사호(四呼)'라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사호는 개구호(開口呼, 입을 벌리고 발음하는 것), 제치호(齊齒呼, 이를 나란히 하고 발음하는 것), 합구호(合口呼, 입을 모으고 발음하는 것), 촬구호(撮口呼, 입을 오므리고 발음하는 것)를 통틀어서 말하는 것인데, 각각 개음이 없는 음절, 개음 /i̯/, /u̯/, /y̯/를 뜻한다.
광동어 같은 일부 중국어 방언에서는 개음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또 현대 중국어에 와서는 개음은 성모와 마찬가지로, 운을 맞추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아래 Let it go의 표준 중국어 가사를 보자.
白雪发亮今夜铺满山上 báixuě fāliàng jīnyè pū mǎn shān shàng
没有脚印的地方 méiyǒu jiǎoyìn de dìfāng
孤立的王国很荒凉 gūlì de wángguó hěn huāngliáng
我是这里的女皇 wǒ shì zhèlǐ de nǚhuáng -
운복(韻腹, nucleus)
음절의 중심이 되는 주모음을 말한다. 표준 중국어의 운복은 /a/, /ə/, /i/, /u/, /y/ 계열 운복으로 나뉘며[4], 각각의 운복은 개음이나 운미에 영향을 받아 그 음가에 차이를 보인다. 광동어는 표준중국어보다 더 다양한 8가지 운복(/a/, /aː/, /e/, /o/, /ø/, /i/, /u/, /y/)이 존재한다. -
운미(韻尾, coda)
운복 뒤에 붙는 추가적인 음을 말한다. 보편적인 음절 체계와 다르게, 하강 이중모음이 있을 때 반모음 /i̯/, /u̯/를 음절핵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고한어에는 반모음 운미(/i̯/, /u̯/), 파열음 운미(/p/, /t/, /k/), 비음 운미(/m/, /n/, /ŋ/)의 세 가지 종류가 있었다[5]. 광동어 같은 남방 방언은 파열음 운미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나, 북방 방언의 경우 오어처럼 파열음 운미가 자음 약화 과정을 거쳐 성문 파열음(/ʔ/)으로 바뀌거나, 표준 중국어처럼 더 나아가서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운미는 뒤에서 설명할 중국어의 음절 분류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2.2.3. 성조
중국어의 성조는 전통적으로 사성(四聲)이라고 하며, 네 가지 성조란 평성(平聲), 상성(上聲), 거성(去聲), 입성(入聲)을 뜻한다. 이 중 앞의 세 가지는 일반적인 체계에서 말하는 '성조'(즉 조치의 변화)의 차이에 따라 구분한 것이고, 입성은 운미가 파열음임을 뜻하나, 파열음의 존재가 음절의 조치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각 중국어 방언의 성조는 대부분 중고한어의 사성에서 분화된 것이다. 예를 들어 표준 중국어는 입성이 사라지는 대신 평성이 양평성과 음평성으로 분화되어 4가지 성조를 유지하고 있다.3. 분류
음절은 두음이나 말음의 존재 여부, 음절의 길이, 음절을 구성하는 음소의 자질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실제로 유용하게 쓰이는 분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3.1. 음절의 개폐
음절의 개폐 | |
개음절 | 폐음절 |
음절 말 자음[6]의 존재 여부에 따른 분류이다. 음절 말 자음이 존재하는 음절을 폐음절(閉音節)이라고 하고, 존재하지 않는 음절을 개음절(開音節)이라고 한다.
개음절로만 이루어져 있거나 개음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언어는 생각보다 많다. 하와이어와 마오리어는 모든 음절이 개음절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일본어· 표준 중국어· 스와힐리어· 이탈리아어 등은 개음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언어다. 반면 한국어· 독일어· 영어 등은 폐음절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음절이 개음절인 언어는 상대적으로 음절문자를 해당 언어의 표기 체계로 채택하기 쉽다. 대표적으로 일본어를 표기하는 문자체계인 가나는 음절문자이다. 일본어가 가나를 문자로 쓸 수 있었던 것은, 일본어의 말음에 올 수 있는 음소가 /N/(ん), /Q/(っ) 밖에 없다는 이유가 매우 크다. 개음절 언어인 이(彝)어를 표현하는 데 쓰이는 후기 이 문자 역시 음절문자이다. 다만 이어는 자음·모음의 개수가 일본어보다 훨씬 많고, 성조까지 있는지라 표음문자인데도 불구하고 글자 수가 500을 넘는다.
음절의 개폐성은 강세가 있는 언어에서, 단어의 어느 음절에 강세를 주는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는 보통 단어의 마지막 음절이 개음절일 경우 마지막에서 두 번째 음절에 강세가 붙고, 폐음절일 경우 마지막 음절에 강세가 붙는다. 다만 단어가 곡용·활용됨에 따라 마지막 음절이 n이나 s로 끝날 때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 음절에 강세가 붙는다. 스페인어 정서법에서 acento(´)가 붙는 규칙은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3.2. 음절의 경중
음절의 모라와 관련 있는 분류다. 음절의 모라가 1박이면 경음절(輕音節, light syllable), 2박 이상이면 중음절(重音節, heavy syllable)이라고 한다. 언어에 따라 3박 이상의 모라를 가지는 음절을 초중음절(超重音節, superheavy syllabl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모라를 세는 기준은 언어마다 다르지만, 대개 다음의 규칙을 따른다.- 두음은 모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 음절핵이 단모음일 때는 1박, 장모음이거나 이중모음일 때는 2박으로 센다. 성절 자음을 음절핵으로 가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센다.
- 말음이 있을 때는 말음을 1박으로 세는 언어도 있고 아닌 언어도 있다. 일본어는 말음을 1박으로 세는 언어이다.
모라를 중요시 하는 언어의 경우 단어에 강세가 붙는 위치가 음절의 경중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라틴어는 다음과 같은 규칙을 따른다.
- 음절이 단모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개음절이면 경음절, 그렇지 않으면 중음절로 구분한다.
- 단어가 2음절인 경우, 마지막에서 두 번째 음절에 강세가 붙는다.
- 단어가 3음절인 경우, 끝에서 두 번째 음절이 경음절이면 끝에서 세 번째 음절에, 중음절이면 끝에서 두 번째 음절에 강세가 붙는다.
- 가끔 위 규칙에서 벗어나서 강세가 하나 뒤로 밀려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마지막 두 음절이 축약되었거나 마지막 음절이 약화되어 사라졌을 때 일어난다.
아랍어는 다른 규칙을 따라 강세를 붙인다. 단 자세한 사항은 방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음절핵이 단모음일 때는 1박, 장모음이거나 이중모음일 때는 2박으로 센다. 말음에 오는 자음은 자음 하나 당 1박으로 센다.
- 음절의 모라가 1박이면 경음절, 2박이면 중음절, 3박이면 초중음절로 구분한다.
- 휴지(休止) 앞에 초중음절이 있을 때는 그 음절에 강세를 붙인다.
- 이외의 경우, 마지막 음절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마지막 음절이 아닌 중음절이 있으면 그 음절에 강세를 붙인다.
- 이외의 경우, 가장 처음에 오는 CV 음절(혹은 마지막에서 세 번째 음절)에 강세를 붙인다.
3.3. 중국어의 경우
중국어의 경우 전통적으로 음절을 구분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음절을 분류할 때는 음절을 운(韻)이라고 부른다. 즉 중국어의 음절은 1차적으로 성조에 따라 평성운, 상성운, 거성운, 입성운으로 나눌 수 있다.-
서성운(舒聲韻)과 입성운(入聲韻)
입성운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를 서성운이라고 하며, 입성운은 촉성운(促聲韻)이라고도 한다. 음절을 발음할 때 주는 청각적 인상이 길게 늘어지는가 짧고 빠르게 끝나는가에 따라 나눈 것이다. 현재 표준 중국어는 입성운이 완전히 사라지고 모든 음절이 서성운으로만 되어 있다. -
양성운(陽聲韻)과 음성운(陰聲韻)
서성운은 다시 말음의 유무에 따라 양성운과 음성운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중국어의 말음에 올 수 있는 말음의 종류는 파열음이거나 비음인데, 말음이 아예 없을 경우 음성운, 말음이 비음일 경우 양성운, 말음이 파열음일 경우 입성운으로 나누는 것이다. -
평성운(平聲韻)과 측성운(仄聲韻)
평성운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를 측성운이라고 한다. 중고한어를 기준으로 음절을 발음할 때 조치(調値)의 변화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따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즉 조치의 변화가 없어 평평하게 들리는 운은 평성운, 조치의 변화가 있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들리는 운은 측성운이라고 볼 수 있다. 음절의 평측은 한시, 그 중에서도 정형화된 근체시를 지을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문서를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평측에 관한 규칙이 굉장히 복잡하다.
4. 음절의 구분
syllabication연속적인 말소리를 음절 단위로 쪼개는 것을 말한다. 어찌 보면 '음절'이라는 개념이 허상에 가깝다는 것을 가장 잘 알려 준다고 할 수 있다.
현대 한국어는 음절 구조가 굉장히 단순하다. 어두자음군도 어말자음군도 허용하지 않고, 모음 구조도 단모음 혹은 활음+단모음의 구조밖에 허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대 한국어에서는 한글을 음절문자처럼 운용해서 글을 쓰는 것이 매우 용이하다. 하지만 별의 별 자음군을 허용하던 중세 한국어를 보면 가시리나 청산별곡에 나오는 구절 '가시리 가시리 잇고'나 '살어리 살어리랏다'는 보통 학교에서는 이 표기로 배우지만,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서는 '가시리 가시리 이ᄭᅩ', '살어리 살어리 라ᄯᅡ'라고 ㅅ계 합용병서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합자해를 보면 유시(酉時)를 나타내는 순 우리말로 'ᄃᆞᇌᄣᅢ〮'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lkspst/라는 자음군을 /lks/는 종성 처리하고 /pst/는 초성 처리했던 것은 형태론적인 이유 때문일지, 아니면 음소 제약상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일지,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중세 한국어뿐만 아니라 음절 구조가 복잡한 언어라면 이런 식의 음절 구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영어는 두 모음 사이에 2개 이상의 자음이 와서 그 자음들 중 일부가 약하게 발음되는 경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데, 영단어 atmosphere[ætməsfɪɹ]을 음절 단위로 나눈다고 하면 약하게 발음되는 s를 기준으로 at·mo·sphere과 at·mos·phere 중 어느 방식으로 음절을 나눠야 할지 망설일 수 있다. 단어가 연속되어 glimpsed Ryan 같은 표현을 음절 별로 쪼갠다고 하면, 자음군 /mpstɹʷ/은 /-mpst.ɹʷ-/, /-mps.tɹʷ-/, /-mp.stɹʷ-/의 3가지 경우로 쪼갤 수 있으니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된다.
이처럼 연속된 발화에서 한 음절을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가, 또는 음절과 음절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이론들이 제시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울림도 이론과 간극도 이론이다.
4.1. 울림도 이론
울림도(공명도, sonority)는 소리가 얼마나 멀리까지 퍼지고 공명이 잘 이는가를 재는 척도이다. 예를 들면 모음을 발음할 때가 자음을 발음할 때보다 공명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에, 모음은 자음보다 울림도가 높다. 덴마크의 언어학자 오토 예스페르센(Otto Jespersen)은 음성을 울림도에 따라서 8가지로 분류했다.등급 | 음성 | 한국어 예시 |
1 | 무성자음 | /ㄱ/, /ㄷ/, /ㅂ/, /ㅅ/, /ㅈ/, /ㅊ/, /ㅋ/, /ㅌ/, /ㅍ/, /ㅎ/ |
2 | 유성파열음 | |
3 | 유성마찰음 | |
4 | 설측음, 비음 | /ㄹ/(종성, ㄹ 뒤), /ㄴ/, /ㅁ/, /ㅇ/ |
5 | 전동음, 탄음 | /ㄹ/(모음 뒤) |
6 | 고모음 | /ㅜ/, /ㅟ/, /ㅡ/, /ㅣ/ |
7 | 중모음 | /ㅔ/, /ㅚ/, /ㅓ/, /ㅗ/ |
8 | 저모음 | /ㅏ/, /ㅐ/ |
4.2. 열림도 이론
열림도(간극도, aperture)는 소리를 조음할 때 공기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의 크기를 재는 척도이다. 스위스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는 음성을 열림도에 따라 7가지로 분류했다.등급 | 음성 | 한국어 예시 |
0 | 파열음 | /ㄱ/, /ㄷ/, /ㅂ/, /ㅋ/, /ㅌ/, /ㅍ/ |
1 | 마찰음 | /ㅅ/, /ㅎ/ |
2 | 비음 | /ㄴ/, /ㅁ/, /ㅇ/ |
3 | 유음 | /ㄹ/ |
4 | 고모음 | /ㅜ/, /ㅟ/, /ㅡ/, /ㅣ/ |
5 | 중모음 | /ㅔ/, /ㅚ/, /ㅓ/, /ㅗ/ |
6 | 저모음 | /ㅏ/, /ㅐ/ |
예를 들어 한국어 단어 '악기'를 발음하면 /ak.k͈i/가 될 것이고, 좀 더 자세히 표현하면 [ak̚.k͈ʲi]가 될 것이다. 첫 번째 k와 두 번째 k는 긴장도를 고려하지 않고 생각해도 소리의 폐쇄 여부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자의 k는 폐쇄성이 강하고, 후자의 k는 개방성이 강한데, 이때 전자를 내파(內破, implosion)[7], 후자를 외파(外破, explosion)이라고 한다. 기호로 표시할 때는 내파는 글자 위에 >, 외파는 <를 붙인다. 하나의 음성은 주위의 음 환경에 따라 내파가 될 수도 외파가 될 수도 있다. 열림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리 앞에 오는 소리는 내파음이 되고, 열림도가 높은 소리 앞에 오는 소리는 외파음이 될 것이다. 따라서 내파·외파는 열림도 등급 차이가 큰 두 소리 사이에서 구분하기 더 쉬워질 것이다.
이외에 소쉬르는 내파와 외파 사이에 폐쇄 혹은 발성이 '마음대로' 연장될 수 있는 것을 지속음 혹은 정지 조음 작용이라고 부르며, 이런 작용은 내파 조음과 동일시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렇게 말소리를 내파와 외파로 나누면, 소리의 연쇄로는 소쉬르에 따르면 네 가지 다른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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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파-내파
가(/ka/), 암(/am/), हृदय(hṛ́daya)의 hṛ́이 외파-내파의 조합이다. 이 조합은 결합되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중간에 음절의 경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
내파-외파
가나(/ka.na/)의 /a.n/, 앞니(/am.ni/)의 /m.n/, actor(/ˈæk.tʰəɹ/)의 /k.t/ 등이 내파-외파의 조합이다. 보다시피 음절의 경계를 형성하기 쉽다. -
외파-외파
tree(/tɹʷiː/)의 /tɹʷ/, play(/plɛɪ/)의 /pl/, 프랑스어 rien(/ʁjɛ̃/)의 /ʁj/ 등이 외파-외파의 조합이다. 연속되는 외파음의 조합은 앞쪽의 음이 뒤쪽의 음보다 열림도가 낮을 때 더 발음하기 편하다. 가령 play(/plɛɪ/)의 /pl/는 열림도가 0-3인 반면, space(/spɛɪs/)의 /sp/는 열림도가 1-0이기 때문에, 전자가 후자보다 발음하기 더 쉽다. -
내파-내파
arm(/ɑɹm/)의 /ɹm/, bow(/boʊ/)의 /oʊ/가 내파-내파의 조합이다. 외파-외파와 정반대로, 연속되는 내파음의 조합은 앞쪽의 음이 뒤쪽의 음보다 열림도가 높을 때 더 발음하기 편하다.
한편 프랑스의 언어학자 모리스 그라몽(Maurice Grammont)은 소쉬르의 내파·외파 개념을 점강·점약으로 바꾸어 비슷한 방식으로 음절 구분을 시도했다.
- 한 음절은 첫 점강음에서 다음 점강음 앞의 점약음까지의 소리의 모임이다.
- 음절의 경계는 점약음과 점강음 사이에 놓인다.
- 음절 구성의 필수 성분인 ‘성절음’은 경계 혹은 점강음 다음의 점약음이 된다.
이상의 이론들은 모든 언어의 실제 음절 체계와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그랬다면 이 문서의 맨 앞쪽에 나오는 '음소'의 정의는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한 언어의 음절이 구성되는 데에는 언어 특유의 제약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절을 구분지을 때는 위와 같은 이론들과 각각의 언어의 음소 배열 상의 제약을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
위에서 든 예 glimpsed Ryan의 자음군 /mpstɹʷ/를 다시 생각해 보자. /mpstɹʷ/에 울림도 등급을 매기면 4-1-1-1-5가 될 것이고, 열림도 등급을 매기면 2-0-1-0-3이 될 것이다. 즉 어느쪽 이론으로도 /mpstɹʷ/ 사이에 음절의 경계를 어떻게 그을까는 명확히 답할 수 없다. 이 사례의 경우 자음군 한 가운데에 있는 /s/가 음절의 경계를 애매하게 만드는 주범인데, 이때 /s/는 학자에 따라 extrasyllabic(음절 밖에 있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ambisyllabic(어느 쪽 음절에도 붙을 수 있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5. 음소 배열
어떤 언어든 하나의 음절을 구성할 수 있는 음소들에는 제약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떤 제약이 가해지는가에 대해서는 언어마다 다양하다. 저마다의 언어에서 어떤 음소 배열 상의 제약이 가해지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을 음소 배열론(phonotactics)이라고 하며, 이는 음성음운론의 하위 분야 중 하나이다.음소 배열론에서 잘 다뤄지는 예로는 'blik'과 'bnik'의 대립이 있다. 둘 다 영어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는 소리의 나열일 뿐이다. 그리고 'Take a look at this new blik!(이 새 blik 좀 봐!)' 혹은 'Take a look at this new bnik!(이 새 bnik 좀 봐!)'라고 말을 건다고 하자. 전자의 경우 '응? blik이 뭐야?'라는 반응이 나오기 쉬운 반면, 후자의 경우 '응? 뭘 보라고?'라는 반응이 나오기 쉽다. 이는 /bl/는 영어에 존재할 수 있는 자음군이지만 /bn/는 그렇지 않다는 차이점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런 제약 때문에 영어 화자에게 blik는 내가 모를 뿐인 하나의 단어로 인식될 수 있지만, bnik는 단어로 인식이 되지를 않는 것이다.
5.1. 한국어
- 한국어의 음절구조는 앞에서 언급된 것처럼 (C)(G)[8]V(C) 혹은 (C)V(C)이다. 즉 모음을 중심으로 두음과 말음에 최대 한 개의 자음만 올 수 있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반모음 /j/와 /w/(혹은 학자에 따라 /ɰ/)를 활음으로 따로 세느냐 마느냐의 차이이다.
- 조합된 한 글자당 1음절을 내도록 만들어졌다.[9] '하늘[하늘]'처럼 단어와 그것을 음절로 나타낸 것이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어[구거]'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후자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어떤 받침 있는 글자 뒤의 글자의 초성이 'ㅇ'으로 음가가 없어서, 발음 표기에서 그 글자의 받침이 뒤 글자의 초성으로 이동하는 경우
- '음절의 끝소리 규칙' 또는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되는 경우: 아래 설명 참고.
-
음절의 끝소리 규칙 : 음절의 끝소리의 자음은 모두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7개 중의 하나로 발음된다는 규칙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의 문법 문제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들 중 하나이며 실제로 복수 정답 논란이 되었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12번 문제가 이 개념과 함께 후술할 '자음군 단순화'의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실제로 표준 발음법 규정에는 다음과 같이 음절의 끝소리 법칙에 관련된 조항이 있다.
표준 발음법 제8항: 받침소리로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7개 자음만 발음한다.
위 조항은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의미하는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표준 발음법 제9항: 받침 ‘ㄲ, ㅋ’, ‘ㅅ, ㅆ, ㅈ, ㅊ, ㅌ’, ‘ㅍ’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대표음 [ㄱ, ㄷ, ㅂ]으로 발음한다.
예를 들어 '부엌'은 '엌'의 'ㅋ'이 'ㄱ'으로 발음되어 [부억]으로 발음된다. 이외의 예시로는 솥[솓](ㅌ → ㄷ), 앞[압](ㅍ → ㅂ) 등이 있다. -
자음군 단순화 : 음절의 끝에 2개의 자음이 있을 때 하나만 남는 현상이다. 'ㄲ', 'ㅆ' 처럼 된소리가 오면 하나의 자음으로 취급하여, 자음군이 아니라 자음이므로 자음군 단순화가 아니라 음절의 끝소리 규칙임에 유의해야 한다.
강원도의 일부 지역
방언의 경우에는 자음군 'ㄺ, ㄼ'이 모두 'ㄹ'로 단순화된다.
표준 발음법 제10항: 겹받침 ‘ㄳ’, ‘ㄵ’, ‘ㄼ, ㄽ, ㄾ’, ‘ㅄ’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ㄴ, ㄹ, ㅂ]으로 발음한다.[10]
예를 들어 몫[목], 여덟[여덜], 값[갑].
표준 발음법 제11항: 겹받침 ‘ㄺ, ㄻ, ㄿ’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ㅁ, ㅂ]으로 발음한다.
예를 들어 닭[닥]. 삶[삼ː], 젊다[점ː따]. - 글자의 가짓수는 초성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의 19가지, 중성 ㅏ, ㅑ, ㅐ ㅒ, ㅓ, ㅕ, ㅔ, ㅖ, ㅗ, ㅛ, ㅜ, ㅠ, ㅡ, ㅣ, ㅘ, ㅙ, ㅚ, ㅝ, ㅞ, ㅟ, ㅢ의 21가지, 종성 ㄱ, ㄲ, ㄳ, ㄴ, ㄵ, ㄶ, ㄷ, ㄹ, ㄺ, ㄼ, ㄻ, ㄽ, ㄾ, ㄿ, ㅀ, ㅁ, ㅂ, ㅄ, ㅅ, ㅆ, ㅇ, ㅈ, ㅊ, ㅋ, ㅌ, ㅍ, ㅎ, (생략)의 28가지를 조합하여 11,172가지이지만, 실제로 발음을 통해 구분 가능한 경우의 수는 이보다 훨씬 적다.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적용하면 종성이 발음되는 경우의 수가 'ㄱ, ㄴ, ㄷ, ㄹ, ㅁ, ㅂ, ㅇ, (생략)' 의 8가지로 줄어들어 초성 19가지, 중성 21가지, 종성 8가지를 조합하면 3,192가지로 글자의 가짓수의 30%도 되지 않는다. 여기에 ㅈ, ㅉ, ㅊ 다음의 이중 모음과 ㅢ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개수가 훨씬 줄어들어서[11], 최종적으로 3024가지의 변별되는 음절의 개수가 나온다. 여기에 사실상 발음이 거의 같은 ㅐ와 ㅔ, ㅒ와 ㅖ, ㅚ와 ㅙ와 ㅞ를 하나로 친다면 실질적으로 변별되는 음절의 개수는 2440가지가 된다. 물론, 다른 언어들과 비교할 때 이 가짓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
- 모음조화 현상이 나타난다.
- 복사 현상( 제주도 방언 한정) : 단어의 경계에서 선행하는 단어의 마지막 음절이 폐음절이고 후행하는 단어의 첫 음절에 초성이 없을 때, 선행 단어의 마지막 음절이 후행 단어의 첫 음절의 초성 자리에서도 복사되듯이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국+음식/ [한국끔식] 등이 있다.
- 국어국문학자료사전에서는 상징어를 음절 개수에 따라 단음절, 2음절, 3음절, 4음절, 5음절, 6음절, 8음절의 7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닭의 울음소리인 '꼬끼오'[꼬끼오]를 이 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3음절 상징어이다.
- 보통 한국에서는 5음절까지가 마지노선이며 6음절이 넘어가면 음절이 매우 긴 것으로 판명되는 편이다.
5.2. 영어
- 영어의 음절 구조는 간단하게 말하면 (C)3V(C)5이다. 이는 음절핵을 기준으로 두음에는 최대 3개의 자음을, 말음에는 최대 5개의 자음을 허용한다는 뜻이며, 예를 들어 CVCC, CCVC, CCVCC, CCCV, CCCVC 등의 형태가 가능하다.[12] 예를 들어 strike(/stɹʷaɪk/)는 자음 s+t+ɹʷ, 모음 aɪ, 자음 k 순으로 구성된 CCCVC형이다.
- 두음에는 영어에 존재하는 자음 중 /ŋ/을 제외한 모든 자음이 올 수 있다. 말음에는 /h/, /w/, /j/( 영국식 영어에서는 /ɹ/도 포함)을 제외한 모든 자음이 올 수 있다.
-
두음에 올 수 있는 자음군은 다음과 같다.
자음 + /j/[13] /pj/, /bj/, /tj/, /dj/, /kj/, /ɡj/, /mj/, /nj/, /fj/, /vj/, /θj/, /sj/, /zj/, /hj/, /lj/
파열음 + /j/를 뺀 접근음 /pl/, /bl/, /kl/, /ɡl/, /pɹʷ/, /bɹʷ/, /tɹʷ/, /dɹʷ/, /kɹʷ/, /ɡɹʷ/, /tw/, /dw/, /ɡw/, /kw/, /pw/
무성 마찰음·/v/ + /j/를 뺀 접근음 /fl/, /sl/, /θl/, /fɹʷ/, /θɹʷ/, /ʃɹʷ/, /ʍ/, /sw/, /θw/, /vw/[14]
/s/ + 자음 /sp/, /st/, /sk/, /sm/, /sn/, /sf/, /sθ/
/s/ + 무성 파열음 혹은 /f/ + 접근음 /spl/, /skl/, /spɹʷ/, /stɹʷ/, /skɹʷ/, /skw/, /smj/, /spj/, /stj/, /skj/, /sfɹʷ/ -
말음에 올 수 있는 자음군은 다음과 같다.
설측음 + 파열음·파찰음 /lp/, /lb/, /lt/, /ld/, /ltʃ/, /ldʒ/, /lk/
/ɹ/ + 파열음·파찰음 /ɹp/, /ɹb/, /ʈ/, /ɖ/, /ɹtʃ/, /ɹdʒ/, /ɹk/, /ɹɡ/
설측음 + 마찰음 /lf/, /lv/, /lθ/, /ls/, /lʃ/
/ɹ/ + 마찰음 /ɹf/, /ɹv/, /ɹθ/, /ɹs/, /ɹz/, /ɹʃ/
설측음 + 비음 /lm/, /ln/
/ɹ/ + 비음·설측음 /ɹm/, /ɹn/, /ɹl/
비음 + 조음위치가 비슷한 파열음·파찰음 /mp/, /nt/, /nd/, /ntʃ/, /ndʒ/, /ŋk/
비음 + 마찰음 /mf/, /mθ/, /nθ/, /ns/, /nz/, /ŋθ/
무성음 + 무성음 /ft/, /sp/, /st/, /sk/, /fθ/, /pt/, /kt/, /pθ/, /ps/, /tθ/, /ts/, /ks/
유음 + 자음 + 자음 /lpt/, /lps/, /lfθ/, /lts/, /lst/, /lkt/, /lks/, /ɹmθ/, /ɹpt/, /ɹps/, /ɹts/, /ɹst/, /ɹkt/
비음 + 조음 위치가 같은 파열음 + 장애음 /mpt/, /mps/, /ndθ/, /ŋkt/, /ŋks/, /ŋkθ/
기타 /dθ/
- 음절의 개수는 일반적으로 그 단어의 발음 기호에서 모음([eɪ], [aɪ]처럼 일부 이중모음은 하나로 취급)의 개수와 같다.
- 영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할 때의 글자 수와 음절 수가 같은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banana[bənænə]는 3음절이고 한글 표기도 '바나나'로 3글자이지만, strong[stɹʷɔːŋ]은 s와 t가 있어도 이로 인해 음절이 새로 생기는 것으로 인정되지 않아 1음절이지만 한글 표기는 '스트롱'으로 3글자이다. 단, 어말에 자음이 오는 경우는 strike[stɹʷaɪk](스트라이크)처럼 어말의 자음을 한글의 한 글자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지만, trick[tɹʷɪk](트릭)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15] 이처럼 영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영어 발음에서 어두에 자음군이 있거나 어말에 자음이 있으면 음절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은데[16], /b/, /d/, /f/, /g/, /k/, /p/, /s/, /t/, /v/, /z/가 있는 경우는 모음이 'ㅡ'인 음절이 추가되며[예시1], /ʃ/, /dʒ/, /tʃ/가 있는 경우는 모음이 'ㅣ'인 음절이 추가된다[예시2]. 이렇게 추가되는 음절은 말음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frozen[fɹoʊzn]의 경우 모음인 /oʊ/ 뒤에 자음 /z/가 오기 때문에 /n/을 제외한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프로즈'가 되지만, 여기에 추가로 /n/이 붙기 때문에 '프로즌'이 되어 '즌'이라는 음절이 /zn/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영어를 다른 문자 체계로 표기할 때 음절이 추가되는 경우는 일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영단어 spring[spɹʷɪŋ]을 가타카나로 표현하면 'スプリング'로 'グ'라는 음절이 추가된다.
5.3. 일본어
- 일본어의 음절구조는 (C)(j)V(C)이다. 즉 모음을 중심으로 두음과 말음에 최대 한 개의 자음만 올 수 있고, 중간에 반모음 /j/가 끼어 요음을 형성할 수 있다.
- 역사적으로는 두음이 연구개음(/k/, /g/)이고 주모음이 /a/, /i/, /e/일 때에 한해서 반모음 /w/이 낄 수 있었다. 이 경우 개음이 /j/인 요음은 개요음(開拗音), /w/인 요음은 합요음(合拗音)이라고 부른다. 합요음이 생성조건은 한국 한자음에서 /w/계열 이중모음을 갖는 조건과 거의 일치한다. 합요음은 에도 시대에서 메이지 시대를 거쳐서 서서히 없어졌으며, 현재는 일부 방언에만 남아 있다.
- /ji/, /wu/는 일본어에서 애초에 조음이 불가능한 음절로, /je/, /wi/, /we/, /wo/는 역사적으로는 존재했지만 현대 일본어에는 자음 약화로 인해 사라진 음절로 여겨진다. 다만 후자는 외래어의 유입에 따라 역사적인 형태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 말음으로써는 /N/ and /Q/의 두 가지 음소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은 후행하는 자음에 따라 다양한 음성으로 실현된다.
6. 각 언어별 음절에 관한 기타 사항
6.1. 중세 한국어
- 음절을 기준으로 하여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것에 가까운 연철이라는 방법을 썼었다.
- 음절의 높낮이를 표기하기 위하여 방점을 사용하였다.
6.2. 영어
-
음절에 따라 형용사의 비교급/최상급을 만들 때 뒤에 -er / -est 를 붙이는지 앞에 more / most 를 붙이는지가 결정된다. 전자는 2음절 이하의 경우이고 후자는 2음절 이상의 경우인데, 2음절의 경우는 두 가지 모두 가능하며 -ful 등으로 끝나는 경우 후자의 경우이다.
그런데 시중의 영어 학습 교재나 수업을 보면 십중팔구는 한국어와는 상이한 영어의 음절 구조 개념을 가르쳐 주지도 않아서 비교급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헷갈려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영어는 철자법과 실제 발음 괴리가 커서 발음기호표를 보고 발음해야 음절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19][20] - 예:
- strong(1음절) - stronger - strongest
- big(1음절) - bigger - biggest
- popular(3음절) - more popular - most popular
- easy(2음절) - easier - easiest / - more easy - most easy
- 영시(英詩)에는 강약약격(dactyl, 強弱弱格)이라는 격이 존재하는데, 하나의 강음절에 2개의 약음절이 이어서 나오는 것을 말한다.
6.3. 기타 언어
- 일본의 가나도 대체로 한 글자당 1음절을 내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요음을 나타내는 글자 ゃ, ゅ, ょ가 그러한 경우이다. い단(모음이 /i/인 글자) 뒤에 얘네들이 붙으면, 그 글자는 모음이 각각 요음 /ja/, /ju/, /jo/로 변하며 (예: に/ni/→にゃ/nja/, き/ki/→きゅ/kju/, ひ/hi/→ひょ/hjo/) 각 경우는 두 글자가 합쳐진 것으로 인정되어 1음절이 된다. 이러한 방식은 전통적으로는 い단+요음일 때만 쓰였으나, 20세기 들어서 외래어가 부쩍 늘어남에 따라 작은 문자( 스테가나)로 별의별 음을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ファ(/fa/), デュ(/dju/), ヴァ(/va/)가 있다.
- 베트남어의 표기 문자인 쯔꾸옥응으는 소리 분별을 위해 각 음절 단위마다 띄어쓰기를 한다. 단 외국어의 경우 그 외국어에 대한 로마자 표기를 그대로 수용하므로 제외한다.
7. 음절 효과
음절 구조에 따라 그 단어의 음절을 탐지하는 속도가 달라지는 효과를 말한다. 말소리가 음절 단위로 인식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이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실험이 진행되었다.- 피실험자에게 palace, palmier 등의 2음절 단어를 말했다.
- 두 단어 모두 pal로 시작하지만, 피실험자들은 음절 구조가 pa+lace인 palace에서는 pa를, 음절 구조가 pal+mier인 palmier에서는 pal을 먼저 탐지하였다.
8. 음절 명료도
degree of voice clearing, 音節明瞭度전화 통화의 질을 판단하는 정량적 지표 중 하나로, 의미가 없는 음절(레파 re-pa, 로퍄 ro-pya 등)을 송화하여 (정확히 청취된 음절의 수) / (송화된 음절의 수) 의 값으로 나타낸다. 자음명료도 또는 모음명료도라고도 한다.
9. 음절표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음절(주로 자음+모음 형식)을 정리한 표이다. 맨 왼쪽의 세로줄에 자음, 맨 위의 세로줄에 모음을 차례로 쓰고 가운데 부분에 그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음절이 쓰인 것이 많다.- 유아 한글 교육에 쓰이는 한글 음절표의 경우 된소리나 이중모음을 제외하고 자음은 ㄱ부터 ㅎ까지 14개, 모음은 ㅏ부터 ㅣ까지 10개인 경우가 많다. 이를 반절표라고도 부른다.
- 중국어 음절표의 경우는 보통 성모와 운모에 따라 정리되어 있고 성모와 운모 또는 음절에 한글 발음이 같이 쓰여 있는 경우도 있다. 성모와 운모의 가짓수가 많기 때문에 한 페이지 정도의 분량인 것도 있다.
10. 여담
- '스피치 페이스'(speech pace)에서 말의 속도를 계산할 때 분당 말하는 음절 수를 계산하는 SPM(Syllables Per Minute) 방식이 있는데, 이 방법을 적용한 이유는 단어 수로 계산하는 방식이 단어의 길이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Namuwiki is a good website.' 라는 문장을 3초 동안에 말한다고 하자. 'Namuwiki', 'is', 'a', 'good', 'website' 의 음절 수가 각각 4, 1, 1, 1, 2이고 4+1+1+1+2=9이므로 SPM을 이용하여 계산한 값은 (9 / 3) x 60 = 180이 된다.
- '솔미제이션'(solmization)은 음계의 각 음을 서로 다른 음절로 나타내는 방법인데, 흔히 '도레미파솔라시' 의 7음계를 사용하여 음을 표현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 외국어 번역을 할 때 문장의 음절이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는데 특히 애니메이션 더빙할 때 원어의 음절과 차이가 너무 나면 일부 말을 붙이거나 아예 갈아끼우는 초월더빙을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보니 더빙에 난감할 경우도 있다.
[1]
문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와의 구별을 위해 rime을 사용하기도 함
[2]
실제로 음절핵과 말음을 합친 단위가 라임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라임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시적인 라임과 음절 상의 라임은 동치가 아니다.
[3]
OSU학파,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Buckeye project에서 취하는 견해이지만 비주류이다.
한국음운론학회 등의 저널에 리뷰어들 중 꼭 한명은 영어 성절 자음의 처리로 딴지를 걸곤 하는데, Buckeye 데이터를 보여주면 많이 납득을 한다.
[4]
경우에 따라 /o/를 추가할 수 있다. 예: 中-zhong, 熊-xiong
[5]
학자에 따라 /u̯ŋ/, /u̯k/라는 운미를 따로 세기도 한다.
[6]
음절핵이 성절 자음이고 말음이 없을 때는 해당 자음을 음절 말 자음으로 여길 수 있다.
[7]
내파음의 두 번째 용법은 이 용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8]
glide 또는 glide consonant의 약자이다.
[9]
따라서 글자 수가 음절의 수와 같기 때문에 음절을 표기상의 각 글자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몇 음절로 쓰시오' 등이 시험 문제에 등장하면 많은 학생들은 음절의 정확한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제시하는 글자 수에 맞게 답안을 작성하고, 국어 교사를 제외하면 문제를 출제하는 교사들 중에서도 이 의미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법적인 의미는 '하나의 종합된 음이라는 느낌이 나는 말소리의 단위' 이지만 일상적인 의미는 글자 하나하나인 셈이다.
[10]
'밟'은 자음 앞에서는 '밥'으로 발음한다.
[11]
ㅈ, ㅉ, ㅊ가 초성일 때는 중성으로 ㅑ, ㅕ, ㅛ, ㅠ, ㅒ, ㅖ가 발음될 수 없으므로 초성 3가지×중성 6가지×종성 8가지 총 144가지가 제외된다. ㅢ는 표기상 초성에 자음이 있으면 ㅣ로 발음되나(희망[히망\]), 표기상으로는 자음이 없지만 연음될 때는 ㅢ를 살릴 수 있다. 문의[무늬/무니\] 등. 실제로 쓰이지 않더라도 '밯읜' 같은 단어를 어거지로 만든다면 연음되어 [바흰/바힌\]처럼 발음되어, 초성에 자음이 있는 ㅢ 음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ㄸ,ㅃ,ㅉ은 받침으로 쓸 수 없으므로 연음되지 못하여 이들은 ㅢ를 중성으로 하는 음절을 만들 수 없어 초성3×종성8=24가지가 빠진다. 3192-144-24=3024가지
[12]
경우의 수는 음절핵 앞에 0~3개의 자음이 오는 4가지 x 음절핵 뒤에 0~5개의 자음이 오는 6가지 = 24가지이다.
[13]
미국식 영어에서는
치경음이나
치음과 /j/가 오면 /j/가 탈락한다. 영국식 영어에서도 /sj/, /lj/에서는 /j/가 탈락하고 /tj/, /dj/가 /tʃ/, /dʒ/가 되는 발음도 가능하다. 또한 지역 상관없이 /hj/가 /ç/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14]
voilà/vwɑːˈlɑː/라는 감탄사에서 나온다.
[15]
어말의 자음을 그대로 나타낸다면 '트리크'이지만 일반적으로 이렇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16]
어말에 자음 /l/, /m/, /n/ 등이 하나만 오는 경우는 추가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ten'이 '테느'가 아니라 '텐'으로 발음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예시1]
'blog'의 발음상 어말 자음은 'g'이고 '블로그'로 발음하므로 모음이 'ㅡ'인 음절 '그'가 추가된다.
[예시2]
'H'의 발음상 어말 자음은 'tʃ'이고 '에이치'로 발음하므로 모음이 'ㅣ'인 음절 '치'가 추가된다.
[19]
glimpsed의 경우 /glɪmpst/로 2음절이 아닌 1음절. 얘는 모음 뒤 자음이 4개나 온다.
[20]
특히 한국어 음절 구조에만 익숙한 학생들은 smart, cake 같은 단어를 각각 '스마트', '케이크'라고 생각하고 3음절로 오해하거나 본래 1음절인 /aɪ/, /aʊ/, /eɪ/ 등 이중 모음을 2음절로 착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