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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기원전 49년, 아프리카 속주의 우티카에서 가이우스 스크리보니우스 쿠리오가 이끄는 카이사르군과 푸블리우스 아티우스 바루스가 이끄는 옵티마테스군이 맞붙은 전투. 2차 포에니 전쟁 시기의 우티카 전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침공군이 승리하였다.
2. 배경
기원전 49년 1월,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부재 중 집정관 선거 입후보를 절대로 허락하지 않고 자신에게만 군대 해산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원로원과 대립하다가, 이대로 군대를 해산하고 로마에 들어갔다간 정적들의 맹공으로 정치생명이 끝장나고 명예가 실추된다고 판단해 내전을 감행했다. 이탈리아 주민들이은 갈리아 전쟁의 영웅인 그를 열렬히 환영했고, 병사들은 앞다퉈 그에게 가담했다. 폼페이우스는 처음엔 이탈리아에서 카이사르와 일전을 치르려 했지만, 민심이 예상과는 달리 자신을 따라주지 않자 발칸 반도에 가서 군대를 규합하기로 했다. 카이사르는 내전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브룬디시움 공방전을 치렀지만, 끝내 폼페이우스를 막지 못했다.그 후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의 부관들이 다스리는 히스파니아 속주를 평정하기로 하고, 코르피니움 공방전 때 자신에게 항복한 장병들로 구성된 군단들을 가이우스 스크리보니우스 쿠리오에게 맡겨 시칠리아를 공략한 뒤 여세를 몰아 아프리카 속주를 평정하도록 했다. 쿠리오에게 맡겨진 병력은 총 4개 군단에 1,000명 이상의 갈리아 기병이었다. 카이사르는 쿠리오의 재능을 아꼈지만, 그가 전투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해 측근인 가이우스 카니니우스 레빌루스를 부관으로 세워 그를 보좌하게 했다.
쿠리오가 시칠리아로 쳐들어가자, 그곳을 지키고 있던 소 카토 등은 발칸 반도로 달아났다. 4월 23일 별다른 저항 없이 시라쿠사에 입성한 뒤, 쿠리오는 히스파니아의 상황을 주시하며 그곳에 머물렀다. 그해 8월 초, 카이사르가 일레르다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고무된 쿠리오는 제15군단과 제16군단, 그리고 500명의 갈리아 기병을 함대에 싣고 아프리카 속주로 출진했다. 도중에 적 함대의 급습을 받았지만 가볍게 물리치고 우티카 인근 해안에 무사히 상륙했다.
한편, 아프리카 속주는 과거 이곳 총독을 맡으면서 인맥을 쌓았던 푸블리우스 아티우스 바루스가 맡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발칸 반도의 옵티마테스군을 위해 곡물을 공급하는 임무를 맡았다. 또한 적의 예상되는 침공에 대비하여 3개 군단을 소집했으며, 누미디아 왕 유바 1세와 동맹을 맺었다. 쿠리오가 쳐들어오자, 그는 유바 1세에게 구원을 청하는 한편 우티카로 진군했다. 이리하여 우티카 전투의 막이 올랐다.
3. 양측의 전력
3.1. 카이사르군
- 지휘관: 가이우스 스크리보니우스 쿠리오
- 병력: 15군단과 16군단 10,000명, 갈리아 기병 500명
3.2. 옵티마테스군
- 지휘관: 푸블리우스 아티우스 바루스
- 병력: 3개 군단 15,000명, 알려지지 않은 수의 누미디아 기병
4. 경과
쿠리오는 우티카 인근 해안가에 상륙한 뒤 부관 레빌루스에게 해군을 이끌고 우티카로 항해하라고 명령하고, 자신은 육군을 이끌고 해안가 도로를 따라 이동했다. 사흘 만에 바그라다스 강의 남쪽 강둑에 도착한 뒤, 기병을 이끌고 북쪽으로 가서 카스트라 코르넬리아 마을 서쪽 언덕에 위치한 적진을 정찰했다. 바루스의 진영은 먼 쪽으로는 우티카의 북동쪽 성벽으로 보호되었고, 가까운 쪽은 바다와 계곡으로 보호되었기에, 오로지 좁은 통로로만 접근할 수 있었다.정찰을 마치고 진영으로 돌아오던 중, 우티카의 성벽으로 이동하던 적 수송부대를 발견했다. 그는 즉시 이들을 공격했고, 바루스는 아군을 돕기 위해 600명의 누미디아 기병대와 400명의 누미디아 경보병대를 파견했다. 양군은 곧 격돌했고, 근접 전투에 익숙하지 않았던 누미디아군은 크게 패하여 120명이 전사하고 나머지는 도시로 후퇴했다. 이후 쿠리오는 보급품을 실은 적 수송선 2척이 우티카 항구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함대가 공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걸 확인하고, 즉시 이들을 공격하게 했다. 두 배의 선장들은 쿠리오가 진영을 세울 계획이었던 해변에 모든 짐을 놓아두라는 명령을 받고 복종한 뒤 빈 배를 가지고 빠르게 떠났다.
일련의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쿠리오는 공세를 취하기로 마음먹고, 우티카의 남서쪽 고지로 진군했다. 이후 숙영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을 때, 유바 1세가 보낸 대규모 누미디아 증원부대가 이동 중이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당시 정찰병을 충분히 보내지 않았기에 보고가 사실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던 그는 급히 기병을 보내 누미디아군의 진격을 막게 하고, 참호를 파고 있던 병사들을 가능한 한 빨리 집합시켜 전투대형을 형성하게 했다. 누미디아 선봉대가 모습을 드러내자, 갈리아 기병대가 즉각 달려들었다. 적이 나타날 줄 예상 못했던 그들은 참패했고, 쿠리오가 군단을 보내기 전에 가까스로 우티카로 들어갔다.
이튿날 밤, 2명의 백인 대장이 22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쿠리오의 진영을 이탈하여 우티카로 향했다. 바루스는 장병들이 쿠리오에게 불만을 품고 있으니, 전투 전에 그들을 설득하라고 조언했다. 바루스는 이 말에 따르기로 하고, 다음날 아침 군대를 이끌고 적진에 다가갔다. 쿠리오 역시 군대를 이끌고 이들과 대치했다. 양군은 도시와 도랑 사이의 약 7피트 길이의 계곡으로 분리되었다. 바루스의 장교인 섹스투스 퀸틸리우스 바루스가 적군에 접근하여 다음과 같이 외쳤다.
"그대들은 폼페이우스를 위해 싸우겠다고 맹세했는데, 어째서 카이사르를 위해 복무하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맹세를 지켜라."
병사들은 별 응답을 하지 않았고, 양군은 한동안 대치만 하다가 각자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쿠리오 휘하 장병들은 섹스투스 퀸틸리우스 바루스의 말을 진지하게 고민했고, 개중에는 쿠리오를 넘기는 것까지 고려했다. 쿠리오는 이 분위기를 파악하고 장교들을 소집해 조언을 요구했다. 장교들은 병사들이 다른 생각을 할 틈 없이 바로 적진을 공격하여 끝장을 내던가, 아니면 옛 숙영지로 돌아가서 병사들을 진정시키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쿠리오는 두 가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기고, 전군을 소집한 뒤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카이사르가 이기고 있고 폼페이우스는 지고 있는데 어째서 이기는 편을 버리고 지는 편에 들어가려 하는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카이사르가 그대들에게 은총을 베풀 것이니, 나를 믿고 끝까지 따르라."
병사들은 그의 연설에 환호했고, 그를 임페라토르라고 칭송하며 끝까지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날, 쿠리오가 병사들을 이끌고 다가오자, 바로 역시 출진했다. 양측은 전날처럼 계곡 양쪽에 군대를 배치하고, 상대방이 먼저 계곡을 건너길 기다렸다. 그러다가 바루스가 누미디아 기병대에게 경무장한 보조병들의 지원을 받으며 계곡을 건너라고 명령했다. 적이 먼저 움직이자, 쿠리오는 갈리아 기병대에게 2개 코호트의 지원을 받으며 적을 격파하라고 지시했다.
이리하여 양측 기병대가 근접전을 벌였는데, 그 결과는 갈리아 기병대의 완승이었다. 누미디아 기병대는 달아났고, 보조병들은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학살당했다. 부관 레빌루스가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총공격을 할 것을 요청하자, 쿠리오는 병사들을 이끌고 돌격을 감행했다. 바루스는 응전을 명령했지만, 앞선 기병전에서 참혹한 패배를 당하는 걸 지켜본 장병들은 저항할 의지를 상실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은 도망치다가 서로 짓밟아 죽였고, 많은 이가 추격을 미쳐 피하지 못하고 살해되었다. 바루스는 전의를 상실하고 남은 병력을 우티카 시로 철수시켰다.
이리하여 큰 승리를 거둔 쿠리오는 부관들로부터 적이 재편성하기 전에 우티카를 공격하라는 재촉을 받았다. 하지만 공성 무기를 미처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지 않기로 하고, 대신 우티카를 포위하여 굶겨죽이려 했다. 우티카 시민들이 항복하려 하자, 바루스는 유바 왕이 대군을 이끌고 올 테니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던 중 유바 1세가 정말로 대군을 이끌고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쿠리오는 포위를 풀고 카스트라 코르넬리아로 이동한 뒤 시칠리아에 주둔한 2개 군단에게 합류를 명령했다.
그러던 중 한 누미디아인으로부터 "유바 왕이 이웃 국가 마우레타니아의 침략에 대처하고자 본군을 이끌고 돌아갔고, 사부라가 이끄는 몇 안 되는 군대 만이 우티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쿠리오는 이들을 물리치기로 마음먹고 재차 공세를 개시했다. 그러나 이것은 함정이었고, 쿠리오는 이어진 바그라다스 전투에서 잘못된 정보를 거리낌없이 믿어버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