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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07:26:23

아콜로지

완전환경도시에서 넘어옴

Arc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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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중인 아르코산티 아콜로지의 구상도.

1. 개요2. 현실에서의 모습3. 매체에서의 모습
3.1. 아콜로지와 유사해보이는 개념이 등장하는 작품

1. 개요

도시 구조 개념의 한 종류. 유사 개념으로 에코시티가 있다.[1]

'건축(architecture)'과 '환경(ecology)'의 합성어로 '환경 자체를 건축한다'는 의미를 지니며, 단순한 복합건물이나 도시가 아닌 하나의 환경단위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따라서 다른 모든 것이 갖춰지더라도 그 전체를 아우르는 환경적 요소가 충분하게 고려되지 않으면 아콜로지가 아니라 그냥 복합건물일 뿐이다. 쉽게 말해 거주지역, 상업지역, 공업지대, 농업지대 등을 자연환경과 더불어 하나의 거대한 단지로 집약시키고 내부동선이 가능한 한 최소화되도록 그 구조를 단일건축물 수준으로 입체화 및 일체화시켜 최종적으로 하나의 완전한 도시이자 자립 가능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기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 때문에 '완전환경도시(完全環境都市)'라 번역되기도 한다.

이러한 '자체적으로 유지되는 도시'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은 영국의 영화 제작자이자 각본가인 프랭크 로이드(Frank Lloyd)인데, 여기에서 그가 제시한 것은 정확히 말하면 교외 지역과 농촌을 포합하고 발달한 교통 수단을 통해 물자를 주고받는 일종의 탈도시화 개념에 가까웠다. 현재 사용되는 아콜로지의 개념을 정립하고 아콜로지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사람은 이탈리아의 건축가 파울로 솔레리(Paolo Soleri)로, 그는 지금까지 평면적으로 뻗어나가던 도시를 3차원 입체에 집어넣는 것으로 물자 및 인구의 운송 같은 에너지 소모를 합리화하고 도시지역의 무제한적인 확장으로 말미암은 여러 문제를 줄이고자 했다. 파울로 솔레리는 실제 아콜로지를 만들기 위해 미국의 애리조나에 일종의 실험도시인 '아르코산티'를 만들었다. 자세한 것은 2번 항목에서 후술.

현대의 거대도시와 달리 아콜로지는 전력, 식품생산, 공기 및 수질 정화, 하수도 등 거주자들의 생활을 위해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 도시 외부의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시스템을 내부에 포함하여 해결하도록 되어있다. 이 때문에 인구 과밀이 여러 환경문제의 온상이 되는 현대의 도시와 달리 아콜로지는 반대로 인구밀도를 극도로 높이는 것이 한사람 한사람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게 된다.

2. 현실에서의 모습

이렇듯 기초적인 개념은 세워져있지만 '자체적으로 유지 가능한 건물형 도시'로서의 완전한 아콜로지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우선 이러한 아콜로지는 높이나 면적부터가 수십미터부터 수십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건물의 단지이므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며 건설비용도 문제가 되기 때문.

다만 현대 들어 수백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 세워지는 걸 생각하면 기술적인 문제는 어느정도 극복했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 하나의 초고층 건물에 사무실이나 상점가 등 여러 시설들을 통째로 집어넣는 식의 복합건물들은 세계 곳곳에서 건설되거나 건설될 예정에 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이러한 거대 건물을 가장 활발히 연구했던 국가는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이때가 한창 부동산 버블이 심했던 때[2]라 최소한의 땅으로 최대한의 도시공간을 얻는 것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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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계획은 대부분 페이퍼 플랜 수준으로 끝났는데, 그나마 이 중에서 가장 실현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 도쿄에 세워질 예정이었던 SKY City 1000이었다. 높이 1km, 바닥 지름 400m, 총면적 8km2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설계되어, 완성된다면 상주인구 3만 5천, 유동인구는 10만명에 달할 것이었다. 실제 어느 정도 상세 설계가 이루어졌고, 이 정도 규모의 건축물에서 화재가 났을 때 과연 진화가 가능할지 알아보기 위해 실제 소방헬기를 동원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적도 있었다고. 그러나 이후 찾아온 경제불황으로 인해 그대로 계획이 흐지부지되어버렸다.

굳이 거대한 초고층 건물을 고집하지 않아도 보다 현실적인 형태로 모듈화시킨 건물 단위를 결합시키는 방식의 아콜로지도 구상되고 있으며 이쪽이 오히려 아콜로지 본연의 정의에는 더 가깝다. 일례로 높이 90m 가량에 가로와 세로 각 200m쯤 되는 모듈을 계속 이어붙여서 늘려나가는 형태의 구상이 존재하는데, 아콜로지의 관리나 입주율, 사회시스템, 유지비 부담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건물주의 의향에 전체가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높고 거대한 단일건물보다는 공동체 단위의 관리에 적합한 모듈식 단지 구성이 더 설득력이 높다.

이렇듯 거대 건물에 대한 접근은 여러 차례 이루어진 반면, 아콜로지의 다른 요소인 '자가 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눈에 띌만한 접근이 없다. 알려진 도시계획 중에서는 탄소 배출 제로, 폐기물 제로를 표방하고 있는 계획도시인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가 이 개념에 가장 가까운 편인데, 이쪽도 국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2016년 완공 예정이었던 것이 2025년까지 미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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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는 아콜로지인 아르코산티

1970년대부터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현재 실존하는 것으로는 파울로 솔레리의 계획 하에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의 사막 한가운데에 건설되고 있는 아르코산티(Arcosanti)가 있다. 사막에 세운 이유는 '사막에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면 어디든지 지을 수 있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아르코산티는 1970년대에 만들어졌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미래지향적으로 생겼다. 완성 시 대략 7000명이 거주할 수 있으며[3] 도시 안에서 거주, 오락, 문화공간, 농경, 공업 등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자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등보다는 자연광을 이용한 조명을 쓰고 있으며 어스 캐스팅[4]으로 제작된 건축물들이 세워져 있다.

아르코산티의 주요 산업중 하나는 풍경[5] 제조업이며 풍경을 제작, 수출하여 이익을 얻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가 아르코산티 여기저기에도 이 풍경들이 매달려 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공예품 제작과 관광객으로부터 얻는 수입이 도시의 주 수입원이며, 농산물을 자급자족하는 시스템 역시 갖추고 있다.

참고로 아르코산티는 미완성이다. 40년이 넘게 걸렸음에도 지금까지 대략 4% 정도 만들어졌다. 솔레리의 말로는 완성하려면 대략 2세대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하니 엄청난 미래지향적인 대기만성이다.

국내 언론사에서 아르코산티를 취재한 영상

아르코산티가 위치한 애리조나 사막에는 바이오스피어 2 또한 위치하는데, 이 구조물은 아예 대기부터 기존의 지구 생태계와 단절된 완전히 새로운 독립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만큼, 아콜로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의 일환 중 “The LINE”이라는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 건물이 하나의 도시 역할을 할 정도로 규모가 거대한데 폭 200미터 간격으로 건물 2개 동이 높이 500미터, 길이 170킬로미터에 해당하는 건물로, 상주인구가 800만명에 해당하며 자동차 없이 운행되는 탄소제로 수직형 건물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2.4km로 대폭 축소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3. 매체에서의 모습

이런 식으로 거대한 도시-건물에서 사는 개념이 인상적으로 여겨진 것인지. 여러 SF 작품들에서 사람들이 이러한 아콜로지 비슷한 도시에서 사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외부 사회와 독립되어 자체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공중도시, 해저도시, 지하도시 등은 대부분 아콜로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며,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우주 거주구 패러테라포밍, 행성도시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심시티 시리즈 중 심시티 2000에서는 기술이 발전하면 최종레벨로 아콜로지를 집단 거주지로 건설할 수 있다.

다만 엄밀하게 보면 이러한 작품들 상당수는 아콜로지의 개념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극히 일부 개념만 입맛에 맞게 끌어다 쓰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흔한 예로, 아콜로지가 본디 지니고 있는 환경친화적인 의미는 쏙 빼먹고, 현대의 거대도시처럼 고도의 도시화로 인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그대로 혹은 보다 심각하게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Warhammer 40,000에 나오는 하이브 월드가 이런 경우다. 사실 이런 경우 아콜로지보다는 메갈로폴리스가 더 정확한 용어겠지만, 관련 어휘력 부족으로 같다붙이는 작품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간혹 환경오염이나 핵전쟁 등으로 도시 바깥이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이 아니게 되어 살아남기 위해 아콜로지를 건설했다는 설정도 있으며, 분명 컨셉은 친환경 도시일 텐데 디스토피아 SF 작가들에게 걸려서 오염된 지구에서 부유층만 편하게 사는 격리구역을 칭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아예 '지상 아콜로지' '수중 아콜로지'를 넘어 '궤도 아콜로지(!)'가 나오는 수준. 그 정도면 우주 거주구로 분류하는 게 맞을텐데도 오버로드(소설)의 세계관에 나오는 아콜로지가 일례. 심시티에서도 실현됐다

하지만 아콜로지는 기존 자연환경과의 조화 혹은 소통을 전제로 하나의 환경단위를 만드는 개념일 뿐, 결코 자연환경과 격리된 인공환경을 만드는 개념이 아니다. 흔히 SF에서 등장하는 외부환경과 격리된 인공환경구역은 아콜로지라기보다는 패러테라포밍에 해당되며, 바이오스피어 2와 같은 인공생물권에 해당한다.

3.1. 아콜로지와 유사해보이는 개념이 등장하는 작품[8]


[1] 양쪽 다 생태도시로 번역되기도 한다. 다만 현재는 아콜로지의 경우 SF적인 미래 지향적인 의미가 많이 부여된 편인 반면, 에코시티는 당장 가능한 수준부터 시작하는 점증적(점진적) 발전에 가깝게 해석되는 편이다. [2] 당시 일본에서 건설비용의 90%가 대지 구매 비용이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땅값이 매우 비쌌다. 오죽하면 도쿄 (일본이 아니다!) 땅을 팔면 그 돈으로 미국 땅을 전부 살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 [3] 미완성 상태인 현재 약 7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4] 흙으로 주형을 만들어 콘크리트를 붓고, 콘크리트가 굳으면 흙을 파내어 건물을 제작하는 기술. [5] 솔레리의 지인이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절 처마에 달린 풍경을 보고 감명을 받아 솔레리에게 소개했다고 한다. [6] 지나친 도시화와 거대도시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아콜로지를 도입하여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긴 하였으나, 그 이상으로 수용 인구가 늘어나서 개판이 되었다고 하면 말이 안 될 건 없다. 사실 지구 정도 크기에 인구가 조단위가 넘어가면 사람의 체열만으로도 온난화가 일어날 정도라(...), 훨씬 더 개판으로 완전히 붕괴가 되어야 될 상황을 아콜로지의 환경친화적 기술로 간신히 면하고 있다고 한다던가... [7] 모드 설명 및 그래픽으로부터 최대한 유추해보면, 선택된 지역에만 초거대 아콜로지를 몰아서 짓고, 이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교통망 구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은 최대한 자연 환경을 보존하는 식으로 보인다. 구조상 하이브 월드의 친환경 + 유토피아 버전이라고 보면 될 듯. [8] 이들 역시 대부분 아콜로지보다는 인공생물권 개념에 더 가깝다. [9] 다만 그렇다고 행성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먹을거리가 아예 안 나는 건 아닌데, 보통 시체, 해충 등을 포함한 인간활동의 부산물들이다. [10] 본문 발췌: "사람들은 공장의 경계를 떠나지 않고서도 그 곳에서 태어나서 일하고 살다가 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지요. 가축을 키우고 도축하는 것에서부터, 직물을 짜고, 태양 아래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했습니다." [11] 행성 주민들이 레저를 얼마나 잘 누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 원래는 한 행성 내에서만 통용되는 자원이나, "리조트 행성"이나 휴양 지구를 올린 아콜로지 등등은 제국 내 모든 행성에 효과가 적용되는 것으로 바뀐다. [12] 사회적 자본을 표현한 자원인듯하며, 게임상으로는 이 자원이 쌓여야 지도자를 고용할 수 있고 "전통"이란 이름의 특성을 찍을 수 있는 등으로 구현된다. [13] 정작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농업 특화는 일반 행성만 가능하며, 일반 행성 중에 농업지구 최대치가 높은 행성을 농업 특화 시켜 활용하는 것에 비하면 뻘짓이므로, 컨셉 플레이가 아닌 이상 할 이유가 없다. [14] 한창 해당 프로젝트 진행 당시의 인류는 태양계 대부분을 테라포밍하고 수성을 농경행성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았으며, 타이탄의 메탄 바다도 테라포밍할 예정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