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에 대해 다룹니다. 오이디푸스의 다른 뜻에 대한 내용은 오이디푸스(동음이의어)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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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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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Οἰδίπους / Oedipus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오이디푸스 신화의 주인공이다. 어원은 '부푼 발'.
코린토스의 왕자이자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 왕조의 창건자. 테베의 라이오스 왕과 이오카스테 왕비의 친자이자 코린토스의 폴뤼보스 왕과 메로페 왕비의 양자.
그리스 신화 전체를 통들어도 가장 불행한 비극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고 이 때문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이다.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결과적으로 운명에서 벗어나려 했기 때문에 그 운명을 맞이해 버렸다는 클리셰의 시초적인 인물. 자기 실현적 예언이 '그리스 신화식 예언'이라고 불리는 가장 큰 이유 되겠다.
2. 일대기
테베의 라이오스 왕과 이오카스테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그런데 델포이의 신전에서 '오이디푸스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할 것이다'라는 신탁을 내놓자 라이오스 왕은 기겁하여 갓 낳은 아이를 양치기에게 넘겨주며 죽이라고 명한다.어떤 전승에 따르면, 이와 같은 신탁은 사실 라이오스 왕의 자업자득이었다. 라이오스가 왕이 되기 전에 정적인 암피온과 제토스를 피해 피사의 왕인 펠롭스에게 의탁한 일이 있었는데, 그는 펠롭스의 아들들 중 가장 사랑하는 아들인 크뤼십포스(Chrysippus)[1]의 미모를 눈여겨보고는 그를 테베로 유괴하여 겁탈하려 했으나 크뤼십포스가 저항하여 죽여버리고 도망갔다는 것이다. 이처럼 은혜를 원수로 갚은 라이오스의 악행에 분기탱천한 크뤼십포스의 아버지 펠롭스 왕은 라이오스가 만일 아들을 낳게 되면 반드시 그 아들의 손에 죽게 될 것이라고 저주하였는데, 그것이 그대로 신탁이 되었다고도 한다.[2]
아무리 그래도 갓 태어난 아이를 죽이라니 영 찜찜하고 가여웠던 양치기는 선뜻 일을 치르지 못한다. 이후 이 테베의 양치기가 어떻게 했는지는 몇 가지 서로 다른 전승이 있다.
- 양치기는 차마 아기를 직접 죽이지 못하고 산짐승의 밥이나 되라고 발을 꿰뚫어 국경지대 쪽에 있는 산의 나무에 매달아 놓았는데, 이웃나라 코린토스의 양치기가 아기를 발견하고 자식이 없던 코린토스의 왕에게 데려가 바쳤다.
- 친부 라이오스 왕이 직접 발을 꿰뚫고 줄로 졸라맨[3] 채로 내준 아이를 차마 죽이지 못했던 테베 양치기가 친구였던 코린토스 왕의 양치기에게 "자네가 키우든 누군가에게 주든 하라"라며 넘겨주었고 코린토스 양치기는 마침 자식이 없어 고심하던 주군 코린토스 왕에게 아이를 주었다.
- 테베의 양치기가 아이를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마침 코린토스 왕 부부가 지나가던 중이었고, 양치기는 그 아이를 부부에게 주었다.
어느 전승을 따르든 아이는 코린토스 왕 폴뤼보스의 아들이 되었고, 발견되었을 때 발이 부어 있어 '부은 발'이라는 뜻의 '오이디푸스'라는 이름이 지어진 것은 공통적인 전개. 이렇게 친부모인 라이오스 부부는 아이가 살아 있는 것을 모르고, 테베의 양치기는 아이가 제 손을 떠나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며, 코린토스의 양치기와 양부모 폴뤼보스와 메로페 부부는 이 아이가 어디서 왔는지 알 리 없었던 데다 당사자인 오이디푸스 역시 제 출생의 비밀을 알 리 없는 채로 오이디푸스는 무럭무럭 잘 자란다.
이후 장성한 오이디푸스는 연회 중에 한 취객으로부터 자신이 폴뤼보스의 친자가 아니라는 말을 듣는다. 소포클레스의『오이디푸스 왕』에 따르면 이 취객은 왕 부부에게 크게 꾸짖음을 당했다고.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왕족한테 감히 이런 소리를 했으니 사실 꾸짖음이 아니라 처형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전승에 따라선 그 술에 취한 자가 왕의 동생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면 이 취객이 왕의 가정사를 알고 있었던 데다 이 사실을 떠벌리고도 처벌받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가능하다.
어쨌든 이에 대한 사정을 알기 위해 델포이로 가서 신탁을 듣는데, 신탁에서는 정작 물어본 친자 여부는 무시하고 "너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한다"라는 예언을 한다. 충격을 먹은 오이디푸스는 패륜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밤 중에 코린토스를 떠나 도망을 간다.
오이디푸스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다음 날이 밝자마자 델포이로 가서 신탁을 들었는데, 코린토스의 왕 부부가 친부모가 아님을 알았음에도 그들을 해하지 않기 위해 도망쳤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관계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적인 해설이 종종 붙는다.
가장 많이 보이는 내용은 키워준 양부모도 부모이니 그들을 염두에 둔 신탁이라고 생각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신탁 내용은 아버지를 죽일 거라고만 했지 친부 양부 운운하지는 않았으니. 또한 친부모가 아니라는 취객의 발언을 술에 취해서 한 헛소리 쯤으로 치부했다는 전승도 있고, 연회 직후에 양부모에게 물어봤지만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친자식이라며 감쌌는데 계속 힘들어하자 진실을 털어놓고 신탁을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해 주는 전승도 있다.
혹은 자신이 코린토스 태생인 줄 알고 있었으므로 친부모도 코린토스에 있을까 봐 떠났다는 전승도 있고, 자기가 코린토스 왕의 친자식이냐고 물었는데 그건 대답 안 해주고 저런 예언을 하니 '친자식은 맞다'라고 생각했다는 해석도 있다. 아니면 "친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리라."라는 신탁을 들었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친아들이며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는 얘기로 해석하고 떠났다는 것.
아예 취객에게서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에피소드를 빼고 그냥 어쩌다가 신탁을 듣게 되었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신탁을 왜 들었는지에 대한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자신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다고 의심조차 해 보지 않은 오이디푸스가 신탁에 나오는 부모를 자신을 길러 준 양부모로 해석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기는 한다.
어느 쪽이든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가 신탁을 듣고 양부모의 곁을 떠나게 되는 내용은 같다.
한편 라이오스 왕은 예전에 은인의 아들 크뤼십포스를 살해한 행위, 문란한 성생활,[4] 또는 옛날 자신이 아들을 죽인(버린) 연유로 인해 가정과 혼인의 수호신인 헤라의 분노를 자아내어 스핑크스가 나타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탁을 받으러 가고 있었다. 구체적인 신탁의 목적은 '자신이 버린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함이었다는 게 통설이다.
그런데 하필 좁은 길목[5]에서 라이오스와 오이디푸스가 마주친다. 누가 비킬지로 다툼이 일어났다. 전승에 따라서는 마부가 왕의 행차이니 비키라고 시비를 걸었다고도 하는데, "내가 먼저 내려가고 있었으니 당신이 비켜달라"라고 하는 오이디푸스를 보고 무엄하다며 싸움이 난다. 오이디푸스가 밀쳐내고 지나가려 하자, 라이오스 왕이 화가 나서 말을 다루는 채찍으로 때렸고, 결국 싸움이 나서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 왕과 일행들을 그들이 누군지도 모른 채 죽여버린다. 이 난리판에 라이오스 왕의 마부만이 살아남아서 도망쳤다.
라이오스 왕으로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던 것이 신탁을 받으러 가던 성역 델포이는 지리적으로 보면 자신이 다스리는 테베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코린토스에서 델포이로 가려면 테베 지역을 경유하여 가야 하기 때문에 라이오스 왕 입장에서는 자신이 다스리는 권역에서 왕인 자신을 무시한 처사였던 것이다. 오히려 오이디푸스가 타국의 영토를 지나가면서 시비가 붙었다고 모두 죽여버린 게 지나친 감이 있다.
다만 길가다가 시비 좀 붙었다고 사람까지 죽여버리는 캐릭터로 묘사하면 오이디푸스의 비극성보다는 쾌락살인마 같은 이미지가 느껴지기 때문에 후대에는 오이디푸스의 '살인'에 이런저런 변호 설정을 붙이는 편이다.
- 당시 오이디푸스 입장에서는 폴뤼보스 왕의 친자인가 아닌가에 대한 뒤숭숭함, 사람이 해서는 안 될 끔찍한 짓을 하리라는 신탁, 짐승처럼 말 채찍으로 맞은 것에 대한 분노가 합쳐져 욱하는 바람에 과한 짓을 벌였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대개 그리스 비극에서는 영웅들이 순간적인 이성 마비로 여러가지 일을 망쳐버린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오이디푸스도 이러한 그리스 비극 클리셰의 일환으로 여기는 내용.
- 또 다른 전승에서는 라이오스가 채찍을 휘두르는 대신 오이디푸스에게 칼을 들고 먼저 죽이려 든 것 때문에 오이디푸스가 같이 칼을 들고 싸웠다고도 한다. 이른바 정당방위 전개. 이로 인해 라이오스 왕이 살해당하자 그의 부하들이 칼을 들고 오이디푸스를 죽이려다 역으로 죽임당했다고 해서 오이디푸스가 왜 라이오스와 그의 부하들을 죽일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변호를 대기도 한다.
- 오이디푸스에게 정당성을 좀 주는 전승에서는 마부가 오이디푸스에게 비켜달라고 부탁하자, 오이디푸스가 가장자리로 붙었다거나 비킬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 라이오스 왕이 주제도 모르고 어디서 명을 거역하느냐며 당장 비키라고 윽박지르자 이에 오이디푸스도 욱해서 서로 싸웠다고 하는 전승도 있다.
사실 고대 그리스적 관점에서는 여기서 라이오스 왕이 화를 낼 만 했는가, 아니면 모욕당한 오이디푸스가 화를 낼 만 했는가, 그래서 시비가 붙은 상대를 죽이는 것이 지나치지 않은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왜나하면 본작의 주제는 <사람은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내용 그 자체만 중요하기 때문. 친부를 죽이고 친모와 관계하여 자식을 갖는 것이 오이디푸스의 운명이었던 것처럼, 라이오스 역시 친자식에게 죽을 운명이었기에 오이디푸스에게 죽었다는 것이 핵심일 뿐이다.
이 전승을 받아들이는 후대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길에서 시비 좀 붙었다고 사람까지 죽이는 인물로 그려지면 오이디푸스의 비극성이 상당히 희석될 수 있어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편이다. 정 고증을 따진다면 어차피 고대 도시국가 시대에는 도시의 성벽을 벗어난 영역은 무법지대나 다름없었고 그런 지역에서의 안전은 각자의 책임이었다.[6]
여행을 계속하다 테베에 다다른 오이디푸스는 지나가는 이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풀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 먹었다는 스핑크스에 대한 이야기와 과부가 된 테베의 왕비 이오카스테가 스핑크스를 없애주는 사람에게 왕위를 주고 그의 아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핑크스를 찾아간다.
오이디푸스가 아무도 풀지 못했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내자 스핑크스는 수치심에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이때 스핑크스가 냈다는 그 수수께끼가 유명한 "아침엔 네 발, 점심엔 두 발, 저녁엔 세 발인 동물은?"[7][8]
그렇게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영웅이 되었으며, 죽은 라이오스 왕을 대신하여 왕좌에 앉아 전 왕비이자 친어머니인 이오카스테와 결혼하게 되었다. 이오카스테는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어서 오이디푸스를 낳았을 때와 비교해도 전혀 늙지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축복이 결과적으로 비극적 전개에 어느 정도 일조했으니 아이러니한 일.
이오카스테는 아들과의 사이에서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 형제[9], 안티고네와 이스메네 자매를 낳았다. 그렇게 오이디푸스가 모르는 사이에 예언은 전부 실현되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오이디푸스는 문란하기로 유명한 그리스 영웅들 중에서도 드물게 아내에게 헌신적인 영웅이었다. 당시 시대상 왕과 같이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영웅이라면 아내 외에도 다른 여성을 두는 게 당연시되었음에도 첩 1명조차 두지 않았다. 이오카스테 역시 오이디푸스를 몹시 사랑했다.
어질고 지혜로운 오이디푸스 왕은 선정을 베풀어 테베를 번영시켰다. 그러던 중 자신이 친부모로 알고 있는 양부모가 자연사했다는 소식을 듣자 신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홀로 안심하며 슬퍼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델포이 신탁에 대한 공포로 다시는 양부모 곁으로 돌아가지 않고 소식만 전해들은 듯.
그런데 어느 날부터 테베에 역병이 돌기 시작한다.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의 오빠인 크레온을 보내 다시 신탁을 듣는데, 거기서 "라이오스 왕의 살해범이 테베를 떠나지 않는 한 역병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란 예언을 듣는다. 전승에 따라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한 패륜아를 벌하지 않는 한 역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이디푸스는 선왕인 라이오스 왕을 시해한 살인자를 찾으면 그의 눈을 멀게 하겠다고 공약을 맹세하며 장님 예언가인 테이레시아스를 모셔 살인자를 찾으려 한다.
현자이자 예언가인 테이레시아스는 오이디푸스 왕이 선왕 라이오스를 시해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왕을 모욕할 수 없어 함구하다 어명에 못 이겨 사실대로 고한다. 전승에 따라서는 테이레시아스의 발언이 오이디푸스 자신을 모욕한 거짓으로 판단하자 그가 증인들을 데려와 모든 진실들을 밝히는데, 이 중에서 라이오스 살해 사건 당시 간신히 도망친 마부가 최종적으로 오이디푸스가 살인자가 맞다고 결정적인 증언을 자백하는 전승도 있다.
어쨌든 진실이 밝혀지자, 이오카스테는 절망하며 수치심에 스스로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오이디푸스도 진실 앞에 한탄하고 절망하며 모든 게 다 보기 싫어져서 자신의 공약대로 스스로 눈을 뽑아 실명한다. 단, 자신의 눈을 뽑는다는 이야기 자체는 소포클레스의 비극으로 전해지는 내용이므로, 본래 구전되던 신화와는 다소 상이할 가능성이 있다.
완전히 실명한 오이디푸스는 뽑은 눈을 수염에 매달고 맨발로 다니는데 죽을 때까지 안티고네와 이스메네와 함께 떠돌아다니며[10] 방황하지만,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모르고 음해하려는 이들은 오이디푸스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범한 악질이라며 소문을 퍼뜨려 가는 곳마다 패륜아라며 대중들에게 갖은 모욕을 당했다.
이렇게 신의 운명 속에 농락당한 그는 아테네에서 최후를 맞이했는데, 말년의 오이디푸스와 그 일행이 아테네에 당도하자 아테네 시민들도 그간의 일을 들었던지라 그들을 모욕하며 쫓아내려 했다. 그러자 오이디푸스는 자신을 쫓아내도 좋으나 일단 아테네 왕 테세우스를 만나게 해줍사 간청하였다. 물론 아테네 시민들은 그냥 꺼져버리라며 야유하였다. 이를 들은 테세우스는 "먼 길을 온 손님을 어찌 바로 내쫓을 수 있는가. 들여보내주게."라고 사람들을 달래며 오이디푸스를 환대했다.
이렇게 테세우스를 만난 오이디푸스는 테세우스가 "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수염에 눈을 매달고 맨발로 다니시는 겁니까?"라고 물어보자 다정하게 물어보는 테세우스에게 감복해 자신의 일생과 자초지종을 말해주었다.
이 모든 사연을 들은 테세우스는 이를 듣고 그의 안타까운 운명을 한탄하면서 "신이 내린 잔인한 운명과 아버지의 잘못에서 시작된 저주로 이런 운명에 치닫게 될 줄이야..."라고 가슴아파하면서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신이 정한 운명(아버지를 죽일 운명)과 아버지 라이오스 왕의 악행으로 내려진 저주(펠롭스의 아들 중 하나를 죽인 일로 아들의 손에 죽게 되는 저주) 때문에 인생을 망친 것을 어떻게 탓하겠냐며 동정하고 위로한다.[11] 오이디푸스는 감사하며 테세우스에게 축복을 내린다.
찬사와 함께 자신의 일생을 마감할 곳을 정했다고 말한 오이디푸스는 테세우스와 함께 죽을 곳으로 정한 동굴로 들어간다. 오이디푸스는 그곳에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마쳤고 결국 테세우스 혼자 동굴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오이디푸스가 묻힌 곳은 테세우스밖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자식들도 팔자가 기구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쌍둥이 형제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의 경우 두 사람이 1년씩 번갈아가며 테베를 통치하기로 했는데, 에테오클레스가 이를 어기고 왕위를 내놓지 않는다. 폴뤼네이케스는 아르고스로 가서 아드라스토스의 사위가 되고, 군사를 빌려 테베를 침공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테베를 차지하려고 영웅들을 모아 싸우다가 동시에 죽어버린다.[12] 그리스 신화 통틀어도 아트레이드와 함께 최고로 막장인 콩가루 집안.[13]
두 딸 중 안티고네는 테베를 침공한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이유로 감금되어 자살했고, 이스메네는 언니의 죽음에 절망하여 자살했다거나 자매 모두 라오다마스에 의해 헤라의 신전에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는 전승도 있다. 하지만 본류 전승은 이스메네만 살아서 모든 것을 뜬구름으로 여기며 어디론가 떠났다는 게 정설.
3. 비극에서의 행적
3.1. 아이스퀼로스
3.1.1. 《 테베 공략 7장군》
본래 아이스퀼로스의 테바이 3부작 중 1부는 라이오스, 2부가 오이디푸스, 마지막 3부가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3부작 중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실되고 오이디푸스의 행적은 3부에서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3.2. 소포클레스
3.2.1. 《오이디푸스 왕》
자세한 내용은 오이디푸스 왕 문서 참고하십시오.3.2.2.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딸 안티고네와 함께 아테네 지방의 콜로노스에 도착한 오이디푸스는 테세우스와 만나게 된다.오이디푸스는 지금은 테세우스에게 보답해줄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아테네에 자신이 죽을 장소를 마련해준다면 죽어서 보답을 하겠다고 말한다. 테세우스는 오이디푸스를 동정하며 콜로노스의 시민으로 명하고 그 누구도 자신의 친구인 오이디푸스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맹세한다.
사실 오이디푸스에게는 신탁이 내려져 있었는데, 하나는 '오이디푸스가 전쟁의 운명을 결정할 것'과 '오이디푸스가 죽는 곳은 절대로 점령당하지 않을 것'이었다. 마침 테베는 오이디푸스가 추방되고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왕권을 두고 내전을 벌였는데, 이 때문에 테베의 섭정이자 오이디푸스의 매제인 크레온은 오이디푸스가 테베에 있는 한 테베는 멸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그를 데리러 왔다.
에테오클레스에게 쫓겨난 폴리네이케스 역시 아버지의 축복을 받으러 왔지만,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두 딸을 제외하곤 크레온이든, 에테오클레스든, 폴리네이케스든 정작 자신이 가장 힘들어했을 때, 모욕하고 도와주지 않았던 자들이라 하며 저주했다. 폴리네이케스는 아버지의 저주로 인해, 몰락의 운명이 결정된 것을 슬퍼하면서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떠나지만, 크레온은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를 납치해가면서까지 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이디푸스를 지키겠다고 맹세한 테세우스는 크레온으로부터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를 되찾아오고 오이디푸스는 감사해한다. 그리고 이제 신들이 자신을 부른다며 테세우스만 자신을 따라오라고 한다. 그렇게 테세우스는 오이디푸스의 죽음을 지켜보고 그의 무덤의 위치를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무덤에 데려가 달라는 안티고네와 이스메네에게마저도 오이디푸스의 무덤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았다.
3.2.3. 《 안티고네》
안티고네의 시점에서는 이미 사망했고 오이디푸스의 2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등장하지 않는다.오이디푸스는 에테오클레스와 폴뤼네이케스에게 왕위를 넘기고 형제는 1년마다 번갈아가는 공동 통치 체제를 하기로 동의했다. 하지만 두 아들 모두 아버지는 안중에도 없고 모욕했기 때문에 오이디푸스의 저주를 받게 된다. 결국 오이디푸스의 저주대로 에테오클레스가 1년이 지났음에도 폴뤼네이케스에게 왕위를 양보하지 않고 그를 추방하여 제1차 테베 전쟁이 일어나고, 형제가 서로를 죽인 상태로 작품이 시작된다.
크레온은 테베를 위해 명예롭게 싸우다 전사한 에테오클레스는 화려하게 장례식을 치러주지만, 외부 세력을 끌고 와서 테베를 위협한 폴뤼네이케스는 들짐승들에게 뜯어먹히게 내버려두고 이를 어기는 자는 극형에 처하겠다고 선포한다. 오이디푸스가 가장 사랑했던 자식인 안티고네는 오빠의 시신을 그대로 둘 수 없어 폴뤼네이케스를 묻어주고 적발되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데, 안티고네는 크레온의 명으로 생매장되자 묘 안에서 목을 매 자살했고 그녀의 약혼자였던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은 사랑하는 여인의 시신을 껴안고 운 뒤 단도로 목을 찔러 자살했다. 이를 들은 크레온의 아내 에우뤼디케도 남편을 저주하며 자살한다. 결국 작품 마지막 시점에서는 살아남은 오이디푸스의 자식은 이스메네뿐.[14]
3.3. 에우리피데스
3.3.1. 《페니키아의 여자들》[15]
본 작품에서는 이오카스테가 아직 자살하지 않고, 오이디푸스와 라이오스의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프롤로그를 시작한다. 여기서는 테이레시아스가 라이오스에게 아들을 낳으면 아들에게 죽고 집안에 유혈이 낭자할 거라고 경고했는데 라이오스가 술에 취해서 이오카스테와 동침했다고 한다. 라이오스와 오이디푸스가 포키스의 갈림길에서 만났을 때, 라이오스의 마부가 오이디푸스에게 길을 비키라고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그 말을 무시했다가 말발굽에 발 힘줄을 밟혔다. 이어서 라이오스를 죽이고 마차를 빼앗아서 양부 폴리보스에게 줬다. 스핑크스를 물리치고 이오카스테와 결혼해 네 자식을 두고, 차남에게는 ' 폴리네이케스'[16], 막내딸에게는 '이스메네'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장녀에게는 이오카스테가 ' 안티고네'라는 이름을 지어줬다.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절망하며 스스로 맹인이 되고, 장남 에테오클레스와 차남 폴리네이케스에게 유폐당하고 만다. 분노한 오이디푸스는 아들들에게 "날선 무쇠로 이 집을 나눠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고, 저주를 두려워한 폴리네이케스는 테베를 떠나고, 에테오클레스가 나라를 다스리되 해마다 자리를 바꾸자고 결정했다. 그러나 에테오클레스가 왕위를 독차지하고 폴리네이케스를 추방하자,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스 왕 아드라스토스의 사위가 되고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 중 하나가 된다.
마지막에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의 아들들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왕위를 두고 서로 싸우다가 동시에 죽자 이오카스케가 자살하고 오이디푸스는 안티고네와 함께 테베를 떠난다.
3.3.2. 《크리시포스》
여기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하게 될 것'이라는 신탁의 기원을 알 수 있다.라이오스는 과거 펠롭스 왕의 아내 히포다메이아 왕비와 아트레우스 & 티에스테스 형제의 사주를 받고 펠롭스 왕이 총애하던 사생아 크리시포스를 납치한다. 크리시포스는 굉장한 미남이었기 때문에 라이오스는 크리시포스와 관계를 맺었고 성노예로 전락한 자신의 운명을 비관한 크리시포스는 자살한다.
당시에 라이오스는 펠롭스 왕의 손님이었기 때문에 자신을 대접해 준 은인을 배신한 행위로 펠롭스는 물론이고 신들, 특히 접대의 관습의 신 제우스의 노여움을 샀다. 펠롭스 왕의 저주로 인해 라이오스의 운명이 정해진 것. 아이러니하게도 크리시포스의 죽음 자체는 펠롭스 왕에게 내려진 저주가 근원이었다고 한다.[17] 이 저주는 무려 아트레우스의 손자 오레스테스 대까지 내려간다.
3.3.3. 《오이디푸스》
본작에서는 특이하게도 오이디푸스 스스로 눈을 찌르는 게 아니라 라이오스 왕의 일행과 싸우던 중 눈을 다쳤다고 나온다.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신화와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세네카의 오이디푸스 신화를 기준으로 집필된 것이 아닌 가 추측되지만, 에우리피데스의 오이디푸스 비극은 대부분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알 수가 없다.
4. 대중매체에서
- 아일랜드의 위대한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영어로 각색한 『오이디푸스 렉스』를 유튜브에서 풀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렉스』의 라틴어 텍스트를 토대로 고대 그리스 비극 상연에 삽입되는 음악을 작곡한 바가 있다.
- 키테레츠 대백과의 돼지고릴라는 오이디푸스 설화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대여하고 반납하지 않았는데 빌린 이유가 단지 채소 덕후라 오이가 앞에 들어간다고 빌린 것이었다.
-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의 이름은 오이디푸스에서 따온 것이다. 박찬욱 감독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한다.
- 살로 소돔의 120일이라는 충격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오이디푸스 왕(Edipo Re)라는 영화도 있다. 프로이트적 해석을 가미해 신화를 재구성했다. 오이디푸스 신화를 다룬 영화 중에서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 마츠모토 토시오의 영화 장미의 행렬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작품도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
국카스텐의 2집 수록곡 중
동명의 수록곡이 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 |
*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19권 <스핑크스를 물리친 오이디푸스의 지혜> 한 권을 오이디푸스, 그 아들들과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 이야기, 딸 안티고네의 비극에 통째로 할애했다. 여기서는 오이디푸스의 운명을 가련히 여긴 제우스가 거지 노인으로 변신해 나타나 오이디푸스에게 라이오스를 마주치지 않도록 다른 길을 알려주나[19] 아폴론이 제우스에게 오이디푸스의 운명은 아버지 라이오스가 크리시포스를 살해한 죄를 대신 갚기로 결정되었으므로 제우스조차도 바꿀 수 없다고 항변한 후 말벌을 보내 오이디푸스의 말을 놀라게 하여 라이오스가 오는 길로 내몰았고,[20] 라이오스가 먼저 오이디푸스를 죽이려 해서 오이디푸스가 정당방위로 라이오스 일행과 싸워 죽였으며 죽은 라이오스에게 용서를 비는 묘사가 나온다. 스핑크스도 오이디푸스에게 진 후 죽지는 않고 멀리 날아가버려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처리. 크레온은 왕좌에 대한 야심 없이 오이디푸스에게도 충직한 태도를 유지하나 국법에 대한 신념이 너무 완고해 안티고네의 비극을 일으킨 것으로 묘사된다.[21]
5. 그 외
- 대학생 이상, 특히 인문사회대학 소속이라면 거의 필수요소 수준으로 각종 교재에서 언급된다. 특히 문학과 관련해서 서양 이론과 접목이라도 되는 순간 밥 먹듯이 나오기 때문에 여러분이 대학교 진출을 앞둔 문과 고등학생이라면 상식으로 알아 두자.
- 심리학 쪽으로 진로를 잡은 사람들도 자주 볼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발달 단계 중 제 3단계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언급되기 때문.
- 이 신화의 초기 형태를 오디세이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오카스테가 자살했다는 것까지는 서술되어 있으나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멀게 했다던가 왕좌에서 쫓겨나 방랑했다는 언급은 없다.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의 문제를 풀고 테베로 입성하는 부분까지만 원전 신화였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 멜로 장르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의 가장 기초적인 모티브는 오이디푸스 왕으로부터 왔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 그리스 신화의 사망 플래그로 유명한 인물이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에선 머리도 좋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지도자였지만 테바이를 구하겠다는 일념이 오히려 자신의 파멸을 불러온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인 이오카스테는 테바이의 건국자 카드모스와 여신 하르모니아[22]의 결혼식 때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결혼 선물 중 하나인 목걸이를 갖고 있어서 나이를 먹어도 젊음과 미모를 유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축복이 아들이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비극을 불러 일으켰다는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 스핑크스를 퇴치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지만, 테우메소스의 여우를 잡은 영웅이 암피트리온이 아니라 오이디푸스였다는 설도 있다.
6. 관련 문서
[1]
정실 부인인 힙포다메이아의 아들이 아닌 바다의 님프 다나이스(혹은 악시오케)와의 사이에서 낳은 사생아였다. 그래서 다른 버전에선 힙포다메이아가 크뤼십포스를 라이오스가 겁탈 혹은 납치하게 유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2]
정작 라이오스의 정적인 암피온은 펠롭스의 여동생 니오베와 결혼해 아들 7명과 딸 7명을 두었으나, 니오베가 레토를 모욕했다가 자식들이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전부 목숨을 잃고 자신도 자결한다.
[3]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이가 죽어 혼령이 되어서도 발이 아파 찾아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4]
그냥 바람을 피웠다는 전승 외에도,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가 또 아들을 낳을 상황을 두려워해서
동성애를 즐겼다는 전승도 있다.
[5]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에서는 델포이에서 오는 길과 다울리아에서 오는 길이 서로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
[6]
고대때 죄수에게 추방이라는 처벌이 있는 것도 추방된 자는 자신이 속했던 도시나 마을 심하면 국가로부터 그 어떤 보호나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뜻으로 추방된 자는 여러 위험에서 살기위해서는 다른 공동체에 정착해야하는 데 외지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는 다른 공동체가 외지인을 받아줄 가능성이 거의 없었고 사실상 평생을 떠돌아 살아야했다.
[7]
별로 유명하지 않은 전승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낳는 두 자매가 있는데 이것은 무엇인가?", "아침에는 커지다가 정오에는 작아지며, 오후부터는 다시 커지기 시작하다가 밤에는 사라지는 것은?"에 대한 수수께끼도 있다. 이에 대한 각각의 정답은 '
낮과
밤', '
그림자'. 두 가지나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고 모두 맞혀야 한다는 전승도 있다.
[8]
이 수수께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연설명하면, 수수께끼의 답은 인간이다. 아침으로 상징되는 어릴 적에는 네 발로 기어다니다가 점심으로 상징되는 젊을 적에는 두 발로 걷고, 저녁으로 상징되는 황혼기에는 지팡이를 비롯한 세 개의 다리로 걷기 때문이다.
[9]
아이스퀼로스의 비극 《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에서는 에테오클레스가 장남으로 나오고, 소포클레스의 비극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서는 폴뤼네이케스가 장남으로 나온다.
[10]
이스메네는 테베에 남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한동안 언니, 아버지와 같이 다니다가 테베로 먼저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11]
테세우스 또한 미노타우로스를 퇴치하고 아테네로 돌아오는 도중에 아버지인 아이게우스와의 맹약을 실수로 망각하여 아버지 아이게우스는 테세우스가 크레타에서 죽은 줄 알고 오해하여 스스로 '에게 해'에 투신하여 자살한 일이 있었다. 과거에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를 잃게 한 죄책감에 자신도 비슷하면서도 더 불행한 처지인 오이디푸스를 안타깝고 가여워하는 마음이 드는 것 같다.
[12]
이 이야기를 다룬 연극으론
아이스킬로스의 『
테바이를 공격하는 일곱 영웅』,
에우리피데스의 『포이니케 여인들』이 있다.
[13]
참고로 오이디푸스의 어머니가 지닌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는 소유자를 불행하게 만들기로 유명한
아티팩트였다. 이외에도 오이디푸스 일가의 시조인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후손들은 불행하게 끝난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하르모니아의 아버지
아레스가 자신의 용을 죽였다는 이유로 하르모니아의 남편이자 테베의 시조인 카드모스에게 건 저주 탓이었다. 물론 8년 간 노예 생활을 하면서 용서해 주기는 했으나, 이미 입 밖에 내뱉은 저주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뒤늦게 후회했다는 전승도 있다.
[14]
다른 버전에서는 이스메네 또한 언니의 뒤를 따라 자살했다고도 나온다.
[15]
혹은 포이니케 여인들
[16]
'싸움쟁이'라는 뜻. 역자는 천병희.
[17]
펠롭스가 히포다메이아와 결혼하기 위해 미르틸로스를 매수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를 죽였기 때문이다. 미르틸로스는 죽어가면서 펠롭스를 저주했고, 펠롭스뿐만 아니라 후손들도 저주를 받았다.
[18]
구판에선 눈을 찌르는 장면 없이 내레이션으로만 장님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19]
제우스 본인도 아버지 크로노스를 몰아내고 왕좌를 차치한 일 때문에 동병상련을 느낀다고 한다.
[20]
이뿐만이 아니라 갓난아기인 오이디푸스를 늑대들이 먹어버리려고 하자 쫒아버리고는 네가 아무리 발버둥친다한들 신이 정한 운명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냉정하고 읊조린다.
[21]
실제로 크레온의 아내 에우리디케가 죽어가면서 이걸 지적했고 테이레시아스도 천륜을 무시하다간 큰코 다칠 거라고 충고해준다. 이 말에 안티고네를 풀어주려고 하지만
이미....
[22]
늙은 카드모스는 자식들의 불행에 괴로워하며 차라리 자신이 죽인 아레스의 자식인 뱀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며 중얼거렸고 정말로 뱀이 되어 버렸다. 하르모니아도 뱀이 된 남편을 보고 자신도 따라 뱀이 되겠다고 기도했고 그녀도 뱀이 되어 같이
엘리시온에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