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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2 17:15:01

아무로 레이/기동전사 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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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중 행적
1.1. 출생과 작중 이전1.2. 사이드 7을 떠나 우주로 향하다1.3. 지구에서의 싸움1.4. 다시 우주로 올라가다
2. 캐릭터로서의 아무로 레이3. 우주괴수 아무로 기행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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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중 행적

1.1. 출생과 작중 이전

템 레이 카마리아 레이의 외동아들. 이후 템 레이가 V작전의 관계자로서 우주로 올라갈 때 모친과 헤어져서 사이드 7으로 향했다.

그러나 사이드 7은 비교적 새로이 만들어진 곳이고 아무로는 꽤 어린 시절에 우주로 올라갔기 때문에 실제로는 바로 사이드 7으로 가지 않고 다른 곳에서 보내다가 후에 V작전의 필요성 때문에 사이드 7으로 향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부분은 공식 설정이 없어서 자세히는 알 수 없다.

부친이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던 점과 부친의 책을 뒤적이며 유년기를 보낸 탓에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기계에 밝은 모습을 보이며 대신 성격은 몹시 내성적이었다.

어쨌거나 비교적 안전한 후방이었던 사이드 7에 있던 탓에 다행스럽게도 지온 공국군의 초기의 학살을 피하는 것이 가능했다. 마침 사이드 7의 코앞에는 연방군의 최대 우주 기지 루나 2가 있기 때문에 지온군 입장에서도 공격하기가 껄끄러웠다.

1.2. 사이드 7을 떠나 우주로 향하다

우주세기 0079년 9월 18일, 지구연방의 V작전을 포착하고 찾아온 지온 공국 무사이급 경순양함 팔멜이 주변 공역에 침입, 콜로니 내에 자쿠를 투입한다.

자쿠 공습 당시 아무로는 집에서 식사도 거르고 혼자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이렇게 식음을 전폐하고 주변 상황도 신경 쓰지 않은 채 혼자 뭔가를 만들고 있었을 때가 많았는지 프라우 보우가 찾아와 공습경보가 울렸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경보가 울린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런닝에 팬티 차림으로 집 안에 틀어박혀 있었지만 프라우가 들이닥쳐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자쿠의 파일럿인 데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명령 위반을 저지르고 제멋대로 공격을 개시했으며 그 여파로 피난 중이던 많은 민간인이 죽고 그중에는 아무로의 친구였던 프라우 보우의 가족들이 섞여 있었다. 폭발의 충격과 그러한 사실 때문에 정신줄을 놓고 오열하고 있던 프라우 보우의 뺨을 때려서 정신을 차리게 만든 다음 피난을 보내고 자신은 혼란을 틈타 급한 대로 매뉴얼을 읽은 후, 건담에 탑승하여 건담의 성능에 힘입어 진과 싸운다.

난생처음 타보는 모빌슈트라 일어나는 게 고작에 무기도 기본적인 내장 무기인 헤드 발칸과 빔 사벨밖에 쓸 수 없었지만, 120mm 자쿠 머신건으로 코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공격당해도 흠집조차 안 나는 건담의 경이로운 방어력 덕분에 자쿠의 공격을 그대로 씹어먹고 머리의 동력선을 뜯어낸다. 이후 건담의 성능에 당황한 진의 자쿠를 빔 사벨로 두 동강 내서 격파한 것[1]이 첫 실전이자 첫 전적. 이 때문에 폭발로 콜로니 외벽에 구멍이 나자 콜로니 내부에서 모빌슈트를 유폭시키면 곤란하다는 걸 현장에서 즉석에서 학습한 아무로는 남은 데님의 기체가 유폭하지 않도록 콕핏을 빔 사벨로 꿰뚫어 무력화시켰다. 말 그대로 우주세기의 역사를 바꾼 남자, 진

아무로가 건담을 조종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에서는 폭발에 날아온 V작전의 메뉴얼을 입수하여 읽은 것,[2] 코믹스인 모빌슈트 건담 디 오리진에서는 템 레이의 컴퓨터를 건드려서 사전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으로 나온다.

이전에도 지온에서 자쿠끼리의 전투는 있었겠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아군끼리의 모의전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의 우발적인 행동에 우연이 겹친 결과이긴 했으나 이 전투는 우주세기 역사에 영원히 남을 지구연방과 지온 공국 간에 벌어진 우주세기 역사상 최초의 모빌슈트 전투가 되었다. 또한 본의는 아니었다만 어쨌거나 아무로가 자쿠를 격파한 여파로 콜로니에 구멍이 나서 템 레이는 우주를 표류하는 신세가 되어 이후 산소 결핍으로 인한 정신 이상이 생겼다.

사이드 7가 샤아 아즈나블의 공격을 받자 다른 민간인들과 함께 화이트 베이스에 타고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이 전투에서 파일럿이 대량으로 죽어나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건담을 조종해 실전을 치러낸 아무로가 건담의 파일럿으로 낙점된다.

여담이지만 템 레이는 건담을 개발하면서, 이걸 양산하면 젊은이들을 실전에 내보내지 않아도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아무로 또래의 아이들이 소년병이 되어 게릴라전에 참가한다는 소문에 불쾌해했다. 그런데 정작 그의 아들 아무로가 소년병이 되어 그의 걸작인 건담에 탑승하는 아이러니가 빚어진다.

1.3. 지구에서의 싸움

샤아의 추격을 피하면서도 지구로 강하하지만 샤아의 공격으로 화이트 베이스가 강하한 지점은 지온의 세력권 내인 북미였으며, 가르마의 지구 방면군을 상대하면서 건담의 수리와 출격, 그 와중에 브라이트 노아 카이 시덴 등과의 대립을 통하여 많은 정신적인 부담이 가해지자 한번은 출격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건탱크, 건캐논에 비해서 고성능인 건담을 잘 다루는 아무로가 필요했기 때문에 브라이트는 아무로를 질타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것이 그 유명한 " 아버지에게도 맞은 적 없는데!". 이때 브라이트에게는 "넌 샤아를 능가할 재능이 있다고 봤는데 지금의 넌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프라우에게는 "자신이 건담을 타서 모두를 지켰다고 말도 못 하는 아무로는 싫다"는 비난을 듣고 만다. 하지만 샤아에 대한 대항심을 가지고 있던 아무로는 브라이트와 프라우의 비난에 자극받아 다시 건담에 탈 마음을 먹어 출격하고 화이트 베이스의 위기를 구하는 것에도 성공한다.

하지만 대기권 돌파 과정에서 느낀 외로움과 공포, 연이은 격전, 가르마 자비의 격파, 이세리나 에센바하의 건[3] 등이 겹쳐서 일종의 PTSD 증세까지 일으키게 된다. 더구나 수년 만에 재회한 모친 카마리아 레이는 전쟁으로 변해버린 아무로를 거부했고 결국 모친에게 결별을 선언하는 등의 사정이 겹치며 점점 아무로의 정신은 피폐해진다.[4] 여기서 TVA의 지나가는 에피소드로 쿠쿠루스 도안이 한번 자쿠로 아무로를 이겼지만, 무기도 없는 자쿠를 몰고 나와 짱돌로 아무로의 코어 파이터를 제압한 일이 하도 황당한지라 요즘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람바 랄 구프와 교전을 하고 그때는 이미 건담을 자신의 아이덴티티로 삼은 아무로와 이전부터 내심 아무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브라이트 간의 대립이 현저해져서 마침내 브라이트는 아무로를 건담에서 끌어내릴 생각을 하고, 아무로는 여기에 반발하여 건담을 타고 탈주한다.

다만 아무로는 다른 화이트 베이스 크루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지온에 투항할 생각은 없었고, 아무로에게 있어서 건담은 그 자신의 유일한 아이덴티티였기 때문에 자신을 건담의 파일럿이라고 브라이트와 다른 크루들에게 인정하게 만들 요량으로 지온군의 기지를 공격하였다. 하지만 브라이트나 다른 크루들은 오데사 공략 작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아무로의 그런 행동은 오히려 지온을 더 경계하게 만들 뿐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사막을 떠돌던 아무로는 우연히 람바 랄과 랄의 애인인 크라우레 하몬을 만나게 되는데, 하몬은 뜻밖에도 아무로를 살갑게 대해주고 식사도 권했지만 정중히 거절한다. 때마침 연방군의 군복을 입은 프라우 보우가 나타나 아무로가 연방군의 관계자라는 사실이 들통났는데, 이때 지온의 병사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권총을 꺼낼 준비를 하는 배짱을 높이 산 람바 랄이 돌려보내게 하면서도 부하를 시켜서 화이트 베이스의 위치를 추적하게 한다.

그 후에는 이동 중이던 구프를 보고 화이트 베이스가 공격을 당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건담을 몰고 지원을 나가서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간 카이를 구하며, 구프에 탑승한 람바 랄과는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로 교전하지만 건담의 뛰어난 운동성을 살려서 구프를 압도하고 각각 빔 사벨과 히트 소드에 의하여 서로의 콕핏 해치가 파손됨으로써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다.

자신의 상대였던 람바 랄이 대파된 구프를 버리고 탈출하면서 이때 "훌륭하다! 그러나 꼬마야 네 실력으로 이긴 게 아니다! 그 모빌슈트의 성능 덕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라는 말을 듣자[5] 이에 반발을 하면서도 본인도 람바 랄의 실력을 솔직히 인정하여 그에게 실력으로 이기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보급을 받지 못한 람바 랄이 게릴라전을 시도한 끝에 건담의 손바닥 위에서 사실상 자결을 하였기 때문에 그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으며, 또한 크라우레 하몬과 랄의 잔당이 공격해 왔을 때 그 동안 정을 쌓아온 류 호세이도 화이트 베이스를 지키기 위하여 전사한다.

모빌슈트의 파일럿으로서 대항심과 존경심[6]을 동시에 품은 랄의 장렬한 최후나 류의 죽음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그 후로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한다. 그 시점에서 이미 지온의 에이스인 람바 랄에게 인정받을 만큼의 실력[7]을 가진 아무로와 화이트 베이스대의 전과에 대해서 상층부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무로에 대해서 뉴타입이 아닌가 하는 의혹조차 품게 만들었다.

사실 그럴 만한 것이 훈련도 받지 않은 민간인 소년이 건담에 탑승하고 나서 2개월[8]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다수의 자쿠, 구프를 격파하였으며 지온의 유명한 파일럿인 샤아를 퇴각시키고 람바 랄을 격파하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전과를 올렸으며 그런 아무로를 보고 브라이트는 마치 야생의 호랑이 같다고 표현했을 정도이다.

뉴타입 의혹에 관한 것은 마틸다 아쟌의 입[9]을 통해서도 전해지는데 아무로의 첫사랑 상대이기도 한 마틸다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무로를 구하기 위하여 전사하게 되었으며, 이후 마틸다의 원수인 검은 삼연성을 격파하고 자브로로 향하지만 크나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류의 죽음에 대하여 2계급 특진의 말만을 남긴 야속한 상관에 반항하다 맞거나 반쯤 강제로 정규군 체제에 편입되어 정식으로 상사[10] 계급을 받거나 했으며 자브로에 잠입해 온 샤아와 호각의 전투를 벌이지만 마틸다의 약혼자인 우디 말덴마저도 여기서 아무로와 화이트 베이스를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잃는 모습을 보고 큰 슬픔을 느꼈다.

1.4. 다시 우주로 올라가다

레빌의 생각으로 화이트 베이스대가 정규군에 편입되어 제13 독립 함대가 되어서 죽을 고생을 하게 되었으며, 솔로몬에 도달하기 전에 드렌과 코스콘 등 도즐 휘하의 숙련된 지휘관을 격파하며 G-LOC에서 수 초 만에 회복하고 릭 돔 12기 중 9기를 3분 만에 격파하는 등 신기에 가까운 조종 실력을 보이게 된다.[11] 그러면서 하는 말이 "기체가 내 조종 속도를 따라오지 않아!".

이 시점에선 연방 기술력의 걸작인 건담의 성능조차도 향상된 아무로의 반응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고, 이후로 모스크 한이 제안한 마그넷 코팅 처리를 통하여 극복한다. 이후 실력의 차이를 간신히 성능적인 우위로 압도하던 샤아를 자신의 기량만으로 압도하는 등 파일럿으로서 뛰어난 성장을 보이지만 아직 내면에는 여린 소년이 남아있었는데, 그것이 라라아 슨과의 만남을 통하여 폭발한다.

서로 공감이 가능한 라라아와 아무로는 만남부터 서로에게 끌리는 점이 있었지만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적과 아군으로 만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아무로의 건담이 겔구그에 탑승한 샤아에게 마무리를 가하려는 순간 라라아의 엘메스가 그 앞에 뛰어들어서 라라아를 스스로의 손으로 죽이고 만다. 라라아와의 만남과 그녀의 죽음을 통하여 아무로는 뉴타입으로서도 크게 성장하였지만 동시에 큰 상처도 남게 되어서 이후 전쟁이 끝난 뒤로는 라라아를 느끼는 우주에는 가지 않으려고 하게 된다.[12][13]

라라아와의 교감 속에서 그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것도 지킬 것이 없는 외로운 존재, 싸우는 이유조차 모르고 싸우는 것이 드러난다. 전우인 동료에게서도 이해받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적인 라라아에게 뉴타입으로서 완전히 이해받게 된다. 그 교감이 진행되는 찰나에 라라아가 죽게 되는 것이다.

아무로뿐만 아니라 라라아 덕에 목숨을 건진 샤아에게도 이 사건은 큰 상처를 남기면서 이후 아무로와 샤아는 뉴타입으로서 서로에게 공감하면서도 반발을 하게 되었다.[14] 결국 샤아는 아무로에 대항하여 뉴타입용 모빌슈트인 지옹에 탑승하였으며, 마침내 뉴타입으로서 개화한 샤아는 건담의 상반신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는 것에 성공하지만 지옹도 대파되는데 이 장면이 바로 후에 거듭 회자되는 라스트 슈팅이다. 그러나 손상을 입은 건 건담의 상반신뿐이고, 하반신과 코어 파이터는 고스란히 남는다.

샤아와의 싸움 이후 마침내 아 바오아 쿠가 함락되는 와중에서도 뉴타입으로서의 감각을 살려서 코어 파이터를 타고 탈출하는 것에 성공한다. 이 장면에서의 아무로는 자살에 가깝게 죽음을 각오하다 이해받는 것보다 모든 것을 이해하는 뉴타입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해 가장 자신 주위에 가까운 사람들인 화이트 베이스 크루들을 살리고 자신도 탈출한다. 1년전쟁의 전란 속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잃은 아무로였지만 마지막에서야 자신에게 있어 돌아갈 곳이 되는 사람들을 찾은 것이다.

1년전쟁 당시의 격추 수는 MS가 142기, 전함이 9척.[15] 연방 통산 2위의 격추 수로 여기에 대해서는 말이 좀 많다. 자세한 것은 테네스 A. 영의 항목을 참조.

그 뒤의 인생에 대해서는 아무로 레이/기동전사 Z 건담를 참조할 것.

2. 캐릭터로서의 아무로 레이

이제는 전설적인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아무로 레이이지만 위의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무로 역시 처음에는 설정 면에서 그전의 슈퍼 로봇물의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 소년, 부친이 거대 인간형 병기의 개발자, 뛰어난 조종 실력 등. 하지만 이런 그가 다른 슈퍼 로봇물의 주인공들과 차이점을 갖게 된 것은 끊임없이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부장 질서 내에서 인정받고 완성되는 방식을 거부한 내러티브 구조에서 기인한 것이다.

7, 80년대의 일본 애니메이션 중 소년 지향적인 액션물에서 그 세계관 내의 질서는 대부분이 가부장적이었다. 플롯을 이끄는 주된 원인이 아버지로부터 이어진 혈통이었던 것이다. 아버지에게 새로운 몸을 받아 그것으로 정의를 행한다는 것이 소재와 주제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저변에 존재했었다. 따라서 과학자인 아버지가 멋진 새로운 몸을 주든가[16], 아니면 새 몸을 준 과학자가 아버지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래서 이 시기의 과학자 캐릭터는 실질적인 지도자, 지휘관이었다.

반면 건담은 시작은 비슷했으나 주인공을 지배하는 세계관의 문법이 달랐다. 예컨대 민간인 소년이기 때문에 전쟁에 휩쓸릴 필요가 없었고, 내향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행동하는 점, 개발자인 아버지는 일찌감치 산소 부족증으로 폐인이 되어 MS 조종, 기술, 정비까지 도와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주먹구구식으로 독학해 가며 성장해야 했다는 점, 그를 보듬고 이끌어나가야 하는 브라이트 노아는 이전의 박사형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일개 사관 후보생이었으며 심지어 지휘자로서도 초반부엔 그 자신 또한 미성숙해서 갈등을 자주 겪곤 했다.[17][18][19] 그리고 아군이 아니라 적군과의 교류에서도 그가 성장을 거듭해 나갔다는 점[20]에서 기존의 슈퍼 로봇의 열혈하고 정의로운 주인공들과는 다른 유형의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캐릭터성을 확립하게 된 것이다.

이는 과거의 주인공들이 가졌던 '정의'에 대한 욕망이 거세되어 있다는 점으로 확실히 드러난다. 과거의 주인공들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개념을 처음부터 지니고 있거나 작 중반에 가지게 되어 캐릭터로서 완성된다. 그래서 그 이후는 열심히 적을 무찌르는 모습이 주된 묘사의 대상이다. 하나 아무로 레이는 끝까지 그 캐릭터에게 지키고자 하는 바를 뺏어가는 방식으로 극이 진행된다. 그래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극에서 퇴장하는 시퀀스가 중요해지는 것이고, 그것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라라아와의 교감에서 말해지는 '돌아갈 집도 없는, 사랑하는 이도, 지킬 이도 없는' 상태인 것이다.

이 욕망이 거세되어 '단지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아가는 상태'는 극 중 다른 등장인물에 대비되어 더 확연히 드러난다. 극 중 가장 작은 역인 적군의 파일럿도 죽을 때 어머니를 외칠 정도로 사랑하고 지키려는 사람이 명확하며, 화이트 베이스의 크루도 전쟁 후의 자기 자신의 미래를 약속하고 말한다. 소심한 콜로니의 관리자도 전 약혼자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군인은 이미 죽어버린 약혼자의 결과물을 지키기 위해 흔쾌히 목숨을 내놓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로와 대비되기 위한 캐릭터인 아치에너미, 라이벌 샤아 아즈나블 아버지가 남긴 뜻, 연인, 여동생, 복수 등 지키고 성취해야 할 목표가 많은, 욕망의 집약체이다. 샤아 아즈나블은 70년대식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격인 인물인 것이다.

따라서 극의 후반에 이르면 아무로는 화이트 베이스의 삶에 대한 욕망을 받아들이는 존재가 된다. 아무것도 확답해 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이길 거라고 말하고 만다. 그리고 그것은 콕핏 내에서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만 남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불안을 안겠다는 방식이 아니라 단지 귀찮은 커뮤니케이션을 제거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가장 원초적인 생명에 대한 욕망과 그에 대한 불안을 어떻게든 주위와의 관계 내에서라도 해소하려는 화이트 베이스의 크루들과 달리 철저히 그 불안과 고통을 온전히 혼자서만 감내하는 존재가 된다. 그만큼 아무로는 완전히 고립되어 단지 자신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캐릭터성을 강화하게 된다.

여기서 라라아의 캐릭터는 전혀 이해받지 못하던 존재가 완전한 이해를 받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준다. 세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그 찰나의 행복한 순간을 스스로 제거하게 만듦으로써 캐릭터에게 더 큰 내적 시련을 가지게 만든다. 라라아를 위한 복수인 것처럼 보이는 마지막 전투에서 샤아를 죽이는 것을 실패한 후 아무로는 능력을 타인을 위해 쓸 수 있다고 하는 라라아의 말을 듣게 된다. 이는 극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주위 사람을 위해서 쓰게 되는 장면이다. 이를 통해 주위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고 갈등을 극복하게 된다.

결국 아무로의 극 중 캐릭터는 돌아갈 집도, 지켜야 할 사람도 없던 아무로가 극의 최후반에서 삶의 기로에 '화이트 베이스의 크루들'이라는 돌아갈 곳을 인식하게 되고, 이들을 지켜야 할 것으로 삼아 뉴타입의 능력으로 구해냄으로써 작중 내내 찾을 수 없었던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3. 우주괴수 아무로 기행 열전

1년전쟁에서 선보인 수많은 기행으로 아무로 레이는 우주괴수 아무로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1] 파일:rx_78_2_gundam-wallpaper-960x600.jpg
이 모습은 그대로 건담을 상징하는 모션 중 하나로 굳어졌으며 MG 건담 1년전쟁 애니 버전의 패키지 아트워크에도 채용되었다.
[2] 이때 주운 매뉴얼을 전쟁터 한가운데, 방금 전 폭발과 전사자(그것도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대화를 나누던 사람이었다.)가 발생한 곳에 앉아 읽는 비범함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보지도 않고 진동만으로 운석이 아니라 폭발인 걸 알아채거나, 공습경보를 듣지도 못하고 덕질에 집중하고, 진의 자쿠가 폭발한 영향으로 외벽이 파괴된 콜로니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해 데님의 자쿠가 폭발하면 콜로니에 치명적인 손상이 가는 것을 파악해 파일럿만 죽인다는 발상을 떠올리고 실천하는(...) 등, 1화부터 아무로의 집중력과 덕력은 일반인 수준을 초월했다. 개다가 기계 관련해서도 차고 넘치는 수준의 적성과 소양이 있었으니 매뉴얼 한 권만 읽었는데도 곧바로 조종할 수 있었던 것. 미라이 야시마의 대사에 따르면 이 공돌이 기질로 사이드 7 내에서도 이름이 높았다고.... [3] 극장판에서는 편집. [4] 어머니는 아무로가 사람을 쏘는 것을 보고 경악해 나무라고 전쟁터로 떠나겠다는걸 만류하며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는데, 아무로는 수년 만에 만난 어머니가 전쟁 상황을 이해해 주지 않고 무조건 나무라는 것에서 실망했다. 그러나 훗날 Z에선 하야토와 재회했을 때 '아이를 전장에 보내는 걸 좋아하는 어머니는 없다'고 한다. 나이를 먹고 나니 자식을 전쟁터에 보내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 모양. [5] 그런데 세일러가 건담을 타고 나왔을 때는 손도 발도 못 쓰고 구프에게 처발렸지만 아무로는 건캐논 타고도 구프의 공격을 죄다 피하는 등 대등하게 싸웠다. [6] 가끔씩 동료들을 부르는 호칭은 이 붙어서 브라이트 놈, 류 놈, 카이 놈이 되기도 하지만 랄을 부르는 호칭은 그 사람이다. [7] 랄은 탈출하면서 상기한 대사를 읊지만 그 전에는 아무로의 실력을 칭찬했다. 말하자면 MS의 성능에 의존한 전투를 비평한 것이며, 실력 자체를 깎아내린 것은 아니다. [8] 아무로가 건담에 탑승한 것이 9월 18일이고 검은 삼연성과 교전한 것이 11월 6일이다. [9] TV판에서는 아직 뉴타입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에스퍼. 결말부에 이르면 뉴타입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10] TV판에서는 상사, 극장판에서는 소위, 디오리진에선 준위. [11] 심지어 이 릭 돔의 파일럿들은 어중이떠중이도 아니고 아무로가 조종하는 건담의 빔 사벨 찌르기를 회피하면서 히트 사벨로 건담의 실드를 베어버리는 실력자도 있었다. 아무로가 실드 아래 숨긴 또 한 자루의 빔 사벨로 히트 사벨을 막아내는 괴물(...)이라서 그렇지. [12] 엄밀히 말하자면 퍼건 종영 당시에만 해도 우주에 나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었다. 이는 제타 건담 제작 시에 졸라 짱쎈 우주괴수 아무로에게 적당한 핸디캡을 줘 카미유 페이크 주인공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덧붙여진 설정이고, 극단적인 퍼건 원리주의자들 입장에선 제타도 까는 이유 중 하나. [13] 반면 같은 상처를 가진 샤아는 뉴타입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에서 라라아를 느끼지 못했으며, 그래서 우주에서 활동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이 라라아를 느끼지 못한다는 열등감이, 샤아가 아무로에게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는 원인 중 하나이다. [14] 이후의 아무로는 라라아를 회피하려고만 했고 샤아는 라라아의 흔적에 집착하게 된다. 우주세기 93년에 벌어진 결전의 그날까지 두 사람 다 라라아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셈이다. [15] 단, 애니메이션을 보며 일일이 직접 세어본 영상에 의하면 작중에서는 총 139기를 격추, 이 중 MS와 MA가 74기, 이나 마젤라 어택 등의 기타 병기가 56기, 함선 9척이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가장 많이 격추한 것은 의외로 릭 돔으로 23기, 자쿠 II가 20기로 뒤를 있는다. 물론 난전 상황도 자주 나왔고 다른 캐릭터에게 포커스가 갔을 때 안 보이는 곳에서 격추 수를 더 올렸을 가능성도 있고 지속적인 설정 변경으로 아무로와 마주친 인물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142기가 아주 허무맹랑한 수치는 아니다. [16] 당장 토미노 요시유키의 다른 작품인 무적강인 다이탄 3 하란 반죠가 그랬다. [17] 이후 아무로와 브라이트와 절친한 전우의 위치가 된 걸 생각하면 박사형과는 다른 위치란 걸 알 수 있다. [18] 아무로뿐만 아니라 브라이트도 아무로만큼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주역 중 하나로서 또 하나의 주인공과 같은 위치에 성장을 겪었단 것만 보더라도 특별하다. [19] 노안 때문에 간과하기 쉽지만 이 당시 브라이트의 나이는 고작 19살. 그리고 말이야 사관 생도지 군 생활을 화이트 베이스와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군 짬밥만 따지고 보면 민간인 소년 주제에 급하게 정규군 취급으로 계급을 달게 된 아무로와 별반 다를 것도 없다. 19살의 나이로는 전란 속에서 크루들을 이끌고 강습 상륙함의 함장 노릇을 하기도 벅찬 판에 4살 어린 동생의 사춘기적 신경질까지 받아주기에는 그 역시 미숙하고 어린 청년에 불과했다. 그나마 아무로와 치고받고 싸운 끝에 싹튼 동질감과 아무로가 정을 나눈 사람들의 죽음으로 자제심을 배운 이후로는 사적으로는 꽤나 살가운 사이로까지 발전했다. [20] 람바 랄과의 전투, 라라아를 두고서 싸워야 했던 샤아 아즈나블과의 악연 등. [21] 쿠쿠루스 도안의 섬의 윤상호를 격파한 방식은 이것의 레퍼런스이다. [22] 내열 필름이 엄청난 기술이라는 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실제로 해당 장면을 보면 랩같이 투명한 비닐을 건담이 뒤집어쓰는 것뿐이다(...). [23] MS는 없었지만 대신 돕과 마젤라 어택이 말 그대로 떼로 몰려왔다. 지온군도 연방군의 공지 협동 작전에 종종 당해서 고생했다는 설정이 있을 정도로 수를 이용한 합공은 건담 월드에서도 만만치 않은 전략이다. [24] 작품마다 다르지만 태어나 자란 곳은 일단 지구로 되어 있다. [25] 심지어 파워와 장갑, 기동성이 자쿠의 배를 넘는다는 족크를 빔 라이플 단 한 발로 콕핏을 폭파시켜 제압한다. [26] 이 때문인지, 건담 계열의 이후의 고성능 MS들에도 없는 수중 지형 대응을 초대 건담만 달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27] 문제는 말이 3분이지 극 중에서 "릭 돔 12기가 전멸? 3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라고 말하는 걸 보면 정확히는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다(...). 비우주세기 작품에선 워낙 주인공 건담의 성능이 압도적이라 이런 전과가 자주 나오는 편이지만 그래도 빔 라이플만 가지고 이 짓을 한 건 아무로가 최초이자 거의 유일하다. [28] 건담 이글루 3화의 그것. [29] 다만 성과 뻥튀기가 있어서 모양만 빠질 뿐이지 60기 격추는 엄청난 전과이고, 도로스급 항공모함은 해당 문서에 나와있지만 지온군 입장에선 한 척만으로도 전선 유지가 가능한 지온군 최후의 보루 중 하나였다. 한 땀 한 땀 손수 MS를 때려 부순 아무로보다야 임팩트는 덜하지만, 지온군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것은 사실이다. [30] 실제로 후속 작품에서도 아무로의 활약은 그야말로 전설로 취급받는다. 또한 건담 타입을 계속 만드는 이유는 이런 전설을 계승하고자 하는 상징적 의미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미 작품 내에서도 아무로가 실질적인 연방의 최고 에이스로 취급된다는 것을 알수 있다. [31] 어디까지나 초능력 수준의 미친 능력을 보이기 전이란 거지 저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푸른 거성, 검은 삼연성이 털렸다는 걸 생각해 보자. 사실 검은 삼연성을 상대할 시점에선 뉴타입적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32] 물론 지온과 연방은 체급부터가 넘사벽이라 아무로 없이도 어떻게든 연방이 이겼을 것이긴 하다. 하지만 그건 아무로가 혼자 때려잡은 에이스와 MA들을 데이터 없어서 반쪽짜리가 된 짐과 볼의 물량만으로 잡아야 한다는 뜻이고, 그 과정에서 생길 피해를 생각하면(...). [33] 설정이 꼬이면서 아무로가 건담에 타기 전에 이미 개발이 시작되었다. [34] 정확히는 킬링 중령의 독단이었지만, 그래도 중립 콜로니를 핵으로 날려버리겠다고 함대를 끌고 갈 정도로 위험시되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