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修正資本主義 / Modified Capitalism수정자본주의는 정부의 시장경제 개입과 사회복지 확대를 지지하는 사상이다. 이는 자본주의(정확히는 자유방임주의)의 업그레이드 판이자 사회주의자, 특히 카를 마르크스가 예견한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망한다'는 이론에 대해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수정자본주의적 입장은 기본적으로는 자본주의를 바탕에 두고 사회주의적 요소를 들여와 체제 내부의 모순을 완화시킨 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사회주의자들 입장에선 자본주의의 모순이라는 '병'에 약이 아닌 진통제를 투입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2. '수정자본주의'의 학술적 개념
우선 알아둘 것은, ‘수정자본주의’라는 용어는 영미권 경제학의 학술적 관점에서 쓰이는 용어가 아니다. 자본주의 문서에서 볼 수 있듯 자본주의란 용어부터 그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학자들 역시 (학술적으로) 이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구글이나 야후!만 검색해봐도 ‘Revised Capitalism’이나 ‘Modified Capitalism’이라는 낱말이 영어권 문서에서는 그리 흔하게 쓰이지 않으며, 쓰인다고 해도 그저 관용적인 표현에 불과하고 학술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된 대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쓰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수정자본주의는 즉,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 쓰일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서구권에서는 혼합경제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기도 한다.수정자본주의란 말은 당시 일본의 전후 노동운동에 대한 대책으로 나온 경영자혁명론이나 기업민주화론 등의 주장을 배경으로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자는 논조에서 나온 용어이다. 'Revised Capitalism’이나 ‘Modified Capitalism’은 이 수정자본주의의 영어 번역에 불과하며, 이것을 하나의 경제 정책이나 이념을 가리키는 말로 쓰는 것은 일종의 재플리시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수정자본주의는 처음부터 학술적으로 엄밀하게 정의되어 있던 개념이나 이론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일본에서도 사회민주주의, 민주사회주의 또는 케인스주의를 받아들인 사회민주주의, 혼합경제체제, 사회보수주의 등을 총칭해서 수정자본주의라고 부르는 편이다.
한자 낱말 ‘수정자본주의'(修正資本主義)는 일본에서 처음 쓰인 것으로, 그것도 어떤 학술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경제인 연합단체 중 하나였던 경제동우회(経済同友会)가 1947년에 발표한 『기업 경영의 민주화 수정자본주의의 구상(企業経営の民主化 - 修正資本主義の構想)』이라는 문서에서 처음으로 쓰인 것이다. 경제동우회는 경영인 단체임에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진보적으로 접근해왔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경제동우회의 아베 신조 재정 정책 비판.
또한 여기에서 ‘ 수정주의(修正主義, revisionism)’라는 표현은 마르크스주의의 수정주의에서 빗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래 자본주의에는 마르크스주의와 같은 교조적 도그마나 성전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수정주의’라는 표현 자체가 합당하지 않다. 다만 자본주의란 용어 자체를 유행시킨 것 역시 마르크스 본인인 만큼, 당시 마르크스가 가리키던 자본주의(정확히는 자본가 사회)와는 다른 현대의 경제체제 정도로는 이해해줄 수 있다.
다만 경제학술적 의미가 아닌 사회, 정치적 의미로서는, 혹은 혼합경제체제 및 케인스주의 경제학 등을 통칭하는 관용어로서는 나름대로의 입지를 가진 말이다. 수정자본주의의 대척점, 혹은 라이벌이라고 볼 수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말 역시 경제학적으로는 엄밀히 정의되는 말이 아니지만 관용적 차원에서는 경제학자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경제학적으론 명확히 정의되는 단어가 아니지만
대한민국과 미국에선 수정자본주의류 정책이 민주당계 정당과 민주당(미국)의 경제적 방향성 주류를 차지하며, 정책적으로도 자본주의를 토대로 하되 공정한 시장경제를 지향하여 대기업 규제와 각종 복지 확대를 펼치는 정책을 낸다. 이들이 지향하는 사회자유주의의 경제 정책 부분이 수정자본주의 추구와 많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내에서 수정자본주의는 사회주의자들에 반대하기 위해 일본 내 경제단체에서 처음 내놓은 단어이기 때문에[1] 서구식 혼합경제, 사회자유주의 등의 개념과는 다른 점도 있다. 사실 이는 1945년 일본 패전 이후 연합군 점령하 일본 시절 미국에서 유행하던 케인즈주의가 반강제적으로 이식되면서, 일본내 정치 세력이 모두 이를 흡수한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2] 덕분에 현재도 자민당 내 온건파 세력인 굉지회 등이 수정자본주의적 영향을 보이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보수본류 세력에서 이탈해 사회당 온건 세력과 연합해 탄생한 입헌민주당 계열에서도 이런 성향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