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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8 12:35:59

무적함대

1. 개요2. 실체3. 당시의 스페인 해군4. 몰락5. 현대6. 매체

1. 개요

파일:Invincible_Armada.jpg
무적함대(無敵艦隊, Armada Invencible)는 16세기 지중해 대서양을 누비던 스페인 해군의 영예로운 이명이다.

2. 실체

이 함대의 정식 명칭은 "위대하며 가장 축복받은 함대(Grande y Felicísima Armada)"이다. '무적함대(Armada Invencible)'는 일종의 별칭이었으며 한국에서 '무적함대'를 뜻하는 말로 알려져 있는 '아르마다(Armada)' 는 그냥 함대라는 뜻이다[1]. 그 이유는, 위의 정식 명칭 자체가 원래 스페인 해군(이건 Armada 'Española')을 부르던 말이 아니라 1588년 칼레 해전에서 잉글랜드와 교전하라고 편성한 해군 함대에 새로 붙인 이름이기 때문이다.

1588년, 영국과의 칼레 해전에서 패배했을 때 전투로 입은 손실은 3척에 지나지 않는다. 이후 잉글랜드의 화공을 피해 분산 회피하여 전열을 가다듬다가 갑작스런 두 번의 태풍으로 인한 비전투 손실로 81척을 잃는다. 칼레 해전 이듬해, 드레이크-노리스 원정(Drake-Norris Expedition) 때 스페인 본토를 공격해 들어온 대규모 잉글랜드 함대는 스페인 영주들의 지방함대를 맞아 전투에서 그야말로 탈탈 털려버린다. 이때도 잉글랜드 지휘관은 칼레해전 때와 같은 프랜시스 드레이크였는데, 영국군은 11000명에서 15000명이 전사했고 40척이 침몰 또는 나포되었다. 스페인군은 백병전 등으로 900명이 전사하고 배들은 하나도 침몰되지 않고 멀쩡했다. 드레이크 노리스 원정이 진정한 스페인 해군의 위용을 보여준 셈.

이후 스페인 왕실과 지방영주들, 포르투갈 해군은 영국 해적들을 상대로 여러 중소규모 전투에서 대부분 승리하며 10여 년에 걸쳐 세계 제해권을 다시 장악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스페인 지방 영주들 또한 대항해시대에 많이 참여하게 된다. 갤리온 무역 등 공무역을 제외 하고는 대서양 태평양의 사무역, 밀무역은 거의 지방 영주들의 담당이었다. 이러한 경향성은 펠리페 2세 사망 이후 재상들에게 정치를 의존했던 비교적 왕권이 낮은 국왕들이 즉위하면서 두드러진다.

애초부터 무적함대라는 이름은 칼레 해전 이후, 잉글랜드가 조롱조로 부각시킨 이름이다. 그러나 단순히 조롱만 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었는데, 당시 잉글랜드와 스페인 간의 전쟁은 개신교( 성공회)와 가톨릭 간의 종교 전쟁의 성격을 띠었는데 '인간이 만든 무적함대'를 '신이 보내신 바람'에 의해 물리쳤다는 식으로 선전하는 것은 우리 쪽 신앙이 진짜라는 정통성을 확보하기에 좋은 수단이었던 것이다.

3. 당시의 스페인 해군

이미 무적함대로 통용되기 전부터 스페인 제국 해군은 지중해의 주요 함대 가운데 하나였다. 카를 5세 시기에는 튀니지에서 오스만 제국 함대를 쳐부순 일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펠리페 2세 때인 1571년 오스만의 주력 함대를 레판토 해전에서 말 그대로 완전 격파를 해버리면서 유명해졌다.

다만 여기에 대해서는 적지 않게 논란을 제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선 당시 스페인 해군의 주력 함대는 스페인 본국 해군이 아니라 제노바 출신의 용병대장 안드레아 도리아가 이끄는 함대였다. 물론 스페인 해군이 함대를 조직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함대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주력 부대는 어디까지나 용병 함대였다. 게다가 위에 언급된 1535년 튀니스 공방전도, 해전이라기보다 사실 지상전이었다. 우선 해상에서는 이렇다 할 전투가 없었고 지상에서도 당시 튀니스를 방어하고 있던 하이르 앗 딘의 입장에서[2] 제 아무리 자기 자신이 강력한 해적 두목인 동시에 오스만 제국 해군 총사령관이라고는 해도 스페인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이탈리아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온 이상 당해낼 수가 없다고 판단했고 제대로 전투를 벌이지 않고 튀니스를 포기해버렸다. 더군다나 1541년에는 스페인 제국이 하이르 앗 딘의 본거지였던 알제를 공격했다가 폭풍우를 만나 완전히 격파가 되기도 했다. 즉, '튀니지에서 오스만 제국 해군 함대를 쳐부순 일' 자체가 없었을뿐더러 한 발 양보하여 그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알제에서 완전히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레판토 해전은 '스페인 제국 대 오스만 제국' 이 아니라 '스페인 제국과 베네치아와 교황령 대 오스만 제국'이었다. 물론 스페인이 승전국이었던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지만 스페인군 단독으로 격파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4. 몰락

정치적인 이유로 잉글랜드를 점령하려던 무적 함대는 1588년 잉글랜드 침공을 시도하다가 찰스 하워드[3]가 이끄는 잉글랜드 해군에 의해 칼레 해전에서 와해되었고, 이후 도망치는 도중 풍랑을 만나 81척이라는 막대한 비전투 손실을 내고 겨우 본국에 도달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칼레 해전 문서를 참고할 것.

스페인 측을 변호해주자면 애초 스페인 해군 함대의 목표는 잉글랜드 함대와의 해전을 피하고 '강력한 육군'을 그레이트 브리튼 섬에 상륙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지, 잉글랜드 해군과 정면으로 해전을 펼치는 게 아니었다. 함대의 건조 목적도 잉글랜드 내륙으로 폭탄 드랍을 하는 수송 작전에 가까웠고 말이다.[4] 결국 원하던 바와는 달리 잉글랜드 해군과 해전을 펼치고 함대를 날려버린 건 스페인 해군의 잘못이 맞는데, '무적함대'라는 별칭 때문에 마치 극강의 포스를 자랑하는 최강의 함대를 날려버린 것 같은 과장된 인식을 준 것이다. 카를 5세 시기 스페인 군사력의 핵심은 레콩키스타 파비아 전투로 명성을 날린 육군이었고, 섬나라 잉글랜드와 달리 해군에 사실상 올인할 조건도 아니었다.

다만 무적함대라는 이름에 마가 끼었는지 칼레 해전 후 '잉글리시 아르마다'를 조직해 스페인에 역습을 나간 영국 해군도 스페인에게 탈탈 털렸다.

무적함대의 격침과 함께 스페인도 몰락해 버렸다는 '17세기 스페인 몰락설'이 과거에 돌았던 적이 있는데 현대 사학에서 이는 논박되었다. 비록 네덜란드에게 탈탈 털리면서 패권은 내주었으나, 해군력 자체가 몰락한 것은 아니었다. (길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18세기 후반에도 스페인은 유럽 3위 내에 드는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이쪽이 칼레 해전보다 '무적함대'라는 별칭이 어울릴 것이다.[5] 1788년을 기준으로 스페인 해군은 76척의 전열함과 51척의 프리깃함을 보유한 강력한 해군력이 있었다.[6] 다만 단지 함선의 척 수만 따질 것이 아니라 선원들의 수준도 중요하여 얼마나 많은 숙련 수병이 배에 타고 있느냐도 전투력의 중요 척도였는데, 당시 스페인 해군은 대혁명으로 대부분 귀족이었던 해군 장교들이 대다수 숙청당하고 영국의 봉쇄로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프랑스 해군보다 썩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트라팔가르 해전에서도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오히려 가장 큰 전과를 거둔 것은 유능한 함장이었던 프랑스 해군 소속의 장 루카스 함장이 지휘하던 프랑스 74문급 테메레르급 전열함 르두터블 함이다. 전투에서 영국해군의 넬슨 제독을 전사시킨것도 장 루카스 함장이 세운 공로였다.

5. 현대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을 무적함대로 칭하는 경우가 많다. 매번 어마어마한 스쿼드로 FIFA 월드컵 우승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만 막상 월드컵 본선의 뚜껑만 열었다 하면 우승 근처에도 못 가고 번번이 침몰했다는 점에서 원래 의미와 비슷하다.

그래도 무적함대라는 별명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준 대회도 있는데, 유일한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기록인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다. 당시 스페인의 스쿼드는 역대 최강 중의 최강으로, 사비, 이니에스타, 알론소, 부스케츠로 구성된 미드필더진은 경악스러울 정도로 상당히 막강했다. 무려 다비드 실바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서브였을 정도였다.[7] 이 대회에서도 스페인은 브라질과 함께 최강의 우승후보로 손꼽혔는데 조별예선에서는 초장부터 스위스에게 털리고 온두라스와 칠레에게도 시원하게 이기지 못해 은근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8] 여태껏 대회에서의 전통(?)과 달리 티키타카 패싱게임의 위세가 높아지면서 대회 최소 득점 및 최소 실점으로 결국 우승했다.

일단 월드컵보다 앞선 UEFA 유로 2008부터 가장 먼저 손에 넣었고, 이후 월드컵으로 2연패, 또 이후 UEFA 유로 2012까지 연달아 제패하며 메이저 대회 3연패를 기록해 처음으로 무적함대란 이름에 걸맞은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유로 2012가 끝나고 몇주 뒤에 진행된 런던 올림픽에서 조별리그 광탈, 이어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광탈했고, 이후 러시아 월드컵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16강에 머물면서 무적함대의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월드컵을 포함한 메이저 3연패는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만이 유이하게 달성한 업적이므로[9], 무적함대의 전성기가 마냥 짧았다고 평하기는 어렵다.

다만 UEFA 유로 2024에서 막강한 팀들을 도장깨기 하듯 다 깨버리고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다시금 무적함대의 전성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에는 스페인 해군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를 비롯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해군이 이 칭호를 이어받아 사용하고 있다.

6. 매체

해전이나 우주전함 따위가 등장하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것. 실제 역사 때문에 창작물에서도 훌륭한 패배 플래그로 취급되고 있다.



[1] 영어에서 무적함대는 스페인제라는 말을 붙여 'Spanish Armada' 라고 한다. 드물게 Armada Invencible을 영어로 직역한 Invincible Armada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2] 원래 튀니스는 스페인의 영토였는데 하이르 앗 딘이 1534년에 정복했다. [3]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이끌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하워드가 총사령관이었고, 드레이크는 분함대의 지휘관이었다. [4]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게임에 비유하자면 당시 스페인 해군 함대의 모습은 우주모함으로 도배된 황금함대라기보다는 호위 병력을 붙인 폭탄 드랍 대군주 무리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5] 엄밀한 의미에서 무적함대라고 불릴 만한 함대는 네덜란드에게 패배할 무렵(하필 패배할 무렵이라는 게 아이러니하지만)부터 1750년대까지의 약 100여 년간이다. 근대 유럽에서 스페인 해군이 가장 강력했던 시기이다. 전함 수, 건함 수, 배의 크기, 해군의 숙련도, 해전 시 승률 등이 가장 좋았던 때이다. [6] 이후에 해군력이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영국 해군 함대에게 격파된다. [7] 오죽하면 경기 전에 '위닝과 피온에서 저 스쿼드 내놓고도 지면 게임 접는 게 상책'이라는 말도 나왔을 정도였다. 그래도 위닝에서는 슈퍼 크랙이 없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심하면 포르투갈보다도 낮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8] 원래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조별리그에서는 잘 하다가 가장 중요한 토너먼트만 올라갔다 하면 여지없이 물먹는 팀이었다. [9] 아르헨티나는 2021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2024 코파 아메리카 미국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 3연패를 달성했다. [10] 원래는 트레스 에스파냐의 승리로 끝나야 할 것을 오스만 투르크 측인 P.A.Oda에서 에스파냐를 관광보낸 뒤에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는 역사재현의 허점을 이용하였다. [11] 사실 프로토스는 이미 인간의 과학 기술보다 넘사벽 수준이고 UED는 적어도 테란보다 과학 기술의 토대가 더 높다. 애초에 테란이 지구에서 추방된 이들이다. [12] 이 시기에 우주모함은 주력의 위치에서 거의 물러난 상태이고, 모선을 중심으로 하여 주로 공허 포격기 폭풍함 위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13] 아르마다 표기의 오류인듯 영어로는 아르마다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