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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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엘 노이어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리한 문서.
노이어는 골키퍼의 본분과 필드 플레이어의 성향을 고루 섞어놨다고 볼 수 있는 선수로, 그의 플레이가 사실상 현대 골키퍼 포지션의 대격변을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크게 발전했으며 아마도 다른 어떤 포지션보다 더 많이 발전한 포지션을 골키퍼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노이어다. 선방, 캐칭, 던지기 등 손을 쓰는 기술 뿐만 아니라 정확한 킥과 롱패스, 빌드업
나무위키에 플레이 스타일을 따로 정리해놓은 문서가 있는 선수가 여러 명 있긴 하지만 내용이 매우 길지 않은 이상 대부분 선수 본 문서에 정리되어 있다. 허나 노이어는 골키퍼임에도 플레이 스타일 문서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유별나고 특별한 선수인지 알 수 있다. 알다시피 노이어 이전의 골키퍼 역할은 아주 제한적이며 좁은 범위에서 활약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 항목이 이렇게 세세하게 적힐 일이 없었지만 노이어라는 말도 안되는 선수가 등장함에 있어서 세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1][2]
2. 장점
193cm에 92kg이라는 매우 좋은 피지컬을 이용한 제공권 장악 능력과 뛰어난 동체시력, 훌륭한 선방 능력 등에서 두루 최고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정감이 불안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12-13 시즌에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소 실점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안정감도 최정상급에 올랐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그의 활약은 선방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 상상을 초월할 넓이의 광역 수비와 날카로운 던지기, 롱킥을 이용한 볼배급 능력도 최고수준이다. 즉, 골키퍼가 필요한 모든 능력이 탁월하면서 동시에 빌드업까지 가능한 셈이다. 빌드업에 참여하는 골키퍼는 상대의 전방 압박에 노출되기 쉬우며 당연히 볼 탈취 후 역습에 의한 실점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노이어는 이를 극복해낸 것. 골키퍼가 경기에 이 정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골키퍼. 적진까지 가서 수비 3명 제치고 킬패스를 넣고, 중앙선까지 가서 다이빙 헤딩으로 볼을 걷어내는 것뿐 아니라 현재까지 통산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3][4]현존 골키퍼중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페널티 박스 밖은 물론이고 중앙선까지 심심찮게 넘는 그의 활동범위는 가히 경이로운 수준. 그러면서도 잔 실수가 거의 없다.(골키퍼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실수'를 해버리면 상대 팀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찬스가 되어버리니) 1대1 상황이 되기 전에 미리 3선 수비라인까지 나가서 헤딩으로 걷어내거나 볼을 뺏어 앞으로 전개하는 능력은 현존 키퍼중에서는 단연 노이어가 최강이고, 사실상 노이어만이 구사하는 플레이다.[5][6] 개인기도 뛰어난지라[7], 장난 삼아 노이어를 미드필더로 분류하는 바이에른 뮌헨 팬들도 있을 정도. 거기에 마치 럭비 선수와도 같은 강철 어깨를 지녔는데, 노이어는 공을 던져서 골킥 마냥 중앙선을 훌쩍 넘겨 팀 동료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어깨(와 시야)를 가졌다.
슈퍼세이브를 보여주는 다른 키퍼들과 달리 슈퍼세이브가 필요한 위기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명확한 노이어의 장점이다. 물론 슈퍼세이브를 못 한다는 건 절대 아니며, "저걸 어떻게 저렇게나 간단하게 막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선방도 자주 나온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스위퍼 키퍼 항목을 참조할 것.
후술한 스위퍼 키퍼로서의 임팩트가 엄청나다보니 스위퍼 키퍼를 본격적으로 보여준 12-13 시즌부터 노이어가 월드 클래스로 평가 받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몇몇 있으나 사실 단순히 골문을 지키는 과거 의미의 '골키퍼'로만 평가해도 노이어는 세계 최정상급 골키퍼다. 스위퍼 키퍼가 되기 전 FC 샬케 04 시절부터 노이어는 원래 이런 선방능력으로 이름을 날려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알렉스 퍼거슨을 매료시켰었고[8], 잊을만하면 경기 하이라이트가 곧 노이어 하이라이트인 원맨쇼도 수없이 보여줬다. 당시 샬케의 전술은 노이어가 슈팅을 전부 막고 훈텔라르가 어떻게든 골을 넣어 이기는 것으로 요약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당시 괴물같은 선방 능력으로 샬케 최후의 전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을 정도. 현재에도 위에 언급했듯 기계 같은 선방으로 "저걸 어떻게 저렇게나 간단히 막나.."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어안이 벙벙한 선방들을 자주 보여주는 데다, 골문 구석을 향하는 슈팅도 안정적으로 쳐낸다. 슛이 임팩트 되는 위치에 따라 바디 밸런스를 최적으로 조절하는데, 박스 안 슈팅이 아닌 이상 페트르 체흐와 비슷하게, 상체를 숙이는 게 아니라 반쯤 펴고 있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일명 ' 야신존'이라 불리는 사각지대로의 슈팅도 굉장히 잘 막아내며, 게리 네빌이 이 점을 들어 최정상급 키퍼인 노이어와 아직 경험부족인 미뇰렛의 폼을 비교하며 칭찬했었다.
발기술도 상당히 뛰어난데, 스위퍼 기질이 어느 정도 정착되고 나서는 아예 대놓고 개인기까지 쓰는 모습을 종종 선보인다. 발로 저글링을 해서 상대를 제친다거나, 박스 밖으로 뛰어나와서 가벼운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다거나, 칩샷으로 상대를 제친다거나, 정말 보면 "가지가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심지어 필드 플레이어가 하기도 버거운 크루이프 턴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이다. 그것도 단순히 심심해서 자신이 공을 잡고 있다가 쇼맨십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의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여유롭게 하는 것이다.
하반신을 이용한 동작들의 민첩성이나 숙련도 자체가 상당히 좋은지, 스위퍼 키퍼나 1대1 상황에서 양 팔과 양 다리를 工자로 뻗으며 짐승 같이 달려드는 모습들, 자주 부리는 발재간 외에도 프리킥 등의 중거리 슛 상황에서 보통 골키퍼라면 쳐낼 슛들을 몇 스텝 밟고 잡는 경우도 많다. 점프력도 가공할 수준이라 그가 공중볼을 선방해내는 장면을 보면 체공 시간이 상당히 긴 것을 알 수 있다.
플레이 스타일의 강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멘탈 역시 엄청 강한 선수이다. 특히 골키퍼는 실수의 허용 범위가 11명 중 가장 좁은 포지션이기에 선방 능력도 능력이지만 강한 멘탈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노이어는 후술하듯 플레이 스타일이 스타일이다 보니 실수가 가끔가다 나올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큰 실수라도 마음을 다잡고 또 바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2017년에 장기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고 간신히 복귀했는데 재발해서 한 시즌을 통으로 허비하는 등 축구선수로는 크나큰 좌절을 겪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복귀에 성공하며 자신이 건재함을 알렸다. 2018/19 시즌에 복귀하고 나서 폼이 살짝 오락가락하며[9] 팬들과 언론들의 의심을 많이 사기도 했지만, 그걸 다 견뎌내고 바로 다음 시즌에 뮌헨의 트레블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멘탈이 강하다 보니 큰 경기에도 굉장히 강한 선수이다.[10][11] 물론 실수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큰 경기에서 실수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특히 우승 트로피가 걸린 경기에서 이게 증명되는데, 노이어가 뮌헨 소속으로 치른 수많은 메이저 대회 결승전 중 패한 경기는 단 두 경기, 준우승 트레블을 치른 2011/12 시즌의 포칼 결승전과 챔스 결승전 뿐이다.[12] 심지어 그 중 가장 중압감이 큰 챔스 결승에서는 무려 승부차기 키커로 나와 성공할 정도로 강철멘탈을 선보였다. 나머지 결승들에서는 하나같이 선방쇼를 보여주며 팀에게 수없이 많은 우승컵을 안겼다. 예를 들면 2013년 챔스 결승에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초반 공세를 홀로 다 막아내며 팀이 후반전에 승부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2020년 결승에서는 네이마르 주니오르와 킬리안 음바페로 무장한 파리 생제르맹 FC의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묶어놓았다. 그리고 201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큰 위기 상황은 없었지만 역시 무실점을 기록하며 월드컵 우승도 경험했다. 심지어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하고 간신히 복귀한 2019년 포칼 결승에서는 부상 복귀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선방쇼를 보여주며 팀의 더블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또한 2018년부터는[13] 본격적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직도 역임 중인데, 리더십 역시 강해서 선수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14] 같은 시기부터 독일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기도 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독일의 성적은 UEFA 유로 2020 16강 진출이 그나마 나았을 정도로 처참했던 게 함정(...).[15]
3. 스위퍼 키퍼 (Sweeper-Keeper)
노이어가 스위퍼 키퍼라고 불리게 된 건 그의 특유의 플레이가 만천하에 공개된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16강 알제리전에서의 맹활약 후였지만, FC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챙겨보는 팬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플레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듬어왔던 플레이고 노이어도 경기 후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밝혔다.사실 전에도 스위퍼 키퍼 롤을 수행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분야라면 올드팬들에겐 너무나도 기억에 남는 호세 레네 이기타도 있고, 에드윈 반 데 사르도 소극적으로라도 수행했고, 젊을 적 잔루이지 부폰도 해봤으며,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김병지도 했었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으로 안전하게 수행하는 선수는 노이어가 거의 처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기타나 김병지는 실수가 노이어보다 잦은 편이었고 부폰이나 반 데 사르는 그냥 일반 키퍼에서 살짝 나가는 정도에 불과했으니, 안정적으로 수비하면서 볼배급을 원활하게 하는 키퍼는 노이어가 처음인 것이다. 물론 스위퍼 키퍼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였던 선구자는 다름아닌 매직 마자르의 일원 줄러 그로시치와 골키퍼의 전설로 유명한 레프 야신이다.
크루이프 턴이나 백힐 패스도 자유자재로 쓴다. 또한 양발을 가리지 않고 잘 쓰는 것도 다른 골키퍼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는 지점. 전방 압박을 하는 상대편의 입장에서 주발이 정해져있는 골키퍼에 비해 양발을 쓰는 키퍼를 수비하여 공을 빼앗는 것이 훨씬 어렵다. 생각해야 할 경우의 수가 훨씬 늘어나기 때문.[16] 노이어는 양발로 정교한 짧은 패스, 정확한 롱패스를 성공시킬 뿐만 아니라 박스 안에서의 직접 던지기의 비거리와 정확도도 가히 경이로운 수준이다. 멀리 던지는 키퍼야 널리고 널렸겠지만 이렇게까지 키퍼의 던지기가 빌드업에 많이 관여되는 예는 없을 것이다. 직접적인 역습골의 시발점이 된 적도 적잖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노이어가 이 짓을 하는 것이 단순히 쇼맨십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골키퍼의 위치에서 가장 효율적인 축구를 하는 것이고 박스 밖으로 나갔을 때도 담백하고 깔끔한 플레이로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해준다.
2014년 노이어가 쓴 기록들을 살펴보면 이게 골키퍼 기록인지 필드플레이어 기록인지 의심스러운 수준인데, 14-15시즌 기준 데이터로 몇 가지 서술해보면
- 패스 성공률 86.3% - 웬만한 플레이메이커 뺨치는 성공률이다.
- 롱패스 성공률 65% - 그나마 지난 시즌보다 살짝 떨어져서 65%다. [17]] 참고로 대한민국의 플레이메이커 기성용의 롱패스 성공률이 67.8%이다.
- 경기당 평균 볼터치 44.24회 - 손흥민의 경기당 평균 볼터치가 40.75회다.
- 경기당 평균 활동량 5.2km - 보통 키퍼들은 많아야 3~4km다.
- 평균 선방률 93.1% - 이는 유럽 5대 빅리그 전체 키퍼들 중 압도적인 1위이다. 스위퍼 말고 그냥 키퍼로서의 역할도 여전하다. 90%를 넘는 것도 노이어가 유일하며, 2위인 제노아의 수문장 마티아 페린이 80.4%다. 참고로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암흑기 시절에 맨유를 하드캐리하던 다비드 데 헤아의 17/18시즌 선방률은 리그 80.4%, 챔스 89.3%다.
- 페널티박스 내 선방률 93.2% - 역시 유럽 5대 빅리그 전체 키퍼들 가운데 압도적 1위.
그 외에도 데이터화 할 수 없는 플레이들과 장점들이 수없이 많은 것은 덤이다.
스위퍼 키퍼가 되었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소속팀 FC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국대가 짧은 패스 위주의 티키타카를 이식해 경기에서 구사하다보니 포백이 하프라인까지 전진하게 되고, 그 뒷공간은 점점 넓어졌는데 노이어가 이 뒷공간을 처리하게 된 것이다.
샬케 시절부터 마지막 시즌이었던 10-11시즌 1. FC 카이저슬라우테른이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에서 거의 하프라인까지 골문을 비우고 나오는 등 공격적인 수비를 몇 번 보여주었던 적이 있는데, 이때까지는 스위퍼 키퍼라고 보기 어려웠다. 노이어는 기본적인 키퍼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본인이 뛰쳐나가지 않으면 바로 1대1 찬스나 그에 준하는 위기상황이 생길 것으로 확실히 판단되는 경우'에만 멀리 뛰쳐나갔다. FC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첫 시즌이었던 11-12시즌에도 거의 기본적인 골키퍼 역할만 수행했고 멀리 나가는건 드물었다. 스위퍼 키퍼라 부르기엔 미숙한 점도 많았고 무리한 스위핑을 시도하다가 인테르전 스탄코비치의 하프발리슛을 먹힌다든지[18], 어이 없이 볼을 뺏겨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 마르코 로이스에게 텅 빈 골대에 40m 골을 허용한다든지 문제점이 많았다.[19]
그러나 2012-2013시즌, 시대를 한참 앞선 대망의 포지션 창조가 시작되었다. 기본 35m 이상 전진한 바이에른의 뒷공간을 망설임없는 돌진과 깔끔한 스위핑으로 방어해내며 팀의 승승장구를 이끌었고, 시즌 전체에서 경기당 0.3점에 불과한 실점률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일단 그 원인은 바이에른의 점유율 상승에서 찾는다. 수비-미들진이 워낙 키핑이나 수비력이 뛰어나서 과거에 비해 너무나도 키퍼가 해야 할 일이 없어졌던 나머지, 노이어는 새로운 길을 찾았던 것이다.[20] 롱패스로 공격에 관여했던 건 이전부터 해왔던 일이지만 이번 시즌은 그 롱패스 정확도도 점점 향상되었고, 수비나 중원 자원들의 체력소모를 덜기 위해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볼은 35m 이상 나가서라도 자신이 처리해내며 새로운 방식의 수비장면을 보여주었다.
감독들의 전폭적인 신뢰도 한몫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도 노이어의 이런 플레이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낳는데다 딱히 지적할 만한 허점도 없자 이런 플레이를 오히려 더 장려했다. 골키퍼 본연의 임무도 전혀 게을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위핑까지 해주니 거의 필드에는 11.5명이 뛰는 효과인 셈.
그러나 이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의 낙하지점도 정확히 포착해야하고 달려나가는 타이밍과 위치도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야하며 퍼스트 터치도 일정 수준이상 되어야 하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데에서 오는 심리적 중압감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가장 완벽한 스위퍼 키퍼 롤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노이어다. 빅토르 발데스, 페페 레이나 등 비슷한 플레이를 펼치는 키퍼는 많지만 노이어 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 했다. 그야말로 노이어가 거의 포지션의 개척자이자 선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2013-2014시즌은 점유율 축구의 대가 펩 과르디올라 체제로 들어가면서 거의 40m 이상을 전진한, 더욱 더 공격적인 키퍼 룰을 수행하는 데다가 빌드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 시즌 전반기 노이어는 무려 93%에 달하는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1990년대 키퍼를 향한 백패스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이후 골키퍼의 발밑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대두되었는데, 노이어는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히 제시한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사실 스위퍼 역할을 하는 골키퍼라는 개념은 레프 야신 때부터 어느 정도 언급되고 있었고, 토탈사커의 등장, 백패스 금지 룰 시행 등의 영향을 통해 필드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골키퍼가 일정 부분 분담해 주어야 할 필요성은 점차 늘어가고 있었다. 노이어의 앞 세대 선수로서 안도니 수비사레타, 에드윈 반 데 사르나 잔루이지 부폰 같은 선수들이 스위퍼 키퍼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해 냈다고 평가 받곤 한다. 그러나 이 세대의 골키퍼들이 분담해 준 스위퍼 역할이란 롱 볼이 들어올 때 박스 바깥으로 빠르게 튀어나가 걷어내는 것이라든지, 공격수가 전방 압박을 들어올 때 약간의 발기술로 제친다든지 하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이후 빅토르 발데스나 페페 레이나 같은 골키퍼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진일보된 형태의 스위퍼 역할을 소화해 냈고 빌드업에도 일정 부분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안정감의 부족으로 종종 그런 역할들은 '기행'으로 폄하되곤 했다. 그러나 노이어가 골키퍼의 전통적인 덕목도 최상급으로 수행해 내면서도 필드플레이에 매우 깊이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론상으로만, 또는 불완전한 형태로만 선보였던 스위퍼 키퍼가 완성된 형태가 된 것이다. 분데스리가 경기를 보다보면 골키퍼가 뛰쳐나와 스위핑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물론 노이어처럼 빌드업에 참여할 정도는 아니지만 노이어의 활약이 골키퍼에 대한 인식을 점점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향후 골키퍼들은 노이어를 기준점으로 하여 노이어처럼 플레이하도록 배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22] 노이어가 커리어를 마치게 될 시점에 포지션 내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나의 패러다임을 정립해 냈다는 점에서 골키퍼 역사에 이름을 새기게 될 것임은 거의 분명하다.
2014-15 시즌에도 이런 스위퍼 역할은 여전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리가 전반기 바이어 04 레버쿠젠전과 FC 아우크스부르크전을 보라. 수비를 다 제쳤다고 생각될 즈음 어느새 순식간에 나타난 "최종수비수" 노이어가 볼을 가로채거나 박스 밖에서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로 위기를 차단하는 모습은 전율을 느끼게 한다.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대한민국전 후반 경기에서는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자 중앙선을 넘어 상대 진영의 패널티 박스 근처까지 가서 공격에 가담하는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 주세종에게 두 눈 뜨고 뺏기는 바람에 대한민국의 손흥민에게 득점을 안겨 주었다. 카잔의 기적 참고. 독일의 스로인을 노이어가 받아 잠깐 방심한 틈을 타 주세종이 가로채 손흥민에게 롱 패스를 해 손흥민이 노이어가 없는 빈 골대의 골망을 흔들었다.[23] 더군다나 이 경우는 이미 한국에게 후반전 추가시간에 1점 실점하여 물러설 곳이 없어서 자신도 공격에 가담한 것이겠지만, 이로 인해 더 나오지 않았을 추가 실점만 하고 만 꼴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사실 이 쪽은 무리한 스위핑이라기보다는 1대 0으로 지든 100대 0으로 지든 탈락이 거의 확정되는 상황에서 공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올라왔던 상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24] 해당 경기에서도 실점하기 전에는 손흥민의 역습 상황을 적절한 스위핑으로 차단해내는 모습도 보였다.[25]
스위퍼 키퍼라는 포지션을 창조해내었다는 평에 대해 노이어 본인은, 그저 효과적이지만 큰 위험을 감수하는 자신의 플레이 방식일 뿐이며 포지션을 창조했다는 평가는 과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4. 단점
스타일이 스타일이다 보니 1년에 한 번은 꼭 실수를 한다. 최근에는 나이 때문인지 예능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잦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커리어가 말해주듯이 그가 실수를 한 게 크나큰 타격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적다. 이는 실수 이후에 하는 판단이 워낙 빨라서 세컨드 볼이나 이어지는 슈팅을 막기 위한 자세를 곧바로 취하기 때문으로, 다른 골키퍼들과는 또 다른 점이다.[26]2024-25 시즌에 들어서는 나이의 영향이 드러나서 예전만큼의 좋은 플레이가 나오질 않고 있다. 예전처럼 페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나가서 공격을 막으려다가 놓쳐서 실점하는 건 예사고 반응 속도마저 느려져서 전성기의 노이어라면 충분히 막았을 공을 놓쳐 실점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의 성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
수비수로 비유하면 리베로라는 롤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프란츠 베켄바워와 유사한데, 스위퍼키퍼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노이어를 기점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점이 베켄바워 이후의 리베로 대유행과 똑같은 흐름이다.
[2]
현재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조현우 등 몇몇 골키퍼도 플레이 스타일 독립 문서가 생겨났다. 다만 노이어의 플레이 스타일 문서는 천하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플레이 스타일 문서보다 먼저 만들어졌기에 더더욱 진귀한 것이다.
[3]
포지션 특성상 정교하지 못한 패스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경기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어시스트를 기록한 적도 있다.
[4]
대표적인 예시로 19-20시즌 레버쿠젠과의 포칼 결승전에서 상대 공격수 앞에서 다소 급하게 길게 걷어낸 공이 레반도프스키 앞으로 정확히 떨어져서 기록한 어시스트가 있다. 참고로 이 어시스트는 무려 결승골을 도운 것이었다.
[5]
전성기의
잔루이지 부폰도 비슷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으나, 나이를 먹은 이후로는 하지 않고 있다. 부폰은 이러한 행동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듯.
[6]
비슷한 역할을 하는
빅토르 발데스나
페페 레이나는 이미 예능인으로 유명하다. 이들 역시 최고의 골키퍼들 중 하나인데도 이런 소리를 듣는 만큼 골키퍼의 광역수비와 볼배급은 쉬운 역할이 아니다.
[7]
골키퍼인데 개인기를 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이미 비범하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보다보면 종종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를
개인기로 제치는 모습이 보인다. 12-13시즌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진에서 상대 선수 3명을 제치고 동료에게 패스를 전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쉽게도 거기서 연결된 헤딩슛은 크로스바를 맞췄고, 이 경기는 결국 12-13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에서의 유일한 패배로 이어졌다.
[8]
10-11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노이어의 선방쇼를 직접 겪어본 맨유와 퍼거슨은 10-11 시즌이 끝나고 은퇴할 예정이던
에드윈 반 데 사르의 대체자로 노이어를 영입하려고 했으나 노이어가 거절하여 무산되었다.
[9]
다만 이는 사실 뮌헨이
니코 코바치 감독 휘하에서 수비가 전원 삽질하는 바람에 노이어의 실점이 늘어나서 그래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노이어가 가장 욕을 많이 먹었던 2018/19 시즌 전반기에는 골로 직결된 실수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10]
이는 뮌헨과 독일에서의 영혼의 파트너
토마스 뮐러도 마찬가지. 노이어와 함께 2010년대~2020년대 뮌헨의 왕조(트레블 2회, 분데스리가 11연패)와 월드컵 우승을 모두 경험한 유이한 선수이다.
[11]
멘탈이 약한 골키퍼가
큰 경기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이미 증명된 바 있는 만큼, 큰 경기에 강한 노이어가 바이언 입장에서 얼마나 든든한지는 말이 필요 없다.
[12]
DFL-슈퍼컵까지 포함하면 패배가 세 번 늘어난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이어가 못해서 진 경기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2022년 슈퍼컵에서는 노이어치고는 정말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막상 결과는 우승이었다(...).
[13]
사실 공식적으로는
필립 람이 은퇴한 2017년부터 주장직을 이어받았지만, 장기 부상으로 2017/18 시즌을 모두 결장해서 이 때는 부주장인 뮐러가 실질적인 주장 역할을 맡았다. 노이어도 이를 인정해서 17/18 분데스리가 우승 세리머니 때 자신이 들어야 할 마이스터샬레를 뮐러에게 양보했다.
[14]
대표적인 예시를 들자면 2023/24 시즌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에서
김민재가 두 번의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을 내주자 대놓고 그를 감싸주고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실수를 지적한
토마스 투헬 당시 감독과 정반대되는 행동을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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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노이어도 국대 주장으로 좋은 기억이 없는 건 아니다.
UEFA 유로 2016에서는 원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주장이었지만 부상 여파로 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선발로 뛰지 못해 사실상 노이어가 주장 역할을 맡았고 팀을 유로 4강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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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어느 위치의 수비수에게나 마찬가지. 손흥민의 장점으로 양발을 자유자재로 쓴 다는 것을 1순위로 꼽는 것은 괜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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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크로스가 뮌헨에서 뛰던 시절 노이어가 골킥 라인에서 드랍 킥으로 하프라인 근처에 앉아있던 크로스의 머리를 저격한 적이 있다. 노이어의 똘끼를 감안하면 일부러 맞춘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통해 노이어의 롱킥 정확도를 알 수 있겠다.[[https://www.youtube.com/watch?v=LMAlCjTy7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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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장면을 본 사람들 중 노이어를 탓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차피 자신이 뛰쳐나가지 않았다면 곧바로 1대1 찬스가 되는 상황이었기에 지체 없이 페널티 박스 밖에서 다이빙 헤딩으로 걷어낸 것. 다만 그게 너무 절묘한 궤적으로 날아가 스탄코비치 발 앞에 어시스트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경기는 주세페 메아차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5대2로 샬케가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역적이 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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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노이어뿐만이 아닌,
요한 크루이프가 추구해온 토탈사커라는 개념에서의 스위퍼 키퍼들의 모든 문제점이기도 하다. 참고로 크루이프는
안도니 수비사레타에게 스위퍼 키퍼역할을 맡기면서 '만약 제가 골문을 비운 사이 중앙선에서 골을 넣으면 어떻게 합니까?'라는 질문에 '그럼 골넣은 애한테 잘했다고 박수나 쳐줘'라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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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전반기까지는 노이어는 그냥 잔디 위에서 휴식을 취하러 나온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골문이 한가했다. 노이어 같이 슈퍼 세이브에 능한 키퍼는 몸이 근질근질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친정팀인 샬케 전에서는 경기 중에 교체 출전을 위해 몸풀러 나온
토마스 뮐러와 공 주고 받기를 하고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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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첼시와의
UEFA 슈퍼컵에서 존 테리가 걷어낸 볼을 중앙선 너머까지 나와
오스카의 역습을 방지하는 헤딩수비를 펼쳤고, 동시에 이 헤딩이 앞에 들어가던
세르단 샤키리에게 킬패스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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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와
게겐 프레싱의 영향으로 분데스리가에서는 골키퍼의 적극적인 스위핑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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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종은 골키퍼니 공을 발로 다루는 기술은 뛰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해서 시도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골키퍼 중 발 기술이 가장 뛰어난 골키퍼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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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 시즌 포칼 결승전에서 1대2로 뒤지는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찬스에
스벤 울라이히가 공격에 가담했다가 역습으로 골을 허용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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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국전에서 자신의 실수로 득점을 허용했을 때 도통 안 보이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얼마나 상심했는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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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당연히 먹혀야 할 것까지도 막는 바람에 팬들은 선방 횟수를 올리기 위한 수법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