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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30 22:12:25

뚫다

1. 개요2. 의미3. 통사 구조4. 다른 동사와의 관계5. 글자 모양6. 역사7. 기타8. '뚫다'가 들어간 문서9. 관련 문헌

1. 개요

주로 '막다'에 대응되어서 '막힌 것'을 해소시키는 행동을 뜻하는 단어.

2. 의미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번의 의미는 일반적인 '뚫다'와 다르다면 다르게 볼 수 있기도 하다. '밀림을 뚫다'라고 해서 지나간 자리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막힌 것에 구멍을 뚫듯이 힘겹게'라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확실한 근거가 있는 소리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아마 가장 많이 '뚫다'를 쓸 일은 아무래도 '변기를 뚫다'에서가 아닐까 싶다. 터널이라든지 길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한 번 뚫어놓으면 다시 막혀서 또 뚫어야 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변기 막는 물질이 매일매일 생성되는 특성상 뚫고 또 뚫어도 계속 막힐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다 보니...

특이하게도 계좌 통장 같은 것도 '뚫다'를 써서 표현한다. '계좌를 뚫었다' 등. 아무래도 '거래 통로를 확보하다'라는 의미에서 의미가 확장된 듯하다. 거기다 요즘 악명 높은 개설방어 때문에 통장을 '뚫는다'는 표현이 더 많이 퍼진 측면도 있다.

미성년자가 편의점, 마트에서 미성년자 구매 불가 상품인 담배, , 콘돔 등을 구입하는 데 성공하는 경우를 '뚫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담배를 뚫다', '술을 뚫다' 등이 있다. 이외에도 미성년자 이용 금지 구역인 모텔, 술집 등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모텔을 뚫다', '클럽을 뚫다' 등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PC방의 경우에도 미성년자가 이용할 수 없는 시간대가 있는데, 경찰의 단속을 우회하는 경우에도 '뚫다'라고 한다. 예를 들어서 'PC방 뚫었다' 등.

3. 통사 구조

기본적으로 목적어를 갖는 타동사인데, 한국어의 달성 동사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목적어로는 '막고 있는 것' / '통하게 하는 것' 두 가지를 쓸 수 있다. 이때 후자의 것을 결과목적어라고 한다.

이러한 구조는 ' 파다'와도 유사하다(흙을 파다, 굴을 파다).

4. 다른 동사와의 관계

의미상으로는 주로 '막다'와 대립된다. 나무위키에는 아직 ' 막다'라는 문서가 없고 그 어간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 길막'이라는 문서가 생성되어 있다.

모순은 '뭐든지 뚫을 수 있는 창'과 '뭐든지 막을 수 있는 방패'의 싸움으로, 서로 동시에 참일 수는 없는 '모든 것을 뚫는다'와 '모든 것을 막는다'의 반대 관계를 보이고 있다.[1]

'꽂다'와도 대부분의 경우 대립하기는 하나, 완전히 대립하지는 않는다. 창과 같이 기다란 물건의 경우 대상을 뚫고 삐져나옴과 동시에, 완전히 지나가지는 못해서 꽂힐 수는 있다. '뚫다'라는 단어가 관통 여부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 '꽂다'는 대상을 지나간 이후에도 이동이 지속되는지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

'꿰다'는 꼬챙이에 주렁주렁 매달아놓는다는 뜻이다. '꿰다'의 경우 구슬을 꿰는 실이나 고기를 꿰는 고기처럼, 뚫린 구멍으로 지나가는 실과 같은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주로 꼬챙이나 실처럼 작은 물건이 뚫고 지나가는 것에 '꿰다'를 자주 사용하며, 실이 지나가는 행동은 의미가 확장되어 '의류를 수선하다'라는 뜻이 되기도 했다. 옷을 고치려면 바늘로 실을 천에 꿰어나가야 하므로. 그래도 통하는 바가 꽤 많아서 '꿰뚫다'라는 합성어를 만들기도 한다.

'파다'는 완전히 관통시킬 필요가 없는 데 비해 '뚫다'는 관통을 시켜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도 이 '관통'의 조건이 아주 빡빡한 건 아니어서, '벽에 구멍을 뚫어서 벽걸이 TV를 설치한다' 등 관통되지 않는 구멍에도 '뚫다'를 쓰기도 한다. ' 구멍' 자체도 관통되어도 되고, 그렇지 않고 중간에 막힌 것 역시 구멍이라고 부른다. 또한 비유적인 의미에서는 '뚫다'의 의미 확장이 더 많이 되었다. '파다'는 정말로 흙이나 구멍에만 쓰이는 편이지만 '뚫다'는 앞서 말한 것처럼 '어려운 상황', '거친 밀림' 등에도 쓸 수 있다. 이는 대립되는 단어인 '막다' 역시 그렇다.

5. 글자 모양

도 그렇고 도 어지간히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글자이다 보니까 현대 한글의 모든 글자 가운데 '뚫다'의 '뚫'은 12획으로 획도 많고 거의 가장 빽빽한 글자 순위권에 속한다.[2] 글자만 보면 '뚫'은 오히려 막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눈에 자주 띄는 글자이다 보니까 '뚫다'가 자주 쓰인 이 페이지 같은 글을 보면 세간에서 게슈탈트 붕괴 말하는 현상, 학술적으로 정확히는 '의미 과포화'가 좀 더 일어나기 쉽다. 또한 라는 글자의 획이 아래의 받침 쪽으로 뻗어 있기 때문에 공간이 더 모자라서, ㅀ의 이 네모 아래로 조금 내려가는 글꼴이 꽤 많다.

문서에도 쓰여 있는 거지만 '비뚤어지다'라는 단어를 쓸 때 이 '뚫다'의 영향을 받아서 '비뚫어지다'라고 잘못 쓰는 일이 제법 있다. 뉴스에서도 가끔 틀린다. 비뚫어진 욕망 막는 '전자발찌' / YTN - YouTube

외래어를 소리만 적는 용법으로는 겹받침 글자인 '뚫'이 쓰일 일이 없지만, 자연 형성된 음차 용법으로는 뚫훍송이 있다. 구르무키 문자의 ਤੁਨਕ를 듣고 옮긴 표현으로, 발음은 [tunək] 정도. 단어 중간의 기식이 ㅎ으로 들려 '뚤'에 ㅎ을 넣어 '뚫'이라고 적었던 모양이다.

6. 역사

ᄯᅡ·해 구무 :· ᄒᆞᆰ ··:··ᄆᆞᆯ 무··매 當다ᇰ·ᄒᆞ·얀 어··ᄎᆞ모·미 ᄃᆞ외ᄂᆞ·
땅에 구멍 뚫고 흙을 지어온 몸을 묻음에 당하여는 가히 참음이 되느냐
법화경언해(1463)》 6:154ㄴ
한글 문헌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뚫다'의 형태는 '듧다'이다. 오늘날에 된소리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중세에 된소리가 아니었다는 건 그렇다고 치고, 이 아닌 받침이었다는 게 특기할 만한 점이다. 우리말샘에 따르면 의 형태는 19세기에나 나타난다. # 본래 '듧/들ㅸ-'로 활용하였는데, 이후 순경음 ㅂ()이 사라지면서 '듧/들우-'와 같이 나타나게 되었고 이후에 '듫/둟-'로 재구조화된 듯하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경상, 제주, 충청 방언에는 ㄼ을 보존한 '뚧다'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 삼국사기》 〈지리지〉에서 개성군(開城郡)의 고구려 시기 지명으로 등장하는 동비홀(冬比忽)로부터 '듧다'의 연원을 찾기도 한다. 고구려 지명에서 홀(忽)은 보통 한자어 성(城)과 대응하므로 자연스럽게 열 개()와 고유어 동비(冬比)가 대응 관계를 이루게 되는데, 동(冬)이 고대 한국어에서 일반적으로 'ᄃᆞᆯ'을 표기하기 위해 쓰였음을 감안한다면 실제 발음은 'ᄃᆞᆯ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열다[開]'와 '뚫다'는 비록 의미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막혀있는 것을 통하게 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니기에, 고구려어 'ᄃᆞᆯ비다'를 중세 한국어 '듧다'의 옛 형태로 상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7. 기타

찢다, 깨다 등 강한 행동의 단어들이 대체로 된소리로 나타나는 것처럼 '뚫다' 역시 된소리로 나타나고 있다.

언중들 사이에서 이미지는 확실한 단어라서, 변기 막힌 걸 해결하는 장치 역시 뚫어뻥이라는 단어가 순조롭게 정착할 수 있었다.

8. '뚫다'가 들어간 문서

9. 관련 문헌



[1] 모순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논리학에서는 '모순' 일화의 이런 관계는 '반대'라고 말한다. 둘 다 거짓인 것, 즉 '모든 것을 뚫지는 못한다'와 '모든 것을 막지는 못한다'는 동시에 성립할 수 있으므로, '모순' 우화의 관계는 논리학상으로는 모순 관계가 아니다. [2] 옛한글까지 치면 획수가 가장 많은 글자는 ꥪᆒퟤ(29획)이며, 현대 한글 기준으로는 뾃, 뾆, 쀏, 쀒(20획)이다. 획수로만 치면 현행 한국어 정서법상으로 쓰이는 글자 중에서도 '짧-', '떫'이 13획으로 더 많다. 인터넷에서 희한한 글자 모양으로 인기를 끌었던 ''도 13획. 그러나 '짧', '떫'은 모음 'ㅏ, ㅓ'가 자음 오른쪽에 배치된 특성상 공간이 잘 안배되어 '뚫'보다 더 공간이 널널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