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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14:06

나를 좋아하는 건 너뿐이냐/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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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권
1.1. 초반1.2. 중반1.3. 후반1.4. 반전1.5. 결말
2. 2권
2.1. 초반2.2. 중반2.3. 후반2.4. 반전2.5. 결말2.6. 비판
3. 3권4. 4권5. 5권6. 6권

1. 1권

1.1. 초반

키사라기 아마츠유, 통칭 '조로'는 외모, 성적, 운동신경 모두 보통인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아침엔 소꿉친구이자 테니스부 에이스인 히나타 아오이, 통칭 '히마와리'에게 이끌려 억지로 전력 질주 등교. 그런 조로를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중학교 동창이자 야구부 에이스 투수인 절친 오가 타이요, 통칭 '선 짱'이다. 선 짱은 조로와 히마와리에게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냐며 짓궂게 놀리는데, 농담으로 넘기면 될 것을 어째선지 히마와리의 얼굴이 붉어진다. 한편 학생회 서기를 맡고 있는 조로는 방과 후 학생회실로 이동. 그곳에는 3학년 선배 학생회장이자 히마와리와 함께 교내 인기 순위 1·2위를 다투는 미인인 아키노 사쿠라, 통칭 '코스모스'가 있다. 조로는 예산 편성을 위한 부 활동 시찰에 코스모스와 동행하게 됐는데, 테니스장을 거쳐 야구부로 향하려는 둘을 보는 히마와리의 심기가 왠지 불편해 보인다. 야구부에서는 선 짱이 코스모스 앞에서 조로를 칭찬하자, 이번에는 코스모스의 얼굴이 붉어진다. 이유가 짐작이 안 가던 차에, 마침 야구부원과 부딪칠 뻔한 코스모스를 조로가 몸으로 막았고, 그 과정에서 스마트폰의 액정이 깨지고 만다. 그래도 그 덕분에 코스모스 쪽에서 사과의 의미로 토요일 밖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히마와리는 또 그걸 듣고 일요일엔 자기랑 외출해야 한다며 조로에게 떼를 쓴다. 이렇게 해서 두 여자와 주말 약속이 잡힌 조로는 토요일을 맞이했고, 두근거리며 약속 장소에서 코스모스를 기다리는데...

1.2. 중반

사실 코스모스와 히마와리가 좋아하는 사람은 조로가 아니라 선 짱이었으며, 이들이 조로를 불러낸 것은 자기들이 선 짱과 사귈 수 있도록 조로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계기는 지난 해 있었던 고교 야구 지구 대회 결승전. 역전패를 당해 고시엔 진출 기회를 놓친 선 짱은 사람들 앞에선 괜찮다며 웃고 있었지만, 혼자 남게 되자 분함에 눈물을 터뜨리고 있었다. 마침 코스모스와 히마와리는 서로 정반대 방향에서 (서로의 존재는 몰랐다) 그 모습을 목격했는데, 그때 동시에 선 짱에게 반한 것이었다.

둔감형 주인공의 뻔하디 뻔한 하렘물인 줄 알았던 초반 전개가 여기서부터 뒤집히며, 조로도 실은 그런 둔감 속성을 연기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자기 앞에서 얼굴을 붉히거나 하길래 영락없지 연애 플래그가 꽂힌 줄 알고 시치미 떼고 있었더니, 기대하던 고백 이벤트는 틀어졌고, 실은 두 사람의 심상찮았던 행동들도 죄다 선 짱을 의식한 것이었음을 깨달아 분노한 조로는 드디어 독자들에게만 본색을 드러낸다. 속마음에서의 말투가 거칠어지고 일인칭도 보쿠에서 제목처럼 오레로 바뀌는 등.

그래도 두 명이서 한 사람을 좋아하는 이상, 둘 중 하나는 깨질 운명. 한쪽이 선 짱과 이어지면 남는 한쪽은 자기가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남았다고 생각한 조로는 계속 본성과 속내를 숨긴 채 양쪽을 도와주기로 한다.대신 같은 부탁을 양쪽에서 받았으며 공평하게 도와줄 것을 두 사람에게 선언하는데, 조로와 달리 진작 서로가 선 짱에게 마음이 있음을 눈치챈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는 서로에게 적의까지 품고 있었으나 조로의 협력을 얻기 위해 마지못해 이에 동의한다.

문제는 조로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선 짱 앞에만 서면 당황해서 허둥대는 바람에 일을 점점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도서실에 갈 때마다 독설을 퍼부어서 영 대하기 껄끄러웠던 도서위원 산쇼쿠인 스미레코, 통칭 '팬지'가 어째선지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를 돕는 사정을 다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점심 시간마다 도서실에 오지 않으면 오가(선 짱)에게 사실을 말하겠다고 협박을 해 왔다.[1] 알고 보니 팬지는 조로를 스토킹 중이었고, 조로를 좋아하며, 조로가 거친 본성을 숨기고 연기 중인 것도 알고 있으며, 팬지가 좋아하는 것은 본성 쪽이라는 것이다. 비밀을 죄다 들킨 조로는 팬지의 요구대로 꼼짝없이 점심시간마다 도서실에 팬지를 만나러 와야 하며, 팬지 앞에서만 본성을 드러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묘한 것은, 팬지와 사귈 생각이 없다고 선언한 조로에게 팬지는 자기도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2] 그리고 이때부터 둘은 대놓고 서로 못생겼다고 폭언을 늘어놓는 사이가 된다.

한편 조로는 팬지의 조언에 따라 선 짱이 지금 따로 마음에 둔 상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 짱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그 상대가 하필이면 또 팬지였다. 그 계기 또한 작년 고교 야구 지구 대회 결승전. 패배 후 송진을 제대로 안 바른 걸 후회하며 몰래 운 뒤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사람이 가장 없는 남쪽 출구로 나가려던 선 짱은, 그쪽에 서 있던 팬지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3] 그때부터 팬지에게 반했다는 선 짱은, 조로에게 사실을 털어놓은 김에 자신과 산쇼쿠인(팬지)을 이어달라고 부탁한다. 비록 절친의 부탁이긴 하지만 이미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를 돕고 있는데 둘을 배신할 수 없었던 조로는 이를 거절한다. 그러자 이어서 선 짱은 야구에 관한 질문을 해오는데, 한 번만 얻어맞으면 바로 지는 상황에서 4번 타자를 만나면 투수로서 거르는 게 좋겠냐는 질문이었다. 이는 작년 그 경기에서 패하기 직전의 상황으로, 당시 선 짱은 그렇게 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걸었다가 역전패를 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조로는 어떤 때라도 피하지 않고 전력 투구하는 게 선 짱이라며 솔직하게 답을 했고, 그 대답에 선 짱은 만족한다.

이제 선 짱의 마음을 알게 된 이상, 완고한 성격의 선 짱이 히마와리나 코스모스와 사귀도록 유도하기는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현 상태로 자기가 그 둘 중 하나와 사귀는 것은 가망성도 없거니와, 그렇게 되더라도 남은 한 명을 계속 선 짱과 사귀도록 돕느라 고생해야 할 우려가 있다. 자기가 그 음침한 스토커 팬지와 사귀기는 싫고, 그렇다면 팬지와 선 짱이 이어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 조로는 팬지에게 선 짱과 사귈 것을 요구한다. 팬지는 처음으로 화를 내며 거절, 조로에게 당분간 도서실에 안 와도 된다고 말한다. 생각보다 많이 화를 내자 당황스럽기도 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조로. 그런데 도서실을 나오자마자 조로는 팬지로부터 다음 주 화요일부터 오라는 문자를 받는다.

일단은 계속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를 돕고 있던 와중에, 아직 한 주가 지나지 않았는데도 다른 반인 팬지가 직접 조로네 반으로 찾아온다. 조로와 팬지의 사이를 몰랐던 선 짱은 놀라서 둘이 친하냐고 물어보는데, 부정하는 조로에 대해 팬지는 "너무해, 그런 짓까지 해 놓고."라고 오해를 유도한다. 물론 이는 지난번 조로가 팬지를 화나게 했던 일을 말하는 거라고 조로는 생각했지만, 제대로 오해한 선 짱은 다짜고짜 절친 조로의 멱살을 움켜쥔다. 응? 그러자 팬지는 조로가 도서 대출 기한을 넘겨서 너무하다고 한 것이고 그 책을 돌려받으려 왔을 뿐이라고 수습한다. 어찌저찌 오해가 풀린 선 짱은 조로에게 사과했고, 사소한 복수를 마친 팬지가 교실을 나간 후 이제 용서했다는 문자를 보내며 조로의 실수 건은 일단락된다.

1.3. 후반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를 돕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휘둘리며 고생만 잔뜩 한 조로는 이제 둘에 대한 마음이 거의 식어버렸고, 그저 지긋지긋한 연애 상담에서 빨리 해방되길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찻집에서 코스모스로부터 듣게 된 의외의 소식은 선 짱이 코스모스에게 자기는 팬지를 좋아한다며, 팬지와 잘 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코스모스는 선 짱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기에게 숨겼다는 것을 이유로 조로를 비난하는 한편, 선 짱에게 팬지와 잘 되도록 조언까지 해줬느냐며 격노한다. 선 짱이 말하길, 야구에 비유해서 자신의 연애 문제를 상담했더니 제대로 대답해줬다는 것. 이때서야 조로는 그때 질문이 단순히 야구 얘기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애초에 선 짱의 마음을 숨겼던 것도 단순히 코스모스와 히마와리가 상처 받을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지만, 이미 변명을 들을 생각이 없던 코스모스는 멋대로 착각한 채 조로를 매도하며 찻집을 떠나버렸다.

한편 히마와리도 선 짱 사이에서 똑같은 상황을 겪고 조로네 집에 찾아왔다. 코스모스 때는 당황해서 오해를 해명할 틈도 없었기에, 이번에는 히마와리가 추궁하기 전에 조로가 선수를 치기로 한다. 팬지와 사귀게 도와달라는 부탁은 거절했지만, 야구 얘기에는 솔직하게 대답했다고. 그러나 히마와리는 이 말을 믿지 않는다. 이미 선 짱이 '연애 문제를 야구에 비유해서 상담했더니 조로가 제대로 알아듣고 내 등을 밀어줬다'라고 히마와리에게 말했기 때문.[스포일러] 결국 어느 쪽의 오해도 푸는 데 실패한 채, 조로는 둘에게 배신자로 찍히고 만다. 그리고 여태 앙숙처럼 굴던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는 선 짱에게 부탁받은 대로 선 짱의 사랑을 응원하자며 협력하기로 했으며, 코스모스는 조로에게 너는 더 이상 필요없다고 선언한다(...).

이렇게 소꿉친구도 친한 선배도 잃은 채 끝나길 바란 건 아니지만, 어쨌든 벗어나고 싶다던 바람대로 연애 상담 건은 끝이 났다. 하지만 화요일이 되어 지난번 팬지의 요구대로 다시 점심 시간에 도서실에 들르자 팬지가 재밌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하더니, 정말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팬지의 유도로 무심코 접수 데스크에 앉아 있었더니, 선 짱, 히마와리, 코스모스가 한꺼번에 도서실로 찾아온 것. 여태 조로는 도서실에 들르는 걸 주변에 비밀로 하고 있었으며, 도서실 자체도 인기가 없어 평소에도 조로 외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그런 도서실의 접수 데스크에 떡하니 조로가 앉아 있으니 세 사람은 조로와 팬지가 보통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끔 된 것이다. 팬지와 친해지려고 찾아온 선 짱과 그를 도우려 동행한 히마와리, 코스모스는 팬지와 사귀고 있으면서 자기들을 농락한 거냐며 조로를 무섭게 추궁한다.

이에 그동안 쌓였던 억울함이 폭발한 조로는 결국 참지 못하고 얌전한 성격 연기를 그만둔다. 그렇게 원래 말투로 돌아간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을 땐 마음대로 부려먹어 놓고 수틀리니 손바닥 뒤집듯 사람을 내치는 너희가 나를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고 히마와리와 코스모스에게 일갈. 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아무 대꾸도 반박도 못한다. 이렇게 사이다 장면이 이어지나 싶었더니만, 뜬금없이 팬지가 "그런데 왜 나한테 오가 군(선 짱)과 사귀라고 한 거야?" "히나타 양(히마와리)이나 아키노 선배(코스모스) 둘 중 하나는 내 것이 될 거라고 말했었지?"[5]라는 말을 해버려서 오히려 그동안의 모든 갈등 관계가 안 좋은 쪽으로 대폭발해버렸다. 즉, '히마와리와 코스모스에게는 선 짱과 사귀게끔 돕겠다고 해놓고 정작 선 짱에게는 팬지와 잘 되라고 응원했으며, 정작 자기는 선 짱 몰래 팬지와 친밀한 사이이면서 그런 팬지에게는 또 선 짱과 사귀라고 하질 않나, 히마와리와 코스모스 둘 중 하나가 선 짱과 사귀게 되면 남은 한 명을 위로해서 차지하려고까지 했다'라는 식으로 오해하게 유도한 것이다.

이렇게 되자 히마와리와 코스모스에게는 모진 비난과 질타를 당한 것은 물론, 선 짱에게는 발음이 샐 정도로 두들겨 맞고 화장실에 버려지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어떤 여학생 한 명이 도서실에서의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 소문을 내버리는 바람에 전교생으로부터 인간 쓰레기 취급을 받기까지 한다. 이에 교과서, 신발, 책걸상이 훼손되고, 책상에 국화꽃이 올라가 있거나, 화장실에 있으면 물을 뿌리는 등 학생들로부터 온갖 집단괴롭힘을 당한다. 히마와리, 선 짱과 절교하게 된 것은 물론, 학생회에서도 일방적으로 쫓겨났다. 이미 비밀을 죄다 들켰기 때문에 도서실은 더 이상 갈 이유도 없어졌지만, 애초에 선 짱이 매일 드나들고 있어서 일부러 가기도 껄끄러워졌다. 다만 이렇게 고립된 상태에서도 오직 팬지와는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로 남게 되었다.

1.4. 반전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팬지로부터 '진짜 마음'을 알려주겠단 연락을 받은 받은 조로는 점심시간에 도서실을 찾는다. 안으로 들어가자 팬지가 어떤 책을 한 권 가져와 달라고 부탁해 서가 안쪽으로 갔는데, 그 순간 선 짱이 들어와서 나오지도 못하고 팬지와 선 짱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그런데 팬지는 갑자기 왜 조로를 속이고 함정에 빠뜨렸냐고 선 짱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조로는 어리둥절해하는 한편, 선 짱은 당황하더니 결국 탐정물의 범인 모드가 되어 순순히 죄상을 자백한다.

선 짱은 중학생 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로부터 '조로를 좋아하니 이어지게 해달라'고 부탁받은 경험이 있었다. 당시에는 당장 짝사랑 상대의 마음을 사려고 부탁을 들어줬지만,[6] 이를 계기로 조로를 증오하게 된 선 짱은 언젠가 기회만 오면 복수할 것을 다짐하며 계속 절친 관계를 연기해 왔다. 그러다 최근 히마와리와 코스모스가 자기에게 이것저것 호의를 베푸는 데다, 둘의 사이가 험악하다는 것까지 알게 된 선 짱은 두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며 조로가 이를 돕고 있다는 것까지 눈치챘고, 이를 조로에 대한 복수의 기회로 삼기로 한다. 원래는 조로에게 자신과 팬지 사이를 돕게 만든 다음, 히마와리와 코스모스에게 발각되게 해 관계를 파탄낼 작정이었다. 이 시도는 조로가 곧바로 부탁을 거절하면서 틀어졌지만, 곧이어 야구에 대한 고민을 가장해 판 함정에 조로가 보기 좋게 빠지고 만 것이다. 그리고 조로와 팬지가 도서실에서 함께 있는 장면을 히마와리, 코스모스와 함께 목격한 선 짱은 이를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조로를 철저히 몰아붙였다. 모두 팬지의 의도대로였음은 선 짱도 몰랐지만.

한편 팬지가 그때 조로의 비밀을 폭로한 것은 선 짱이 팬지를 조로의 편으로 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조로에게서 전해들은 말만으로도 선 짱이 조로를 속이고 있음을 진작 간파했던 팬지는, 조로에게 위기가 닥치자 앞으로도 선 짱을 계속 도서실로 유인해 빈틈을 드러내게 하려고 일부러 조로와 거리를 뒀던 것이다.

또한 조로는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선 짱은 조로가 본성을 숨기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팬지가 굳이 책을 회수하러 교실로 찾아왔을 때 팬지가 조로를 좋아한다는 것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며 조로에 대해 분통을 터뜨린다. 그러자 팬지는 지금까지 조로가 했던 모든 행동이 누구보다 선 짱을 가장 우선으로 위했기 때문이었음을 밝히며, 히마와리나 코스모스를 선 짱과 이어주려 한 것도 조로가 양쪽 다 선 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팬지에게 선 짱과 사귀라고 했던 것도 선 짱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사귈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으며, 선 짱에게 얻어맞는 와중에도 투수인 선 짱의 손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조로의 속마음까지도.폭로해 조로의 수치심을 극한까지 올려버린다. 본격 독심술 배틀물

그리고 팬지가 조로에게 반한 이유도 여기서 밝혀지는데, 지난 해 야구 결승전 때 조로는 시합에 진 선 짱을 위로하기 위해 선 짱이 좋아하는 쿠시카츠를 양손 한가득 사서 북쪽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상술했듯 선 짱은 남쪽 출구로 나가버렸기에 결국 엇갈렸다.) 팬지는 남쪽 출구로 나가기 전에 북쪽 출구 쪽을 보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비웃어도 꿋꿋이 친구를 위해 기다리는 모습에 감동한 팬지는 이때부터 조로를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조로는 이 말을 듣고 왜 그때 자기가 팬지를 보지 못했는지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마침 어느 가슴 큰 미녀에게 정신이 팔려 있었음을 떠올리며 단순히 못 보고 지나쳤을 거라 납득한다...) 그리고 그렇게 친구를 위했던 조로를 속이고 배신한 선 짱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자 선 짱은 도서실에 아무도 없다고 착각해 적반하장으로 팬지에게 못된 짓을 하려는데, 그런 선 짱을 막기 위해 조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로는 히마와리와 코스모스 두 사람에 대해 얼굴도 보기 싫을 만큼 싫어졌다고 욕하면서도, 두 사람의 마음은 진실된 것이었다며 그들에게 사과하라고 멱살을 쥐고 선 짱을 다그친다. 모든 것이 들통나자 순순히 둘에게 사과할 것을 약속하면서도, 조로에게는 어떡할 거냐고 확인하는 선 짱. 그러자 조로는 자기가 당한 일은 어차피 자업자득이며, 괜히 자기한테 얽혔다가 선 짱까지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가볍게 넘긴다. 그러자 선 짱은 '또 다시...'라며 조로에게 빚을 지는 게 처음이 아닌 듯 의미심장한 말을 흘린 뒤, 나는 아직 너에게 진 것이 아니니까!라는 클리셰와 함께 퇴장한다.

비록 조로가 따돌림을 당하는 현 상황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팬지는 조로가 선 짱과 자기를 이어주려 한 것이 그래도 자기를 그만큼 '좋은 여자'로 인정했다는 것 아니냐면서 만족해 하고, 조로도 이를 부정하지 못하는 한편, 유일하게 자기 편이 되어준 팬지에게 속으로 고마움을 느끼며 앞으로도 도서실을 찾기로 한다.

1.5. 결말

다음 날, 등교하니 신발장 앞에 코스모스가 서 있었다. 거기서 비키라고 쏘아붙이고는 그래도 덕분에 신발이 멀쩡했으니까 오늘은 쓸만했다고 생각한다. 교실로 들어서자, 히마와리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역시나 할 말 있으면 빨리 하라고 쏘아붙이고는 그래도 덕분에 의자에 압정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어째서 이 둘이 자신을 돕는지 몰라 의문을 품는데... 이때 선 짱이 갑자기 자신을 부르면서 '아직 9회말 2아웃이니 역전해 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조례 후에 선 짱이 자신이 한 악행을 (히마와리와 코스모스의 이름은 숨긴 채) 공개적으로 말하고 바닥에 엎드려 사과한다. 괴롭힘의 표적이 선 짱으로 바뀔 걸 걱정한 조로는 팬지에게 네가 꾸민 일이냐며 따지자만, 이는 팬지도 몰랐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다만 팬지가 짐작하기를, 선 짱의 절대로 지기 싫어하는 성격상 원한을 품은 상대로 인해 자신이 지켜지는 상황을 참을 수 없어서 그런 행동을 했을 거라고.

이후 팬지가 '오가 군(선짱)이 왜 자신을 좋아하게 된거 같냐'고 물어보자 조로는 이미 들었던 대로 시합에 진 선 짱을 격려해 줬기 때문 아니냐고 답하지만, 팬지는 그가 거짓말을 했다면서 자긴 그때 이름을 알려줬을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조로를 뒤돌게 한 후에 봉인을 푸는데... 1년 전 조로가 야구장 북쪽 출구에서 선 짱을 기다릴 때 보았던 긴머리의 거유 미인이 눈 앞에 서있었다.[7][8] 여태까지 팬지는 가슴을 천으로 압박해 빨래판으로 만들고, 땋은 머리와 안경으로써 본래 외모를 숨겼던 것이다. 조로를 비롯한 보통 사람들은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컸지만, 선 짱은 이미 팬지의 본명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그녀가 도서위원 산쇼쿠인 스미레코와 동일인임을 알 수 있었다.

당시 야구 대회 결승전이 끝난 직후, 찜통 더위에 뜨거운 쿠시카츠를 잔뜩 들고 서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9] 조로의 모습에 흥미를 느낀 팬지는 집이 가까운 남쪽으로 나가기 앞서 북쪽 출구에 들러 조로에게 말을 걸었다. 심지어 팬지는 그쪽에 관심이 있으니 어디 시원한 찻집에라도 가서 얘기를 나누자고 꼬시기까지 했는데, 조로는 경기 중에 넋을 잃고 쳐다보다가 파울 볼을 얻어맞았을 정도로 흥미 있던 미인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며 거절한다. 그럼 기념으로 쿠시카츠나 하나 달라는 부탁마저 전부 선 짱에 줘야 하니 거절. 팬지는 아쉬워하면서도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고 기뻐하며, 다음에 다시 만나도 부드럽게 대해줄 것을 약속받으며 떠나간다. 조로는 이름과 연락처를 물어볼 타이밍을 놓친 걸 후회했지만... 결과는 좋았다

이후에는 완전히 팬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서, 매일 도서실에 오지 않으면 이 모습은 안 보여준다고 하자 냉큼 매일 온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팬지가 딱 1초간 조로의 볼에 뽀뽀를 해준다. 마지막으로 서로에 대한 최저의 평가와 함께 이름을 부르며 끝난다.

2. 2권

여기서 질문. 어느 날 갑자기 미소녀와의 러브 코미디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어떡할래? 물론 망설이지 않고 럭키 스케베를 즐기겠지? 하지만 만약 그랬다간 자기 인생이 끝난다면 어떡할래? 내가 지금 그 상황에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귀여운 계열의 소꿉친구 히마와리와 쿨 계열의 미인 학생회장 코스모스 선배 두 사람과는 '그 사건'으로 어색한 관계가 되지 않았었나? 그런데, 왜 히마코스와 나는 이런 러브 코미디 이벤트를 체험하고 있는 거지?! '그것'을 당하면 인생이 끝난다니까~~!!
어이, 여전히 초능력자에 음침하고 입 거칠고 수수한 쇼와 안경 소녀 팬지, 조금은 거들어라. 아, 하지만 나는 지금도 너를 엄청 싫어하니까. 네 '정체'를 알고 있어도 말이야!

그의 신변에 대체 무슨 일이?! 1년 전 고교 야구 지구 대회 결승전과 관련된 진(신) 히로인도 등장해, 예측을 불허하는 제2권!

2.1. 초반

선 짱의 사과 이후로 조로를 향한 괴롭힘은 멈췄고, 들통난 본래 성격도 반에서 받아들여졌지만, 여전히 당사자 세 명과는 어색한 상황이 이어진다. 그런 무거운 분위기에서 그나마 말을 걸어 주는 반 친구는 하네타치 히나, 통칭 '아스나로'. 신문부원으로 활둥하는 여학생 아스나로는 츠가루 출신으로, 평소에는 경어를 쓰다가 당황하거나 화가 나면 츠가루 사투리를 쓰는 습관이 있다.

한편 팬지와는 결과적으로 조로네 집에 팬지가 놀러와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함께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 실은 서점에서 책을 읽던 팬지가 우연한 계기로 조로의 어머니 케이키와 친해졌는데, 알고 보니 한쪽은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이고 한쪽은 아들의 학교 친구였던 것. 물론 조로는 어머니의 초대로 집에 찾아온 팬지를 보고 까무러치지만, 식사 후 밤이 되어 어쩔 수 없이 팬지를 역까지 바래다주던 길에 손을 잡아 오는 팬지를 뿌리치지는 않았다. 이때 팬지는 '친구는 많을수록 좋은 거'라며, 어차피 망가진 관계, 더 망가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으니 그냥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라고 조언을 한다.

전날 팬지의 조언에 용기를 얻은 조로는 세 명과 화해할 결심을 한다. 그들로 인해(특히 선 짱) 학교에서 밑바닥까지 떨어지고 괴롭힘까지 당했던 조로지만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사과하는 식으로 화해하는 대인배적 모습을 보여준다. 히마와리에게는 갑자기 땅에 엎드려 사과 후 화해, 선 짱은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이용해 결투장을 보내 옥상으로 불러낸 후 공부로 승부하자 → 안 해 → 아몰랑 그냥 화해! 순으로 화해. 깜빡하고 잊고 있던 코스모스는 히마와리와 선 짱이 사과했다는 얘기를 듣고 조로를 몰래 지켜보다 들킨 후 또 조로가 먼저 사과하면서 어영부영 화해한다. 이렇게 조로는 친구들과의 일상을 되찾았고, 이들과 도서실에서 스터디 모임을 연 이래 팬지를 포함한 다섯 명은 점심시간마다 도서실에 계속 모이게 된다.

2.2. 중반

다시금 절친과 미녀들에 둘러싸인 학교 라이프를 만끽하려던 찰나, 아스나로가 할 말이 있다며 조로를 불러낸다. 심상찮은 아스나로의 태도에 새로운 고백을 예감한 것도 잠시, 주저하던 아스나로는 갑자기 조로를 압축 쓰레기이자 여자의 적이라고 매도한다. 아스나로에 따르면 조로는 팬지, 히마와리, 코스모스와 문어발식 연애를 하고 있으며, 그들과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증거 사진까지 죄다 찍어 두었다는 것이다. 지난 해 야구장에서 가슴 큰 여자를 유난히 뚫어져라 볼 때부터 알아봤다며, 정의감과 기자 정신으로 똘똘 뭉친 아스나로는 앞으로 밀착 취재를 통해 의혹이 확정되면 그 사실을 학교 신문에 써서 알리겠다고 선언한다. 마침 학교에서는 2학기의 문화제와 별도로 1학기에 열리는 전시회, '백화제'가 예정돼 있었는데, 그때 낼 특집호에 기사가 실릴 예정이므로 조로는 그때까지 아스나로를 달고 다니며 오해(?)를 풀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한편 코스모스는 조로에게 백화전의 이벤트 '화무전(花舞展)'에 참가해 줄 것을 부탁한다. 화무전이란 전교생 중 선택받은 남자 한 명만이 여자 세 명과 번갈아 춤을 추는 이벤트로, 여기에 참가한 남자는 그 세 명 중 한 명과 반드시 사귀게 된다는 전설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그 선출 방법이 여자는 학생들의 투표로 뽑힌 우선순위에 따라 그중 희망자를 세 명까지 뽑는 것이지만, 남자의 경우 이렇게 했다가 투표에서 이기기 위해 피 튀기는 암투가 벌어졌던 흑역사 때문에 추첨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이번에는 마침 조로가 당첨됐는데, 평소 같으면 기뻐서 날뛸 일이지만 문제는 여기에 참가했다간 안 그래도 아스나로로부터 세 다리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아스나로의 눈치를 보며 사퇴 얘기를 꺼내 보지만, 코스모스는 이번에 조로가 뽑힌 것 때문에 자기도 사퇴했던 작년과 달리 참가하기로 했다며 섭섭해한다. 어쩔 수 없이 참가한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히마와리까지 코스모스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는 조로 때문에 참가하겠다고 말해 아스나로의 의혹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렇게 여학생 투표 1위와 2위는 화무전 참가가 결정됐지만, 이상하게도 우선순위 안에 드는 3위부터 10위까지는 모두 참가를 거절했다. 댄스 파트너가 될 조로의 교내 평가가 지난 사건의 영향으로 아직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주된 이유인즉 압도적 1·2위인 코스모스와 히마와리 사이에 껴서 이벤트에 나갔다간 너무 비교돼서 망신을 당할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참가 희망자가 나오지 않는 한 직접 찾아다니며 참가자를 구해야 하는데, 이대로 코스모스에게 맡겼다간 설득한답시고 조로를 과하게 칭찬하다 아스나로가 쓸 기사 내용이 악화될까봐 걱정된 조로는 학생회도 아니면서 코스모스를 따라다녀야 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아스나로가 준비하던 폭로 기사 초안이 어쩌다 발행분에 섞여 미리 공개되는 바람에 학생들 일부가 기사를 읽고 말았고, 반을 주도하는 카리스마 여학생 집단이 기사 내용으로 조로를 추궁하기에 이른다. 이들을 적으로 돌렸다간 또 다시 반에서의 입지를 잃게 되는 위기 상황에서, 다행히 이때 일일이 신문을 회수하던 아스나로가 실수로 나간 오보였음을 인정하며 카리스마 집단에게 조로를 변호한 덕에 사태는 더 번지지 않고 수습되었다. 그러나 백화제 때 정식으로 해명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는 학생들로부터 잠정적인 의혹 상태에 놓이게 된 탓에, 화무전 세 번째 참가자 찾기는 더욱 어렵게 되었다.

답이 안 보이는 양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조로에게, 선 짱은 자기가 그 세 번째 참가자가 되겠다고 한다. 당연히 남자가 어떻게 참가하느냐며 조로가 의문을 갖지만, 이미 코스모스 회장으로부터 신선해서 괜찮겠다는 확인도 받았다고 해 화무전 참가자 문제는 의외의 방법으로 쉽게 해결됐다. 하지만 여전히 아스나로의 오해를 풀 방법은 보이지 않았고, 당장 댄스 연습이 더 급했기에 한동안 조로는 방과 후에 도서실을 빌려 선 짱, 히마와리, 코스모스와 연습에 매달린다.

하지만 이 연습마저도 화무전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는 쉽지 않게 됐는데, 조로를 제외한 세 명이 학생회 및 각자의 부 활동 때문에 방과 후 시간을 낼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오보 사건 이후로 사태가 훨씬 심각해졌음을 깨달은 코스모스와 히마와리는 의혹을 풀기 위해 조로와 거리를 두기로 한다. 또 점심시간마다 아스나로를 따돌리고 오느라 힘들어하는 조로의 부담도 덜 겸, 두 사람과 선 짱은 당분간 점심시간에도 도서실에 오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코스모스는 이 사실을 조로네 교실에 찾아가 직접 아스나로에게 전하는데, 코스모스의 의도는 더 이상 조로를 따라붙으며 취재해도 나올 것이 없으니 포기하라는 것이었으나 그런 행동 자체가 오히려 의심의 재료가 된다는 것을 아스나로에게 지적받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팬지도 조로의 문제를 돕고자 도서실에 억지로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아무도 안 오는 도서실에 외롭게 남겨질 팬지를 걱정해 조로는 방과 후에도 도서실을 찾는다. 그렇게 도서실에서 파트너도 없이 혼자 댄스 연습을 하고 있으려니, 함께 연습하자고 제안하는 팬지. 이렇게 백화제 직전까지 조로는 팬지와 댄스 연습을 하게 되었다.

2.3. 후반

드디어 화무전이 열리는 백화제 첫째 날이 다가왔다. 학교 신문 특집호는 백화제 둘째 날에 공개되므로, 이날은 아스나로의 밀착 취재 마지막 날이자 기사 내용을 고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록 취재 때문이긴 해도, 그동안 아스나로와 함께 다니면서 조로는 그녀가 자길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기에 기사 내용을 크게 걱정하진 않게 됐으며, 부득이 히마와리 등과 다시 소원하진 와중에 아스나로가 곁에 있어 줘서 오히려 고마움과 호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화무전 시작을 코앞에 두고 문제가 터졌다. 선 짱이 누군가 익명으로 보내온 보라색 만두를 잘못 집어먹었다가 배탈을 일으켜 화무전 참가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당황해서 코스모스에게 연락하는 조로를 보며 사정을 알게 된 아스나로는 운동 신경에 자신있다며 자기가 대신 참가하겠다고 말한다. 기뻐하며 다시 코스모스에게 연락했더니, 마침 바로 뒤에 있던 코스모스는 잘됐다며 아스나로를 학생회실로 데려가려 한다. 몰라도 되는 일이라며 조로를 제지하는 코스모스에게 반발하며 조로는 억지로 둘을 따라갔는데, 거기서 조로는 생각지 못한 진실을 듣게 된다.

2.4. 반전

조로의 세 다리 의혹은 아스나로가 조로를 좋아해서 일으킨 날조 사건이었다. 원래 밀착 취재는 단순히 조로와 가까워지기 위한 구실일 뿐이었다. 그러나 조로가 화무전 멤버로 뽑히면서 바빠져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진 데다, 여자 셋 중 하나가 댄스 파트너와 이어진다는 전설 때문에라도 아스나로는 화무전에 참가할 필요가 있게 됐다. 그래서 화무전에 나가면 망신을 당할 거란 익명의 메시지를 인기 투표 3~10위 여학생들에게 보내 참가를 포기시켰고, 부원들 몰래 기사를 바꿔치기해 오보 사건을 일으킴으로써 여학생 중 아무도 조로와 춤출 생각이 안 들도록 조로의 평판을 떨어뜨렸다. 그 틈에 조로를 돕는다는 구실로 자기가 화무전에 참가하려 했으나, 뜻밖에 선 짱의 참가로 계획이 틀어지자 당일에 괴만두를 보내 선 짱을 리타이어시켰다. 또한 점심시간에 조로가 도망가 봐야 있을 곳은 도서실밖에 없음을 뻔히 알 텐데도 굳이 놓친 척 하며 쫓지 않은 것은 그동안에 이러한 뒷공작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귀갓길에 우연히 본래 모습의 팬지와 조로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 아스나로는, 팬지만큼은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거란 생각으로 폭로 기사에 조로의 세 다리 상대 중 팬지의 이름만 실명으로 올려서 공개처형하려 했다. 이런 범행을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까지 수집해둔 코스모스는 츠가루 사투리를 정신없이 쏟아내도록 아스나로를 몰아넣었고, 결국 아스나로는 모든 것을 인정했다.

아스나로가 조로를 좋아하게 된 것은 지난 해 고교 아구 지구 대회 결승전 때. 아스나로가 맞을 뻔한 파울 볼을 조로가 대신 맞아준 것이 계기였다.[10] 전부 들통난 김에 아예 그 자리에서 조로에게 사귀자고 고백까지 하는 아스나로였으나, 당연히 조로는 단칼에 거절. 그리고 이런 때마저 조로는 소중한 친구 선 짱에게 해코지한 걸 용서할 수 없다며, 아스나로를 자기 곁에 있게 할 일은 미래영겁 없다고 선언한다. 이에 아스나로는 체념하며 정정 기사를 배포하겠다고 약속하고 학생회실을 떠난다.[스포일러3]

하지만 아직 화무전 문제가 큰일이라며 허둥대는 조로에게, 코스모스는 선 짱의 화무전 참가는 처음부터 거짓말이었으며 실은 팬지가 참가하기로 했음을 밝힌다. 게다가 조로는 화무전 멤버 투표 때 팬지의 이름을 써서 냈는데, 조로가 학생회 서기였던 탓에 그의 글씨체를 코스모스는 알아볼 수 있었다. 조로가 팬지의 화무전 참가를 바랐다는 것도 알았겠다, 코스모스와 히마와리, 선 짱은 팬지에게 참가를 부탁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본래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하는 팬지를 선 짱이 엎드려 빌어서 설득한 끝에 결국 익명 참가를 조건으로 팬지가 수락한 것이다. 모두가 이 사실을 숨긴 것은 조로를 놀래키기 위해서였고, 부 활동을 이유로 방과 후 연습을 불참한 것도 실은 팬지와의 연습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었으며 본인들은 따로 연습을 했다고 한다. 또 선 짱이 자기가 참가한다고 말하고 다닌 것은 실제 참가자가 팬지임을 당일까지 학생들에게 숨기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즉, 선 짱은 아스나로가 보낸 만두를 먹지 않았으며 처음부터 당일에 핑계를 대고 빠질 계획이었던 것. 그리고 적어도 팬지 본인은 이번 역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2.5. 결말

화무전 무대에 오른 조로는 첫 번째로 히마와리와 춤을 춘다. 그 틈에 히마와리는 조로에게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고, 없다고 대답하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조로에게, 아니나 다를까 자기도 그렇다고 말하는 히마와리. 그러나 어쩌선지 조로의 대답을 듣고 즐거워 보였다.

이어서 코스모스의 차례. 춤을 추면서 코스모스는 아스나로의 일은 걱정하지 말라며 이 일은 자기들과 선 짱밖에 모르니 비밀에 부치겠다고 말한다. 화무전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코스모스에게 포상은 없냐며 조로가 묻자, 코스모스는 볼에 뽀뽀로 답한다. 추가적으로 애니판에선 조로가 없는 일주일간 엄청 쓸쓸했다고 말한다.[12]

마지막 차례인 팬지의 등장에는 전교생이 놀랐다. 남자가 나오는 줄 알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본 적 없는 미녀가 튀어나왔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춤을 추면서 팬지는 왜 저번에 집에 갔던 날 이후로 자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느냐며 묻는다. 시치미를 떼는 조로에게 팬지는 하나씩 지난 일을 따지는데... 친구들과 화해한 직후 스터디 모임을 굳이 도서실에서 가진 것, 점심시간에 친구들을 굳이 도서실로 모이게 한 것, 화무전 연습을 굳이 도서실에서 하기로 한 것 등이 전부 자기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그 말대로 조로는 이전에 팬지를 역까지 바래다줄 때,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고 했으면서 정작 고립되어 지내는 팬지가 마음에 걸렸던 것. 그래서 힘들 때 계속 함께 해준 팬지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그런 행동을 했음을 조로는 인정했다. 팬지는 그런 조로가 더욱 좋아졌다며 대만족.

화무전을 무사히 마치고 모인 히마와리, 코스모스, 선 짱. 이에 팬지는 ( 바닥에 엎드려 가며 화무전에 참가해줄 것을 가장 간절히 애원했던) 선 짱 쪽을 바라보며 특히 너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면서, 셋에게 조로와 즐거운 추억을 남기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함과 함께 여태껏 성씨로 불렀던 셋을 별명으로 부른다. 즉 그들을 친구로 인정한다는 의미. 히마와리는 들고 뛰며, 코스모스는 수줍어하며, 선 짱은 아예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했고, 이렇게 백화제는 막을 내린다.

에필로그에서는 오보 사건 때 잠시 조로를 곤란하게 했던 카리스마 무리의 뒷얘기가 나온다. 당시 조로에 대한 추궁을 주도했던 사람은 그중에서도 특히 'A코'였는데, 학교 신문에 정정 기사가 뜨자 곤란하게 된 무리는 이를 무마하려고 A코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며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 낌새를 눈치챈 조로는 A코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애초에 자기가 처신을 잘못 해서 생긴 오해라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 힘들어하는 걸 용기 내서 말한 모습이 대단했다고 A코를 띄워주기까지 한다. 덕분에 A코로부터 사과와 감사를 받고, 무리의 나머지 사람들한테서도 점수를 벌었다. 실은 반을 주도하는 이들과 앞으로 대립하게 될 수도 있는 작은 불씨라도 지워 두려는 게 목적이었지만. 그리고 조로는 다시 한 번 자신과 선 짱에게 사과하러 온 아스나로도 진심으로 반성한 기색을 느끼고 깨끗이 용서한다. 그런데 그날 아침 뜬금없이 전학 온 처음 보는 여학생이 어째선지 조로를 알아보면서 2권 종료.

2권에서 밝혀진 사실 중 나중 권과 이어지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2.6. 비판

세 명의 사과 부분이 상당히 독자들에게 불편하게 다가오는데, 조로가 실질적으로 잘못한 거라곤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를 응원하겠다고 약속한 후 어느 한쪽이 아닌 양쪽을 동시에 도와준 것 정도다. 그리고 이것 또한 잘못이라고 하기도 웃긴 것이 두 사람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도와주지 않은 것이고, 선 짱을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둘 중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여자애를 짝지어주기 위해 두 사람 모두를 도와주었다. 둘 중 한명이 차이면 나머지 한명은 나에게, 라는 부분도 있지만 이것 또한 조로가 두 사람을 도운 근본 원인이 아니다. 심지어 자신을 좋아한다는 여자애가 사실은 선 짱이 좋아하는 애라는 사실을 알자 팬지에게 선 짱과 사귀라는 말까지 한다. 오히려 사과해야 한다면 팬지에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대로 나머지 세 명은 어땠는가 하면 객관적으로 본 독자의 입장에서는 쌍욕을 해도 모자랄 만큼 조로에게 심한 짓을 했다. 우선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는 갑자기 팬지가 조로의 잘못 아닌 잘못을 까발리자 은근슬쩍 자기들 잘못을 모조리 덮어버렸고, 조로가 선 짱에게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두들겨 맞을 때 그저 구경만 했을 뿐만 아니라 조로가 전교생에게 집단괴롭힘을 당할 때(실내화 장난질, 의자에 압정, 따돌림 등)도 그저 방관했다. 일이 해결되기 직전에 죄책감을 느껴 조로를 도와주는 시늉을 하지만 이 또한 자신들은 나쁘지 않다는 합리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건 선 짱인데, 중학교 때 혼자 조로에게 질투심을 느껴 멋대로 원한을 품어 코스모스와 히마와리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둘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조로를 인간쓰레기 취급 받도록 이간질하고, 조로를 거동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두드려 팬 후 화장실에 버리고 전교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게까지 한다. 단순히 중학교 때 멋대로 품은 질투심으로 벌인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짓을 한 것이다. 선 짱의 미친 짓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팬지에게 자신이 벌인 일을 들키자 도서실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이용해 성범죄자마냥 팬지를 덮치려고까지 한다. 결국 조로에게 저지당한다. 이건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며 경우에 따라 소년원이나 감옥도 갈 수 있다.

이 정도까지 오면 거의 일방적으로 조로가 피해를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화해할 때에는 조로가 먼저 숙이고 들어가 사과하는데, 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셋의 반응이다. 히마와리 왈 "조로 거짓말쟁이! 조로에게 많은 폐를 끼치기는 했지만, 조로도 나빠! 엄청 나쁘다고!", 코스모스 왈 "어쩔 수 없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화해를 해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이다.[13] 도저히 자신들의 사랑을 위해 조로를 도구마냥 이용하고 선 짱의 폭력을 방관하고 전교생의 괴롭힘도 방관한 여자들의 말이라곤 상상할 수 없는 반응이다. 선 짱은 소년원에 갈 수도 있을 정도로 막장 짓을 저지른 것치고는 오히려 먼저 사과한 조로를 위선자, 쓰레기 취급을 하면서 어영부영 화해한다. 이 책이 어디까지나 라이트 노벨이고 러브 코미디물인 걸 감안하더라도 좀 어처구니 없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무거운 소재를 들고 나와놓고 정작 이런 것만 가볍게 넘겨버리니 뭐하자는 건가 싶다.

다만 이런 발언들은 조로와의 화해가 이루어지면서 나온 것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히마와리, 코스모스[14], 선 짱 모두 조로와 화해하고 싶었지만 자신들이 저지른 짓이 있어서 말을 걸 엄두도 내질 못했고, 친구들과 이대로 관계가 파탄나는 걸 원하지 않았던 대인배 조로가 모든 걸 용서하고 자기도 나빴다고 말하자 조로에 대한 고마움, 미안함 등이 섞여서 일부러 이전대로의 말투를 썼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이것대로다. 집단괴롭힘으로 대표되는 셋의 행적은 일본에서도 꽤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은 것으로, 단순히 친구니까, 애들 일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넘기기에는 너무 심각한 문제다. 심지어 선 짱은 폭행에 누명 씌우기, 성범죄 미수까지 저질렀다! 그런데도 조로와 '화해'하고 싶었다는 것 자체가 자기들이 심각한 죄를 지었다는 것을 모른다는 뜻이다. 기껏해야 자기들 입으로 말한 대로 쌍방 과실로 생각했지. 굳이 이런 묘사가 없었어도 충분히 전개할 수 있었다.

가장 심각한 건 작가의 심리묘사, 서술방식인데 정리하자면 대략 이렇다.
나와 승부다! 너랑... 화해 안 해. 겁먹은 거냐? 승부는 관두고 그냥 화해하자! 훗 그래!
농담이 아니라 정말 이런 느낌이다. 마치 전설의 양판소 투명드래곤을 연상하게 하는 전개를 거쳐 몇 페이지 만에 이 넷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화해하게 된다. 이로 인해 독자들은 개쌍놈년으로 각인된 세 명과 조로가 하하호호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위화감을 느낀다. 자기 질투심 때문에 주인공을 두들겨 패고 사회적으로 밑바닥까지 끌어내린 쓰레기, 그걸 방관한 쓰레기 히로인 두 명.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여 읽는 독자들은 이들을 볼 때마다 불편할 수밖에 없어진다. 이로 인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팬지에게 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 흔한 러브 코미디의 안티테제로서 신선하게 다가온 주제였지만 작가의 역량 부족이 원인인지 화해 부분을 조심하고 신중하게 다뤄야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영부영 넘어갔다. 일본에서도 이러한 점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3. 3권

'내게 정성을 다하고 싶다'며 간구하는 전학생 미소녀.
역전의 러브 코미디 주인공에게만 허락되는 온리 이벤트가, 몹 캐릭인 내게 찾아왔다고?!
그런데 말이야, 잠깐 기다려 봐.
세상의 러브 코미디 주인공이라 불리는 녀석들은 전학생이 갑자기 호의를 나타내면, 다음 행동이 실은 '당황하며 거부한다'란 말이지. 정말 머리가 이상하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철저하게 호의를 받든다. 히마코스도 함께(팬지는 불필요), 몹이기에 가능한 하렘 루트로 나는 가겠다! 응? 그러면 제목이 사기라고? 그, 그건 나중에 어떻게든 할게.
그런 치졸한 누군가에게 천벌이 내렸는지, 모처럼 진실한 모습이 되어준 최강(속성: 미소녀 타입)의 팬지와, 나는 크게 싸우고 만다. ……이번엔 내가 일방적으로 나쁘다. 할 수 없지…… 이렇게 되면 각오를 정하고 팬지에게 '고백'이다!!

조로네 반으로 전학 온 여학생 요키 치하루, 별명 '츠바키'는 처음 교실로 들어오자마자 어째선지 조로를 알아보며 손등에 키스를 해 반을 경악시킨다. 츠바키와 조로는 이번에도 역시나 그 야구 대회에서 딱 한 번 만난 사이인데, 조로가 시합에서 진 선 짱을 위로하기 위해 샀던 쿠시카츠가 바로 츠바키가 팔던 것이었다. 이때 조로가 츠바키에게 대충 해줬던 조언이 결과적으로 츠바키네 쿠시카츠 가게를 성공으로 이끌어 번성했기에 츠바키는 조로를 은인으로 여기며 다시 만날 날을 고대했는데, 우연히도 전학 온 반에서 조로와 재회한 것. 손등에 키스한 것은 은인에게 충성의 증거로서 한 것이라고... 조로에게 학교를 안내받으며 주변 상황을 파악한 츠바키는 대뜸 자기 혼자서도 조로를 만족시킬 수 있겠다며 팬지, 히마와리, 코스모스에게 조로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를 걸고 누가 조로를 가장 기쁘게 할 수 있는지로 승부를 제안한다. 이때 조로는 모처럼 조성된 하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승부 결과를 무승부로 만들 속셈이었으나, 곧바로 팬지에게 간파당해 반드시 1등을 결정해줄 것을 요구받는다. 그래서 조로가 내린 결정은 히로인 전원 패배 및 선 짱의 승리. 내가 좋아하는 건 너뿐이다

한편 팬지는 자신이 보물로 여기는 책을 조로에게 빌려주며 감상을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이 무렵 승부로 열이 올라 있던 히마와리와 츠바키가 등굣길에 서로 조로의 가방을 들겠다며 실랑이를 하다가 지퍼가 열린 채로 가방이 날아가고 말았고, 가방 자체는 마침 주변에 있던 선 짱이 곧바로 발견해 찾아왔지만 그 안에 들어있던 팬지에게서 빌린 책이 사라졌다는 걸 다음 날 아침에야 깨닫는다. 책은 그 근처 풀숲에서 찾아냈지만 하루 동안 그 상태로 있었기에 푹 젖어 있었다. 같은 책으로 물어주기 위해 온 동네 서점을 뒤져 간신히 한 권을 찾아냈으나 희귀본이라는 이유로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고(10만 2천 엔), 조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시급이 높은 츠바키네 쿠시카츠 가게에서 생애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팬지에게도 (원인 제공자 얘기는 빼고) 자기 실수로 책을 망가뜨렸으니 사과의 의미로 알바를 해서 책을 다시 사 주겠다고 순순히 밝혔다. 이에 팬지는 같은 책을 살 필요는 없고 대신 도서실에나 평소처럼 매일 와 달라고 하지만, 조로는 고집을 부리며 거절한다.

가게에는 유난히 조로를 괴롭히는 진상 아저씨 손님이 한 명 있긴 했지만 며칠 간 그럭저럭 알바를 해 나갔는데... 요령을 익혔다고 방심한 순간 하필이면 그 손님, 마미야에게 맥주를 끼얹는 사고를 내고 만다. 마침 코스모스와 아스나로도 손님으로 와 있었는데,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마미야에게 온갖 모욕적인 폭언을 들으면서도 한마디도 대꾸할 수 없었고, 알바 선배가 대신 수습한 덕에 당장의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깊은 자괴감을 느끼며 츠바키의 지시로 조퇴할 수밖에 없었다. 귀가하니 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팬지. 코스모스의 연락으로 미리 사정을 알게 된 팬지는 이래도 억지로 알바를 계속할 거냐고 물으며, 사실은 사과보다도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고집 피우고 있지 않냐고 따진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히 조로가 생각하고 있던,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었다. 안 그래도 주변 친구들보다 뭐 하나 잘난 점이 없다며 열등감을 안고 있는데, 이런 문제로 빚까지 지면 너무나도 비참해질까봐. 조로는 팬지의 마음보다도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던 것. 팬지는 언제나 조로의 편에 있을 것이며 더 이상 스스로를 비하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런 팬지의 말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던 조로는 팬지에게 돌아가라며 화를 내고, 끝내 팬지와의 사이가 틀어지고 만다.

조로는 곧바로 자신이 화풀이를 했을 뿐임을 반성하며 팬지와의 화해 방법을 고민하지만, 쉽게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와중... 둘 사이가 험악해진 것을 금방 눈치챈 선 짱은 조로를 불러내, 이번에는 야구로 바쁘기 때문에 직접 돕진 않겠다면서도 대신 조언을 남긴다. 자신이 작년 지구 대회 결승전에서 첫 타석부터 볼인데도 홈런을 쳐냈던 일에 대해, 사실은 긴장을 풀기 위해 초구는 무조건 풀스윙을 하려고 했던 것뿐인데 우연히 홈런을 때렸던 것임을 밝히며, 스트라이크 존만 노리다간 홈런을 놓칠 수 있다고 말한 것. 여기서 뭔가 깨달은 바가 있었는지, 세탁비를 돌려받으면서도 자신을 인신공격하는 마미야에게 조로는 사과와 함께 용기를 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고, 덕분에 마미야를 할 말 없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나중에 마미야로부터 그동안 딸과의 불화로 괜한 화풀이를 했다며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기까지 했고, 마침 이날 책을 사기 위한 금액도 다 채우게 된다. 책이 언제 팔릴지 모르므로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바로 가불을 받기로 츠바키에게 양해를 얻었기에 급료 봉투도 챙길 수 있었다. 물론 이 날짜에 맞춰 책을 사러 가겠다고 서점에 예약까지 걸어 두었으나, 퇴근하고 집에 온 조로는 서점으로부터 문 닫을 때까지 오지 않길래 책을 팔았다는 연락을 받는다. 맥주를 쏟았던 날 조퇴한 탓에 계획했던 것보다 일을 더 해야 해서 예약 기한 당일에는 서점에 가지 못하게 됐지만, 다음 날 아침 일찍 가면 당연히 살 수 있을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더니 그 사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고 만 것.

다음 날 다시 한 번 책을 찾아 서점들을 헤맸지만 실패하고 자책하며 돌아오는 길에, 집 앞에서 기다리던 히마와리로부터 그토록 찾던 책을 선물 받는다. 조로가 예약했던 서점에서 책을 사간 사람은 바로 히마와리였던 것. 조로가 그동안 여러 가지 일로 인해 기운이 없었던 데다, 책을 읽고 감상을 들려주겠다고 했던 팬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너덜너덜한 책을 열심히 들여다보던 모습을 지켜본 히마와리는, 사정은 잘 몰라도 어쨌든 조로가 그 책 때문에 고민 중인 거라 생각해 시합을 앞둔 테니스부 활동도 쉬고 새 책을 구하러 서점들을 찾아다녔던 것. 게다가 그 돈이 원래 새 테니스 라켓을 사려고 모았던 돈이라는 것도 알고 있던 조로는 히마와리에게 되레 화를 낸다. 소꿉친구로서 테니스가 히마와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아는 조로로서는 자기보다도 소중한 친구인 히마와리가 시합보다 자기 따위를 우선했다는 것이 참을 수 없었던 것. 이것이 조로의 진짜 속마음임을 깨달은 히마와리는 조로를 도우려던 것임에도 또 다시 평소처럼 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미안하다며 통곡. 이에 조로도 곧바로 화를 풀고 사과와 감사를 전하며 화해한다.

이어서 팬지에게도 헌 책과 새 책을 함께 전하며, 지난번 싸웠던 일을 사과한다. 또 여전히 자기는 아무 장점도 없는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질 수 없지만, 그래도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결의를 전한다. 팬지도 조로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무사히 화해. 또 팬지는 팬지대로 가게에서 조로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츠바키에게 질투하고 있었으며, 지난번에 본래 모습으로 조로의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도 그 모습이라면 조로를 설득해 알바를 그만두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치사한 생각 때문이었음을 고백한다. 팬지의 그런 면도 포함해서 받아들이겠다는 조로에게, 팬지는 조로를 한층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하며 훈훈하게 마무리.

다음으로 알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츠바키네 가게로 갔더니, 츠바키는 따로 할 말이 있다면서 이제는 조로가 각오를 확실히 다져야 한다고 말한다. 조로가 주변에 비해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있음을 전학 온 처음부터 간파한 츠바키는, 그들이 조로를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조로를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며, 조로가 그 중심에 있음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 조로에 대한 진정한 보은이라고 생각했다. 팬지 등에게 승부를 제안했던 것도 진짜 목적은 이것이엇던 것. 이로써 조로는 앞으로 스스로를 단역 캐릭터로 깎아내리지 않고 주인공으로서 행동할 것을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2권에서 세 다리 의혹 오보 사건 때 반의 카리스마 그룹에서 고립될 뻔했다가 조로에게 도움을 받은 옆 자리 A코. 그 사건 이후로도 어째선지 A코는 조로를 험악하게 대하는데, 에필로그에서 A코의 이름은 마야마 아사카, 별명은 사잔카이며, 실은 조로가 맥주를 쏟았던 마야마의 딸이 바로 사잔카였음이 밝혀진다. 조로는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독자들에게 이름을 숨겼던 것. 사잔카네 아버지로부터 그 집안 사정을 대충 알게 된 조로는 사잔카에게 아버지와 화해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하고, 사잔카는 그런 조로를 줘패면서도 한편으로 고마움을 표한다.

이렇게 끝나는 줄 알았으나 진짜 마지막으로(...) 2권에서 조로가 화무전(학교 축제 댄스 이벤트) 참가를 권유했다가 거절당한 후배 여학생, 즉 선 짱이 속한 야구부의 매니저가 갑자기 조로에게 찾아와서는, '오가 선배(선 짱)와 산쇼쿠인 선배(팬지)가 연인이 되게 도와달라'며 부탁해 오는 것으로 3권 종료.

이후의 줄거리와 이어지는 3권의 단서들은 다음과 같다.

4. 4권

이번에야말로 나는 완전히 졌다.
어? 무슨 일이냐고? 뻔하잖아. 팬지, 즉 산쇼쿠인 스미레코의 '쟁탈전'에서 내가 패배한다는 거야.
눈앞에는 엄청난 녀석이 가로막고 서 있다. 그 최강 무적인 팬지의 천적이 나타난 거다. 몹에서 졸업해 성장한 나라고 해도, 까놓고 말해 이길 가능성은 제로겠지.
하지만 할 수밖에 없다.
팬지를 되찾기 위해.
팬지의 '저주'를 풀어주기 위해.
그 녀석은 언제나 내게 악담을 퍼부어서 열받는 데다 지금도 변함없이 엄청 싫지만, 때때로 살짝, 지켜주고 싶어진다.
그렇기에 선언한다.
나는 진정한 자신을 드러낸다. 그리고 팬지에게 사랑 고백을 한다.
고교 생활 제일의 대승부다. 자, 기다려라 강적!

5. 5권

최강의 적 '호스'는 나를 압도하는 완전 상위 호환 캐릭.
'승부에서 진 쪽은 두 번 다시 산쇼쿠인 스미레코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무대는 인연의 그 장소, 고교 야구 지구 대회 결승전으로 이동해, 우리는 '결선 투표'라는 이름의 팬지 쟁탈전에 임한다.
――어느 쪽이 팬지의 곁에 있기에 어울리는가.
보통 같으면 이길 리가 없다. 왜냐하면 녀석은 모든 것이 만능인 데다, 그 완벽함으로 인해 팬지를 '저주'로 좀먹는 치트 주인공.
그래서 이번에도 나는 '작전'을 짰다. 당연히 말도 안 되게 비겁한 걸로다. 작전은 이렇다. 히마와리, 코스모스, 아스나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호스 주변의 여자를 설득해 '깨끗한 한 표'를 뺏는다. 내 편은 아무도 없는 최악의 난관 미션이어도, 할 수밖에 없지――만, 최악이게도 나는 가장 기댈 수 있는 절친과 결별하고 말았다.
선 짱, 기운이 안 나. 나, 이번 승부 이길 수 있을까…….

1학기 편의 마지막인 5권에서는 선 짱의 1인칭 시점 서술이 병행되면서 2권에서의 엉성한 화해 묘사가 의도된 것임이 드러난다. 도서실에서 선 짱의 흉계가 밝혀질 때 조로와 선 짱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사실 그 자리에는 팬지가 불러온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도 있었으며, 선 짱 시점에서는 조로가 이지메에서 벗어난 이유는 선 짱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한 것 때문이 아니라 히마와리와 코스모스가 전교생들의 집에까지 일일이 찾아가서 잘못한 건 조로가 아니라 자신들이라고 해명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밝혀진다.

선 짱이 조로의 화해 신청을 받아들인 것에는 조로를 흉내내는 것으로 팬지에게 호감을 사겠다는 꿍꿍이가 있었고, 야구에서 오랫동안 선 짱과 콤비를 맺어왔으면서도 선 짱을 질투하고 험담하던 친구와 선 짱이 시합에서 호흡이 맞았던 것을 계기로 화해하는 것으로 성장하여, 조로와 선 짱이 진정으로 친구가 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5권에 한해 타이틀의 의미가 나(선 짱)를 좋아하는 건 너(조로)뿐이냐. 5권 표지도 화살표를 자세히 보면 팬지가 아니라 물뿌리개, 즉 조로를 가리키고 있다. 히로인들의 고백에 한 명을 정해서 지금의 우정을 파탄낼 수 없었던 조로가 하렘 선언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간 것도 포함해서 러브 코미디를 가장한 청춘우정극으로 끝냈다. 이뭐병...

뭐든 간에 집단괴롭힘을 저지른 전교생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조로가 나쁜 놈이네! 그러니까 괴롭히자!"는 마인드로 엄청난 죄를 짓고도 대충 나머지 둘이 해명했다고 "아니라고? 그럼 뭐"로 끝이다. 작가가 이지메라는 문제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6. 6권

교내에서 손꼽히는 미소녀인 히마와리, 코스모스, 아스나로, 그리고 팬지 4명으로부터의 사랑 고백에, '궁극의 대답'을 돌려준 나. ……어? '궁극의 대답'이 뭐냐고? 스포일러를 두려워 않고 말하지. ――앞 권 마지막을 읽어 주라.
자 그럼, 드디어 시작되는 여름방학! 실은 히마 코스 팬지와 여러 가지 약속을 했었지. 나가시소멘에 해수욕, 불꽃놀이도!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행복 가득한 고교 2학년 여름방학! 모든 이벤트를 철저하게 즐겨 주마!!
그래야 하는데, 왜 내 눈앞에는 호스의 절친 토쿠쇼 키타카제가 있는 건데?! 응? 나한테 상담할 게 있어? 서, 설마――!


[1] 소설 원작에서의 조로는 팬지의 이름뿐 아니라 고급스러운 이름에 비해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는 것까지 알 정도로 이미 안면이 있는 사이로 나오나, 코믹스판에서는 얼굴도 모르다가 이때 처음으로 팬지의 이름을 알게 되는 것으로 나온다. [2] 이 발언은 4권에서 다시 문제가 된다. [3] 히마와리와 코스모스는 각각 서쪽과 동쪽 출구에 있었기 때문에 이 모습을 보지 못했다. [스포일러] 3권에서는 조로와 히마와리가 소꿉친구로 오래 지내다 보니 서로가 거짓말을 할 때의 버릇을 알고 있다는 설정이 추가되는데, 1권의 이 장면에서 조로는 전혀 거짓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때 히마와리가 조로의 말을 진심으로 믿지 않았다면 설정 오류가 된다. 그래서인지 코믹스판에서는 이 장면이 약간 바뀌어서 나오는데, 조로가 속으로는 선 짱이 착각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단지 나 혼자 착각하고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라고 말한다. 이는 아마도 선의의 거짓말이 히마와리의 오해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되도록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5] 뒤의 이 말은 직접 한 것이 아닌 속마음이었다. 팬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도 조로가 하고 있는 생각을 거의 초능력자 급으로 읽어낸다. [6] 정작 조로는 사정을 듣고도 그녀를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던 것으로 보아, 조로와 그녀 사이는 이어지지 않고 흐지부지 끝난 것으로 보인다. [7] 어느 정도였냐면, "이래서 선 짱이 나를 좋아한다고 한 거야"라거나 "너의 이상형인 무조건적으로 나를 좋아하면서도 이쁜데 가슴은 크고 거기에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한 여자.. 그건 나잖아?" 같은 팬지의 굉장한 자뻑성 발언에도 평소라면 반드시 걸었을 태클은 고사하고 정신이 홀려서 대꾸조차 못했다. [8] 즉 조로는 거유 미인에게 정신이 팔린 탓에 팬지를 못 본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 거유 미인이야말로 팬지 본인이었다. [9] 조로의 원래 말투가 거칠다는 것은 이 시점에서 팬지에게 이미 들켰다. [10] 물론 1권에서도 나오듯이 이건 그냥 본래 상태의 팬지를 보고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파울 볼에 맞은 것뿐이었다. [스포일러3] 이때 조로가 코스모스를 보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자, 코스모스는 이번엔 일반석이 아니라 특별석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이는 앞의 1권 후반의 폭로전 때 조로가 굳이 자신을 열람 공간이 아닌 서가 뒤에 숨긴 것에 대해 팬지에게 불평하자 팬지는 일반석이 만원이라 특별석에 모셨다고 대답했던 것에서 이어진 말인데, 이로부터 그 자리에 코스모스도 있었다는 정황이 더욱 짙어졌다. 이 사실은 나중에 5권에서 확실히 밝혀진다. [12] 물론 조로가 부당하게 이지메를 당한 일주일인지 아스나로의 함정에 의한 일주일간의 헤어짐인지 불명. [13] 그러나 이런 반응과는 달리 그전에 본인만 혼자 화해하지 못했단 이유로 완전히 저기압이 된 상태로 조로를 바라보았다. [14] 그나마 위에 발언과 달리 본인은 아스나로에게 이때의 일을 언급하며 그런 방법으론 절대로 바라는건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조언을 해준다거나, 조로에게 "계속 조로군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어, 만약 네가 용서를 해준다 해도 내가 한 일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니까"라고 말하며 은근슬쩍 넘어간 히마와리, 선 짱과는 다르게 직접적으로 본인이 조로에게 저지른 짓의 죄가 어느정도 인지를 아주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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