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대체역사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의 주인공.주인공이지만 일반적인 대역소설 주인공들과 달리 조선을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고(오히려 퇴보시키거나 정체시키려고 함),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고 영의정으로 출세하려는 생각 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서만 행동한다. 보통 대역소설은 주인공의 계획이 성공하면서 조선이 발전하는 형태를 보이지만 이 소설은 반대로 주인공의 계획(비리계획)이 나비효과를 일으키거나 생각지 못한곳에서 실패하면서 조선이 역으로 발전하는 형태를 띄고 있기도 하다.
2. 상세
성명: 김운행(金雲行)
연령: 18세, 1731년생
본관: 안동(安東)
종족 특성: '경화사족(京華士族)'
1화에 나온 프로필
경종 때
신임옥사로 깨강정이 난 신 안동김씨(
장동 김씨)의 후예로 노론 4대신 중 하나였던
김창집의 동생
김창즙의 둘째 손자이다. 사실 원래 역사의 경우 김운행의 아버지로 설정된 김창즙의 아들 김용겸은 슬하에 양아들 김적행만 있었으며 김운행은 원 역사에 없는 창작 인물이다. 1731년 생으로 현실 역사인물 가운데선
홍대용이나
심환지와 동년배이다.연령: 18세, 1731년생
본관: 안동(安東)
종족 특성: '경화사족(京華士族)'
1화에 나온 프로필
분명 과거 급제한 준재이지만 학문은 얕다는 평을 받는다. 심지어 매사를 김운행 좋은 쪽으로 해석하는 사도세자마저도 김운행의 문재만큼은 믿지 않는다. 이런 이미지 탓에 한동안의 트렌드였던 위엄과 두려움으로 만민이 우러러보는 정치초인같은 캐릭터성은 그다지 없고 끝도없이 위상이 올라간 후반부에 들어서도 한편으론 어딘가 만만한 동네형 비슷한 취급이나 받는다. 얕보이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김운행은 자신의 명백한 적들을 제외하면 만인[1]과 친구가 될 여지를 남겼고,[2] 이런 김운행을 통해 해당 소설은 공포에 의한 통제보다 인간 간의 사랑과 우애로 묶인 관계가 더 강력하다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
딱히 생각나는 게 없으면 삼국지연의를 인용하는 버릇이 있어서 주변 지식인들은 흰눈으로 보곤 한다. 대략 국회의장이나 국무총리급 정치인이 통계나 논문 대신 야인시대, 태조 왕건 대사를 인용하고 다닌다고 보면 된다. 당시 삼국지연의가 딱 역사 기반한 2차 창작물 취급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멀쩡하게 사서삼경 인용하는 부분도 많은데, 김운행이 어느 순간부터 상궤를 벗어난 다양한 잡기에는 능하지만 정학인 성리학에 대한 학식은 없는 당세의 기인 취급을 받아서 더 그런 감이 있다. 이 소문이 널리, 과장되게 퍼졌는지 무관이 춘추좌씨전을 인용하다가 상대가 김운행이라는 걸 깨닫고 아차 싶어서 삼국지연의로 바꿔서 설명하는 배려를 보일 정도. 김운행 본인도 나중에는 즐기는 수준으로 삼국지 인용을 더더욱 마구 해대는 면도 없잖아 있다.
국가를 경영하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하기보다는 오직 자신의 영달에만 관심을 두고, 국가를 근대로 이끌기보다는 전근대에 머무르게 훼방을 놓으려 하며, 도덕성도 현대적 도덕성으로 주변을 바꾸기보다는 완벽하게 전근대에 적응해 자기 편리한대로 현대적 도덕과 전근대 도덕을 오고 간다. 심지어 제목대로 탐관오리 라이프를 승승장구해서 나아가며 온갖 이권과 돈을 챙겨먹기까지 한다. 다만 조선의 발전을 방해하는 것은 '조선의 영의정'이 되어야하는 김운행의 사정상 조선의 관리체계가 변해서 영의정이라는 직위가 자칫 사라지거나 이름이 바뀌어서는 안되고, 이후에는 본인이 퀘스트 노선에 '사도세자의 왕위'를 추가했다보니 그의 왕권을 흔들 수 있는 외부세력과 정치사상의 유입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운영자 측과 현재 단단히 사이가 틀어진 입장상 말장난이 이루어질 여지가 생기면 위험하다. 그리고 발전하지 않을 수록 자신의 스킬을 비롯한 우월점을 활용할 수 있다.
더욱 소설을 재밌게 하는건 이런 김운행의 극한의 사익추구가 결과적으로 조선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운행이 모든 정책이나 관직 생활을 하면서 충실히 횡령을 저지르긴 하지만, 그가 제안한 시무3조도 조선의 재정을 개선하고 상업을 발전 시키며, 그 과정에서 김운행이 해처먹기 위해 세운 사업체들 역시 조선에 중요하고 근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에 자극 받은 조선인들 스스로가 근대에 진행된 여러 발전들을 일으키는 묘사가 돋보인다. 그리고 이 때마다 김운행은 그런 발전들을 '유학을 모르는 서양 오랑캐들이나 하는 것' 이네 '돈도 안되는걸 왜 하느냐' 라며 폄훼하다가도 또 자기 보기에 돈이 되는건 또 같이하는 정말이지 일관적인 캐릭터성을 보이는 것도 개그 요소. 요컨대 기본적으로 국가를 좀먹는 기생충같은 존재지만 자기가 해먹을 양을 키우기 위해서 본의 아니게 국가를 발전시키는 느낌이다.
사실 한국 대체역사소설에서 가벼운 캐릭터야 여럿 있었지만 이 정도로 경중을 넘나들고 뻔뻔함 GOAT인 캐릭터는 매우 드물다. 가히 대역판의 위소보 같은 존재로 뻔뻔함과 내로남불이 선을 넘어 호감이 되는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이게 단순 대역판에서만 보는 아니라, 장르소설 판에서 봐도 김운행 같은 캐릭터는 상당히 희소하다. 그리고 보기 힘든 만큼 잘 쓰기도 어려운데 일단 지금까지 김운행은 캐릭터성 확고하고 무척이나 깔끔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제목부터가 탐관오리인 이 소설의 특징을 가장 크게 만드는 일등공신으로, 블랙코미디의 달인이던 코락스가 캐릭터성을 이용하여 소설에 강렬한 인상을 부여하는 필력으로 또 한번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3. 행적
1화에서 빙의 시점은 음서로 관직에 들어가 면신례를 받는 중이었으나, 빙의한 몸의 지식과 미처 동기화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 경황 파악을 못하고 선배들을 빠따로 두들겨 패는 바람에 그대로 커리어가 막힌다. 게다가 별호로 뭔가 무협의 거지 같은 타구봉이라는 호가 붙기까지 한다. 한편 자는 6촌형님 백춘 김원행[3] 닮으라는 의미에서 춘식(...)이다. 본인은 둘 다 엄청 맘에 안 들어 한다. 이후로 붙은 별칭들도 죄다 폭소를 자아내는데, 일단 자신의 공적으로 봉군(封君)받은 군호가 아오지군(君)[4]인데다가 EIC를 비롯한 서양세력에 타구봉이라는 별호가 이상하게 전해져 '들개도살자'가 되어버리며[5], 아무리 그래도 일국의 실세이자 권력의 핵심인물을 험한 별칭으로 부르기 껄끄러워 춘식(春植)이라는 본인의 자를 유럽인들 입맛대로 끼워맞춰 나중에 만든 칭호가 스프링필드 공작(The Duke of Springfield)이다...
이후 음서 대신 과거 제도로 정식으로 임관하기로 결정하고, 친하게 지내던 박지원의 조부 박필균이 소개한 거벽 고봉환 덕에 만 19세에 장원급제한 후 천안의 목천 현감으로 부임한다. 여기서 아전들의 부정행위 모음집인 읍총기를 두고 이를 혁파하면서 아전들이 해쳐먹던 수취를 본인이 다이렉트로 해먹는 개혁들을 단행해 쏠쏠하게 이득을 챙긴다. 서울로 올라가선 이 밑천을 가지고 군마를 납품하던 목장을 사들이고 권력을 남용해 송파나루의 불량배들을 쫓아내고 자신의 지인 상인 이재운을 시켜 한양의 암흑가를 장악하면서 본격적인 탐관오리로서 행보를 밟는다. 도성에 올라온 뒤로 세자의 최측근이 되는데 주변에서는 '세자의 장자방이라고 불리지만 하는짓은 사마중달'이라고 언급된다.
사실 김운행이 1인칭 시점으로 실토하는 탐관오리 라이프 서술트릭에 넘어가서 그냥 탐관오리로 여길 수도 있는데, 실은 당대 조선 관리 기준으로는 유능하고 나름대로 청렴하며 백성들의 생활을 펴준 훌륭한 지방관이다
물론 이건 그만큼 사방에 뇌물을 뿌리느라 그런 것이긴 하지만, 주인공 스스로 재산보다는 영혼이 걸린 영의정 자리에 오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크다. 동시에 영의정을 목표로 선물을 여기저기 뿌리느라 재산이 축나기는 하는데 그걸 아까워하지 않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물욕은 또 물욕대로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치부의 기회를 노리는 것도 그 때문이고, 급전이 필요할 때 당장 지불할 현금성 자산이 없단거지 청빈하게 산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박문수가 집을 둘러보며 '이거 다 못 누리고 죽으면 참 억울하겠어?' 라고 운을 띄울 정도로 생활 자체는 잘 산다. 선물을 이리저리 뿌리면서도 가세는 점점 피어나는 것을 보면 물욕이 없다는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운행이라는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 된다. 단 한 번 아편 밀수 시도가 대판 실패해서 딸 시집보낼 잔치 비용도 없을 만큼 날려먹었을 때 얼이 빠져 있는 꼴이 실로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한편 실학자들을 갈굴 때는 난 정통 성리학자라서 실학 같은 쓸데없는 학문은 모르겠다 같은 독백을 해대고 좀 만만한 관아의 이속이나 서리같은 구실아치들이 대드는 경우에는 너 양반이야? 과거 붙었어? 어딜 맞먹으려 들어? 같은 생각을 하며 두들겨 패는 등 전근대에 완벽히 적응한 사대부 꼰대 모습을 보이면서 자평하기론 '절망적인 전근대의 유일한 희망 같은 현대인' 이네, 영조에게 갑질 당하면 '민주공화국 시민의 혼이 깨어난다' 같은 독백을 해대서 독자들을 뒤집어지게 하기도 한다. 본바탕은 현대인인 주제에 너무나도 전근대인으로서 적응이 잘 되어 조선의 룰을 적절히 이용하여 혁혁한 탐관오리 라이프를 걷는지라 일부 독자들은 혁명이 마렵다고 하기도 한다. 물론 정말로 주인공이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과거 신분제도의 선비와 같은 정신머리를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고, 자아를 구성하는 요소인 기억에 덧붙여진 김운행의 경험이나 지식 때문에 뒤섞였다는 묘사 정도야 있다. 물론 정체성 혼란 묘사같은 게 나오는 건 아니고 3화도 지나지 않아 의식할 필요 없는 설정이 되는 수준인 만큼, 장르 소설에서 빙환 소재가 으레 쓰이듯 그냥 캐릭터 빌드를 위한 장면으로 보는게 맞을듯.
그렇다고 김운행이 탐관오리가 아닌 것은 아니다. 회차가 진행면서 국가 시스템 자체를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본인의 금고나 은행 쯤으로 취급하고, 본인의 밀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부정부패를 해먹기 좋은 조선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온갖 수작을 부려 조선의 개항과 서구화를 막으려는(?) 대체역사소설의 캐릭터 중 전례가 없는 골때리는 행보까지 보인다. 이러면서 현대에서 자기 꿈이 관세청 공무원이었다는 개드립성 독백까지 해서 독자들은 김운행이 공무원 떨어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할 정도. SIT 에피소드 때 '입장을 약간 바꿔서 동도서기 정도는 해주겠다' 고 독백해서 입장을 바꾼건가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SIT 에피소드에선 사도세자의 명령으로 군기시에서 서구 문물 연구를 맡게 되니까 도저히 발을 뺄 수 없어서 어떻게든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해서 돈을 벌려고 수작질을 하며 한 자기정당화일뿐이라, 자기가 만들어서 팔고 있는 태엽 딜도(...) 같은 물건을 제외하면 또 경기를 일으키며 오랑캐 물건이랍시고 배척해서, 적어도 군사 부분에서만큼은 서양 기술을 적극 수입 모방하려하는 조선인들은 김운행의 쇄국주의 성향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당장 세자가 김운행에게 군기시에서 서양 문물 연구를 맡긴 것 자체가 서구 문물이 참 신기하고 좋으니 관심 좀 가져보라고 회유 시도한 것이다.
치트 능력에 좀 가려진 면이 있지만 실은 본인도 굉장한 능력자이다. 내정에 있어선 동방의 가난한 변방국 조선을 서양식 전열보병+정예기병 6만으로 북벌시도가 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발전시킨 바 있고, 외교력에 있어서는 미래 지식을 좀 이용하긴 했으나 영국, 프랑스, 러시아, 청, 일본을 본인의 계략으로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노는 수준.
우선 류큐를 장악한 사쓰마의 음모 고변하변서 청으로 하여금 사쓰마를 침공하게 해 영국과 원수를 지게 하고 이 과정에서 몽골팔기 전멸시키면서 후일의 반역자 이시요랑 끈도 만들었다. 러시아를 책동해 계속해서 준가르 문제에 청의 국력을 낭비하게 했으며 이후엔 부찰부항을 꼬시고 산동 안정화된 척 만들어서 20만 대군이 그대로 남하하게 만들었고 곧바로 영국, 프랑스의 괴뢰 황제 주피터와 천지회들을 항저우로 데려다줘서 이시요가 반역하게 하며 본격적인 대명 제2제국을 여는데 성공해 청의 강남 지배력을 완전히 상실시켰다. 또한 백련교의 단일 세력화를 도와서 화북 통제력 절반을 상실케 했고 여기에 영국을 끌어들여 천진을 치게 하고 산동순무 납치해 산동군 5만 집결도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프랑스, 청, 일본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어 공멸하는 와중에 오로지 조선만 이득을 보고 있고 그러면서 본인은 산동까지 태연하게 기어들어와 할 거 다하고 조선으로 돌아가 북벌을 일으켜, 사방에서 공격이 들어와 궁지에 몰린터라 중원에서 후퇴해 일단 영고탑으로 돌아가 재정비하려는 청의 숨통을 완전히 끊으려고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운행은 청의 한계치를 가늠하고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은 직례 일부를 통제하는 청과 후방 걱정이 없어졌고 바다를 손에 넣은 조선의 전력으로 어느정도 동률한 수준까지 만드는 데 성공하여 건륭제가 어떤 선택을 하건 조선의 주력군을 직접 요격해서 분쇄하지 않고는 절대 막을 수 없는 1대1 단두대 매치를 강요했다. 건륭제랑 청 입장에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실제로도 그렇지만) 모든 국면에서 청 몰락을 위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최종적으로 배신하기 전까지는 친청파 행세하면서 오활한 척, 줏대없는 척, 권력만 탐하는 척 하면서 연극 한판 한, 교활하기 그지 없는 청 최악의 숙적이라 할 것이다. #
역임한 관직은 다음과 같다.
- 승문원 저작(정8품) - 정확히 저작이라고 언급되지는 않으나 승문원에서 8품계 관직은 저작 외에는 없다. 음서로 얻은 관직이며, 면신례 도중 선배들을 두들겨패면서 출근도 못하고 파직.
- 목천 현감(종6품) - 장원 급제로 얻은 관직. 원칙대로라면 이미 품계가 있었으니 4품계를 추가로 받아 정6품으로 가야 했으나 홍봉한의 견제를 피하면서 재테크를 하기 위해 세자에게 부탁해 현감을 받았다.
- 홍문관 부교리(종5품)
- 홍문관 교리(정5품) 겸 세자시강원 겸문학(정5품)
- 사헌부 지평(정5품) - 도성 내에서 호랑이를 사냥해 품위유지 위반으로 파직. 이것으로 왕실 목장의 호환을 막았음에도 처벌받았다.
- 부사직(종5품) - 무관직. 함경도 암행어사 파견 중 명목상으로 붙은 관직.
- 병조 정랑(정5품) - 궁녀 문씨 사건에 얽히면서 파직.
- 사헌부 장령(정4품) - 국문장에서 바로 승진.
- 군기시정(정3품 당하관) - 영조에 의해 군기시의 실질적 담당자인 군기시정을 받아 서양 포로들을 부려 기술을 일신도록 명받았으나 자기 장사에 도움되는 물건들을 더 중점적으로 만든다.
- 장용영 별장(정3품 당상관) - 흉참당[7]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급히 제수되었다가 반란이 진압된 이후 수괴 신치운의 입에서 김운행의 이름이 거론되어 파직. 공을 세우고도 신빙성 없는 역도의 진술만 가지고 억울하게 당한 처사라 조야의 동정을 샀다.
- 상호군 원록체아(정3품 당하관) - 청나라에서 황제 앞에서 만주어 쓴 일로 파직.
- 상호군 선전관(정3품 당하관) - '한성의 봄' 사건 직후에 이훤이 제수한 관직. 왕위를 받기 전 대리청정 체계에서 세자의 재량으로 줄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이며 명령의 출납은 물론 모든 보고가 김운행을 통하여 들어갔다.
- 승정원 도승지(정3품 당상관) - 이훤이 아버지를 상왕으로 올리고 등극한 후 내린 관직. 도승지는 현대로 따지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마찬가지인 직위인데, 이때는 아직 이훤이 본격적으로 자기 정치를 펴기 전인 데다가 정변 직후의 혼란 속이었던지라 나라 안의 모든 일은 김운행의 뜻대로 결정됐다. 김춘식의 손가락질 하나로 누가 죽고 살지가 결정됐기 때문에 나중에 정승이 됐을 때와 비교해도 개인이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이 가장 막강했던 시기이다.
- 훈련도감 대장(종2품) - 김성응이 훈련대장 하던 시절부터 쏠쏠하게 돈벌이 겸 권력유지 수단으로 기능하던 훈련도감의 장이 된 셈이다. 세자(의소세손)의 장인이자 차기 국구가 될 김운행에게 힘을 실어주고 북벌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
- 오도 도원수(정2품) - 광해군 시기 강홍립이 받았던 것과 같은 명칭의 직위이다. 강홍립이 사르후로 출정했던 것과는 달리 김운행은 남해로 출정했고, 청과 영국 사이에서 환상적인 줄타기를 성공하며 이득만 뽑아먹는 데 성공한다.
- 평안도 관찰사(종2품) 겸 평안병마사(종2품) - 김운행의 계략으로 평안병사가 공석이 되자 원래 관찰사와 병마절도사는 겸직이 불가능하나 이훤이 전례를 깨고 겸직을 시켰다. 사실상의 북부대공이나 마찬가지인 셈.
- 팔도도원수(정2품) 겸 도독조선제군사 - 조선의 관직이 아니지만 김운행의 출사표에 감동한 이훤이 신설. 명실상부한 조선왕국 전군의 총사령관 직위이다.
- 예조판서(정2품) - 임시직이 아닌 김운행이 처음으로 오른 재상의 자리. 보통 현대 한국의 외교통상부 정도의 예조에 대한 인식과는 달리 예조가 관장하는 업무의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어서, 김운행은 더욱 광범위한 애국노 짓을 펼치는 중이다. 김운행은 영의정을 향한 직통 하이패스 경로에 다시 진입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북벌의 위업을 열성조에 고하는 각종 제사 및 대례를 총괄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 좌찬성(종1품) - 예조판서로서 일본과의 통신사 파견 건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며 홍대용과 사신단을 통해 어마어마한 이득을 벌어들인 김운행에게 이훤이 2차 북벌을 위한 군자금을 환수할 의도로 제수한 관직. 이는 당연히 조야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나, 이훤은 '너희가 정 그렇다면 공이 큰 김운행에게 예조보다 격이 낮은 병조, 형조의 판서를 제수할 수는 없으니 이조나 호조판서를 내리면 되겠네?' 하는 한 마디로 모두를 침묵시켰다. 가뜩이나 그 권세가 아무 곳에도 비할 데 없는 김운행의 손에 나라의 인사권이나 재정까지 들어가게 되면 진짜로 조선의 모든 것을 소유하는 꼴이기 때문. 거기에 비변사에서 모든 국정을 좌지우지하던 조선 후기, 의정부의 좌/우찬성은 관품은 높되 실권은 그다지 없다는 이유도 있어 어찌어찌 좌찬성 임명에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이훤은 국초 의정부서사제로 회귀하는 관제개혁을 염두에 두고 김운행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김운행 왈, 권력이 있는 자리에 앉은 놈이 권력자가 아니라 권력있는 놈이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요직이고 권력자의 자리라나... 그런데 이게 어쩐지 이세계 전생자의 선진적인 관료제 개혁이 아니라 부정부패와 비리 및 사익추구를 위한 국정 농단과 국가 체제 붕괴로 보이는 것은 주인공의 어쩔 수 없는 흉참한 인성 때문인 듯하다.
- 우의정(정1품) - 사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정승들은 실무와 실권에서 한 발 물러나 하는 일은 줄이고 주로 굵은 조언을 하는 명예직 성격이 더 강한 자리였던지라 국정운영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김운행을 실무에서 떨어뜨려 놓기 싫었던 이훤에 의해 본래 임기인 3년을 훨씬 넘도록 좌찬성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고 김운행은 이를 상당히 우울해 할 정도였다. 정승 반열에 오르기 위해 별의 별 짓을 다 꾸미다가 결국 열병식을 계획하여 성황리에 수행함으로써 드디어 정승 타이틀을 달게 되었다. 이로써 영의정까지는 딱 2단계만 남은 셈.
3.1. 이훤의 총신이자 충신, 그리고 친구
그 최후의 한 방울을 떨어뜨릴 자격이 있는 자는 바로 평안도에 있는 나의 왕 하나뿐이다.
내가 민주공화국 출신임을 잊어버린 건 아니다.
왕이 아니라도, 그 친구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영의정이 되어야 하는 나의 소망에 결코 뒤처지지 않을 절박함이 그에게는 있다.
좆같음을 버텨 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자격이 말이다.
236화 <마지막 한 방울까지 훌륭하게> 中
내가 민주공화국 출신임을 잊어버린 건 아니다.
왕이 아니라도, 그 친구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영의정이 되어야 하는 나의 소망에 결코 뒤처지지 않을 절박함이 그에게는 있다.
좆같음을 버텨 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자격이 말이다.
236화 <마지막 한 방울까지 훌륭하게> 中
"활시위 소리가 들렸을 때 이미 그대가 온 줄 알고 있었다"
김운행은 한숨처럼 대답했다.
"잠시 지체하여 참으로 송구합니다"
주위의 군관들은 다리가 근질근질하고 가슴 아래가 붕 뜨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 불가해한 군신은 자신들의 이해를 넘어선 범주에서 소통하는 것 같았다.
이훤이 말했다.
"그대가 오지 않았기에 이 교룡기를 내리지 못했다"
255화 <그가 신이 되고 싶다면> 中
본작에서 인간관계 중 특히 주목할 것이 운행과 사도세자의 관계다.김운행은 한숨처럼 대답했다.
"잠시 지체하여 참으로 송구합니다"
주위의 군관들은 다리가 근질근질하고 가슴 아래가 붕 뜨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 불가해한 군신은 자신들의 이해를 넘어선 범주에서 소통하는 것 같았다.
이훤이 말했다.
"그대가 오지 않았기에 이 교룡기를 내리지 못했다"
255화 <그가 신이 되고 싶다면> 中
운행 본인의 독백으론 그저 영의정이 되는 것에만 관심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사도세자를 독백으로나마 이 새끼 저 새끼하고 부르질 않나 뒤주 드립을 자꾸 치질 않나 만만하게 보는 것 같지만 점점 세자와 관계가 깊어지며 사도세자가 성장하고, 그에 따라 김운행은 대외적으로도 내면으로도 세자의 충신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자와 첫 만남 때는 세자와 친해져 양자뒤주 얽힘이 되어 같이 죽는건 사양이라는 개드립이나 치며 거리를 두려하지만, 중국산 춘화나 야설을 애독하는 세자의 면모를 보고서도 타박하거나 약점으로 잡긴 커녕 자기가 직접 쓴 야설(...)을 가져다주는 등 초반 만남부터 세자에게 있어선 믿을수 있는 친한 형 같은 존재로 친분이 형성된다. 세손이 홍역에 걸렸을 때는 상태창 아이템을 써가며 세손을 구해주는데, 김운행 독백으론 너무 똑똑한 이산이 차기 왕이 되면 자기 해처먹기 곤란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부적을 건네는 동시에 세자에게 처신법을 귀뜸하는 등 세자를 은근히 챙긴다. 이후로도 세자파와 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겠다며 영조에게도 소를 올리고 세자에게도 몰래 조언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사실 이 시점 세자는 이미 정신병이 꽤 있었고 영조의 권력은 막강하여 김운행이 정말로 제 잇속만 챙길려고 했다면 애초에 세자쪽으로 줄타기를 시도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행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초반에 독백에서 뒤주드립이나 치던 것과 달리 김운행도 세자에게 나름의 친밀감이나 동정심을 가지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는 일.
나주 괘서 사건 이후로는 세자의 성장을 보고 김운행의 내면도 바뀌는데, 독백으로는 여전히 이 새끼네 너도 학문은 얕느네 하지만 세자에게 진심으로 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낙선당 화재 때는 (비록 상태창 스킬을 믿고 한 것이긴 하나) 불타는 낙선당에 뛰어들어 세자를 구해내 대외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세자의 충신임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화재 속에서 같이 탈출한 것도 아니라 불이 나자마자 어지가 들고 뛰쳐나왔는데 그것을 다시 불 속으로 들어가 세자를 구해온 것. 종은 주인에게 충성하고 신하는 세자에게 충성한, 성리학적으로 실로 이상적인 군신관계였다.
화재 이후 세자의 2차원 후궁들이 들키면 세자의 입지에 큰 타격이 올 것을 우려해 일반병사들보다도 앞서 직접 뒷처리까지 한다. 본인은 하드디스크 클리너 짓을 한다며 자조하고 사정을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웃기는 장면이긴 하나 대외적으로는 '글자 그대로 목숨을 초개처럼 던지는 충신' 이라고 칭송이 자자하며, 사정을 알고 봐도 진심으로 세자를 위해 몸을 던지는 행동임은 확실하다. 김운행이 화재에 면역이긴 해도 물리면역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하면 무너지는 건물에 그대로 깔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하드 클리너 노릇을 하면서 화재현장 밑바닥을 헤치고 다니느라 자잘한 상처를 많이 입었다.
이런 김운행의 세자에 향한 충심은 조선인들에게 의미가 컸고, 결국 정축하성 사건 때 조정 신료들이 세자파와 영조파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오자 운행과 친분이 있는 사대부와 신료들이 세자파를 선택하며 자신들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김운행의 처남인 홍대용이 춘당 일파들을 모아놓고 '수많은 조정 신료들 가운데 누가 김운행 같은 진심어린 충심과 지조를 보이며 위급에 처한 세자를 보호했느냐' 고 하는데, 그 누구도 그 말에 반박하지 않았을 정도. 불구덩이에서 세자를 구한 것도 대단하지만 영조가 주관하는 친국에서 주리까지 틀리면서도 세자에게 불리한 언행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고문을 감내함으로써 정점을 찍었다. 게다가 김운행은 과거 영조의 길들이기로 곤장을 열 대 맞을 때 징징댔던 과거사까지 있어 더욱 효과가 컸다.
물론 운행은 계속 행동으로는 충심이지만 독백으로는 뒤주 드립이나 치는 경박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 대비 승하 이후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이려 하자 운행이 한발 앞서 세자를 탈출시켜서 연이네 신당에 두는데, 그 숨긴단 곳이 하필 뒤주다. 세자가 뒤주에 잘 있는거 같자 의외로 적성에 맞는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건 덤. 그도 그럴게, 원역사와는 달리 철저하게 도피 목적으로 뒤주에 들어간 거라 식사 때마다 꼬박꼬박 나와서 밥 먹고 뒤주에 돌아가 가만히 있는 짓을 며칠동안 하는 바람에 운행과 다시 만났을 때 살이 좀 찌셨다.
하여간 그 후 남한산성에 같이 가자고 권유하는 세자를 두고 한, '처음에는 자신이 살기 위해 싸웠으나 지금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싸우고 있고 이후에는 모두를 살리기 위해 싸울 것인데 이것이 왕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나 영조와 세자의 마지막 독대 도중에 참지 못하고 진지하게 영조에게 말대답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그 경박한 김운행 맞나 싶을 정도로, 김운행과의 만남을 통해 정신병에 걸려가던 세자가 성장하는 것처럼 김운행 역시 세자에게 상당한 충심을 알게 모르게 보이는 것이 점점 심도깊게 묘사되었다.
겉으로 보면 둘의 관계는 세자가 일방적으로 김운행을 총애하고 김운행은 그런 총애를 이용해먹는 구도지만, 실상은 김운행도 세자를 진정한 임금이라 내면에서 확신하고 진심으로 탄복하는 관계이다. 작중 김운행만큼 세자를 진정한 임금이라 확신하는 묘사가 나온 인물은 없다. 또한 사도세자가 진심으로 원하면 김운행이 그것을 꺾으려 한 일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일도 없다. 조선인들이 보기에도 광적인 위정척사주의자인 김운행에게 북학 노선을 강요할 수 있을 정도라 사왕(새로운 왕)이 김운행의 꼭두각시라는 평도 금방 가라앉았을 정도.
이훤이 김운행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는 지는 각자 왕과 권신이 된 후를 살펴보면 더욱 잘 드러난다. 혹여라도 국정에서 둘의 견해가 다른 경우가 생기더라도 서로를 견제하며 대립하거나 더러운 술수를 부린다거나 하려는 경우가 없을 정도이다. 급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도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이해를 시키고 마음에서 우러난 동의를 얻은 다음에야 뭔가를 추진하거나, 서로의 사정을 생각해서 한 발씩 물러나 주는,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판에서는 보기 힘든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정말로 서로를 중요하고 의미 깊으며 꼭 함께 가고 싶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그 정도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서로를 설득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김운행은 이훤의 눈을 가려놓고 얼마든지 국정을 농단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조선의 유일한 권신이며, 이훤의 경우에는 (뒷일을 생각하지 않는다면)김운행을 왕과 신하라는 입장차이로 찍어눌러 놓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선의 전제군주이니까.
사도세자 및 영조와 함께한 남한산성 3자회담에서 영조는 김운행을 '비위나 맞추며 군주를 망치는 자(간신)' 라고 평했지만 세자는 '사람의 허물을 감싸주며 격려하고 바른 길로 이끄는 자(벗)' 이라고 반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양쪽 평 모두 김운행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다만 과도한(...) 북학 기질을 보이는 사도에게 열받은 김운행이 반란을 일으키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기 위한 군사력이 될 수 있는 지방군을 전면적으로 김운행이 해체하였고 춘당 파벌의 군사력 담당들에게 반란을 하자고 하면 "지금 하고 있지 않소?" 하고 되물을 상황이었기에 불가능했다는 언급은 있다. 물론 이는 말도 안되는 일을 떠맡기는 친구를 때리고 싶다 정도의 투덜거림이고 진중한 분위기에서는 빼도박도 못하는 독백들이 나오기 때문에, 마음으로부터 왕을 따르는 충신이자 인간 이훤을 진심으로 위하는 절친인 건 분명하다.
어찌되었거나 삼종혈맥의 숙원인 북벌을 성공직전까지 성취해놓고 막타는 그래도 나의 왕이 해야한다며 독백하는 것을 보면, 이훤 입장에선 이런 명장, 충신, 친구가 따로 없다 하겠다.
또한 이러한 관계는 이훤의 캐릭터성도 독보이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다소 판타지스럽게 비유하자면, 이훤은 김운행이라는 '마검'에게 인정 받은 유일한 주인이라 할 수 있다. 영조는 이 마검을 제어하지 못해 오히려 베였으나, 오직 '나의 왕'으로 인정받은 이훤만이 이 괴팍한 칼을 다룰 수 있다. 곧, 평안감사 김운행에게 반독립국 수준의 전권을 몰아주거나 도원수 김운행에게 견제 없는 군권을 쥐어주는 배포, 그러고도 진심어린 충성을 받아내는 신뢰 관계는 분명히 이훤만의 개성이다.
그렇기에 이훤 시대 김운행의 업적, 특히 북벌은 사실상 이훤의 업적과 동일시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본인의 힘이 아닌 마검의 힘이라 해도 그 마검을 다룰 수 있는 주인이 한 명 뿐이라면 '마검의 강함'이 곧 '주인의 강함'이니까.
아예 작중 나레이션에서도 둘의 관계를 이렇게 요약한다:
이훤은 자기가 친히 백인참 검법을 선보이지 못한다는 사실에 유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사실 그런 건 처음부터 필요 없었다.
그의 검인 김운행이 이미 사방에서 백 개의 군세를 베어 넘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펼치는 백인참 검법은 동아시아와 유럽, 멀리 보면 아메리카까지를 갈가리 찢어놓고 있었다.
248화
그의 검인 김운행이 이미 사방에서 백 개의 군세를 베어 넘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펼치는 백인참 검법은 동아시아와 유럽, 멀리 보면 아메리카까지를 갈가리 찢어놓고 있었다.
248화
3.2. 구두룡섬
요약하자면 나폴레옹의 상위호환이자[8] 경박한 유진 킴. 나폴레옹이 세계전쟁사에서 군신 혹은 역채 지휘관으로 지금도 평가된단걸 감안하면 이것의 상위호환으로 평가되는 김운행이 얼마나 정신나간 군재의 소유자인지 알수있다.[9] 비록 한니발의 군재라는 맵핵 능력을 이용한 것이고 청군이 이미 물러나서 적극적인 군사행동이 없었기는 해도 조선군을 아홉 갈래로 병진시키면서 단 일각의 오차도 없이, 별다른 피해도 없이 정확하게 진격시켜 요동반도 전역을 석권하는 말도 안 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홍대용이 명명하기로 '머리 아홉 달린 용이 번갯불처럼 번쩍인다' 라 하여 구두룡섬. 그 후 모두가 그렇게 부르는지라 김운행도 그렇게 호칭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음 속으로도 '나의 구두룡은 이러쿵저러쿵...' 운운하는 것으로 보면 중2병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꽤 마음에 든 듯.언듯 보기에는 미니맵으로 볼 수 있으니 시간 맞춰 전령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한니발의 군재에 의한 미니맵은 위치 오류가 없다는 점에서 아군의 위치 한정해서는 전군에 GPS와 무전기를 쥐여준 현재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슐리펜 계획에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도 철도와 통신체계가 발전한 20세기 초 군대로도 원하는대로 대규모 군세를 움직이는 계획을 완벽히 진행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며, 심지어 21세기 군대에서도 마찬가지다.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등의 기록을 보면 무전기와 GPS를 하나하나 쥐여줘도 길 잃고 헤메이는 건이 부지기수다. 그런데 18세기 파발과 전서구 등 원시적 통신체계만 가지고 군막 안에서 원하는대로 병력의 움직임과 행동패턴까지 완벽히 예상하고 계산해 철저히 컨트롤한다는 거 자체가 아무리 맵핵이 있다고 한들 범인의 인식을 넘어선 명장이라는 의미다. 김운행은 스킬을 통해 작전 보낸 부대가 길을 잃었거나 보아하니 부자 마을이라도 발견해 약탈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그것을 갈구기 위해 전령을 보내면 전령이 도착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전령 본인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이것을 아홉 부대 동시에 관리하면서 특정 일자에 한 곳으로 집결시켜야 하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길막을 피한다고 히드라 부대를 아홉개로 쪼개 나눠보내 적 기지 앞에 집결시키려 한다고 생각해보자.[10]보다 통제에 여유가 있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부대를 서너개만 나눠도 하나쯤은 전투 끝날 때까지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나폴레옹은 실제로 그렇게 돼서 워털루에서 패배했다.
이래놨으므로 해당 회차가 연재된 날 대체역사 마이너 갤러리는 그야말로 상시숭배의 장이었다.
ㅌㅌㅊ) 근데 이쯤에서 드는 의문인데
ㅌㅌㅊ) 전근대에 발터 모델 풍 무쌍을 찍고 있네
ㅌㅌㅊ) 딴것보다 전령은 왜 가라는데로 안가냐는게 제일 소름일듯
ㅌㅌㅊ)아무리 능력을 줬다지만 전략겜도 아니고 저게 가능하냐 X
ㅌㅌㅊ) 김춘식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김춘식 능력의 열화 버전만을 구현한 나폴레옹이 전쟁의 신으로 불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음
ㅌㅌㅊ) 근데 이쯤되면 후대 역사학자들도 인정해야 하는거 아니냐
ㅌㅌㅊ)제갈량 ㄹㅇ 범부 아니냐;;;
ㅌㅌㅊ)청 입장에서는 얼마나 호러냐
교범이 될 수 없는 지휘관 타입이지. 누구도 흉내를 못내니까
ㅌㅌㅊ)조선군 양자화가 어케 가능함?
ㅌㅌㅊ)춘식류 지휘 대충 알겠다
오죽했으면 어느 애니메이션의 사기안을 쓰는 천재 지휘관 캐릭터로 비유될 정도이다. # 연재 중간부터 먼치킨 대역 주인공을 작가의 필력 차력쇼로 범부 개그 캐릭터로 보이게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슬슬 부정할 수가 없다.
ㅌㅌㅊ)학문 얕은것도 책략 or 처세술 소리 나오지 않을까?
ㅌㅌㅊ)후세평가에 김춘식은 ㄹㅇ 만능의 괴물이 될것같다
작품 외적 전개만 보면 흔한 메리수 대역인데 이걸 유니크하게 바꾼게 코락스의 능력
게다가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 청나라의 요하 방어선을 교란하기 위해 한번 더 저질렀다. 요하를 따라 10개 가까운 고을에 성경부 주방팔기 주둔지가 있는데, 홍대용의 묘사로는 뱀과 같아서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달려들며 허리를 치면 양쪽에서 달려드는 형세. 이걸 구두룡으로(...) 국왕인 이훤까지 출진시켜 동시에 다 두들겨서 광정면동시접촉을 시킨 것. 사실 국왕 출진은 체력이 넘치는지라 욕구불만을 더이상 방치할 수가 없어서 제일 안전한 곳에서 말 달리고 오라고 내보낸 것이었지만, 하늘 위에서 내려보듯 본대와 치중대가 어긋났다며 전령을 내보내 옆에 있던 홍대용은 "도대체 어떻게...?" 상태가 되었다. #5월 17일 공개된 북벌 전체 기동지도. 차후 밝혀진 바로는 '한니발의 군재' 에는 비고나 설명 따위가 없었으므로 거대한 지도 위에 말들을 올려놓아 어느 위치에 어느 부대가 있었는지를 기억했으며, 주변에서는 이 지도를 반상천하 라고 불렀다. 김운행을 찬미하고 싶은데 도저히 어떻게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어서 어거지로 해석해야 했다고.
한편 나레이션이 '구두룡의 꼬리' 라고 호칭한 해방별대는 이미 3개월 전부터 아들 김이환의 지휘하에[11] '민족해방의 뜻을 이해한' 워싱턴을 데리고 천진을 떠나 평양을 들렀다가 대만에서 동인도회사의 보급품을 횡령하고 다시 류큐로 가 노비로 팔아넘겼던 워싱턴 휘하 버지니아 의용병들[12]을 재구매하여 전투병력으로 재조직하면서 울릉도에 도착해 미리 일본에 요구해 둔 쌀, 보리, 콩 등 군량을 구매해 적재하고 다시 함경도까지 항해하여 물자와 함께 하선시키는 기동작전을 시행시키기까지 한다. 항해 기간은 약 3개월. #참고지도 이걸 자신의 대전략에 맞추어야 하니 김운행도 정확히 시간을 맞출지 확신은 하지 못했지만, 애초에 해군을 이용한 장거리 우회 기습 자체가 천년 해적의 전통을 지닌 근대 영국이나 시도할 수 있는 미친 작전이다.
3.3. 춘식진
김운행이 제시한 조선군의 방진. 언듯 보기에는 영국 레드 코트식 전열보병 방진처럼 보이지만 애초에 김운행은 영국군 전술을 몰랐고, 이훤이 만든 무예신보의 진법에 엄격한 규정을 추가한 것이다. 예를 들어 반드시 적 1천 명당 방진 하나를 짜야 하고 적이 기병이면 반드시 아군 포병을 방진 안에 배치해야 하는 식. 너무 고정적이라고 반발하는 장수도 있었지만 권력으로 강요했고, 김운행 역시 적을 만날 만한 곳에 자신을 신뢰하는 신인 장수를 보냈으므로 그대로 시행되었다.그리하여 한참 후방에 있던 김운행은 아군의 위치가 보일 뿐 적군은 보이지 않는 '한니발의 군재'를 통해 사각방진 세 개에 포병이 방진 안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적이 기병 3천 명이라는 것을 알았고, 청나라 포로에게 기병 3천을 끌고 나올 만한 장수가 누구인지 알아낸 다음
애초에 춘식진 자체가 춘식이 소환용 미니맵 마커임.
ㅌㅌㅊ) 오늘자 춘식이의 지휘 클라스
이로서 청나라의 요하 방어선은 중앙에 크게 구멍이 뚫리고 상호 지원이 불가능해져서 의미를 잃었다.
3.4. 자제력
두 번의 구두룡섬과 춘식진으로 청나라의 요하 방어선을 붕괴시키고 건륭제가 친정하는 청군 주력군과 조선군 중군의 정면대결 양상을 만들어낸 후 김운행의 태도도 주목할 만 하다.이 정도 전공을 세우고 사방에서 찬사가 쏟아지면 어지간한 사람은 '이 정도면 스킬 감안해도 내가 군재가 있다' 라거나 더 자제하더라도 '스킬도 내 것이니 스킬이 없는 장수들에게 맡기는 것보다 내가 직접 지휘하는 게 낫다' 라고 자만, 혹은 합리화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김운행은 자신이 군사 비전문가이고 한니발의 군재라는 스킬은 소규모 부대가 사방에 흩어져서 상호간의 위치정보가 혼란한 상황에서 효과적이지 전면전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깨끗하게 손을 놓았다. 물론 당시 상황에서 조선군의 지휘는 국왕 이훤이 맡고 있었으며, 속으로 이훤을 두고 '전투 한정 명군' 이라던가 '전투군주' 라고 부를 정도로 군재만은 인정하고 있기도 했다.
그 후 청군 5만, 조선군 3만의 정면격돌에서도 이훤의 보좌로서 능력을 십분 활용하였는데, 전열의 길이와 지형성 본영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의 부대들이 전진하면서 자신들끼리도 서로를 보지 못해 대열이 흐트러지는 것을 꼬박꼬박 보고한 것. 그 근거가 말도 안되었지만 이훤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바람이 바뀌고 흙먼지가 그 방향을 틀었습니다. 맨 오른쪽에 있는 별무사 마군이 뜻하지 않게 뒤처진 듯합니다."
"군견이 땅에 코를 대고 다리를 떠는군요. 장동 김문의 비전으로 대략 배웠습니다. 저 정도로 풀이 흔들린다면 왼쪽 뒤 언덕의 장용영이 빨리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따위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는 뜻이다.(...)[13]"군견이 땅에 코를 대고 다리를 떠는군요. 장동 김문의 비전으로 대략 배웠습니다. 저 정도로 풀이 흔들린다면 왼쪽 뒤 언덕의 장용영이 빨리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훤은 즉각적으로 우연히 적을 만난 것이니 예비대를 보내 쫓아버리라거나 속도를 늦추라거나 하는 지시를 보냈고, 그리하여 조선군은 계획한 포진에서 한치도 어긋나지 않았으나 청군은 제대로 통제되지 못한 채 대충 대열을 이루어 걷다가 '이웃 지형보다 걷기 쉬운 평지여서 무심결에 걷다 보면 옆의 부대보다 앞서 나오게 되는' 장소에서 툭 튀어나온 부대가 미리 기다리고 있던 조선군에게 집중사격을 당해 한 조각씩 잘려나가는 것을 반복당했다.
건륭제 사망 이후 조선에 귀환한 후로도 대외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북벌은 어디까지나 왕이 이뤄낸 것이라는 스탠스를 고수하며 자신의 치적으로 뽐내고 다니지 않는다.
물론 관우의 인내심 스킬로 인한 의금부에서 온갖 혹형을 당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인내력이나 신숙주의 절개를 유지하기 위해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쾌락에 대한 통제 역시 당대 사람들의 찬탄을 받게 만드는[14] '자제력'에 속한다.
4. 조선의 북벌
조선의 북벌에서 적극적으로 공을 주장하지 않았음에도, 조선의 진정한 명장으로 인식된다.물론 이훤의 지휘도 뛰어나긴 했지만, 이는 다른 장수들도 우수했기에 지휘능력보다는 다년간 익힌 무예가 각인되었지만 김운행의 구두룡섬만은 천하에서 이해불가능한 신기로 인식된 탓이다.
5. 기타
- 작중 최고 수준의 미남으로 묘사된다. 속물적인 언행이 문제지, 용모를 닮았다는 아들들이 동네만 돌아다녀도 처자들이 설레어 한다는 묘사가 나온다.
[1]
김운행에게는 '비인간'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특히 외국인은 인간이 아니지만...
[2]
조선내 정치에 한해선 김운행이 누굴 죽여서 해결하는건 보기보다 드물다. 상술한 김운행이 만만하게 여겨지는 분위기도 어찌보면 이 때문이다.
[3]
1703~1772,
김창집의 손자이자 담헌
홍대용의 스승이다.
[4]
김운행이 암행어사 시절 많은 공을 세웠고 회령 인근에서 청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이 북벌의 효시였기 때문.
[5]
그래도 김운행은 나은 것이, 이재운은 호가 식니당(食泥堂)이라 콜네임이 '진흙포식자'이다.
[6]
다만 어디까지나 묵인일 뿐 합법은 아니다. 따라서 관리들 거의 누구나 태생적인 '정치적 약점'들을 지니게 되어 왕권만 강화되는 구조.
[7]
이 흉참이라는 단어 자체가 보통 김운행을 수식하는 단어인지라 착각할 수 있지만, 이 흉참당은 작중에서는 실 역사의 나주괘서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들을 말하며, 정식명칭은 아니고 김운행이 그렇게 부른다.
[8]
외전 결말에선 진짜로 나폴레옹이 김운행을 롤모델로 삼아서 구두룡섬도 평생의 노력을 바쳐서 흡수했다고 한다. 인생의 최종목표가 김운행과 승부를 겨뤄서 승리하는 것이라고...단지 통치철학에선 김운행 대신 김운행에게 진 중국쪽을 따라가버렸다고 한다.
[9]
김운행의 두가지를 못하고 그나머지가 되면 그게 바로 나폴레옹인데 지도만보고 상대와 아군의 행동패턴과 전략전술을 오차없이 정확히 분석해서 자기원하는대로 전투를 운영하는데 이건 나폴레옹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다. 나머지는 바로 해군력인데 비록 본인이 운영한건 아니지만 김운행은 나폴레옹의 유일한 흠인 해군까지 완승을 거둔 전력이 있다. 괜히 대채역덕들이 김운행을 나폴레옹 상위호환으로 보는게 아니다.
[10]
사실 히드라는 양반이고 스타크래프트에서 형편없는 인공지능으로 진군할때 조차 유닛 컨트롤을 해가며 신경써야할정도로 무뇌로 정평이 난 드라군을 동시컨트롤하며 양방향 진군을 한다고 생각하면 김운행의 병력 운영이 얼마나 정신나간 수준인지가 바로 채감이 올것이다.
[11]
물론 김이환에게는 아무런 지위도 권한도 없었다.
[12]
그 짧은 사이에 500명이 300명으로 줄어들었고, 워싱턴은 "어찌 인간이 같은 인간을 이렇게 가혹하게 대할 수가 있단 말인가!" 하고 한탄했다. 즉 처맞아보니 황인종도 같은 인간으로 보이게 되었다. 물론 이런 소리를 하다가 들키면 '어디서 오랑캐가 사람과 같다는 말이냐?' 하면서 처맞겠지...
[13]
작중 서술로 조금이라도 의심을 하면 믿을수 없는 내용이지만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표현된다.
[14]
찬탄이라기 보다는 본인의 옅은 학식과 권신노릇에 대한 손가락질을 조금 줄이는 선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