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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크라쿠프 성과 그 교두보인 바르비칸 성채 |
바젤 인근 위넹그(Huningue, 독일식:휘닝겐)에서 라인 강 너머로 1681년 설치한 소휘닝겐 보방식 교두보. 나폴레옹 전쟁 이후 맺어진 파리조약(1815)으로 파괴되었다.[1][2] |
포르투갈의 Forte de Nossa Senhora da Graça 요새. 전방 성벽 앞으로 뻗어있는 다리와 그 앞의 교두보를 볼 수 있다. |
교량 출구에 설치한 보루(堡 壘)라는 뜻으로, 교량과 같이 어떤 길목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발판을 뜻한다. 당연하게도 화약 등 원거리 무기 발달할수록 적의 저항도 강력할 것이므로 교두보의 시설도 더 확대되어야 했다.
정작 군사용어에서 파생된 일반적인 용법으로는 '침략의 교두보', '공격의 교두보' 등 공격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적지에 공격해 들어가기 위해 강(방어선) 저편에 마련한 발판이 되는 공간이라는 의미. 주로 '확보하다', '마련하다' 등등의 단어와 함께 쓰인다. 한국어 위키백과 교두보 문서를 참고하면 다리를 건넌 후 강 너머에 설치하는 것이 교두보라고 한다. '두(頭)'라는 말에 교량이 뻗어나간다는 의미, 더 나아가 그 자체로 공격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 이런 표현에만 익숙한 사람은 위 사진들의 요새에 부속된 방어용 교두보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중세 시대부터 쓰였던 군사 용어여서 프랑스어인 tête de pont도 관용어로 굳어진 모양이다.
2. 한자어 용례
bridgehead라는 단어가 각각 '교', '두'로 번역된 것으로 보아 근대에 아마도 일본에서 들어온 번역차용어로 추측된다. 한국어에서는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기준으로 '교두보'라는 단어가 쓰인 최초의 사례는 1940년 동아일보에서로, 제2차 세계 대전 프랑스 침공(1940.5.10.~6.25.) 당시의 기사이다.特히
巴里西方에서는 敵新銳部隊는
루앙南方一帶를 功擊하여오고 敵裝甲部隊는 루앙南方루비에의 橋頭堡를爲始
세느河畔의
래상드리[3],베르농 各地에 殺到,다시베르농 西南十킬로의 빵·슈르와[4] 그西方十七킬로의 要衝브르·에브류[5]를目標로 南下하려하고잇다
동아일보, 1940년 6월 15일, 1면 #
그리고
6.25 전쟁에서는 한국 땅이 전쟁터가 됐으니만큼 '교두보'라는 단어가 굉장히 자주 나오게 된다. 마지막 남은
대한민국의 영토를 교두보로서 확보하기 위한
부산 교두보 전투(1950.8.4.~9.18.)가 유명하다.
한국어 위키백과
나무위키
6.25 전쟁/관련 기록에서는 '
낙동강 방어선 전투'라고 부르고 있다.
흥남 철수 당시에는 후퇴를 하기 위한 해안 기지를 '흥남 교두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후퇴 작전에서 교두보라는 말을 쓴 사례. 아래에서 다루겠지만 이 경우에는 '해두보'라고도 할 수 있다. 동아일보, 1940년 6월 15일, 1면 #
일본어에서는 堡가 상용한자표에 없기 때문에 橋頭 保라고 한다. 한국어에서도 한자를 주로 쓰던 시절에 간혹 '堡'만 한글로 '橋頭보'라고 썼던 용례가 있다. 남선경제신문(南鮮經濟新聞) 1950.3.21.
3. 의미 확장
해안 상륙 작전시에는 교두보라는 말 대신에 해두보/해안보(海頭堡/海岸堡, beachhead)라는 말을 쓴다. 그러나 이는 교두보라는 단어의 어원과는 잘 맞지 않기는 한다. 교량은 강 쪽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머리'라는 표현을 쓸 수 있겠지만 바다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쓰는 것이 다소 어색하기 때문. '교두보(bridgehead)'라는 단어를 통해 유추적 확장된 것으로 보이며, 1940년에 와서야 쓰이게 된 단어라고 한다. # 심지어 적의 방공망에서 안전한 항공 보급로까지도 air bridge라고 부르고, 이 보급로의 끄트머리 지점 역시 airhead라고 하니 의미가 정말 많이 확장된 셈이다. airhead는 공두보/공정보(空頭堡/空挺堡)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6]사실 한국에서는 역사적으로 이러한 군사적 의미의 교두보를 설치한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백이면 백 비유적인 의미로만 쓰인다. 교두보의 '교'가 다리 교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듯. 위의 단어들도 '해안 교두보, 상륙 교두보, 공중 교두보' 등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지정학에서는 회랑(corridor)과 같은 땅거스러미나 반도 지역 등이 지역과 지역을 잇는 교두보로 자주 등장한다. 폴란드 회랑이나 한반도 등을 참조. 오카쿠라 카쿠조(岡倉覚三)는 한반도에 대하여 '일본의 심장을 겨누는 단검(Korea lies like a dagger ever pointed towards the very heart of Japan)'이라면서 일본의 적대국이 한반도를 차지하게 내버려두면 일본을 칠 교두보가 될 것이므로 그 전에 선제적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예방전쟁이라며 합리화한 적이 있다( Okakura 1905: 280).[7][8] 그러나 실제로는 일본이 한반도를 교두보로 삼아 중일전쟁을 일으켰다.[9] 이승만은 냉전 체제에서 남한이 '민주 교두보(民主橋頭堡)'라며 미국은 남한에게 원조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하기도 하였다. 자유민보(自由民報), 1949.9.8.
기업의 시장 진출시에도 교두보와 같은 표현을 쓴다. 예컨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 할 때 한국 시장을 교두보로 하겠다고 말한다든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에 앞서 한국 시장을 먼저 거점으로 확보한다는 뜻이다. 물론 전쟁에서와는 달리 외부 기업이 끼어들었다고 해서 생사를 걸고 전방위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을 테니 역사적 교두보만큼 철저하게 방어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이처럼 군사 관련 용어가 쓰이는 일도 많은 것 같다.
4. 게임에서
RTS 게임에서 입구막기 역시 교두보를 확보하는 과정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공격에 자주 쓰이는 용례를 감안하면 벙커링이 더 적당할 수 있다. 입구뚫기 역시 군사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긴 해도 '교두보를 확보했다'라고 부를 수 있을 듯하다.커맨드 앤 컨커 레드얼럿 2에서는 교량 옆에 교량을 수리/파괴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한다. 문자 그대로 교두보. 특히나 교량 파괴는 그냥 강제 공격으로도 할 수 있지만 수리는 이 시설이 없으면 게임 내내 절대로 수리할 수 없다. 영어로는 bridge repair hut이라고 부르는 모양.
5. 외부 링크
[1]
교두보 위에 쓰여진 K는 라인강 건너편 도시 Kleinhüningen[소(小)휘닝겐\]의 줄임말이다.
[2]
오늘날에는 이 위치는 스위스 바젤에 접한 프랑스/독일/스위스의
삼합점으로, 세 나라 다리(Passerelle des Trois Pays)가 위치해있다.
[3]
Les Andelys. 현 한글 표기법으로는 "레장들리"라고 적는다. 이곳 위키에서는 샤를로망 문서에서만 유일하게 이 마을을 언급하고 있다.
[4]
Pacy-sur-Eure의 パシ를 パン으로 오독한 것으로 추측된다. 오늘날 표기는 "파시쉬르외르"이다.
[5]
Évreux(에브뢰)를 의미하는 듯하다.
[6]
airhead라는 단어는 머리에 공기밖에 없다는 의미로 멍청이, 깡통을 의미하는 속어이기도 하다. 본문의 군사용어와는 무관하다.
[7]
Okakura, K.(1905), The awakening of Japan. J. Murray.
[8]
이후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문헌에서 2, 3차 재인용되었다. Fujisawa, R.(1923: 174)[10], Myers(2001: 28)[11], Halberstam(2007: 64)(번역본 100p.)[12], 최형두(2012: 30)[13]에서 재인용.
[9]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오카쿠라 카쿠조의 의견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