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사람의 생김새가 그 사람의 성격, 생활상 등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관상을 믿는 사람은 어느 시대에도 적지 않았고[1] 특히 18~19세기에 정점에 달하여 이때 관상학은 과학적 인종 차별의 근거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19세기 말에 들어서부터 많이 사그라들었다.
주의할 점은 인터넷에서 '관상은 과학'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꼭 진지하게 하는 소리는 아니다. 흉악범이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런 인간들은 악플 수준의 인신공격을 당해도 싸다"는 이유로 관상은 과학이라는 드립을 치기도 하는 것에 가깝고 이것에도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자칫 특정 인물이 저지른 범죄(혹은 반사회적 물의)에 대한 인식과 강조성이 옅어질 수 있는 필요 이상의 비난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진지하게 관상학을 믿으면서 마치 과학적으로 인정된 사실인양 떠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관상충'으로 낮잡아 부르기도 한다.
2.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
얼굴에서 나오는 정보와 신호는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1980년대 후반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연구소는 독립적으로 변화하는 부위를 중심으로 얼굴을 약 100개의 조각으로 분류했는데 각 부분은 다시 약 100개의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100의 100제곱만큼의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지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인식을 위한 뇌의 장치는 정교하지만 그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다. 상대 얼굴을 처음 봤을 때와 다른 포즈를 취하면 얼굴 인식의 정확도는 90%로 낮아진다. 얼굴 표정이 달라지면 76%로 떨어진다. 다른 포즈와 다른 표정을 함께 지으면 60%로 더 떨어지고, 수염을 붙이거나 가발을 쓰면 ‘우연의 확률’에 가까운 50% 정도만 얼굴을 기억해낸다. 인간의 뇌는 성별, 나이, 얼굴 모양, 머리카락에 대한 정보만큼은 거의 확실히 분간해내지만 그 외의 정보에 대해선 그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인간의 뇌는 눈·코·입의 개별 특성이 아니라 그것들이 배열된 패턴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한 연세대 교수(사학)는 지적했다. 얼굴을 통해 타자의 사회적 정체성을 인식하려는 관상학적 관음의 욕망은 “차별과 박해의 정당성을 확보해가는 마음속의 정형화 작업”이다. “타인을 주시한다는 것은 사회적 관계 속에 상당한 긴장이 내재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자신의 과실과 상관없이 누군가에 의해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불안이 팽배한 것이다. 이런 불안과 긴장은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 되도록 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에 이르러 누군가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이제 자신을 방어하는 동시에 누군가를 공격하는 무기가 됐다. 기사인터넷에서 말하는 관상이란 것이 위와 같이 어떠한 규칙에 의해 정립된 점복학인 관상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가 얼굴을 보고 느낀 느낌을 관상으로 포장하기 때문인 점이 크다. 관상학적으로 볼 때 상당히 좋은 관상을 가진 범죄자에 대해서도 '관상 운운'하는 네티즌도 꽤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희진 등이 있다. 범죄자나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당연히 선입견에 의해 안 좋은 인상을 받는 것일 뿐이다. 특히 이들은 관상 탓을 할 수 있을 때만 등장하면서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논리를 일삼으며 전문가 행세를 한다. 정작 나중에 무고로 밝혀졌거나 갱생하면 관상 얘기 하던 사람들은 싹 사라져 있다.
어떤 이들은 잘생김과 못생김 뿐 아니라, 소위 차가운 상, 따듯한 상에 따른 직간접적 대우가 달라 어린 시절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상에 따라 성격이 군집화되는 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성인이 된 이후라도 취업 등의 이유로 외모가 경제력에 까지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성격 형성에 일조한다는 주장을 전개한다. 즉, 관상은 과학이라는 주장은 엄밀히 말해 사회과학적 면모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관상을 사회과학적 원인, 통계적 결과로 바라보는 관점이 외모지상주의를 재생산하여 그것을 강화한다는 점을 그들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2]
3. 정말로 관상은 과학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모와 성격의 상관관계가 아예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관상이 과학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다.18세기 관상학자 카스퍼 라바터(Lavater, Johann Kasper)는 “인간의 본성은 얼굴에 나타나므로 범죄자를 구별할 때 관상학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관상학과 범죄학을 결부하는 발상은 이후 엄청난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우생학으로 이어져 인종 차별과 인종학살로 이어진다. 관상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면 범죄 초동수사 시 참고 자료로 사용하거나 면접으로 사람을 거를 때 관상을 써먹을 것이다. 하지만 관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추출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곳은 없다. 관상이 과학이라면 정신과 진료에도 사용할 수 있고 대통령 선거에서 성향 분석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폴리그래프(Polygraph, 거짓말 탐지기)조차 71.4∼ 82.3%의 정확도를 보이는데 자칭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관상은 왜 수사 목적으로 활용이 안 되는가?[3]
관상은 현재 각계 기관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지 않으며 엔터테인먼트 및 재미를 목적으로 사용할 뿐이다. 구글링을 해보 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블로그, 게시글에서 관상학의 정확도가 95%를 상회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그 말이 옳다면 실제로 법학 증거로 사용되는 성문분석의 정확도가 93% 이상인 걸 고려할 때, 정확도가 성문 분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관상만으로도 정신병을 파악할 수 있고 산업스파이를 가려낼 수 있으며 관상만으로 피의자를 가려낼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이 현대에 태어나서 관상을 알았더라면 아주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관상만으로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고 사람의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연구한 상대성 이론은 관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혈액형 성격설은 구라인데 관상은 과학 맞다' 운운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보아 진짜 믿는 사람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군대 관련 이야기에서 폐급 운운하며 관상을 과학이라고 치켜세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갓 전입한 신병의 목소리, 자신감 없는 태도에서 그 사람을 판단했을 뿐 얼굴만 보고 폐급 여부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신병 사진만 봤을 때 에이스와 아닌 사람을 가려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관상이 통계적 접근법을 취한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살펴보면 확증편향을 반복하고 있을 뿐, 반례가 나왔을 때 기존의 이론에 대한 수정 등의 피드백이 전혀 없다.
관상이 정말로 과학이라면 얼굴만 보고서 그 사람이 앞으로 나쁜 행동을 저지를지의 여부도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관상은 과학'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미리 알아맞히지는 못하고 사건이 터지면 그제서야 얼굴만 봐도 알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곤 한다는 것도 문제이다.[4]
간단히 말해 관상이 과학이라는 주장은 반지성주의의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관상=과학이라는 이들의 주장대로면 불운한 사고로 안면을 다치기라도 하면 운명, 사고방식이 바로 뒤틀린다는 것을 주장하는 꼴이며 작은 흉터라도 얼굴에 생기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고, 여름철에 조금 태닝하는것조차 운명이 바뀔 수 있으니 매우 위험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일을 할 게 아니라 당장 재벌가의 사진이라도 인쇄해서 성형외과에 달려가면 될 것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오류의 전형적인 방식인 경향성을 가지고 일반화를 해버리는 식으로 누적된 경험과 기억의 왜곡 등을 바탕으로 이 얼굴은 이렇다고 단정지어 버리는 것이다.
4. 오해
4.1. 건강 상태가 외모에 영향을 미친다?
피부, 머릿결 등 외모는 육체적/심리적 건강 상태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된 과학적 연구결과라며 다크서클, 윤기없는 머릿결, 핏기없는 입술 등 건강 상태의 악화를 가리킬 만한 지표들은 관상학에서도 부정적으로 묘사된다고 우기는 관상 옹호론자들이 있다. 하지만 애초에 관상에서 말하는 '부정적인 묘사'는 운명이나 성격 등에 대한 것이고 성격과 정신건강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관계가 어떻게 있는지 검증된 적도 없다. 설사 과학적으로 검증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와 관상학의 내용들 간에 얼마나 공통점이 있는지는 또다른 문제. 또한 건강 상태가 안 좋다고 해서 무조건 외모에 육안으로 확인될 만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외모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꼭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4.2. 생활 습관이 관상을 만드므로 관상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
또 다른 견해로는 평생 잘 웃지 않고 인상 찌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 A는 인상을 찌푸리는 근육이 발달되어 주름이 생기고, 반면에 웃기만을 좋아하는 밝은 사람 B는 웃는 근육과 그에 관련된 주름 등이 생겨 웃지 않을 때도 웃는 듯한 인상을 가지게 되며, 이것이 "넓은 의미의 관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이 경우는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경향성은 가질 수 있다.[5] 다만 이는 관상학에서의 관상과는 다르게 중요도가 좀 떨어진 "인상"등에 가까우며 단순하게 단정짓기엔 예외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이라고 보긴 어렵긴 하다.
예외에 속하는 예시로 이국종 교수는 웃음이 진짜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처참한 환자들을, 그리고 그 환자들 중 일부가 생명을 잃는 모습을 수없이 봐 왔기 때문이다.
반면 사기꾼이나 미인계 스파이 등 남을 속이는 짓을 하는 자들의 대다수는 호감을 주는 인상을 하고 있으며 첫인상뿐 아니라 목적 달성 직후까지도 그러한 호감 인상을 유지한다.
따라서 이렇게 인상으로 인해 주름과 같은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사람의 주관에 따라 확실하게 관측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이국종 교수가 악인이 되는 것은 아니고 아직 거짓된 인상으로 만들어진 주름이 아직 안 생긴 사기꾼이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생활 습관으로 인한 관상이란 이야기는 어느 정도 경향성은 가질 수 있지만 검증된 이야기는 아니다. 게다가 이러한 부분은 결과, 이미지, 업적에 따라 선입견이 덧씌워지기도 하는 문제가 있다.
이 주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관상에 데인 경우가 많겠지만 이 경우도 표정관리를 잘하는 경우엔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경향성이 존재하더라도 과학이라고 확실하게 주장하긴 어렵다.
4.3. 사람의 생김새에 따라 사회에서 받는 대우가 다를 수 있다?
이 또한 앞선 경우와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역시나 관상학에서의 관상과는 멀다고 할 수 있으며 모순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예를 들면, 착하게 생긴 사람은 비교적 만만하게 보이기 쉽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만만해 보이지 않게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고 이는 받는 인상과 모순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5. 문제점
단순히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외모와 비슷하면 다 나쁜 놈이야."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까지도 비하하는 식이 되고, 실제 외모로 죄가 없는 사람을 "관상은 과학이니 아무 짓 안 했어도 나쁜 놈이고 배척해야 한다."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이것은 정말로 크게 잘못된 것이다.위와 반대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잘못을 비판하지 않고 외모만을 비난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잘못'이라는 요점에서 벗어나 잘못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모를 싸잡아 비하하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6] 이는 잘못의 본질을 흐리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6. 사용 사례
- 피의 게임2 4회에서 하승진이 덱스에게 이 말을 했다. # 반응은 대체로 '하승진 네 관상이나 봐라'는 등 부정적인 쪽으로 화제가 되었다. 방영 이후 하승진은 덱스와 진짜 관상을 보러 갔다. #
7. 관련 문서
[1]
후술하듯 관상이 과학으로 취급되지 않은 것이 인류의 역사 전체로 볼 때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
이들은 어떤 주장이 설령 사실일지라도 가치없는 혹은 역효과를 내는 주장일 수 있다는, 그러한 주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한 주장을 하는 개인이 그것에 대해 내리는 가치판단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유의하여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이미 나와 있는 결과 등으로 비교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
[3]
관상이 통계학이라고 근거를 내세운 자료조차 연구원이 표본으로 사용한 얼굴 이미지 수는 연구 주제의 무게감에 비하면 턱없이 빈약하다고 말한 자료이다.
[4]
다만 이 경우는 드립이거나
인상을 갖고 "관상은 과학이다." 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상은 그저 경향성이기 때문에 애초에 미리 맞출 수는 없다. 진짜
관상가들은 사건이 터진 후에 마저 주장을 못 펴는 경우(...)가 많다.
[5]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의
첫인상이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순간 본인의 1년이 힘든가(...) 아닌가 판단이 서고 얼추 맞는 경우가 많다. 위의 관상이 맞지 않는 예로 든
이희진 또한 프로필 사진을 보면 인상은 상당히 무섭다. 물론 예상과 빗나가는 경우도 여럿 경험해 봤을 것이다.
[6]
여기서 외모뿐만 아니라 학벌, 재산 등을 싸잡는 경우도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