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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전한계점(作戰限界點, Culminating point), 군사용어로 부대가 더이상 작전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고갈되는 시점을 뜻한다. 강노지말이라는 고사성어가 이 개념과 동일한 표현이며, 삼십육계의 이일대로는 이런 작전한계점에 다다른 적을 노리는 계략에 해당할 정도로 유서깊은 개념.간단한 비유로 1개 소대에게 공격작전을 지시한다고 가정해보자. 소대원들이 몇 킬로미터 전진한 뒤 체력을 모두 소진하거나 의욕을 상실하고 퍼지거나, 사상자가 늘어나거나, 군량과 식수가 고갈되거나, 탄약이 부족하고 장비 수리를 할 수 없게 되는 등의 모든 상황이 '전투력의 소모'가 된다. 이런 이유들의 누적으로 부대가 더 이상 작전을 수행할 수 없게 되면 그 시점이 작전한계점이다.
모든 부대는 작전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부대가 자신의 주둔지 또는 집결지에 있을 때와 달리[1], 부대가 작전을 준비하는 때부터 전투를 수행하고 작전을 완전히 종료하는 순간까지 전투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탄약, 식량, 연료, 장비의 내구도, 병력, 심지어는 장병들의 체력 및 사기 등 전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은 소모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전한계점은 공격작전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부대의 자원이 고갈되는 시점은 공격작전이 아닌 방어작전, 국지도발대비작전, 후방지역작전, 안정화작전 등 작전유형을 가리지 않고 존재하기 때문에 작전을 수행하는 모든 부대는 작전을 지속하면서 작전한계점을 겪을 수 있다. 다만 공격작전을 제외한 유형은 작전한계점에 도달할 정도로 작전이 지속되지 않아 공격작전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방어작전은 궁극적으로 공세로의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작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후방의 부대가 정비되면 초월작전을 통해 공격작전으로 전환된다.
2. 중요성
아무리 강한 군대가 완벽한 작전계획을 수립하여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작전을 무리하게 이어갈 경우 인원, 장비의 손실이 허용 수준 이상으로 누적되고 탄약과 물자가 부족해지며, 사기도 급속도로 하락해 전투력이 급감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없고, 공격작전이라면 작전 중 방자의 역습을 받기 쉬운 상태가 되어 결정적인 패배로 이어질 위험이 크고, 다른 작전 중에도 전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 무의미하게 남은 병력과 장비를 손실할 가능성이 높다.또 작전한계점이 공세종말점으로만 인식되면서 지휘관과 참모의 지속적인 작전 수행 가능 여부가 도외시되는데, 작전의 지속성에는 이들의 작전 지속가능 여부가 크게 작용한다. 전투원들만이 직접적으로 위협에 노출되고 체력, 정신력을 소모한다는 생각에 이들의 전투력만이 주로 관심을 받지만, 지휘소의 지휘관과 참모요원도 작전을 수행하면서 심각한 체력, 정신력 소모을 겪는다. 전투원은 작전실시 이전에는 주둔지에서 경계 임무를 받거나 명령을 하달받고 예행연습을 하는 때 외에는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할 여유도 있지만, 지휘관과 참모는 작전 실시 이전에도 작전계획을 수립하면서부터 밤을 새워가면서 준비해야 한다. 또 작전이 시작되면 당연히 예하부대와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각종 상황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이를 분석,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하나의 작전이 종료되더라도 다음 작전이 예정되어 있다면 지휘소 요원은 휴식할 여유 없이 다음 작전을 계획하면서 피로가 급격히 누적된다. 지휘소 요원의 피로는 올바르지 못한 판단을 내리는 결과로 나타나며, 이들의 오판은 어떤 작전에서건 최악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 심지어 불운하게 지휘부가 날아가 버리고, 지휘권 인수가 붕떠버릴 경우 남은 전력이 몇 %인 간에 작전능력이 0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3. 공세종말점
작전한계점을 공격작전에만 한정할 경우 공세종말점(攻勢終末點, ~ of attack, breakpoint)이라고도 한다.기본적으로 부대 전투력은 작전 수행에 따라 감소하지만 공자는 다른 작전에 비해 작전한계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공자가 작전을 수행하면서 보급선이 길어질수록 보급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고 보급 부대가 습격을 받을 확률이 높아져 보급 자체를 받지 못하는 등 여러 원인으로 공자의 전투력은 필연적으로 시간에 따라 줄어든다. 따라서 공자는 방자에게 유효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여 공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시점에 반드시 도달하며 이를 공세종말점이라 한다.
공세종말점에 가까워지게 된다는 것은 결국 전투력을 소모한 상태에서 방자의 종심에 깊이 진출한 상황을 뜻하므로, 포위를 당하거나 패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아직 공자가 공세를 유지하고 있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방자의 종심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여 종심 자체를 와해시킬 수도 있지만, 공세종말점에 가까워질수록 공자의 전투력은 심하게 줄어든 상태이므로 적에게 타격을 받아 궤멸당할 확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공세종말점을 지나치게 된다고 해서 갑자기 병력이 와해되거나 그 자리에 멈추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세종말점을 지나친 부대는 적의 저항을 저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공세 유지 불가능) 전투력이 소모되었기에 적의 저항에 의해 돈좌되거나 심하면 공자가 궤멸당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공자는 공세종말점 도달 이전에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2], 공세종말점에 도달했다면 수세로 전환하고 부대를 재편(재조직 또는 재편성)해야 한다. 적진 한복판에 진출한 상황에서 부대 임무를 방어작전으로 전환하려면 방어준비를 위한 시간이 소요되고, 공세종말점에 도달한 지점이 지형적으로 방어에 불리한 지점일 수 있다. 또한 공세를 끝내고 방어작전으로 전환하면 공격으로 얻은 여러 이점[3]도 상당수 포기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공자는 공세종말점를 철저히 예측하여 전투력의 낭비와 손실을 피하고, 방어 전환 시점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주도권을 유지하여야 한다. 반대로 방자는 상대가 목표를 달성하기 이전에 공세종말점을 조기에 이끌어내든가, 또는 도달 순간을 포착하여 즉각 공세로 전환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그러므로 공자는 공세를 적당한 선에서 중단하고 방어작전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병력과 장비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여 지금까지의 공세 성과를 날려먹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4] 그리고 방자는 공자의 공세종말점을 고려해 적절한 위치에 방어선을 굳혀서 공자가 지쳐 쓰러지는 것을 노리거나, 공자의 작전지속능력을 파괴하여 공자가 예상한 것보다 일찍 공세종말점에 도달하게 해야 한다.
물론 실제로는 공자가 공세종말점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방어로 전환하지는 않으며, 대체로 보유한 예비대가 기존의 공격부대를 초월하여 공격작전을 수행하도록 한다. 그래서 병력이 많아 손해를 보더라도 야금야금 적의 영토를 갉아먹고, 보급과 신무기로 공세를 회복해, 전술에선 밀리더라도 상위 차원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강대국들이 유리하다.
공자가 공세종말점에 다다를 경우 주요 병력이나 보급부대가 '돈좌'한다. 돈좌(頓挫)는 "기세가 갑자기 꺾임"을 뜻하는 명사로, 군사적으로 쓰일 때 돈좌는 부대가 어떤 형태로든 이동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4. 작전한계점의 판단과 활용
작전한계점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며 굉장히 유동적이다. 전쟁은 항상 수십 가지 요인이 작용하여 앞날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피아의 전투력 외에도 지형이나 기상 등 관계된 모든 것[5]이 영향을 준다.예를 들어 평지를 기준으로 보병이 차량을 사용하지 않고 1시간에 약 4 km 전진할 수 있다고 하자.[6] 운송수단이 보급되어 확보된 도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는 상황, 적지에서 운송수단 및 연료나 탄약 등의 물자를 대량으로 노획해서 전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상황, 또는 강추위가 예상되는 한겨울에도 유난히 날씨가 따뜻한 상황처럼 행군하기 좋은 상태가 계속되는 등의 호재가 발생하면 당연히 시간당 전진 거리는 4 km를 넘길 것이며 이에 따라 작전한계점도 늦출 수 있다.
반대로 방자도 청야전술 및 각종 교통로(철도, 도로 등)의 파괴를 통해 공자의 작전한계점을 앞당길 수 있다. 장애물을 이용해 진격을 늦춘다거나[7] 소규모의 게릴라와 야간작전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공자의 전투피로를 누적시킬 경우 작전한계점을 상당히 앞당길 수 있다. 공자는 교통로가 파괴되면 뻘밭이나 초지, 임야지대를 지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4 km는 고사하고 1~2 km 정도나 전진할 수 있을 뿐이다. 아예 방자가 산악지형 같은 고지대에 위치해 짱박혀버리면 보병의 진군 속도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산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므로 피로도는 급증한다. 거기에 방어자가 저격수, 매복, 지뢰, 부비트랩, 특수부대 등을 이용해 산발적인 이동차단 전술 및 게릴라 전술을 시행하게 되면, 시간당 수십 미터도 전진하지 못하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방자는 적극적으로 천연 혹은 인공장애물을 이용하여 방어진지를 형성하는데, 대표적으로 상대가 올라올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고지, 각종 장애물과 급조폭발물이 즐비한 도심지, 상대가 상륙을 시도할 것으로 여겨지는 강 어귀나 해안,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참호나 요새가 대표적이다. 간혹, 자력도하나 부교를 놓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물살이 세고 폭이 넓은 강에 지어져 있는 대형 교량과 그 주변도 방어선으로 사용된다. 이 경우 지상부대는 교량을 점령하기 전까진 단 1 m도 전진할 수 없다. 방자의 입장에선 여차하면 다리를 폭파시켜버릴 수도 있어 폭파 이후 인접한 다른 교량을 공략하기 전까진 사실상 공세가 중지되어버린다. 이런 경우 육군의 핵심 전력인 기계화보병이나 기갑 부대만으로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고 공군이나 해군의 지원이 필요하다. 설령 공자가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고 공격해도 역사적으로 고지전, 시가전, 상륙작전, 참호전에서 공자가 엄청난 피를 흘리지 않았던 사례는 거의 없었다. 공자의 준비가 어떠하건 공자 입장에선 완전히 헬게이트가 열린다.
반대로 공자도 방자의 작전한계점을 앞당길 수 있다. 방자가 공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전한계점에 도달할 일이 적은 것은 후방에서의 보급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투력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인데, 공자가 역으로 철도나 도로, 전선으로 이동하는 보급 차량을 파괴한다면 방자의 작전한계점은 크게 앞당겨진다. 병력은 도보로라도 이동해올 수 있겠지만 적의 주력 부대가 운용할 전차나 공격헬기 등을 막을 수단인 대전차미사일, 포병탄약, 대공무기 따위는 탄약을 후방에서 도수운반하기에는 무게가 상당하여 이러한 무기 없이는 방어진지가 쉽게 돌파될 것이다. 공자의 전투력이 방자에 비해 월등히 많다면 방어진지를 완벽히 포위해버릴 수도 있다. 포위망을 형성하면 심리전을 통해 방자의 사기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심리전 자체는 공자나 방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포위된 상황에서 선전방송과 같은 심리전의 효과는 배가된다.
또한 기상의 영향으로도 작전한계점이 변한다. 폭우 및 폭설로 교통로의 상태가 매우 나빠지거나 혹한, 혹서 등으로 장비 및 전투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에도 작전한계점에 더욱 빨리 가까워질 수 있다.
그렇기에 오늘 한 번의 전투에서 이겼다고 하더라도 심한 피해를 받았다면 작전한계점이 크게 앞당겨질 것이고, 지더라도 작은 피해만 입어 공세를 계속해서 유지할 정도의 병력이 남아있다면 그다지 앞당겨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휘관은 작전한계점이 언제인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작전한계점에 이르기 전에 공세를 멈추거나 안전하게 후퇴해서 재정비를 하고 다시 전력을 회복하여 공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자는 공자의 작전한계점을 이용하여 공자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일부러 약점을 노출하고 공자의 병력을 유인하여 작전한계점에 이르게 한 뒤, 전력이 심각하게 소모된 공자를 습격하거나 포위를 하여 손쉽게 전멸시키는 것. 대표적인 예로는 살수대첩과 제3차 하르코프 공방전이 있다. 하르코프 공방전에서는 에리히 폰 만슈타인이 기동방어를 통해 소련군의 포포프 기동군이 공세종말점에 이르도록 유인한 뒤, 독일군이 시도하는 포위 기동을 제대로 저지할 수조차 없게 된 소련군을 포위해 탈탈 털어버렸다. 살수대첩은 위 항목을 참고.
특전사나 특공부대와 같은 적지종심지역작전부대는 작전지역이 아군과 단절된 적진 한복판이기 때문에 투입 시 휴대한 것 외에는 정상적인 보급을 받을 수 없다[8]. 또 이들은 적진 깊숙한 곳에서 언제라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적의 수색부대로부터 발각되지 않도록 은거지를 구축하거나 지속적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부대보다 작전 개시부터 작전한계점까지의 기간이 짧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지종심작전부대는 부대원이 평시에 높은 체력과 정신력을 구비하도록 요구하며, 다양한 자산을 활용하여 작전을 지속하도록 교육훈련을 편성한다. 적성 화기/장비를 사용하는 방법, 적국의 언어, 산악이나 밀림 등지에서 식량과 물을 구하기 위한 생존술을 배운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계산하기 매우 까다로우며, 가끔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요소가 작전능력에 제한을 줄 수도, 이득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9] 전쟁론을 집필한 클라우제비츠는 이런 것을 전장의 우연성, 불확실성이라고 부른다.
5. 소련군의 경우
소련군의 교리는 특이하게도 작전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이유로 전투를 중지하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 물론 소련군의 경우는 종말점에 대한 인식 및 대처 방안이 다른 국가의 교리와 많이 달랐다.애당초 공격 시점에서 준비를 제대로 했다면 종말점을 '예측'하고 역습을 걸어 올 방자에게 타격을 가할 수도 있으며, 최전선의 부대가 퍼지는 시점에 바로 후속 부대가 이 부대를 추월하고 그 후속 부대가 또 추월하고~ 등으로 계속 뚫고 나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결과적으로, 한 전역에서 제대로 공세가 이루어져 적의 전력을 마비시켰다면 최전선에서도 얼마든지 재편성 및 보급 후 다시 공격이 가능하다는 매우 공격적인 교리이다. 바꿔말하면 '작전한계점(공세종말점)에서 역습받았다는 것 = 제대로 공격 준비를 못한 무능한 지휘관'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제대로 전선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어를 위해 재편하는 지휘관을 체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10]
이는 1920년대에 미하일 투하쳅스키가 창시해 이후 소련군 교리의 근간이 되는 종심전투 이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인 1930년대에 G.S. Isserson에 의해 체계화된 이론에 따르면, 투하쳅스키가 적의 분산을 막으라고 일갈한다. 그리고 이 발언은 공격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방어자를 상대로 하여 이미 종심을 돌파해버렸기 때문에 적이 반응할 수 없게 되었음을 역시 전제로 하는 주장이다. 소련군의 기동전은 전투를 위해 기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동을 통한 공세의 지속을 의미하며, 지속된 공세로 와해된 병력을 후방 부대가 각개 격파하고 작전한계점에 다다른 부대를 추월해 공세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다.[11]
조금만 더 다루어 보는 의미에서, 나치 독일군의 기동전과 소련군의 종심작전 이론을 비교해보면, 독일의 기동전은 종심 작전 이론과는 달리 기동을 통해 모든 적 병력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섬멸을 강요하고 있다. 적의 방어선이 견고해지기 전에 전차로 대표되는, 높은 기동성을 지닌 병력들로 적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고 전투가 준비되지 않은 후방 부대를 작살내거나 중전차 같은 움직이는 토치카 등을 이용해 후속 보병 부대와 호흡을 맞춰 망치와 모루 전술 등을 이용해 주요 병력마저 섬멸하여 최대한 빨리, 단기간에 적의 전쟁 수행 능력을 완전히 상실시켜 전쟁을 종결하는 것이 독일식 기동전의 의의이다. 이에 반해 소련의 종심 작전 이론은 기계화 부대로 적 부대를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산개시켜놓고 안에 가둔후 보병이나 기계화 보병을 투입해 적에게 보급 중단, 적의 후방에 가둬졌다는 심리적인 요소, 몰려오는 보병들의 물리적인 공격력을 이용해 적의 전투력을 영구히 상실시켜 버리는게 목표다. 간단히 말하자면 독일은 차량화 부대가 적을 찾아다니며 박살내는 것이라면 소련은 전 전선에서 지속적인 공세를 가해 무너트리는 것이다. 사실 이게 전술을 넓게 보아서 부수적으로 모든 적 병력을 마비에 빠지게 하는것이지, 절대로 물리적인 섬멸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 어떤 전술도 적 병력의 섬멸을 전술의 최종 목표로 보지 마비를 목표로 한다는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종심 돌파 이론을 고안한 투하쳅스키는 1923년의 글에서 기동을 통한 마비를 주장한 니콜라이 페틴의 이론을 비판하고 부정하였다.
이 전술은 광대한 러시아 땅을 기준으로 하는 전술이다. 소련은 필요하다면 100.km 후퇴해서 적의 전선을 망가뜨리는 것도 가능한 곳이고, 역으로 그만큼을 진격해야 하기 때문이다.[12] 한반도만 해도 휴전선과 서울특별시는 고작 40 km 거리라서 이런 식으로 전쟁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듣다보면 꽤나 그럴듯한 전술이나, 이게 포괄적으로 세계 어디서나 적용되는 전술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해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서 전력이 소모되어 돈좌되는 걸 막을 수 있는 대책은 무한의 보급을 퍼부어서 작전한계점을 뒤로 미루는 것 밖에 없다.[13] 그리고 제파에 제파를 후속해서 퍼붓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거니와 그 제파에 맞춰 종심을 두텁게 하면 종심 돌파를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 또한 종심 방어 개념이 종심 공격 개념을 막기 위해 나온 개념이다. 결국 나토의 종심 방어를 뚫자고 만든 게 작전기동군(Operational Maneuver Group)이다. 소련군 제파공격 전술(Echelonment of the Offensive), 즉 제파식 전술의 최종 발전형이다.
공자의 대규모 기계화 부대가 적의 중심(重心, Center of Gravity)인 적의 지휘소와 통신 시설을 비롯한 C4I 시설, 물자 집적소, 비행장 등의 중요 시설을 파괴하고 예비대의 집결을 방해하면 공세에 돌입한 병력의 후방은 완전히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종심 전투의 요체이다. 이러한 상황이 조성되면 후속 부대가 손쉽게 방자의 잔존 병력을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종심을 돌파하는 역할을 맡은 공자의 병력에 대한 보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 물론 잔존 병력을 처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뿐더러 보급선이 길어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보급에 위험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방자의 종심 깊숙이 침입하는 작전기동군에 대한 탄약 및 연료 보급은 공중 수송을 원칙으로 했다.
6. 여담
작전한계점 개념은 게임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보급, 피로도 개념이 부족한 게임에서도 회전(會戰)에서 웬만큼 크게 승리하지 않는 이상 전투 한번으로 게임이 끝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게임에서는 소모성 아이템이나 HP, MP 등의 요소가 체력, 보급으로 작용한다.RTS 게임의 경우에는 대부분 보급 개념이 부족하긴 하지만, 후속 병력의 충원이라는 형태로 부분적이나마 존재한다. 공자는 동선이 길어질수록 습격을 받아 보급선이 끊기는 일이 잦아지지만, 방어 측에서는 보급선이 짧고 각종 방어 건물이나 심시티 등으로 방어선을 굳혀서 적을 막아낼 수 있다. 따라서 공자는 공세종말점을 잘 판단해서 손실과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그대로 들이받아 게임을 끝내야 할지, 병력을 빼서 후속대와 합류하여 유리함을 간직한 채 다음을 도모할지, 아니면 전략적, 전술적 유리함을 활용해 적의 보급을 차단하여[14] 유리함을 굳힐 것인지 판단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Hearts of Iron IV에서는 사단 편제에 기갑 등 강한 병종을 주렁주렁 달거나 보병을 모두 기계화하면 오히려 보급 소모량이 늘어나며, 이로 인해 보급선이 길어지고 보급 중심지와 철도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면 전투력이 저하되어 제대로 진격하지 못한다. 그래서 독일로 소련을 공격할 때 보급 문제에 시달릴 수 있으며 특히 철도와 보급허브가 적은 아시아에 무턱대고 7보7포, 9보3포 등 두꺼운 사단이나 기갑부대를 밀어넣었다가는 병력들만 잔뜩 갈려나가게 된다.
RTT 게임에서도 보급이 간략화되는 경우가 많으나, 일부 게임에서는 보급 개념이 게임 내 요소로 직접 구현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워게임 시리즈는 각 유닛이 탄약, 연료(보병 유닛 제외)를 자원으로 보유한다. 연료가 고갈되면 유닛이 기동할 수 없고, 탄약이 고갈되면 적이 코앞에 있어도 교전할 수 없다. 심지어 탄약은 유닛의 무장마다 각각 설정되어[15] 상황에 맞게 무장 사용을 적절히 통제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게임 내에 다양한 보급 유닛(트럭, 헬기 등)이 구현되어 있으며 이 보급 유닛이 보급품을 소모한 후 다시 보급품을 충전(?)할 수 있는 전진기지(FOB)도 존재한다.
RTS와 연관이 깊은 AOS에서도 한타를 대승했다고 해서 무한정 치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팀원의 HP, MP 상태, 상대 팀의 영웅 부활시간이나, 크립 웨이브, 포탑의 컨디션에 따라서 공세종말점을 잘 계산하고 최대한 이득을 본 뒤 빠질 필요가 있다. 그걸 무시하고 무모하게 들이대었다가는 역으로 한타를 대패하고 게임이 터질 수도 있다.
[1]
주둔지나 집결지에서는 부대가 휴식, 재정비할 수 있고 재편, 보급을 통해 병력과 장비를 보충받을 수 있다.
[2]
정확히는 부대가 공세종말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전투를 수행하도록 공격작전을 계획해야 한다.
[3]
이를테면 적이 와해되어 추격하여 전과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나 확보한 지형
[4]
장진호 전투에서 이 두 사례를 모두 볼 수 있다. 전자는 보급 부족을 무시하고 어택땅 찍은
맥아더, 후자는
올리버 스미스 장군이 공세종말점 도달로 인해서 하갈우리에 전투물자를 집적해놓았다.
[5]
미군과 한국군은 이러한 요소를 임무변수(METT-TC(I))와 작전변수(PMESII-PT)로 설명한다.
[6]
보통 완전군장
행군에서 상정하는 속도이다.
[7]
대규모의 장애물지대를 구축해서 아예 공자가 장애물 개척 장비를 다 쓰고도 완전히 개척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8]
공중재보급을 통해 식량, 탄약, 의약품 등을 보급받기도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적진 한복판까지 수송기나 수송헬기가 진입해야 하므로 쉽지 않다.
[9]
똑같이 길을 잃고 해매던 병력 때문에 전투를 말아먹은 워털루와, 절묘한 타이밍에 다시 나타나 대승을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귀주대첩이 대표적인 예시다.
[10]
그것도 정치적 문제가 아닌 군사적 문제로 인해!
[11]
후방 부대를 예비대라고 생각하고 그걸 변형했다고 보면 별다를 것도 없다. 그리고 그 전체를 두고 얘기하면 애초에 거기는 작전한계점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니 거기서 잘못했으면 지휘관책임이란 논리가..
[12]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아우스터리츠 전투 후에 "러시아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동화같은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나라이다. 이기든 지든 전쟁이 끝나면 저 멀리 어디론가 그냥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프로이센은 전쟁의 결과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야 한다." 라는 명언을 남겼다.
[13]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은 서부전선에서 파죽지세로 전진했는데, 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보급을 퍼부었다. 이는 레드 볼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보급 트럭 연료를 보급품보다 더 퍼먹을 지경이 되자 결국 돈좌되었고 공세는 보급항을 점령할 때까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14]
보통 본진이 아닌 확장(멀티) 기지를 공격하는 쪽이지만 생산되어서 전선으로 이동하는 상대방의 증원 병력도 보급으로 볼 수 있다.
[15]
이를테면 공격헬기 유닛은 기관포와 대전차미사일, 로켓으로 무장하는데 각 무장의 탄약이 별도로 지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