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유로 2012 | ||||||||||||
조별 리그 | A조 | B조 | C조 | D조 | ||||||||
결선 토너먼트 | 8강 | 준결승 | 결승 |
1. 개요
순위 | 팀명 | 경기수 | 승 | 무 | 패 | 득실점 | 득실차 | 승점 | |
1 | 체코 | 3 | 2 | 0 | 1 | 4 - 5 | -1 | 6 | |
2 | 그리스 | 3 | 1 | 1 | 1 | 3 - 3 | 0 | 4 | |
3 | 러시아 | 3 | 1 | 1 | 1 | 5 - 3 | +2 | 4 | |
4 | 폴란드 | 3 | 0 | 2 | 1 | 2 - 3 | -1 | 2 | |
■ 결선 진출 | ■ 탈락 |
- 승자승: 그리스 1-0 러시아
UEFA 유로 2012의 조별 라운드의 진행 상황 중, A조에 대해 정리하는 페이지. 참고로 A조는 UEFA 유로 2008에서 본선에 진출한 국가들로만 구성된 유일한 조이다.[1]
2. 1경기 폴란드 1 vs 1 그리스
경기장 | 폴란드 바르샤바 - 바르샤바 국립경기장 | |
경기일 | 2012년 6월 8일 18:00 (현지시각) | |
국 가 | 폴란드 | 그리스 |
득 점 |
1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17') |
1 디미트리스 살핑기디스 (51') |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개막전이 열렸고, 개최국 폴란드와 유로 2004의 우승국 그리스가 맞붙었다. A조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받던 두 팀의 대결이었고, 특히나 둘 다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에 0대 2로 패배한 전력이 있는 팀이기에 한국 시청자들의 이목도 어느정도 끌었던 경기였다.
폴란드는 2000년대 들어 FIFA 월드컵 및 유로컵 본선 조별리그만 했다 하면 첫 경기에서 늘 0대 2로 패하던 징크스가 있었기에 이 징크스를 깨고자 했고 곧 전반 17분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압도적인 높이로 헤더 골을 꽂아넣으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종료 직전 그리스의 수비수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폴란드는 수적 우위까지 따내는 호재까지 겹쳤다.
후반전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해도 폴란드는 메이저 대회 본선 첫 경기에서 반드시 패배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안방에서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후반 6분 폴란드의 슈쳉스니가 문전에서 수비수와의 충돌로 인해 공을 놓쳤고, 바로 그리스의 디미트리스 살핑기디스[2]가 달려들어와 우겨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에는 그리스가 경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후반 23분에 슈쳉스니가 살핑기디스와 충돌했는데 이것이 슈쳉스니의 반칙으로 인정되어 한번에 퇴장까지 당했다. PK를 내준 것은 덤. 그렇게 슈쳉스니 대신 티톤이 골키퍼로 들어갔고, 그리스의 주장인 요르고스 카라구니스가 찬 PK를 막아내며 폴란드는 일단 한 숨 돌렸다. 얼마나 큰 위기였는지 퇴장한 슈쳉스니 골키퍼가 안도를 하는 광경이 중계 화면에 잡혔을 정도였다.
이렇게 양 팀에서 퇴장선수가 한 명씩 나오며 양 팀은 무승부로 만족해야 했다. 폴란드는 메이저 대회 본선 첫 경기에서 패배하는 징크스를 깨뜨렸고, 그리스 역시 개최국을 상대로 첫 경기를 무승부로 틀어막았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3. 2경기 러시아 4 vs 1 체코
경기장 | 폴란드 브로츠와프 - 스타디온 미에이스키 | |
경기일 | 2012년 6월 8일 20:45 (현지시각) | |
국 가 | 러시아 | 체코 |
득 점 |
4 알란 자고예프 (15', 79') 로만 시로코프 (24') 로만 파블류첸코 (82') |
1 바츨라프 필라르 (52') |
대회 전에 가진 친선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3:0으로 꺾으면서 다크호스로 주목받은 러시아는 체코를 무려 4대1로 격파하면서 이탈리아전 승리가 단지 행운이 아님을 보여줬다. 반면 체코는 세대교체에 실패한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상대전적에서 러시아가 체코에 의외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3점 차이 패배는 큰 임팩트로 다가오기 충분했다.
그리고 넷상에서는 네드베드를 그리워하는 반응이 계속 나왔으며, 체흐가 뭔 죄를 지었냐며 체흐를 동정하는 여론이 압도적인 대세를 탔다. 불과 몇 주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홈 버프까지 받은 바이에른 뮌헨을 철벽으로 막아냈던 체흐였기에 거의 혼자서 후방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한편 이번 경기에 출전한 하워드 웹 주심은 바로 전 경기에서 카드를 남발하던 심판과는 달리 어지간한 몸싸움에도 관대한 모습을 보여줬다. 어찌보면 심판의 성향 때문에 러시아의 플레이 스타일이 보다 과격해졌고, 체코가 이에 말려들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이 경기 후에도 체코는 러시아에 좀처럼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디.
여담으로 경기 종료 후 몇몇 관중들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안전요원을 집단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주동자는 러시아 쪽 관중들인데 경기도 이겨놓고 왜 그랬는지는 미스터리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러시아는 UEFA로부터 유로 2016 예선 승점 6점 삭감, 벌금 12만 유로의 중징계를 받았다. 즉, 러시아는 유로 2016 예선을 꼴지인 상태로 시작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보면 된다. 본래 상태인 0점으로 회복하려면 2경기에서 2승을 하거나 4경기에서 1승 3무, 6경기해서 6무를 해야한다는 이야기. 당연하지만 패배하면 이겨야 할 경기 수는 늘어나는 엄청난 핸디캡을 가지고 간 셈이다. 그러나 이 징계는 추후 완화되어 러시아는 일단 정상적으로 유로 2016 본선에도 합류할 수 있었다.
4. 3경기 그리스 1 vs 2 체코
경기장 | 폴란드 브로츠와프 - 스타디온 미에이스키 | |
경기일 | 2012년 6월 12일 18:00 (현지시각) | |
국 가 | 그리스 | 체코 |
득 점 |
1 테오파니스 게카스 (53') |
2 페트르 이라섹 (3') 바츨라프 필라르 (6') |
경기를 시작하고 체코가 6분 만에 두 골을 몰아넣으며 일찌감치 페이스를 잡았고, 이 두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첫 경기에서 러시아에 당한 대패의 충격을 만회했다.
그러나 이 승리에 옥의 티가 있었으니, 체코의 골키퍼 체흐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볼을 잘못 펀칭하여 게카스의 발 앞에 떨구는 치명적인 실수로 한 골을 실점한 것이다. 지난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의 터키 전에서 크로스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공격수 앞에 흘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 적이 있었기에[3] 이 때의 데자뷰를 느끼며 몸서리치는 축구팬들이 많았다. 물론 후반전 들어서도 체코가 몰아붙이는 상황이었기에 다행히 승부에는 영향이 없었고, 체흐가 클럽에서 두개골 부상을 당한 것이 있는데다가 곧 헤드기어를 끼고 복귀하여 부상을 극복하는 퍼포먼스를 지속적으로 보여줬던 덕에 체흐를 비난하는 여론은 많이 없었다.
그리스는 1무 1패를 기록하며 중간 순위에서 조 꼴찌로 쳐졌고, 마지막 경기 상대로 체코를 이긴 다크호스 러시아를 만나게 되었다. 한국 언론에서도 "경제도 위기, 축구도 위기"라는 헤드라인을 뽑으며 그리스를 진심으로 걱정해줄 정도로 그리스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5. 4경기 폴란드 1 vs 1 러시아
경기장 | 폴란드 바르샤바 - 바르샤바 국립경기장 | |
경기일 | 2012년 6월 12일 20:45 (현지시각) | |
국 가 | 폴란드 | 러시아 |
득 점 |
1 야쿠프 브와슈치코프스키 (57') |
1 알란 자고예프 (37') |
개최국 폴란드와 떠오르는 다크호스 러시아가 만났다. 양 국가 간의 관계가 상당히 좋지 않기에 경기 시작 전부터 신경전이 거셌고, 폴란드는 1차전에서 놓친 승리를 다잡자는 마음가짐으로, 러시아는 폴란드까지 이겨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짓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취점을 넣은 쪽은 러시아였다. 알란 자고예프가 전반 37분에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로 선제골을 넣고 전반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후반 12분 폴란드의 주장 야쿱 브와시치코프스키가 기습적인 침투에 이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그리고 추가득점 없이 무승부로 마쳐, 양 팀에게 모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폴란드는 2무를 거둬 마지막 체코전을 이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러시아는 선취점을 지키지 못해 마지막 경기까지 탈락 가능성을 남겨놓게 되고 말았다.
그래도 자고예프는 2경기 3골로 득점왕 레이스 선두로 나서, 팀이 아닌 개인의 측면에서 그나마 얻은 것이 있었다.
한편 이 경기 이후 러시아 서포터와 폴란드 서포터간 유혈충돌사태가 일어나 15명이 부상을 당했다. 양 국 간의 관계 때문에 안 그래도 예민해져있던 분위기였는데 경기 종료 후 끝내 터져버린 것이었다. 결국 체코전에서 안전요원 폭행사건으로 승점삭감 조치를 받은 러시아는 또 추가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그야말로 팀을 지원해줘야 할 서포터가 오히려 팀에게 빅엿을 먹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고, 러시아는 이 시점부터 점점 안 좋은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6. 5경기-1 체코 1 vs 0 폴란드
경기장 | 폴란드 브로츠와프 - 스타디온 미에이스키 | |
경기일 | 2012년 6월 16일 20:45 (현지시각) | |
국 가 | 체코 | 폴란드 |
득 점 |
1 페트르 이라섹 (72') |
0 |
두 팀 모두 반드시 이 경기를 이겨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쳤다. 굳이 따지자면 체코는 폴란드와 비겨도 되지만 그마저도 그리스가 러시아를 이기면 탈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기에 안심할 수 없었다.
물론 무조건 이기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폴란드는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속에도 필사적으로 뛰었지만 후반 중반까지도 골을 뽑아내지 못했고, 오히려 결국 체코의 이라체크에게 한 골을 먹어버리며 끌려가게 되었다. 체코는 이 한골을 끝까지 지켜냈고, 폴란드는 경기 종료 직전 브와치코프스키의 결정적인 슛마저 수비의 머리를 맞고 나가면서 토너먼트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했다.
결국 체코가 폴란드에 승리하며 2승 1패를 거뒀고, 탈락 위기에서 조 1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8강에 진출했다. 한편 개최국 폴란드는 2무 1패 승점 2점으로 첫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서 벌어진 충격과 공포의 반전으로 인해 이 경기의 결과는 상대적으로 묻히고 말았다.
7. 5경기-2 그리스 1 vs 0 러시아
경기장 | 폴란드 바르샤바 - 바르샤바 국립경기장 | |
경기일 | 2012년 6월 16일 20:45 (현지시각) | |
국 가 | 그리스 | 러시아 |
득 점 |
1 요르고스 카라구니스 (45+2') |
0 |
그리스가 마지막 경기에서 대어를 낚으며 8강행의 주인공이 되었다. 3차전 직전, 그리스는 1무 1패로 조 최하위였다. 그리고 러시아는 1승 1무로 조 1위였다. 심지어는 골득실마저도 러시아가 압도적이었으나 UEFA 주관 대회에서는 골득실보다도 승자승 제도를 우선시했다. 그래서 그리스는 일단 러시아를 1점 차이로라도 이기기만 하면 조별리그 전적을 1승 1무 1패로 동일하게 맞출 수 있었고, 승자승에서 러시아를 제칠 수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 것이다. 2004년 대회 우승 이후 가장 강렬한, 그야말로 그리스 신화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반전.
그리스는 러시아의 공격적인 팀 컬러를 파악하고, 정석적인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아쉬움을 남긴 요르기오스 카라구니스가 전반 추가시간에 스로인으로 넘어온 공이 자신에게 오자 그대로 러시아 진영으로 파고들었고, 그대로 결승골까지 연결하며 영웅이 되었다.
그렇게 앞서나간 그리스는 후반전이 되자마자 최전방의 게카스와 카라구니스를 모두 빼며 수비를 더욱 강화했고, 2004년 대회를 연상케하는 짠물수비와 침대축구로 마침내 한 골을 지키는데 성공했고 더불어 4년전의 패배를 되갚아주는데도 성공했다. 전반 종료 직전 불의의 일격을 얻어맞은 러시아는 후반전에도 그리스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그렇게 반전의 희생양이 되었다.
하지만 힘든 승리였던 만큼 그리스도 잃은 것이 있었다. 후반전에 카라구니스가 러시아의 수비수 이그나셰비치에게 진짜로 걸려 넘어졌음에도 다이빙 판정 오심으로 경고를 받아 8강전에 뛰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리스로서는 천추의 한인 셈.
상술했듯 경기가 끝나고 그리스와 러시아는 승점 4점으로 동률에 골득실은 러시아 쪽이 2골이나 앞섰지만, 동률팀간 전적을 먼저 따지는 유로 대회의 순위 산정 규칙인 승자승 원칙에 따라 그리스가 8강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사실 러시아가 한 골차로 지고 끝나도 같은 시각 벌어진 체코와 폴란드의 경기가 무재배로 끝나면 승자승 원칙으로도 러시아가 조 1위로 8강에 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체코와 폴란드가 0대 0으로 비겼다면, 아래와 같이 순위표가 바뀌게 된다.
순위 | 국가 | 경기 | 승 | 무 | 패 | 득점 | 실점 | 득실차 | 승점 |
1 | 러시아 | 3 | 1 | 1 | 1 | 5 | 3 | +2 | 4 |
2 | 그리스 | 3 | 1 | 1 | 1 | 3 | 3 | 0 | 4 |
3 | 체코 | 3 | 1 | 1 | 1 | 3 | 5 | -2 | 4 |
4 | 폴란드 | 3 | 0 | 3 | 0 | 2 | 2 | 0 | 3 |
승점이 4점으로 맞춰지는 팀이 체코까지 포함하여 세 팀이 되어, 세 팀 간 전적을 따지면 가장 많은 골을 넣은 러시아가 오히려 조 1위로 올라갈 수 있게 되는 것. 하지만 후반 27분에 체코가 1득점을 기록하며 양 팀간의 균형을 깨뜨리고 승리하면서 아예 조 1위로 올라가버렸고, 러시아만 그리스와의 승자승 경합에서 밀려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2000년 대회의 조별리그 C조 이후 가장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보여줬던 A조 조별리그였다. 1등과 꼴찌의 운명을 바꾼 그리스는 경제 위기로 침체된 자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지만, 러시아는 관중 난동으로 징계는 징계대로 받고 이래저래 상처만 받은 대회가 되었다. 그 후 러시아는 유로 대회에서 좀처럼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