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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30년대에 서구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유사과학. 앙투안 보비스(Antoine Bovis)라는 프랑스 사람이 처음 주장했다.[1] 그 뒤 체코의 카렐 드르발(Karel Drbal)이라는 무선기술자도 자신이 피라미드 모형을 만들어 여러 실험을 해 본 결과, 과학적으로 피라미드 파워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피라미드 형태로 모형을 만들어 정북방을 바라보게 하면, 즉 네 면을 동서남북에 맞춰놓으면 그 내부 중심의 바닥에서 3분의 1 정도 되는 지점에 에너지 혹은 기, 즉 피라미드 파워가 모여 특별한 일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앙투안 보비스는 피라미드를 연구하던 중 피라미드 안에서 죽은 길고양이 시체를 발견했는데, 부패하지 않고 수분만 빠져나가 마치 미라처럼 바싹 말라 있었다고 하였다. 앙투안이 신기하게 여겨 조그만 피라미드 모형을 만들고 거기다 이것저것 넣어보니 부패억제, 탈수, 식물의 성장촉진, 힐링 등 효과가 있었으며 이는 피라미드 형태가 에너지를 모아주기 때문으로, 이집트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왕의 시체를 보존할 무덤을 피라미드 형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피라미드와 똑같이 상부에 피라미드 모형(...)을 두고 동서남북을 정확히 맞춘 후, 이집트 왕의 시신이 위치한 피라미드 높이의 1/3 정도 밑에 물건을 두면 음식은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물은 깨끗하고 맛있어지며, 우유는 부패하지 않고 치즈가 되고 커피나 술, 담배는 맛이 더 좋아지고, 식물은 빨리 자라고 동물은 건강해지고 사람은 두뇌 활동도 증가하는 등 만능이라고 한다.
서구에서 열풍을 일으킨 뒤 훗날 일본에서도 유명해졌고, 그 뒤엔 한국에서도 한 차례 붐이 일었었다. 그 당시, 그리고 아직도 이 피라미드 파워를 믿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그냥 믿기만 하면 양반이고 이 피라미드 파워를 주장하며 피라미드 형태의 온갖 물건들을 판매하는 악덕상술도 존재하는 게 문제. 조그만 피라미드 형태의 보관장치부터 사람이 들어가서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커다란 피라미드 형태의 텐트까지 별걸 다 판다.
토요미스테리에 소개된 피라미드 파워.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면도날 보관장치다. 피라미드 파워를 믿는 사람들의 주장에 따르면 면도날은 그냥 두면 당연히 녹슬어서 날이 무뎌지는데, 피라미드 형태의 물건 안에 넣어두면 피라미드 파워를 받아 날이 예리함을 유지함은 물론 이미 무뎌진 것도 다시 예리해진다고 한다. 심지어 체코에서는 이게 '쿠푸 피라미드형 면도날 재생기'라는 이름으로 특허까지 받아냈다고.[2]
우크라이나 대학 소속 박사가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진행한 실험 및 연구 결과도 있다. 영상
2. 왜 말이 안 되는가?
당장 간단한 실험으로도 반박 가능하다. 종이든 철사든 아무거나 써서 적당한 크기의 피라미드 모형을 하나 만들고 정북면을 바라보게 만든 뒤 조그만 음식 조각을 하나는 피라미드 안에, 하나는 밖에 며칠간 둬 보라. 둘 다 똑같이 썩는다. Mythbusters에서도 꽤나 정밀하게 준비해서 실험했고, 당연히 아무 효과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피라미드 파워는 피라미드를 고대 이집트인들의 기술로는 만들 수 없고, 따라서 외계인의 작품이라고 생각한 것과 맞물렸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당시 이집트인들의 기술로는 만들 수 없으니 초자연적인 무언가가 개입했거나, 혹은 지금은 실전된 미지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이유다. 이런 생각 탓에 피라미드 파워라는 유사과학도 그럴싸하게 여겨졌던 것. 덕분에 초기 유럽, 일본은 물론 한국까지 이런 유사과학이 실제처럼 퍼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효력이 미세하게라도 존재했으면 모를까 아무런 효과도 없었기에 열풍은 곧 사그라들었다. 또한 피라미드가 더 이상 불가사의한 건축물이 아니라는 점[3]도 한 몫 했다. 물론 여전히 피라미드의 '미스터리'나 피라미드 파워 따위가 진짜인 것처럼 쓰이거나 믿는 사람은 존재한다.
3. 기타
근육맨에서는 악마초인 미스터 카멘이 피라미드 형태의 링에서 경기를 펼쳤으며, 피라미드 파워를 사용한다는 언급은 없었지만 테마송인 '나일의 악마'의 가사에서는 피라미드 파워가 언급된다. 이후에 라면맨이 철봉으로 피라미드를 만들어서 피라미드 파워를 사용해 몸 속의 독소를 전부 뽑아내는 장면이 나온다.샤먼킹에서도 이집트 출신 샤먼 팀인 나일즈 중 한 명이 커다란 피라미드를 뒤집어 쓴 채 '피라미드 파워' 운운했다. 금방 털리는 졸개였지만(...).
괴도 조커에도 피라미드 모양 가면을 뒤집어 쓰고 피라미드 파워로 운을 높여서 괴도로 활약하는 럭키 피라미드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불행한 일이 생길 때마다 피라미드 파워가 쌓인다는 설정.[4]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서 쟝이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것저것 만드는 장면에서 손가락을 다치자 빨리 낫기 위해 사용한다. 1초 정도 나오는 장면. 다친 손으로 그걸 만들다니...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의 주인공 토가시 유타가 과거 한창 중2병이 절정일때 형광등으로 피라미드 모양을 만들고 안에 들어가 명상하다 궁금하다고 들러붙는 동생 때문에 피라미드가 무너져 망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90년대에 전파되어 제법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이런 종류의 유사과학이 대부분 그렇듯이 주로 일본을 통해 수입되어 한창 유행할 당시에는 피라미드 파워로 동력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광고나 기사가 버젓이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토요미스테리 극장에서도 다뤘었다. 물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이렇게 대놓고 광고하는 사례는 자취를 감췄지만 아직도 이 효과를 주장하며 피라미드 형태의 물건을 파는 곳이 존재한다. 설령 피라미드 파워가 존재한다고 쳐도 그냥 종이 같은 걸로 만들어도 되는데 굳이 자기네 물건을 사라고 하는 시점에서 악덕 상술에 불과하다.
여담으로 이걸 신봉하는 사람들 중엔 건물 일부, 혹은 전체를 피라미드 형태로 만들어서 중심의 3분의 1 지점에 방을 만들어놓는 사람도 있다.
4. 관련 문서
[1]
이 사람은
수맥에 관한 책도 썼었다.
다우징에도 손을 대었다고...
[2]
물론 특허청은 단순히 어떤 상품의 핵심 아이디어를 독점할 권리를 인정해주는 거라, 비과학적이어도 아이디어가 인정이 되면 특허를 주는 경우도 있다.
[3]
물론 대단한 건축물이긴 하지만, 건축 과정에서 미스터리라고 여겼던 부분들이 실은 그렇지 않음을 고고학자들이 하나씩 밝혔다.
[4]
참고로 맨얼굴은 상당한 미남인데도 굳이 가면을 쓰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