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에르 보마르셰의 희곡
보마르셰가 쓴 피가로 3부작(Figaro Triology) 중 2부.2. 모차르트의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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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곡(Overture), K.492.
2.1. 개요
1번 항목의 희곡을 바탕으로 1786년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4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희극 오페라, 즉 오페라 부파에 속한다. 1786년 5월 1일에 빈의 극장에서 초연되었다.2.2. 등장인물
- 알마비바 백작(Conte d'Almaviva) : 바리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피가로의 도움으로 사랑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권태기에 빠져있다. 피가로의 약혼자인 수잔나를 탐내고 있다.
- 알마비바 백작부인(Contessa d'Almaviva)[1]: 소프라노. 본명 로지나.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해 괴로워하며 피가로, 수잔나와 협력한다.
- 수잔나(Susanna) : 소프라노. 백작부인의 하녀. 피가로의 약혼자.
- 피가로(Figaro) : 바리톤. 원래 직업은 이발사였으나 백작의 혼인을 성사시킨 공로로 백작의 하인이 되었다.
- 케루비노(Cherubino) : 소프라노[2]. 백작의 심부름꾼. 백작부인을 사모한다.
- 바르톨로(Bartolo) : 베이스. 세비야의 의사이자 변호사. 전작에서 피가로의 계략으로 인해 백작부인을 빼았겼다. 피가로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백작과 협력한다.
- 마르첼리나(Marcellina) : 메조 소프라노. 백작 자택의 늙은 하녀장. 바르톨로의 옛 가정부. 자신의 아들뻘(...)인 피가로를 사랑한다. 피가로와 결혼하기 위해 백작과 바르톨로에게 협력한다.
- 바실리오(Basilio) : 테너. 음악교사.
- 돈 크루지오(Don Curzio) : 테너. 판사.
- 안토니오(Antonio) : 베이스. 정원사. 수잔나의 삼촌.
- 바르바리나(Barbarina) : 소프라노. 안토니오의 딸.
2.3. 뒷이야기
80년대 초 한국에서는 피가로가 '황야의 무법자' 코스튬을 하고 공연한 적이 있다. 피가로 혼자만 그런 기믹이어서 별 효과는 없었다.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이 오페라의 유명한 이중창이 나온다. 수잔나와 백작부인의 이중창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o)"가 바로 그것. 이 곡은 원래부터 유명했지만, 쇼생크 탈출의 사운드트랙으로 쓰여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 곡의 가사도 상당히 의미가 깊다. 번역하면 '포근한 산들바람이 오늘 밤 불어오네 숲의 소나무 아래 나머지는 그가 알 거야'인데, '쇼생크 탈출'의 주제 자체와도 연결되기 때문.
음원은 에디트 마티스(Edith Mathis), 군둘라 야노비츠(Gundula Janowitz)가 부른 DG판을 쓰고 있다. 이에 왜 리자 델라 카사 버전을 수록하지 않았냐는 의견도 있었다.
위의 이중창뿐만 아니라 다른 곡들도 유명한데, 특히 서곡이 다른 분야에서 어레인지되어 많이 쓰인다. 대표적인 예로 시에라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아동용 어드벤처 게임 동화 이야기(원제 "Mixed Up Fairy Tales"). 이 게임에서 마술피리의 아리아 하나(파파게노의 두 번째 아리아 "나는 한 여인을 원해요"), 니벨룽의 반지 서곡과 함께 BGM으로 쓰였다.
모차르트의 생애를 다룬 영화 < 아마데우스>에서도 물론 등장한다. 중반부에서 이 오페라의 작곡 과정, 연주 모습이 제법 비중있게 나온다. 그보다 앞선 영화 초반부에 모차르트가 처음 궁정에서 살리에리와 만났을 때, 그가 환영하기 위해 쓴 피아노 행진곡을 즉석에서 편곡하며 들려주는 곡도 바로 '피가로의 결혼'에 나온 아리아 " 다시는 날지 못하리"의 피아노 연주 버전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클래시컬로이드 제 2 시리즈 3화에서 무지크 곡으로 등장했다.
오페라에서 앵콜이 금기사항이 된 것은 이 작품 때문이다. 그 전의 오페라는 관객들이 돌아다니던 대본을 읽던 상관이 없었고[3] 자연스레 앵콜요청도 당연한 일이었으나, 이 작품이 초연될 때 과도한 앵콜 요청으로 공연 시간이 2배 이상 길어지는 등 혼란이 가중되자 오스트리아에서는 오페라의 앵콜 요청을 금지시켜 버린다. 이후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개인적인 철학으로 앵콜을 허용하지 않음으로[4] 이 관례가 굳어졌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극장 중 일부는 아예 주의사항에 앵콜 금지를 명문화 한 적도 있으나 앵콜을 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었고 또 현대에는 그리 드물지 않게 있다.[5]
2.4. 유명 음반 및 영상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만큼 음반과 영상물이 셀 수 없이 많다.- 데카
데카 레전드 시리즈로 발매되었을 때 버전
최근에 재발매한 버전. 음질은 레전드 시리즈와 같으나, 리브레토가 없다.
에리히 클라이버가[6] 남긴 몇 안된 오페라 전곡반[7] 중에 하나로 리자 델라 카사가 백작부인, 체자레 시에피가 피가로, 힐데 귀덴이 수잔나, 알프레트 포엘이 알마비바 백작, 수잔 당코가 케루비노[8] 역을 맡은 이 음반은 오랫동안 높은 지명도를 자랑하고 있다.[9] 클라이버의 지휘는 서곡과 초반부에는 활달하고 매끄러워서 좋지만, 중반 이후 3막과 4막에서 유독 템포가 오락가락하며, 특히 피가로의 아리아 Aprite un po' quegli occhi가 축 처지는 부분은 분노에 타올라야 할 이 노래가, 마치 회한에 차서 유언을 읊는 듯이 들렸다.
리자 델라 카사의 백작부인은 그녀가 가장 많이 맡은 배역이기도 한데, 기품있고 우아하다는 평을 받았다. 귀덴의 수잔나도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으며, 시에피의 피가로 역시 베이스 가수가 피가로를 맡아서 무거워질거라는 우려가 많았고 결과적으로 너무 나이 든 느낌이지만 당당한 피가로라는 평을 들었다. 전반적으로 연주가 너무 '구식'이고, 당코의 케루비노가 애교가 부족하다는 점과 포엘의 알마비바 백작이 너무 서툴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연주 전반에 걸쳐 고급스럽우면서도 유머러스한 비엔나의 분위기가 싱싱하게 살아있다는 이 음반의 장점이다.
사실 이 음반이 국내에서 높은 지명도를 갖고 있는 최대의 이유는, LP시절 유일하게 전곡판 라이센스 발매가 이뤄진 것도 있다. 즉 음반점에 가면 이 음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10] 그 뒤 CD시절을 맞이해서도 이 음반의 CD가 가장 물량이 많았다. 요컨대 가장 눈에 잘 띄고, 가장 구하기 쉬운 음반이었다는 것(게다가 오리지널스보다 값도 쌌다). 그리고 이 음반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데카 최초의 스테레오반이라는 점에 있다. 즉 역사적인 값어치가 높다. 초기 스테레오인 만큼, 요즘의 깔끔한 최신 녹음들에 비하면 음질은 아무래도 떨어지지만, 그냥 듣기에는 전혀 불편이 없다.
게오르그 솔티가 남긴 전곡반. 현재 하드커버로 재발매했는데, 보관이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 EMI
- 도이치 그라모폰
국내 발매되었던 하일라이트판 LP판과 같은 버전
일본판 하일라이트 재킷. 옛날에 나온 국내판 테입 버젼이 이 재킷과 같았다
The Originals 시리즈로 나온 버전. 시중에서 비교적 구하기 쉽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온 이 오페라의 전곡반들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음반이다. 군둘라 야노비츠가 백작 부인, 에디트 마티스가 수잔나, 헤르만 프라이가 피가로,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알마비바 백작을 맡았다. 이 중에서 헤르만 프라이의 피가로는 역대 피가로라는 캐릭터 중에서 가장 많은 찬사[11]를 받으며, 지금도 프라이의 피가로는 아무도 따를 자가 없다는 평이 많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알마비바 백작은 그가 남긴 오페라 전곡반에서 가장 좋은 평[12]을 받고 있는데, 특히 귀족적이면서도 음흉한 표현이 압권이다.
군둘라 야노비츠의 백작부인은 정말 청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이고[13] 에디트 마티스의 수잔나 역시 황홀할 정도로 소리가 좋다. 하지만 듣는 사람 기호에 따라서 발랄함이 덜하고 너무 차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를 놓고 그냥 아름답게 부르기만 하는 백치미라는 비판도 있다. 케루비노역을 맡은 트로야노스가 너무 날카롭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확실히 Non so più cosa son 같은 곡을 들어보면 톤이 너무 높아 여자 목소리 티가 확 난다. 뵘의 지휘는 이 거물급들을 한데 아우르면서도 아주 제대로 살아나게 하고 있으며, 독창은 물론, 중창과 합창에서의 앙상블도 톡톡 튀는 듯하면서도 흐트러짐 하나 없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일품이다. 역대 이 음반을 능가하는 음반은 아직까지 등장하지 못했다.
쇼생크 탈출에 삽입된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o)"는 이 음반의 음원을 썼다.
쟝 피에르 포넬이 연출한 영화판
위의 CD가 '드림 캐스팅' 이라면, 이 영상물은 '올스타 캐스팅'. 악단은 베를린 오페라에서 빈 필로 바뀌었고, 미렐라 프레니가 수잔나, 키리 테 카나와가 백작부인을 맡고 있다. 뵘의 곡 해석은 CD와 큰 차이가 없고, 피가로와 백작도 노래는 그대로이지만, 영상물인만큼 연기력에 중점을 많이 두고 있다. 감독이 아바도판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연출했던 장 피에르 포넬이어서 전작과의 연관고리가 군데 군데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
예를 들면 서곡이 진행되는 동안 나오는 화면은 피가로가 이발소를 정리하고 백작 집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인데, 이 때 피가로의 복장이나 이발소의 각종 소품들이 전작과 동일하다. 또 돈 바질리오 역시 전작과 같은 복장으로 등장한다(포지션이 테너로 바뀌었기 때문에 캐릭터는 돈 알론소에 가까워 보이지만...). 음악적 요소만을 놓고 비교해 보자면, 악단이 빈 필인만큼 사운드의 충실함은 더 뛰어나지만, 주역급을 제외한 조역들은 음반 쪽이 더 좋다는 평판. 훗날 카르멘이나 살로메와 같이 팜므 파탈급 히로인을 연기했던 마리아 에윙이 여기서 귀염성 있는 케루비노를 불러 주는 것도 포인트. 또 바르톨로를 부른 파올로 몬타르솔로는 세빌리아의 이발사영상물에서 돈 바질리오를 했던 인연도 있다.
- 필립스
네빌 매리너가 지휘한 전곡반
여타 유명 음반 못지 않은 호화캐스팅. 거기에 지휘의 매리너 경도 모차르트라면 알아주는 거장인지라, 산뜻한 느낌은 뵘판을 능가할 정도. 역시 매리너 경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로지나를 맡았던 아그네스 발차가 여기서는 케루비노 역을 맡고 있는데, 사실 오랫동안 발차의 전문 분야 중 하나로 유명했다.
카를 뵘이 DG에서 녹음하기 전에 첫 번째로 남긴 피가로 음반
[1]
보마르셰의 전작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히로인 '로지나'이다.
[2]
남성 캐릭터이지만 소년의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여성 성악가가 연기하는 '바지 역할'이다.
[3]
오페라 자체가 후원 귀족들의 사교모임 같은 성격도 띄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
[4]
작품보다 가수에게만 초점이 몰리는 것을 방지, 단원들의 피로도 관리 등도 이유였고, 토스카니니가 지독할 정도로 작곡가 원작 주의자라 그랬던 것도 있다. 당연히 오페라의 메인인 아리아 라도 한 번만 부르게 작곡 되어 있는 데다 당시 앵콜은 가수가 임의로 꾸밈음을 넣거나 즉흥 편곡으로 부르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 사실 이 외에도 귀족 부인들이 지나치게 화려한 모자를 쓰고 오거나 상연 도중 입장이나 퇴장도 못 하게 하기도 한 걸 보면 토스카니니 개인의 성격 탓이라고 볼 수 있다.
[5]
관객의 작품 몰입도를 위해 금기시한다는 설이 퍼져있으나, 이는 토스카니니 개인의 생각이었고 사실 앵콜을 하지 않아도 최소한 유명 곡 이후에는 (해주지 않더라도) 앵콜 요청과 박수가 이어지기 때문에 극의 흐름이 깨지는 것은 똑같다. 오히려 현대에는 가수 및 연주자의 컨디션 조절과 후속 공연의 시간 조정 같은 공연자 입장에서의 문제들이 더 이유가 된다.
[6]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아버지이다.
[7]
에리히 클라이버가 남긴 또 다른 전곡반으로
시칠리아 섬의 기도가 있다. 이 음반은 1951년 피렌체 시립 오페라 극장 실황으로 당시 전성기의 시작을 맡이했던
마리아 칼라스가 엘레나 공녀역으로 나온다. 문제는 음질이 상당히 후지고, 연주 자체의 완성도가 그리 크지 않다는 평이 대부분...
[8]
작중에서는 남자지만 배역상 높은 음역이 필요하기 때문에 메조소프라노를 남장시켜서 공연하는 것이 보통이다. 간혹 진짜 남자인 카운터테너가 맡는 경우가 있다.
[9]
지금도 여전히 이 음반을 최고로 치는 애호가가 존재한다.
[10]
하일라이트는 뵘판(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온거)이 먼저 진열대에 올라왔었다.
[11]
피가로의 결혼 뿐만 아니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도 프라이의 유머감각은 발군이다.
[12]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그리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피셔-디스카우 이지만, 알마비바 백작과 라 트라비아타 전곡반의 조르쥬 제르몽(로린 마젤 지휘), 돈 카를로 전곡반(게오르그 솔티 지휘)의 로드리고는 꽤 좋은 평을 받았다.
[13]
슈바르츠코프가 거칠거칠하게 느껴질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