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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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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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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手紙[1]

일본의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일본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기 작품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 2003년에 소설이 나왔고 2006년에는 야마다 타카유키 사와지리 에리카 주연의 영화가 나왔다. 한국에서는 2006년 출간되었다. 2018년에는 테레비 도쿄에서 카메나시 카즈야, 혼다 츠바사 주연의 단편 드라마가 나왔다.

낙인 효과, 그리고 연좌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2]

2. 상세

청년가장으로 어린 동생을 먹여살리던 형이 돈벌이가 너무 힘들어지니까[3] 빈집털이를 하려 했다가, 그 집 주인 할머니에게 들키자 우발적으로 그녀를 살해해 살인자가 되어 수감된 후 동생이 겪는 연좌제의 낙인효과를 다룬다.

그러나 주인공인 강도살인범의 동생을 매우 무고하고 불쌍한 처지로 묘사하면서도[4][5] 가해자의 연고자가 본인은 무고한데도 단지 범죄를 저지른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런 비참한 처지로 굴러떨어지는 것에 대해 동정의 여지 없이 그들에게 냉담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의 이유에 대해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가해자 옹호나[6] 가해자의 연고자 옹호 같은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피해자[7]의 유족들 역시 가해자를 철저히 용서할 수 없는 존재로 보고 선을 그으며, 가해자인 주인공의 형이 보낸 속죄 편지도 그냥 죄다 씹어버리고 그걸 그저 가해자의 자기위로이자 기만이라고 평했을 정도. 나중에는 주인공 본인도 피해자(살인사건은 아니지만)의 입장에 처해보게 되면서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게 된다.

여하튼 주인공은 결국 형의 편지에 학을 떼버리게 되고 형에게 제발 편지를 그만 보내라, 형의 편지가 올 때마다 자기 삶이 괴로워졌다고 그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폭로하면서, 출소한 후에도 찾아오거나 연락을 하지 말아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그 후 형에게서의 편지는 다시 오지 않게 되고 형제의 연락은 끊어진다.[8] 형과 연을 끊은 뒤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회사와 집을 모두 옮기자, 그제서야 삶이 좀 편해졌다고. 결말부에서 주인공은 지인과 함께 교도소 위문 공연[9]을 갔다가 고개를 숙인 형을 보게 되는데, 노래를 하려 해도 목소리를 도저히 내지 못하는 장면에서 소설이 끝난다.[10]

탁월한 심리 묘사와 잘 부각되지 않는 '가해자 가족'이 겪는 상황에 대해 심도있게 고찰한 점에서 호평을 받고 내용 자체도 꽤 감동적이어서 전반적인 평은 좋다. 그러나 주요 주제인 연좌제에 대해서 사실상 '그런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는 식의 옹호에 가까운 시선을 보내기 때문에[11][12] 연좌제에 있어서 비판적인 사람들은 낙인을 씌우는 것이 너무 지나치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한다.[13]

작품 출간 이후 설립된 가해자 가족 지원 단체나 관련 연구에서 자주 언급하거나 다루는 작품이기도 하다.


[1] 한국에서 편지는 '便紙'라고 쓰지만 일본에서는 手紙라 쓴다. 발음은 테가미.(てがみ) [2] 후술하겠지만 일본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가해자의 가족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 그러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고 생각될 수 있다. [3] 머리도 나쁘고 학력도 기술도 없어 육체노동밖에 하지 못했는데 그러다가 건강이 악화됐고, 몸이 망가지자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어렵게 구한 배달 일자리도 요통 때문에 음식을 다 엎는 실수를 하자 쫓겨났다. 성적도 좋은 동생이 학비 부담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고 하자 말리려고 했지만 본인이 봐도 집안에 돈은 정말 없고 자기는 당장 직장도 없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초조해졌다. [4] 소설은 10년이 넘는 세월을 다루고 있는데, 그 긴 시간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낙인 효과 때문에 대학을 포기했고(나중에야 통신교육으로 진학한다), 숨기고 살려고 해도 그것도 잠깐이지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보니 결국 알려지게 되고 나면 직장에서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괴로워져 스스로 그만두거나 한직으로 밀려나고, 친구들에게서도 과거가 밝혀지기만 하면 별다른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나가리 처리를 당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려고 해도 문자 그대로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거절당하고, 어쩌다 '너의 잘못이 아니잖아'라며 편견 없이 바라봐주는 사람들을 만나도 일개 개인의 입장에서 거대한 사회의 시선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그들 쪽에서, 또는 결국 자기 스스로 곁을 떠나갈 수밖에 없게 된다. 아무리 올바르고 조용하게 살려고 해도 끊임없이 가해자의 관계자라는 낙인에 엄청나게 시달리며 고생한다. 나중에는 아내와 딸도 함께 시달릴 정도. [5] 특히 이렇게 된 원인은 동생을 걱정한답시고 형이 교도소에서 보내는 편지 때문인데, 이게 올 때마다 그나마 좀 나아지려고 하던 동생의 인생이 다시 시궁창으로 꼴아박힌다. 시비 붙은 사람이 우연히 형이 보낸 편지를 보고는 '뭐냐 이건? 왜 교도소에서 편지가 와? 너 감옥 간 지인 있냐? 뭐? 가족이라고?!'....이런 코스로 바로 아우팅당하는 식. 동생은 다른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형을 엄청 원망한다. 형의 편지가 올 때마다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간 쌓아놓았던 모든 관계가 죄다 무너져버리니 동생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진짜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게 되며, 친밀하고 깊은 인간관계를 쉽게 맺지 못하고 피상적인 관계만 이어가게 된다. [6] 놀랍게도 주인공의 형은 가해자 옹호 클리셰의 두 조건(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을 다 충족한다. [7] 주인공의 형이 우발적으로 죽인 할머니. [8]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의 의미로 편지를 보내는 것도 그만뒀다고 한다. 더 이상 보내지 않겠다고 쓴 마지막 편지를 보면, 동생의 편지에서 나온 동생의 진상을 보고 그동안 동생이 자기가 한 일 때문에 고통받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있었으며 이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자기가 피해자 유족에게 '속죄행위'랍시고 보냈던 속죄의 편지들이 결국 진실로 그들을 위해 쓴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쓴 것임을 깨닫게 되었으며(사죄한답시고 쓰지만 동생 소식 이야기가 가득했다.) 얼마나 불쾌하셨을지 깨달았다, 자신은 조금도 갱생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편지를 보내지 않겠다며 사죄한다. [9] 원작에서는 가수(밴드), 영화에서는 개그맨. 원작&영화 공통으로, 프로 데뷔 직전까지 갔으나 그놈의 형 때문에... 연예계에서 스캔들은 치명적인데, 형의 일이 스캔들이 될 수 있다는 문제로 지망생 단계에서 좌절된다. 동료라도 데뷔시키기 위해 스스로 그룹을 나갔다. [10] 영화판에선 좀더 희망적으로 묘사해서, 힘을 내 형이 있다는 만담을 하며 '나 당신을 용서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끝난다. [11] 본인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가해자의 연고자가 열심히,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산다고 해도 세상이 '범죄자 가족이니 결국 부정적인 존재들'이라며 계속 낙인을 씌우고 몰아붙이는것도 순응해야 마땅한 일이라는 식의 발언과 가해자 가족이 자기 신세가 나빠졌다고 가해자를 원망하는 것도 결국 투정에 가깝다는 내용의 발언이 작중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나오고, 주인공마저도 자기가 피해자가 되고 난 다음엔 사죄를 하는 가해자의 가족에게서 분노를 느끼며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식의 내로남불 반응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는 본인은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하기는 커녕 집앞까지 찾아가긴 갔다가 도망쳐버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12] 사실 이건 우리나라보다도 더 강력한 일본의 연좌제 풍조에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연좌제 풍조도 법으론 금지라 해도 세간에선 결코 약한 편이 아닌데 일본의 경우 가해자의 가족에 대한 사회적 매장을 거의 대놓고 시전하는 터라 가해자 가족이 자살에 이르는 사례도 문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도쿄·사이타마 연쇄 유아납치 살해사건 미야자키 츠토무의 아버지,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의 가토 도모히로의 동생, 사세보 여고생 살인사건의 도쿠카쓰 모나미의 아버지. 상대적으로 서양 국가들은 이런 현상이 약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우디 해럴슨. 이 사람의 아버지는 우발적 살인자도 아니고 아예 직업이 청부살인업자였다. 한국이나 일본이었으면 연예계 입성 자체가 불가능한 가족사. [13] 따지고보면 가해자의 가해행위에 대해서 수혜자가 된 연고자와, 피해자가 된 연고자가 모두 있기에 연좌제에 대한 옹호와 비판 역시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라는걸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당장 주인공만 해도 형의 범죄가 완전범죄가 되었다면 그대로 범죄의 수혜자가 되었을테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연좌제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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