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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8 00:32:40

패러프레이징

1. 개요2. 특징
2.1. 영어의 패러프레이징2.2. 한국어의 패러프레이징
3. 사례
3.1. 패러프레이징 사례3.2. 패러프레이징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
4. 패러프레이징이 지켜지면 안 되는 예외(?)

1. 개요

재진술(, paraphrase, paraphrasing) 또는 어휘 변용(語彙變容)은 미리 언급한 어휘와 뜻이 같거나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여, 서술의 중복 및 동어 반복을 막고 문장을 쉽게 풀어내는 화술을 말한다.[1]

2. 특징

패러프레이즈 자체는 한국어에도 볼 수 있는 현상이며 일반적인 화술이나, 교착어인 한국어나 일본어, 굴절어에 해당하는 독일어, 프랑스어보다는 고립어에 해당하는 영어 등 언어에서 더욱 흔하다.[2] 교착어는 어근에 접사를 붙여 다양한 어감을 만들 수 있고 굴절어 역시 그 자체로 변화할 수 있어서 같은 단어를 약간만 수정해도 딱딱한 느낌을 없앨 수 있는 반면, 고립어는 형태의 변화 없이 배치의 순서가 바뀌면 의미가 달라지므로 앞에서 등장한 단어와 아예 똑같은 글자가 등장하게 된다. 반복적인 단어 배열은 눈과 귀를 피로하게 만들거나 지루한 느낌을 주며, 때문에 영어에서 패러프레이징은 문장이 단조로워지지 않게 하는 데 중요하다.
파일:paraphrasing_orig.jpg


한편, 패러프레이징은 단순히 단어를 동의어나 유의어로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구, 절, 또는 문장의 단위에서도 패러프레이징은 적용된다. 하기 한국어 패러프레이징의 예와 같이 품사나 문장 성분을 윤문하거나, 복수의 유사한 어휘를 하나의 어휘를 사용해 줄이거나, 앞의 문장과 중복되는 문법 구조를 가진 문장을 다른 구조로 표현하는 것도 패러프레이징의 일종이다.

2.1. 영어의 패러프레이징

고립어의 특징에 따라, 예로부터 영미권에서는 패러프레이징이 연설자와 집필자가 가져야 할 핵심적인 교양 중의 하나로 꼽혔으며, 영어영문학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테마로 연구되었다. 패러프레이징이 부족할 경우 청자나 독자로 하여금 화자의 언어 능력이 미비하다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공식적인 글이나 대화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사실 영어 글쓰기 가운데서도 학술적 글쓰기는 패러프레이징을 남발하면 오히려 글의 가독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같은 뜻이면 단어를 하나로 통일해주거나 유의어를 2~3개 정도로 제한해주는 것이 오히려 명료한 글쓰기로 취급되기도 한다.

패러프레이징이 영미권에서 중요시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표절 방지이다. 문헌을 인용할 일이 있을 때 그냥 인용하기보다는, 문헌의 의미를 이해한 후 패러프레이징까지 해낼 수 있어야 글쓴이의 신뢰도가 담보되며, 연구 윤리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기사[3] 고교나 대학 영어쓰기에서도 패러프레이징은 상당히 중요하여, 동어 반복이 심한 경우 교사나 담당 교수와 면담을 하게 된다.

패러프레이징은 글에 사람이 나올 때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만약 한 남성의 이름이 존 스미스이고 직업이 영문학 교수라면, 한 문장에서는 스미스라고 나왔을 때 그 다음 문장에서는 he(그)라고 나올 수 있는데, 그것도 너무 반복하지 않고 문장의 분위기에 따라 존이 나올 수도 있고, 영문학 교수라고 나올 수도 있다. he(그)의 반복을 피하는 이유는 만약 존 스미스가 다른 남자와 대화한다면 여기에서의 he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구분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리핀식 영어, 즉 타글리시에서는 해당 원칙을 영미권보다는 엄격하게 지키지 않아 중언부언하는 구어체 말투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물론 영자신문 등 공식적인 문어체 매체에서는 칼같이 지키는 편이다.

2.2. 한국어의 패러프레이징

교착어인 한국어는 패러프레이징을 영어만큼 많이 하면 오히려 의미 전달 효율이 하락한다. 물론, 한 문장 안에 같은 단어가 여러 개 등장할 정도로 단조로운 글은 한국어 사용자에게도 불편하고 어색하게 느껴지므로 비판받지만, 영어보다는 패러프레이징의 정도와 범위가 완화되어 있다. 한국어는 다양한 접사와 조사 등 문법적 장치를 사용하되, 단어 자체는 동의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기보다는 통일하여 사용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때문에 한국어는 어미의 패러프레이징이 중요하다. 다음 문장을 보자.
아침에 바람이 불어서 창문이 흔들려서 소리가 커서 잠에서 깼다. 학교 가는 길에, 주운 종이가 바람에 날려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봐서 도와 드렸다.
어딘지 모르게 글에 집중하기 어렵게 느낄 것이다. 이제 다음 문장을 보자.
아침에 바람이 불어 창문이 흔들리는 탓에 소리가 잠에서 깼다. 학교 가는 길에, 주운 종이가 바람에 날려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보고 도와 드렸다.
훨씬 매끄럽다. 같은 이유로 나열의 '-고'나 '-며'를 반복해 쓸 때도 번갈아 쓰는 것이 좋다.
민수는 밥을 먹고 철수는 빵을 먹고 영희는 술을 마시고 연지는 우유를 마셨다.
민수는 버스를 놓쳐서 학교에 지각해서 결국 결석으로 처리될 뻔해서 후회했다.
민수가 창을 닫아 찬 바람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아 춥지 않아.[4]
민수는 밥을 먹고 철수는 빵을 먹으며 영희는 술을 마시고 연지는 우유를 마셨다.
민수는 버스를 놓치는 탓에 학교에 지각해서 결국 결석으로 처리될 뻔했기에 후회했다.
민수가 창을 닫으니 찬 바람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아서 춥지 않아.
이렇듯, 한국어는 어미의 변화만으로도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단어 자체를 아예 다른 것을 쓰면 비록 비슷하거나 같은 뜻이라 할지라도 문법 형태소의 변화까지 더해져 글이 매우 산만해지고 의미가 파편화되어 버린다. 단, 운율 라임을 살려야 하니 일부러 맞추기도 하는데, 이때도 시적 허용 범주에서 가능하다.

한국어의 조사도 마찬가지로 '의'를 남발하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적절히 생략해서 패러프레이징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조사, 용언을 섞어 나타낼 수도 있다. 이 '의'의 남용은 번역체이기도 하다.
컴팩트 디스크의 소리의 주파수의 최댓값
열 명의 사람을 다섯 대의 차에 나누어 태웠다.
고난의 시절의 민희의 이야기
컴팩트 디스크에 담을 수 있는 소리의 최대 주파수
사람 열 명을 차 다섯 대에 나누어 태웠다.
고난의 시절 민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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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례

3.1. 패러프레이징 사례

3.2. 패러프레이징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

파일:존경심마저생길거가따.png }}}||
2020년 던전앤파이터 천계전기 리뉴얼 이전 이벤트 스토리의 문장 중 "웅장하게 재건된 길을 걸으면서 한층 더 화려하면서도 새롭게 재건된 황도의 모습새로운 황제의 모습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라는 문장을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문장은 패러프레이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문법적으로도 비문인데, 반복된 '모습'이야 \'사람은 ~는 것이 사람이다'와 같이 피정의항을 앞뒤로 되풀이하는 것과 같으며 이런 반복은 중세 한국어 시절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문법이니 그렇다 쳐도,[5] '길을 걸으면서~'와 '새롭게 재건된 황도의 모습은~ 이었다.'는 서로 연결해서 쓸 수 없고, 문장 구조가 완전히 깨져 있다. 논리로 따지면 논점일탈의 오류를 저지른 것이 된다. 문법적으로는 '한층 더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게 재건된 황도를 걸은 새로운 황제의 모습이 그 길에 어울렸다.' 정도로 고칠 수 있다.

4. 패러프레이징이 지켜지면 안 되는 예외(?)

그러나 다음 같은 표현들은 여러 어미를 다채롭게 쓰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업무에 있어서 판매를 위해서, 사후를 위해서도 재고에 대해서,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가족을 위해서, 동료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업무에 있기에 판매를 위하며 사후도 위하니 재고에도 대하고 방법에도 대해서 설명하였다.(△)
→업무상으로 판매를 위해서, 사후와 관련해서도 재고와 방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가족도 위하고 동료도 위하며 국민도 위해서(△)
→가족과 동료와 국민을 위해서

개중에는 번역체 문장에서 나온 표현도 있으며, 그와는 상관없이 활용 양상이 일반 용언들과 다른 데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A 기종은 매우 튼튼하다.'처럼, 곧 상술된 '길을 걸으면서~'와 '황도의 모습은 ~이었다.'를 서로 연결하는 것처럼 쓰기도 하므로 '~에/를/을 ○하여(서)' 꼴 자체를 문법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 하다' 문서의 ' '여' 불규칙 활용' 문단에 "'하여'가 완전히 소멸하면 'ㅐ' 불규칙 활용'으로 이름이 바뀔 수도 있겠다." 부분이 있긴 하나 이런 표현들이 굳어진 채로 쓰이는 한은 '~하여(서)'가 '~해(서)'가 반복되는 것에 대하는 차선책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몇몇 명사 뒤에서 '의'를 생략하는 것은 문법적으로는 정문이지만, 관용적으로는 비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언중들의 사실상의 최소한의 규칙
언중들의 사실상 최소한 규칙(△)
→사실상(의) 최소한인 언중의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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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흔히 의역으로도 번역되나 정확히 말하면 의역은 패러프레이징을 사용한 결과 중 하나에 해당하며, 동의어를 사용하여 전혀 의역이 아닌 문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2] 영어를 많이 접하기 때문에 패러프레이즈 하면 영어가 부각되는 것일 뿐 프랑스어 쓰기 시험에서 유의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면 감점 사유가 된다. DELF B2의 경우 개정 이전에는 읽기나 듣기에서도 재진술을 유도하는 문제가 있었다. [3] 다만, 문장 하나하나를 원문이 연상되지 않을 정도까지 패러프레이징하되 글의 전체적인 논리 전개를 표절할 경우 역시 학계에서는 표절로 취급한다. 이러한 방식의 표절은 표절 검사 소프트웨어로 잡아내기가 훨씬 까다롭다는 점에서 더욱 악질적이다. 기사 [4] 더욱이 이 경우에는 어미가 바뀌는 불규칙 활용조차 없이 '-아'로 계속 끝나니까 마치 그 때마다 문장을 끝내는 것 같아서 듣기 거북할 수 있다. [5] 영어처럼 어순이 정형적인 고립어와 달리 한국어처럼 비교적은 자유로운 교착어에서는 일부 문장 성분의 중복도 곧잘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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