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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26 05:31:27

파킨슨병

파킨슨 병에서 넘어옴
파킨슨병
Parkinson’s disease
<colbgcolor=#3c6,#272727> 이명 <colbgcolor=#fff,#191919>파킨슨씨병
국제질병분류기호
( ICD-10)
G20[1], F02.3[2]
의학주제표목
(MeSH)
D010300
진료과 신경과
관련 증상 불수의적 떨림, 근육 강직, 느린 운동, 균형 잡기의 어려움
산정 특례 지원 (코드 V124)
예후 치료 받을 시 평균수명과 큰 차이 없거나 약간 짧음

1. 개요2. 상세3. 원인4. 특징5. 치료
5.1. 수술5.2. 약물5.3. 줄기세포5.4. 그 외
6. 이 병을 앓은 사람7. 대중매체8.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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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느린 운동, 정지시 떨림, 근육 강직, 질질 끌며 걷기, 굽은 자세와 같은 파킨슨 증상들을 특징으로 하는 진행형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19세기 말에 이 질환을 처음 보고한 영국인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이름을 따서 현재의 이름이 붙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50년가량 지나서 신경과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장바티스트 샤르코(Jean-Baptiste Charcot)라는 프랑스 신경과 의사의 인정을 받게 되어 그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3][4]

1천 명에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60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는 더 빈도가 높다. 한국인들은 파킨슨병 발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다른 인종에 비해 발병 위험이 더 높다. #[5] ICD-10 분류로 G20에 해당하는데, 파킨슨 증후군(Parkinsonism)도 G20이고,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도 G20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된 파킨슨 증후군이라는 표현은 파킨슨 증상(느림, 떨림, 강직, 자세 불안)을 보이는 모든 경우를 이르는 말이고, 파킨슨병은 파킨슨 증후군 중 도파민 신경세포의 변성으로 발생하는 한 종류의 질환이다. 즉 파킨슨 증후군이 더 넓은 개념의 표현이다.

2. 상세

파킨슨 증후군은 신경퇴행성 질환들과 2차성 질환으로 나뉜다. 신경퇴행성 질환들은 주로 이상 단백이 신경세포에 쌓여서 신경세포가 괴사하여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파킨슨병, 진행성 핵상마비, 다계통 위축증, 루이소체 치매, 피질기저하 변성과 같은 병들이 포함된다. 이 중에 가장 흔한 것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을 제외한 진행성 핵상마비, 다계통 위축증, 루이소체 치매, 피질 기저하 변성과 같은 병은 파킨슨 증상 외에도 치매, 자율신경계 장애, 눈 움직임의 장애 등 다른 추가 증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외에 다른 종류들을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Atypical Parkinsonism, 또는 Parkinson Plus Syndrome)이라고 부른다.[6]

진행성 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는 노인층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중뇌(midbrain), 뇌간(brain stem), 기저핵(basal ganglia)를 주로 침범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파킨슨병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게 나타나게 되나 특징적으로 수직 안구운동 장애, 질병 초기의 넘어짐 및 경부강직이 발생하며, 휴식성 손떨림(resting tremor)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다계통 위축증 (multiple system atrophy)(=샤이 드래거 증후군(Shy-Drager Syndrome)) 역시 퇴행성 신경장애의 질환으로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며, 특징적으로 심각한 소변장애, 기립성 저혈압 등의 자율신경 실조증(autonomic dysfunction)이 보이게 된다.

2차성 파킨슨 증후군은 이상 단백의 침착이 아닌 다른 이유로 파킨슨 증상이 생기는 경우를 가리킨다. 여기에는 뇌졸중, 일산화탄소 중독, 일본뇌염, 약물 중독, 외상 등이 포함된다. 파킨슨 증상을 야기하는 약물들로는 신경이완제(neuroleptic)인 chlorpromazine, haloperidol, perphenazine 등이 있으며, 그 외 소화계통 약물인 metoclopraide, levosulpiride 등 이 있다. 다만 뇌졸중의 경우 뇌졸중이 한 번 생겼다고 파킨슨 증상을 보이는 예는 적으며, 보통 여러 번 반복된 다음에 발생한다. 또 뇌졸중이 생긴 바로 다음에는 파킨슨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꽤 경과한 다음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권투 선수와 같이 머리에 강한 충격을 많이 받는 경우, 헤딩을 많이 하는 축구 선수에서도 파킨슨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외상으로 인한 뇌 좌상 때문이다.[7]

연간 620만명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11만7천명이 파킨슨병으로 사망한다.

3. 원인

2021년 7월에 덴마크 코펜하겐대 '생명공학 연구 혁신 센터'의 스호러 이사자더-나비카스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에서 파키슨병 환자 90% 내지 95%를 점유하는 '산발적 파킨슨병(sporadic PD)'이, 뉴런에 생긴 미토콘드리아 폐기물의 처리를 제어하는 신호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경로가 막히면 미토콘드리아 손상 폐기물이 과도히 쌓여 뉴런이 사멸하고 파킨슨병으로 이어졌다.

어떤 신체 부위에 감염이 생기면 확산을 막기 위해 싸우지만, 감염이 제거되면 여기에 관여한 신호도 사라져야 한다. 그런데 파킨슨병 환자는 1형 인터페론 경로를 여닫는 PICS2라는 단백질의 신호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 작동하는 1형 인터페론 경로는 바이러스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뇌 신경세포의 에너지 공급에도 깊숙이 관여한다는 게 드러났다. 파킨슨병의 문제는 PIAS2 단백질이 필요하지 않을 때도 1형 인터페론 경로를 봉쇄하는 데 있었다.

감염 상황이 종료되면 이 경로의 봉쇄가 풀려 정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파킨슨병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 #

장(腸)에서 시작돼 뇌로 옮겨가는 질환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뇌 신경세포의 타우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시작된다는 새로운 이론이 제기됐다. #

과거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파킨슨병에 걸려 펀치를 많이 맞는 것이 파킨슨병의 원인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펀치드렁크와는 달리 파킨슨병은 뇌에 타격을 준다고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럭비, 미식축구 등 복싱 못지 않게 뇌에 타격을 입히는 스포츠들도 선수들의 파킨슨병 발병률은 일반인과 거의 같다.

4. 특징

현대 의학에서 파킨슨병의 발생 근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연구를 통해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알파 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이상 단백[8]이 뇌세포에 쌓이면서 발병하는데 최근에 경구 항생제의 사용이 5년에서 10년후 파킨슨병 위험을 일으킨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이는 특정 혐기성 장내미생물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도 여겨진다. 도파민 설도 있다.

파킨슨병의 경우 알파 시누클레인은 뇌와 몸통을 이어주는 뇌간(brain stem)에 먼저 쌓이기 시작해서 점점 분포를 넓혀간다. 뇌간의 아래 쪽에서 쌓이기 시작해서 중뇌피개의 흑색질(Substantia Nigra)까지 이르러서, 흑색질의 뇌세포가 50% - 70% 이상 파괴되면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증상이 생긴다. 약물의 독성으로 흑색질이 파괴된 경우에도 급성 파킨슨병이 생긴다. 약물로 흑색질을 파괴해 파킨슨병 실험재료용 원숭이를 만들기도 한다.

흑색질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산하는 공장 같은 곳인데, 도파민은 뇌를 자극하여 동작을 정확하게 만들고 성취감과 같은 보상 작용에 관여한다. 파킨슨병의 경우 주로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의 뇌세포가 손상되어 손떨림, 느린 동작, 경직이 나타난다.[9] 여기서 끝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알파 시누클레인이 뇌의 모든 영역에 퍼져나가게 된다. 대뇌피질까지 퍼져 나가는 경우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10]

알파 시누클레인은 뇌세포 안에서 뭉쳐져서 유리질봉입체(hyaline inclusion)인 루이소체(Lewy bodies)를 만들게 된다. 이게 뇌세포를 괴사시키면서 치매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루이소체 치매.

알파 시누클레인 침착이 아직 뇌의 아래쪽에만 있을 때에는 위에 적은 대로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청반(locus ceruleus)과 그 주변의 손상으로 인해서 렘 수면 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를 보일 수 있고, 후각 피질의 손상으로 냄새를 잘 못 맡는 경우가 있다. 렘 수면 장애가 생기면 자고 있을 때 꿈의 행동을 실제로 팔다리를 움직여가며 하게 되어서, 가족들은 환자가 과격하게 잠꼬대를 한다고 생각한다.[11] 다만 이 증상들이 파킨슨병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 있다고 해서 파킨슨병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냄새를 잘 못 맡을 수도 있는 것이고, 렘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이 흑색질까지 도달해서 도파민 생산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파킨슨 증상이라고 부르는 운동 증상이 생긴다. 초기에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동작들, 젓가락질, 글씨 쓰기와 같은 작은 도구를 쓰는 운동이나 단추 잠그기 같은 동작들이 잘 되지 않는다.[12] 흑색질의 도파민은 기저핵(basal ganglia)에서 분비되고, 기저핵은 대뇌피질의 조정이 필요 없는 작업, 즉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별 생각 없이 하는 동작들이 조금씩 줄어드는데, 초기 증상 중에 대표적인 것은 걷는 속도의 감소(bradykinesia),[13] 걷는 중에 팔을 잘 흔들지 않는 것 등이다.

파킨슨병 하면 대체로 휴식성 손 떨림(resting tremor)을 떠올리지만 손 떨림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거의 항상 나타나는 증상은 느리고 폭이 작은 동작(서동증)이다. 참고로 손떨림이 질병의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의 경우, 서동증(bradykinesia)이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 비해 예후가 더 좋다고 한다. 도파민의 부족으로 운동피질이 제대로 자극되지 않아서, 파킨슨병 환자들의 동작은 대부분 폭이 줄어든다. 걸을 때 보폭이 줄어들고, 글씨도 계속 쓰다보면 처음에 비해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micrographia). 얼굴의 근육들도 덜 움직이게 되어 표정이 무표정해진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들 중에는 우울증으로 먼저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꽤 있다. 얼굴 표정이 줄어들면서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데, 이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침이 흐르기도 한다. 목소리의 크기도 줄어든다. 자고 있다가 몸을 잘 뒤척이지 못하기 때문에 자는 것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

참고로 본태떨림(essential tremor)이라고도 불리는 수전증은 파킨슨과 관계 없는 상염색체 우성적인 유전적 질병이다. 파킨슨병의 증상인 휴식성 손떨림은 손에 움직임이 없을 시에만 수전증이 나타나게 되며, 일상적인 일을 위해 손을 움직일시 떨림이 사라지게 된다. 이에 비해 본태떨림의 경우 움직임과 관계 없이 항상 수전증이 보여지게 되며, 특히 손을 움직일 경우 수전증이 더욱 악화되게 된다. 특이하게도 술을 마시게 되면 손떨림이 사라지게 된다. 치료는 베타차단제인 propranolol를 이용하게 된다.[14]

알파 시누클레인에 의한 신경 퇴행이 지속되면서 모든 증상은 시간이 갈수록 나빠진다. 처음에는 한 손에만 증상이 있다가 반대편 손에도 증상이 생기고, 걸음이 단순히 느린 것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워진다. 걷고 있으면 몸은 앞으로 계속 가는데 발이 쫓아가질 못해서 종종걸음을 치다가 넘어지는 일이 생긴다. 말기에는 극단적인 운동장애 때문에 침상에서만 누워서 생활하게 되기도 한다. 운동증상 뿐 아니라 대뇌피질까지 손상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인지 기능 저하, 환시, 자율신경계 장애 등과 같은 증상도 발생한다. 특히 인지 기능 장애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그 빈도가 현저히 높으며, 치매가 생기는 환자로 범위를 제한해도 그 발생률은 정상인의 2배를 넘는다.

그 외 삼킴곤란(dysphagia), 구음장애(dysarthria) 등이 보이며, 자율신경 실조증(autonomic dysfunction)으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변비 및 다한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발병에서 말기 증상까지 진행하는 경과는 약을 먹느냐, 아니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이 발견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파킨슨병은 루게릭병과 거의 같은 수준의 비극이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환자는 침대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수준이었으나, 1940년대부터 레보도파가 개발되고 이를 먹을 수 있는 제형으로 개발하면서, 현재는 루게릭병은 물론이고 치매보다도 경과가 양호해졌다.[15] 2009년에 영국에서 조사된 보고를 보면 파킨슨병 환자들의 수명은 정상인의 수명에 비해 불과 몇 개월 정도 짧은 수준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분과 위원회에서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수명이 줄어든다는 증거는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만 있는 병으로 생각했지만, 파킨슨병에도 운동 증상 외에 다른 증상이 생긴다. 앞서 언급한 치매 외에도 환각을 경험하는 일이 많다. 환각은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고, 파킨슨병 자체에 의해서도 생길 수도 있다.[16] 우울증의 빈도도 크게 증가한다. 환시, 치매, 우울증과 같은 비운동증상이 발생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진행이 빠르고 더 증상이 나쁜 편이다.

치매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지 기능의 장애는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무심코 하는 일은 쉽게 잊어버린다.

5. 치료

5.1. 수술

약물 치료가 개발되지 않았던 20세기 초에 파킨슨병의 치료는 주로 수술이었다. 처음에는 운동피질을 잘라내어 파킨슨병의 떨림을 없애보고자 했다. 그러나 운동피질을 잘라내고 나면 그 다음에는 한 쪽 팔다리를 영원히 움직일 수 없으므로 이 방법은 곧 버려졌다. 이후에는 시상(thalamus)을 수술해서 잘라내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이 방법 역시 환자의 후유증이 심해 널리 통용되지 못했다.[17] 다만 이 시절의 경험들은 파킨슨병과 관련된 신경생리학과 신경해부학에 많은 점을 알려주었으며, 현대에 이르러 뇌 심부 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이라는 기술의 밑거름이 되었다.

뇌 심부 자극술은 뇌 안에 뇌조율기라는 의료기기를 이식하는 외과적 치료이면서 전기치료의 일종이다. 심부 자극기는 파킨슨병 자체를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조절하여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영향을 준다.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파킨슨 환자 또는 약물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때 심부 자극기가 적용된다. 뇌 세포의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심부 자극기의 직접적인 영향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뇌 특정 부위에 전기적 자극을 유발하여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파킨슨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직접적으로 감소시켜 약물 투여 농도를 줄이거나 적절한 용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

기사에 따르면 피부 세포를 채취하여 줄기세포를 거쳐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뇌에 이식했더니 거부반응이 없고 운동능력을 어느정도 회복했다고 한다.

5.2. 약물

1940년대 초에 뇌의 일부에 도파민이 많이 있는 부위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고, 파킨슨병 환자의 뇌를 해부했을 때 이 부분에 손상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어서 영국의 의사 2명이 파킨슨병 증상을 보이도록 뇌의 일부를 파괴시킨 원숭이에게 도파민을 주고,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도파민에 대한 연구는 불이 붙어서, 2년 뒤에는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도파민을 투약해서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18] 다만 이 시절에는 도파민 제제가 그다지 효과가 좋지 않았는데, 이는 먹는 약이든 주사 약이든 몸통에서 분해되어 정작 뇌로는 전달되는 양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19]

그러나 도파민의 전구체인 레보도파(levodopa)를 합성할 수 있게 되고, 말초에서 분해되지 않게 효소를 억제하는 약물도 개발하게 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레보도파를 이용한 도파민 투약은 파킨슨병 치료의 뼈대가 된다.

레보도파의 개발로 여러 가지가 달라졌다. 파킨슨병 환자들의 수명은 길어지게 되었고,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은 사장되었다.[20] 도파민을 염두에 둔 다른 약들도 개발되었는데,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는 도파민 효현제나 분해를 억제하는 MAO 억제제, 아만타딘, 콤탄 등이 연달아 개발되었다. 그러나 어떤 것도 레보도파와 같은 극적인 효과를 얻지는 못했다.

레보도파(levodopa)는 칼비도파(carbidopa)라는 약물과 함께 투여하게 된다. 칼비도파는 L-DOPA를 도파민으로 촉진시키는 DOPA decarboxylase라는 효소의 억제제인데, 레보도파가 이 효소에 의해 뇌가 아닌 다른 신체에서 도파민으로 촉진되어 레보도파가 뇌에 전달되지 못하는 현상을 예방해, 레보도파의 효과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병의 원인을 완전히 해결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또 레보도파를 사용하면서 약을 복용한 지 5년 정도 지나면, 약효가 듣지 않거나 레보도파로 인한 이상 운동증(dyskinesia)이 발생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운동 동요가 왜 생기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레보도파의 사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파민 효현제만 먼저 처방하고 레보도파를 먼저 처방하냐, 아니면 레보도파를 먼저 처방하냐는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 계속되는 떡밥이 되었다. 그 외 구토, 식욕부진(anorexia), 환각(hallucination) 및 고혈압 등이 부작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도파민 효현제를 쓰면 운동 동요는 더 늦게 발생하지만 레보도파보다 효과가 못하니... 이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을 무렵에 뇌심부 자극술이 개발된다. 뇌에 전극을 꽂아서 전류를 흐르게 하여, 전극이 꽂혀 있는 자리를 마비시키는 것인데, 과거 파킨슨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잘라내었던 기저핵의 일부(창백핵)나 시상을 실제로는 잘라내지 않고 기능만 마비시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창백핵(pallidum)이나 시상하핵(subthalamic nucleus)에 뇌심부 자극술이 시도되었고, 이는 파킨슨 증상을 호전시켜줄 뿐 아니라 운동 동요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 효과가 전류로 뇌의 일부를 마비시켰기 때문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다만 세부적으로 뇌심부 자극술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또한 뇌심부 자극술의 시행이 인지 기능 저하를 악화시키고 자살율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도파민 효현제(dopamine agonist)는 주로 pramipexole 및 bromocriptine 등이 이용된다. 위에 서술된 것처럼 레보도파보다 확실히 효과가 못하나, 레보도파의 부작용인 이상 운동증을 지연시키는 목적으로 레보도파 투여 전 최대한 효현제로 버티기도 하거나, 파킨슨병이 진단되는 즉시 바로 투여하기도 한다. 특히 급작스럽게 부동성(immobility; "freezing")이 나타나게 될 경우 효현제 계열의 약물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파민 효현제의 부작용은 충동조절 장애, 성욕 과다증 그리고 신경정신질환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여러 가지 약물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MAO 억제제(rasagiline, selegiline)나[21] 글루타민 대사를 이용한 이상운동증 억제제 등이 개발되고 있다. Selegiline은 MAO B 효소의 활동을 억제시켜 레보도파의 대사를 줄이고 도파민의 활동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로 질병 초기에 쓰이게 되며,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질병 말기에 레보도파를 대체하는 약으로도 쓰인다 그러나 효과는 레보도파와 도파민 효현제보다 떨어진다. 부작용으로는 기립성 저혈압, 두통, 불면증, 구역질, 구토, 발진 등이 알려져 있다. 그 외, Amantadine이란 약물은 가벼운 파킨슨병의 치료제로 쓰이게 되며, 주로 이상운동증의 치료로 쓰인다. 항콜린제 계열인 Trihexyphenidyl 및 benztropine은 특히 손떨림이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특히 효과가 좋다고 한다.

그리고 백혈병 치료제인 타시그나의 주요 성분인 닐로티닙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약물은 도파민을 생산하는 흑색질의 뇌세포가 변성되지 않게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을 장기복용하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5.3. 줄기세포

태아줄기세포를 이식해서 파괴된 흑색질을 복원하려는 치료법이 개발 중이라지만, 태아의 생명을 앗아가는 방식이기에 비윤리적이라 연구가 어렵다.

하지만 완전히 분화되어 있는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다시 되돌리는 '역분화 줄기세포'가 나오면서 치료 가능성이 생겼다.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하기에 윤리적 문제가 없으며 자기 세포인지라 거부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적기에 현재의 줄기세포 연구는 이쪽을 초점으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마침내 한국인에 의해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치료 성공사례가 나왔다. #

5.4. 그 외

비약물적인 방법으로,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많이 걷기를 권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단순히 걷기보다는 하체에 근육을 만들 수 있는 운동을 더 권하는 편이다. 중심을 잡는데 집중해야 하는 태극권 같은 운동도 효과가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운동을 가르치는 곳이 드물고[22], 환자들이 혼자만의 운동을 하기가 어려워 대체로 운동을 계속 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게 된다.

특이하게 파킨슨병이 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소화기관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하는 연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스웨덴 연구진에 따르면 청년기에 맹장을 떼어낸 사람의 경우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19% 낮으며,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 가운데 맹장 절제 수술을 받은 경우엔 파킨슨병 발현 시점이 평균 3.6년 늦춰졌다고 한다. # 위궤양 때문에 미주신경을 모두 절제한 사람도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대마초가 파킨슨병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사. 대마초에 든 카나비노이드 성분이 뇌에 있는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자극해 파킨슨병 환자의 떨림 등의 증상을 좋게 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고를 한 연구는 몇 없으며, 반대로 효과가 없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따라서 실제로 대마초가 파킨슨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6. 이 병을 앓은 사람

7. 대중매체

8. 관련 문서


[1] 파킨슨병 자체의 분류기호. [2] 파킨슨병에 의한 치매의 분류기호. [3] 진단을 위해서는 느린 운동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그 외 경직이나 정지 시 떨림이 있어야 한다. 물론 진단 기준에 있는 다른 검사들도 모두 만족해야 하지만, 증상으로만 따지면 위의 2가지를 만족해야 한다. [4] 샤르코-마리-투스 병의 그 샤르코 맞다. [5] 정확히는 LRRK2 G2385R인데, LRRK2 유전자를 구성하는 2385번째 아미노산이 G에서 R로 바뀌었다는 소리다. [6] 이것도 우리말로 옮기면 파킨슨 증후군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한 마디로 "파킨슨 증후군"이라고 하면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을 가리킬 때도 있다.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 그러니까 알츠하이머나 전두측두엽 치매에서도 파킨슨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이 때는 흑색질의 손상이 두드러지지 않아서 파킨슨병이나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과는 좀 다른 경우로 생각한다. [7] 다만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경우 신경퇴행성 질환에 의한 파킨슨병으로 생각한다. [8]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 중 다계통 위축증과 루이소체 치매도 같은 단백질이 쌓여서 발생한다. 다만 파킨슨병과는 쌓이는 분포와 진행되는 패턴이 다르다.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 중 진행성 핵상마비나 피질기저하 변성은 타우(tau) 단백이 침착되어 발생한다. [9] 좀 더 세부적으로는, 도파민이 없어서 대뇌의 운동피질을 적절히 자극하지 못하게 된다. [10] 다만 대뇌피질의 알파 시누클레인이 어떻게 치매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11] 꿈 속에서도 운동피질은 팔다리를 움직이는 명령을 내리고 있다. 다만 뇌간에서 이를 차단하기 때문에 정상인들은 꿈만 꾸고 실제로 사지를 움직이지는 않는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뇌간의 손상으로 이러한 보호장치가 사라진다. [12] 이런 탓인지 오른손에 증상이 먼저 생기는 환자들이 질환을 빨리 발견하는 편이다. [13] "빨리 걸어야지"하고 걸으면 질환 초기에는 정상인과 똑같이 걸을 수 있다. 걷는 데에 신경을 안 쓰면 속도가 줄어든다. [14] 본태성 떨림은 절반에서만 상염색체 우성 유전. 또한 본태성 떨림이 있는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이 두 배 높다. 따라서 파킨슨병과 본태성 떨림이 완전히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15] 당장 이 병을 앓는 마이클 J. 폭스의 경우 병을 앓으며 22년동안 어떻게든 배우 생활을 했는데, 치매는 앓기 시작한지 짧으면 5년, 길면 10년을 산다. 몸이 건강하다면 오래 사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같은 시간이 지났을 때 치매의 병 진행 속도가 파킨슨병보다 압도적으로 빠르다. [16] 보통 약물에 의한 환시는 색깔이 선명하고 내용(환자에게 적대적이라든지)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파킨슨병 자체에 의한 환시는 색깔이 무채색이고 단순한 것들이 많다. [17] 시상에는 인체의 모든 감각이 집결하며, 각종 인지 기능의 중계 장소가 된다. 파킨슨 증상은 호전될 수 있어도 다른 뒷감당이 만만치 않다. [18] 기록 영상 중에는 누워 있는 환자에게 주사를 주고 나서 환자가 벌떡 일어나는 장면이 있다. [19]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사랑의 기적>(원제: Awakenings. 1990년작)에서는 환자들이 한 번 먹을 용량으로 레보도파를 1g씩 처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는 1950년 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용량이면 현재 파킨슨병 환자들이 먹는 양의 4~8배 정도 된다. 로빈 윌리암스도 파킨슨병과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하였다. [20] 그러나 수술적인 치료는 1980년대 말에 이르러 다시 부활하게 된다. [21] 그러나 이 효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22] 부산 동아대학교 병원 측에서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태극권 센터는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