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문서: WWE/사건 사고
The Plane Ride From Hell
사건 내용을 자세히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상 (영어) |
1. 개요
2002년 5월 5일, WWE가 해외 투어를 다니는 중 WWE가 대절한 비행기에서 WWE 소속 레슬러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벌인 집단 기내 난동 사건이다.이 사건으로 인해서 WWE는 고소를 당하기도 했고, 상당수의 선수들이 WWE에서 방출되는 절차를 밟았다.
2. 배경
2002년 WWE는 여느 때처럼 투어를 다니고 있었다. 5월 5일은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PPV 인서렉션을 포함한 모든 유럽 투어 일정이 끝나고, WWE 사람들이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였다. 당시 WWE는 보잉 747 1편을 전용기로 대절했고, 이 비행기에는 WWE 선수들은 물론이고 TV 스태프, 임원, 카메라맨 등 거의 모든 WWE 관계자가 타고 있었다.WWE 관계자들은 그간 워낙에 투어를 많이 뛰어 피로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였는데, 이 날은 투어가 종료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빈스 맥마흔 당시 WWE 회장은 선수들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전용기 안에 오픈 바를 개설했다. 고로 기본적으로 술판은 WWE 측에서 어느 정도는 유도한 것이 맞다.
문제는 술뿐만 아니라 GHB를 포함한 유사 마약들도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사기가 몰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므로 진짜로 마약까지 했을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 이 때문에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에서는 일어나선 안 될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기 시작했다.
3. 사건 내용
3.1. 레슬링 한판
첫 사건은 커트 헤닉과 브록 레스너 사이에서 벌어졌다. 커트 헤닉과 브록 레스너는 모두 미네소타[1]에 연고가 있어 서로 친한 사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레슬링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치게 강했다.그런 와중에 커트 헤닉이 브록 레스너보다 자신의 아마추어 레슬링 기술이 더 좋다고 공언하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브록 레스너는 즉시 커트 헤닉에게 장난삼아 테이크다운을 걸었고, 커트 헤닉도 이에 계속 맞대응을 하면서 테이크 다운 놀이가 시작되었다. 사실 테이크 다운 놀이는 빈스 맥맨과 커트 앵글도 비행기 복도에서 한 적이 있었던 만큼 레슬러들 사이에서는 일상적인 놀이었다.[2] 그러나 이 두 명의 행동이 지나치게 격앙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커트 헤닉과 브록 레스너의 놀이는 놀이의 차원을 넘어서 격렬한 뒤엉킴으로 이어졌고, 실제 아마추어 레슬링 경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 일이 얼마나 커졌는지, 이 때 비행 중인 비행기의 비상문 근처에서 뒤엉키는 바람에 비행기 비상구 문이 열릴 뻔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핀레이, 폴 헤이먼, 트리플 H 등이 둘을 제지해야 했다.
3.2. 성희롱 사건
커트 헤닉과 브록 레스너의 레슬링이 좀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릭 플레어가 술에 취해 바바리맨이 되어서 나타났다. 릭 플레어는 화려한 무대의상인 망토를 걸치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황에서 비행기 복도를 활보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이 당시 비행기에 WWE 인사가 아닌 항공사 소속 스튜어디스 2명도 타고 있었다는 것이다.릭 플레어는 두 스튜어디스에게 다가가서 바바리맨 특유의 펄럭질을 시전하고, 스튜어디스의 손을 자신의 그곳으로 가져가려는 성추행을 했다. 스튜어디스가 그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이걸 가로막고 성희롱을 계속했다. 릭 플레어가 이 짓을 하자 골더스트도 부화뇌동해서 같이 섹드립을 시전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 2명의 스튜어디스는 WWE를 성희롱으로 고소했으며, WWE는 이들에게 합의금을 배상했다.
사실 릭 플레어의 술버릇은 이전에도 악명이 높았지만 여기서는 그 도를 넘어선 것이 문제였다. 평소에도 릭 플레어를 존경해왔던 탓에 그를 위한 감동적인 은퇴 경기까지 함께 해준 숀 마이클스조차도, 자신의 자서전에서 "릭의 친구라면 그의 안 좋은 버릇도 감당해야 된다"고 회고했을 정도였다.
3.3. 사랑의 세레나데
릭 플레어와 함께 스튜어디스에게 섹드립을 친 골더스트는 이어서 또 다른 사고를 쳤다. 바로 만취한 상태에서 비행기의 음향시스템을 점거하고는 술에 취한 채로 자신의 전(前) 아내인 테리 러널스에 대한 "사랑의 노래"를 불러제끼기 시작한 것인데, 이것이 엄청난 소음을 유발했으며, 당시 WWE 인사부 부사장이었던 짐 로스가 자기 권력을 동원해서까지 그를 뜯어말렸다.3.4. 스캇 홀의 광란과 실신
사실 논란이 좀 있는 것은 스캇 홀이다. 스캇 홀에 대해서는 비행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잠들어 내내 자고 있었다는 짐 로스의 증언[3]도 있다. 하지만 반대 증언이 더 많고, 이후 대처를 보면 짐 로스가 앞서 위의 일들을 수습 하느라 홀의 난동 장면을 미처 못 봤을 가능성이 크다.스캇 홀이 난리를 쳤다는 저스틴 크레더블의 증언에 따르면, 가장 골치 아픈 사고를 친 인물 중 하나가 스캇 홀이다. 스캇 홀은 술판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커트 헤닉과 함께 면도 크림을 당시 참가 인원들에게 뿌리고 다녔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미친 듯이 춤을 췄으며, 섹드립도 시전하고 다녔다. 스튜어디스들은 스캇 홀이 섹드립을 시전했다고 주장했지만, 릭 플레어나 골더스트와 달리 고소 명단에 올리지는 않았는데, 릭 플레어나 골더스트의 경우와 달리 면전에 대고 직접 한 게 아니라 고소하기 애매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광란까지 이어서 결국 스캇 홀이 그대로 실신해서 의식을 잃었다. 사람들은 스캇 홀이 죽는거 아닌가 걱정을 했고, 가장 정신이 멀쩡했던 축인 저스틴 크레더블은 스캇 홀의 맥박을 체크하는 등 비행 내내 스캇 홀의 상태를 점검해야 했다. 결국 스캇 홀은 비행 종료 후에 휠체어로 옮겨졌다.
3.5. 마이클 헤이즈의 폭주
깽판을 친 것은 현직 선수들 외에도 더 있었는데 더 정확하게는 전직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 WWE 선수[4]이자 매니저[5]로도 종종 등장하며, 무엇보다 각본진의 수장으로 임원격인 마이클 헤이즈도 난리를 친 인물 중 하나였다. 마이클 헤이즈는 술과 마약에 떡이 되었고, 여러 곳을 오가면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우선 WWE CEO인 린다 맥마흔 앞에서 노상방뇨를 하려고 했다. 마이클 헤이즈는 거기가 화장실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신체 부위는 꽤 오랫동안 노출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소변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주위 사람들이 끌어내었다.
존 브래드쇼 레이필드는 그간의 악질 행보와는 달리 의외로 순수한 피해자에 가깝다. 그는 인서렉션에서 ' 엑스팍' 션 월트먼과의 경기 중에 이마 부상으로 출혈을 겪은 탓에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래서 비행 당시에는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마이클 헤이즈가 다가가더니 욕설을 퍼부으면서 이마를 공격했다. 부상당한 이마에선 다시 피가 나왔고, 잘 자다가 봉변을 당한 브래드쇼는 깨어나서 바로 마이클 헤이즈를 한방에 때려눕혔다. 브래드쇼는 몇 대 더 패주고 싶었겠지만 상대가 임원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본인의 컨디션이 나빴기 때문인지 그간 악질 행보를 보여온거 치곤 의외로 거기서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헤이즈는 계속 횡설수설하다 잠들었다.
이후 잠을 자는 헤이즈에게 어떤 선수가 다가가서 가위로 헤이즈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는 일까지 발생한다. 헤이즈는 이 사실을 공항 세관에 이르러서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헤이즈의 머리카락을 자른 선수는 이후에 션 월트먼으로 밝혀졌다.
4. 결과
사건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야말로 대대적인 깽판이다. 하나같이 평균 키가 190cm가 넘고 평균 체중은 100kg가 그냥 넘는 근육질 거구들이 술과 마약에 찌들어서 이성을 잃고 난리를 쳤는데, 이건 누구 하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비행기 안이었으니 사고라도 났으면 WWE는 그 날부로 선수부터 임원진까지 단체로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타고 기업이 해체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후 WWE는 술과 마약에 대한 단속이 굉장히 강화되었다.또한 깽판을 친 선수들 일부는 아주 크게 피를 봤다.
일단 브록 레스너와 레슬링하다가 비행기 비상구를 열 뻔한 미스터 퍼펙트 커트 헤닉은 이 사건으로 인해서 해고된다. 그 해 1월 WWF 로얄럼블에서 복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입지도 약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후 커트 헤닉은 TNA에서 잠시 뛰었으나 2003년 호텔에서 코카인 중독으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다.
원래 알코올 의존증 기운이 농후했던 스캇 홀도 이 사건의 여파로 해고된다. 스캇 홀이 이 사건과 관련 없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그냥 경기력이 너무 저하되었고, 평소의 알코올 중독 때문이라고 보기도 하며 사건 이후 20년 뒤인 2022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골더스트도 커트 헤닉과 마찬가지로 2002년 로열럼블을 통해서 복귀한 케이스였는데, 이 사건 이후로 푸대접이 더욱 심해졌다. 한국 프로레슬링 팬들에게 익숙할 부커티에 대한 게이 기믹이 나온 것이 이 이후의 일이다. 그리고 2003년에 계약이 만료되자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방출되었다. 골더스트 항목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원래 기괴한 기믹의 소유자는 푸쉬를 못 받으면 개그 캐릭터가 되면서 자버로 몰락하는 것이 일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레전드 레슬러 아메리칸 드림 더스티 로즈의 아들이라서 레슬링계에서 그 입지가 있는 골더스트가 재계약을 못하고 이후 외부를 떠돌기 시작하는 등 WWE에서 입지가 불안해진 것은 이 사건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당시 많은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브록 레스너는 그 위상 때문인지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WWE 섬머슬램에서 더 락을 꺾고 언디스퓨티드 챔피언이 되어 본격적으로 회사의 간판스타가 되었고 2004년 레슬매니아 20에서 빌 골드버그와의 막장 매치를 끝으로 레슬링 업계를 떠나 8년 동안 UFC 격투가로 활동하다가 2012년이 돼서야 WWE에 복귀를 하게 된다.
릭 플레어는 워낙 레전드였던 탓인지 회사 차원에서의 징계는 받지 않았다. 하나 릭의 바바리맨 쇼 피해자였던 두 스튜어디스는 WWE를 성희롱으로 고소했고, WWE는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5. 참고 문헌
pro-wrestling-stories vol.24
[1]
레스너는
사우스다코타 웹스타 태생이지만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아마추어 레슬링 선수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면서 대학 시절을 보내고 졸업까지 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학교 행사에 종종 출연할 정도로 애착이 있다.
[2]
잭 스웨거나
셸턴 벤자민 등 아마추어 레슬러 출신에서 프로레슬링으로 넘어오는 선수들이 상당하며 프로레슬링 자체가 격한 무브를 동반하는 스포츠인 만큼 레슬링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몸 좀 쓰는 업계에서 넘어오는 선수들이 많고 프로레슬링을 배우면서 다른 무술들을 동반하여 배우는 경우가 많다.
[3]
짐 로스가 굳이 스캇 홀을 두둔할 만한 이유가 딱히 없다는 점에서 말을 꾸몄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4]
WWE US챔피언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WWE 게임에서 종종 레전드 선수로도 등장한다.
[5]
DDP나
하디
보이스,
타이슨 키드의 매니저로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