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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2 11:36:35

지르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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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발어
Dyirbal Language
파일:Dyirbal.png
동북쪽 연두색 부분이 지르발어 사용 지역이다.
<colcolor=#fff><colbgcolor=#012169> 유형 교착어
어순 자유어순
주요 사용 지역
[[호주|]][[틀:국기|]][[틀:국기|]] 퀸즐랜드주 동북부
원어민 24명 ( 2021년)
계통 파마늉아어족
북동파마늉아어파
지르발어파
지르발어
언어
코드
<colcolor=#fff><colbgcolor=#012169> ISO 639-3 DBL
글로톨로그 dyir1250
1. 소개2. 방언3. 언어 문화
3.1. 시어머니 언어(Mother-in-law language)3.2. 지르발어와 종교3.3. 젊은 지르발어(Young Dyirbal)
4. 음운론
4.1. 분절음소4.2. 음소배열제약4.3. 강세4.4. 음운의 변동
5. 품사
5.1. 명사류
5.1.1. 명사표지5.1.2. 의문사
5.2. 대명사
5.2.1. 인칭대명사5.2.2. 준대명사5.2.3. 의문대명사
5.3. 동사류
5.3.1. 의문동사류와 직시부사5.3.2. 동사표지5.3.3. 위치 명사
5.4. 시간사5.5. 감탄사
5.5.1. 응답어5.5.2. 표출적 감탄사
6. 통사론
6.1. 단순한 문장6.2. 명사구
6.2.1. 대명사를 포함한 명사구
6.3. 동사복합체6.4. 연계구6.5. S/O 피벗6.6. 담화 구조
6.6.1. 최선호구조6.6.2. 동사의 즉각형
6.7. 동사가 없는 절
6.7.1. 지시문
6.8. 동사의 다양한 태6.9. 관계절6.10. 품사 전환6.11. 동사류의 잠재형과 경고형6.12. 접어
7. 형태론
7.1. 격
7.1.1. 능격과 도구격7.1.2. 처격과 회피격7.1.3. 여격과 향격7.1.4. 단순소유격과 일반소유격
7.2. 명사류
7.2.1. 파생 접사7.2.2. 동사화
7.3. 동사류
8. 의미론
8.1. 명사부류
9. 어휘10. 기본 회화11. 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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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Namuwigi, baŋgu yuguŋgu jilbayju ñurraji wujiman.
IPA: [ˈnamuˌwiki ˈpaŋko ˈjokuŋko ˈt̻ʲilbajt̻ʲo ˈɲurat̻ʲi ˈut̻ʲiman]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 나가는 지식의 나무.
지르발어는 호주 퀸즐랜드주 동북부에서 쓰이는 파마늉아어족 지르발어파에 속하는 언어이다. 1864년 백인들이 지르발어권에 진입한 후, 적어도 3000명의 모국어 화자가 있었던 지르발어는 1970년 조사에서 그 모국어 화자 수가 30여 명에 불과할 만큼 줄었다. 조사 당시 아이들은 모두 집에서도 영어를 사용하였고, 그 위 세대도 대부분 영어를 혼용하는 단계였다. 호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지르발어 화자 수는 24명으로[1], 결국 UNESCO에 의해 심각하게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되었다.

이하 내용은 대부분 Dixon(1972)[2]과 Dixon(2022)[3]을 바탕으로 수정 및 보완하여 옮겼다. 문법 내용 특성상 표가 많이 등장하므로 컴퓨터 등의 기기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2. 방언

지르발어는 크게 마무 부족(Mamu)과 지르발 부족(Jirrbal), 기라마이 부족(Girramay)이 사용하는데, 각각의 부족마다 고유한 방언이 존재한다. 각 방언은 문법이 거의 동일하고, 단어도 70% 가량 일치한다. 각 부족들은 방언들이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분명히 다르다는 것도 인식하고, 각 방언마다 자기 방언만의 규범적인 형태가 존재한다고 여긴다. 또한 각 부족은 일반적으로 자기 부족원끼리만 결혼한다. 지르발 부족은 주로 중부 지방에 거주하였고, 유럽인들의 침략에도 제일 저항적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제일 크게 살아남아 지르발어의 지배적인 방언으로 남았고, 나머지 방언 화자들은 자신들의 방언과 지르발 방언을 상당수 동화시켰다. 이는 지르발어라는 이름에도 반영되었다.

사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르발어는 다음 10개의 방언으로 구성되어있다.
이하 내용은 기본적으로 지르발 방언으로 적되, 특기할 만한 점은 해당 방언의 내용이라고 표현하겠다.

3. 언어 문화

3.1. 시어머니 언어(Mother-in-law language)

지르발어에서는 시어머니 언어 또는 회피 담화(Avoidance speech)라는 것이 나타난다.[4][5] 이는 특정 ' 금기(taboo)된' 친척과 이야기를 나눌 때 '잘응우이(jalŋuy)'라는 형태로 말하는 현상을 이르는데, 이는 지르발인들이 '금기된' 친척에게 강한 회피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금기된 친척들은 제대로 쳐다보거나 직접적으로 말을 걸 수도 없고, 그들이 화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의 거리에 있다면 화자는 잘응우이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는 평범하게 사용하는 일상 언어, 구왈(guwal[6])과 대조되는 것이다. 또한 잘응우이는 상호 간에 대칭적으로 쓰인다. 우선 금기된 친척에 누가 있는지 살펴보자.

첫번째로, 배우자의 부모 중 자신과 다른 성별인 사람은 금기된 친척이다. 또한 이는 대칭적이므로 자녀의 배우자가 자신과 다른 성별인 경우, 그는 금기된 친척이다. 두번째로, 서로 성별이 다른 교차 사촌(cross cousin) 간에는 금기된 친척 사이이다. 교차 사촌은 자신의 부모 항렬에서 한번 성별이 바뀌는 사촌을 이르는데 즉, 고모의 자녀나 외삼촌의 자녀를 의미한다. 더해서 필수적이지는 않으나 배우자의 부모 중 자신과 같은 성별의 사람에게도 사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선택적으로 그 반대나 성별이 같은 교차 사촌 간에도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지르발 부족 남성을 생각해보자. 그는 그의 장모에게 잘응우이를 써야만 하고 장모도 그에게 잘응우이를 써야 한다. 그리고 그는 장인에게도 잘응우이를 쓰는데, 장인은 그에게 잘응우이를 쓸 수도 있고 구왈을 쓸 수도 있다. 또한 그는 고모의 딸과 서로 잘응우이를 쓰지만, 고모의 아들과는 서로 잘응우이를 쓸 수도 있고 구왈을 쓸 수도 있다.

잘응우이는 음운적이거나 문법적인 부분에서 구왈과 동일하지만, 어휘는 전혀 다르다. 또한 하나의 잘응우이 단어는 구왈의 여러 단어에 대응될 수 있다. 구왈의 'jurral(문지르다)', 'yijil((현자[7]가) 안마하다)', 'baŋgal(손끝으로 칠하다)', 'ñambal(손바닥으로 칠하다)' 등의 단어는 잘응우이의 'jurrmbaybal(문지르다)' 한 단어로 대체된다.

3.2. 지르발어와 종교

3.3. 젊은 지르발어(Young Dyirbal)

4. 음운론

예문에서 보이는 슬래시(/)는 지르발어 화자가 구분하는 하나의 음률 단위인 어절을 구분한 것이다. 한국어로 예시를 들면, 일반적으로 "내가 저기에 / 철수랑 장을 보러 갔는데 / 아니 (/) 시식 코너에서 너무 맛있는 걸 파는 거야 /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샀어."와 같이 어절을 끊어 읽지 "내가 저기에 철수랑 장을 / 보러 갔는데 / 아니 시식 코너에서 너무 / 맛있는 걸 파는 거야 / 그래서 어쩔 수 / 없이 샀어."라고 끊어 읽지는 않는 편인 것처럼 슬래시는 지르발어 발화에서 이런 '끊어읽는 부분'이 구현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4.1. 분절음소

양순 치경 권설 경구개 연구개
<colbgcolor=white> m <colbgcolor=white> n <colbgcolor=white> <colbgcolor=white> ɲ
⟨ñ⟩
<colbgcolor=white> ŋ
파열 p~b
⟨b⟩
t~d
⟨d⟩
t̻ʲ~d̻ʲ
⟨j⟩
k~g
⟨g⟩
전동 r
⟨rr⟩
접근 w ɻ
⟨r⟩
j
⟨y⟩
[ruby(접근, ruby=설측)] l
⟨⟩ 속의 문자는 그 음소를 표기하는 문자를 나타내고, ⟨⟩가 따로 없으면 음소와 표기가 동일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j⟩, ⟨ñ⟩, ⟨r⟩, ⟨rr⟩는 각각 ⟨ᶁ⟩, ⟨ɲ⟩, ⟨ɽ⟩, ⟨r⟩로 표기되었으나 여기서는 Dixon(2022)를 따랐다.

파열음은 무성음과 유성음이 자유변이(free variation) 관계이다. 따라서 종종 ⟨b⟩, ⟨d⟩, ⟨j⟩, ⟨g⟩가 ⟨p⟩, ⟨t⟩, ⟨c⟩, ⟨k⟩로 적히기도 한다.
전설 후설
<colbgcolor=white> i <colbgcolor=white> u
a
일반적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언어와 같이 /a/, /i/, /u/ 3개의 모음을 가졌으며, 모음 음소들은 변이음을 가진다. /u/는 어말이나 /j/ 앞에서 [o~ɔ]로 실현된다. /a/는 경구개음 뒤에서 [ɛ]로 실현되며, 연구개음 뒤에서 [ɔ]로 실현된다.

4.2. 음소배열제약

지르발어의 어근은 'C₁VC₂V(C₂V)n(C₃)'의 음소배열제약을 가진다. 여기서 C는 자음, V는 모음이다. 즉, 모든 어근은 자음으로 시작하며, 단모음으로 된 음절이 둘 이상 오고, 자음으로 끝날 수 있다. V에는 모든 모음이 올 수 있다. C₁에는 l, rr를 제외한 모든 자음이 올 수 있다. C₃에는 ŋ를 제외한 비음과 유음(rr, l, r), y가 올 수 있다.

C₂에 올 수 있는 자음들은 상대적으로 조금 복잡하다. 우선 모든 자음이 하나씩 올 수 있다. 또한 자음군도 올 수 있는데,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자음군 mb, nd, ñj, ŋg가 가능하다.
  2. n 뒤로 b나 j, g, m, ñ, ŋ이 올 수 있다. (nb, nñ 등)
  3. 유음과 y 뒤로 b나 j, g, m, ñ, ŋ, w, mb, ñj, ŋg가 올 수 있다. (yb, lñj 등)
  4. l와 y 뒤로 [2.]에 해당하는 자음군이 올 수 있다. (lnb, ynŋ 등)

-iy- 배열은 언제나 형태소 내에서는 모음 앞에서만 등장해 -iyV- 배열로만 나타나며, 형태소 경계에서 자음이 뒤따라야 하는 경우 -y-가 탈락해 -iC-로 나타난다.

물론 예외적인 단어들도 있다. 유일하게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인 불변사 'añja'가 있고, 감탄사 'ŋa(네)', 'ŋu(알겠어)'와 일부 명사표지 등 단음절로 된 단어도 여섯 개 있다. C₂ 규칙에 맞지 않는 두 단어, 'guyañgu( 도금양과의 나무)', 'mulumjaymban(소식)'도 존재한다.

4.3. 강세

우선 어근이나 접사의 첫 음절에 강세가 온다. 또한 마지막 음절에는 절대 오지 않는다. 이는 첫음절에 강세가 무조건 오기 때문에 형태소 간, 단어 간 경계 모두에서 강세가 연속될 수 없다는 규칙에 따라 앞 단어의 마지막 강세와 뒤 단어의 첫 강세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리고 첫 음절 이후엔 보통 어근의 홀수 번째 음절에 강세가 추가되고, 짝수 번째 음절에는 오지 않는다. 언급하였듯이 강세는 바로 연속하여 올 수 없다. 강세는 강세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면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

한번 어근에 여러 접사가 붙는 경우를 보자.
어근 <colbgcolor=white> ñínay(앉다) <colbgcolor=white> bánagay(돌아가다)
과거 시제 ñína-ñu bánagà-ñu
다양상 접사 + 과거 시제 ñína-njà-ñu bánagà-nja-ñu
기동상 접사 + 과거 시제 ñína#yárra-ñu bánaga#yárra-ñu
다양상 접사가 붙은 형태까지 단어들은 위에서 언급한 강세 규칙을 잘 지키고 있으나, 반면 기동상 접사의 예와 같이 2음절 이상의 접사가 어근에 붙으면 새로운 음운 경계(#)가 생겨나서 음운론상 별개의 단어처럼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대되는 '*bánagàyarràñu'의 형태 대신 음운 경계가 생겨 'bánaga#yárrañu'가 된 것이다.

더해서 지르발 방언의 2~4음절짜리 -l계 어근에 붙는 구왈 재귀태·역수동태 접사 '-yirrìy[8]'와 같이 두 음절짜리 접사인데도 강세가 두번째 음절에 오는 접사가 있다. 다른 방언에서는 '-rriy'로 나타난다.
지르발어에는 동사류는 첫 두 음절을, 명사류는 단어 전체를 중복시키는 첩어도 나타나는데, 이럴 때 첩어의 요소 사이에는 음운 경계가 형성된다.

4.4. 음운의 변동

5. 품사

지르발어의 품사로는 명사류(명사, 형용사)와 대명사, 부사류(동사, 부사), 시간사, 불변사, 감탄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명사류와 동사류, 시간사는 개방형태소[9]에 속하지만, 부사는 다소 폐쇄적이고 존재하는 단어 수도 적다. 한국어와 같이 형용사는 명사를 수식하고 부사는 동사를 수식한다. 불변사는 거의 굴절하지 않고, 시간사처럼 문장 전체를 수식한다.

5.1. 명사류

명사와 형용사는 격에 따라 동일하게 곡용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점에서 유사한데 이로 인해 둘을 합쳐 '명사류(Nominals)'라 한다. 11개의 격 접미사 중 6개는 어간 말 음소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가진다. 격에 따른 곡용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절대격: 명사나 형용사 어간 자체로 나타낸다.
  2. 능격:
    • 모음으로 끝나는 두 음절 어간에는 -ŋgu가 붙는다.
    • 모음으로 끝나는 셋 이상의 음절 어간에는 -gu가 붙는다.
    • 비음이나 -y로 끝나는 어간에는 해당 자음과 조음 위치가 같은 파열음 + -u가 붙는다.
    • 유음으로 끝나는 어간에는 그 유음을 탈락시키고 -ru가 붙는다.
  3. 도구격: 능격과 같다.
  4. 단순소유격: 어간이 비음으로 끝날 때는 -u가 붙고, 그 외에는 -ŋu가 붙는다.
  5. 처격: 능격 어미의 -u가 -a로 교체된 것과 같다.
  6. 일반소유격: -mi가 붙는다.
  7. 여격: -gu가 붙는다.
  8. 향격: 여격과 같다.
  9. 탈격: -ŋunu가 붙는다.
  10. 회피격: 처격과 같다.
  11. 공동격: -bila(마무 방언에서는 -ba)가 붙는다.

격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형태론 문단의 격 문단에서 다룬다. 여기서는 각 격의 간단한 의미만을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우선 능격-절대격 언어인 지르발어에서 절대격을 받는 논항과 능격을 받는 논항은 문장에서 핵심 논항으로서 기능한다. 이 격들을 간단히 설명하면 절대격은 자동문에서의 주어(S)나 타동문에서의 목적어(O)에 해당하는 논항(Argument)이 공통적으로 받는 격이고, 능격은 타동문의 주어(A)에 해당하는 논항이 받는 격을 나타낸다. 이러한 능격과 절대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능격-절대격 언어 문서를 참고하라. 물론 본 문서를 읽어 가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이 핵심격들 외의 격은 크게 장소를 나타내는 격과 그렇지 않은 격으로 나눌 수 있다. 단순하게 보면, 우선 장소를 나타내는 격은 '...에서'를 나타내는 처격과 '...로'를 나타내는 향격, '...로부터'를 나타내는 탈격이 있다. 그리고 장소를 나타내지 않는 격은 소유를 나타내는 단순소유격과 일반소유격이 있으며 행위의 수단을 나타내는 도구격, 혐오나 두려움의 대상을 나타내는 회피격, 수반을 나타내는 공동격이 있다. 능격과 도구격처럼 몇 가지 격들은 형태상 동일하게 나타나는 쌍이 있으나 각각 통사적으로 다르게 기능하는데, 이는 차차 설명한다.

단순소유격과 일반소유격 사이의 차이점은 소유구 문단에서 다루지만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단순 소유는 그것이 누구의 소유이거나 곧 소유될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지만, 일반 소유는 과거에 소유였거나 현재 소유물이긴 하지만 실제로 갖고 있지는 않을 때를 나타낸다. 두 소유 모두 한 소유주한테 종속된 것이 아니라 소유권이 이동할 수 있는 분리 소유만을 나타낸다.

일부 격의 경우에는 고유명사 어간일 때 접사 '-(ñ)a-'가 붙는다. 이는 형태론 문단의 격 문단에서 다룬다.

5.1.1. 명사표지

지르발어에는 네 개의 명사부류(Noun class)가 있고, 모든 명사는 각각 어느 한 부류에 속한다. 이렇게 분류되는 까닭은 의미론의 명사부류 문단을 참고하라. 하지만 예외적으로 'jaja(아기)'나 'bimu(아버지의 형 또는 누나)' 등 친족이나 나이에 따라 사람들을 지칭하는 일부 단어는 가리키는 대상의 성별에 따라 제1 부류나 제2 부류에 속할 수 있다.

명사 자체는 스스로가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를 나타내지는 않지만, '명사표지(Noun marker)'라는 단어를 통해서 드러낸다. 명사표지는 호응하는 명사 앞에 위치하는데, 명사의 격과 일치하고 동시에 명사가 지시하는 대상의 위치를 드러낸다. bala계 명사표지는 멀리 떨어졌지만 눈에 보이는 대상을 지칭한다. 또한 위치를 상세히 나타내지 않을 때 사용하기도 하며, 생략 가능하다. yala계 명사표지는 보이고 바로 눈 앞에 있는 대상을 지칭한다. 마지막으로 ŋala계 명사표지는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대상(소리로만 들린다거나 과거 회상 등)을 지칭한다.
bala계 명사표지
절대격 능격·도구격 여격 단순소유격 회피격
제1 부류 <colbgcolor=white> bayi <colbgcolor=white> baŋgul <colbgcolor=white> bagul <colbgcolor=white> baŋul <colbgcolor=white> bayiñaŋga
제2 부류 balan
또는 ban
baŋgun bagun baŋun balanaŋga
제3 부류 balam
또는 bam
baŋgum bagum balamaŋga
제4 부류 bala baŋgu bagu baŋu balañaŋga
yala계 명사표지[10]
절대격 능격·도구격 여격 단순소유격 회피격
제1 부류 <colbgcolor=white> giyi <colbgcolor=white> yaŋgul <colbgcolor=white> yagul <colbgcolor=white> yaŋul <colbgcolor=white> giyiñaŋga
제2 부류 giñan yaŋgun yagun yaŋun giñanaŋga
제3 부류 giñam yaŋgum yagum giñamaŋga
제4 부류 giña yaŋgu yagu yaŋu giñañaŋga
ŋala계 명사표지
절대격 능격·도구격 여격 단순소유격
제1 부류 <colbgcolor=white> ŋayi <colbgcolor=white> ŋaŋgul <colbgcolor=white> ŋagul <colbgcolor=white> ŋaŋul
제2 부류 ŋalan
또는 ŋan
ŋaŋgun ŋagun ŋaŋun
제3 부류 ŋalam
또는 ŋam
ŋaŋgum ŋagum
제4 부류 ŋala ŋaŋgu ŋagu ŋaŋu
명사표지는 절대격과 능격, 도구격, 여격, 단순소유격으로 곡용한다. 일부 경우 회피격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제3 부류에 소유격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는 제3 부류에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과일이나 야채 등만 속해서 분리 소유의 소유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라마이 방언을 제외하고 지르발 방언과 마무 방언에서는 gila계 명사표지도 추가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어딘가에 있는 ...'의 뜻을 나타낸다.
gila계 명사표지
절대격 능격·도구격 여격 단순소유격
제1 부류 <colbgcolor=white> gila <colbgcolor=white> gilaŋgul <colbgcolor=white> gilagul <colbgcolor=white> gilaŋul
제2 부류 gila gilaŋgun gilagun gilaŋun
제3 부류 gila gilaŋgum gilagum
제4 부류 gila gilaŋgu gilagu gilaŋu

또한 명사표지나 지시 표지에는 추가적인 위치 정보 전달을 위해 bayji류와 gala류 의존형태소가 붙을 수 있다. 우선 bayji류 의존형태소를 살펴보자.[11]
bayji류 의존형태소
<colbgcolor=white> -bayji <colbgcolor=white> 경사를 조금 내려가서 <colbgcolor=white> -dayi <colbgcolor=white> 경사를 조금 올라서
-bayja 경사를 어느 정도 내려가서 -daya 경사를 어느 정도 올라서
-bayju 경사를 많이 내려가서 -dayu 경사를 많이 올라서
-balbala 하류를 따라 어느 정도 가서 -dawala 상류를 따라 어느 정도 가서
-balbulu 하류를 따라 많이 가서 -dawulu 상류를 따라 많이 가서
-guya 강을 가로질러 -bawal (아무 방향으로든) 멀리 떨어져서
여기서 하류와 상류를 아우르는 '강'이라는 자질는 '강과 언덕(경사)'이라는 체계에서 유표적인 형태이다. 무표적인 자질, '언덕(경사)'은 곧 '강이 아닌 것'을 아우른다. 따라서 위 표와 이하 내용에는 경사로 적혔지만 나무나 절벽을 타고 내리는 것 등도 의미할 수 있다.

다음으로 gala류 의존형태소에는 '-gala(위에)', '-gali(아래에)', '-galu(지시 대상 바로 앞에)'가 있다. 이 두 종류의 의존형태소는 명사표지나 지시 표지에 각각 붙을 수 있고, 마무 방언에서를 제외하면 동시에 둘이 붙을 수도 있다. 연속할 경우 순서는 bayji류-gala류 순이다. 따라 balandaya, bayimbawal[12], baŋuldayigala, giñanbayjagali 등이 가능하다.

이렇게 명사표지 뒤에 bayji류·gala류 의존형태소가 올 때 두 사이에는 'gílagun#báwal'과 같이 음운 경계가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이 의존형태소들에는 접사 '-(a)rru(마무 방언에서는 -(a)gu)'가 붙을 수 있는데, 이는 그 의존형태소들의 의미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bayindayi(경사를 조금 오른 (남자))' → 'bayindayirru(경사를 정말 조금 오른 (남자))', 'bayimbawal(멀리 떨어진 (남자))' → 'bayimbawalarru(저 대단히 멀리 떨어진 (남자))'와 같이 나타난다.

5.1.2. 의문사

사물만을 지칭하는, '무엇'에 해당하는 의문사인 'miña'(기라마이 방언에서는 'waña')와 '몇, 얼마나' 정도에 해당하는 수 형용사이자 의문사인 'miñañ'가 있다. 이들은 명사류와 동일하게 곡용한다. 또한 지르발 방언과 기라마이 방언에는 '준(準)의문사(quasi-interrogative)'인 'ŋambiya'가 존재한다. 이는 똑같이 명사류처럼 곡용하여서 명사처럼 사용되는데, 단어가 즉각적으로 떠오르지 않거나 떠올릴 필요가 있을 때 사용된다. 마치 한국어 담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 뭐냐, 뭐더라, 거시기' 정도와 유사한 음성적 잉여표현으로서 작용한다. 마무 방언에서는 그 기능이 더욱 강조되어 'ŋambiya'가 특히 더 느리게 발음된다.

다음은 명사표지와 대응하는 의문사 표지로, 지시 대상의 위치를 묻는다. 다만 의미론상으로는 당연하게도, 의문사 표지에는 bayji류·gala류 의존형태소가 붙을 수 없다.
절대격 능격·도구격 여격 단순소유격
제1 부류 <colbgcolor=white> wuñjiñ <colbgcolor=white> wuñjaŋgul <colbgcolor=white> wuñjagul <colbgcolor=white> wuñjaŋul
제2 부류 wuñjan wuñjaŋgun wuñjagun wuñjaŋun
제3 부류 wuñjam wuñjaŋgum wuñjagum
제4 부류 wuñja wuñjaŋgu wuñjagu

5.2. 대명사

5.2.1. 인칭대명사

지르발어에는 기본적으로 여섯 부류의 인칭대명사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일반적인 명사류와 곡용과 통사적으로 기능하는 것이 다르다. 피상적으로 보면 지르발 방언과 마무 방언의 인칭대명사는 주격-대격 정렬을 보인다. 즉, 우리에게 친숙하게 자·타동문의 주어와 타동문의 목적어가 서로 구분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통사적으로 보았을 때 이는 형태론상의 구분일 뿐, 명사류와 같게도 능격-절대격 정렬을 기저에 갖고 있다. 이는 피벗 문단에서 다룬다. 더해서 기라마이 방언은 단수에서 자·타동문의 주어와 타동문의 목적어가 모두 다르게 나타나는 삼분법 정렬을 보이기도 한다. 다음은 인칭대명사가 어떻게 곡용하는지를 방언에 따라 표로 나타낸 것이다.
지르발 방언 인칭대명사
1인칭 2인칭
단수 쌍수 복수 단수 쌍수 복수
자·타동문의 주어 <colbgcolor=white> ŋaja <colbgcolor=white> ŋaliji <colbgcolor=white> ŋanaji <colbgcolor=white> ŋinda <colbgcolor=white> ñubalaji <colbgcolor=white> ñurraji
타동문의 목적어 ŋayguna ŋalijina ŋanajina ŋinuna ñubalajina ñurrajina
여격 ŋaygungu ŋalijingu ŋanajingu ŋinungu ñubalajingu ñurrajingu
단순소유격 ŋaygu ŋalijinu ŋanajinu ŋinu ñubalajinu ñurrajinu
마무 방언 인칭대명사
1인칭 2인칭
단수 쌍수 복수 단수 쌍수 복수
조화형 부조화형
자·타동문의 주어 <colbgcolor=white> ŋaja <colbgcolor=white> ŋali <colbgcolor=white> ŋanaymba <colbgcolor=white> ŋana <colbgcolor=white> ŋinda <colbgcolor=white> ñubala <colbgcolor=white> ñurray
타동문의 목적어 ŋayguna ŋalina ŋanaymbana ŋanana ŋinuna ñubalana ñurrana
여격 ŋaygungu ŋalingu ŋanaymbangu ŋanangu ŋinungu ñubalangu ñurrangu
단순소유격 ŋaygu ŋaliŋu ŋanaymbanu ŋanaŋu ŋinu ñubalanu ñurrayŋu
기라마이 방언 인칭대명사
1인칭 2인칭
단수 쌍수 복수 단수 쌍수 복수
자동문의 주어 <colbgcolor=white> ŋayba <colbgcolor=white> ŋali <colbgcolor=white> ŋana <colbgcolor=white> ŋinba <colbgcolor=white> ñubilaji <colbgcolor=white> ñurra
타동문의 주어 ŋaja ŋinda
타동문의 목적어 ŋaña ŋaliña ŋanaña ŋina ñubilajina ñurraña
여격 ŋaygungu ŋaliñangu ŋanañangu ŋinungu ñubilajingu ñurrañangu
단순소유격 ŋaygu ŋaliŋu ŋanaŋu ŋinu ñubilajinu ñurraŋu
위 표에 나타난 곡용은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형태를 표기한 것으로, 지르발 방언에서 어간에 -ji-가 개재하지 않은 형태도 나타날 수 있고, 마무 방언과 기라마이 방언에서 -ji-가 개재한 형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마무 방언에서는 다른 방언과 달리 1인칭 쌍수 대명사가 추가적으로 조화형(harmonic)과 부조화형(disharmonic)으로 이분화되어 있다. 우선 조화형은 화자와 화자와 같은 세대이거나 가계로 보았을 때 2번 타고 가는 관계[13]인 사람 한 명을 포함하여 의미하는 것이다. 즉, 나와 누나, 나와 할아버지(또는 손자), 나와 장모 등을 조화형 대명사 ŋali로 지칭할 수 있다. 반면 부조화형은 화자와 화자로부터 1번 또는 3번 타고 가는 관계인 사람 한 명을 포함하여 의미하는 것이다. 즉, 나와 아들, 나와 어머니 등을 부조화형 대명사 ŋanaymba로 지칭할 수 있다. 더해서 지르발 부족은 보통 자신보다 한 세대 위나 아래의 상대와 결혼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나와 배우자를 부조화형으로 지칭한다.

인칭대명사가 여격과 단순소유격으로 곡용하는 형태는 형태론·통사론적으로 명사류가 곡용하는 형태와 일치한다. 명사표지와 마찬가지로 일반소유격과 처격, 향격, 탈격은 나타낼 수 없다. 하지만 단순소유격의 대명사에 접사 '-(n)jin-'가 개재하면 일반적인 명사류처럼 작용해 인칭대명사가 모든 격으로 곡용할 수 있다.

5.2.2. 준대명사

앞서 보았듯이 지르발어에는 3인칭 대명사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명사표지나 수식하는 명사가 생략된 상태라고 해도, 명사표지 'bayi'와 'balan', 'balam', 'bala' 등은 명사와 함께할 때 명사로 취급받지 않는다. 하지만 지르발 방언과 마무 방언에서 명사표지는 'bálagárra', 'bálamáŋgan' 등의 형태를 띤 채로 각각 3인칭 쌍수, 복수 대명사처럼 사용될 수 있다. 이를 '준(準)대명사(Quasi-pronoun)'라 한다. 우선, 일반적으로 '-garra(쌍 중에서 하나)'와 '-maŋgan((셋 이상의) 여럿 중에서 하나)'은 명사에 붙는 접미사이다.
준동사는 명사표지에 '-garra'와 '-maŋgan'가 붙은 것인데, 곡용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balagarra'로 예를 들면,
명사표지만 곡용하는 경우 한 명사류처럼 곡용하는 경우 둘 다 나타나는 경우
절대격 <colbgcolor=white> balagarra
능격 baŋgugarra <colbgcolor=white> balagarragu <colbgcolor=white> baŋgugarragu
여격 bagugarra balagarragu bagugarragu
단순소유격 baŋugarra balagarraŋu baŋugarraŋu
마찬가지로 'giñagarra', 'giñamaŋgan', 'ŋalagarra', 'ŋalamaŋgan'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준대명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명사로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명사표지를 가진) 명사와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준대명사가 없는 기라마이 방언에서 이는 형용사 'bulay(두)', 'jana(전부, 많이)'가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각각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5.2.3. 의문대명사

의문대명사 'waña(누구)'는 인칭대명사와 사람을 지칭하는 명사를 포괄해서 지칭한다. 의문대명사에서는 모든 방언에서 삼분법 정렬이 나타난다.
방언 자동문의 주어 타동문의 주어 타동문의 목적어 여격 단순소유격
지르발&마무 방언 <colbgcolor=white> waña <colbgcolor=white> wañju <colbgcolor=white> wañuna <colbgcolor=white> wañungu <colbgcolor=white> wañuŋu
기라마이 방언 wañuña wañuña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기라마이 방언에서 'waña'는 '무엇'을 의미한다.

명사표지 'bala'와 대응하는 의문사 표지는 'wuñja'이므로 준대명사 'balagarra'나 'balamaŋgan'에 대응하는 의문준대명사를 '*wuñjagarra'나 '*wuñjamaŋgan'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wañagarra(둘 중에서 누구)'나 'wañamaŋgan(여럿 중에서 누구)'이다.

5.3. 동사류

동사류에는 동사와 부사가 존재하는데,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명사와 똑같은 형태로 곡용하듯이 동사를 수식하는 부사도 동사와 똑같이 굴절한다. 따라서 명사류와 같이 동사와 부사를 통틀어 동사류(Verbals)라 한다. 동사 'buybal(숨기다)'와 부사 'ŋuymal(적절히 ... 하다)'가 동사복합체를 형성할 때, 'buyban ŋuyman(적절히 숨긴다)', 'buybañ ŋuymañ(적절히 숨길 것이다)', 'baybayirriñu ŋuymayirriñu(적절히 숨는다) 등과 같이 동사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동사와 부사 어간은 철저히 타동성이나 자동성 둘 중 하나를 띠며, -l이나 -y로 끝난다. 대체로 -l로 끝나는 어간의 89%는 타동성을 띠고, -y로 끝나는 어간의 74%는 자동성을 띤다.

지르발어는 무표적인 비(非)미래시제[15]와 유표적인 미래시제로 구성된 이분법적 시제를 가지고 있다.[16] 다음은 지르발 방언을 기준으로 한 동사류의 굴절표이다.
-l 어간 -y 어간 yanu(l)
어간 <colbgcolor=white> balgal
치다
<colbgcolor=white> baniy
오다
<colbgcolor=white> yanu(l)
가다
비미래 balan
친다~쳤다
baniñu
온다~왔다
yanu
간다~갔다
미래 balgañ[17]
칠 것이다
baniñ[18]
올 것이다
yanuñ[19]
갈 것이다
결과형 balgali
치려
banigu[20]
오려
yanuli
가려
잠재형 balga
쳐라
bani
와라
yana
가라
경고형 balgam[21]
치지 마라
banim[22]
오지 마라
yanum[23]
가지 마라
즉각형 balgaŋurra[24]
...자마자 친다
baniŋurra[25]
...자마자 온다
yanuŋurra[26]
...자마자 간다
위 'yanul(가다)'은 지르발어에서 유일한 불규칙 동사이다. 'yanul/yanal' 뒤에 파열음을 제외한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사가 오면 -l이 탈락할 수 있다.

5.3.1. 의문동사류와 직시부사

자동성의 동사류와 함께 쓰이는 의문동사류 'wiyamay' 타동성의 동사류와 함께 쓰이는 의문동사류 'wiyamal'가 있다. 그 자체로는 '무엇을 하는 거야?'를 의미하는 동사로서 기능하지만 동사와 함께 쓰일 때는 '...를 어떻게 하는 거야?'를 의미하는 부사로서 기능한다. 예시를 통해 살펴 보자.[27]
  1. bayi yara wiyamañu: 저 남자가 뭘 하는 거야?
  2. ŋinda bayi yara wiyaman: 너 저 남자한테 뭐 하는 거야?
  3. bayi yara wiyamañu mabin: 어떻게 저 남자가 강을 건넌 거야?
  4. ŋinda bayi yara wiyaman balgan: 어떻게 너가 저 남자를 때린 거야?
이렇게 부사적으로 사용된 의문동사류는 행동이 완료되었는지나 어떤 수단이 사용되었는지, 어느 정도로 달성되었는지 등을 물을 수 있다. 따라서 위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변이 가능하다. 달성 수준은 'garrja(제대로)'를 사용하였다.
더해서 자동성의 'yalamay'와 타동성의 'yalamal'가 존재하는 '직시부사(Deictic verbs)'가 있다. 이들은 '(몸짓)처럼 ...하다'를 의미하거나 말을 인용할 때 사용된다.
실제 담화에서는 'ŋanbal(묻다)'나 'buway(이야기하다)', 'wurrbay(말해주다)' 등이 없이 직시부사만으로도 말을 인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동사가 담화상 생략되더라도 정보(평서문인지 의문문인지 등)는 생략된 동사와 일치해야 한다.

5.3.2. 동사표지

동사는 명사표지와 형태적으로 일치하는 bala계와 yala계의 8개의 '동사표지(Verbal mark)' 중 하나와 함께할 수 있다. 더해 지르발 방언과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과거의 기억나는 위치를 지칭하는 ŋala계가, 지르발 방언과 마무 방언에서는 gila계가 추가로 나타난다. 이들은 동사에 위치 자질을 준다.
bala계 yala계 ŋala계 gila계
처소의 향격 <colbgcolor=white> balu
저곳으로
<colbgcolor=white> yalu
이곳으로
<colbgcolor=white> ŋalu
그때 그곳으로
<colbgcolor=white> gilarru
어딘가로
방향의 향격 bali
저쪽으로
yali
이쪽으로
gilarri
어느 한 쪽으로
탈격 baŋum
저기서부터
yaŋum
여기서부터
ŋaŋum
그때 거기서부터
gilaŋum
어딘가에서부터
처격 balay
저기서
yalay
여기서
ŋalay
그때 거기서
gila
어딘가에서
명사표지와 마찬가지로 동사표지에도 bayji류나 gala류 의존형태소, 그에 접사 '-rru'가 붙은 형태가 붙을 수 있다.

동사표지는 명사표지와 마찬가지로 의문사 형태로도 나타나며 bayji류나 gala류 의존형태소가 역시 불가하다.
형태
처소의 향격 <colbgcolor=white> wuñjarru
어디로
방향의 향격 wuñjarri
어느 쪽으로
탈격 wuñjaŋum
어디서부터
처격 wuñjarray
어디서

5.3.3. 위치 명사

동사에는 향격이나 탈격, 처격을 받는 명사가 함께 올 수 있다. 또한 향격이나 처격을 받는 명사에는 bayji류, gala류 의존형태소에도 붙는 접사 '-rru'가 붙어 그 의미를 (주로 어떤 행위의 지속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처격과 함께 사용될 때 '...를 따라'의 의미를 갖게 되며, 향격과 함께 사용될 때 '...에서 계속'의 의미를 갖게 된다.
정리하면 동사는 동사표지에 의해서나 위치 명사, 혹은 둘 다에 의해서 수식받을 수 있다. 동사가 둘 모두에게 수식받는 경우 위치 명사와 동사표지는 격이 서로 일치해야 한다. 명사가 절대격이나 능격, 도구격, 단순소유격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같은 격의 명사표지가 함께한다. 반면 위치의 격인 향격과 탈격, 처격은 명사표지로 나타낼 수 없는데, 이는 동사표지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5.4. 시간사

시간사(Time word)는 말 그대로 사건의 시간을 나타내는데, 일반적으로 문장의 앞에 위치한다. 시간사는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시간사는 두 종류의 명사류와는 다른 곡용을 하나 처격 접사가 붙기도 한다.
시간사 'magul(그전에 이미)'은 독특한데, 사건이 일어난 순서를 반대로 뒤집는다. "X magul Y"는 Y 후에 X가 일어났음을 나타낸다. 다음 예문에서 식인 풍습을 회상하는 화자는 다음 대화에서 화자는 희생자의 피를 뺀 과정을 빼먹었음을 깨닫고 'magul'을 통해 선후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언제'를 의미하는 의문사 miñay(기라마이 방언에서는 miñi)가 있다. 이 또한 시간사처럼 곡용한다.

5.5. 감탄사

5.5.1. 응답어

지르발어는 한국어의 감탄사 '예, 응' 같은 응답어 'ŋa'나 'ŋayi'가 있고, '아니요, 아니' 같은 응답어 'yimba[33]'가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만 번역하기에는 다른 기능을 많이 가진다.

긍정 응답어에는 'ŋa', 'ŋayi', 'ŋu', 'garrŋgan[34]'네 가지 단어가 있다. 이중 'ŋa'가 제일 흔하게 나타난다. 이는 질문을 긍정하거나 동의할 때 사용한다.
부정 응답어에는 'yimba'가 있는데, 우선 질문을 부정할 때 사용한다. 또한 가끔은 알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다. 더해서 마치 한국어의 '그러나'처럼 과거에 일어났던 일과 그 이후의 일이 대조될 때도 사용한다. 지르발 방언과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이로써 명사나 대명사를 부정할 수 있다.
'yimba'는 여러 접사를 취할 수 있는데, 첫번째로 처격 접사 '-ŋga'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의미가 꽤나 달라 '아무것도 없는 ...'에 가깝다. 또는 접사 '-jilu/ju'나 접어 '-ban'이 각각, 혹은 동시에 와서 처격 접사보다 더 강조된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
부정 응답어는 감탄사 중에 유일하게 잘응우이 형태가 있다. 각 방언과 잘응우이 여부에 따른 형태는 다음과 같다.
지르발 방언 마무 방언 기라마이 방언
구왈 <colbgcolor=white> yimba <colbgcolor=white> maya
잘응우이 jilbu gamañjal jagin
참고로 여기서 마무 방언의 'gamañjal'은 세 개의 마무 방언 구왈 형용사, 'muña(끝난; 사라진)', 'gumun(닫힌)', 'warru(빈)'에 대응한다.

5.5.2. 표출적 감탄사

표출적 감탄사는 통사론적으로 기능하지 않고, 대체로 담화의 끝부분에 위치하나 담화의 시작에도 위치할 수 있다. 강조를 위해 자주 반복된 형태로 나타난다. 다음 감탄사 목록에서 특정 방언에서만 사용되는 감탄사의 경우 방언 명칭의 앞글자만을 따서 덧붙여 표기하였다.
  1. darrji[37]: (분명히 일어난 일에 대해) 잘됐네
    • darrji yaŋgun ŋanajina / jañja buni jaymbal. 이제 불을 찾았고, 이건 참 우리한테 잘된 일이로구나.
  2. galgabu(지·기): 아깝다, 아쉬워, 너무하네
    • 갑: ŋulgamu ŋaja ŋara mandalañ: 내일부터는 나 못 놀아...
    • 을: galgabu / gilugu mijuyirriñ ŋinungu: 안타깝다... 이따(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3. gayi: 야, 이봐, 저기요, 거기, 집중
    • gayi / gaji bani yalu: 야! 일로 와!
  4. guguruguy(지·기): 잘됐네, 파생 접사 '-mbal'이 붙어 타동사로 쓸 수 있다.
    • guguruguy bayi gaygabandañu: 그가 의식을 차린 건 다행이야.
    • baŋgun jugumbiru ŋayguna guguruguymban: 그 여자가 나한테 잘했다고 해줬어.
  5. guguwuy[38]: (뒤에 있는 사람에 대한 소리침) 거기 뒤
    • guguwuy balay mijuyirri / ŋayingala baniñ: 거기 뒤에! 거기에 멈춰! 그가 올라올 거야!
  6. juwúy(지): (한 방에 캥거루 왈라비를 창으로 잡았을 때 내는 소리), 처격 접미사를 붙여 문장성분으로도 쓸 수 있다.
    • bayi barrgan yaŋgul jurrgañu / juwuy juwuy: 이 (남자)는 날쌘왈라비를 창으로 찔렀다. 한 방에! 한 방에!
    • bayi barrgan yaŋgul juwuyja jurrgañu: 이 (남자)는 "한 방에"를 외치며 날쌘왈라비를 창으로 찔렀다.
  7. mali(지·기): (음식이나 음료를 맞아 기쁠 때의 표현) 이야, 기쁘다
    • mali / darrji ŋanaji bala ŋayñi jaŋga: 이야~ 음식 좋다. 이제 우리 한번 먹어보자.
  8. mayi(기): 들어봐, 주로 타동사 'ŋambal(듣다)'와 함께 사용된다.
    • mayi / gaji ŋayi wañuña ŋamba: 들어봐! 누구 목소리인지 들어봐봐!
  9. ŋañum(지·마): 모르겠어
    • 질: wuñjiñ jugumbil / ŋindama gulu buran: 여자는 어딨어. 본 적 없어?
    • 답: yimba / ŋañum / buran yimbajiluban: 네.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못 봤어요.
  10. yaburri[39]: (공포에 수반되는 감탄) 무서워, 에끼, 세상에, 맙소사
    • yaburri / ŋayguna ñurraji wiyaman: 세상에, 너희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11. yagay: (결정적인 행동이나 사건에 수반되는 감탄) 이거야; 세상에, 파생 접사 '-mbal'이 붙어 타동사로 쓸 수 있다.
    • yagay / yimba giñam / giñam jigalban: 아 이거야, 그치. 이거밖에 없어. 이거 좋다.
    • yagay / ŋumbuŋga balagarra guyibin: 세상에, 어제 걔네 둘이 죽었어!
    • ŋaja ŋamban ŋinuna yagaybaŋu[40]: 나는 네가 "세상에"를 외치는 것을 들었다.
  12. yuwuy: 그렇지; 역시
    • 갑: balamaŋgan judañu: 그들은 다 도망갔어.
    • 을: yuwuy: 역시 맞네요.

6. 통사론

기본적으로 지르발어에서 통사적 구조는 모두 접사 등을 통해 표지되기에 어순이 매우 자유롭다. 소수의 규칙을 빼면 사실상 모든 순서로 문장 요소가 배열될 수 있다.

6.1. 단순한 문장

지르발어에는 자동문과 타동문, 단순한 두 종류의 문장이 있다. 위의 명사 문단에서도 언급했듯이 문장 속 명사구가 자동문의 주어나 타동문의 목적어로서 기능하면 절대격을 받고, 타동문의 주어로서 기능하면 능격을 받는다. 이를 '능격-절대격 구조'라고 한다.
하지만 지르발 방언과 마무 방언에서 이런 단순한 문장에 대명사가 표함되어 있을 경우 조금 다른 구조로 나타난다. 이런 문장들은 전형적인 '주격-대격 구조'이다. 이런 경우 'ŋaja'와 'ŋinda'를 주격, 'ŋayguna'와 'ŋinuna'를 대격으로 '칭한다'.[41] 이렇게 일반적인 명사가 능격-절대격 구조를 띠고, 대명사가 주격-대격 구조를 띠는 것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언어에서 매우 흔한 현상이다.[42]

다음은 대명사와 일반 명사가 자유롭게 혼용된 문장이다. 이런 경우 일부 문장은 의미론상 모호할 수 있으나 다음은 그렇지 않다.

6.2. 명사구

대명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한, 일반적으로 명사구는 명사와 명사표지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에서 여러 형용사들도 포함할 수 있다. 대체로 명사구 안에서 요소들은 '명사표지-명사-형용사' 순으로 위치한다.

하지만 명사구가 오직 명사표지나 명사, 형용사 단독으로만 이루어진 것도 자주 등장한다. 만약 명사구에 명사가 없을 때, 제1 부류 명사표지만 있다면 그것의 지시 대상은 보통 남자일 것이고, 제2 부류 명사표지만 있다면 보통 여자일 것이다. 물론 각 부류에는 남녀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맥락에 의존하며 분명 의미론상 모호하다.
  1. bayi baniñu: (?남자)가 온다.
  2. bulgan baniñu: 거대한 (?무언가)가 온다.
  3. bayi bulgan baniñu: 거대한 (?남자)가 온다.
  4. bayi yara bulgan baniñu: 거대한 남자가 온다.
지르발어 화자의 대화에서는 이들 모두가 나타나지만, 화자들은 [4.]가 제일 정확한 형태임을 인지한다. 따라 [1~3.]은 담화상 생략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명사화 형용사는 형태론적으로도 똑같이 곡용하고 명사구에 단독으로 올 수 있지만, 명사는 하나(일부 둘)의 명사부류에만 속할 수 있지만 형용사는 명사구 내에서 네 부류 중 어느 것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표면 문법상으로 구별 가능하고 의미론상으로도 구별 가능하다.

또한 지르발어에서는 분리 소유와 비분리 소유를 구별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분리 소유는 소유물이 타인에게 양도 가능한 것이고, 비분리 소유는 그렇지 못하다. 물론 언어 내재의 가치가 관여하므로 직관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예: 친척은 분리 소유이다.) 분리 소유는 소유자를 지칭하는 단어가 단순·일반소유격을 받는 것으로 드러나고, 비분리 소유는 동격으로 드러난다.

(주로 명사표지와 함께하는) 핵(核)명사에 더해 명사구는 명사표지가 오지 않는 다른 두번째 명사에 의해 수식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수식하는 명사의 지시 대상은 핵명사의 지시 대상에게 비분리 소유된 것으로 묘사된다. 두 명사는 동격이므로 명사구의 통사 기능에 따라 동일한 격으로 곡용한다.
  1. bala mambu baŋgul yaraŋgu balgan: 남자가 등을 친다.
  2. balan jugumbil mambu baŋgul yaraŋgu balgan: 남자가 여자의 등을 친다.
  3. balan mambu baŋgul yaraŋgu balgan: 남자가 (여자)의 등을 친다.
지르발어의 생략은 매우 폭넓게 나타나므로 핵명사가 생략된 [3.] 같은 형태의 문장도 문법적으로 올바르다. [3.]에서 'balan'은 명사구의 핵어로 단독 실현되었고, 'mambu'는 비(非)핵어로서 명사를 수식한다. [3.]은 [1.]과 겉보기에 매우 유사하지만 의미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1.]의 제4 부류 명사표지 'bala'는 'mambu'에 일치하고 있지만, [3.]의 제2 부류 명사표지 'balan'은 문장에서 표면상 생략된 'mambu'의 소유자에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접사로 격이 표시된 경우를 제외하면 오직 비분리 소유의 경우에만 한 명사구가 두 개의 명사로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문장은 불가능하다. 위 같은 경우 두 명사 중 하나는 명사와 그 명사표지에 접사 '-bila(...와 함께)'를 붙여 참여자로 격하시켜야 한다. 또는 두 명사에 앞서 소개한 접미사 '-garra(쌍 중에서 하나)'를 붙인다.[43] 이런 점에서 접미사 '-garra'는 두 개의 구를 등위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접미사 '-maŋgan(여럿 중에서 하나)'가 온다면 세 개 이상의 구가 등위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한 문장에서 능격 명사구와 도구격 명사구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1. balan jugumbil baŋgul yaraŋgu baŋgu yuguŋgu balgan: 남자가 막대로 여자를 때렸다.
  2. balan jugumbil baŋgul yuguŋgu balgan: (남자)가 막대로 여자를 때렸다.
[1.]과 같은 문장이 제일 기본적이고,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한 명사구 내에서 담화상 생략은 활발하므로 [2.]과 같은 형태도 나타날 수 있다. 능격과 도구격은 명사 활용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동일하기에, 언뜻 보면 'baŋgul'이 'yuguŋgu'를 수식해 "*남자가 막대를 때렸다"로 오해할 수 있으나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명사부류를 통해서 쉽게 다른 명사구임을 구분할 수 있다. 이외에도 후술할 많은 통사적 증거가 있다.

6.2.1. 대명사를 포함한 명사구

명사구가 명사나 명사표지 쌍이 아니라 대명사로 이루어져 있어도 명사구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설명 가능하다.
1인칭 쌍·복수 대명사는 지칭하는 대상이 '포괄적'인지 '배타적'인지를 드러내지 않는다. 즉, '우리(둘~셋 이상)'에 청자도 포함되어 있는지를 대명사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포괄적인 '우리'를 나타내기 위해서 1인칭 쌍·복수 대명사는 2인칭 대명사나 명사와 함께할 수 있다.
대명사를 포함한 명사구는 명사표지를 가질 수도 있다.[44]
대명사를 포함한 명사구는 또한 명사를 가질 수도 있고[1.], 형용사에 의해 수식받을 수도 있다.[2.] 혹은 위 내용들이 복합적으로 올 수도 있다.[3.]
  1. ŋinda / bayi yara / bani: 너 이 남자야, 와 봐!
  2. ŋinda / wuygiŋgu / bam mirrañ babi: 너 이 늙은 것아, 저 콩들 썰어!
  3. ŋindama bayi garrja: 저기 너 괜찮아?

결론적으로 대명사를 포함한 명사구는 일반 명사구의 모든 형태는 물론, 대명사 두 개까지의 나열도 가능한 것이다.

6.3. 동사복합체

지르발어에서 기본적으로 문장은 절대격 명사구와 동사구, 둘로 나누어 분석될 수 있다. 만약 문장이 타동문이라면, 동사구는 능격 명사구와 타동성 동사복합체로 구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문장이 자동문이라면, 동사구는 단순히 자동성 동사복합체로 분석된다. 여기서 '동사복합체(Verb complex) 또는 동사연쇄구조(Serial Verb Constructions, SVC)'라는 것은 단일한 또는 여러 개의 동사나 부사를 포함하고 있는 묶음을 뜻한다. 동사복합체의 구성 요소는 서로 '표면타동성'이 일치하고, 시제나 굴절 등 또한 동일하다.

여기서 '표면타동성(Surface transitivity)'이라는 것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지르발어에서는 타동성 여부가 동사류 어근마다 고정되어 있다. 이런 타동성을 바꿀 수 있는 접사가 몇 개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타동성 어근(buybal(숨기다) 등)에 재귀태가 적용되면 자동성 어간이 된다.(buybayirriy(숨다)) 비슷하게 자동성 어근(baniy(오다) 등)에 공동태가 적용되면 타동성 어간이 된다.(banimal(...를 가지고 오다)) 이렇게 표면상으로 드러나는 어간의 타동성 여부를 표면타동성이라 한다.

다시 동사복합체로 돌아와서, 동사복합체는 크게 불균형 동사복합체(asymmetrical SVC)와 균형 동사복합체(symmetrical SVC)로 구분된다. 먼저, 불균형 동사복합체는 중심 의미를 전달하는 동사와 그것을 수식하는 부사로 구성된 동사복합체이다. 더해 앞서 등장한 의문동사류가 부사로 사용될 때나 직시부사도 불균형 동사복합체를 형성한다.[45]
다음으로 균형 동사복합체는 두 동사로 이루어진 동사복합체이다. 이는 동시에 발생하거나 즉각적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을 암시한다.[46]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한 동사복합체는 표면타동성이 동일해야 하는데, 균형 동사복합체를 구성하려 하는 동사의 표면타동성이 불일치하면 위와 같이 접사를 붙여 양 동사의 태 중 하나로 태 전환을 일으킴으로써 이를 해결한다.[47]
동사복합체는 또한 동사표지나 위치 명사 등을 포함하여 구성될 수 있고, 선택제약(selectional restriction)[48]을 받는다.

6.4. 연계구

6.5. S/O 피벗

언어학에서, 통사적으로 결정되는 주제어를 ' 피벗(Pivot)'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언어의 한 문장에서 첫 절에 한 피벗이 제시되어 고정되면, 이후 절들에서 동일한 피벗들이 등장할 때 그 피벗들은 생략될 수 있다. 이처럼 첫 절의 피벗을 '축(pivot)'으로 하여 이후 절들이 피벗 없이 연쇄되는 것을 '피벗 연쇄(Pivot chain)'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는 자동사의 주어(S)와 타동사의 주어(A)가 한 피벗으로 취급되는, 즉 'S/A 피벗'을 취하는 언어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떠올려 보자.
  1. 남자가 울었고 여자를 밀쳤다.
  2. 남자가 울었고 여자가 그를 밀쳤다.
[1.]에서 나타난 이어진 문장의 두번째 절에서는 주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남자'라는 지시대상이 첫 절에서 S로, 둘째 절에서 A로 나타났기에 S/A 피벗이 연속하는 상황에서 두번째 피벗을 생략한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국어 화자라면 두번째 절에서 밀친 주체를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에 반해서 [2.]의 둘째 절에서 '남자'는 타동사의 목적어(O)이기 때문에, 생략하려 해도 피벗이 연속된 것이 아니므로 본 의미를 고려할 때 생략해버리면 문법적으로 어색하고 의미론상으로도 모호해진다.("?남자가 울었고 여자가 밀쳤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생략하지 못하고 대명사로써 대신한 것이다.

하지만 지르발어는 한국어와 그 외에 세계 많은 수의 언어와는 달리 자동사의 주어와 타동사의 목적어가 한 피벗으로 취급되는, 즉 'S/O 피벗'을 취하는 언어이다.[49] 다음은 각각 [1.], [2.]를 지르발어로 번역한 것이다.
  1. bayi yara duŋgarrañu balan jugumbil bayi yara bilmban
  2. bayi yara duŋgarrañu baŋgun jugumbiru bilmban
[I.]에서 나타난 이어진 문장에서 한국어 문장과 달리 생략된 논항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I.]에서 'bayi yara'가 생략된다면 의미론상 모호해지기 때문에 생략할 수 없지만, 이런 경우 보통 지르발어 화자들의 경우 명사구에서 명사를 생략하여 이 문장에서라면 'bayi'만 남겨둔다. 반면 [II.]에서 나타난 이어진 문장에서 'bayi yara'는 생략되어 있다. 이는 S 논항과 O 논항의 지시대상이 같아 S/O 피벗 연쇄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생략하여도 문법적으로, 의미론상으로도 문제가 없다. 사실 지르발어에서 피벗이 연쇄되는 경우 뒤이어지는 피벗들은 무조건 생략된다. 만약 생략되지 않으면 두 문장은 관계 없는 문장인 것처럼 여겨지고 문장의 억양도 달라진다.

더해서 'duŋgarray(울다)'는 자동사, 'bilmbal(밀치다)'은 타동사이므로 피벗이 연속된다면 어순이 마구 섞여도 의미 해석에 문제가 없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문장도 [II.]와 같은 의미로 지르발어 화자에게서 발화될 수 있다. 이는 한국어 화자가 [1.]를 "남자가 여자를 밀쳤고 울었다."라고 발화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차이로 지르발어 화자에게 느껴질 것이다.
다시 한국어로 돌아와서 [2.]와 같은 문장에서 대명사를 사용할지언정 '남자'라는 지시대상을 생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동사에 수동태를 적용시킨다면 가능하다. 태는 동사가 논항과 맺는 관계를 나타내는데 타동사가 수동태를 띠게 되면 표면상 자동사로 기능한다. 즉, 표면타동성이 변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문장의 O가 새로운 문장에서 S로 바뀌기 때문에 S/A 피벗 연쇄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존 문장의 A는 보통 부사어로 밀려난다. [2.]를 수동문으로 나타낸 다음 예시를 보자.
  1. 남자가 울었고 여자에게 밀쳐졌다.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에서라도 한국어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피벗 연쇄를 만들기 위해 지르발어는 한국어와는 조금 다른 전략을 사용한다. 바로 ' 역수동태(Antipassive)'이다. 이도 타동사를 자동사로 바꾸어 표면타동성이 달라지는 것은 한국어와 동일하다. 하지만 역수동태 과정에서 O가 승격되는 수동태와는 달리 기존 문장의 A가 S로 바뀌기 때문에 S/O 피벗 연쇄를 만들 수 있다. [I.]를 역수동문으로 나타낸 다음 예시를 보자.
  1. bayi yara duŋgarrañu bagul jugumbilgu bilmbalŋañu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역수동문이 되면서 (여기서는 피벗 연쇄로 생략되었지만) 기존의 O는 S가 되고, 기존의 A는 여격어로 나타난다.[50] 그리고 접미사 '-ŋay'[51]는 역수동태화 접사이다.

이런 모든 것은 대명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대명사는 기라마이 방언을 제외하면 형태상 S일 때와 A일 때가 일치하지만, 일반적인 명사류와 동일하게 S/O 피벗으로 기능한다. 통사적으로 이렇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굳이 대명사가 있는 문장 구조를 주격-대격 구조로 '칭한다'라고 하는 것이다. 대명사가 쓰인 같은 의미의 다음 두 예시를 보자.
  1. ŋaja duŋgarrañu baŋgun jugumbiru bilmban
  2. ŋayguna baŋgun jugumbiru bilmban duŋgarrañu
[IV.]에서 두번째 절의 '나'는 형태론상 'ŋayguna'로 나타났을 테지만 통사론적으로 피벗 연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생략되었다. [V.]는 어순이 달리 나타나서 'ŋaja'가 생략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피벗의 연쇄는 비단 두 절을 연결하는 데에만 그칠 뿐만이 아니라 매우 많은 절을 연결할 수 있다. 다음 예시는 마무 부족의 신화 응아가누뉴에서 최초의 남자가 자신의 아들을 양육하는 모습이 묘사된 장면이다. 예시는 절 단위로 쪼개어 나열하였다.
  1. bayi yara yanu: 그 남자가 갔는데,
  2. barrgangu jurrganaygu[52]: 날쌘왈라비를 창으로 찌르려고,
  3. baŋum ŋurbañu[53]: 그 후로 집에 돌아왔는데,
  4. barrgandu rulguŋgu wugalŋaygu bagul ñalŋgagu[54][55] 날쌘왈라비의 심장을 어린 아들에게 주려고. (이후 날쌘왈라비의 피를 빨아먹게 한다.)
즉 위 '하나'의 문장은 "그 남자가 날쌘왈라비를 창으로 찌르러 갔다가 (사냥해서) 그 날쌘왈라비의 심장을 어린 아들에게 주려고 집에 돌아왔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고정된 피벗 'bayi yara'로 S/O 피벗 연쇄를 이어가고 피벗을 생략하기 위해 [B.]와 [D.]에서는 각 절의 동사에 역수동태를 쓴 것을 볼 수 있다.

6.6. 담화 구조

6.6.1. 최선호구조

#S/O 피벗 문단에서도 말했듯이 처음의 절대격어로 한번 피벗이 결정되면 이후의 동일한 지시대상의 피벗들은 거의 무조건 생략된다. 지르발어에서 절대격어는 어떤 한 발화의 주제어 역할을 담당하므로 담화의 주제와 초점에 따라 피벗을 통일하는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한 주제어가 정해져서 그것으로 담화를 잇는 한 최대한 피벗 연쇄를 만들어낸다. 그런 과정에서 주제어를 중심으로 최대한 많은 요소를 이음과 동시에 겹치는 요소를 생략하는 것이 가능한 한 최대로 선호된다는 것이다. 특히 앞문장의 비(非)중심격어와 뒤 문장의 O 논항이 같다면 역수동태화를 통해 겹치는 논항을 생략한 문장구조를 '최선호구조(Favorite construtions)'라 한다. 예를 들어, 최선호구조는 첫 절이 타동절이어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6.6.2. 동사의 즉각형

동사의 '즉각형(Immediate)'은 시간적 표현과 담화 구조을 혼재해 드러내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표현하는 접미사 '-ŋurra(기라마이 방언에서는 -ŋarra)'가 붙은 동사가 있는 절이 시간상으로 그 앞에 있는 절을 즉시 뒤따른다는 것을 나타낸다. 만약 '-ŋurra' 접미사가 문장의 첫 절에 등장했다면 그 행동이 발화 직후에 발생함을 나타낸다.
동시에 즉각형은 그 즉각성은 유지한 채로 통사적으로도 독특한 특징을 가졌다. 두 절 중 뒤 절이 즉각형일 때, 앞 절의 A 논항의 지시대상과 뒤 절의 S 논항의 지시대상이 동일함을 드러낸다. 이로써 다른 두 피벗 연쇄를 연결할 수 있다. 즉각형이 쓰인 절 단위로 쪼개진 다음 하나의 문장을 보자.
  1. bayi ñalŋga bungin: 아들이 누우니,
  2. baŋgun yabuŋgu guban gambilagu: 어머니한테 이불로 감싸졌는데,
  3. wayŋgiŋurra: (어머니가) 곧장 비명을 지르기를,
  4. balan baŋgul maguyju bajan: 그녀가 자수정비단뱀에 물려서.
[A.]와 [B.]는 'bayi ñalŋga'로, [C.]와 [D.]는 'balan yabu'로 S/O 피벗 연쇄가 되었는데, [B.]와 [C.] 간 경계에서 양 피벗 연쇄를 한 문장으로 잇기 위해 즉각형이 사용됨과 동시에 [C.]에서 피벗이 생략되어 있다. 따라서 위 문장은 "아들이 누워 어머니에게 이불로 덮였는데, 그때 바로 어머니가 자수정비단뱀에 물려 비명을 질렀다."와 같이 해석될 수 있다. 타동절-자동절 연쇄에서 즉각형이 나타날 때 이런 통사적 기능이 언제나 나타나기 때문에 [C.]를 '아들'이 비명을 지른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하며, [C.]부터 새로운 피벗 연쇄가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D.]에서 'balan'이 생략되더라도 O 논항의 지시 대상이 '어머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6.7. 동사가 없는 절

6.7.1. 지시문

6.8. 동사의 다양한 태

6.9. 관계절

6.10. 품사 전환

6.11. 동사류의 잠재형과 경고형

6.12. 접어

7. 형태론

7.1.

격에 따른 명사류의 곡용을 표로 상세히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고유명사 일반명사
사람 장소
S <colbgcolor=white> -Ø
A -ŋgu <colbgcolor=white> <colbgcolor=white> -ŋgu
O -(ñ)a
도구격 -ŋgu
단순소유격 -(ŋ)u
처격 -ŋga
일반소유격 -mi
여격 -(ñ)angu -gu
향격 -gu
탈격 -ŋunu
회피격 -ŋga -ŋga
공동격 -ñalaynbila -bila
절대격은 영형태(Ø)로 실현된다. 앞 많은 내용에서 언급해왔듯이 자동사의 주어(S)이거나 타동사의 목적어(O)인 논항이 받는 격이다. 하지만 고유명사는 지시 대상이 O 논항을 받을 때 영형태가 아니라 '-(ñ)a' 접사가 붙어 실현된다. '-(ñ)a'는 비음 뒤에서 결합할 때 '-a'로 실현된다. 더해서 지르발어의 인칭대명사는 앞서 말했듯이 형태론적으로 주격-대격 정렬인데, 인칭대명사의 O 논항에 있는 -na-나 -ña- 부분은 기원적으로 이 접사가 붙은 것이다.(ŋayguna, ŋinuna)

7.1.1. 능격과 도구격

능격은 타동사의 주어(A)인 논항이 받는 격이다. A 논항에는 보통 유정명사가 오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한편, 도구격은 능격과 형태적으로 동일한데, 우선 행동과 함께 수반된 도구나 무기 등을 지칭한다. 다만 한국어와 달리 "나무로 만든 의자"에서처럼 어떤 물건의 재료로서 쓰였다는 것은 도구격으로 표현할 수 없다.
먹는 것을 지칭하는 동사가 쓰일 떄 대부분의 경우 먹히는 대상이 O 논항을 받으나, 'rubiy((주로 물고기를 비롯한 고기를) 먹다)나 'mañjay(허겁지겁 먹다)', 'mañjay((고기를) 먹기를 바라다)', 'munjay(...에 굶주리다)'는 먹히는 대상이 도구격을 받는다.
'wugal(주다)'는 크게 세 가지 구조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는 취득자가 절대격을 받고 수여물이 도구격을 받는 경우가 있다.

7.1.2. 처격과 회피격

처격은 의미적으로 간단하다. '어떤 장소에/에서'의 의미를 나타낸다.
최상급을 나타내는 비교 표현에서 비교 대상은 처격으로 나타낸다.
앞서 말했듯이 'wugal(주다)'는 크게 세 가지 구조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는 취득자가 여격형 처격을 받고 수여물이 절대격을 받는 경우가 있다.
회피격(Aversive case)은 형태론상 처격과 동일하다. 하지만 형태상으로 다른 점은 bala계 명사표지와 yala계 명사표지에 추가적으로 회피격 형태가 존재하는데 활용 시에 -ña-가 개재한다. 회피격은 무언가 불쾌한 것이나 피해야 하는 것을 지칭한다. 회피격은 두 가지 쓰임이 있는데, 첫번째는 공포에 대한 자동사나 동사화된 형용사에 쓰여 공포의 대상을 나타낸다.
더 흔히 쓰이는 두번째 쓰임은 절의 핵어가 회피격어의 지시 대상과 접촉하는 것을 피해야 할 때 쓴다.
가끔 회피격어가 갈등의 원인이 될 때도 사용된다.[57]

7.1.3. 여격과 향격

여격은 비핵심격을 나타내는 격이다. 여격어는 문장에서 의미에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즉각 일어날 활동과 관련된 여러 의미를 함축해 드러낸다. #S/O 피벗 문단에서 든 예시 문장[A~B.]을 빌려본다면, 이 문장에서 여격어 'bagul barrgangu' 없이도 문장은 완전하다. 하지만 여격어가 추가됨으로써 남자가 가는 목적이 암시된다. 그는 날쌘왈라비와 관련되어서, 즉 날쌘왈라비를 목적으로 가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사냥을 위한 것이지만, 의미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라면, 이런 식으로 피벗 연쇄를 이어가면서, 특히 최선호구조를 만드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더해서 여격은 어떤 행위가 특정 대상으로 향해지거나, 원인, 위함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wugal(주다)'는 크게 세 가지 구조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는 취득자가 여격을 받고 수여물이 절대격을 받는 경우가 있다.
향격(Allative)은 여격과 형태상 동일하다. 이는 단순하게 '어느 곳으로'의 의미를 가진다. 동사표지는 처소의 향격인지 방향의 향격인지를 구분하지만 일반 명사에 붙는 향격 접사로는 구분되지 않는다.

7.1.4. 단순소유격과 일반소유격

7.2. 명사류

7.2.1. 파생 접사

7.2.2. 동사화

7.3. 동사류

8. 의미론

8.1. 명사부류

위에서 살펴본 명사부류의 분류 방식은 상당히 무작위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각 부류의 기저를 이루는 관념들이 존재한다. 이에 더해 전반적인 원칙이 존재한다.
  1. 한 명사가 어떤 부류일지를 결정 지을 수 있는 특징인 X를 가졌을지라도, 신화나 믿음 등을 통해 특징 Y와 관련있다면 Y와 관련된 부류에 속한다. 예를 들어 새는 유생물이므로 제1 부류에 속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지르발인들은 새가 죽은 여성들의 영혼이 깃든 존재라고 믿는다. 따라서 제2 부류에 속한다.
  2. 한 명사 A의 지시 대상이 물리적으로 명사 B의 지시 대상과 연관성을 가진다고 여겨지면 B의 부류에 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나방(Anthela varia)의 애벌레는 붉은 몸통에 수많은 뾰족한 가시를 달고 있어 만지면 마치 '햇볕에 타는 고통' 느껴져서, 태양(garri)을 뜻하는 말과 같이 제2 부류에 속하고 심지어 형태마저도 같아 동음이의어이다.
  3. 분명히 어느 부류인 명사의 집합 중에서 어느 한 부분집합이 중요한 어느 특정 성질을 가진다면 그 부분집합은 다른 부류에 속할 수 있다. 그 특정 성질에는,
    • 그 부분집합의 지시 대상이 식용할 수 있는지가 있다. 예를 들어 지르발어 화자들은 뱀을 먹지 않으나 비단뱀은 유일하게 먹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뱀은 제1 부류이고, 비단뱀은 제2 부류이다.
    • 그 부분집합의 지시 대상이 무엇을 먹는지도 있다. 예를 들어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새는 제2 부류이고 그런 새들을 통틀어 지칭하는 'dundu(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육식성 새들은 'dundu'로 여겨지지 않고 제1 부류에 속한다. 지르발어 화자들은 육식성 새들이 'dundu'를 먹기 때문에 그렇게 여긴다고 한다.
    • 그 부분집합의 지시 대상이 인간에게 해로운지도 있다. 식용 불가능한 열매를 맺는 나무들은 제4 부류에 속한다. 하지만 쐐기풀과에 속한 네 식물은 잎에 포름산을 포함한 털이 나있어서 몇 달 간 따갑다. 이 때문에 이들은 제2 부류에 속한다.
이런 점에서 "yara는 남성 명사이다"나 "jugumbil은 여성 명사이다", "쏘는 침이 달린 나무는 여성 명사에 속한다" 등과 같은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그저 "여성과 불, 싸움, 마실 수 있는 액체 등과 관련된 것은 같은 부류에 속한다"라고 하는 것이 옳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르발어 화자는 여성과 불이 같은 부류에 속하는 것이 어떠한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연히 같은 부류에 속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9. 어휘

지르발어/어휘 참고.

10. 기본 회화

한국어 지르발어(지르발 방언) 직역
안녕.
(만났을 때)
<colbgcolor=#ffffff,#1f2023>(1명에게) ŋindama garrja? 응인다마 가르자?
(2명에게) ñubalajima garrja? 뉴발라지마 가르자?
(3명 이상에게) ñurrajima garrja? 뉴라지마 가르자?
<colbgcolor=#ffffff,#1f2023>너/너희 둘/너희 괜찮았어?
안녕.
(헤어질 때)
galbu. 갈부.
gugu galbu. 구구 갈부.
검은백정새(Cracticus quoyi).[58]
이름이 뭐야? (상관없이)ŋinda waña burri? 응인다 와냐 부리?
(남자에게)ŋinda bayi waña burri? 응인다 바이 와냐 부리?
(여자에게)ŋinda balan waña burri? 응인다 발란 와냐 부리?
너는 누구의 이름이야?
내 이름은 @@@야. @@@.
ŋaja burri @@@. 응아자 부리 @@@.
누구세요? waña ŋinda? 와냐 응인다?

11. 예문

마무 부족의 신화 응아가뉴누(ŋagañunu, 첫번째 사람)
마무 부족의 신화 무붕인미 전설(mubuŋinmi)


[1]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21, Cultural diversity: Census, ABS, #. [2] Dixon RMW. The Dyirbal Language of North Queensland.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2. [3] Dixon RMW. A New Grammar of Dyirbal. Oxford University Press; 2022. [4] 이를 번역한 국내 자료를 찾지 못하였으므로 임의로 번역하였다. [5] 한자 문화권 피휘를 회피 담화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6] 마무 방언에서는 'ŋirrma'라고 한다. [7] gubi, 지르발인들 중에서 일부 사람들은 현명함과 많은 지식으로 '현자'가 되어 약으로 사람들을 치료한다. '현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식인 풍습으로 희생된 사람의 피를 마셔야만 한다. [8] 잘응우이 어근에는 '-yìrriy'가 붙는다. [9] Open class, 형태소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며, 신생 어휘가 등장할 수 있는 열린계에 속한다. 반대는 폐쇄형태소(Closed class)이다. [10]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절대격의 gi- 형태가 ñi- 형태로 나타난다. [11] 마무 방언에서는 '-ŋarru(뒤에서)'가 추가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12] 개재한 -m-은 예측 가능한 음운 현상으로, 아무 제1 부류 절대격 명사표지에 의존형태소가 오면 -n-이 개재하고, 의존형태소가 b-로 시작한다면 -m-이 개재할 수도 있다. [13] 배우자 쪽 가계를 포함해서 가계도상 어느 한 쪽으로 이동할 때마다 그 횟수를 센 것이다. [14] 'juday(두려워서 도망치다)', 두려워 하는 대상은 회피격으로 나타낸다. [15] 시제상으로는 현재와 과거가 구분되지 않지만 여러 통사적 장치를 통해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다. [16] 마무 방언은 각각이 과거, 비과거인 체계이다. [17]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balgaljay [18]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baninjay [19]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yanuljay [20] -iy- 연쇄 뒤에 자음이 올 수 없으므로 *baniygu가 아닌 banigu로 나타난다. [21]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balgalmu [22]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banimu [23]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yanulmu [24]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balgaŋarra [25]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baniŋarra [26]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yanuŋarra [27] 다음 예문에서 'mabil(강을 건너다)'은 자동사이고, 'balgal(때리다)'는 타동사이다. [28] 지르발어 화자들에게 별똥별들은 세 남성(jigubina, bijibarra, yugubarra)의 영혼 중 하나라고 여겨지며, 하늘을 날다가 발화막대를 던지고 그것이 떨어진 곳으로 자신도 떨어진다고 한다. 그 중 jigubina가 가장 밝다. [29] 마무 방언에서는 gala [30] 지르발 방언에서는 '아침'을 뜻하는 구체적인 단어가 없어 이 단어의 의미가 확장되어 표현된다. [31] 지르발 방언에서는 '점심'을 뜻하는 구체적인 단어가 없어 이 단어의 의미가 확장되어 표현된다. [32] 마무 방언과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ŋunu [33]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maya [34] 마무 방언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35] 여기서 등장한 접사 '-gu'는 이후 다룰 내용이지만 결과형 접사로, 여기서는 의무의 의미를 띤다. [36] Walkabout,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전통 문화 중 하나로, 먼 오지로 청소년들을 떠돌게 하여 생존하고 돌아오게 하는 의례이다. 이는 일종의 성인식으로서, 이로써 성인의 자격을 받을 수 있다. [37]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jarrji [38] 마무 방언에서는 guguyuwuy [39] 기라마이 방언에서는 yabu [40] 여기서 등장한 접사 '-ŋu'는 이후 다룰 내용이지만 관계절을 만드는 접사로, 여기서 쓰여 '"세상에"를 외치는'의 뜻을 만들었다. [41] 이후 다루지만, 본질적으로 이를 주격과 대격으로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42] 이는 생물성 위계에 따른 것으로, 일반 명사보다 대명사가 생물성과 주체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건의 피행위자로서보다 사건의 주체로서 기능하는 측면이 강화된 것이다. [43] 다만 다음과 같은 문장들은 지르발어 화자가 자주 사용하는 문장은 아니다. 지르발어에는 쌍수를 표현하는 명사가, 특히 가족관계에 있어서 많이 있다. 다음과 같은 문장들은 지르발어 화자에게 어쩌면 두 남녀가 만나지 말아야 하는데 만났다는 인상을 준다. [44] 다음 예문에서 의문문을 만드는 접어 '-ma'가 사용되었다. [45] 다음 예문에서 'nudil(자르다)'은 타동사이고, 'jayŋul(...기를 마치다, 끝내다)'은 타동성 부사이다. [46] 다음 예문에서 'banday(터지다)'와 'miyanday(웃다)'는 자동사이다. [47] 다음 예문에서 'ñinay(앉다)'와 'yanu(l)(가다)'은 자동사이고, 'balban(굴리다)'는 타동사이다. [48] 서술어로부터 발생하는 의미론적으로 나타나는 제약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내가 프라이팬을 설득했다."에서 '설득하다'는 그 목적어로 의미론상 이성적이고 판단 가능한 존재를 받는다. 그러나 예문에서는 그런 서술어의 선택제약을 어겼으므로 의미론상 비문이다. [49] 이후 내용에서 단순히 '피벗', '피벗 연쇄'라고 할 때의 이 '피벗'은 이 지르발어의 S/O 피벗을 이르는 것이다. [50] 여격어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경우에는 절대격어로도 나타날 수 있고, 여격어로 나타날 때와 약간 다른 의미를 띤다. [51] -y 어간에서는 -y가 탈락하고 '-nay'가 붙는다. [52] 'barrgan(날쌘왈라비, Macropus agilis)', 타동사 'jurrgay(창으로 찌르다)' [53] 마무 방언으로 자동사 'ŋurbay(돌아오다)'. 지르발 방언의 'banagay'에 해당한다. [54] 'rulgu(심장)', 타동사 'wugal(주다)', 'ñalŋga(아직 청소년에 이르지 않은(지르발 부족 문화상, 즉 아직 성관계를 하지 않은) 자식)' [55] 타동사 'wugal'의 쓰임에서 수여받는 대상은 O 논항을 받고, O에게로 수여되는 대상은 도구격을 받는다. [56] 'minbal(쏘다, (긴 것을) 던지다)'가 결과형으로 쓰인 까닭은 '그 살인범'이 평소에 강간 후 총을 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그것이 예상 가능한 결과였기 때문임을 암시한다. [57] 형용사 jabura(한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두 명이 화난) [58] 지르발어 화자들은 galbu(검은백정새)에 gijiya이라는 어린 소년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데, 이 소년의 죽음이 죽음이란 것의 시작이 되었다. 아마 죽은 영혼이 되돌아가는 것에서 인사를 비유한 것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