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傳 令 / Herald전령은 명령이나 중요한 지시, 혹은 하달받은 내용을 전달하는 직책을 의미한다.
2. 역사
역사적으로 전쟁터에서 전령들은 중요한 명령을 하달받아 각지의 아군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중간에 적에게 붙잡히면 전령이 알고 있는 정보를 캐낼려고 고문을 당하거나 회유를 당해 명령을 적에게 불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으며 어떨 때는 간신히 도망쳐서 아슬아슬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전령도 있었다. 그리스 전령이 마라톤 전투 당시 벌판을 달려가 스파르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례도 유명하다.[1]동로마군에서 전령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둘 다 할 수 있어야 했고, 페르시아어 능력이 요구될 때도 있었다고 하니 나름 고급 인력이었다.
유럽에서는 군사전령은 Herald of Arms라 구분하고, 단순 Herald는 왕실의 휘장을 몸에 두르고 중요한 소식을 전파하는 포고꾼이나 왕실 문장관 사이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2] 이런 인물들은 전투에서 양군의 외교적 대화시도와 조정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전투의 심판 역할을 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아쟁쿠르 전투 당시 프랑스와 영국의 전령들은 같이 모여서 전장 옆에서 전투의 승패를 감시했으며 모두 영국군이 승리했다는 것에 동의했다. 동시에 승자인 헨리 5세에게 전투의 이름을 정할 권리를 부여했고 헨리는 주변의 성인 아쟁쿠르의 이름을 따서 전투 이름을 아쟁쿠르 전투라 이름지었다. 영국과 영연방 국가에서는 상근전령(Heralds of Arms in Ordinary)이라는 직책이 여전히 있으며 의회 개회식, 왕실 결혼식/장례식, 대관식, 왕실 행렬 등등 여러 중요한 행사와 의식에 참석한다.
워털루 전투 당시 나폴레옹은 그루시에게 돌아오라는 전령을 보냈으나 참모장 술트는 한 명만 보냈고 결국 그 전령은 가다가 전사하는 바람에 제대로 소식을 전달하지 못했다. 나폴레옹은 베르티에라면 20명을 보냈을거라고 탄식했다.
무전기가 제2차 세계 대전중에 개발되고 현대에는 각종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인해 과거와 같은 전령의 성격은 많이 약해졌지만, 그래도 사람 대 사람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상황은 얼마든지 있다. 가령 현대에는 전자 통신을 감청하는 기술이 하도 많아져서 중요한 소식 같은 경우 통신보안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도 사람 대 사람으로 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연락장교라 하여 상급부대나 다른 군, 병과, 기타 다른 조직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장교를 파견하는 경우도 있다.
J.R.R. 톨킨도 제1차 세계 대전 때 솜 전투 등에서 전령으로 활동했으며 아돌프 히틀러도 전령 출신으로 훈장을 받은 사례다.
인간이 아닌 동물을 전령 역할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일본 전국시대 때 호조(北條)가문과 항쟁중이었던 오타 스케마사(太田資正)는 개의 목에 편지를 달아 다른 부대에 전달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때문에 인간 전령은 적군에게 붙잡혔지만 군견 전령은 잡힌 적이 없었다고 한다. 비둘기 전서구 역시 전령과 비슷한 역할.
영어권 국가들은 신문, 일간지의 이름에 전령(Herald)이란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2.1. 페르시아 전령
살아있는 것 가운데 페르시아 전령보다 빠른 것은 없다.
헤로도토스
전령중 페르시아 전령이 꽤 유명하다. 페르시아 전령은
아케메네스 왕조의
다리우스 1세가 만든 도로인
페르시아 왕도를 이용한 전령이었다. 다리우스 1세는 도로 사이사이에
역참을 설치해 중간중간에 전령들이 쉬고 말을 바꾸고 전령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전령이 더 빠르게 도달할수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전령은 본래 전달까지 90일 정도 걸리는 전령이 7 ~ 15일 사이에 전달될 만큼 아주 빨라졌다. 또한 하루 최대 160km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할수 있었다. 또한 이 빠른 전령으로 제국 전역의 지방 행정과 통치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앙집권화에 큰 기여를 했다. 제국의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빠르게 보고받고 필요한 명령을 신속히 전달할 수 있게 했다.헤로도토스
3. 위험성
평시에는 전령병들이 일하는 수발소라는 공간이 있어 그곳에서 서로 문서를 교환하는 느긋한 보직이지만 전시에는 말이 달라진다.전근대의 전령은 영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경우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모가지가 뎅겅 당하는 위험이 있었다. 분노하거나 이를 믿지 않은 상관이 전령을 죽이는 것.[3] 적과 교섭이나 대화를 하기 위해 전시에 백기를 들고 사절 역할로 적진에 가기도 했다. 역시 일이 잘못되면 죽을 위험이 있었다.[4]
제1차 세계 대전만 해도 전령은 목숨걸고 전장을 가로질러 아군에게 중요한 소식을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전사자도 많았고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다. 영화 1917에서 1차 세계대전 시절 전령의 임무와 그 위험성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4. 다른 표현
북한에선 전령을 연락병이라고 한다.군대에서 통신 장비를 운용하는 병과는 통신병이라 한다.
CP병은 정식 편제명이 '대대 전령'인데 실제로는 지휘관의 당번병 역할을 한다.
경찰관기동대에서 지휘부의 명령을 중대 전체에 하달하는 무전병과 같은 직원을 수인(전령)이라고 한다. 의무경찰이 있었던 시기에도 존재했으며, 중/소대 전체를 통솔한다는 특성상 그 권한은 육군의 분대장보다 더 넓었다.[5]
5. 인터넷 용어
커뮤니티 사이트 간의 관계에서도 쓰인다. 일반적인 전령이 뭔가 진지하고 비장한 이미지가 느껴진다면 이쪽의 전령은 부정적이고 치졸한 이미지가 강하다. 겉으로는 중립을 지키는 척 하지만, 실상은 특정 커뮤니티의 입장을 변호하거나 대변하면서 실시간으로 그쪽 입장을 전달하는 척하며 커뮤니티 간 갈등을 오히려 혼란시키는 이미지가 강하다. 인터넷 방송에서는 앵무새라는 표현을 쓴다.6. 창작물에서
신화에서 전령과 관련해 가장 유명한 신은 역시 그리스 신화 속 전령의 신 헤르메스일 것이다.창작물에서는 악역 보스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해줬다가 화풀이로 끔살당하는 억울한 전령들이 매우 많다. 마왕을 위한 지침서에서도 좋은 전령은 구하기 힘드니 그러지 말라고 할 정도.
사령술 등등이 있는 능력자일 경우 일부러 붙잡은 적의 전령을 죽인 후 사령술로 부활을 시켜 해당 능력자의 꼭두각시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쉽게 입밖게 내는 경우가 있다. 스타워즈에서는 적의 드로이드를 때려잡아 뜯어보기도 한다.
영화 1917에선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령들의 고충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사우론의 입이라는 사우론의 전령이 나온다. 소설에서는 반지 원정대에게 거짓말하다 들키고 도망가지만 영화에서는 아라고른을 도발하다가 아라고른에게 그 자리에서 참수당한다.
워크래프트 3에 전령 유닛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에픽 몬스터로는 협곡의 전령이 있다.
다크소울3의 시작 직업 중에 전령이 존재한다.
[1]
대중적으로는 마라톤 벌판을 달려와 승전보를 알린 후 지쳐서 쓰러져 죽었다는 이야기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원군을 청하러 간 것이고 죽지도 않았다고 한다.
[2]
굳이 동양의 비슷한 역할을 따지자면 왕명을 전파한 칙사와 비슷하다.
[3]
이런 경우를 '전령 죽이기(Kill the messenger)'라고 하며, 21세기인 오늘날에도 부하나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거나 오히려 분노하는 행태를 이에 빗대기도 한다.
[4]
삼국지같은 고전소설들만 봐도 사신이 가져온 내용이 맘에 안든다고 그 자리에서 목을 쳐버리거나 그 목을 상대방한테 보내 도발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5]
육해공군 병사들이 휴대폰 사용을 하지 못하던 시절에도 전의경 수인들은 지휘요원들과의 연락을 위해 공식적으로 휴대폰을 소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