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7-03 13:06:07

자전거도로/국토종주길/문제점



자전거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왕복 2차선 도로로는 감당이 안 되는 구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왕복 4차선으로의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국토종주 코스(인천~부산) 기준으로 여의도~잠실, 팔당~여주, 구미~대구, 양산~부산 구간은 확장이 시급하다. 현재 일부 구간(반포한강공원 구간, 안양천 합수부 구간)은 왕복 4차선으로 확장되어 있다.

서울 시내와 경기도 일부 구간, 아라 자전거길을 제외하고는 필요한 수리시설, 대여시설, 매점, 편의점, 숙소 등의 시설물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물론 이러한 불평은 한강만큼의 시설을 기대하는 이용객들의 지나친 요구라는 말도 있다. 수리, 대여시설과 매점, 숙소 등을 한강만큼 구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름과 가을 한철에만 이용 가능한데 유지비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마을들이 강을 따라서 형성되기 때문에 작은 마을의 시내에서 필요한 시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불평은 과도한 편의주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강을 따라간다는 비판 역시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일반 도로와는 다르게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조금 돌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 빨리 가고 싶다면 국도로 우회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전거 도로 구조상 강을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비합리적으로 돌아가거나 여름철 폭우로 인해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자전거를 고려하지 않은 급경사, 비포장 구간, 부실공사 등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다.

재정적인 부분에서도 관리비 측면에서 주로 지자체의 의견을 통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자전거길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자체의 비용으로 자전거길을 관리, 유지해야 하니 자전거를 레저용으로 타지 않는 예산담당자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정비한 자전거길을 농로로 겸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시골 곳곳에 체육공원을 설치하였으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설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봄이나 겨울철에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러한 방치된 체육시설을 많이 볼 수 있다.

유지관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전거길의 다수가 강 양측 제방 안쪽에 위치해 있어, 호우 시 수위 범람으로 자전거길이 잠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심각하게 물에 잠기는 경우는 드물지만,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크고 작은 정비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정비는 정부가 아닌 해당 자전거길이 있는 지자체에 떠넘겨지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있다.

또한 공무원들의 탁상행정 문제도 있다. 구간별로 포장이 제멋대로 되어 있어 흙 포장, 에폭시, 플라스틱 널판지 등의 포장으로 인해 라이더들의 피로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부 구간은 로드 바이크를 배려하지 않은 비포장로를 주 간선도로로 삼은 곳도 있으며, 자전거도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공되어 위험한 구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구간으로는 낙동강 자전거길의 강창교에서 강정고령보 진입 구간의 시멘트 급경사로와 강천보 진입로가 있다. 낙동강 자전거길의 강창교에서 강정고령보 진입 구간은 매곡취수장 쪽 도로가 낙동강 자전거길의 본선이 되면서 낙동강길에서 금호강길로 변경된 상태다. 그리고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안 그래도 급경사인 판에 경사가 더 심해졌다(...). 그러나 강천보의 경우 길이가 짧고 급경사에 급커브가 있어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파일:attachment/자전거/도로/목록/namhangang_shit.jpg
강천보 내리막길. 그나마 2018년에는 바닥에 깔아 놓은 나무방지턱의 양쪽을 조금씩 잘라놓은 상태이다.


까마득한 급경사로에서 충돌사고가 잦아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하게 요철을 설치해 놓았는데, 이쯤 되면 자전거도로인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곳은 남한강 자전거길 강천보에서 충주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있는 지점으로, MTB는 타고 가기도 하지만 위험하니 가능한 내려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국토종주길에서는 이 정도면 양호한 편에 속한다. 불편하긴 하지만 지시만 따르면 최소한 위험하지는 않다. 국토종주길에는 아무리 지시를 잘 따라도 위험한 구간이 많다. 선형이 복잡하고 안내 표지판이 부족하여 처음 가거나 야간에 이동할 때 길을 헤매기 쉽다. 실제로 개통된 자전거도로의 상당수가 농로(낙동강 자전거길 서안 김해구간) 및 지방도(낙동강 자전거길 남지-박진 구간, 동안 현풍 구간)를 공유하는 형태가 많아 사람이나 차량과의 사고 위험이 존재한다. 국토해양부에서는 자전거길이 인근 지역의 수리시설과 연계되어 있다고 하지만, 자전거도로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이용이 불편하고 자전거 이용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상수원이 오염되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이는 대다수 자전거 라이더에게는 억울한 비난이다. 국토종주를 시도하는 라이더들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음식물 등의 쓰레기를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주로 비닐봉지나 음료수병을 가지고 다니며, 이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다. 상수원을 더럽히는 주범은 낚시꾼이나 캠핑족들이다.

이처럼 국내 자전거길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자전거 도로 건설 정책이 시작된 것이 이명박 정부 시기부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10여 년밖에 지나지 않은 단계에서 인프라 부족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자전거길 관련 예산이 축소되고 계획이 일부 취소되었으며, 문재인 정부 이후부터는 자전거길이 정부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기존 자전거길에 대한 정비나 개선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라이더들은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