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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2 12:03:28

자의 반 타의 반

<rowcolor=#fff,#000> 스스로 자 뜻 의 반 반 다를 타 뜻 의 반 반

1. 개요2. 유래3. 용법

1. 개요

'스스로 어떠한 결정을 하는 데에 있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것과 남의 의지에 의한 것이 양립(兩立)한다'는 뜻의 관용어로, 다시 말해 '내가 내린 결정이기는 하지만, 남에 의해 내리게 된 결정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는 ' 울며 겨자 먹기'가 있다.

2. 유래

이 말은 중국 고사에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인이었던 김종필 1963년에 한 말이다.

김종필은 박정희와 함께 5.16 군사정변을 일으키고, 민주공화당을 창당한 군사 정권의 주역이었는데, 1963년에 민주공화당 창당 자금에 관련된 4대 의혹 사건이 터지자, 창당 주축이었던 김종필도 연루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언론에서 이를 접한 국민들은 민주공화당을 가리켜 신악(新惡)[1]이라 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되었고, 민주당의 후계 정당인 신민당 등의 민주당계 정당들에서도 날로 지탄의 목소리를 높여 갔다. 결국 김종필은 모든 책임을 지고 쫒겨나듯 외유(外遊)를 떠나야만 했는데, 이때 외유를 떠나면서 남긴 말이 바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난다"였다.

이 말은 당시부터 유행어처럼 번지며 널리 사용되었고, 현재는 그 유래를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자연스럽게 쓰는 말이 되었다. 비록 고사(古史)가 아닌 현대사의 정치 격동기에 파생된 말이나, 이 또한 역사에서 유래한 말이니, 고사성어의 본뜻을 생각하면 고사성어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

이후에도 김종필은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의 고사성어를 인용하여 어록을 남겼는데, 이러한 김종필의 조어력(造語力)은 정치계에서도, 국민들에게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중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말은 거의 김종필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으며, 김종필이 별세하자 선데이저널의 한 기자는 김종필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남겼다.

3. 용법

뜻하지 않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이 바로 '자의 반 타의 반'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누가 명령하여 행하는 일은 아니나, 상황이 그러한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가령 전쟁 같은 외부 요인이 있을 때, 정부에서 굳이 피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본인의 생명을 부지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피난을 가는 것이 '자의 반 타의 반'에 해당한다.


[1] 5.16 군사정변 이후 창설된 국가재건최고회의 제2공화국 여당이었던 민주당을 가리켜 '구악(舊惡)'이라 규정하며, ' 구악일소(舊惡一掃, 구악을 한꺼번에 쓸어 없애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 4대 의혹 사건 접한 국민들이 이에 빗대어 "민주당이 구악이라면, 민주공화당은 신악이다!" 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