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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1e4a71><colcolor=#ffffff> 출생 | 1971년 11월 10일 |
나이 | 45세 |
경력 |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제24기 사법연수원 수료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3부 검사[1] ○○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2]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3부장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
가족관계 |
배우자
이연재 장인어른 이윤범 딸 이수정 처남 이성재 |
배우 | 유재명 |
[clearfix]
1. 개요
진리를 좇아 매진하는 것, 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는 모두 끝이 없는 과정이다. 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건 나의 발이 바늘이 되어 보이지 않는 실을 달고 쉼 없이 걷는 것과 같다.
한 줌의 희망이 수백의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 아래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비밀의 숲 2의 시작과 끝을 알린 이창준의 독백 내레이션. 1화, 16화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건 나의 발이 바늘이 되어 보이지 않는 실을 달고 쉼 없이 걷는 것과 같다.
한 줌의 희망이 수백의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 아래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비밀의 숲 2의 시작과 끝을 알린 이창준의 독백 내레이션. 1화, 16화
드라마 《 비밀의 숲》의 등장인물. 배역은 유재명[4]이 맡았다. 1971년 11월 10일 생으로 극중 주요 사건들이 발생하던 2017년 3~4월 기준으로 만 45세, 사법연수원 24기. 이윤범 한조그룹 회장의 딸인 이연재와 결혼, 고위급 검사이자 재벌가 사위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테마곡은 괴물처럼[5].
2. 성격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로, 국회의원을 노리는 검사장에 이어 서부지검의 2인자이자 실세. 검사로서 능력과 통찰력은 주인공 황시목 못지 않으며, 처세술은 압도적으로 윗수로 서부지검의 인간 관계를 장악하고 통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성과는 별개로 항상 고립무원이었던 시목을 '우리 지검 최고의 브레인'이라며 높이 평가해주는 상관이었지만, 후암동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시목이 그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면서 서로 대립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시목을 이용하기도 하고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시목을 옹호하고 힘이 되어주며 검사로서 더 높은 지위를 주는 등 복잡한 행보를 이어가면서,[6] 뇌섬엽 수술로 인한 자기 객관화 능력으로 상대의 감정을 날카롭게 파악해내는 시목조차도 이창준의 진의를 쉽사리 읽어내지 못한다.이러한 능력과 통찰력, 처세술과 통솔력 이상으로 이창준의 존재감이 독보적인 이유는, 그가 적대하는 상대들조차 이창준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8년 전, 시목이 검사로서 경력을 시작할 때 이창준을 롤 모델로 삼았고, 이창준이 재벌가 사위라는 막강한 뒷배로 기수 문화를 파괴한다며 그와 대립각을 세운 강원철 부장검사조차 "날리던 실력이야. 사실 빽 때문에 손해 본 케이스지. 재벌이랑 유착으로 보일까봐 대검이나 특수통에서 안 빼갔으니."라고 솔직하게 그를 인정할 정도이다. 특히 영일재 전 법무부장관은 자신을 몰락시킨 장본인이 이창준임에도, 극중에서 이창준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있더라도 스승으로서 가장 아끼는 제자가 이창준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대본이 아직 결말까지 나오지 않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7], 이창준 역할의 배우 유재명이 받은 트리트먼트에 '회색빛의 남자'라고 표현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해서인지 메인 포스터에 이창준은 회색 쓰리피스 수트를 입고 등장한다.
3. 극중 행보
3.1. 시즌1
"빅 픽처의 설계자, 외로운 다크 히어로, 끊임없이 고뇌하는 연약한 개인."
BAZAAR 2017년 9월호 기사
BAZAAR 2017년 9월호 기사
3.1.1. 1화
후암동 살인사건 용의자 강진섭을 직접 검거해온 황시목이 단체 사진에서 이창준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장면으로 첫 등장. 같은 시각 자신의 차장검사실에서 서동재를 호출해서 박무성이 살해당하고 이를 발견한 황시목이 범인까지 검거한 게 우연은 아닐 거라고 추론한 뒤, 이 사건을 수습검사인 영은수에게 넘기라고 지시한다.두 달 후, 강진섭이 22년 형을 선고받은 날. 시목은 박무성이 상납을 폭로하여 이창준을 순식간에 생매장시킬 수 있다며 협박했다는 것을 암시하지만, 창준은 우위를 빼앗기지 않고 박무성이 생전에 황시목과 손잡았다고 먼저 알려왔다면서 널 믿어서가 아닌, 나한테 과시하려 했던 거라고 냉소한다. 하지만 시목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창준의 반응을 유도하며, 그가 이 사건에 깊이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가설을 내심 포기하지 않는다.
3.1.2. 2화
검사를 직접 언급하며 무죄를 호소한 강진섭의 탄원서로 인해 한밤중에도 일이 커지자, 창준은 수사검사였던 시목을 자택 앞으로 호출하지만 시목에게서 강진섭의 자살을 전해 듣게 된다. 창준은 경찰이 해야 할 검거/증거수집을 시목이 독단적으로 해버리는 바람에 경찰을 향해야 할 탄원서가 서부지검을 정조준하게 되었다며 질책한다.다음날 아침, 형사 3부 복도에서 동재가 시목의 멱살을 잡고 따지고 있었고, 창준은 이를 일갈하여 해산시킨다. 얼른 창준의 뒤를 따라 들어간 동재는 시목이 권민아의 파일을 뒤지고 있었다며 당장 파면시키자고 하지만, 창준은 어차피 내부감사 일정이 잡혔고 시목을 직접 겨냥했다가는 반격당할 수 있으니, 공판 검사 영은수가 책임을 지도록 한다.
시목을 호출한 창준은 검사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며, 공석이 된 그 자리에 자신이 부임하고 시목도 형사3부장으로 영전하게 될 거라 알려준다. 시목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한 창준은 시목의 어깨를 잡고 자신의 자리에 앉히며, 자기는 박무성을 모른다고 힘주어 말하지만, 시목은 한성 설악 리조트에서 권민아가 창준의 호텔방에 들어간 일로 역공한다.
황시목: 형사부장 자리는 좀 작은데요, 여기가 좋은데. 이 자리 주시죠.
이창준: 너도 결국 이거였니? 출세에 목메는 그런 놈.
황시목: 차장님 가시는 길 따르겠습니다. 앞서가시죠.
이창준: 그 다음은.
황시목: 끌어 주시고요. #
이창준: 너도 결국 이거였니? 출세에 목메는 그런 놈.
황시목: 차장님 가시는 길 따르겠습니다. 앞서가시죠.
이창준: 그 다음은.
황시목: 끌어 주시고요. #
3.1.3. 3화
창준은 시목이 내사 자체를 무마시켜달라는 것이냐며 내부 고발자가 되어 날 찌르면 너도 무사하지 못 할 것이고, 힘은 실어줄 테니 결자해지하라며 시목을 내보낸다.출근하려던 중,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부실수사임을 공론화[8]하는 시목을 TV로 보게 된 창준. 한조그룹 회장실에서 이윤범은 사위인 창준이 먼저 방송에 나와서 선수를 쳤어야 한다고 아쉬워하며 박무성의 죽음이 창준의 소행인지 묻고, 창준은 차분하게 아니라고 답한다.[9]
이윤범은 진범이 누구든 살아서 박무성의 스폰에 대해 증언하면 안 되므로, 범인을 만들고 증거를 흘려서 황시목이 그를 검거하려 할 때 투신하게 만들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이윤범은 영일재 전 장관이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며 그릇이 작다고 조롱한다. 의외로 창준의 반응은 장인어른인 이윤범을 향한 반발을 억누르는 모습이었다.
영일재가 입원한 병실에서 병 간호 중인 은수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열린 문 발치에 창준이 말없이 지켜본다. 그가 장관에 취임했을 때, 환영 꽃다발을 들고 찾아갔던 날을 떠올리며 창준은 정중하게 목례를 하고 자리를 뜬다. 은수는 인기척을 느꼈지만, 창준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
껍데기집에서 40년 지기인 용산경찰서장 김우균과 술을 마시며 허심탄회하게[10] 논의 중이던 창준은 항상 혼자였던 황시목이, 우균의 부하인 한여진 경위와 공조 수사 중이라는 사실에 매우 의아해한다.
황시목이 학창 시절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사실이 심야 프로그램에서 방송되어 전국적으로 화제인 가운데, 서동재는 이대로 황시목을 밀어붙여 끝장내겠다고 하나, 창준은 오히려 잘만 포장하면 시목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스토리라며 반대한다. 아울러 동재의 성매매 특별단속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을 문제 삼고, 이럴 거면 파일을 올려보내라고 독촉하며 내보낸다.
교대하듯 들어온 시목에게 창준은 하룻 밤새 천국과 지옥을 왕복한 소감을 물으며, 시사 프로그램에서 두 달 기한을 제시했던 이유를 들은 뒤 범인 검거에 전력으로 지원해주겠다고 한다.
이창준: 내사는 무산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황시목: 왜 오른팔을 잘라내려 하셨죠.
이창준: 잘라내야 또 신선한 팔이 자라지. 서부지검이 텅텅 비지 않는 한 내 오른팔은 무한증식이야.
황시목: 왜 오른팔을 잘라내려 하셨죠.
이창준: 잘라내야 또 신선한 팔이 자라지. 서부지검이 텅텅 비지 않는 한 내 오른팔은 무한증식이야.
3.1.4. 4화
시목의 직속 상관인 강원철 형사 3부장과의 대화 도중 한여진에게 사람을 붙여놓았다는 우균의 연락을 받은 창준은, 검사장의 뜻에 따라 황시목에 대한 내사가 종결되었음을 알린다. 강원철이 나가고 보도국 담당자가 들어오기 전, 황시목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인터넷에 올라온다.당일 저녁. 서부지검 강당에서 검사들이 전원 집결하고 유수 언론사 취재진들 앞에서, 창준은 검사들과 함께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가 될 것이라는 검사선서를 한다. 이러한 서부지검 차장검사 이창준의 선서는 포털 뉴스와 방송에 대대적으로 보도된다.
퇴근 후 별실에 도착한 창준에게 우균은 "포용력에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지도자라고 칭찬 글이 가득하다"며 축하해준다. 박무성이 말한 여자가 영 장관의 외동딸 은수라는 것에 창준이 확신하고 있자, 우균은 박무성이 연루되었던 3년 전 영일재 장관 8억 뇌물 사건이 정말 공작이었다면 창준 또한 무사하지 않을 거라고 걱정한다.
집에 온 창준을 연재가 TV에서 너무 멋졌다며 남편을 안아주며 다독인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집에 잘 왔어요." 창준은 연재에게 의지하는 것처럼 안기며 얼굴을 깊이 묻고 눈을 감는다.[11]
3.1.5. 5화
박무성의 집에서 발견된 죽음 직전의 여성 사진이 SNS 사진에 올라오고, 서재에서 노트북으로 이를 보던 창준을 연재가 걱정하며 들어오자 창준은 얼른 노트북을 닫고 연재를 품에 안으며 안심시킨다. "아냐. 또 아냐, 아무 일도 아니야..."용산서에 다녀온 동재의 보고를 받으며 창준은 왜 지금인지, 왜 권민아인지, 왜 죽이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품는다. 우균이 창준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흉기에서 시목의 지문이 발견됐음을 알려주자[12], 바로 시목의 검사실로 쳐들어간 창준은 시목의 지문과 시목을 용의자로 지목한 증언에 대한 연유를 듣고 이를 믿어준다.
역으로 시목은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가 진범이 창준 본인이기 때문이냐고 조용히 묻고, 작년 10월 리조트에서의 일을 언급하자 창준은 박무성의 함정인 걸 알고 여자를 내보냈다며[13] 안 죽였다고 단언한다.
"우린 검사야. 뇌물을 받기도 하고, 접대가 문제가 되기도 하지. 전관예우를 바라고 사건 밀어주기도 해. 죽도록 책만 파다가 갑자기 권력을 쥐고, 명예를 얻고, 물불 못 가리고 날뛰기도 하지만 우린 검사야. 법을 수호하기 위해서 여기에 왔어,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나한텐 믿음이 있어. 이 건물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믿음. 수호자와 범죄자, 법복과 수인복!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단죄를 내려야 하는 부류들과 다르다는 믿음. 아무리 느슨해져도 절대 타인을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 #
"나한텐 믿음이 있어. 이 건물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믿음. 수호자와 범죄자, 법복과 수인복!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단죄를 내려야 하는 부류들과 다르다는 믿음. 아무리 느슨해져도 절대 타인을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 #
마침 용산서의 김 경사가 들이닥치고,[14] 창준은 집무실에 기대서서 김 경사를 압박하다가 시목의 증언에서 경찰 수사에 도움을 주었다는 걸 듣고 취조의 주도권을 역으로 가져온다. "더 확실한 카드를 가져와. 내 사람 데려가려면." 결국 김 경사의 취조는 중단된다.
퇴근한 창준과 연재는 편안한 모습으로 서로 농담을 주고 받지만, 이윤범은 황시목이 유력 용의자가 된 것에 오히려 시운을 빼앗겼다며 누가 더 죽든, 박무성과 한조의 연관성만 잘라내면 된다고 창준을 질책한다. 아버지의 뜻과 달리 연재는 그런 창준을 두둔하고 감싸며 격려한다.
3.1.6. 6화
박무성의 접대부로 미성년자라는 신분을 숨긴 채 권민아라는 가명을 사용했던, 본명 김가영이 의식불명의 중태로 발견된 것에 이윤범도 연재도 창준을 연관시키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창준과 연재 사이에 서서히 균열이 발생한다.이연재: 당신, 내가 누구 딸 아녔으면 아직도 내 옆에 있어?
이창준: 무슨 소리야 갑자기?
이연재: 있냐고.
이창준: ...떠났지, 예전에. 당신이 당신 아버지 딸이 아니었으면 당신 아버지, 예전에 떠났다고.
이창준: 무슨 소리야 갑자기?
이연재: 있냐고.
이창준: ...떠났지, 예전에. 당신이 당신 아버지 딸이 아니었으면 당신 아버지, 예전에 떠났다고.
영일재는 딸 은수를 지켜달라며 시목과 만나는 자리에서, 차장검사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는 시목에게 "창준이를 말하는 건가? 아냐. 창준이는 내가 키웠어, 자네하고 난 고작 연수원 6개월이지만 나하고 창준이는 장장 10년이야. 사람에겐 타고난 천성이란 게 있어. 근본은 바뀌지 않아. 사리사욕 채우자고 사람 죽이고 찌를 본바탕이 아니라니까 창준이는!"이라며 반문한다.[15]
호텔 로비에서 황시목의 뇌수술에 관한 윤세원 과장의 보고 전화를 받던 창준은 전화를 끊고, 리셉션장에 도착하는 이윤범과 우 실장을 맞이한다. 창준이 검찰총장의 거취를 안타까워하자 윤범은 창준이 영전해야 할 자리를 왜 걱정하냐고 꾸짖지만, 창준이 자신은 총장을 거치지 않겠다고 하자 이윤범은 슬슬 말을 움직여 보자며 만족한다.
리셉션을 마치고 형사부 복도로 들어오던 창준은 동재가 은수의 손목을 잡아끌며 시목과 다투는 모습을 보고, 동재의 손에 시선을 주며 놓으라고 무언으로 압박한다. 마침 나오는 길이었던 3부장 강원철이 창준의 검사장 영전을 알리며 축하 인사를 전하자, 형사 3부 모두가 나와서 전체 인사를 올린다.[16]
검찰의 상명하복 문화를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6화 엔딩 |
3.1.7. 7화
창준은 형사 3부 일원들에게 답례 인사를 하며 법불아귀 승불요곡[17]을 기억할 것을 당부한다.검사장실로 옮기기 위해 차장검사실을 정리해둔 창준은 비서에게 가위를 부탁하고, 책상 서랍 깊은 곳에서 상자 속에 보관해둔 명품 가죽 지갑을 꺼낸다.
모든 시작은 밥 한 끼다.
그저 늘 있는 아무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돌아가면 낼 수도 있는, 다만 그날 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바로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 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것을 거부한다.
인사는 안면이 되고 인맥이 된다.
내가 낮을 때 인맥은 힘이지만, 어느 순간 약점이 되고, 더 올라서면 치부다.
첫 발에서 빼야한다, 첫 시작에서.
마지막에서 빼내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다면, 그렇다 해도 기꺼이. #
그저 늘 있는 아무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돌아가면 낼 수도 있는, 다만 그날 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바로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 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것을 거부한다.
인사는 안면이 되고 인맥이 된다.
내가 낮을 때 인맥은 힘이지만, 어느 순간 약점이 되고, 더 올라서면 치부다.
첫 발에서 빼야한다, 첫 시작에서.
마지막에서 빼내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다면, 그렇다 해도 기꺼이. #
지갑을 손으로 찢은 창준이 이를 휴지통에 버릴 때, 그 안에는 이미 수많은 명함들이 버려져 있었다. 검사장실에서 창준은 부장급 이상, 형사4부의 조세 금융 담당들은 평검사와 수사관 포함해서 주식 보유 내역을 전수 조사할 것을 명령한다.
퇴근 후 창준과 우균이 거실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술 한 잔 기울이며 깡촌 김천 고향 전쟁을 벌이던 중 자택 방문을 앞두고 동재가 전화를 걸어오자, 연재의 허가를 구하고 둘은 서재로 자리를 옮긴다.
동재는 박무성의 아들 박경완이 운전병을 빙자한 골프병으로 군 생활을 했고, 사건 당일과 전후로 알리바이가 사단장의 라운딩 일정에 맞춰 조작되었기에 박경완이 영외에 있었음을 밝혀낸다. 창준은 사단장이 자기 보신을 위해 블랙박스를 지우고 거짓 증언을 한 것에 솔직하게 분노를 내비친다.
사단장[18]이 서부지검에 도착해 있는 상황에서 검사장실로 국방부 장관의 전화가 걸려오고, 회의실의 사단장과 대면한 창준은 '소장님 말씀에 따라 21살 청년의 운명이 바뀐다'며 정확한 진술을 부탁한다. 사단장은 서동재가 오프 더 레코드 약속을 어기고 자신을 속였으며, 언젠가 창준마저도 배신할 사람이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창준은 어차피 군 장성의 무단 이탈은 군 검찰 소관이라며 사단장을 기자들이 모르게 뒷문으로 나가도록 조치한다.
창준은 동재에게 사단장을 놓으라고 지시하면서도, 왜 이렇게 박경완을 범인으로 만들려고 무리수를 두는지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서동재가 숨기고 있던 김가영의 핸드폰을 범행 현장에 갖다 놓으려다가 검거되는 순간, 창준은 USB의 김가영 관련 파일을 지우고 있었다.
3.1.8. 8화
용산서와 서부지검 모두 난리가 난 가운데, 창준은 우균과 합의 하에 박경완은 알리바이 조작으로 구속 진행한 뒤 일주일 후에 기소유예하고, 서동재는 소속 부장 통해 내부 징계로 업무 정지. 일이 커진 것에 대해 창준은 시목이 서동재가 김가영의 핸드폰을 숨기고 있는 것을 자신에게 즉시 알리지 않은 걸 질책한다.다음 날 아침, 창준은 형사 3부 검사 서동재와 황시목에 대한 압수 수색 명령서에 서명하여 은수에게 건넨다.
성문일보에서 박무성 서부지검 스폰서 비리 사건 특종이 터지자, 청소년 범죄 예방 캠페인 중이던 창준은 연재를 먼저 보내고 이윤범의 전화를 받는다. 또다시 이윤범이 창준을 멋대로 휘두르려는 것을 직감한 연재는 이윤범의 휴대폰이 통화중이자 회장실로 직접 전화를 걸고, 창준은 이윤범과의 통화가 도중에 끊어지자 의아해했지만 연재가 자신이 다 알아서 하겠다는 문자를 보내오자 상황을 파악한다.
검사장 실에 각 부장이 집결한 가운데, 창준은 이 일은 조용히 지나갈 거라며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고 대검찰청의 검찰총장실로 향한다. 총장실엔 이미 이윤범이 와 있었다.
창준은 검찰총장에게 특종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감출 것도 두려울 것도 없으니 정면돌파할 것을 밝힌다. 지하주차장에서 창준은 많은 신문사 중 성문일보라는 점에 주목하며, 제보자의 범위를 좁혀 나간다. 이윤범은 황시목 건은 종결시키지 말고 홀드할 것을 명령하면서도, 감히 연재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창준을 내버려 두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불평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검찰총장 앞에서 창준을 옹호했다는 건 연재에게 알려달라고 당부한다.
다음날 아침, 박무성 아들의 수사 도중 가혹 행위 의혹까지 나오자 창준은 강당에 4급 이상 전부 집결시킨다. 서부지검 비리 수사를 위해 임명된 특임검사는 3부 검찰관, 황시목이었다.
3.1.9. 9화
"내 지휘를 받은 기관이 연이은 사건 사고와 추문의 진원지가 된 데 책임을 통감하고 나 이창준은, 검사장직에서 사임한다."
"나는 서부지검이지만, 서부지검은 내가 아니다. 내 뒤에도 여러분은 결코 흔들림 없이 수사와 공판에서 국민 여러분께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업무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나는 서부지검이지만, 서부지검은 내가 아니다. 내 뒤에도 여러분은 결코 흔들림 없이 수사와 공판에서 국민 여러분께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업무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이에 강원철은 아직 검사장 취임식도 안 했는데 책임을 지려면 온전히 그 자리에서 지라며 항명하지만, 창준은 개의치 않고 시목의 특임 공식 수사 권한을 바로 발동시킨다.
중앙지검의 특임실을 방문한 창준은 특임팀 일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받기 위해 시목의 셔츠와 넥타이를 직접 단정히 매만져주고 함께 간다. 총장은 시목을 격려하며 창준에게 사윗감으로 어떠냐고 농담을 하면서도 사직이 능사가 아니지 않냐며 질책한다. 창준은 "내 마지막 소임이 너였어."라고 시목에게 솔직하게 말하며 특임팀 모두와 편하게 밥 한 끼 하자고 한다.
자택 다이닝 룸에서 연재는 특임팀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지만 대화의 흐름은 어색하기만 하다. 여기에 이윤범까지 들어와서 시목과 악수하며 그를 시험해본 뒤 최후의 만찬 같다며 그냥 나가자, 결국 식사는 파행된다.
특임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영일재의 아내도 조사를 받고, 이제 남편에게 씌워진 누명을 시목이 벗겨줄 거라 희망한다. 그날 밤, 영일재는 짐 정리 중인 창준의 검사장실을 방문하여 자신은 3년 동안 두문불출했고 무덤까지 가져갈 테니, 너와 네 장인도 내 가족을 건드리지 말라고 일갈하면서도 창준이 검사의 길을 그만둔 것에 진심으로 탄식한다.
영일재: 기어이 네가 널 버리는구나. 어리석은 놈, 스스로를 못 믿고. 제 쓰임이 어디인 줄 모르고.
이창준: 많이 썼습니다. 다른 것도 쓰려고요.
이창준: 많이 썼습니다. 다른 것도 쓰려고요.
3.1.10. 10화
인수인계를 마치고, 미국에 유학 중인 딸과 만나기 위해 연재와 함께 공항으로 가는 길. 창준은 김가영이 의식을 찾았다는 우균의 연락을 받지만 내색하지 않고 다정하게 아내의 손을 잡는다.3부장실에 서부지검 트러블메이커 중 셋이 모인다. 서동재는 박무성이 창준에게 여자를 조달한 것은 이윤범이 시킨 것이며, 사위의 약점을 잡아 영일재를 치려 한 것이라고 단언하지만, 강원철은 창준에게 영일재 장관은 아버지와도 같다며, 황시목은 창준이 여자를 만났다는 구체적인 목격자도 없고 물증도 없다며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19]
박무성이 상장 전 한조물류에 투자할 당시 이윤범의 자녀인 이연재와 이성재도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었고, 상장 직후 엄청난 수익을 거둔다. 여기에 금감원이 한조의 하청을 받던 박무성을 내부자 거래로 고발하려 했으나 한조그룹이 직접 개입해서 막았던 것. 일련의 사안들이 어째서 영 장관에게 뇌물 누명을 씌운 것과 연결될지 고민할 때, 속보로 이창준 前 검사장이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되었다는 뉴스가 올라온다.[20]
청와대 집무실에서 우균의 전화를 수신거부한 창준은 서부지검에서부터 함께 해온 양 비서와 수석비서관실에서도 같이 일하게 된다. 각처에서 선물이 도착하는 가운데 김우균이 보낸, '한성리조트 맨 끝방에서 나오는 김가영의 CCTV 사진'을 창준이 확인할 때, 서부지검 사람들이 인사차 도착한다.
3.1.11. 11화
창준은 시목의 시선이 김우균이 보낸 선물 상자로 향하는 것을 느끼고, 이를 막으며 자연스레 샴페인과 잔을 챙겨든다. 이 중에서 가장 수고 중인 사람과 건배하겠다는 창준의 말에 다들 내심 기대하는데, 창준은 시목에게 잔을 건네며 특임 활동을 격려한다. 건배사는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시목은 손이 두 개뿐이라며 창준에게 한 손으로 샴페인을 따라주고, 운전을 해야 한다며 마시지도 않는다.서부지검 사람들이 인사를 마치고, 우균이 지하주차장에 온 것을 안 창준은 다른 사람 눈을 피해 주차장으로 내려와 우균의 차에 올라타서 조용히 사표를 내면 잠잠해진 후 자신이 처리할 테니, 입단속 제대로 시키라고 당부한다. 우균이 감사를 표하는 모습까지, 반대편에 차를 주차해둔 시목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윤범의 부름을 받고 한조 회장실로 온 창준은 서동재가 있는 걸 보고 내심 놀란다. 인사를 올리고 나가는 동재에게 밑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한 뒤, 국세청장과 만나 한조의 장남 이성재 관련 세무 조사는 없던 일로 처리했음을 알린다. 이윤범이 연재가 살인 혐의로 출국금지됐음을 알려주자 진심으로 동요하는 창준.
연재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차마 송신 버튼은 누르지 못하고, 창준은 동재에게 내 밑으로 오는 대신 한조그룹에 발을 들이지 말 것을 명령한 뒤 이윤범과 함께 국방부 장관, 더반그룹 조 회장, 방위청장을 비롯한 한일 기업인 술자리에 참석한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 취한 채 잠든 창준 옆에 앉아 있던 연재는 그의 넥타이를 풀어주려는데, 창준은 이를 거부하며 괴로워한다.
이창준: 연재야, 연재야… 미안하다……
이연재: …말을 해 뭐가 미안한지, 나한테 뭘 잘못했는지.... (다시 잠든 창준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며) 하지 마.
이연재: …말을 해 뭐가 미안한지, 나한테 뭘 잘못했는지.... (다시 잠든 창준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며) 하지 마.
다음 날 아침, 한조와 더반 그룹, 마츠야마 그룹이 이창준 수석비서관의 중재로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기로 합의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서동재는 창준에게 김가영이 의식을 찾았다고 보고하지만 창준의 태연자약한 반응에 본전도 못 챙긴다. 김가영 납치 현장에서 체포된 우균이 도움을 요청하지만 창준은 이를 가차 없이 잘라버리고, 재심 청구가 기각되자 자신에게 항의하러 온 영은수도 별다른 감정 동요 없이 쫓아버린다.[21]
수석비서관실을 방문한 이윤범은 창준과 마츠야마 산 무기를 제조국을 바꿔 들여오는 것을 논의하고, 서동재는 소파 밑에 자기 핸드폰을 숨겨서 이를 녹음한다. 수거 과정에서 창준에게 들킨 듯 했지만, 폰을 빼앗기지 않고 넘어간다.
이동 중인 의전 차량 뒷좌석에서 자산 규모 7조원의 서류를 살펴 보던 창준은 문득 횡단보도에 폐지 리어카를 끄는 할아버지를 본다. 창준은 운전사에게 산더미 같은 폐지 가격이 커피 한 잔 값도 안 된다고 알려준 뒤 다시 서류로 시선을 향한다.
3.1.12. 12화
성문일보를 찾아온 시목의 앞에서 사장 김병현은 자신이 원래 이연재와 결혼할 예정이었고, '근본도 없는 놈'이 연재를 채가면서 한조그룹을 놓친 자신은 성문 본사가 아닌 계열사로 밀려났다고 분노한다. 시목은 제보자 신원 정보를 얻는 대가로 서동재의 도청으로 알게 된 국방부와 일본 방위 기업의 유착 정보를 넘겨준다.성문일보의 특종으로 한조 그룹은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물러서고, 이창준은 청와대로 김병현을 호출한다. 김병현은 의외로 순순히 시목의 명함을 넘겨주고, 창준은 양 비서와 서동재 중 누구로 인해 정보가 유출됐는지 시험을 한 뒤, 검찰총장실로 전화를 걸어 특임 해체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이는 강원철을 위시한 서부지검 부장급들의 반발로 무산되고, 시목은 동재를 통해 창준을 서부지방법원 법정으로 불러낸다.
이창준: 그래서, 날 향해서 다시 세웠다고 말해주려고 이리 오라 했니? 다음에 너하고 나, 정식으로 여기서 본다고? 검사와 피고로?
황시목: 그건 수석님만이 아시겠죠. 제가 쫓는 그 끝에 계신지 아닌지는.
이창준: 넌 못해. 넌 날 여기 세울 수 없어. 죽어도.
황시목: 그 끝에 계시다고 지금 고백하시는 겁니까?
이창준: 내 생전에 내가 네 앞에 피고로 서는 일은 없어. #
황시목: 그건 수석님만이 아시겠죠. 제가 쫓는 그 끝에 계신지 아닌지는.
이창준: 넌 못해. 넌 날 여기 세울 수 없어. 죽어도.
황시목: 그 끝에 계시다고 지금 고백하시는 겁니까?
이창준: 내 생전에 내가 네 앞에 피고로 서는 일은 없어. #
3.1.13. 13화
한조 그룹에게 불리한 아침 뉴스를 보던 창준은 검찰총장에게 고압적으로 전화를 걸어 특임 해체를 독촉하고, 결국 특임팀은 해체된다. 자택에서 영일재는 그런 시목을 격려하면서도 뜻밖의 이야기를 기분 좋게 털어 놓는다.영일재: 전에 창준이가 그런 얘길 한 적 있어. 물건이 하나 나온 거 같은데 중간에 꺾일지 어떨지 지켜봐야겠다고. 위에선 그냥 덮으려는 걸 갓 부임해온 새파란 신출내기가 명부 유출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대드니 자네 부장이 뒷목 잡을 수밖에. 그래, 자네 얘기야. 막 수습딱지 뗐을 때지 아마?
황시목: 예, 제가 처음 배치됐던 수원지검에서였습니다.
영일재: 자기 밑에서 수습 떼고 나간 황시목이가 첫 부임지에서 부장이랑 맞장뜬 걸 알고 창준이가 나한테 그랬지. 중간에 변절만 안 하면 황시목이 그노마, 기대 걸어볼 만 하다고.
황시목: 예, 제가 처음 배치됐던 수원지검에서였습니다.
영일재: 자기 밑에서 수습 떼고 나간 황시목이가 첫 부임지에서 부장이랑 맞장뜬 걸 알고 창준이가 나한테 그랬지. 중간에 변절만 안 하면 황시목이 그노마, 기대 걸어볼 만 하다고.
성문일보가 한조그룹과 방산 비리 특종 기사를 보도했던 전말이 황시목임을 이미 짐작한 영일재는 성문일보 사장 김병현에 대하여 '그놈이 창준이를 얼마나 괴롭혔다고.'라며 오히려 씁쓸해 한다. 시목은 이윤범을 치려던 증거를 자신에게 달라고 부탁하지만, 영일재는 내 가족의 안전이야말로 자신이 지켜야 할 정의라며 거절한다. 김병현과 연재, 창준의 과거까지 알고 있는 영일재는 결국 시목에게 유력 용의자가 된다.
3.1.14. 14화
살해당한 영은수의 장례식. 시목과 강원철을 비롯한 서부지검 사람들이 먼저 와 있는 가운데, 창준이 도착하자 항상 창준을 감싸줬던 영일재마저도 "네놈이 여길, 감히 여길 와!! 나가! 네가 죽였어, 네가 내 딸 죽였어!" 라며 절규하며 손에 든 지팡이를 창준을 향해 휘두른다. 창준은 피하지 않았고, 동재가 창준 대신 어깨로 지팡이를 받는다.강원철과 서동재의 만류를 받아들여 조문을 못하고 나온 창준은 별다른 감정 표현을 내비치지 않았지만, 차 안에서 "동재, 다시는 나서지 마. 네 어깨는 쇠로 만들었어? 다신 그러지 마."라고 짧게 말한다.
같은 시각, 연재는 창준이 몰래 자신의 자산 조회를 했다는 걸 알고 전화를 걸려다 수석비서관실로 직접 찾아간다. 나랑 이혼하고 얼마 가져갈 수 있는지 따져본 건지, 김가영이 의식을 차렸다니까 다른 마음이 생겨서 바로 움직이는 건지, 연재는 슬픔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며 창준에게 따진다.
이연재: 말해. 나한테 뭐가 미안한지.
이창준: ...미안해.
이연재: !.. 그러니까, 뭐가.
이창준: 연재야, 다른 사람은 없어.
이연재: 나 질투해서 이러는 거 아냐, 우리가 남들처럼 사네 못 사네 하면서 헤어질 사람들은 아니잖아? 서로 추잡한 꼴은 보이지 말아야지.
이창준: 다른 여자는 한 명도 없었어.
이연재: 근데 왜 미안해!
이창준: 그때 당신이 오지 말았어야 했어. 당신 오빠 재판. 당신이 날 처음 봤을 때. 아니면 내가 한조회장님 말을 들을 걸. 회장님 시키는 대로 망나니든 뭐든 재벌아들을 순순히 놔줬으면, 당신한테 나도 그저 시시한 사람으로 끝났을 텐데.
이연재: 처음부터 잘못됐단 거야, 우리가? 왜 그래, 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거야? #
이창준: ...미안해.
이연재: !.. 그러니까, 뭐가.
이창준: 연재야, 다른 사람은 없어.
이연재: 나 질투해서 이러는 거 아냐, 우리가 남들처럼 사네 못 사네 하면서 헤어질 사람들은 아니잖아? 서로 추잡한 꼴은 보이지 말아야지.
이창준: 다른 여자는 한 명도 없었어.
이연재: 근데 왜 미안해!
이창준: 그때 당신이 오지 말았어야 했어. 당신 오빠 재판. 당신이 날 처음 봤을 때. 아니면 내가 한조회장님 말을 들을 걸. 회장님 시키는 대로 망나니든 뭐든 재벌아들을 순순히 놔줬으면, 당신한테 나도 그저 시시한 사람으로 끝났을 텐데.
이연재: 처음부터 잘못됐단 거야, 우리가? 왜 그래, 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거야? #
이윤범과 선약이 있으니 이따 집에 들어가서 마저 대화하자고 다정하게 말한 뒤, 스위트룸에 도착하여 금감원장, 저축은행장, 이윤범과 함께 펀드를 경유한 은행 투자에 대해 논의하려던 창준은 이윤범의 오른팔인 우 실장이 출장 중임을 알게 된다.
3.1.15. 15화
후암동 살인사건과 김가영 상해 사건의 진범 윤세원이 인천공항에서 검거되고, 집에 늦게 들어온 창준은 자신의 서재에서 기다리고 있던 연재와 마주한다. 그런 연재에게 창준은 비행기표를 건네며, 공직자 재산 공개로 자신 뿐만 아니라 수정이와 연재의 재산까지 공개해야 하니 당분간 미국에서 딸의 곁에 있어주기를 부탁한다.이창준: 딸 얼굴 보는 재미에 나 완전히 잊지 말고.
이연재: ...나 후회 안 해. 그날 거기 간 거. 오빠 재판. 당신 나보고 거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잖아, 난 아냐. 덕분에 지금 당신 내 앞에 있잖아. 후회를 왜 해?
이창준: ...당신, 그때 정말 예뻤어. 방청석에 앉아있는데 얼굴에서 빛이 반짝반짝했어.
이연재: 지금은?
이창준: 지금도. #
이연재: ...나 후회 안 해. 그날 거기 간 거. 오빠 재판. 당신 나보고 거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잖아, 난 아냐. 덕분에 지금 당신 내 앞에 있잖아. 후회를 왜 해?
이창준: ...당신, 그때 정말 예뻤어. 방청석에 앉아있는데 얼굴에서 빛이 반짝반짝했어.
이연재: 지금은?
이창준: 지금도. #
12화의 연재와 시목의 대화에서 '맞아요, 내가 먼저 좋아했어요'라는 연재의 대사가 살짝 등장했었는데, 이는 연재의 배다른 오빠인 이성재를 한조 회장 이윤범이 놓아주라고 권고[22]했음에도, 평검사 이창준이 단호하게 거부하며 공판을 진행하고 형을 구형하는 법정에서의 모습이 연재에게 굉장히 특별하게[23] 다가왔기 때문이다.
즉, 이연재는 아버지 이윤범에게 굴복하지 않고 한조 가문의 장남에게 구형한 이창준의 강직함에 반해서 現 성문일보 사장 김병현과의 예정된 혼담을 깨고 창준과 결혼한 것이다. 창준 또한 당시 피고인 가족 신분으로 방청석에 있던 연재의 아름다움에 반해 있었다. 검사가 재벌에게 잘 보이고 정략 결혼으로 사위가 된 경우가 아닌, 완전히 상반된 입장의 두 남녀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다는 멜로 라인이 극의 감동을 더했다.
다음 날 아침, 창준은 운전 기사를 대신하여 연재와 단둘이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오랜만의 맑은 하늘에 감탄하는 연재에게, 창준은 공직자 재산공개 이후에 원상복구 할 수 있도록, 연재의 현금 재산이라도 장학재단에 기부하도록 부탁하고 연재는 어떤 의구심도 품지 않고 서명한다.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연재를 배웅하던 창준은 발걸음을 옮기려다 다시 돌아보고, 이미 연재가 사라진 곳을 응시하며 전해지지 못할 작별 인사를 한 번 더 건넨다.
"...잘 가."
비슷한 시각. 영은수 살해 혐의는 한사코 부인하는 윤세원과의 면회가 거부된 영일재는 시목, 동재와 만난다. 잃어버린 USB에 대해서, 영일재는 '이윤범이 자기 자식들이 어릴 때부터 재산을 매년 조금씩 나눠서 자회사 주식을 매입하여 한조물류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은 세금이 면제되는 걸 악용해서 수천억을 탈세한 증거'임을 고백한다.
서동재: 수석님 입장에선 장관님을 배신하거나 아니면 자기 아내를 감옥에 보내거나, 둘 중 하나뿐이었겠네요?
영일재: ...그러니 울었지, 날 찾아와서.
황시목: ...조사를 멈춰달라고 했습니까.
영일재: 아무 말 안 했어. 아마 그때가 이윤범이가 날 몰아내려고 한창 일을 꾸미던 때 같아.
서동재: 그럼 다른 여자 문제나 그런 게 아니라 사모님을 구하려고... #
영일재: ...그러니 울었지, 날 찾아와서.
황시목: ...조사를 멈춰달라고 했습니까.
영일재: 아무 말 안 했어. 아마 그때가 이윤범이가 날 몰아내려고 한창 일을 꾸미던 때 같아.
서동재: 그럼 다른 여자 문제나 그런 게 아니라 사모님을 구하려고... #
회상씬에서 창준은 아버지와도 같은 스승 영일재 앞에서 무릎 꿇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영일재도 내면의 고통을 억누르는 복잡한 표정으로 말 없이 그런 창준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비로소 박무성이 자기에게 거짓말을 해왔음을 깨닫고 분개한 동재는 영 장관을 위한답시고, 창준의 집무실에 몰래 들어와서 그의 노트북을 켜고 잃어버린 USB를 찾지만, 마침 돌아온 창준과 정면으로 마주치고 만다. 하지만 창준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동재에게 퇴근하라며 가는 길에 장학재단에 서류를 가져다줄 것을 지시한다.
그리고 은행장을 호출한 창준은 이윤범이 편법으로 진행하려고 했던 사업을 독단적으로 진행하여 수익금을 회수하려 했으나, 이윤범이 장남 이성재에게 계열사 주식을 넘겨놓은 바람에 사실상 실패한다. 이러한 일을 보고 받은 이윤범은 이창준이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것임을 직감한다.
한편 시목은 공항 CCTV 영상에서 윤세원이 늦지 않게 출국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고 누군가를 찾아 공항을 돌아다니는 모습에, 그가 도주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공항에 온 것이고 이는 공범과 연관이 된 것임을 추론한다.
윤세원은 검찰 내사과 과장이라는 직책 이상으로 고위층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파악하여 움직였고, 그러한 정보들을 알려준 공범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시목은 서동재의 연락을 받아 이윤범의 오른팔 우 실장이 부재중임을 알고 어제 출국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한다. 즉, 윤세원은 공범의 지시대로 우 실장을 출국 전 검거하려 했던 것이고, 우 실장이야말로 영은수를 살해한 진범임을 윤세원의 공범은 누구보다 빨리 파악했던 것이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단 한 명의 용의자, 이창준은 1년 전 박무성의 집 앞에서 칼을 품은 채 기다리던 윤세원에게 일련의 계획을 털어놓던 순간을 회상한다. 마침내 설계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전율의 15화 엔딩 장면. |
3.1.16. 16화
이윤범의 전화를 받은 창준은 그가 영은수를 살해했는지 묻고, 박무성과 김가영은 자신의 범행임을 밝힌다. 시목의 전화가 오자 창준은 이윤범과의 통화를 끊고 녹음을 저장한다. 시목은 창준과의 약속 장소를 여진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여진은 창준이 왜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공개하는지 의문을 품는다.창준은 연재와 함께 공항으로 나올 때부터 가지고 있던 보스턴백을 손에 들고 나오며 한조그룹 사람들은 절대로 집무실에 들여보내지 말 것을 명령한다. 그런 창준을 동재가 미행하고, 이윤범은 창준이 함정으로 만들어 놓은 개인금고에 집중[24]하다가 창준의 행방을 놓친다.
이창준: 후회돼, 그 딱 한 가지가, 단 한 번의 판단착오가.
황시목: 그것 때문에-
이창준: 너라면, 후회할 일을 만들었을까.
황시목: 그것 때문에-
이창준: 너라면, 후회할 일을 만들었을까.
폐건물 높은 층에서 마주한 이창준과 황시목. 박무성-김가영, 영은수 사건의 진실을 거의 밝혀낸 시목에게, 창준은 한조물류가 불법 증여에 이용될 회사였음을 모르고 박무성에게 소개했던 것을 자책한다.
황시목: 왜 여기서 보자고 한 겁니까?
이창준: 날이 참 좋아... 수갑을 차고, 수형 번호를 가슴에 달고 이리저리 끌려다니겠지. 후배 검사들한테 추궁받으면서. 그런 거 많이 봤어. 이상하지? 내 앞에서 조사받던 사내들, 정수리가 많이들 휑했어. 지금 그게 왜 생각날까?
황시목: 저하고 같이 가시죠.
이창준: 패잔병이 되어서 포로로 끌려다니느냐, 전장에서 사라지느냐...
황시목: 선배님.
이창준: '선배님?' 듣기 참 좋네. 좀 천천히 오지... #
이창준: 날이 참 좋아... 수갑을 차고, 수형 번호를 가슴에 달고 이리저리 끌려다니겠지. 후배 검사들한테 추궁받으면서. 그런 거 많이 봤어. 이상하지? 내 앞에서 조사받던 사내들, 정수리가 많이들 휑했어. 지금 그게 왜 생각날까?
황시목: 저하고 같이 가시죠.
이창준: 패잔병이 되어서 포로로 끌려다니느냐, 전장에서 사라지느냐...
황시목: 선배님.
이창준: '선배님?' 듣기 참 좋네. 좀 천천히 오지... #
너는... 아직... 기회가 있어...
동재야... 너는... 이 길로 오지 마...
이창준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한조 그룹은 장례 준비와 동시에 이창준 수석의 투신자살 경위를 축소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다. 서부지검은 이창준이 보스턴백 가득히 보존한, 한조그룹과 정관계 인사들이 저지른 불법 행위들을 일자 별로 녹취한 음성파일과 서류 등의 물적 증거들로 대대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검찰에 소환되어 프레스 라인에서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는 이윤범에게, 영일재는 "젖먹이 아이도 부끄러움을 아는데. 사람을 죽이고도 너는 사람이 되지 못했구나."라고 조용히 일갈한다. 이에 이윤범은 영은수의 죽음은 자신과 무관하다며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하나, 영일재는 "네 사위 말이다, 이창준이. 네가 죽였어."라며 공개적으로 이윤범의 책임을 묻는다.
이윤범이 구속되고, 상복을 입은 연재가 남편을 잃은 복수심을 품은 채 황시목과 대면하지만 시목이 보여준 창준의 친필 편지를 읽고 조용히 돌아선다.
시목은 두 달 전 출연했던 시사 프로그램에 진범을 검거하고 다시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기존에 발표된 '이창준이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들이 배반할 경우를 대비해서 협박용으로 몰래 녹취파일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정정하고, 이창준이 직접 보고 들은 부정부패를 증명하고 증거 자료에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서 일부러 오명을 자처했다는 진실을 밝히며 그의 유지를 공개한다.
진행자: 말씀을 들어보니까, 어느 면이 부각되느냐에 따라 이창준 씨가 범죄자인가 아니면 자기 희생을 한 의인인가 이렇게 양극단으로 갈릴 수도 있겠는데요. 황 검사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황시목: 괴물입니다. 그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본인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이 세상에, 더 큰 목숨 더 작은 목숨은 본 적이 없습니다. 죄인을 단죄할 권리가 본인 손에 있다고 착각한, 시대가 만든 괴물입니다.
황시목: 괴물입니다. 그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본인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이 세상에, 더 큰 목숨 더 작은 목숨은 본 적이 없습니다. 죄인을 단죄할 권리가 본인 손에 있다고 착각한, 시대가 만든 괴물입니다.
시목의 승진이 취소되고 남해로 가게 되었음을 아쉬워하며 강원철은 청주에서 적격심사 대상자로 찍혔던 시목, 형사부에서 밀려났던 자신을 서부지검으로 불러들인 장본인이 이창준이었음을, 검찰총장이 직접 알려주었다고 전해준다. 시목에겐 처음부터 자기가 떠나간 뒤를 맡기려 했고, 강원철은 그런 시목에게 힘이 되어주길 바랐던 것. 복도로 나오면서 시목은 창준과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린다.
"너라면, 후회할 일을 만들었을까."
"너는 할 수 있어. 너라면 흔들리지 않고, 굽히지 않고, 끝까지 몰아칠 거야. 과연 누가 이 짐을 떠맡아줄 것인가 아주 오랫동안 고민했어. 황시목 검사, 너밖에 답이 없었다." #
"너는 할 수 있어. 너라면 흔들리지 않고, 굽히지 않고, 끝까지 몰아칠 거야. 과연 누가 이 짐을 떠맡아줄 것인가 아주 오랫동안 고민했어. 황시목 검사, 너밖에 답이 없었다." #
녹음이 더욱 짙어진 어느 여름날. 연재는 창준의 묘소에서 눈물을 흘리며[25] 그와 함께 행복했던 추억들을 이야기하다가, 남편이 죄를 짊어지고 외롭게 떠나가는 동안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던 스스로를 책망한다.
남해지검으로 출근길에 시목은 라디오에서 '동백아가씨'가 들려오자, 8년 전 법정에서 창준의 공판을 처음으로 지켜보며 그를 롤모델로 삼았던 순간을 회상한다.[26]
3.1.16.1. 8년 전, 이창준의 국가소송 공판
(법정에서 판사들에게 카세트 플레이어를 가져다가
동백아가씨 노래를 짤막하게 틀고, 이에 판사가 이게 뭐냐고 묻자)
#
참으로 해롭고 천박한 가락이죠? 뭐, 그러니 금지곡이 됐겠죠. 이 곡 '동백아가씨'는 1968년 왜색이라는 이유로 전면 금지곡이 됐습니다. 아, 안 믿으시겠지만 제가 태어나기 전입니다. 생전에 제 부친께서 좋아하시던 곡이기도 하죠.
해서 제게 늘 의문이었습니다. 이 노래 어디가 왜색일까? 무엇이 해롭단 말인가?
'삼천리는 여전히 살기 좋은가. 삼천리는 여전히 비단 같은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 날마다 우리들은 모른 체하고 다소곳이 거짓말에 귀 기울이며 뼈 가르는 채찍질을 견뎌내야 하는 노예다. 머슴이다. 허수아비다.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31년 전이었다면 전 방금 국가를 모독하고 대중에게 해악을 끼쳤습니다. 이제 31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시인의 진심을 거리낌 없이 전할 수 있어서 저는 기쁩니다. 그렇지만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다시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노시인의 소박한 꿈이 끝끝내 좌절된 지금 무엇이 진정한 복권인가 저는 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복권은 가능하나 교권은 거부당하신 시인께 이 법정을 대신해서 동시대인으로서, 인생의 후배로서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함께 전합니다.[27]
참으로 해롭고 천박한 가락이죠? 뭐, 그러니 금지곡이 됐겠죠. 이 곡 '동백아가씨'는 1968년 왜색이라는 이유로 전면 금지곡이 됐습니다. 아, 안 믿으시겠지만 제가 태어나기 전입니다. 생전에 제 부친께서 좋아하시던 곡이기도 하죠.
해서 제게 늘 의문이었습니다. 이 노래 어디가 왜색일까? 무엇이 해롭단 말인가?
'삼천리는 여전히 살기 좋은가. 삼천리는 여전히 비단 같은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 날마다 우리들은 모른 체하고 다소곳이 거짓말에 귀 기울이며 뼈 가르는 채찍질을 견뎌내야 하는 노예다. 머슴이다. 허수아비다.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31년 전이었다면 전 방금 국가를 모독하고 대중에게 해악을 끼쳤습니다. 이제 31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시인의 진심을 거리낌 없이 전할 수 있어서 저는 기쁩니다. 그렇지만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다시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노시인의 소박한 꿈이 끝끝내 좌절된 지금 무엇이 진정한 복권인가 저는 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복권은 가능하나 교권은 거부당하신 시인께 이 법정을 대신해서 동시대인으로서, 인생의 후배로서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함께 전합니다.[27]
3.1.16.2. 이창준의 편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사람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붕괴된 후다.
사회 해체의 단계다.
19년… 검사로서 19년을 이 붕괴의 구멍이 바로 내 앞에서 무섭게 커가는 걸 지켜만 봤다.
설탕물밖에 먹은 게 없다는 할머니가 내 앞에 끌려온 적이 있다.
고물을 팔아 만든 3천 원이 전 재산인 사람을 절도죄로 구속한 날도 있다.
낮엔 그들을 구속하고 밤엔 밀실에 갔다.
그곳엔 말 몇 마디로 수천억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난 그들이 법망에 걸리지 않게 지켜봤다.
그들을 지켜보지 않을 땐 정권마다 던져주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받아 적고 이행했다.
우리 사회가 적당히 오염됐다면, 난 외면했을 것이다.
모른 척할 정도로만 썩었다면, 내 가진 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순 없다.
이 가방 안에 든 건 전부 내가 갖고 도망치다 빼앗긴 것이 돼야 한다.
장인의 등에 칼을 꽂은 배신자의 유품이 아니라 끝까지 재벌 회장 그늘 아래 호의호식한 충직한 개한테서 검찰이 뺏은 거여야 한다.
그래야 강력한 물증으로서 효력과 신빙성이 부여된다.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수백의 목숨이다.
처음부터 칼을 뺐어야 했다. 첫 시작부터…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사람의 피다. 수많은 사람의 피…
역사가 증명해 준다고 하고 싶지만 피의 제물은 현재진행형이다.
바꿔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찾아 판을 뒤엎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미 치유 시기를 놓쳤다.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오물을 치워줄 것이라 기다려선 안 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사람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붕괴된 후다.
사회 해체의 단계다.
19년… 검사로서 19년을 이 붕괴의 구멍이 바로 내 앞에서 무섭게 커가는 걸 지켜만 봤다.
설탕물밖에 먹은 게 없다는 할머니가 내 앞에 끌려온 적이 있다.
고물을 팔아 만든 3천 원이 전 재산인 사람을 절도죄로 구속한 날도 있다.
낮엔 그들을 구속하고 밤엔 밀실에 갔다.
그곳엔 말 몇 마디로 수천억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난 그들이 법망에 걸리지 않게 지켜봤다.
그들을 지켜보지 않을 땐 정권마다 던져주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받아 적고 이행했다.
우리 사회가 적당히 오염됐다면, 난 외면했을 것이다.
모른 척할 정도로만 썩었다면, 내 가진 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순 없다.
이 가방 안에 든 건 전부 내가 갖고 도망치다 빼앗긴 것이 돼야 한다.
장인의 등에 칼을 꽂은 배신자의 유품이 아니라 끝까지 재벌 회장 그늘 아래 호의호식한 충직한 개한테서 검찰이 뺏은 거여야 한다.
그래야 강력한 물증으로서 효력과 신빙성이 부여된다.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수백의 목숨이다.
처음부터 칼을 뺐어야 했다. 첫 시작부터…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사람의 피다. 수많은 사람의 피…
역사가 증명해 준다고 하고 싶지만 피의 제물은 현재진행형이다.
바꿔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찾아 판을 뒤엎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미 치유 시기를 놓쳤다.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오물을 치워줄 것이라 기다려선 안 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
배우 유재명이 극중 내레이션으로 유서를 읽는데 흔들림 없이 담담한 감정선의 음색과 강직한 어조가 일품이다. 처음부터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 그 자신이 괴물이 되어서라도 칼을 뽑고 썩어빠진 사회의 일면을 도려내겠다는 의지, 자신의 행보가 부패한 대한민국을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는 도화선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까지 모두 담아내었다.
극중 이창준의 40년 지기 친구 역할인 김우균 경찰서장 역의 배우 최병모는 이 내레이션을 자신이 생각하는 비숲 명장면으로 선택하며, 한 편의 대서사시처럼 느껴졌다고 한다.[28] 결국 드라마 제목인 비밀의 숲은 이창준이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드러내고자 했던 대한민국의 온갖 치부를 의미하는 것이고, 설계된 진실이라는 포스터 속 카피는 드라마 속 이창준의 행적을 상징했던 것이다.
결말까지 전부 시청한 뒤 《비밀의 숲》 2회차를 설계자 이창준 시점으로 1화부터 정주행하게 되면, 대사와 화면 연출 등에서 치밀한 복선과 정교하게 맞물리는 전개를 새롭게 느낄 수 있다. 선악의 이분법을 벗어난 이창준은 이 드라마의 진 주인공 #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멋지지 않은 적이 없었던 대한민국 서부지검 차장검사 이창준이었다.
Esquire Korea 2017년 9월호 기사
Esquire Korea 2017년 9월호 기사
3.2. 시즌2
제 생각엔 이창준 수석의 부재를 대신할 만한 캐릭터는 전 세계에서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드라마 중에 과연 있을까? 그만큼 굉장히 독특하고 완성된 캐릭터여서 힘들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박현석 PD 《 비밀의 숲 2》 제작 발표회
박현석 PD 《 비밀의 숲 2》 제작 발표회
시즌 2 제작발표회에서 이창준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아왔던 것과,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따른 빈 자리에 대해서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방영 전 예고편에서 강원철 지검장이 황시목에게 뉴스 기사 출력물을 던져주며 " 너가 돌아가신 분이랑 짜고 살인자를 미화하고 포장해줬단다." 라고 대사와 함께 언급된다. 여기서 인터넷 출력 기사를 보면 '이창준 게이트 2년' 이라는 대목이 있다.
그리고 시즌2 1화. 어두운 화면 속 이창준의 내레이션으로 비밀의 숲 시즌2의 시작을 강렬하게 알린다.[29] 그의 유서 마지막 문장인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를 계승하는 내레이션.
성문일보에서 ' 이연재가 남편 이창준의 행적을 몰랐을 리 없다. 이창준을 이용해 이복오빠와 아버지를 쳐내고 경영권을 얻었다. 황시목이 방송에 나와 이창준에 대해 했던 말은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연극에 불과하다. 이창준이 막다른 길에 몰려 죽음을 택하는 대신 후배인 황시목과 거래하여 한조 그룹 비리 자료를 주는 대신 이창준 자신의 죽음을 미화된 죽음으로 만들어 영웅으로 만들어 줄 것, 아내 이연재를 건드리지 말 것을 부탁했다. 황시목은 이를 받아들여 검찰 출신 살인 교사범을 우국지사로 둔갑시켜 줬다.' 라는 내용으로 보도 기사를 냈다.
시즌1 당시 이창준의 행동 전체가 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의도는 분명 정의로웠고, 마지막 유서 내용을 보면 그 자신은 전혀 영웅처럼 되기를 바라지 않았으며 황시목도 그를 영웅화 시킬 생각이 조금도 없었는데 이렇게까지 왜곡되는 것을 보고 강원철은 돌아가신 분을 모욕해도 분수가 있냐며 1차 목표인 한조 그룹부터 조진 다음에는 성문일보라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같이 엮인 황시목도 성문일보 사장이 정신 못 차렸다며 한 마디 거든다.
한조 회장의 직위에 오른 연재가 이창준의 과거 부하들과 만나는 장면들에서 연재가 창준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그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미안해 하는지 보여주었다. 13화에선 한조 엔지니어링 재무제표를 놓고 이창준을 언급하며 논쟁을 벌이는 강원철[30]과 오주선의 대화를 영상으로 지켜보던 연재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높은 곳을 응시할 때,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창준의 목소리가 연재에게만 들려온다.
특이한 점은 이창준이 시즌1에서 최종회에 단 한 번 들을 수 있었던 '선배님'이라는 호칭으로 그를 회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생애 마지막 말이자 유재명의 애드리브인 "'선배님?' 듣기 참 좋네."가 얼마나 강렬한 임팩트의 대사였는지 알 수 있다.[33]
15화에서는 황시목이 우태하에게 박광수 사망 사건의 진실에 대해 추궁할 때 '이런식으로 사람을 몰아세우니 이창준도 자살하지 않을 수 없었겠다'라며 언급된다. 이창준의 작중 행적을 생각해보면 당연히 고인 모독에 가까운 발언인지라 황시목도 이에 대해 무시했다.
최종화에서 영은수, 강원철, 윤세원과 함께 황시목의 꿈에 등장하는데 생전의 모습과 달리 네 사람 모두 정말 화기애애하게 웃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황시목의 어깨를 잡아준 뒤 그를 지나쳐 자신들을 향해 합류하려는 서동재를 말 없이 손짓으로만 제지한다. 이 때의 동작은 시즌1 최종화에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황시목을 제지하던 손짓과 동일하며, 이후 죽어가던 이창준은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도 "너는 아직 기회가 있어. 동재야, 너는 이 길로 오지마."라고 만류했는데, 죽은 후에도 여전한 모습을 보여준 것.
그리고 이창준은 자세를 바로 하여 황시목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창준과 시선이 맞닿은 시목은 살짝 목례하고, 창준도 그런 시목에게 엷은 미소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인 다음 시선을 유지한 채 몸을 돌린다. 이창준은 영은수, 윤세원과 같은 문으로 나가며 사라지고 강원철만 도중에 방향을 바꿔서 홀로 다른 길을 간다.
시즌1에서 이창준은 직위에 따라서 헤어스타일이나 안경테와 수트 차림에서 조금씩 변화를 줬는데, 황시목의 꿈속에서 본 이창준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시절이 아닌, 서부지검에서 착용했던 안경테와 베스트를 그대로 입고 있다. 그래서 시목도 이 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서부지검 사람들'이라며 이창준 수석이 아닌, 이창준 검사장이라고 지칭한다.[34] |
결말 직전에 황시목이 원래 부임지인 원주지청으로 가는 장면에서 1화 도입부의 이창준 내레이션이 다시 흘러나오며, 결국 《 비밀의 숲 2》의 문을 열고 닫는 인물이 되었다. 2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시즌1부터 출연한 캐릭터들은 물론, 시즌2에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에게조차 이창준의 존재는 현재진행형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입증하였다.
4. 설계
이창준은 어떤 권력이라는 최정점에서 자기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빅 픽쳐를 그리는 인물입니다. 다만 이창준이 마지막에 한 선택이 일찌감치 설계되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창준 역시 계속해서 갈등하는 인물이었어요.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들이 불거지면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거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계했다면 완벽한 괴물이었겠지만, 이창준도 사람인지라 그의 고뇌를 연기에 넣는 게 중요했습니다.
유재명
유재명
- 설계된 진실이라는 시즌 1의 포스터의 문구처럼, 극중 대부분의 사건이 이창준의 의도대로 진행되었다. 드라마를 재주행하면 에피소드 시작부터 이창준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데, 시간순으로 나열한 이창준의 행적은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이연재가 이창준을 처음 보았을 때 이미 매혹당했던 것처럼, 이창준도 이연재의 아름다움에 반해 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이창준이 자기의 배 다른 오빠에게 유죄를 구형한 것이, 감히 아버지의 뜻을 거역한 것이지만 이연재는 개의치 않을 만큼. 이연재의 아버지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재력과 권력으로 부정부패를 은폐하며, 재산을 더욱 증식해가고 그러한 과정에서 선량한 사람을 파멸로 몰아가는 이윤범이라 해도, 누구보다 정의로운 검사였던 이창준이 그를 감수할 수 있을 만큼.
- 그러나 '열심히 사업을 일으키려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의도'로 자신이 한조물류[35] 에 소개한 박무성이 스폰서로 암약하면서 영일재 장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방조하게 되었던 이창준은, 박무성을 제거하고 궁극적으로 한조그룹의 비리를 고발한다는 동기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직위 상, 그리고 이윤범의 사위이자 이연재의 남편이라는 특성 상 이창준이 직접 행동할 수는 없으니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실행범이 필요했다. 박무성의 비리로 인해 벌어진 교통사고로 서부지검 검찰수사관 윤세원의 어린 아들이 부당하게 목숨을 잃게 되자, 두 사람은 박무성의 비리 스폰서가 유발한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고 법의 심판을 피해온 자들을 벌한다는 동기를 공유하게 된다.
- 작중 15회 회상 씬에서 박무성을 살해하려던 윤세원을 만나기 위해 박무성의 집 앞으로 찾아온 이창준은, 박무성 하나 만을 제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그의 살인을 훗날로 미룬다. 두 사람은 이창준의 차 안에서 대화를 이어갔고, 윤세원은 이창준과 공범이 되면서 일개 검찰수사관의 조사 영역을 능가하는 은폐된 진실을 알게 된다.
- 1화의 시작인 후암동 박무성 피살사건에서 강진섭이라는 가짜 범인을 용의자로 내세우게 된 이유는 1심 판결 과정에서까지 잘못된 범인을 검거했다는 부당함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이창준은 황시목이 불의를 참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범행 직후의 현장에 황시목이 도착하도록 하여, 이로써 사건의 초동수사 담당자로서 황시목이 강진섭이 아닌 진범을 잡겠다는 독단적인 행동에 임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황시목에게 자신의 예정된 검사장 승진을 과시하며, 황시목에게 부장검사 자리를 주겠다고 은밀히 거래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은 황시목에게 최대한의 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게 이창준의 진의였다.
- 이처럼 황시목이 사건에 깊게 관여해야 하는 포지션임에도 이창준은 황시목을 공판검사에서는 제외시켰는데, 이는 1심의 공판검사가 강진섭이라는 잘못된 범인을 지목해 여론의 비난이 집중되어야되는 위치였던만큼 황시목이 그 자리에서 공판을 진행했을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창준은 공판검사로 영은수를 지목했는데, 이는 영은수가 사건의 책임을 지고 일련의 사건에서 멀어지게 하도록 형식을 갖추어서 영은수를 지키겠다는 영일재 장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영은수는 진실을 밝히고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의 목숨조차 내건 불나방이었고, 은수가 사건에 깊이 관여하게 되면서 결국 이창준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장례식장에서 창준은 영 장관이 휘두르는 지팡이를 피하려는 모습을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영은수를 살해한 진범을 누구보다 빨리 밝혀내고 그를 출국 전 검거하려 했다. 박무성 사망 전 날 그를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영은수였다는 게 이창준이 세웠던 계획의 첫 번째 맹점.[36]
- 강진섭은 이창준이 황시목을 사건 한복판에 데려다 놓기 위한 수단으로 살인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지만, 범인이 아닌 게 밝혀지는 순간 누명을 벗고 자유의 몸이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과자였던 강진섭은 이전 수감 중일 때도 자살 시도 이력이 있었고, 원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던 데다가 갓 태어난 아이까지 있었는데 22년 형을 받았으니 가족의 살 길이 막막해진 상황이었다. 결국 강진섭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하게 된다. 물론 그의 행적이 절대 억울한 선량한 시민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자살로 내몰렸다는 것이 이창준이 세웠던 계획의 두 번째 맹점.[37]
- 이창준과 윤세원은 박무성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도주로에 고의로 피를 묻혀 놓는 등 진범이 따로 있다는 걸 감추지 않았는데 비록 강진섭이 살인과 관련이 없음은 그의 사후에 밝혀졌으나, 이를 통해 황시목은 박무성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감추려는 자들을 파악하기 위해 박무성의 과거 행적을 조사하게 된다. 그리하여 황시목은 서부지검 내에 공공연하게 퍼져있던 박무성의 비리 흔적이나, 박무성과 한조그룹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영일재 장관의 뇌물 수수 사건과도 관련이 있음을 파악하게 된다.
- 한편 이창준은 성범죄 수사담당이던 서동재를 통해 은근히 김가영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었고 김가영의 주소지를 알아낸 직후 바로 윤세원에게 지시하여 김가영을 납치한다. 이후 김가영이 박무성의 집 욕조에서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모습으로 발견되면서 '동일 범죄 현장에서 벌어진 또 다른 강력 사건을 막지 못한 검경'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화제성을 가져온다.
- 이 과정에서 여러 인물들이 용의 선상에 오르며 연일 언론에 특종 보도되었고 여기에 이창준 자신이 신원을 감추고 성문일보에 제보한 서부지검 스폰서 제보까지 겹치면서, 이창준은 이러한 화제성까지 이용하여 후일 황시목을 특임검사로 임명할 기반을 쌓아 올린다. 그렇기에 김가영을 찌른 칼에서 황시목의 지문이 현출되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자 당황한 모습을 숨기지 못하고 바로 황시목을 찾아오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자신의 계획을 벗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최종화 대사처럼 이창준의 계획은 아주 오랫동안의 고민 끝에 황시목이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 주는 역할을 맡기를 바랐으니까. 그렇기에 형사 앞에서 황시목을 내 사람이라고 부르며 공개적으로 비호한다.
-
김가영 사건에 관련되어 용의 선상에 올라간 사람들의 무고함이 밝혀지자 이창준은 다음 단계로, 윤세원을 통해 성문일보에 서부지검 스폰서 제보를 진행한다. 민정수석으로의 영전을 위해 검사장을 그만두기 전 이창준은 검사를 수사할 수 있는 자리인 특임검사로 황시목을 임명해 본격적으로 진실을 밝혀내는 것에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는다. 이창준이 "내 마지막 소임이 너였어"라고 허심탄회하게 말한 것은 그의 진심이었다. 이후 황시목은 이창준이 기대했던 것처럼 김우균을 검거하고 영일재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에 성공한다.
- 이창준 본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이윤범 회장과 함께 권력층의 비밀 회담에 참여하게 되면서 부정부패를 입증할 증거 자료들을 확보해 둔다. 이 과정에서 서동재가 도청을 하거나 자기 집무실을 뒤져도 눈감아 주었고, 결과적으로 특임팀을 통해 한국에 큰 피해를 안길 방산 비리를 무산시킨다. 그리고 생애 마지막 날에는 공직자 재산공개를 이유로 아내 이연재의 현금 재산을 장학재단에 기부하도록 조치하면서, 연재의 자산을 보전할 수 있었다. 한조의 실권자였던 이윤범과 이성재가 이창준이 촉발한 수사로 검거되면서, 연재는 이들을 제치고 한조그룹의 대표이사로, 나아가 회장직까지 오르게 된다.
- 현직 경찰서장을 검거하고 3년 전 영일재 뇌물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 특임팀의 수사는 필연적으로 한조그룹까지 향하게 될 수밖에 없었고, 대통령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대기업의 총수를 상대하게 된 황시목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도록 이창준은 강원철을 서부지검 검사장으로 영전시킨다. 최종화에서 강원철은 이윤범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큰 활약을 했고 검찰총장조차도 이창준의 사후, 한직으로 물러난 강원철과 황시목을 서부지검으로 다시 불러들였던 인사 조치가 창준의 진의였음을 깨닫고 강원철에게 알려주었다. 강원철은 이를 재차 황시목에게 전해준다.
- 캐릭터 서사 자체가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전형적인 선악 패턴과는 확연히 다르며 어설프게 '사연 있는 악역'도 아니었다. 한국판 다크나이트 혹은 스네이프 교수라는 찬사가 이어질 정도로 포지셔닝이 잘 되었으며, '연기 괴물'이라고 일컬어진 배우 유재명의 호연과 어우러져 종영 이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한국 드라마史에 길이 남을 희대의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덕분에 얻게 된 별명이 창크나이트 #
5. 여담
결국 이창준을 움직이는 건 두 가지 명분인 것 같습니다. 일단 하나는 정의. 사실 이건 황시목한테도 있는 명분이죠. 그런데 이창준한테는 정의 말고 사랑이라는 명분도 있어요. 어쩌면 이창준의 정의보다도 이창준의 사랑이 진심이었다는 게 드러나서, 이창준을 향한 시청자들의 애정이 더욱 커진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Esquire Korea 2017년 9월호 기사
Esquire Korea 2017년 9월호 기사
- 본편 내내 183cm의 훤칠한 큰 키에 걸맞은 쓰리피스 수트 차림으로 등장하며 '수트창준', '피지컬 천재' 등의 명예로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미중년 수트핏, 중년 섹시는 제작진에서 특별히 의도를 가지고 멋스러움이나 섹시함을 디렉팅했다기 보다는 유재명이라는 배우 자체가 뿜어내는 멋스러움이 있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초반에 멋진 재벌가의 사위이자 검찰의 수장 느낌을 더 보여주고자 배우에게 약간의 다이어트를 부탁했던 정도라고 한다. # 공전절후의 명대사로 손꼽히는 "'선배님?' 듣기 참 좋네. 좀 천천히 오지..."의 전반부 볼드 처리된 대사는 대본에 없고, 배우 유재명이 현장에서 만들어낸 대사이다.
이창준의 캐릭터성과 피지컬이 동시에 폭발한 15화 명장면 |
- 《비밀의 숲》 대본집 1권 서문에서 이수연 작가는 "대체 뭘 어찌하셨기에 제 주변 여자들이 전부 창준 검사님 멋지다고 난리인가요, 이창준 차장/검사장 역의 유재명 님."이라고 적었는데 이는 본방 8화가 방영될 무렵이었다고 한다. 즉, 이창준의 인기는 창크나이트의 진면모가 드러나는 후반부에 이르기 전에 이미 폭발적이었다.
- 극중 인물 중 과거의 모습이 본편에 직접적으로 묘사된 장면이 많은 편인데, 평검사 시절부터 마지막 선택에 이르기까지 이창준은 매우 오랫동안 본인이 생각하는 정의와 현실사이에서 고뇌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이연재와의 결혼 당시 과정이나 이후 일어난 일들을 보면, 연재가 재벌가의 딸이어서 결혼한 것이 아닌 오히려 재벌임에도 불구하고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애틋한데, 이연재는 아버지와의 갈등에도 항상 창준의 편이 되어주며 남편에게 극진한 아내인 한편, 재벌가의 일원으로서 공권력이나 사회 정의보다 우위에서 살고 있던 사람으로 그려졌었다.
시즌2 최종화에서
강원철은 선배와 후배들이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에 연재에게 "이창준 선배 일생일대의 실수는 한조가로 팔려간 겁니다, 회장님을 만난 것. 회장님이 이창준 선배를 한조로 데려가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 분이 검찰에 쭉 계셨다면 선배 안 죽었어요.
우리 조직은 더 나은 길로 가고 있을 것이고."라고 진심을 담아 외쳤다. 하지만 연재는 이미 2년 전, 창준에게 당신과 만난 것은 잘못이 아니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슬픔과 일말의 의심을 억누르며 단언했고, 덕분에 창준도 연재에게 첫 눈에 반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두 사람의 참사랑을 재확인하고 떠날 수 있었다.
즉, 연재 또한 창준이 검사여서 결혼한 것이 아니라 '자기 이복 오빠를 잡아 넣은'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결혼한 서로 진심으로 사랑한 연인이었고 부부였다. 일방적으로 팔려간 것도 아니고 데려간 것도 아닌, 서로에게 첫 눈에 매혹되었던 두 사람의 만남은 실수도, 잘못도, 후회할 일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일련의 비극적 사건들도 온건히 두 사람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된다. 창준은 검사로[38] 죽음으로써, 연재는 살아서 한조 회장으로서.
- 이렇게 애틋했던 창준-연재 로맨스 서사에는 이창준 역할의 배우 유재명이 추가한 디테일과 대사가 있었다. 주차장에서 내려 공항에 갈 때 "배 안 고파? 아무 것도 안 먹었잖아."라는 대사와 연재를 향해 손을 내밀어 부부가 손잡고 함께 걸어가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 # 죽음을 직감한 창준이 사랑하는 연재와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시간이자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는 모습인 만큼, 그러한 심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둘이 함께 등장하는 씬은 적었지만, 이창준도 이연재도 다른 사람에게는 잘 안 보여주는 다정다감함으로 서로를 대했다. 처음 같이 나오는 장면부터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장면까지 항상 애정 어린 스킨십을 보여주어, 연인이었을 때의 설렘을 간직한 로맨스라는 호평을 받았다. tvN 공인 명실상부 비숲 원앤온리 러브라인. 두 사람의 첫 등장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모음집 영상과 뮤직비디오 |
- 전무후무한 '창크나이트', 향후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할 역대급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 #이라는 극찬이 이어질 만큼 이창준의 캐릭터 서사와 인기가 워낙 압도적이기에, 비숲1 종영 직후부터 이창준 프리퀄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시즌2 방영 후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이창준의 빈 자리를 그리워하며, 시즌3 혹은 스핀오프에서 프리퀄 형식으로 '창크나이트 비긴즈'와 주요 캐릭터들의 과거를 다루면 좋겠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이창준은 자신의 죽음을 통해 체제를 고발한 다크 히어로지만 최종화에서 황시목은 이창준을 '괴물'이라고 칭하며 이창준을 영웅시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에 대해 배우 유재명은 "그가 의인인지, 괴물인지에 대한 생각은 시청자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이창준이 미화되는 것은 싫었어요. 자신의 희생을 통해서 세상에 돌을 하나 던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이창준의 착각일 수 있고요. 다만 저는 이창준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르는 자는 사실 고통스럽지 않죠. 그러나 권력의 중심에서 썩어빠진 것들을 눈으로 직접 목격해야 하는 이창준은 가슴으로 외로움을 느끼죠. 서사적으로는 빅 픽처의 설계자이지만, 이창준도 양심과 부끄러움, 외로움을 느끼는 보통 사람이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
아울러 유재명에게 비숲 등장인물들 각자의 정의 중 가장 공감이 가는 인물은 이창준이 아닌,
한여진이라고 한다. 자기가 선택한 삶을 성실히 하고 주변 사람들을 아끼고 옳지 않은 일에 분노할 수 있는, 그런 보편적인 것을 한여진이라는 캐릭터가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여주었으며, 그게 가장 소박하면서도 적극적인 정의라고 믿기 때문이다.
- 작중에는 언급만 되지만 '이수정'이라는 딸이 있다. 허나 왜인지 공식계정에서는 이름이 '이수진'으로 나온다.
- 사용하는 한자는 李彰俊이다.
- 자가용은 제네시스 G80. 쇼퍼 드리븐으로 사용하고 있다.
- 시즌2에서 이창준과 비슷한 포지션의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했지만, 전체적으로 이창준의 아성에 조금도 근접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심지어 최종화에서는 이창준이 직접 등장하고 완결 내레이션까지 담당하자, 결말이 제대로 묘사되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들보다 이창준의 비중이 더욱 높게 느껴졌을 정도이다.
- 이창준은 투신함으로써 《비밀의 숲》에서 사라졌지만, 시즌2 방영 전후로 중앙일간지 논평에서도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이창준이 다시금 소환되는 현상은 기자들에게도 이채롭게 다가왔다. 유재명 또한 최근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창준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아마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의 모습에 공감이 된 것 같다. 자신의 과오를, 욕망을, 그리고 선택을 분명하게 해내면서 마지막에 나의 이것으로 무언가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메시지까지."라고 답했다.
[1]
검사장이 된 이후 형사부 검사들이 도열하여 이창준에게 축하를 전한 뒤 감사인사에서 형사3부에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
16화에서 부부장검사 시절의 법정 장면이 나왔는데,
황시목에게 옆 자리에 앉은 동료가 '너는 저런 분 방에 들어가서 좋겠다.'라고 말한 점에서 황시목의 부임지였던
수원지방검찰청,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청주지방검찰청.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중 한 군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현실과 연관은 없지만 극중 배경이 된 시기와 현실을 비교해보면, 제16~17대 검사장이다.
[4]
응답하라 1988의
동명의 배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이 드라마 직전에는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도봉순의 아버지 도칠구 역을 맡았었다. 사실 위의 두 배역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와 이창준의 이미지가 너무도 달라서 시청자들은 물론, 기자들도 많이 놀랐다고 한다.
[5]
테이가 부른 음원이 2017년 7월 1일 정오에 발매되었고, 같은 날 7화가 방영되었다
[6]
《비밀의 숲》 대본집 1권
[7]
8회 대본까지 완성된 상황에서 촬영에 돌입했고, 이후 수월하게 결말까지 완성되어서 4개 회차 단위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8]
기관장의 승인 없이 이렇게 외부로 공표하는 것은 당시 검사윤리강령 위반으로 중징계 감이다. 2018년 9월에 기관장의 승인 없이 사전 신고만 하면 가능한 것으로 개정되었다.
[9]
극중 이윤범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참고로 대본에서는 이윤범과 이창준이 상당히 감정적으로 서로에게 언성을 높이는데, 현장에서는 서로의 감춰진 감정을 떠보는 심리전으로 완성되었다.
[10]
우균이 술을 따라주는 창준의 표정을 보며 "장인에게 깨졌구나."라고 말하자 창준도 냉소적으로 수긍하며 대화를 이어간 걸 보면, 이윤범의 지시와 충돌이 생길 때 창준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상대가 우균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1]
극중 이연재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12]
원래는 창준에게 바로 알려주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이윤범이 직접 우균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수사 사항에 대해 묻는 바람에 이 회장이 창준보다 먼저 알게 되었다고 한다.
[13]
이미 박무성이 망조인 걸 알고 창준은 연을 끊으려 했다. 그럼에도 박무성이 끈덕지게 달라붙어서 그가 학술 세미나까지 직접 찾아올 줄 알고 내치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문을 열어준 건데 권민아가 들어왔던 것. 이 또한 박무성의 호의가 아닌 자신을 몰락시키려고 파놓은 함정임을 파악했다고 한다.
[14]
이때 "네 차례야."라면서 창준이 친히 문을 열어주는 덕분에 시목은 용의자임에도 한결 당당한 자세로 나오는데, 원래 대본에서는 시목이 직접 문을 열고 나온다.
[15]
"그 긴 세월을 부정하고 배신했습니다. 그런데도 확신하시나요? 교수님과 10년, 그 뒤에 10년. 뒤에 10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라는 황시목의 차분한 반론에도 영 장관은 다시금 이창준을 옹호했다. 여전히 친근하게 그를 '창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16]
물론 현실에서 검사장이 됐다고 직원들이 몰려나와 90도 인사를 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
[17]
법은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곳을 따라 휘지 않는다.
[18]
사단장으로 배우
이재용이 특별 출연했는데, 이재용과 이창준 배역의
유재명은 부산대 극예술연구회 선후배이다. 92학번 유재명이 연출한 작품에 82학번 이재용이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19]
자신만만해 하는 서동재조차 창준의 그런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한다.
[20]
이창준이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직후 TV보도에서 민정수석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이후에는 계속 수석비서관이라고만 나오는데 너무 대놓고 민정수석이라 하면
우병우가 생각나니까 극중 일부러 직책 언급을 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종영 후 인터뷰나 기사에서도 이창준 민정수석이라고 지칭되는 경우가 있다.
[21]
다만 이때 영은수가 복도를 나가며 울면서 얼굴을 가리고 있을 때, 이윤범 한조 회장이 들어온다. 영은수와 이윤범이 정면으로 마주치면 위험해지는 건 은수였다. 이윤범의 방문은 예정된 것이었고, 영은수의 방문은 급작스러웠던 것을 감안하면 창준 나름대로의 은수 보호책일 수있다. 정말 몇 초만 늦게 나갔어도 은수는 이윤범과, 가장 불리한 위치에서 만났을 것이다.
[22]
참고로 이윤범의 입지는 검찰총장보다 위에 있으며, 대통령도 함부로 대할 수 없다고 극중에서 직접적으로 묘사된다.
[23]
14화에서 이창준이 '그러지 않았다면 나도 당신에게 그저 시시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대사나, 시즌2에서 연재가 남자들의 허풍은 질리도록 들어왔다는 대사를 감안하면, 당시 연재에게 이창준은 독보적인 존재감과 진실된 성품의 소유자여서 반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24]
이윤범은 창준이 거액에 달하는 자신의 수익을 차지하기 위해 이 모든 사건을 일으켰다고 생각하고, 창준의 계좌를 동결하며 그의 자산을 압류하고 추적하는데에 우선 집중했다. 창준은 이윤범의 이러한 대응조차 미리 예측하여, 텅 빈 개인금고로 유인하여 패착을 두게 한다.
[25]
대본에 따르면 '그 누구 앞에서도 안 흘리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26]
원래 대본에서는 6화에서, 황시목이 영일재와의 대화에서 그가 이창준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하는 모습을 본 뒤 '그럼 나는 왜 계속 차장을 의심하는 걸까.'라고 되짚어보는 회상 씬으로 등장한다.
[27]
이 발언과 함께 이창준은 고개를 숙이고 방청객들은 박수를 친다. 관람하고 있던, 황시목 양 옆에 앉은 검사들 두 명 중 한 명은 '넌 저런 분 방에 들어가서 좋겠다' 라고 말하고 나머지 다른 한 명은 '우리 부부장님 좀 멋지지?' 라고 자랑스럽게 답한다.
[28]
이창준 역할의 유재명과 tvN '굿와이프' 에서 함께 촬영하고 바로 다시 만난 덕분에 연기하기 편했다고 한다.
[29]
당시 화제성은 포털 검색어 순위와 SNS 실트에 '이창준 목소리'가 오를 정도였다
[30]
이때 강원철은 이창준에 대한 존경심과 한결 같은 신뢰를 보여준다.
[31]
여기서 박 상무는 연재가 눈 앞의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님을 깨닫고 조용히 듣기만 한다.
[32]
전 시즌 영상에서 이창준의 음성을 따온 것이 아닌, 배우 유재명이 완벽하게 이창준 모습을 한 채로 새로 녹음한 것임이 소속사인 에이스팩토리 최종화 메이킹 영상에서 밝혀진다.
[33]
직함은 가장 높은자리였을 때의 직함을 불러주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지만, 수석님이나 검사장님같은 호칭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강원철은 본인이 검사장이기도 하고, 기수상 후배지만 본인이 나이도 많기 때문에 선배님 외에 마땅한 호칭이 없는 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님으로 호칭된 건 해당 장면의 임팩트가 영향을 줬을 것이다.
[34]
황시목에게 이를 듣게 된 한여진은 서동재는 의식을 되찾는 중이었고, 강원철을 검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죽은 이창준과 영은수를 따라간 윤세원을 걱정한다.
[35]
상장 전 회사여서 상대적으로 규모도 작고 별다른 비리에 얽히지 않았을 거라 이창준은 생각했지만, 사실은 상장 타이밍을 노려서 자금 세탁으로 수백 억대의 불법 증여에 이용된 회사였다. 이윤범은 이창준에게 이러한 계획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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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균과의 통화에서 서부지검 민원실에서 박무성에게 전화를 걸은 장본인이 은수였음을 알게 되자, 창준은 전화를 끊고 혼잣말처럼 탄식한다. "하필..."
[37]
검거 후 취조에서 윤세원은 강진섭의 자살이 자신의 예상 외였다고 진술한다.
[38]
이창준의 생애 마지막 날엔 청와대 수석 시기의 모습이 아닌, 서부지검에서 착용했던 안경테를 쓰고 있다. 2년 후 황시목의 꿈에서도 역시 같은 안경테를 착용하고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