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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9 16:10:59

우전(진나라)

사기(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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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은 진나라의 사람으로, 난쟁이 가수였기에 남을 웃기는 재주가 있었다. 그는 진시황이 주연을 열었을 때 불러졌는데, 그가 연회장에 들어오던 때, 비가 내려 섬돌 아래의 방패병들의 옷을 적시니 추위에 방패병들은 오들오들 떨며 서있었다. 이를 가엽게 여긴 우전이 말했다.
"너희들 쉬고 싶으냐?"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참으로 고맙겠습니다."
"그러면 내가 너희를 부르거든 즉시 호응하여 대답하여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회장에서 진시황의 축수를 빌며 만세를 외치자, 이 요란한 틈을 타서 우전이 난간에 기대에 크게 외쳤다.
"섬돌 밑에 있는 방패 든 호위병들아!"
"예!"
"너희들은 키만 장승같이 커가지고 아무짝에 쓸모없이 비를 맞고 서있구나! 나는 비록 단신이나 이렇게 쉴수 있도다!"
이를 들은 진시황은 호위병들을 반으로 나눠 교대로 쉴 수 있게 해주었다.

한 번은 진시황이 황실 전용 정원과 동물원을 크게 확장하여 동쪽으로는 함곡관에 닫고, 서로는 진창과 옹성 사이에 있는 모든 땅을 포함하려고 하니[1], 우전이 이를 듣고 진시황에게 말했다.
"훌륭한 일입니다. 수 많은 날짐승과 들짐승들을 그 안에 길러 놓아서 혹시 동쪽의 적이 침략해 오거든 큰 사슴은 장군으로 삼고 작은 사슴은 병졸로 삼아 명을 내려 외적을 막게하면 딱이겠습니다. 그려."
이 말을 들은 진시황은 이 계획을 포기했다.

후일 진시황이 죽은 뒤에 이세황제가 성벽에 옻칠을 하려들자, 우전이 말하길.
"훌륭하신 생각입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지 않으셨더라면 제가 먼제 주청을 드리고자 했을 일이었습니다. 성벽에 옻칠을 하게되면 백성들은 세금을 걱정하겠으나 보기에는 참 아름다울 것이고, 적병들은 미끄러워 성벽에 오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성벽에 옻칠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이를 말리기 위한 건조실을 만드는건 참 곤란한 일입니다."
이세황제는 이를 듣고 웃으며 계획을 포기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이세황제는 조고의 손에 죽었고, 우전은 한나라에 항복하였으나 몇 년 후 죽었다. 그 성질머리 포악한 진시황과 이세황제에게 직언을 날리면서도 목숨을 부지했을 뿐만 아니라 둘의 고집을 꺾었으니 참으로 비범한 인물이었다.[2]


[1] 함곡관에서 진창까지의 거리가 무려 300km가 넘는 크기로 실로 엄청나게 방대한 땅을 동물원으로 삼으려 한 것이다. [2] 풍자 형태로 직언을 하는 모습이 서양의 궁정광대를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