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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聶政사기 자객열전에 등장하는 상고 중국 전국시대의 인물이다.
한(韓)의 한애후를 섬기던 엄중자라는 인물은 재상이던 협루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1] 재상에게 살해될까 봐 도망쳐 다니다 제나라에 이르렀는데, 한 사람이 섭정이라는 인물이 대단한 무사이므로 쓸만할 거라고 엄중자에게 알려준다. 섭정은 사람을 죽이고 나서 벌을 피해 제나라에서 숨어 살고 있었는데, 엄중자가 섭정에게 속뜻을 숨기고 자주 찾아가 상당히 친밀한 관계가 되었다.
섭정의 노모에게 술을 바치며 장수를 기원한다면서 금 100일(鎰, 약 20냥)이나 준 일도 있었는데, 섭정이 깜짝 놀라서 자기에게 어머니를 공양할 재물은 충분하다며 사양했다. 엄중자는 그제서야 은밀히 속뜻을 내비치며 사실은 원수 갚아 줄 의로운 이를 찾아다니다 섭정에게 이른 것이라고 자백했으나, 섭정은 아직 어머니가 살아 계시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투신할 수는 없다고 거절했고, 금도 한사코 받지 않아서 엄중자는 단념해야 했다. 하지만 엄중자는 조용히 기회를 기다렸고 틈틈이 그의 집에 양식 등을 보내주었다.
훗날 어머니가 죽자 높은 신분으로 자신처럼 낮은 사람을 알아 준 엄중자에게 마음을 내주기로 결심했고, 그를 찾아가 어머님이 천수를 다하셨으니 엄중자의 복수를 돕겠다고 선언했다. 엄중자는 섭정의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걸 도와주고 섭정의 누이의 결혼을 도와준 뒤 자신의 원수가 한의 재상 협루라는 사실을 말하고 인적 물적으로 섭정을 도와주겠다는 말도 덧붙였으나 섭정은 사람이 많으면 일이 위험해진다면서 거절하고 홀로 떠났다.
관청에서,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섭정은 협루에게 뛰어들어 그를 살해하고, 섭정을 제지하려는 자들도 수십을 죽인 뒤 자신의 얼굴 가죽을 벗기고 눈을 파내고,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고 나서야 숨을 거두었다. 자기 정체를 숨겨서 남은 가족과 의뢰한 엄중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였다. 당연히 큰 죄인이었으므로 한에서는 저잣거리에 시체를 내놓고 자객의 신원에 천금을 걸고 수배했으나 자객의 정체를 안다는 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섭정의 누이 섭영은 그 자객이 자기 동생일 거라는 느낌이 들어 한나라까지 와서 시체를 확인했고, 과연 동생이 맞았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천금이나 걸린 대역죄인의 가족이란 걸 스스로 밝히면 당신도 죽을 텐데 어떡하냐고 섭영을 걱정했지만, 자신이 살아 있기 때문에 동생이 저렇게 자기 몸을 상하게 만들어 정체를 숨겼는데 어떻게 자기 한 몸이 죽는 것을 두려워하겠냐며 슬퍼하다 그 옆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준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가족들을 살리고자 스스로 모습을 숨긴 섭정의 의리를 칭찬하고 그를 알아주고 도와준 엄중자의 의리를 칭찬하고, 자신의 죽음을 무릅쓰고 아우의 명예를 살리고 자살한 섭영의 절개를 칭찬하였다.
2. 기타
위진남북조시대의 죽림칠현 중 한명인 혜강은 이 이야기를 주제로 한 광릉산(廣陵散)이란 거문고 곡을 연주했다.요재지이에는 노리갯감으로 쓰려는 유부녀를 호송하던 무리가 섭정의 무덤 근처를 지나칠 때 섭정의 영혼이 나타나서 호송꾼들을 모두 도망치게 만들었다는 일화가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