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History Research
1. 개요
질적 연구방법 중에서도 서사연구(narrative inquiry) 중 하나로, 연구자와 참가자가 상호주관적으로 참가자의 생애사를 탐구하는 방법이다.사회학, 역사학, 인류학, 심리학, 범죄학, 여성학, 교육학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출발은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오히려 독일 사회학계, 교육학계 및 커뮤니케이션학계가 전세계의 연구동향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주제로 학술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영어 이외에도 제2외국어로서 독일어를 잘 해야 하는 흔치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예컨대 국내 문헌들만 보더라도 중앙대학교의 강진숙 교수나 경남대학교 양영자 교수 같은 저자들은 영자문헌이 아닌 독어문헌을 인용하고, 전문용어 역시 영어단어가 아닌 독일어 단어를 활용하면서 논문을 쓴 사례들을 볼 수 있다. 특히 독일사회학회(DGS)가 생애사연구에 권위 있는 단체라고. 이와 관련하여 이희영(2005)[1]은 각주 7번에서, 독일 사회학계에서 생애사연구를 활용하여 나치 부역경험이나 유대인들의 피해경험, 소위 ' 68세대' 의 경험, 동독 생활경험, 통일경험, 이주자 정착경험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외에도 질적 연구방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분야인 교육학에서도 생애사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예컨대 강대중(2009)[2]은 국내에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교육학 분야에서 학습생애사 연구의 수요가 높아짐을 언급했다.
2. 설명
우선 생애사연구의 역사부터 살펴보자면,[3] 앞서 언급했듯이 그 최초의 시작은 시카고의 사회학자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최초의 체계화된 생애사연구의 사례로 보통 《The Polish Peasant in Europe and America》[4]라는 책이 꼽히는데, 이 책이 발표된 후로 사회학계에서 생애사연구는 1930년대를 정점으로 리즈 시절을 보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그 이후로 생애사연구는 몰락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로서 한 문헌에서는[5] 1940년대에 생애사연구에 대해서 "뭐 좋긴 한데, 우리가 이걸로 이론적 조망을 세울 수 있나?" 라는 의문이 떠올랐을 때 제대로 디펜스를 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950년대의 경우, 이동성(2013a)은 이 시기가 실증주의의 시기로서 양적 접근이 환영 받던 시기이기에 생애사연구가 관심을 끌기 힘들었다고 말한다.미국에서 결국 그대로 사그라들던 것 같던 생애사연구는 1960년대 들어 이번에는 독일에서 다시금 꽃을 피우게 되었다. 60년대에서 70년대까지 독일 사회학계에서는 서사를 연구방법론으로 활용하는 것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에 덩달아서 생애사연구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것. 그 중에서 프리츠 쉬체(F.Schuetze)의 경우 "생애사적 행위구조" 를 제시하고, 개인이 생활사건으로 압도당하는 고통의 과정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전환의 과정으로 구분하는 업적을 남겼다. 이후 1980년대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떠오르면서 생애사연구와 결합, 생애사연구는 그때부터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고 평가된다. 특히, 다니엘 베르토(D.Bertaux)의 《Biography and Society》 는 생애사연구 부활의 계기가 된 문헌으로 꼽힌다.
그 지적인 배경으로서 김영천과 한광웅(2012)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서사 전환(narrative turn)이라는 이슈를 끌어올렸다고 지적한다. 그 이전까지는 개인의 경험이라고 하면 주관적이고, 일반화할 수 없고, 특이 사례로 처리해야 하고,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취급해 왔었지만, 서사 전환으로 인하여 사적인 경험의 영역을 그렇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연구가치를 갖는 연구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지금까지 "특이케이스" 라는 이름으로 묻혀 오던 사회적 소수자들과 약자들의 삶의 경험을 수면 위로 노출시키기에 적합하다고 여겨졌다. 그 외에도 이동성(2013a)은 생애사연구가 해석학, 현상학( 후설과 쉬체), 포스트모더니즘, 상징적 상호작용론(SI)을 철학적 배경으로 하며, 연구방법론은 민속방법론(ethnomethodology), 서사 연구, 담화 이론의 전통을 따른다고 하였다. 더불어 박성희(2015)[6]는 후설의 현상학, 생물철학, 쉬체의 현상학적 사회학, 일상사회학,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으며, 강진숙(2016)[7]은 발터 벤야민의 정지의 변증법(Dialektik im Stillstand)과 인간학적 유물론(anthropologischer Materialismus),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외상적 신경증(traumatische Neurose)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다.
생애사연구가 갖는 연구방법으로서의 특징은 논자에 따라 구분이 다 다른데, 최소 3가지에서 4가지, 간혹 5가지로 나누기도 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김영천과 한광웅(2012)이 제시한 3가지를 기준으로 살펴보기로 한다.[8] 첫째, 개인의 삶의 사적인 이야기는 그 사람이 처한 사회적 맥락과 환경을 통찰하여 해석되며, 절대적인 '역사적 사실' 을 재현하기보다는 다양한 사회학적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 남성들의 삶의 경험을 해석하는 데에는 징병제로 인한 군사문화적인 측면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며, 한국인들의 교육경험을 연구하려면 고3시절에 수능을 대비하던 주입식 교육의 제도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둘째, 이와 같은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은 시간이라는 연속선상에서 분석되어야 하며, 모든 과거의 경험은 현재 시점에서 한 차례 해석을 거쳐 전달되고, 다시금 자신의 회고 속에서 미래로까지 이어지며 시간적 일관성을 형성한다. 이처럼 시간이라는 개념이 복잡하게 개입하기 때문에, 참가자가 회고하는 삶의 기억들은 현재 시점에서 얼마든지 재구성되는 "과거체험의 현재기억" 으로 간주된다. 셋째, 연구자와 참가자 사이에는 단순히 질문하고 정보를 얻어가는 수준의 관계가 아닌, 배려적이고 상호적이며 존중하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며, 이를 통해 양자간의 권력의 평등이 보장된다. (사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개인이 자기 평생의 삶의 이야기와 그 의미를 털어놓기 위해서는, 평등하고 친밀한 분위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참가자의 존중, 일상어의 사용과 편안한 분위기, 비구조화된 질문, 이야기를 끊지 않는 경청, 적절한 공감과 리액션이 면접 진행 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생애사연구에 있어서 면접을 어떻게 진행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연구의 목적의식이 면접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으로, 종종 초보 연구자들은 이것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생애사연구를 한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전기연구 내지는 심지어 구술채록에 지나지 않게 된다고. 생애사연구에 적합하게 개발된 면접방식은 양영자(2013)[9]가 두 가지를 국내에 소개한 바 있는데, 이는 독일 연구 전통을 바탕으로 하여 마련된 가이드라인이다. 박성희(2015)의 경우 참가자의 인식과 관점, 태도 등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비언어적 의사표현까지 모두 포함시켜서 연구노트를 작성할 것을 권고한다. 여기서는 자기생성(autopoesis)이라는 단어를 들어서, 참가자의 삶의 내용과 의미는 참가자 본인이 부여하며 자신의 세계를 스스로 꾸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애사연구의 질적 자료분석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전통적으로 Bruner(1995)[10]의 살아온 삶(life as lived), 체험된 삶(life as experienced), 이야기된 삶(life as told)의 구분에서 이야기된 삶을 가장 중요하게 해석하라는 조언이 있었고, Mandelbaum(1973)[11]은 분석대상을 차원(dimension), 전환점(turnings), 적응(adaptation)으로 나누어, 삶을 구성하는 영역과 차원, 특정한 사건들로 인해 변화된 생활조건, 그리고 삶 속의 위기와 변화에 대처한 방식을 분석할 수 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노인사회학 분야에서 한경혜(2004)[12]는 개인시간, 가족시간, 역사시간으로 분석대상의 시간대를 나누어서, 개인의 시간과 가족의 상황, 당시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모두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거론할 만한 문헌으로서, 이동성(2013b)[13]은 3차례의 코딩(코드와 범주의 생성 → 새로운 관계 파악 → 통합 및 주제의 발견) 및 3차례의 해석(자료수집 과정의 '너는' 해석 → 분석과정에서의 '우리는' 해석 → 자기성찰적 '나는' 해석)을 제시했다.
위의 이야기가 한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막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현직 연구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한 문헌은[14] 생애사연구의 자료분석 방법을 제안하는 문헌만 모아서 내용 분석을 실시했는데 그 문헌의 수만 총 55편에 달했다고 한다(…). 이 수많은 문헌들에서 제각기 제시하는 "조언" 들의 내용을 범주화한 결과, 다음과 같이 추려졌다고 한다. 첫째, 녹취된 자료를 주제중심 혹은 삶의 궤적을 중심으로 시간순으로 정리한다. 둘째, 인간관계는 한 개인의 삶에서 흔히 중요한 전환점(turningpoint)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생태학적 접근법을 활용하여 참가자의 인간관계를 분석한다. 셋째, 개인의 삶은 흔히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사회적 삶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참가자의 공간 및 소속집단을 분석한다. 넷째, 개인의 삶과 그 변화, 그리고 그 속의 행동은 가치관과 비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마련이므로, 삶의 여정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개인적 요인으로서 가치관과 비전을 분석한다. 다섯째, 개인이 역경에 적응하는 것 역시 중요한 변화의 양상이므로, 삶의 어려움에 대응하여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효과에 따라 다시 어떤 선택으로 바꾸었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조건과 상황을 통해 개인이 처한 삶의 조건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사회적 및 역사적 전후상황을 함께 분석한다.
분석을 했으면 이제 논문의 형태로 분석결과를 보고할 차례다. 이동성과 김영천(2014)은[15] 생애사연구 논문을 쓸 때 활용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1차적 편집을 통해 원자료를 텍스트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마치 소설을 쓸 때 등장인물에 대한 기본설정과 세계관을 언급하듯이, 참가자가 처한 전반적인 삶의 여건을 전경 사진처럼 묘사하는 글쓰기가 적합하다. 셋째, 삶의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시간순으로 배열한 흐름도를 구성한다. 물론 자료전시(data display)를 위해서는, 이런 류의 타임라인(timeline) 외에도 생애궤적(life trajectory), 생애달력(life calander), 종단적 코딩, 시간중심 행렬, 생애담 코딩 등이 가능하다. 넷째, 흐름도를 바탕으로 여러 변화들을 선후관계에 따라 혹은 특정 시점에만 초점을 맞추어 서술한다. 다섯째, 생애사연구에서 사회와 유리된 개인적 영역은 없으므로, 개인의 주관적 체험의 의미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여섯째, 구술자료를 다른 자료와 대비하고, 연구자의 해석적 텍스트와 참가자의 직접 텍스트를 비교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자의 자기성찰을 거쳐서, 현재까지 해석이 완성된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자가 자서전을 쓰듯이 결과를 보고한다. 이때 연구자의 목소리와 참가자의 목소리는 서로 섞여 있다.
논문이 쓰였다면 이제 동료 학자들이 그 연구의 가치를 평가할 차례다. 생애사연구는 연구설계, 연구대상, 연구배경은 다른 질적 연구방법들과 유사하다고 평가되지만, 최소한 그 자료수집, 분석, 해석, 타당화에서는 생애사연구만의 고유한 평가기준이 있어야 한다. 만일 이것이 없다면 다른 질적 방법론들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하면서 생애사연구라는 독특한 연구방법론을 만들어야 할 정도의 방법론적 장점이 있는 것일까? 이동성(2013a)은 생애사연구를 통해 약자들과 소수자들의 권력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회연구나 역사연구에서 소외되어 왔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수 있고, 이들의 경험을 언어화하는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참여적 패러다임을 강조한다. 김영천, 한광웅(2012)은 통상의 질적연구가 텍스트성 및 시각의존성을 갖춘 근대적 연구라면, 생애사 연구는 구술문화에 의지하는 연구로, 연구자-참가자 권력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이들은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문제를 발견하기에도 적합한 연구라고 지적한다. 한편 사회학적 관점에 기초하여, 이희영(2005)은 생애사연구가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새롭게 나타나는 창발적 결과물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였다.
생애사연구는 그 특성상 고유의 방법론적 이슈들을 갖고 있다. 이동성(2013a)이 지적하듯이, 참가자가 신뢰할 수 있는 증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보장하는가? 다른 정보원들과 비교할 때 연구자의 해석이 충분히 타당하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하는가? 좋은 연구자는 단순히 구술채록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를 막기 위한 체계적인 대안이 있는가? 다른 문헌들에서도 여러 고민거리들을 안고 있다. 예컨대, 면접법을 몇 번 하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 의외로 많은 참가자들이 십수 분 동안 삼천포로 빠지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생애사연구는 이를 막기 위해 사전에 연구목적과 의미를 설명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강대중(2009)은 연구자와 참가자 모두가 연구목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기존의 이론을 통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잘 정립된 이론으로 뒷받침되지 못하는 탐색적인 주제는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16] 한편 Sikes(2010)[17]는 참가자의 생애사 중에서 무엇을 보고하고 무엇을 숨길지에 대해서 연구자가 선택적 저술 혹은 재해석의 권력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연구자는 참가자의 회고를 자체적으로 해석하고, 그 일부만을 보고하는데, 이 과정에서 연구자와 참가자 사이의 평등이 깨지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생애사연구는 사회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커뮤니케이션학 등을 중심으로 몇몇 의욕 있는 연구자들의 소개 및 홍보에 힘입어 빠르게 확산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동향에 있어서, 오랫동안 잘 해결되지 않는 국내 특유의 한계점들도 몇 가지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먼저, 이희영(2005)은 국내의 생애사연구의 적잖은 수가 구술내용에 대한 맥락적 해석을 생략한 단순인용 및 채록에 그치고 있고, 서사적 조직화를 간과하여 그 극단적인 경우에는 면접의 형태로 진행되는 설문조사에 가까워지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양영자(2013)는 서사-생애사 면접을 진행하는 국내 연구들이 주관성과 시간성에 너무 집중하여 오히려 서사성보다는 내용분석적 특성이 강해졌다고 검토한 바 있다.
3. 유사 방법론과의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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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biographical research)
보통 생애사연구는 전기연구와 함께 서사 연구로 분류되는데, 이는 Creswell(2007)[18]이 자신의 교과서에서 전기연구와 생애사연구 모두 서사 연구의 한 범주에 포함된다고 하였던 것에 기초한다. 즉, 둘 모두 누군가의 삶의 복합성을 타자가 3인칭의 시점을 취하여 개인적, 시간적, 맥락적 관련성을 통해 탐구하는 질적 연구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19] 그런데 여기서 전기연구라고 불리는 것도 사실 엄밀하게 칼로 무 자르듯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Smith(1994)[20]는 인문학 분야의 전기연구는 구술사 내지는 및 인물배경연구(prosopography)가 대표적이라면, 사회과학 분야의 전기연구는 생애사연구, 개인성연구, 해석학적 접근 등이 대표적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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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연구(autobiographical research)
전기연구와 함께 문학 연구를 위해 활용되며,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에서 재현하고 기술하는 방식으로, 자기성찰과 주관성이 우선되는 방법론이다. 생애사연구와의 공통점으로서, 박성희(2015)는 자서전을 쓰려는 개인 역시 생애사적인 측면에서 자기성찰과 이해, 성장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차이점도 두드러지는데, 강진숙(2016)은 자서전연구가 1인칭의 자기몰입적 성격이 강하다면 생애사연구는 학문적인 연구과정의 엄격성을 자료수집, 자료분석, 글쓰기 등에 있어 더욱 많이 추구한다고 구분한다. 즉 세상에 자신이 자신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서전을 쓰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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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생애사(medienbiographie)
이것 역시 독일산(産)이다. 1990년대 독일 커뮤니케이션학 연구자들이 제시했으나, 학제간 연구의 분석틀에 가깝다고 평가되며, 국내에는 중앙대학교 강진숙 교수가 "미디어 비오그라피" 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강진숙(2016)은 이를 두고 미디어 환경을 이용할 때 그 이용자들의 이용패턴과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여 세대별로 생애사를 분석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며, 현대에 들어 능동적인 미디어 수용, 집단기억, 정동체험 등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관심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지적 배경으로서 강진숙(2014)[21]은 분석심리학 및 스피노자와 들뢰즈의 정동, 코나투스(conatus)를 깔고 있다고 하며, 미디어가 정동의 변화를 촉발시키는 생애사의 중요한 사건을 이끌고 있다고 전제한다. 이후의 문헌에서도[22] 미디어가 '정동'(affectus)의 '장치'(dispositif)로서 개인적, 사회적, 선험적 차원의 분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확인된다. 그렇다면, 미디어 생애사는 전통적인 생애사 연구의 장점을 취하면서 더 나아가, 미디어의 정동적 효과와 세대 간 관계의 연구가 가능하게 하는 개선된 파생형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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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담연구(life story research)
민속학 및 민간전승(forklore) 연구 때 활용되며, Atkinson(1998)[23]에 따르면 한 인간의 생애를 화자 본인의 해석과 주관성을 중심으로 1인칭 혹은 3인칭으로 기술하는 방법론이다. 한 커뮤니케이션학 문헌에 따르면[24] 양쪽 모두 개인의 삶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연구자와 참가자가 구분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러나 생애사는 우선적으로 연구자의 연구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생애담은 생애에 대한 주관적 해석에 초점을 맞춘다는 차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김영천과 한광웅(2012) 역시 같은 맥락에서, 생애담연구는 생애사연구와는 달리 ' 사회학적 맥락' 이 빠져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하여 사회 수준의 통찰을 얻을 수는 없다고 하였다. 쉽게 말해, 생애담연구는 사회과학적인 거시적 통찰을 얻을 만한 방법론은 아니라는 얘기. 또한 생애담연구는 지나간 역사에 대한 누락과 왜곡을 수정하거나 역사복원을 시도하는 것이 포함되지만, 이희영(2005)은 생애사연구는 그런 것이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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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사연구(oral history research)
Plummer(1983)[25]에 따르면, 참가자(들)로부터 특정한 사건의 인과에 대한 1인칭의 개인적 성찰들을 수집하여 연구하는 방법론이 바로 구술사연구다.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예컨대 4.3 사건이나 홀로코스트 등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기에 구술사연구가 적합함을 생각하면, 사학계가 구술사연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것이다. 윤택림과 함한희(2006)[26]는 구술사연구를 구술채록과 구술자료를 활용한 역사서술로 나누었으며, 이용기(2009)[27]는 구술사연구가 구술채록을 활용한 역사쓰기라고 하였다. 한편 사회학의 관점에서 이희영(2010)은 사회의 변동을 경험한 개인의 생애사를 매개로 하여 사회를 이해하는 연구방법론이라고 하였는데, 연구자의 해석과 참가자의 해석 중에서 전자보다는 후자에 더 무게를 두는 방법론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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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문화기술지(auto-
ethnography)
많은 문헌들에서 언급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이동성(2013a)이 자신의 문헌에서 양자의 공통점으로, 해석적 관점에서 연구자의 주관성과 체험을 1인칭으로 자연스럽게 포함시킨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편 차이점으로는, 문화기술지는 참가자와 연구자가 동일한 반면 생애사연구에서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1]
이희영 (2005). 사회학 방법론으로서의 생애사 재구성. 한국사회학, 39(3), 120-148.
[2]
강대중 (2009). 학습생애사. 교육비평, 26, 238-255.
[3]
이동성 (2013a). 생애사 연구방법론의 이론적 배경과 분석방법에 대한 탐구. 초등교육연구, 26(2), 71-96.
[4]
Thomas, W. I., & Znaniecki, F. (1918). The polish peasant in Europe and America: Monograph of an immigrant group. Boston: The Gorham Press.
[5]
김영천, 한광웅 (2012). 질적 연구방법으로 생애사연구의 성격과 의의. 교육문화연구, 18(3), 5-43.
[6]
박성희 (2015). 생애사 연구 방법과 학위논문 작성법. 한국질적탐구학회 2015년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1-25.
[7]
강진숙 (2016).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교육 연구의 주사위: 질적 연구방법론. 서울: 지금.
[8]
4가지로 나눈 사례로서 이동성(2013a)은 맥락성(contextuality), 서사성(narrativity), 관계성(relationality), 인간화(humanization)를 들었으며, 5가지로 나눈 사례로서 강진숙(2016)은 생애사연구의 구성범주가 시간성, 맥락성, 서사, 기억, 정동의 발견으로 정의된다고 하였다.
[9]
양영자 (2013). 내러티브-생애사 인터뷰 분석의 실제. 한국사회복지학, 65(1), 271-298.
[10]
Bruner, J. (1995). The autobiographical process. Current sociology, 43(2), 161-177.
[11]
Mandelbaum, D. G. (1973). The study of life history: Gandhi. Current anthropology, 14, 177-207.
[12]
한경혜 (2004). 생애사 연구를 통한 노년기 삶의 이해. 한국노년학, 24(4), 87-106.
[13]
이동성 (2013b). 생애사 연구동향의 방법론적 검토: 세 가지 방법적 이슈를 중심으로. 교육인류학연구, 16(2), 47-82.
[14]
민성은, 김영천, 정정훈 (2015). 생애사 연구를 위한 효과적인 자료 분석 방법 탐구. 교사교육연구, 54(4), 621-638.
[15]
이동성, 김영천 (2014). 생애사(life history) 연구에서의 일곱 가지 글쓰기 전략. 초등교육연구, 27(4), 77-103.
[16]
더불어 강대중(2009)은 또 다른 방법론적 난제들을 제시한다. 예컨대, 생애사연구는 필연적으로 특정 개인의 전생애를 주제로 하게 되는데, 그 참가자의 생애를 얼마나 많이 보여줄 것인가? 참가자의 해석과 연구자의 해석은 어느 정도로 다룰 것인가? 연구자의 재해석은 효과적인가, 비효과적인가? 생애사는 연구자와 참가자가 함께 해석해 나가는 것이라면, 연구의
저자권은 참가자에게도 주어질 수 있는가?
[17]
Sikes, P. (2010). The ethics of writing life history and narratives in educational research. In A. Bathmaker & P. Harnett (Eds.), Exploring learning, identity and power through life history and narrative research (pp. 11-24). New York: Routledge.
[18]
Creswell, J. W. (2007). Qualitative inquiry and research design: Choosing among five approaches. Thousand Oaks, CA: Sage. (조홍신, 정선욱, 김진숙, 권지성 공역, 2010, 질적 연구방법론: 다섯 가지 접근. 서울: 학지사)
[19]
서사 연구의 특징으로서, Creswell(2007)은 다양한 상징과 가치, 의미들을 배열, 선택, 프레임화, 강조하면서 인간의 경험을 이야기 형태로 조직화하는 것을 들고 있다.
[20]
Smith, L. M. (1994). Biographical method. In N. K. Denzin & Y. S. Lincoln (Eds.), Handbook of qualitative research (pp. 286-305). Thousand Oaks, CA: Sage.
[21]
강진숙 (2014). 미디어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한 시론--"미디어정동(情動, affectus) 능력"의 개념화를 위한 문제제기. 커뮤니케이션 이론, 10(3), 195-221.
[22]
강진숙 (2015). 정동의 장치와 주체화 연구방법, 미디어 비오그라피: 푸코, 아감벤, 들뢰즈의 장치와 주체화, 배치에 대한 사유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이론, 11(4), 4-37.
[23]
Atkinson, R. (1998). Life story interview. Thousand Oaks, CA: Sage.
[24]
손병우 (2006). 대중문화와 생애사 연구의 문제설정. 언론과 사회, 14(2), 41-7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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