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Killer bee. 이탈리아꿀벌, 이베리아꿀벌을 비롯한 유럽꿀벌(Apis mellifera)의 여러 유럽산 아종들과 아프리카산 아종인 아프리카꿀벌(Apis mellifera scutellata)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의 후손들을 말한다. 정확한 명칭은 아프리카화 꿀벌(Africanized bee). 국내 방송에서는 주로 '살인벌'로 불린다.1957년 브라질의 생물학자인 Warwick Estevam Kerr 교수가 정글을 포함한 벌들이 살기 힘든 곳에서도 생존 가능하고 양봉할 수 있는 벌을 교배하는 연구를 하던 중에, 관리 실수로 인해 26마리의 교잡종 여왕벌이 일벌들과 함께 실험 중인 상파울로 인근의 양봉장으로부터 탈출하였고 인근의 유럽아종 꿀벌들과 혼종 군집을 만들며 번식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아프리카화 교잡종이 점차적으로 인근 지역에서 발견되기 시작하였으며, 연간 100-200마일 정도 북상하여 1993년 미국 택사스, 애리조나 등에서도 발견된 이래 현재는 미국 남부 지역 전체에서 발견되고 있다.
외형은 원래 유럽꿀벌의 아종간 교잡종이기 때문에 그냥 유럽꿀벌과는 전혀 차이가 없다. 여왕벌은 일반적으로 3년 가량 살며, 하루에 1500개의 알을 낳는다. 만약 벌집의 수용 가능 개체를 넘으면 새로운 벌집을 지으며, 너무 춥거나 더워도 새로운 벌집을 짓는다.
2. 설명
직접 위협을 가하지 않으면 공격하러 나오지 않을 만큼 온순한 편인 유럽산 유럽꿀벌들과 달리, 척박한 환경에서 라텔이나 현지인들 같은 천적들에게 오랜 세월 시달리며 살아온 아프리카산 유럽꿀벌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가가기만 해도 몰려나올 만큼 극단적으로 경계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1] 건조하고 척박한 지역이 고향이기 때문에 식생이 희박한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꿀벌은 군대개미처럼 밀원이 있는 곳을 찾아 이동하는 습성 때문에 꿀을 거의 모으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유럽산 유럽꿀벌 아종들과 들과 아프리카아종을 교배시킨 이유는 유럽꿀벌의 많은 꿀 생산량과 아프리카꿀벌의 강한 생존력을 모두 가진 종을 얻기 위해서였고 실제로도 하이브리드 타입으로 성공했지만, 부작용으로 아프리카꿀벌의 대단히 높은 공격성까지 그대로 가지게 되어 취급에 주의가 필요한 종이 태어나 버렸다.아프리카꿀벌이 사하라 사막에도 살고 있었기에 사막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생존력이 거의 장수말벌 수준. 단지 말벌이랑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벌들은 꿀벌과 같이 쏘고 나면 죽는다는 점. 작은 덩치 탓에 독의 양이 오히려 일반 꿀벌보다 적어서, 300방을 쏘여도 산 사람이 있다. 공격성과 떼를 지어 다니는 행동패턴이 문제일 뿐.
즉 일반 꿀벌의 번식력과 대군락성, 꿀 생산력에 아프리카 꿀벌의 야생성과 공격성을 합친 벌레 되시겠다. 집 근처 여기 저기에 집을 지으며 수를 불려서는 사람이 벌집에 우연히 접근만 해도 일벌들을 총 출동시켜 공격해오며, 엄청난 거리를 추적해오기 때문에 현업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양봉업자들은 킬러비가 있는 군락을 견학하러 올 경우 빠른 도주를 위해 차를 대기시켜놓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참고 얼마나 지독하냐면 한번 끌린 어그로는 하루도 갈 수 있고, 달아나도 3km까지 쫓아오며, 만약 물 속에 숨으면 수면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한 공격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1년에 1~2명이 죽는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킬러비. 단 장수말벌과 달리 스스로 사냥감을 찾아 나서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이래봬도 말벌 종류와 달리 꿀벌이라 사냥하지 않는 완전 초식성이다. 심각하게 극단적인 방어행동을 할 뿐.
단, 킬러비에 대한 공포는 어디까지나 대중매체로 인해 심각하게 과장된 것이다. 미국에서 1년에 평균적으로 자기 침대에서 떨어져 죽는 사람이 450명(...), 벼락에 맞아 죽는 사람이 50명, 상어에 물려 죽는 사람이 3명 가량이다. 즉 이 벌에게 죽을 확률은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도 까마득하게 낮다. 킬러비 따위보다 훨씬 위험한 장수말벌은 미국 인구의 1/6인 한국에서 매년 수십명을 죽이지만 위험한 곤충 취급 받을지언정 미디어에서 공포스러운 곤충으로 홍보하지는 않는다.[2] 위협적인 행동 패턴에 비해 사상자는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이 어찌보면 죠스로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심어준 상어와 비슷하다. 이제는 더 많은 꿀을 생산한다는 소기의 개량 목적도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달성했기에 양봉업자들에게도 오히려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유례 없는 공격적 행동패턴은 엄연한 사실이며, 이 탓에 양봉업 관계자들에게는 이전보다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참고로 킬러비를 탄생시킨 Warwick Estevam Kerr 교수는 1922년생의 스코틀랜드계 브라질인 유전학자, 농학자, 곤충학자로 브라질인인 데서 볼 수 있듯이 이 벌은 본래 교잡된 목적은 당연하지만 테러가 아닌 개량 목적이었고, 한동안 부작용이 컸지만 현재는 남미와 같은 열대지방에서 가장 많은 꿀을 생산해내며, 압도적인 꿀 생산량 덕에 기존의 꿀벌보다 선호받고 있다. 1989년도의 논문. 적정 단계의 교잡종이나 아프리카 유전자가 더 강한 벌이 최소한 3배 이상의 꿀을 생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첫 번째로 처음에 아프리카에서 벌들을 들여올 때 양봉업자들에게 가장 온순한 벌들을 받아왔으나 검문소에서 살충제를 뿌리는 바람에 모두 죽어버렸다. 이후 두 번째로 벌들을 들여올때는 온순한 벌들을 골라서 들여 올 여건이 되지 않았다.
두 번째로는 이종교배 실험을 시작할때 무분별하게 교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벌집마다 일벌들만 드나들 수 있는 크기의 필터를 설치하여 여왕벌들이 벌집을 나오는 사태를 막으려 했지만 교수의 일꾼중 한 사람이 그 필터가 일벌들 몸의 꽃가루를 떨어트리는 것을 보고 필터를 제거했고, 교수가 벌집을 확인하러 왔을때엔 이미 여왕벌들이 교미를 위해 나온 후였다고 한다. 그리고 킬러비 사태 이후에도 평생동안 킬러비 문제를 교정하는데에 전념했고, 그 결과 온순하고 일 잘하고 남미 오지에서도 꿀을 잘 내는 벌들을 끝끝내 만들기도 했다. 애초에 킬러비를 교잡해낸 이유도 브라질을 비롯한 정글이 있는 척박한 땅에서도 양봉산업이 가능한 벌을 탄생시키려는 좋은 취지의 연구였으나 여러가지 불운이 겹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유럽꿀벌과 계속 교잡시키면서 성질을 순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거론했듯 킬러비를 탄생시킨 Warwick Estevam Kerr 교수가 이런 식으로 후대 킬러비들을 순박하게 갱생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서 지금처럼 사태가 많이 진정되고 있다.
최초의 발원지와 번식지가 넓어지는 속도를 나타낸 것이다. |
킬러비를 전문으로 퇴치하는 사람도 있다. 방법은 간단하게도 킬러비의 집 주변을 밀폐시키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 킬러비가 전멸하면 벌집을 따서 꿀을 짜 팔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유럽종 꿀벌의 여왕벌의 교미 비행 중에 킬러비 수펄과 교미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유럽종 수펄 대량증식 방법(drone-flooding)과, 양봉업자들이 확인된 유럽종 여왕벌로 자주 교체하는 방법(requeening)을 고려하고 있다. https://www.si.edu/spotlight/buginfo/killbee
킬러비가 없는 지역은 누나부트에서 시작하는 고산지대인 안데스 산맥, 누나부트에서 시작하는 북아메리카 북부와 파타고니아 정도다.
3. 대중매체에서
이 킬러비 때문에 죽은 미국인 남성의 사연이 국내 TV에도 더빙되어 방영된 적이 있다. 이 남성은 단지 팔에 앉은 벌을 탁 쳐서 죽였을 뿐인데 그게 하필이면 킬러비였고 어느새 벌 떼가 날아와 주변을 검게 덮고 있었다. 그는 기겁해서 도망쳤지만 벌이 쫓아가는 속도보다 빨리 달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수백 수천마리의 벌에 쏘이는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3] 겨우 이웃집 앞에 도착해서 도움을 청할 때는 이미 온 몸이 벌로 덮인 상태였다. 그 끔찍한 모습을 보고 겁먹은 사람들이 문을 걸어 잠그는 바람에 구조가 늦어지기도 했다.[4] 어찌어찌하여 구조대에 실려 병원에 갈 때도 벌들이 몸에 붙은 상태라 병원 안이 온통 벌 천지가 되었으며, 심지어 그 남성의 입 속, 그리고 위장까지 벌로 꽉 차있었다고 한다. 결국 그 남성은 사망했다. 이쯤 되면 얼마나 무서운 놈들인지 알 수 있다.미국에서는 이처럼 벌의 배 색상인 노란색-검은색 줄무늬 조합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이런 컬러 조합을 특히 메인으로 삼는 팀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소재 프로 팀들로 피츠버그 스틸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피츠버그 펭귄스 모두 메인 컬러가 검은색-노란색 조합이다.
국내에서도 TV 방영되었던 미국 재난영화 < 스웜>(1978)에서는 이 킬러비가 더 극악하게 진화되어 미국 중서부를 휩쓸어 많은 사람을 죽이고, 미니트맨 ICBM 기지 인원들까지 죽이는 바람에 우발적 핵전쟁까지 일어날 뻔 하는 상황이 묘사된다.
존 색슨 주연의 멕시코 영화 <공포의 벌떼(The Bees)>(1978)에서는 살인벌 무리를 처리하는게 암벌을 생식능력이 없는 것으로 만들어 처리하는 엔딩이 나온다.
엑스파일의 시즌 4의 에피소드 Zerosum에서는 벌떼가 시민들을 습격하는 바람에 온 도시가 아수라장이 되는 내용이 나온다.
겁쟁이 다람쥐 토토리에서는 주인공인 토토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동물로 나온다.
심슨 가족에서는 벌들이 나오지 않는 걸 이상히 여긴 리사가 윌리와 프링크 교수에게서 벌 전염병으로 벌들이 죽어가고 있는 걸 알게 되어 벌들이 지낼만한 곳을 찾아나서게 되고 결국 어떤 온실에 벌들을 놓으려 하지만 번즈가 공사를 하며 온실이 무너지고 벌들마저 위기에 처하게 되어 슬퍼하던 중 딸의 슬픔을 달래려던 호머와 아프리카 벌을 밀수한 모가 유럽 여왕벌과 아프리카 수펄들을 교배시켜 만든 벌로 나온다. 이후 스프링필드 경기장을 집으로 삼고 번즈 사장도 파산시킨다.
9-1-1 시즌 8에서는 2200만 마리를 실은 대형 화물 트럭이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벌떼가 LA 남부를 뒤덮는 사고가 발생했다.
[1]
꿀벌뿐만 아니라 상당수 아프리카 동물들은 성격이 굉장히 거칠다.
코끼리나
코뿔소,
하마,
물소 등 우리가 흔히 위험하다고 여기는 대형 초식동물들은 물론
기린,
얼룩말 등도 겉보기와 달리 굉장히 사나운 편에 속한다. 심지어 다큐멘터리 등에서 육식동물들의 흔한 단백질 공급원 취급받는
영양들도 마냥 일방적으로 호락호락 당하고만 살진 않는다.
[2]
적어도 장수말벌을 소재로 공포물을 만들지는 않는다.
[3]
꿀벌의 독은
장수말벌의 독보다 더 강력하다. 단지 주입량이 적은데다 일회용이라서 덜 부각될 뿐이다.
[4]
너무 매정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사례중에 공격 받은 사람을 발견하고 달려와 호스로 물을 뿌려 도와주려다가 본인도 벌의 공격에 휘말리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진 여성의 사례가 있다.